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서재

   
마쓰모토 미치히로(역자: 이재화)
ǻ
책이 있는 풍경
   
12000
2010�� 07��



 책 소개
이 시대 최고의 연설가로 이름난 오바마. 미국대통령 오바마를 만든 것은 연설의 힘이었다. 동시통역사이자 영어토론의 달인으로 꼽히는 저자 마쓰모토 미치히로는 미 대통령 오바마의 연설에주목하며 그의 연설에서 드러나는 장점은 대중을 기분을 끌어올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바마의 명연설50대목을 원문으로 소개하고 해설하면서 오바마식 영어, 오바마의 사고방식, 그가 읽은 책의 영향을 찾아내고, 오바마의 입장을 다양한 각도로읽어내려 노력했다. 이 책을 통해 소문난 책벌레이자 독서를 통한 체험으로 자신의 꿈을 찾고 실현해 갔던 오바마 대통령의 지혜와 함께 인간오바마를 이해하고 그가 펼쳐가는 리더십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nbsp& 

■size=2 &> 저자 마쓰모토 미치히로

1940년 오사카 출생. 간사이 학원대상 상학부를 졸업했다. 미국 대사관에서 동시통역사로 근무했으며 NHK 텔레비전에서 고급영어를강의했다. 이후 국제 debate 학회 회장, 호놀룰루 대학 교수 등을 역임했다. 『나의 영어 격투사』『타임을 읽으면 영어 명인』『하루종일영어전쟁』『영어회화, 간단한 말투가 더 잘 통한다』 등의 저서가 있다.

■size=2 &> 역자 이재화 
강원대학교동물자원학부 졸업. 현재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믿을 수 없는 생물진화론』『그리스, 로마명언집』『마음 다이어트』 등이 있다.

■size=2 &> 차례

prologue - 오바마를만든 지혜의 숲을 찾아서 

1장 청중을 하늘로 이끄는선동가 오바마 
2장 건국의 원점으로 돌아가자
3장 군중을 선동하는 오바마의 열정
4장 청중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오바마융화술
5장 청중을 끌어당기는 마법의 연설
6장 분위기를 읽는 임기응변
7장 자신을 낮추면서 모두를 높이는 기술
8장흔들림 없는 원리 원칙
9장 긍지와 확신을 선사하는 분위기메이커
10장 뛰어난 균형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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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투명인간의 눈으로 오바마를 분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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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서재


청중을 하늘로 이끄는 선동가 오바마

오바마의 연설 : Yes, we can - 대통령 당선 연설 ①

오바마는 지금이 “우리의 시대”라며 모두를 고양시킨다. 오바마 연설의 대명사인 명 슬로건이 사람들의 고조된 마음을 한 번에 해방시킨다.


“This is our chance to answer that call. This is our moment. This is our Time,……to reclaim the American dream and reaffirm that fundamental truth,……we are one;……And where we are met with cynicism and doubts and those who tell us that we cant, we will respond with that timeless creed that sums up the spirit of a people: Yes we can."


“지금이 바로 우리가 그러한 요청에 응답할 때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시대입니다. 지금이야말로 (…) 미국의 꿈을 되찾고 (…) 우리가 하나라는 변함없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때입니다. 또한 냉소주의와 의구심과 우리가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부딪힐 때마다 우리는 사람들의 영혼을 하나로 묶는 시대를 초월한 신념으로 응대할 것입니다. ‘할 수 있다’라고.” 


오바마는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데 능숙하다. 곡이 점점 빠르게 연주되듯이 말이 점점 빨라진다. 그 가속에 맞춰서 청중도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긴다. 마지막의 “Yes we can”은 극한까지 고양된 사람들의 긴장이 단숨에 해방되는 일종의 클라이맥스로, 음악으로 치면 후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는 ‘This is our moment(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시대입니다)’와 ‘This is time’을 지겨울 만큼 반복한다. ‘our’를 반드시 동반하는 점에도 주목하자. ‘자신의’ 시대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우리의’ 시대이다. ‘우리의’를 반복하면 사람들은 일종의 최면 상태가 되어 ‘그래, 우리의 시대인 거야’라는 의식이 확고해진다. 그래서 오바마는 “we are one(우리는 하나다)”이라고 확언하며 “Yes, we can”으로 매듭을 짓는다.


