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형 사유

   
장쉬·스샤오밍(역자: 정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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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북스
   
11000
2010�� 06��



■ 책 소개
철학형 인간이 세상을창조한다!

이 책은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생각의 비법을소개하고 있다. 생각하는 데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으랴 싶기도 하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무작정 생각만 하는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즉 생각에 깊이와 넓이를 더해주는 특별한 방법을 알려준다. 철학적 주제가 녹아 있는 수준높은 일러스트를 곁들인 짤막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철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었나 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 저자장쉬·스샤오밍

■ 역자정주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한 후 다년간 출판 번역과 영상 번역을 포함한 전문 번역 분야에서 활동했다.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아동서 관련 출판기획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아이의 운명을 좌우하는 황금열쇠』『아동역사시리즈중국편-삼국연의 1, 2, 3』이 있다.

■ 차례
서문 - 우리 삶에서 철학이 왜 중요할까요?

지혜탐구 1 지혜를 찾아 나선 여행
첫 번째 이야기지혜의 근원
지혜의 뿌리
만물의 근원은 수

두번째 이야기 변증법과 역설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수업료 소송
물고기의 즐거움

나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
플라톤의이데아

네 번째 이야기 백과사전철학자

다섯 번째 이야기 철학과 과학의르네상스
아는 것이 힘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코페르니쿠스식 혁명
미네르바의 올빼미

지혜탐구 2 귀납추리
첫 번째 이야기 머리가 아픈 데발을 고치는 이유
두 번째 이야기 제 꾀에 넘어간 칠면조
세 번째 이야기 제자를 시험한 스승
네 번째 이야기 동물이 겨울잠을자는 이유
다섯 번째 이야기 비타민의 발견
여섯 번째 이야기 죽은 닭이 알을 낳는다면?

지혜탐구 3 연역추리
첫 번째 이야기 나는 어디로갔을까?
두 번째 이야기 올 사람이 안 오네
세 번째 이야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기
네 번째 이야기 영리한나그네
다섯 번째 이야기 준마를 알아보는 백락

지혜 탐구 4 변증법
첫 번째 이야기 사물의 발전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
두 번째이야기 용사와 방패
세 번째 이야기 우맹의 간언
네 번째 이야기 포샤의 수수께끼




철학형 사유


서문 - 우리 삶에서 철학이 왜 중요할까요?

인간은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에요. 그래서 일상생활의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서 생각을 그만두지 않아요. 오히려 인간은 다른 생각할 만한 대상을 찾아 나선답니다. 우주, 인간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철학의 기본 문제니까요.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사고를 시작한 이후 철학이라는 것이 생겨났어요. 사실 철학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고차원적인 것만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에요. 단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좀 더 깊게 생각하는 것뿐이랍니다.


철학은 원래 지혜를 사랑하다라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철학은 바로 인생의 참뜻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의미를 추구하는 학문이에요. 소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남겼어요. "지혜는 너무 위대해서 오로지 신만이 논할 수 있다. 인간은 그저 지혜를 사랑하는 것으로 족하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철학자를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나 지혜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불러왔어요. 한마디로 말해 철학자는 사람을 부르는 가장 영광스러운 호칭이었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물을 수 있어요. "철학이 지식을 제공해 주나요?" 대답은 NO예요. 지식을 제공하는 학문은 물리, 화학, 수학, 의학처럼 과학과 관련된 학문이에요. 그에 비해 철학은 일종의 수준 높은 사고 방법 혹은 사고 기술을 뜻해요.


구체적인 지식을 연구하는 과학은 종종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어둠속을 헤맬 때가 있었어요. 그때 지혜의 등불로 앞길을 밝혀준 것이 바로 철학이에요. 사람들이 인간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궁금해하며 밤잠을 설칠 때, 우리의 눈앞에 철학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문제들에 하나하나 답해주고 인생의 의미를 알려줬어요. 철학은 지식을 가르쳐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더 고차원적인 문제를 사고할 수 있도록 해줘요. 그리고 더 넓은 시야를 길러주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지요.


칼은 갈지 않으면 녹이 슬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하지요. 철학은 사람이 더 많이, 더 깊이, 더 잘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철학을 배우면 더 똑똑해질 수 있어요. 중국에 전해 내려오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많이 생각하면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생각하길 두려워하지 않으면 영원히 늙지 않는다." 이 말은 조금도 틀리지 않답니다.


