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Philosophy: The Essential Study Guide

   
나이절 워버턴(역자: 박수철)
ǻ
지와사랑
   
11800
2012�� 09��



■ 책 소개

철학을 공부하면 논리가향상된다!

처음 철학을 접하는 십대후반의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책으로, 성인 대상 강의를 포함한 모든 수준의 철학, 논술, 글쓰기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지침서이다. 

철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뿐만 아니라논술, 논문, 리포트 작성법 등 글쓰기에 필요한 기법을 간결하게 담았으며, 철학교수인 저자의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터득한 생생하고 효과적인학습 방법을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제시했다. 특히 철학 공부를 시작하고 싶지만 분야가 방대하여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한공부법을 총정리했다. 이 책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나이절 워버턴(NigelWarburton)
1962년 영국에서 태어나 브리스톨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받았다. 노팅햄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영국 개방대학교(Open University)에서 철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Philosophy: The Basics』『Thinking from A to Z』『Freedom: An Introduction withReadings』『The Basics of Essay Writing and Erno Goldfinger: The Life of anArchitect』『Philosophy: The Classics』(한 권으로 읽는 철학의 고전 27, 지와 사랑) 등이있다.

■ 역자박수철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문자의 역사』『언어의역사』『생각 따라잡기』『스피드 시크릿 공부법』『한 권으로 읽는 철학의 고전 27』등 다수가 있다.


■ 차례
머리말

철학은 관람용 스포츠가아니다

습관1 적극적으로읽기
소극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chr(124)_pipe 개요를 파악하라 chr(124)_pipe 숲보다 나무에 집착하지 마라 chr(124)_pipe 이정표를 찾아라 chr(124)_pipe 주어진 사례의요점을 파악하라 chr(124)_pipe 철학사전에서 핵심어를 찾아라 chr(124)_pipe 철학에 사용되는 용어들

습관 2 적극적으로 듣기
공식 강의 chr(124)_pipe 논증에 주목하라 chr(124)_pipe 집중하라 chr(124)_pipe 미리 준비하라chr(124)_pipe 교수가 제공하는 메뉴판에 주목하라

습관3 적극적으로 토론하기
토론, 논증, 탐구 chr(124)_pipe 질문을 하라 chr(124)_pipe 간결하게 말하라


습관 4 적극적으로 글쓰기
글을 써라 chr(124)_pipe 문제를분석하라 chr(124)_pipe 요약 및 비판적 논술형 문제 chr(124)_pipe 비교형 문제 chr(124)_pipe 응용형 문제 chr(124)_pipe 글쓰기 전에 개요를 작성하라 chr(124)_pipe 글쓰기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chr(124)_pipe채점자를 의식하라 chr(124)_pipe 정확성을 견지하라 chr(124)_pipe 요점을 암시하지 말고 확실히 보여라! chr(124)_pipe 명확하게 써라 chr(124)_pipe 복잡한 문장구조는 금물이다 chr(124)_pipe 주장을전개하라 chr(124)_pipe 요점을 말하고, 뒷받침하며, 관련성을 입증하라 chr(124)_pipe 관련성을 유지하라 chr(124)_pipe 단락은 생각의 길이가 아니라 단위다 chr(124)_pipe 이정표를 활용하라 chr(124)_pipe인용을 자제하라 chr(124)_pipe 반론을 고려하라 chr(124)_pipe 표절하지 마라 chr(124)_pipe 인터넷 표절 chr(124)_pipe 나를 드러내지 마라 chr(124)_pipe 독창성이 중요하다 chr(124)_pipe 나만의 사례를 제시하라 chr(124)_pipe참고문헌 목록을 밝혀라 chr(124)_pipe 인터넷을 사용하되 현명하게 사용하라

철학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
복습 chr(124)_pipe 연습용 논술을 작성하라 chr(124)_pipe 개요를 작성하라 chr(124)_pipe연습용 문제를 출제하라 chr(124)_pipe 생각할 준비를 갖춰라

