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CEO, 철학에서 길을 찾다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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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있는풍경
   
12500
2011�� 02��



■ 책 소개
철학적 경영이 기업의 미래를연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경영이념보다는 실무에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집중해왔다. 즉, 어떻게 하면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많은 이윤을 남길까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 기술혁신에모든 것을 걸다시피 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글로벌화나 정보화로 인해 갈수록 다양해지는 기업구성원들을 제대로 끌어안기위해서는 경영자의 절대적이고 올바른 경영철학이 우선이다. 

이 책에 나온 철학자들은 ‘나’와 세상에 대해 기존에 당연시하던 생각들에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진다. 그러한 질문들에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사고와 행동은 혁명적으로 바뀌고 마침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완전히 다르게 바뀌게 되는 것이다. 경쟁이 심화되고환경이 급변하는 현 시대에서 경영자의 감각에만 의존하는 것은 외줄타기처럼 위험하다. 기업의 성장과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CEO 자신은끊임없이 쇄신해야 한다. 본인은 물론 기업 구성원 모두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눈앞에 닥친 급한 일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이책에서 말하는 경영철학을 실천하면 그 어떤 위기상황에 놓여도 결국 그 위기를 뛰어넘어 장수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것이다.

■ 저자김진욱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월간 「경영과 컴퓨터」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다음, 네이버 등 포털기업과 IBM,HP 등 외국계 IT기업을 취재하면서 국내 IT시장을 분석하고 해외 IT전시회에 참가해 글로벌 IT 트렌드를 전하는 데 주력했다. 이후경제주간지 「이코노믹리뷰」를 통해 경제부 산업담당 기자로 활동하면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대기업은 물론 성장가능성이 높은중견기업의 경영권 승계나 시장쟁탈 이슈를 분석하는 기사를 썼다. 여기에 기업의 매니지먼트나 상품화 전략, 인사관리 등에 포커스를 둔 기획기사에도많은 열정을 쏟았다. 미래에셋 사보에 ‘올림픽과 경영’을 기고한 것을 비롯해 부산삼성병원, 교통안전공단, 아이쓰리샵, 다이너스티 등의 사보에경영관련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는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인 「머니위크」에서 산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손은 차갑고 가슴은 따뜻한 기자, 매일아침 광화문에 출근하는 30대 말미의 그가 꾸는 꿈이다

■ 차례
추천사 - 변화해야 한다 
프롤로그 - 철학을 보면 경영이 보인다

Chapter 1 오늘날 경영자가 넘어야할 난관들
다양성과 상대성이 난무하는 사회를 이겨내야 한다 
불확실한 시대의 CEO, 경영위기와 만나다
CEO로 산다는 것 
기업인의 참된 가치는 비즈니스적 차원을 뛰어넘어야 한다 
사례 | “나는 철학이 있어 성공했다” -교세라 명예회장 이나모리 가즈오 

Chapter 2 CEO, 아테네 철학에서 길을 묻다 
철학과경영은 얼마나 밀접하게 닿아 있는가 
현상 이면의 원리를 발견하고 해석할 수 있는 혜안 
거액의 예금통장과 같은 지혜의 보물창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 
사례 | “학습 조직을 구축하라” - GE CEO 잭 웰치

Chapter 3 아테네 철학자들이들려주는 경영 메시지
소크라테스, 질문하는 자가 주도한다 
플라톤, 비전을 제시하라 
아리스토텔레스, 지식을경영하라 
헤라클레이토스, 끊임없이 변화하라 
사례 | “기업이여, IQ를 높여라” - MS CEO 빌 게이츠

Chapter 4 참된 경영인이 되기위한 노하우 
윤리경영, 투명성 있는 경영을 하라 
자기경영, 자신을 끊임없이 비판하라 
글로벌경영, 세계시민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라 
상생경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지 마라 
사례 | “철저히 다르게“ - 애플 CEO 스티브잡스




