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읽고 메모하고 베껴라!
저자는 ‘전무후무한 통합적 지식인’이라 불리는 다산정약용의 삼박자 독서법을 이야기한다. 바로 정독, 질서, 초서다. 다산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성찰적으로 정독하고, 얻은 지식을 기억하기 위해질서하고, 책을 쓰기 위해 초서했다. 그러한 결과물들이 다양한 분야의 500여 권의 책이라는 결과물로 남은 것이다. 진짜 현 시대에 딱 어울리는전천후 지식인인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자기계발 차원에서 독서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이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손쉬운 독서법만을 찾고 있다. 출간되는독서 관련 책을 보아도 책 읽는 방법이나 요령만을 가르쳐줄 뿐 정작 ‘왜 독서를 해야 하는가’,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문제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데는 소홀하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독서인, 다산 정약용이 있다. 그의 독서법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권영식
12년 동안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육아휴직 중이다. 10년 전 ‘추천도서 선정’이라는 덤으로 주어진일 때문에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충북 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과정운영과 독서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책읽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갖게 되었다.2010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근무하면서 현대사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 인물과의 만남을 좋아하며 관심 있는 인물을발견하면 한동안 글로써 쫓아다니고 매달린다. 지은 책으로는 『가슴마다 한 권의 책을 심어라』가 있고, 자녀교육과 기록문화에 대한 책을 집필중이다.
■차례
프롤로그 - 거대한 산, 다산을 만나다
추천사 - 오래된 본성, 호모-리더스(homo-readers)여영원하라!
21세기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다산의 삼박자 독서 전략 - 정약용의 책 살짝 들춰보기 :목민심서(牧民心書)
1부 다산의 생애와다산의 책읽기
1장 다산의 생애를 말하다
1)유년기와 수학기(1762~1788) 2)사환기(1789~1800)3)저술기와 귀향기(1801~1836) | 정약용의 책 살짝 들춰보기 : 흠흠신서(欽欽新書)
1)자신을 지키는 독서 2)만남을 즐기는 독서 - 신도시건설의 대표적 모델, 수원 화성 3)세상을 살리는 독서 - 수로의 혁명, 배다리 | 정약용의 책 살짝 들춰보기 :경세유표(經世遺表)
2부 정독 발견을 위한깊고 세밀한 책읽기
1장 정독의 방법을 배우다
1)눈으로 읽기 2)행간읽기 3)근본을 찾아읽기
2장 다산을 따라잡는 독서비법<1&&
1)내면을 키우는 묵상 2)온몸으로 읽는 낭독 3)반복읽기 | 정약용의 책 살짝 들춰보기 :마과회통(麻科會通)
3부 질서 전문성을높이는 전략적 책읽기
1장 질서의 방법을 배우다
1)의심하며 읽기 2)스스로 깨달으며 읽기 3)읽으며기록하기
2장 다산을 따라잡는 독서비법<2&&
1)질문하기 2)읽고 한 번 더 읽기 3)독서흔적 남기기 | 정약용의 책 살짝 들춰보기 :아언각비(雅言覺非)
4부 초서 - 글로벌인재의 창조적 책읽기
1장 초서의 방법을 배우다
1)주제정하기 2)뽑아서 적기 3)엮어서연결하기
2장 다산을 따라잡는 독서비법<3&&
1)읽지 말고 낚아채기 2)황홀한 취미, 베껴쓰기 3)자신만의 책을 써라 | 정약용의 책 살짝 들춰보기 :아학편(兒學編) | 다산의 집필서
5부 참지식인을 위한 독서전략
1장 조선후기 학자들의 독서법
1)양응수의 독서법 2)박지원의 독서법 3)이덕무의 독서법4)홍대용의 독서법 5)박제가의 독서법
2장 명사들의독서법
1)다치바나 다카시의 독서법 2)정을병의 독서법 3)김열규의 독서법 4)김영모의 독서법 5)존 스튜어트 밀의 독서법 6)브라이언트레시의 독서법 7)에디슨의 독서법 8)모티머 애들러의 독서법
3장 권영식의 독서전략
1)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2)전문가가 되기 위해 1,000권의 책을 읽는다3)모든 것이 관심에서 나온다 4)극복하는 힘은 책에서 나온다 5)좋은 책을 가까운 사람에게 선물한다 6)어려운 책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7)책향기를 맡으며 서가 사이로 산책한다 8)정기적으로 책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 행복한독서전략
21세기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다산의 독서전략
1부 다산의 생애와 다산의 책읽기다산의 독서를 말하다자신을 지키는 독서다산은 어떤 환경에서도 책을 펼쳐서 본분을 지키려 했다.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박함을 책을 통해 멀리했고, 대신 우직하고 깊은 마음을 챙겼다. 좋은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확 트이고 눈이 열린다. 그러면 봐야 할 것이 제대로 보인다. 지금 움켜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움켜쥐고 있는 걸 내려놓고 진정으로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게 된다. 그로 인해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살피게 된다.