맺음말
더 읽을 책
인명 설명 및 색인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머리말

철학은 관람용 스포츠가 아니다

철학을 공부할 때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철학이 관람용 스포츠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철학의 개념들을 다룰 때는 어떤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기자가 아니라 철학자로서 접근해야 한다. 철학공부를 한다는 건 철학적 사고를 배운다는 걸 의미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것은, 이를테면, 시를 공부하는 것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시를 공부하는 사람은 굳이 시인처럼 시를 지을 필요가 없다. 대신 시를 날카롭게 비평하는 방법만 배우면 된다. 시에 관한 비평을 시처럼 쓸 필요도 없다. 시에 관한 비평을 시처럼 쓸 필요도 없다. 마찬가지로 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은 구태여 그림을 잘 그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철학은 다르다. 예를 들면, 모든 철학 논술은 그 자체로 철학의 일부다. 논술에서는 어떤 주장을 펼쳐야 한다. 굳이 깜짝 놀랄 만한 독창적인 주장일 필요는 없다. 다만 적절한 논증이 요구된다. 논술을 할 때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철학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주장했듯이, 우리도 자신의 견해를 주장해야 한다. 즉 위대한 철학자들이 그들의 위치에서 그랬던 것처럼 논술을 쓰는 학생은 자신의 위치에서 여러 가지 개념들을 설명하고 해석하며 비판하고 제시해야 한다.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철학적 사고를 외면할 수 없다.


철학을 읽을 때, 들을 때, 논할 때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철학자로서 읽어야 하고, 철학자로서 들어야 한다. 철학을 논한다는 건 단순히 철학에 관한 토론이 아니라 철학적 토론을 뜻한다. 이것은 철학이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학문의 자리에 오른 여러 가지 이유들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타인의 생각을 배우는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철학자로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는 문제인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것은 철학자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우리가 철학자로서 철학의 과거를 공부하는 목적은 무미건조한 개념으로 가득한 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철학의 과거를 공부하는 진정한 목적은, 오늘날의 철학에 기여하고 적어도 지금 우리가 탐구하는 문제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철학은 기본적으로 지식의 덩어리가 아니라 하나의 활동이다. 이는 철학이 무척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학문인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갈고 닦는 여러 기술들은 철학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 철학을 공부하면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 자신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적 사고를 배우는 네 가지 방법이 있다. 훌륭한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 네 가지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 네 가지 습관은 어떤 공부를 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읽기

∎적극적으로 듣기

∎적극적으로 토론하기

∎적극적으로 글쓰기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바로 이 네 가지 습관을 적절히 조합해 실천함으로써 나름의 철학적 기술을 다듬어왔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극적이 아니라 적극적인 읽기, 적극적인 듣기, 적극적인 토론, 적극적인 글쓰기다. 앞서 강조한 대로 철학은 관람용 스포츠가 아니라 오히려 쉽게 만족되지 않거나 아주 신나는 실천이다.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보다 명확하게 사고하는 것이며 지금 우리가 탐구하는 주제를 이미 철학적으로 사고한 바 있는 사람들의 빛나는 업적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일단 독창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방법을 터득하면, 그것을 삶의 여러 영역에 응용할 수 있다.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철학이 다른 모든 학문에 비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들은 더 이상 타인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이끌어내고, 검토하며, 검증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치밀하게 사고한다. 결론을 뒷받침하는 주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매우 추상적이고 난해한 주제를 다룰 때조차도 그들의 글에는 진정한 힘이 실려 있다. 이처럼 적극적인 철학 공부는 보답과 보람이 뒤따르는 경험이 된다.



적극적으로 읽기

독서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글이나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견해를 단순히 흡수하지 말고 텍스트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텍스트 내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그것을 철저하게 이해할 수 있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소극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독서를 소극적인 행위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독서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글이나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견해를 단순히 흡수하지 말고 텍스트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텍스트 내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그것을 철저하게 이해할 수 있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의미 있고 생생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지식은 단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암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삶을 둘러싼 중요한 쟁점에 관해 생각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텍스트와 진정한 상호작용을 하지 않은 채 단순히 글자를 읽는 데 급급하면,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소용없다.