위기의 CEO, 철학에서 길을 찾다


Chapter 1 오늘날 경영자가 넘어야 할 난관들

CEO로 산다는 것

성적표 앞에선 작아지는 그들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 수억 원대의 연봉을 받으며 넓고 큰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들.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화려한 자리다. 편안한 회전의자에 등을 기댄 채 부서장들의 결재서류를 검토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뜻을 기업 내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기업상을 현실화시키기도 한다.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만큼 그들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 또한 뒤따른다. 업무편의를 위해 곁에 항상 비서들이 수행하고, 사업상 바이어들과 만나기라도 하면 운전기사가 최고급 승용차로 미팅장소까지 데려다주기도 한다. 사무실 내에서는 턱짓만으로도 부하직원을 부릴 수 있고, 사무실 밖에서는 제아무리 사장이라는 직함이 난무하는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대표이사라는 명함을 건네면 상대방의 태도가 달라지기 일쑤다. 이 모든 것이 겉으로 보이는 CEO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CEO들의 실상은 이렇듯 화려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더 외로운 존재다. 이는 오너경영자든 월급을 받는 전문경영자든 매한가지다. 홀로 수많은 식솔들의 명운(命運)이 달린 결정을 내려야 하고, 최고 위치인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으니 언제쯤 밀려날까 하는 불안감에 잠 못 이루기도 한다. 부와 명예, 권력이라는 달콤함과 책임감, 그리고 그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받는 쓰라림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 곧 최고경영자의 자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화려함의 이면에서 CEO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고 두말할 나위 없이 성적표다. CEO들에 있어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기본 잣대이자 한 기업의 성과가 되는 경영지표는 곧 학점이다. 과목마다 평점이 매겨지듯 CEO 역시 주가, 매출, 기획, 관리, 인사, 마케팅 등 여러 부분에서 산출된 수치들이 합쳐져 이윤이라는 종합점수로 경영을 평가받는다. 상장사의 경우 주가변동 여부가 최고경영자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단면이 되지만 통상 매분기, 혹은 매년 작성되는 순익과 영업이익, 매출액 등의 경영지표가 CEO들에겐 성적표로 다가온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상관없이 시장에 선보인 제품들이 참패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의해 수익이 크게 나빠졌을 때다. 이 경우 CEO로서는 그 결과를 수용하기가 어렵다. 자신이 능력 없는 경영자로 비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간혹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든 CEO들은 현실을 비관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2008년 늦가을, 우리는 어느 자산운용사 CEO의 조용한 죽음을 기억한다. "더는 갈 데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죽음으로써 빚을 갚겠습니다."


제2의 IMF 위기니 뭐니 많은 경영전문가들이 한국경제의 위기를 경고했고, 시장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크게 얼어붙었던 2008년의 가을, 당시 그는 자신을 믿고 돈을 맡겨온 투자자들에게 손해만 끼친 것에 대해 자책을 느낀 나머지 결국 죽음으로 빚을 갚겠다는 말만 남긴 채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두 자녀를 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였기에 안타까움은 더했다. 이 같은 비보(悲報)가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얼마나 회사를 잘 운영하고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겼는지, 그리고 CEO로서 직원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었는지 등 실적과 평가에 대한 점수가 매겨지는 12월만 되면 두렵고 떨린다는 CEO들이 많은 게 요즘 기업의 현실이다.


1933년 3월, 대공황의 강력한 후폭풍 속에서 미국 대통력에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두려움 그 자체다(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요즘 같은 시기, CEO들은 누구보다 두렵다는 말을 자주 할지 모른다.