천지간에 글과 붓이 있을 뿐이다다산은 두 아들을 훌륭한 선비로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교육이 한창 필요할 때 두 아들은 아버지와 멀리 떨어져 지내야만 했다. 아버지로서 얼마나 마음이 쓰라리고 자신의 처지가 한스러웠을까. 다산은 아들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독서를 강조하며 공부에 전념하라고 당부한다.
새해가 시작되면 다산은 어김없이 집에 있는 아들들에게 편지를 보내 새해가 밝았으니 일 년 동안 읽을 책에 대한 계획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책을 읽지 않아 말씨와 마음씨가 약삭빠르고 비천해질까봐 늘 노심초사했다.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뼈가 굳고 마음이 점점 거칠어져 보잘것없는 생활에 빠질까 걱정하는 마음이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너희들 집에 책이 없느냐, 몸에 재주가 없느냐, 눈이나 귀에 총명이 없느냐. 왜 스스로 포기하려고 하느냐. 영원히 폐족으로 지낼 작정이냐. 너희 처지가 비록 벼슬길은 막혔어도 성인(聖人)이 되는 일이야 꺼릴 것이 없지 않느냐. 문장가가 되는 일이나 지식과 이론에 통달한 선비가 되는 일은 꺼릴 것이 없지 않느냐. 가난하고 곤궁하게 고생하다 보면 그 마음을 단련하고 지혜와 생각의 폭을 넓히게 되어 인정이나 사물의 진심과 거짓을 옳게 알 수 있는 장점을 갖는 것이다.
넉넉하지 않아 삶이 늘 궁색하고 초라해도 독서를 통해 훌륭한 성인들의 위대한 사상과 올바른 가치관을 배우면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고 판단할 수 있으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만남과 사건의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
다산은 또한 아들들에게 어려운 환경에서 뜻을 이룬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율곡 이이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어려운 가정 환경을 참고 견디어 지극한 도를 깨쳤고, 우담 정시한도 세상 사람들의 배척을 받은 이후 더욱 덕이 높아졌으며, 성호 이익도 몰락한 집안에서 이름난 학자가 되어 당대의 고관대작의 자제들도 미칠 수 없는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며 아들들에게 어려운 상황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독서와 공부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훌륭한 선비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추었다며 부디 걸출한 선비가 되라고 말했다. 폐족은 부귀영화를 내다볼 수 없는 처지이기에 이런 환경이 오히려 학문의 근본 정신을 가리지 않아 깨끗한 마음으로 독서를 할 수 있으니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자식들을 격려했다. 아버지의 이런 편지를 받고 책을 멀리 할 수 있는 자식이 과연 있을까?
눈물어린 당부와 호소를 담아 책을 읽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다산은 편지를 보낼 때마다 언급한다. 다산이 독서를 강조한 이유는 독서의 위대한 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독서는 비천한 사람을 품위있게 만들고, 무의미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에게 자신의 환경을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바로 독서다.
자연적으로 완벽하고 좋은 것에 사람들은 감탄하지 않는다. 무너지고 흠이 많은 것을 잘 다독거려 완전하고 보기 좋게 만드는 일을 볼 때면 사람들은 감동한다. 죽어가는 환자를 살린 의사를 명의라 부르고, 위태로운 성을 구한 장수를 명장이라 칭한다. 정조가 죽은 뒤 불어 닥친 죽음의 칼바람 속에서도 다산은 세상과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18년의 피눈물 나는 유배생활 동안에도 조금의 흔들림 없이 학문에만 정진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다산의 삶에, 다산이 이루어낸 위대한 학문에 감탄하는 것이다. 다산은 아름다운 반전을 꿈꾸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독서와 학문 속으로 자신을 내몰았다. 오직 글과 붓만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패임을 알고 피를 토해내는 열정으로 자신을 채찍질했다.