생각을 게을리 해서는 안돼요.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생각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중요한 것은 올바로 생각하는 것이에요. 다시 말해 우리가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 두 눈처럼 생각도 제 길을 찾아가도록 해주는 방법이 있어요. 만약 생각하는 방법도 모른 채 아무렇게나 생각을 하면 출구를 찾지 못해 헤매게 돼요. 철학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여러분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BC 106~BC 43)는 이렇게 말했어요. "철학은 인생의 나침반이다. 가장 선량한 친구이며 죄악에 대항하는 막강한 적이다. 만약 철학이 없었다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철학은 아름다운 신세계예요. 이곳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두려움 없이 탐구하다 보면 여러분도 언젠가는 아인슈타인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자, 그럼 이제 생각하는 법을 배워볼까요? 생각하는 법을 배우면 철학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학문이란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지혜탐구 1 지혜를 찾아 나선 여행

첫 번째 이야기 지혜의 근원

지혜의 뿌리

기원전 6세기 무렵, 페르시아가 고대 그리스를 침략했을 때 있었던 일이에요. 페르시아 침략군과의 격전을 앞두고 그리스 병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어요. 그런데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전쟁터로 향하던 그리스 군대는 뜻밖의 위기를 맞게 되었어요. 물살이 거친 큰 강이 길목을 가로막고 있었거든요.


강폭도 넓고 물살도 거센 탓에 도저히 강을 건널 방법을 찾지 못해 모두들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어요. 바로 그때, 한 젊은 병사가 나서며 강을 건널 방법을 제안했어요. "강 주변에 반달 모양의 물길을 파서 물줄기가 둘로 갈라지도록 해 보시지요." 다른 방도가 없었던 지휘관은 그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여 그대로 실시하라고 명령했어요. 모든 병사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물길을 판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수로가 완성되었어요. 덕분에 그리스 군대는 아무 탈 없이 강을 건널 수 있었답니다.


이 지혜로운 병사의 이름은 탈레스였어요. 이때부터 그의 이름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탈레스(Thales, 약 BC 624~BC 546)는 근면성실한 사람이었어요. 게다가 배우기를 좋아해 매우 똑똑하고 재능도 많았어요. 그는 고대 그리스 철학의 물길을 연 역사상 최초의 철학자였어요. 기하학에 푹 빠져있던 탈레스는 젊은 시절 이집트, 바빌로니아 할 것 없이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학과 기하학을 배웠어요. 그러면서 덤으로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지식까지 쌓게 되었어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많은 피라미드를 쌓았지만 그 높이를 측정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에 빠졌어요. 피라미드 높이를 알아내려고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어요. 결국 이집트 왕은 탈레스에게 피라미드의 높이를 계산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탈레스는 왕의 부탁을 기꺼이 받아들였어요.


탈레스는 자신이 가진 풍부한 기하학 지식을 이용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어요. 그는 먼저 사람의 몸과 그림자가 직각 삼각형을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라미드와 그 그림자도 직각삼각형을 이룬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비례식을 이용해 피라미드의 높이를 계산해 냈어요. 사실 탈레스 본인은 이를 가지고 자랑할 뜻이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그가 피라미드 높이를 계산하는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다들 입에 침이 마르도록 탈레스의 지혜를 칭찬했어요.


그 밖에도 그는 육지의 두 점을 이용해 해안에서 배까지의 거리를 계산하기도 했어요. 탈레스는 기하학뿐만 아니라 천문현상에도 일가견이 있었어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별들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많은 자료를 모았어요.


그가 일식을 정확하게 예측한 일화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그날은 기원전 585년 5월 28일이었어요. 당시 그리스는 도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서로 죽고 죽이는 참상이 그칠 날이 없었어요. 그 날도 마침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지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어요. 병사들은 인간들의 행동에 화가 난 신이 이런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한 나머지 두려움에 떨었어요. 결국 일식이 계기가 돼서 도시국가들은 갈등을 풀고 예전의 평화로운 시대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탈레스의 사고방법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탈레스는 자신이 알고 있던 기하학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인류의 귀중한 정신적 유산이 될 수학적 추리 방법과 논리적 사고 방법을 남겨주었어요. 이때부터 인간의 삶 속에 논리가 들어왔고 사람들의 생각도 점점 논리적으로 변화했어요. 인간은 더 이상 두서없이 아무렇게나 생각하지 않게 되었어요.



지혜탐구 2 귀납추리

까마귀는 어디서나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새일 거예요. 북방에서든 남방에서든 찾아볼 수 있고 까악거리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그 까마귀와 관련된 말 중에 하늘 아래 까마귀는 모두 까맣다라는 말이 있어요.


우리는 모두 까마귀가 까맣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이를 증명하기 위해 특별한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아요. 사람들은 하늘 아래 까마귀는 모두 까맣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 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사실 이 속담은 한 가지 논리적 방법을 통해 만들어낸 것이에요. 그것이 바로 귀납추리랍니다.