Chapter 2 CEO, 아테네 철학에서 길을 묻다

철학과 경영은 얼마나 밀접하게 닿아 있는가

인문학에 몰려드는 CEO들

작게는 국내, 크게는 전 세계적으로 개방화 물결이 거세지면서 기업과 기업, 국가와 국가 간 거래는 이미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그러다 보니 세계 경제에 영향력이 큰 특정 기업이나 국가가 한번 휘청거리기라도 한다면 그와 거래관계에 있는 수많은 나라의 기업들은 도미노처럼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2008년 하반기에 불었던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도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재진행형이지 않은가. 이처럼 내가 이끄는 기업 하나만 잘 운영하면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또한 기업경영자들은 단순히 이윤만 챙기는 데 주력해서도 안 된다. 돈을 번만큼 사회에 다시 풀어줘야 하는 환원활동에 대해 소비자들이 돋보기를 들이밀며 해당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 물론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굳이 소비자들을 의식하는 차원이면 안 되겠지만, 어쨌든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CRS) 경영에 대한 욕구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기업의 CEO들이 과거에 비해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사회가 더 복잡해지고 기업구성원의 성향 또한 과거에 비해 더 다양화되었으며, 경영 전망 역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안개 속 국면인 만큼 CEO하기 어려운 시대가 더 확연해지고 있다. 슈퍼맨이 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든 자리가 CEO인 듯하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최근 몇 년 사이 해외는 물론 국내 기업경영자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경영 전반에 걸친 이론과 실무와 관련된 경영수업 대신 인문학을 배우기 위해 펜과 노트를 들고 강의실을 찾는 최고경영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매월 삼성경제연구소의 인문학 조찬 강좌 메디치 21이 있는 날이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입구에선 아침 일찍부터 꼬리를 물고 늘어선 검정색 고급 승용차 행렬을 볼 수 있다. 500여 명에 가까운 CEO들이 인문학 강좌를 듣기 위해 몰려들기 때문인데, 수업료가 천만 원이 훌쩍 넘는 서울대학교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이나, 능률협회가 주관하는 지혜의 향연 조찬회에도 이 같은 풍경은 어김없이 연출된다.


이는 정확한 과학 원리와 정밀한 계산능력, 그리고 근면과 성실함만이 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 믿어왔던 과거의 경영이념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경영자들의 학습열기는, 결국 경영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인문학을 통해 기업경영의 지혜와 근본원리를 깨우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와 점심 한 끼만 먹을 수 있다면

기업경영자들이 찾는 인문학은 인간이 처한 조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철학, 문학,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종교학, 여성학, 미학, 예술 등 여러 갈래가 있다. 그중 오늘날 경영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분야를 꼽으라면 바로 철학이다. 이는 곧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찾고자 하는 경영자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업에 있어 최고경영자라는 직위는 의사결정을 주 업무로 하는 자리다.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피 말리는 고민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력 있게 자신만의 정책을 고수해야 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CEO 자리가 무거운 것은 자신이 내린 결단으로 인해 기업의 운명이 좌우되고 조직원들로부터의 상향식 평가를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때 포스코, 하나로통신, 좋은사람들 등의 기업체 사원 100명을 대상으로 모 기업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퍼센트가 CEO의 가장 큰 덕목으로 결단력을 꼽았다고 한다. 언제 CEO에게 가장 불만스럽냐는 질문에도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일 때"라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한다. 경영자에게 있어 가장 큰 잣대 역할을 하는 것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건데, 결단력이 없다는 것은 자신만의 원칙인 경영철학을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정보화사회 속의 현대 기업환경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을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확고히 하는 것이 경영자들에게는 더 중요해졌다.


철학은 아무리 케케묵은 고대의 것이라 하더라도 오늘날의 경영자들에게 분명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철학서 한 권에서 지혜와 답을 얻어보라. 더 늦으면 경쟁에서 그만큼 뒤처지는 경영자가 될 수 있다. 바람직한,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경영철학을 갖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수많은 경영자들은 철학에 관심을 갖고, 혹은 인문학에 애정을 쏟고 있다.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는 "만약에 내가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같이할 수 있다면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을 그것(소크라테스의 철학)과 바꾸겠다"고 했다. 경영의 귀재로 통하는 그마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에게서 경영철학을 배우고 싶어 한다. 김형철 교수는 실제로 세계적 CEO들이 철학을 중시하며 경영에 접목하고자 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기술이나 조직의 복잡성을 미처 보지 못했지만 오늘의 최고경영자들은 그의 철학과 지혜를 21세기에서 다시 재해석하려 한다고 전한다.