2부 정독 - 발견을 위한 깊고 세밀한 책읽기정독의 방법을 배우다눈으로 읽기다산이 살던 당시에는 눈으로만 책을 읽는다는 것은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조선 중기만 해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소리 내어 읽는 것을 뜻했다. 우리나라 선비들은 글을 읽을 때 의관을 정제하고 스승 앞에 선 제자처럼 조심스럽게 한 장 한 장 정성을 다해 소리 내어 읽었다.
다산이 강조한 눈으로 읽는 묵독(黙讀)은 혼자 조용히 뜻을 음미하는 독서이기 때문에 음독에 비해 비밀스러운 독서, 혼자만의 독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발견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독서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비판적 독서가 가능한 독서법이다.
묵독은 빠른 독서가 가능하다. 음독의 경우는 단어를 보고 그것을 완전히 발음한 후에 다음 단어를 보기 때문에 글을 빨리 읽는 데 가장 중요한 시각운동인 협응력이 떨어져 글을 의미 단위로 분석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묵독은 발음할 필요가 없으므로 눈을 문자에 고정시키는 시간이 짧고, 횟수도 적다. 또한 시폭도 음독에 비해 넓기 때문에 글을 빨리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러한 다산의 묵독법은 18세기 실학사상의 대두와 연관이 있다. 성리학적 논리로는 세상을 구제하거나 역사를 진전시킬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서 실학적 논리로 경서를 다시 해석하기 위해서 음독보다는 묵독이 필요했던 것이다.
행간읽기다산은 경전을 읽을 때 문자만 읽지 않고 그 내용을 천천히 꼼꼼하게 읽어 그 뒤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냈다. 같은 글을 읽어도 독자의 관심 분야나 배경지식의 깊이에 따라 글의 해석이 달라지는 법이다. 다산은 『서경』에 나오는 요순시대의 순 임금과 우 임금의 대화 장면을 적으면서, 이를 신하들이 임금 앞에 모여 자신의 공적을 아뢰고 평가하는 장면으로 이해했다.
요컨대 다산은 『서경』이라는 텍스트를 고대의 고적법(考籍法), 즉 인사고과(人事考課)와 논공행상(論功行賞)하던 자취를 정리한 책으로 이해했다. 행간을 읽어내서 현실 정치에 적용하는 것을 바탕으로 수립한 독특한 관점이었다.
행간 독서는 발견하는 독서다. 독자는 배경지식을 총동원해서 저자의 글에서 자기만의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된다. 평소 관심 있는 주제나 고민했던 분야를 눈앞에 있는 텍스트와 연결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읽기가 바로 행간 독서다.
근본을 찾아 읽기다산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널리 고찰하고 세밀하게 연구하여 그 근본을 파헤쳐가며 글을 읽으라고 강조했다. 그래야 글 전체를 잘 이해할 수 있으며, 한 권을 읽더라도 수백 가지의 책을 읽은 효과를 맛볼 수 있다고 했다.
1804년부터 1808년까지 5년에 걸쳐, 자신과 자신의 두 아들 및 제자에 이르기까지 네 명의 손을 거쳐 다섯 차례 수정과 수정을 거듭해 완성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다산주역』이다.
다산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여러 경전에 대한 해석상의 오류를 하나하나 바로잡았다. 경전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았다는 것은 기존의 경전 연구자들이 해석해놓은 내용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안목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본을 찾아 읽기는 뿌리까지 파헤치며 글자 하나, 문장 하나에 조금이라도 의문이 있다면 미묘하고 정밀한 의미가 환하게 드러날 때까지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독서다. 이는 철저하게 근본을 밝혀내는 독서로, 읽는 이로 하여금 안목과 식견을 갖추게 해준다.
3부 질서 - 전문성을 높이는 전략적 책읽기질서의 방법을 배우다질서(疾書)란 책을 읽을 때 깨달은 것이 있으면 잊지 않기 위해서 빨리 메모했던 방법을 말한다. 질서는 단순히 선현의 견해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 얻음으로써 학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튼튼히 세우는 데 목적이 있다. 책을 읽을 때 무작정 읽기보다는 ‘저자는 왜 이러한 표현을 썼을까, 왜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일까’에 대한 의심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다산은 질서의 첫 단계로 경전을 읽을 때 경문과 주설에 대해 회의를 갖고 그 의미를 생각하는 것을 상정했다. 그 다음으로 질서란 생각을 거듭한 후 자득한 내용을 빠르게 기록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질서에서 주목한 점은 자득을 이룰 때까지 회의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산은 자득하지 못한 경우에는 다시 생각하여 반드시 스스로 깨달은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자득을 달성할 때까지 질서를 반복해서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질서의 목적이 단순히 회의를 통해 성현의 견해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득을 통해 주견을 보다 확고히 하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회의를 통해서 자득을 실현하는 데 질서는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다산은 이 방법을 적극 활용하여 경학을 공부했다. 독서를 하는 데 의심하고 기록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기록을 통해 사고의 발전이 있고 학문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서는 회의와 자득을 통해서 주견을 확립해나가는 독서법으로 독자의 주관성을 존중한다. 그런 점에서 권위적인 경전 해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뿐만 아니라 독서를 통해 얻은 생각을 기록하고 표현함으로써 자신만의 학문 체계를 구축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 질서를 할 수 있을까? 의심하며 읽고, 스스로 깨달으며 읽고, 읽으면서 기록하면 된다.