사람들을 북돋우는 연설이지만 공연히 마음만 들뜨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밑바탕에는 그 나름의 이념이 확실히 흐르고 있다. ‘to reclaim the America dream(미국의 꿈을 되찾고)’에 잘 나타나 있다. 즉, 건국의 조상이 꿈꿨던 세계를 다시 실현하자는 것이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오바마의 이상이다.


오바마의 책 : 『간디 자서전』 - 오바마의 ‘change’는 여기서 태어났다!

간디의 자서전은 보통의 자서전과 다른 형식으로 집필됐다. 자서전에서 간디는 우리가 간디에 대해 가장 잘 아는 1930년 3월의 소금행진(영국의 식민 정치에 따른 소금 전매법에 반대한 항의 운동)이나 반영 독립 운동의 역사적 물결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진실을 구하고자 스스로 짊어진 자기 억제와 정신 단련에 관한 사건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 역시 우리와 똑같이 욕망을 느끼는 한 인간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다.


비미국인으로서 간디만큼 오바마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 인물은 없다. 오바마의 대명사가 된 ‘change’는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으면 스스로 그 변화가 되어야 한다’고 했던 간디의 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오바마는 이런 사실을 간디의 탄생기념일에 간디 재단 측에 직접 밝힌 바 있다. 오바마는 change 이후의 세계를 인류, 성별, 사회적 위치를 초월한 조화와 공존의 사회로 내세웠다. 이 역시 비폭력, 불복종을 주창하여 인도의 독립과 평화를 원했던 간디의 태도를 이어받은 것이다.



군중을 선동하는 오바마의 열정

오바마의 연설 : 무력행사도 꺼리지 않겠다 - 제2회 텔레비전 토론회

친화적 태도가 기본 자세인 오바마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무력행사도 불사한다. 지도자로서의 강한 모습이 엿보였다.


“And if we have Osama bin Laden in our sight and Pakistani government is unable or unwilling to take them out, then I think that we have to act and we will take them out. We will kill bin Laden; we will crush Al Qaeda. That has to be our biggest national security priority.”


“또한 우리가 오사마 빈 라덴을 시야에 포착했을 때, 파키스탄 정부가 그 일당을 무력화하지 못하거나 그렇게 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행동을 취해야 하며 우리 스스로 그들을 무력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빈 라덴을 살해하고 알 카에다를 짓밟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국가 안전 보장의 최우선 사항으로 삼아야 합니다.”


중동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의 일부이다. 알 카에다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의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독자 중에는 연설 중에 ‘죽이다(kill)’라는 위험한 느낌을 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This is your killer job(이건 너한테 딱 어울리는 일이야).” 이때 ‘kill’은 ‘딱 어울리는’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오바마의 책 : 『백경(모비딕)』 - 대통령이 쓰러뜨려야 하는 모비딕은?

때는 1814년. 북미 포경업의 중심인 매사추세츠 주 뉴베드퍼드에 흘러온 떠돌이 이슈멜이 이야기꾼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한다. 포경관 ‘피터 코핀’에 묵기를 원했던 이슈멜은 낡은 포경선 피쿼드 호의 선원으로 고용된다. 선장의 이름은 에이헙. 고래 뼈로 만든 의족을 하고 얼굴에는 깊은 상처가 있는 그에게선 위엄과 함께 무언가에 홀린 듯한 모습이 보였다. 그는 모비딕이라는 흰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이래 복수라는 단 하나의 목적에 몰두해 바다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번 항해의 목적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모른 채 승선한 선원들은 처음에는 이 사실에 당황하지만 곧 선장의 광기에 도취되고 상금에 현혹돼 모비딕을 찾아 복수하는 일에 열광적으로 변한다. 유일하게 냉정을 잃지 않은 일등 항해사 스타벅만이 에이헙 선장과 대립하지만 그의 의견은 번번이 일축되고 만다. 그러던 중에 격심한 폭풍우가 배를 덮친다. 돛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선장과 이에 화가 난 스타벅은 폭우 속에서 대립하지만 스타벅은 모비딕에 대한 에이헙의 집념 앞에 다시 움츠러들고 만다.


폭풍우가 멎자 에이헙의 눈앞에 숙적 모비딕이 모습을 드러낸다. 모비딕과 사흘간의 사투를 벌이던 에이헙은 마침내 모비 딕의 등에 분노의 작살을 명중시킨다. 그러나 작살 끈을 몸에 감고 있던 에이헙은 미친 듯이 화가 난 모비딕의 힘에 이끌려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만다. 스타벅이 지휘하는 피쿼드 호도 침몰하고, 단 한 사람 살아남은 이슈멜만이 바다에서 표류하다 구조된다.


