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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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13000
2013�� 02��



■ 책 소개
나도 잘 몰랐던 ‘나’와 결코 이해할 수없었던 ‘너’의 
얽힌 관계를 풀어내는 심리 실험실!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 우리를 이해하기 위하여 ‘사회심리학’적 시각에서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자 한 책이다. 인간이 왜집단을 이루어 살려고 하는지, 그 속에 살면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또 이러한 세상을 더욱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자들끼리 공유되어온사회심리학의 유용하고 흥미로운 지식을 각종 연구와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몇십 년을 살면서도 잘 몰랐던 ‘나’를발견하게 되고, 아무리 생각해보고 또 해봐도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너’를 깊숙이 알 수 있게 된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의 의미부터 사회적 동물이기에 느끼는 아픔(외로움)과기쁨(사랑하며 살아갈 때 얻는 행복과 건강), 사회적 동물로서 잘 살아가는 방법(좋은 관계의 비밀과 기술들), 연인 및 직장 상사 등 관계별알아둘 사실들,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대처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예로 들어 이야기한다. ‘타이레놀이 외로움을 달랜다’‘잦은 이사가 사망률을 높인다’ ‘남들에게 다이어트 사실을 알리지 말라’ 등 최신 연구 결과와 쉽고 공감가는 이야기들로 우리 삶 깊숙한이야기들을 풀어낸다.

■ 저자박진영
사회심리학도.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사회성, 신뢰, 이성관계, 스킨십 등의 연구 주제에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관련 논문을 썼다. 현재는 사람들이 심리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오해들을 풀고 학자들끼리만 독식해온 유용한 심리학지식들을 나누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사회심리학의 중요한 최신 연구들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블로그(jinpark.egloos.com)’와 트위터 계정(@imaum0217_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뉴스)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년의사신문’에‘건강과 심리학’이라는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 차례
들어가는 글 

Part 1 나도 잘 몰랐던 나 
01 아파도 좋아, 함께 살 수 있다면- 인간을 쥐락펴락하는 소속욕구 
02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삶인가? - 외부 시선의 껍질 벗기기 
03 소속욕구야, 내 삶을도와다오 - 삶을 윤택하게 하는 생활 속 소속욕구 

Part 2 행복에 가까워진 너 
01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해질까? - 인간관계는행복의 필요조건 
02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해지는 법 - 좋은 관계가 건강한 몸을 만든다 
Part 3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 
01 어떤사람이 사회생활을 잘할까? - 관계라는 즐거움을 찾아나서는 사람들 
02 우리는 서로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 상대방에 대한 깊고 넓은이해 
03 정글 같은 세상에서 유쾌하게 살아남기 - 좋은 관계를 만드는 본격적인 기술들 
Part 4 상처받지 않고 단단해지는 관계 
01나는 왜 그 사람에게 끌리는가? - 매력적인 그와 그녀의 비밀 
02 도대체 상사는 왜 그 모양일까? - 직장 내 권력이 관계에 미치는영향 
03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다 - 갈등 시 마음 관리하기 

에필로그
그림, 그래프, 사진 출처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들어가는 글

내가 속한 집단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렇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나라면 저렇게 행동하진 않을 텐데…라고 생각해본 적이, 또는 집단 속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껴본 적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사회심리학은 이러한 물음에 과학적인 연구(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구현되는 엄격한 검증 절차)를 토대로 도출된 답을 제시하는 학문이다. 즉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것들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회심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존감, 정체성, 자기통제력 같은 자아 관련 문제들 뿐 아니라, 사회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외로움, 소외감, 매력/호감 및 다양한 사회적 기술들 예컨대 마음 읽기, 눈치 보기, 이미지 관리 등), 친구관계, 연인관계, 상하관계 등 구체적인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이슈들,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면 언제나 발생하는 각종 사회문제(고정관념, 차별, 계층 간 문제) 등을 주로 다룬다.


개인적으로 심리학의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이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사회심리학 블로그와 트위터 계정을 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소중한 지식들, 특히 이것만은 사람들과 꼭 나누고 싶다 하는 것들을 이 책에 담아보았다.