다산을 따라잡는 독서비법질문하기책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질문하기다. 책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 높은 책읽기를 위한 핵심은 질문하기다. 질문이 없는 책읽기는 사고와 패러다임의 변화를 결코 이끌어낼 수 없다. 질문의 수준이 책읽기의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질문의 수준이 그 사람의 수준을 나타내듯이 말이다.
자신의 내면에 질문을 던지면 그 질문이 자신을 통제하게 된다. 즉 질문하는 사람은 통제력을 갖게 된다. 내가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이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핵심 열쇠인 것이다.
책의 본문을 통해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알고 싶은지, 무엇을 얻고 싶은지 미리 생각하는 것은 책을 더 깊이 읽게 만드는 밑거름이다. 질문한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고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스스로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깊이 생각해보고 무엇을 알고 싶은지, 직접 저자를 만난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은지 하나하나 종이에 적어보자.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은 바로 저자와 대화하는 것이며 저자와 소통하는 것이다.
읽고 한 번 더 읽기책을 읽고 난 후에는 내용을 다시 되돌려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서문과 추천사를 읽어보고, 자신이 책에서 새롭게 얻은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해본다. 그리고 저자의 집필의도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한다. 책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 내용이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핵심과 일치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 다음으로 목차를 읽어본다. 목차의 전체 항목을 살펴보면서 해당 목차의 내용을 떠올려본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책을 읽다가 메모했던 부분이나 포스트잇 등으로 표시해둔 부분을 다시 읽어본다.
이와 같은 정리 과정은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으면서 효과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책을 다 읽었다면 그냥 덮어두지 말고 다시 한 번 살짝 책과 마주침의 기회를 갖자. 이런 작은 차이가 나중에 큰 결과를 가져온다.
독서흔적 남기기사람의 머릿속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눈앞에 떠다니는 것을 바로 건져내지 않으면 금세 흘러가버려 영영 찾지 못할 때가 많다. 책을 읽을 때 떠다니는 생각, 금세 사라져버릴 것 같은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 확실하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메모다.
책 여백을 활용해서도 메모할 수 있지만 포스트잇 같은 것을 사용하면 구분하기도 편리할 뿐 아니라 원한다면 언제든 옮겨 붙일 수 있다. 크기와 종류도 다양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글의 중요도와 분량에 따라 각기 선택해서 사용하면 나중에 선별하는 것도 가능하다. 독서 노트에 바로 적는 방법도 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도 얼마든지 메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메모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자원들을 잘 활용하면 적극적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갖출 수 있다.
4부 초서 - 글로벌 인재의 창조적 책읽기초서의 방법을 배우다초서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글이 나오면 곁에 쌓아둔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적은 쪽지들이 많이 쌓이게 되면 내용들을 하나하나 검토하여 갈래별로 분류하여 책으로 엮어낸다. 초서를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자기의 뜻을 정하고 쓸 책의 목차를 세워야만 책에서 뽑아낸 자료를 일관성 있고 빠르게 엮을 수 있다. 다산은 학문에 보탬이 될 내용만 추려내고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건너뛰고 읽으라고 제시했다. 자식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에 다산은 초서에 대한 방법을 자주 언급하곤 했다.
다산은 자식들뿐 아니라 제자들에게 초서를 특별히 강조했다.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초서를 하게 하고 이를 총서로 묶게 했다. 다산은 초서의 습관을 들이면 핵심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며 지식의 폭이 넓고 깊어진다는 것을 강조했다.