무대는 19세기 말. 거대한 향유고래 모비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초로의 포경선장 에이헙이 보복을 위해 고래를 추적하다 사흘에 걸쳐 사투를 펼친다는 내용의 장편 소설이다. 헤밍웨이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남자의 피를 뜨겁게 끓어오르게 한다. 손익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위엄과 정체성을 위해 고난에 몸을 던지는, 딱 오바마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종적, 종교적 상징이 포함되어 있다. 에이헙 선장의 피쿼드 호에 승선한 선원들의 인종부터가 다양하다. 그들이 ‘타도 모비딕’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도전하는 모습은 인종이나 종교의 차이에서 비롯된 싸움을 끝없이 반복하는 현대의 우리에게, 그리고 미합중국의 대통령 오바마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가 쓰러뜨려야 할 ‘모비딕’이란 대체 무구일까? 다민족으로 구성된 선원들이 힘을 모아 싸우는 ‘백경(하얀 악마)’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에이헙, 이슈멜이라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모두 구약성경과 연관이 있다. 이런 측면을 빼놓고서는 이 책이 오바마에게 주었을 영향을 이야기할 수 없다.



청중을 끌어당기는 마법의 연설

오바마 연설 : 완벽한 사람은 없다 - 정보 광고 ①

오바마는 늘 자신을 낮춘다.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다. 완벽하지 않기에 모두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Im reminded every single day that I am not a perfect man. I will not be a perfect president. But I can promise you this? I will always tell you what I think and where I stand. I will always be honest with you about the challenges we face. I will listen to you when we disagree."


“나는 하루하루 내 스스로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나는 완벽한 대통령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약속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생각과 입장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릴 것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과제에 대해 정직할 것입니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에도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자신은 완벽한 인간이 아니며 완벽한 대통령도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오바마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을 낮추고 들어가는 작전은 오바마의 겸허함, 성실함을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시킨다.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언제나 사람들에게 ‘전하겠다’라고 말할 때 ‘tell’을 사용한 것은 매우 훌륭한 선택이다. 타동사 ‘tell’에는 ‘숨기지 않고 이야기하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즉, 안에 쑥 감추고 있던 것을 밖으로 쏙 꺼내 고백한다는 말이다. 오바마는 “I will always be honest with you(여러분에게 언제나 정직하겠습니다)”라고 연거푸 말해 자신이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listen to you(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도 꾸밈없는 좋은 영어이다. 오바마의 영어를 해독하는 열쇠는 극히 평범한 단어에 담긴 그의 마음을 파악하는 데 있다.


오바마의 책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영겁회귀에 감명하여 울다

산중에서 지혜를 연마한 차라투스트라가 그 지혜를 인간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하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산하는 도중 그는 숲속에서 백발의 성자와 만난다. 성자가 신을 칭송하라고 말하자 차라투스트라는 마음속으로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신의 죽음’을 깨닫지 못한 인간을 보고 당황하면서 처음 도착한 마을에서부터 군중에게 설법을 시작한다. 그러나 군중은 큰소리를 치거나 환호성을 지를 뿐이었다.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사람들이 진리를 이해하게 하려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후 ‘얼룩소 마을’에서 설법을 행하고 ‘생’과 ‘대지’의 의미를 가르친다. 미숙한 제자들에게 실망한 차라투스트라는 일단 다시 산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2부에서는 차라투스트라가 자신의 애제자들이 이미 잘못된 가르침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산을 내려가기로 마음먹는다. ‘영겁회귀’의 사상이 차츰 성숙해간다. 3부에서는 절대 긍정의 사상이 점점 절정에 달해 여러 가지 생의 찬가가 불린다. 4부에서는 소문을 들은 자들이 산속으로 들어간 차라투스트라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찾아온다. 그들이 권하는 ‘동정’이라는 최후의 시련을 견디는 차라투스트라. 그리고 그는 세 번째로 산을 내려올 것을 결심한다. 기(機)가 성숙한 것이다. 그는 인류의 각성인 ‘위대한 정오’를 멀리 바라본다.