Part 1 나도 잘 몰랐던 나

아파도 좋아, 함께 살 수 있다면 - 인간을 쥐락펴락하는 소속욕구

우리 인간은 꽤나 약한 동물이다. 힘이 강한 것도 아니고 아주 빠른 것도 아니다. 스스로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래저래 혼자 살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동물이다. 그래서 자연은 이 혼자 두기 불안한 동물의 생존전략으로 집단 이루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 전략을 뜻대로 이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으로 소속욕구(Need to Belong)라는 것을 내장시키기로 한다. 인간이라는 동물을 혼자가 되거나 소외되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때 행복을 느끼는 존재로 설정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하드코어한 사회적 존재인 우리는 소속욕구라는 핵심 본능 덕분에 자연스럽게 무리를 지어 살게 되었고 어려운 사회생활을 잘 해내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눈치 보기, 감정 조절하기 등)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힘겨운 일들도 많이 겪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다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든가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한 경험 때문에 소외감과 외로움의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든가 하는 것이다.


외로울 땐 타이레놀을 먹어라

최근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과 거의 같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즉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끼게 되면 신체적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아프고 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네이선 디월과 동료들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체적 고통에 대한 진통제인 타이레놀로 외로움을 치료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외로움의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정말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면, 타이레놀이 신체적 고통을 줄여주듯이 외로움도 진정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타이레놀을 먹으면 실제로 외로움이 다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한 후 한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타이레놀을, 다른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위약(가짜 약)을 주었다. 그 결과 위약을 먹은 참가자들에 비해 타이레놀을 먹은 참가자들은 소외감이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뇌에서도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타이레놀에 외로움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진통제가 외로움을 진정시키는 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하면 실제로 외로움이 뼈에 사무치게 아플 수도 있다는 얘기 아닐까?


사회적 동물, 인간의 숙명

배고픈 상태에서 "아니야, 나는 배고프지 않아"라고 현실을 부정하며 계속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어리석은 행동인 것처럼 사람들로부터, 외로움으로부터 도망치려고만 하는 행동 또한 꽤 어리석은 행동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하드코어한 사회적 동물로 만들어진 인간의 운명을 깨닫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나라는 존재뿐만 아니라 같은 사회적 종(種)인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곁에 누군가가 필요하니까 어서 사람을 찾아 나서라고 하는 마음의 독촉장이다. 따라서 항상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는 사실과 외로움을 느낄 때면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정하자. 이것이 앞으로 계속 다가올 나와 타인의 외로움에 잘 대처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소속욕구야, 내 삶을 도와다오 - 삶을 윤택하게 하는 생활 속 소속욕구

당신의 다이어트 사실을 알리지 말라

우리는 앞에서 사람이 열심히 사는 데에는 타인의 인정이라는 요소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아실현을 위한 인생의 목표도, 나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재능도 결국엔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고 잘한다고 인정받을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빛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러한 원리는 우리 삶의 곳곳에 스며들어 이를 닦고 머리를 감는 사소한 행위부터 삶의 크고 작은 목표들까지 좌우한다. 많은 여성들의 연중 목표인 다이어트도 예외는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학자들은 "당신이 다이어트를 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는 조언을 내놓았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다이어트를 한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서 주변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야 목표 달성이 한결 쉬워질 것 같은데, 학자들은 왜 반대의 조언을 한 것일까?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내가 계속 뚱뚱한 상태로 있어주길 바라고 각종 달콤한 말로 나의 뚱뚱한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칭찬하면, 아마 대쪽 같던 우리의 다이어트 결심은 가을날 흩날리는 강아지풀처럼 어느새 형체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이어트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학자들은 과체중인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도 과체중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슷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비만은 이들 집단을 둘러싼 하나의 문화가 되며 구성원들의 정체성과 유대의 핵심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나 다이어트 해"라고 알리는 것은 "나 이 집단에서 이탈할거야"와 같은 의미가 되고, 따라서 그들은 이에 대해 본능적인 반감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감은 곧이어 "넌 뚱뚱했을 때가 더 나았던 것 같아"와 같은 힘 빠지는 피드백으로 돌아오고 결국엔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다이어트를 할수록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소외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웬만큼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고는 다이어트를 효과적으로 해내기 어려워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학자들의 조언을 따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주변에 비만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가능하면 다이어트를 한다는 말은 하지 말 것.

2. 얘기하더라도 다이어트할 거야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것(목표 달성의 기준을 구체화시키면 목표가 두루뭉술했을 때에 비해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는 착각을 조금 줄일 수 있게 된다).