이왕 점심 얘기가 나왔으니 워런 버핏 얘기도 덧붙여보자. 역사상 최고의 성공 투자가로 평가받는 워런 버핏은 1년에 한 번씩 자신과 함께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 특권을 경매에 붙인다. 매번 억대의 응찰이 붙는데, 한번은 210만 달러에 낙찰받은 이도 있을 정도로 그와의 짧은 만남은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3시간에 걸쳐 버핏과 점심을 했던 사람들 모두들 자신이 낸 점심 값을 아까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점심 값 전액은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왜 세계의 경영자들이나 부자들은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그와 식사를 하려 드는 것일까. 도대체 식사자리에서 어떠한 대화가 오가기 때문일까. 3시간에 걸친 식사 시간 동안에 버핏은 하버드 대학원 입학 실패담, 코카콜라와 질레트의 대주주가 된 과정 등 주로 자신이 겪었던 인생담을 들려줌으로써 최고의 투자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그의 삶의 철학을 들려준다고 한다. 정답은 역시 경영철학에 있었다. 철학과 경영, 비경제 분야와 경제 분야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두 개념이 이젠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철학에서 경영을 배운다는 것, 그리고 경영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갖는다는 것 이 모두가 현대 경영인들에게는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경영관리에 관련된 사람, 즉 경영자라면 반드시 지녀야 하는 한 가지 자격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것은 천재적인 재능도, 예리함도 아닌 그 사람(경영자)의 품성, 즉 인격이다. 그렇다면 그 인격은 어디서 나오냐고? 바로 그 사람이 지닌 철학에서 탄생한다는 게 드러커의 논리다. 앞서 김 교수의 말처럼 성공한 글로벌 CEO들 중에서는 의외로 철학을 전공한 이들이 많다. 성공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칼리 피오리나 전 HP 회장이 그랬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철학을 전공했다.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 역시 런던스쿨 이코노믹스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경영과의 접목에 힘썼다고 한다.



Chapter 3 아테네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경영 메시지

아리스토텔레스, 지식을 경영하라

인간은 무엇을 갈망하는가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싶어한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맥을 이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주의에 입각한 철학자다. 그의 스승인 플라톤이 초감각적인 이데아의 세계를 존중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좀 더 인간에게 가까운, 다소 감각적으로 인지되는 자연물을 존중하고 이를 지배하는 원인들의 인식을 구하는 현실주의 입장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그는 『형이상학』이라는 저서를 통해 모든 인간은 본래적으로 앎을 갈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앎을 갈망한다는 것은 곧 지혜를 얻기 위해 인간은 지식을 찾고, 그 지식을 통해 다시 지혜를 체득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는 철저하게 인간은 지식을 추구하는 존재로 생각하며 살았다. 실제로 그의 삶 대부분은 지식의 전파와 지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시간이 돼버렸다.


기원전 384년 스타게이로스에서 태어난 아리스토텔레스는 16세 때 아테네로 건너가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미아에 들어갔다. 열렬한 지식의 탐식가들만 모인 이 단체에서 그는 당대의 온갖 학문을 두루 공부하며 20년간 머물렀다. 스승 플라톤이 세상을 떠난 후 그는 마케도니아 필립 왕의 초청을 받아 왕자의 교육을 맡았다. 이 왕자가 훗날 세계적인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이다.


이후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35년에 자신의 학문적 고향인 아테네로 돌아와 직접 학원을 열어 후학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후대에 길이 전해진 그의 저작 중 대부분이 이 무렵의 강의노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은 시리아어, 아랍어, 아르메니아어, 라틴어 등 당대의 주요 언어로 번역되었다. 덕분에 암흑기로 일컬어지는 중세 유럽 천 년 동안 잊혀졌던 그의 저작들이 13세기 초에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역수입되며 화려하게 재발견되었고 지식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처럼 다재다능했던 당대의 르네상스인이라 부를 만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과학, 철학, 신학, 동물학, 논리학 등 현대의 여러 학문들은 모두 2,000년 전 그가 이루어놓은 연구성과에 빚질 만큼 후대에 끼친 지식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 덕분에 그는 역사상 수많은 지성인들을 제치고 만학의 아버지라는 영광스런 호칭을 부여받고 있다. 그의 스승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사실 이 두 철학자는 모두 그리스 로마시대의 이성론자들로서 경험보다 이성을 중시하고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철학의 초점을 맞춘 인물들이다. 하지만 두 철학자의 차이점을 찾고자 한다면 바로 지식에 대한 태도다.

플라톤이 이성의 활동으로 인한 지식 자체를 최고로 여긴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지식을 행하려는 실천의지(또는 선의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플라톤과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는 주지주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지주의 + 주의주의로 평가받았다. 플라톤은 이 세상을 경험으로 나누는 이원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세계를 중시하는 일원론적 세계관을 가졌다.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에 비해 현실론자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오늘날 경영인들은 플라톤에게서 이성을 중시하는 비전경영을 배웠다면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는 이성과 경험, 그리고 의지가 가미된 지식경영을 그려볼 수 있다.