물론 텍스트 내용 가운데 일부를 기억할 필요는 있으며, 철학공부에서는 암기력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당면한 쟁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거기에 몰입하지 못하면, 텍스트 내용을 기억하기 어렵다. 그리고 텍스트에 담긴 저자의 견해를 자기 것인 양 흉내 낼 수는 있어도 그 진의를 파악하지는 못한다. 일단 적극적인 독서 습관을 들이면, 차츰 저자의 집필의도에 맞게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읽기의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 방법은 읽으면서 메모를 하는 것이다. 이때 메모는 나중에 참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텍스트의 요점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우선 특히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중요한 구절을 고르고 나서 거기에 대한 궁금증이나 반론을 논문이나 책의 여백에 간단히 적어두면 된다. 그리고 읽은 내용을 나중에 친구들과 토론해도 된다. 텍스트를 읽다가 잠시 멈추고 방금 읽은 내용을 생각하라. 이처럼 적극적으로 철학 읽기는 소설이나 신문을 읽는 것보다 훨씬 천천히 진행된다. 이렇게 해서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


소극적인 읽기를 피하는 두 번째 방법은 "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라는 질문뿐 아니라 "저자의 주장은 옳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다. 이것은 철학자로서 반드시 던져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이다. 다른 철학자들의 글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그들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를 가리는 것이다. 어떤 철학자의 주장이 옳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르다면 왜 그른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철학을 진전시킬 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언제나 추론을 통하는 것이다. 우리는 주장과 반론을 검토하여, 대안적인 설명이나 더욱 매끈한 이론을 찾는다. 어떤 사상가의 결론에 동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사상가가 적절한 형태의 추론을 통해 결론에 도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므로 언제나 저자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그리고 그 사람의 결론이 타당한 논거와 증거를 갖고 있는지를 중요시해야 한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중요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저자의 기본적인 가정은 옳은가? 저자의 기본 전제를 검토하고,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확인하라. 그런 다음 저자의 추론과정을 검토하라. 저자의 결론이 그가 제시한 논거와 부합하는가? 혹시 저자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반론과 반례가 있지는 않은가? 저자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가? 단 하나의 사례를 근거로 주장을 전개하지는 않는가? 철학 텍스트를 읽을 때는 이런 식의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적극적인 읽기와 비판적인 읽기를 배우는 것은 철학 교육에서 중요하다.


그렇다고 잘못된 가정과 추론이 엿보이는 논문이나 책을 무조건 멀리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배운다는 건 현 상태에 만족하는 태도나 독단주의에 맞서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자신의 사고력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의 이유를 검토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념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많은 위대한 철학자들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상가들에게 반박함으로써 그 주제를 깊이 천착하게 되었다.



적극적으로 토론하기

토론은 철학 교육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토론을 통해 새로운 견해를 만나고,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며, 대안을 모색하고, 사고력을 향상시킨다. 반론을 접하고 그것을 재반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다.


토론, 논증, 탐구

토론은 철학 교육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토론을 통해 새로운 견해를 만나고,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며, 대안을 모색하고, 사고력을 향상시킨다. 반론을 접하고 그것을 재반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다. 또한 철학 토론은 하나의 자극제이자 강력한 청량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


철학의 특정 분야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분야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아는 사람과 직접 토론해보는 것이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전문 철학자를 상대로 토론하면 토론의 주제에 관해 글이나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철학 토론의 취지는 진리에 다가서는 것, 비판과 담쌓은 생각에 반대하는 것, 잘못된 생각을 합리적인 견해로 대체하는 것이다. 어떤 주장에 대한 비판은 개인을 겨냥한 잔인한 공격이 아니라 해당 주제의 발전을 꾀하기 위한 필연적인 수단이다.


이는 누군가가 반론을 제기할 때마다 우리의 생각을 접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반론을 자기 입장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일종의 자극제로 삼으라는 말이다.


철학공부는 단순한 말싸움 훈련이 아니다. 그것은 최선을 다해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과 관계가 있다. 논쟁의 기술을 배우고 반론에 대처하기 위한 열쇠는 모든 쟁점에서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고, 적절한 논증을 바탕으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이다. 철학적 논증은 수사법에 의존한 설득이 아니라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철학 토론이 언제나 찬성과 반대가 부딪히는 논쟁은 아니다. 철학 토론에서는 해석이 따르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도 수반되며, 철학 텍스트에 관한 더욱더 깊이 있는 통찰력과 이해도를 성취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때로는 토론의 목적이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도록 유도하는 것, 어떤 철학자가 특정한 방식으로 주장을 전개하는 까닭을 이해하는 것, 어떤 철학자가 언급한 말의 의미나 그것이 중요한 까닭을 이해하는 것 등이 될 수도 있다. 철학 토론은 흠잡기가 아니다. 철학 토론은 생각의 창의적 교환일 수 있고, 특정 주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의 탐구일 수 있으며, 기존의 익숙한 사고방식을 새로운 상황에 응용하는 과정일 수 있다.