이 책은 니체가 만년에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대표되는 니힐리즘을 체계적으로 저술한 첫 작품이다. 니힐리즘이라고 하면 세계의 모든 현상에 가치가 없다는 허무주의 혹은 거기에서 생겨난 신의 부정이라는 측면이 강조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니체의 진의는 어쩌면 모든 가치 평가를 빼앗긴 인간이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스스로 자신이 사는 의미를 어느 정도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데 있는 게 아닐까. 그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영원회귀’라는 말이다. 영원회귀란 세계가 몇 번이나 돌아온다고 해도 지금 여기에 있는 순간이 틀림없이 있는 것이길 희망하는 생에 대한 강한 긍정이다. 반복되는 나날 속에서 사람은 매처럼 강해지고 뱀처럼 지혜로운 ‘초인’이 되어야 한다.


오바마는 나치 사상의 이러한 점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던 것이 아닐까. 허무주의로 대표되는 무신론자나 실존주의자는 자칫하면 파시즘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다. 신이나 무형의 가치를 부정하기 때문에 현실 사회에서의 근거가 되는 강한 카리스마를 원하는 것일까? 나치 독일의 지도자였던 히틀러가 사상적으로 허무주의에 강한 영향을 받은 인물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적어도 오바마는 그 정도까지 니체에 심취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단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역대 대통령들보다 기독교 색이 옅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어쩌면 종교를 시작으로 모든 것이 제거된 인간의 실존을 묻는 니체의 니힐리즘에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자신을 낮추면서 모두를 높이는 기술

오바마의 연설 : 나 같은 잡종 - 당선 후 기자 회견 ①

훈훈하게 느껴지는 애완동물 이야기. 거기에 갑자기 짓궂은 유머를 섞어 사람의 마음을 끈다. 오바마의 방식이다.


“With respect to the dig, this is a major issue. I think its generated more intereset on our website than just about anything……On the other hand, our prefernce would be to get a shelter dog. But obviously, a lot of shelter dogs are mutts, like me……, I think is a pressing issue on one the Obama household.”


“애완견 이야기지만, 이것은 상당히 머리 아픈 문제입니다. 우리 홈페이지에 다른 어떤 사항보다도 애완견 이야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 다른 한편으로, 유기견 보호소에 수용된 개를 입양하려고도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봐도, 보호소에 있는 개들은 대부분 저처럼 잡종이지요. (…) 요즘 오바마 집안의 가장 긴급한 사안이랍니다.”


오바마식의 유머가 민감한 주제를 건드렸다. 그가 말한 내용은 오바마의 집안에서 키우는 개에 대한 이야기로, 특별히 내세울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 훈훈한 이야기 중에 그는 갑자기 자신의 인종 문제를 꺼내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기르고 싶은 개의 문제를 주요 과제(major issue)라고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같은 고민이라도 ‘problem’은 부정적인 의미의 문제, ‘issue’는 사람들의 관심사라는 의미가 강하다.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a lot of shelter dogs are mutts, like me(유기견 보호소에 수용된 개들은 대부분 나와 같은 잡종)”라는 부분이다. 백인과 흑인의 혼혈이라는 출신은 그에게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된다. 그것을 스스로 드러내니 듣는 사람으로서는 ‘당했다!’라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오바마의 책 : 「뉴스위크」 - 오바마, 오바마를 말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의 주간지. 1933년에 토머스 J. C. 마틴이 중심이 되어 창간했다. 미국 국내에 아홉 개 지국과 전 세계에 열세 개 지국을 두고 있다. 베트남전쟁이나 공민권 운동을 가장 빨리 취재한 1960년대부터 급속히 부수를 늘려나가 현재 미국 내 발행부수는 「타임」지 다음인 2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한국판, 일본판, 폴란드판, 러시아판, 스페인어판, 아라비아어판의 현지판이 있다.


주로 정치나 세계정세를 취급하며, 다른 잡지보다 비교적 논조가 자유스럽다고 평가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점점 주목받고 있는 환경 문제나 테크놀로지 쪽 화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특집 기사를 내고 있다. ‘시대를 읽는 눈’이 높이 평가받아 비슷한 류의 잡지 중에서 미국 잡지업계의 ‘오스카’로 유명한 전미잡지상을 가장 많이 수상했다. 그러나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나 <화씨 911> 비판 기사 문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코란 모독 사건 보도 등 게재 기사에 관한 소동도 많이 일어난다.