Chapter 4 참된 경영인이 되기 위한 노하우

윤리경영, 투명성 있는 경영을 하라

커져가는 기업의 윤리·사회적 책임

이윤추구만을 고집하는 기업은 이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게 되었다. 아니 설령 사랑받는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그다지 높지만은 않을 것이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시기에 도덕적, 윤리적으로 흠이 있는 기업이라면 소비자들이 가만 놔둘 리 없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우리는 언론매체를 통해 멜라민이 함유된 과자나 분유, 그리고 국내 유명 제과업체의 파문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해진 적이 있었다. 그 모든 논란 역시 기업의 윤리의식이 실종된 것에서부터 생긴 문제가 아니겠는가.


이처럼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우리 기업에는 직원들의 윤리의식과 윤리경영을 번거롭고 귀찮은 무엇으로 받아들이는 풍토가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제 경영자들은 윤리경영의 실현을 강하게 요구하는 소비자들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윤리경영이자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것일까. 윤리경영과 관련해 다양한 이론을 만들고 있는 미국 조지아대학의 캐롤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크게 경제적 책임, 법적 책임,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 등의 4가지로 구분된다고 설명한다. 이윤창출을 통해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는 경제적 책임과 제반법규를 준수하는 법적 책임은 모두 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의무다. 하지만 윤리적 책임은 법적으로 강요되지 않아도 사회통념에 의해 형성된 윤리적 기준을 기업이 자발적으로 따르는 것이고, 자선적 책임 역시 경영활동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문화활동이나 기부 및 자원봉사 등을 의미한다. 만약 제지업체가 식수사업을 하는 것이라면 기업윤리의 영역이지만, 전자회사가 식수사업을 하는 것은 자선활동에 해당된다는 식이다.


윤리경영은 또 기업이 자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떤 행태를 보이는가에 따라 비윤리경영과 탈윤리경영으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윤리경영이 법적 책임의 준수는 물론이고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대를 기업의 의사결정 및 행동에 반영한다는 것에 반해, 비윤리경영은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해 법 제도를 장애물로 간주하는 전근대적인 경영형태다. 또 탈윤리경영은 경영과 윤리는 별개라는 입장으로 합법의 테두리 내에서는 어떤 행동을 해도 좋다는 경영방식을 일컫는다. 캐롤 교수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현대기업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기업가 유형은 탈윤리적 경영자들이다. 이들은 기업경영과 윤리가 전혀 다른 영역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일부 기업가의 경우, 기업세계에는 윤리가 적합지 않은 이상적인 개념이라 생각하며 때로는 의도적으로 탈윤리적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윤리에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이러한 탈윤리적 경영자들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느냐에 달렸다."


이상에서처럼 윤리경영은 자발적이면서도 무언가 대가를 바라기 위해 실현되어서는 안 되는 개념이다.


윤리경영의 실천은 최고경영자의 몫

많은 경영전문가들은 윤리경영의 실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꼽는다.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이나 전략수립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도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CEO의 윤리적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윤리경영은 장기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윤리경영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과 믿음을 가진 경영자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기업이 윤리경영을 제대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윤리위원회와 같은 전담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윤리헌장 선포를 통한 전사적인 의식개혁 활동도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제대로 기업윤리를 실천하고 있는지 감시하기 위한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출 필요가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정화장치를 들여오거나 종업원 복지향상을 위해 각종 제도와 시설을 도입하는 것 역시 많은 비용과 시간, 인력 등이 요구된다. 결국 이러한 투자는 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첨단 메일링 및 문서관리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 피트니보우스의 마이클 크리텔리 회장은 기업윤리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종업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노력하고 있는데, 매주 개인적인 메일을 통해 종업원들에게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한다. 또 매년 열다섯 곳 이상의 현장을 방문하면서 윤리경영에 관해 종업원들과 직접 토론하고 회사의 방침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렇듯 최고경영자가 관심과 의지를 보일 때 종업원들 역시 윤리경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기업환경 속에서 윤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윤리경영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거세지고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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