적극적으로 글쓰기

철학자들에게 글쓰기는 단지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라 생각의 바탕을 이루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글쓰기는 일종의 사고과정이다. 글쓰기는 단지 자신이 터득한 지식을 자랑하는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글쓰기는 어떤 주제에 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글쓰기 전에 개요를 작성하라

미리 글의 개요를 작성하면 더욱더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설령 글을 쓰는 도중에 바꾸더라도 논술의 전체적인 개요를 미리 설계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단락의 주제를 중심으로 개략적인 윤곽을 마련하라. 이때 개요를 직접 종이에 적어놓고 논술을 쓰기 시작해야 효과적으로 작성할 수 있고, 나중에 많은 분량을 삭제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논술의 개요를 작성하는 과정 자체가 논술을 설계하는 과정이다. 개요라는 것이 머릿속에 있는 것을 단순히 종이에 옮겨 적는 것이 아니다. 작성자가 스스로 개요를 작성하기 시작해야 개요가 생기는 것이다.


관련성을 유지하라

철학 논술에 포함된 모든 문장은 주어진 주제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주제와 무관한 구절을 삭제하라. 아무리 정확하고 예리하고 멋진 구절도 주제와 무관하면 삭제하는 편이 좋다. 예를 들면, "데이비드 흄은 1711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라는 문장으로 흄의 인과론에 관한 논술을 시작한다고 가정해보자. 그의 인과율을 출생연도나 출생지와 연결해 주장을 펼치려는 의도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문장은 부적절한 선택이다. 주제와 무관한 정보를 나열하지 마라. 논술의 첫 번째 단락에서 엉뚱한 정보를 나열한 뒤 두 번째 단락에서 비로소 주제를 언급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특정 철학자를 설명한 책이나 백과사전에는 그 철학자의 일대기가 요약되어 있다. 사실 과제물용 에세이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눈독을 들일 법한 자료들이다. 하지만 대다수 논술 과제의 취지는, 특정 철학자의 삶과 업적을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는 것이다. 주제와 무관한 정보를 논술에 포함시키면 답의 효과가 희석되고 만다. 아무리 흥미로운 사실을 나열해도 그것이 주제와 무관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논술의 도입부에서 핵심용어의 사전적 정의를 늘어놓지 마라. 예를 들면,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는 회의론을 ~로 정의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논술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일반사전에는 철학용어의 정의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 오히려 철학적 용법과 일반적인 용법의 차이 때문에 오해를 유발하거나 요점에서 벗어날 때가 많다. 논술을 시작하면서 사전적 정의를 늘어놓는 것은 안일한 접근법이다. 굳이 필요하다면 철학용어의 정의는 한 권 이상의 철학사전을 참고하는 편이 낫다.


∎불필요한 표현

~라는 사실 같은 표현은 흔히 ~때문에나 ~에도 불구하고 같은 표현이나 그 밖의 간략한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로크가 신생아의 의식은 백지상태 같다고 믿었다는 사실이 그의 모든 사상에 영향을 미쳤다"와 같은 문장은 "신생아의 의식이 백지상태 같다는 로크의 믿음은 그의 모든 사상에 영향을 미쳤다"로 바꿀 수 있다.



철학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

생각할 준비를 갖춰라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직 소화시키지 못한 지식을 성급하게 게워내려 하지 마라. 주어진 문제에 적합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일관성 있는 주장을 전개하려면 이미 배운 지식을 적절하게 조합해야 한다. 암기한 인용문과 예상 질문만 머릿속에 가득 채운 채 시험에 임하면, 출제된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어렵다. 철학 시험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험이다. 실전에서 생각할 준비를 갖추어라. 출제자들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응용력을 검증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학생들이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고안해낼 것이다. 평소 생각하는 훈련을 해두면 그런 뜻밖의 문제에도 당황스럽지 않을 것이다. 그런 문제의 목적은,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나름의 방식으로 체계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두면 오히려 철학시험이 즐거워질 수 있고, 시간의 압박을 받으면서 어떤 주제에 관해 명확하게 생각하는 과정은 유쾌한 경험이 될 것이다. 철학 시험에서는 답안을 작성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는 과정이다. 실제로 철학 시험에서 논술을 작성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철학이라는 학문의 진가를 깨달은 학생들도 있다. 철학 교육은 스스로 사고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학문적 연구에서 얻는 것은 단지 성적표나 빛바랜 노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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