3. 주변에 비만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면 주변 사람들, 즉 나의 뚱뚱함으로 인해 안정감과 만족감을 얻는 사람들 말고 나의 다이어트를 실제로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들에게 실제적인 도움과 조언을 구할 것.


결국 "다이어트는 몰래 하거나, 아니면 전문가들과 함께!"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Part 2 행복에 가까워진 너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해질까? - 인간관계는 행복의 필요조건

행복은 생각보다 쉽다

몇몇 지인들과 함께 일상에서 만나는 자신만의 소소한 기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퇴근길의 시원한 맥주 한 잔, 우연히 발견한 예쁜 하늘이나 거리의 풍경, 사람들과 기분 좋게 나누는 대화, 공감 가는 이야기나 글을 접하는 것, 좋은 책, 좋은 문장을 보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 등이 있었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평범한 일상을 이러한 작은 기쁨들로 하나씩 채워나가면 정말 행복해질 것 같지 않은가? 작은 일들이기에 실천하기 어렵지 않다는 것 또한 참 반갑다.


이렇게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상의 다양한 활동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일상생활을 할 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행복해질 수 있냐는 것이다. 최근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연구를 하나 살펴보자.


심리학자 매튜 A. 킬링스워스와 대니얼 T. 길버트는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기 위해 참가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그때의 기분은 어떠한지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했다.


연구 결과 여러 가지 일상적인 활동 중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주로 행복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연인과 사랑을 속삭일 때, 운동할 때, 사람들과 대화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큰 행복을 느꼈다.


결국 행복한 인생은 일상의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에 달려 있다. 이러한 결과는 행복하게 사는 데에는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종종 운동도 하는 것만 한 게 없다는 걸 보여준다.


생각보다 너무 단순한 결론인가? 하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행복을 쓰디쓴 인고를 견뎌낸 끝에 오는 엄청난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고는 상상 속의 행복을 위해 정진하며 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행복 참 별거 아니구나라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행복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그간 바쁘게 사느라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한번 뒤적여보자.



Part 3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

어떤 사람이 사회생활을 잘할까? - 관계라는 즐거움을 찾아나서는 사람들

능숙한 사회인을 만드는 자기통제력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이나 행동, 감정 표현들을 생각나는 대로 던져서는 안 된다. 그럴 때 우리는 마음의 소리를 잠재우고 이 사회에서 바람직하게 보이는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돕는 능력이 바로 자기통제력이다. 자기통제력이란 첫째 목표 성취를 위해, 둘째 불필요한 욕망을 억제하고, 셋째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쉽게 말하면 생긴 대로만 살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통제력은 사람마다 그 정도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좀 부족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수월하게 잘 해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자기통제력은 소위 좋은 사회인이 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자기통제가 뇌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고급 인지능력이라는 사실이다. 우리의 뇌는 몸의 어떤 장기들보다도 단위면적 대비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한다. 이러한 뇌의 활동들 중에서도 논리적인 사고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 또는 자기통제는 단순 계산이나 암기 같은 것에 비해 상당히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자기통제력과 같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고급 인지능력이 사회생활에서 많이 쓰인다는 것은 사회생활은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나 에너지 수준의 저하가 사회성의 저하를 낳는다는 사실과 같은 맥락에 있다.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해야 하는 고급 인지능력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라도 사회생활은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고, 따라서 연료가 충분히 채워져 있어야 사회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나와 맞는 환경 찾기

대체로 내향적인 사람에 비해 외향적인 사람이, 에너지 수준이 낮은 사람에 비해 적절한 에너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자기통제를 못하는 사람에 비해 잘하는 사람이 사회생활에 능숙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능숙하고 쉽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외향적이지 않다고 해서, 에너지 수준이 낮다고 해서, 자기통제를 못한다고 해서 사회부적응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주변 환경이 나에게 어느 정도의 사회성을 요구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무리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이 속한 환경이 자신의 성향보다 훨씬 높은 외향성을 요구한다면 좌절하기가 쉽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사회성이 비교적 덜 중요한 일을 하면 별 불편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의 상태가 어떻든 주변의 요구에 크게 뒤지지 않는 정도의 사회성을 발휘하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서로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 상대방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

마음을 읽으려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처럼, 또는 "오빠는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라는 말이 10대 미스터리 중 하나인 것처럼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을 읽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마음 읽기는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우리는 과연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결국 마음 읽기가 어려운 이유는 아이든 어른이든 기본적으로 본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려면 기존의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엄청나게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의 전환과 동시에 갑자기 수많은 정보들(그 사람의 성격 등 내 상황과는 다른 그의 상황에 대한 정보들)을 한꺼번에 고려해야 하는 수고까지 감행해야 한다.