초서는 이미 다른 저자의 저술을 염두에 둔 독서법이라는 데서 전통적인 독서법과는 구별되며, 자기 학문이나 사물에 대한 뚜렷한 관점이나 주관이 있어야 텍스트에 대한 경중을 구별할 수 있고 취사선택도 용이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책을 읽는 사람의 주관적인 견해와 뚜렷한 목표의식이 초서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전제조건임을 알 수 있다. 학문을 하는 데 있어 책 읽는 것 못지않게 책을 쓰는 능력도 중요하다. 다산은 초서를 통해 독서능력과 저술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5부 참 지식인을 위한 독서전략 조선후기 학자들의 독서법박지원의 독서법‘선비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책을 읽는 것이 선비다’라고 명쾌한 정의를 한 적이 있는 연암 박지원. 그는 선비가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아니하면 면목과 말이 우아하지 않게 되며 심신이 갈 길을 잃어 기댈 바가 없어지기 때문에 군자가 평생토록 그만두어서 안 되는 것이 독서라고 하였다. 연암은 독서가 입신출세나 명예 같은 자기 욕망의 충족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독서의 혜택이 사해에 미치고, 그 공이 만세에 드리워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암은 ‘선독서자(善牘書者)’를 말했는데, 이는 성인의 책을 읽으면서 그 책에 담겨 있는 지극한 공평과 피나는 정성을 이해하고, 그 책을 쓴 사람의 정신을 읽을 줄 알고, 거기에서 얻은 지혜를 그가 살고 있는 현실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응용할 줄 아는 독자를 말한다. 이렇게 실천적 문제의식을 갖고 독서할 것을 강조한 연암은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정서를 새로 읽고 농·공·상의 복리증진을 위한 이용후생의 학과 기술을 연구하였다.
연암은 문제해결을 위한 독서는 집중적인 노력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며, 과정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매일 경서 한 장과 강목 한 단을 읽되, 빨리 읽으려 하지 말고 익히 외우고 깊이 생각하며, 어려운 대목은 토론해서 잘 분별하도록 해야 유익하다고 했다.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광명정대한 목적을 가지고 독서를 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그 자세가 진지하고 겸허해야 하며, 어린아이나 종이라도 자기보다 한 자라도 더 많은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우선 배우라고 말했다.
연암 박지원의 실천적 독서 방법1. 집중적인 노력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2. 질질 끌지 않게 과정을 정해놓고 한다.3. 어린이같이 뜻을 오롯이 하고 처녀가 몸을 지키듯 확고한 자세를 가진다.4. 일정한 해를 마칠 때까지 문을 닫아걸고 옛 경전과 역사책, 농·공·상의 이치 등을 공부하여 현실타개를 위한 이론을 마련한다.
권영식의 독서전략 책 향기를 맡으며 서가 사이로 산책한다책을 고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점이나 도서관을 직접 방문해서 책을 살펴보는 것이다. 서점에 가면 최근 관심 받고 있는 책들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분야별로 잘 팔리는 책, 새로 나온 책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서점 안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들을 보면 책을 보고 싶다는 자극을 받게 된다. 서점을 둘러보면서 책 제목만 읽어도 지적인 호기심을 유발시킬 수 있다.
서점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눈치 볼 것 없이 그냥 한 번 서점을 돌아본다. 분야별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등의 도서가 잘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쉽게 찾아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무작정 돌아보다가 눈에 띄는 책이 있다면 찾아서 대충 넘겨본다. 읽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책을 발견하면 당장 구입한다. 마음에 드는 책을 다 구입할 수는 없기 때문에 몇 권의 책을 메모해 두었다가 도서관에서 빌려보든지, 아니면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서 서평이나 독자들의 의견을 읽어보고 구입을 결정한다.
서점은 최근에 나온 책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도서관은 신간 도서도 있지만 오래된 책들이 더 많다. 분야별로 같은 주제의 책을 최소한 50권에서 100권 가까이 볼 수 있다. 책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남들이 찾지 않는 책을 도서관에서는 발견할 수 있다. 나만의 책, 오래되었지만 나에게는 의미 있는 책들이 옛 친구들처럼 기다리고 있다. 서점을 갈 때는 소개팅을 하러가는 기분처럼 약간의 기대감과 설렘이 있다. 도서관을 갈 때는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 옛 친구를 만나고 싶은 애틋한 마음이 든다.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이나 서점을 정기적으로 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면 책을 좋아하게 되고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책 읽는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게 된다. 서가 사이를 여유 있게 거닐며 숲에서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듯 지식의 숲에서 책이 뿜어내는 향기를 마셔보자. 두뇌가 싱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인생은 행복한 두뇌에서 비롯된다. 독서의 기쁨을 맛본 그 순간부터 행복한 인생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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