2009년 5월 25일호에 게재된 「뉴스위크」지의 오바마 특집 기사. 기사 제목은 ‘Obama on Obama(한국판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오바마를 말하다’)’였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까지 타고 독점 인터뷰를 했다고 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용도 국내 경제 문제나 국외의 안전 보장 문제에 대한 오바마의 전망에서 백악관에서 휴일을 보내는 방법,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에 대해서까지 오바마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 뛰어난 기사다. 과연 전미 최대급 뉴스 잡지라고 할 만하다.


오바마의 인기에는 미국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컸다. 특히 대통령 선거 초기 단계부터 오바마에게 강력한 성원을 보낸 「뉴스위크」지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오바마에 대한 논조가 호의적이었다. 「타임」지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뉴스위크」는 자유주의, 「타임」지는 중도라고 알려졌지만 이런 미묘한 입장의 차이도 선거 전부터 계속된 ‘오바마 열기’ 앞에서는 이미 관계없는 듯 보였다.


오바마의 진가가 시험받는 것은 여기부터다. 미디어와의 ‘신혼여행’이 끝나고 엄한 비판에 노출된 오바마는 과연 냉정함을 갖추고 정열적으로 직무에 임할 수 있을까?



긍지와 확신을 선사하는 분위기메이커

오바마의 연설 : 오늘밤이 답이다! - 대통령 당선 연설 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에 들끓어오른 청중. 그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듯 나온 한 마디가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었다.


“If there is anyone out there who still doubt that America is a place where all things are possible, who still wonders if the dream of our founders is alive in our time, who still questions the power of our democracy, tonight is your answer.”


“아직도 미국의 기회의 땅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직도 건국자들의 꿈이 오늘에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미심쩍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직도 이 민주주의의 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밤이 그 답입니다.”


마지막 말이 나온 순간, 관중은 커다란 환호성을 내질렀다. “오늘밤이 답”이라는 결정적인 대사에 이르기까지 ‘If(만약 -라면)’를 사용한 흐름이 실로 뛰어나다. 오바마는 이 연설에서 ‘의심하다’는 의미로 ‘doubt’와 ‘question’의 두 가지 동사를 사용했다. 이 두 단어는 뉘앙스가 미묘하게 다른 단어이다. 간단히 말하면 소리로 나오는가, 나오지 않는가의 차이이다. ‘doubt’는 마음속에 숨겨둔 의심이고, ‘question’은 의심을 밖으로 꺼내어 묻고 또 해명하는 과정을 동시에 가리키는 말이다. 반복을 좋아하는 오바마가 동사를 하나로 통일하지 않은 것은 자신에 대한 의심을 표하는 사람, 마음속에 숨기고 말하지 않는 사람 모두를 향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사람들을 전부 아우르는 답을 내려고 하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열쇠를 미국을 건국한 민주주의에게 요구하려는 것이다.


오바마의 책 : 『보이지 않는 인간』 - 자신의 뿌리에 자긍심을 가짐

주인공은 뉴욕 할렘에 있는 폐허 빌딩 지하의 밀실 움막에서 사는 흑인 남성. 그런 ‘내’가 자신의 반생을 회상하면서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밖에 될 수 없는 흑인의 불안과 고독을 이야기한다. 1952년에 발표된 이 책은 저자 랠프 엘리슨의 생애 유일한 장편 소설로, 순식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켜 같은 해 전미 독서 대상을 차지했다.


‘나’의 회상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범적인 고등학생이던 ‘나’는 고향의 백인 유력자들에게 혹독한 취급을 당하면서도 장학생으로서 대학에 입학할 자격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대학교 3학년 때 백인 의사의 부탁으로 할렘에 갔다가 사건에 휘말려 퇴학 처분을 받고 만다. 그래서 뉴욕으로 나와 일을 하기 시작하지만 동료와의 문제 때문에 사고를 일으켜 직장에서 잘린다. 그 후 할렘을 방황하다가 친절한 흑인 노파의 도움으로 평등주의를 내건 대중조직 ‘형제애단’에 들어간다. ‘나’는 조직의 지역 리더로서 두각을 나타내지만 점차 상층부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 때 회원 중 한 명이 백인 경찰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나’는 할렘의 주민들을 끌어들여 추모 집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그 일을 계기로 할렘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나’는 거기에서 도망치다가 맨홀 구멍으로 떨어져 그 후 지하 움막에서 살고 있다.