이렇게 기본 테두리에서 급격히 벗어나는 일이나 수많은 정보들을 추가로 한꺼번에 고려하는 일은 인지적으로 매우 어려운 활동, 즉 뇌에 상당한 과부하가 걸리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 속을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마음 읽기에도 조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마음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자기중심적 시각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지, 내 입장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려는 시도인 조정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Part 4 상처받지 않고 단단해지는 관계

나는 왜 그 사람에게 끌리는가? - 매력적인 그와 그녀의 비밀

이성을 보는 눈, 그때그때 달라요

이성관계를 포함한 모든 관계는 자신의 성격뿐 아니라 상대방의 성격에도 영향을 받는다. 관계는 혼자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다양한 성격 특성과 상대방의 다양한 성격 특성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우러지느냐에 따라 그 관계는 좋은 열매를 맺기도, 파국에 이르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 사이의 관계란 것은 태생적으로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성 간 매력과 관계맺기에 대해 심리학이 어떤 발견들을 해왔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남자의 지갑은 경쟁자가 많을 때 잘 열린다

남초사회의 남성들은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기보다 지금 당장 돈을 끌어다 쓰려고 하고, 여성에게 돈을 많이 쓰려고 한다. 그 원인은 여성의 수가 적은 남초사회에서는 여성을 차지하기 위한 남성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남성들은 지금 당장 다른 남성들보다 먼저 여성들에게 선물 공세를 하는 등의 투자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축을 하기보다는 빚을 내서라도 지금 당장 돈을 끌어다 쓰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여성들과 데이트를 할 때에도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남초사회의 남성들이 실제로 여성에게 돈을 더 많이 쓰려고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기사를 통해 남초사회 조건과 여초사회 조건을 만들고 참가자들 모두에게 다음의 질문에 응답하도록 했다. 남성이 여성에게 얼마짜리 약혼반지를 해줘야 하는지, 데이트 할 때 얼마나 비싼 레스토랑에 데려가야 하는지, 밸런타인데이 선물은 얼마짜리로 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얼만큼의 돈을 써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들이었다.


남초사회 조건의 참가자들이 세 항목 모두에 있어 여초사회 조건의 참가자들보다 여성에게 돈을 2∼4배 정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응답한 것을 볼 수 있다.


도대체 상사는 왜 그 모양일까? - 직장 내 권력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권력자와 아랫사람의 영원한 순환고리

오늘 부장님의 컨디션이 어떤지 주의 깊게 살폈던 적은 없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항시 그러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여하튼 이러다 보니 아랫사람들은 권력자에 비해 두려움, 부끄러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끼며 살게 된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움츠러든 채 수그리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권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 이런 식으로 점점 움츠러들다보면 객관적인 수행까지도 잘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흑인 학생들과 백인 학생들에게 같은 문제를 풀게 한다. 그러면 처음에는 두 집단 사이에 점수 차이가 전혀 없다가도 흑인 학생들에게 너는 흑인이고 쟤는 백인이다라는 것을 떠올리게 하면 그 순간 흑인 학생들의 시험 점수가 떨어지게 된다. 흑인 VS. 백인이라는 맥락에서 떠오르는 권력관계와 상대적으로 약하고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인식이 흑인들을 움츠러들게 만들면서 수행도 떨어뜨리게 된다는 해석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여성들의 경우 수학 점수에서 남성과 차이가 없다가 이 수학 문제가 남성들에 비해 여성에게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정보를 살짝 흘리면 갑자기 수학 점수가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아랫사람들의 움츠러듦은 도전 정신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위험하다. 이러한 차이는 나중에 누가 성공하느냐 같은 매우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꾸 도전하는 사람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고 방어만 하려는 사람들에 비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도 높고 행복할 확률도 더 높게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삶에서 좋은 결과물들을 더 많이 얻게 된다.


혹시 자신이 이런 부정적인 순환고리에 얽혀 있다고 생각된다면 쓸데없이 움츠러들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고 이를 경계하는 것도 좋겠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랫사람들이 움츠러들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일 것이다. 일 잘하고 진취적인 정신을 가진 직원을 원한다면 많은 회사들이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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