1952년, 미국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이 엄연히 존재했던 시기에 출간된 흑인 작가 랠프 엘리슨의 장편 소설이다. 회상 형식으로 미국 흑인으로서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주인공은 머리말에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한다. “I am an invisible man(나는 투명인간이다).” 정체성을 좇으며 상처 입어온 오바마는 이 말에 강하게 이끌렸을 것이다. 계속되는 차별과 박해. 능력이나 재능을 발휘해도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겨우 평가받을 장소를 찾았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이번에는 그것이 자신이라는 한 명의 흑인이 아니라 흑인이 지닌 능력과 재능을 인정받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것이 이름도 없고 실체도 없는 투명인간, 미국 흑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투명인간’이라는 의미를 다시 묻는 것으로 그들은 처음으로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투명한 자신 안에 존재하는 최소한 지켜야 할 자존심과 긍지에 눈을 뜬다. 그런 식으로 흐르는 흑인의 피와 뿌리에서 자긍심을 느끼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흑인 청년은 말한다. “나는 내 할머니가 흑인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뛰어난 균형 감각

오바마의 연설 : 이슬람과의 화해 - 카이로 연설 ②

이슬람과의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춘 연설이다. 역사적인 이 연설에서 오바마는 서로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자고 말을 건다.


“But that same principle must apply to Muslim perceptions of America. (Applause) Just as Muslims do not fit a crude stereotype, America is not the crude stereotype of a self-interested empire.”


“그러나 미국에 대한 이슬람의 인식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박수) 이슬람에 대한 고정관념을 함부로 적용할 수 없는 것처럼, 미국이 독선적인 제국이라는 고정관념 또한 함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오바마는 미국과 이슬람이 서로에 대해 품고 있는 고정관념을 없애지 않겠느냐고 호소한다. 미국을 지탱하는 것은 유대교와 기독교다. 최후의 아마겟돈은 이슬람과 유대·기독교 사이의 싸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것을 피하기 위한 연설이다. 오바마는 이전에는 ‘테러리스트(terrorist)’라는 표현을 썼지만 최근에는 ‘과격파(extremist)’로 바꾸었다. ‘이슬람=악’이라는 도식을 잘라내려 노력하는 오바마의 심경이 전해진다. 이 연설은 십몇 년 동안 지속된 이슬람 세계에 대한 미국의 외교 자세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오바마의 책 : 『네덜란드』 - 백악관으로부터 ‘날고 싶다’

이야기는 9.11 이후의 뉴욕을 무대로 펼쳐진다. 9.11 테러가 발생한 후 주인공 한스와 그의 아내 레이첼은 그때까지 살던 곳을 뒤로 하고 잠시 첼시 호텔에 머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첼이 아들을 데리고 런던으로 돌아간다. 뉴욕에 남은 한스는 평일에는 일에 몰두하지만 휴일이 되면 하루의 대부분을 아파트에서 멍하니 혼자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한스는 크리켓 시합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척이라는 남성과 만난다. 그는 고향에서 추방된 사람이다. 척의 꿈은 언젠가 브루클린에 크리켓 스타디움을 짓는 것. 그러나 현실은 러시아의 갱스터 밑에서 시키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해야만 한다. 이런 딱한 처지의 두 사람, 한스와 척의 우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책은 조셉 오스닐의 세 번째 작품으로 펜포크너상을 수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 5월 현재 이 책을 읽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 일본계 미국인이 주인공 한스에게 이렇게 말을 건다. “당신, 날 수 있어?” 한스는 이렇게 대답한다. “Of course, I would like to fly.” ‘날 수 있다’가 아니라 ‘날고 싶다’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이다. 그리고 한스는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털어놓는다. “I know I cant. Im not a cuckoo(날지 못하는 것 알고 있어. 나는 뻐꾸기가 아니니까).” 이 대화는 분명히 오바마의 눈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한스는 정말 오바마와 닮았기 때문이다.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는 그런 현실에 대한 무력감.


오바마는 무엇으로부터 날아오르고 싶은 것일까? 말할 필요도 없이 백악관이라는 새장에서가 아닐까? 오바마는 해방을 원한다. 그는 권리를 구사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헌법에도 보장된 새장이라는 ‘liberty’는 손에 넣었다. 그러나 숙명적으로 그 다음에는 새장 밖으로 달아나는 ‘freedom’을 원하게 된다. 한 사람의 정치가로서 이상의 실현을 간절히 원하기에 생각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극심한 분노와 절망을 느끼는 것이다.


인터뷰에 응하면서 오바마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 에어포스원이 나를 해방시켜줄 장소로 계속 높이 날아가 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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