어느 날 사람들은 처음으로 까만 까마귀를 보게 되었어요. 그 다음으로 발견된 까마귀도 까만색이었고 세 번째로 발견된 까마귀 역시 까만색이었어요.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점점 세월이 흘러도 까맣지 않은 까마귀는 발견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늘 아래 까마귀는 모두 까맣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거예요. 이것이 바로 귀납추리의 과정이에요.


귀납추리 역시 추리방법의 하나로 개별적인 사물들로부터 일반적인 속성을 도출해 내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든 중고등학생이든 아니면 대학생이든 우리는 그들을 학생이라고 불러요. 그들 모두 학교에서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까요.


귀납추리는 사고의 이기(利器)라고 볼 수 있어요.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협객이 천하제일의 무공을 익힌 것처럼 일단 귀납추리에 통달하게 되면 천하에 적수를 찾아 볼 수 없는 언변술의 달인이 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귀납추리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면 사고가 논리정연해지고 막힘없는 달변을 자랑하게 돼요. 공부를 할 때도 귀납추리 덕을 톡톡히 보게 되요. 과거의 경험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어지럽게 뒤엉킨 여러 가지 사고의 소재들을 가지런히 정리해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노력은 적게 들이고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돼요.


귀납추리는 논리적 사고방식의 하나로 오랜 역사를 자랑해요. 가장 먼저 귀납추리를 연구한 사람은 데모크리토스(Demokritos, BC 460경~ BC 370경)였다고 해요. 그는 고대 그리스의 학자로 다양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어요. 데모크리토스는 논리는 자연을 알아가는 무기이자 지식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귀납법에 대해 연구한 논리서적을 쓰기도 했어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성과였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전해지지 않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모크리토스가 귀납법의 발전을 위해 기여했다는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후대에 와서 사람들은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그에게 귀납추리의 창시자라는 칭호를 붙여주었어요.


그 후 끊임없이 등장한 뛰어난 학자들 덕분에 귀납추리는 큰 발전을 이루었어요.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와 베이컨의 공헌은 매우 중요해요. 두 사람은 귀납추리가 완벽한 체계를 갖추어 과학지식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게 했답니다.


귀납추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계를 규정할 수 없어요. 귀납추리를 통해 발견되는 사실은 유일무이한 것이며 각각의 결과물들에 철학자들의 땀과 지혜가 녹아있어요. 만약 아무런 준비 없이 무턱대고 귀납추리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천 갈래 만 갈래로 뻗어있는 길 위에서 방향을 잃고 헤맬 수도 있어요.



지혜탐구 3 연역추리

한나라 무제(武帝)가 우연히 장생주를 얻었을 때의 일이에요. 뜻하지 않은 수확에 무제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장생주를 마시면 이제 더 이상 죽음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를 어쩌지요. 동방삭(東方朔, BC 154 ~ BC 93)이 한무제 모르게 장생주를 훔쳐 마셔버린 거예요. 머리끝까지 화가 난 한무제는 동방삭을 죽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동방삭은 죽음을 앞에 두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어요. "만약 이 술이 정말 불로장생하게 하는 명주라면 대왕께서 죽이려 하셔도 저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제가 정말로 죽는다면 이것을 어떻게 장생주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동방삭의 달변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한무제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살려주었어요.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방삭이 한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거예요. 하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동방삭의 말이 이치에 맞을 뿐만 아니라 논리도 치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그가 이용한 논리는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귀납추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요. 그러면서도 설득력은 훨씬 강해서 감히 반박할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무제도 분을 삭이지 못하면서도 동방삭을 살려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동방삭은 어떤 논리로 자신의 행동을 변명한 것일까요?


도저히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설득력이 강한 이 논리가 바로 연역 추리랍니다. 우리는 이미 앞에서 귀납추리에 대해 살펴보았어요. 귀납추리는 개별적인 지식을 통해 일반적인 지식을 찾아내는 것이에요. 연역추리는 이와 정반대의 논리구조를 갖고 있어요. 연역추리는 일반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특수한 지식을 얻어내는 방법이랍니다. 만약 전제로 제시한 것이 모두 참이고 정확하게 추리한다면 결론도 반드시 참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요.


연역추리는 일상생활과 과학연구 분야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게다가 우리의 삶 속에서 수시로 응용되고 있지요. 아마 여러분 중에는 설명을 듣고도 연역추리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안 가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여러분들이 인식하지 못할 뿐,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시로 연역추리를 한답니다.


못 믿겠다고요? 그렇다면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내일 친구와 야외로 놀러가기로 약속했다고 해봐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친구에게 이렇게 말할 거예요. "만약 내일 날씨가 좋다면 야외로 놀러가자. 하지만 날씨가 나쁘면 그냥 없던 일로 하자." 이것이 바로 연역추리예요.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연역추리를 한답니다. 다만 그것이 연역추리인지 모르고 사용할 뿐이지요.


귀납추리와 마찬가지로 연역추리도 기나긴 역사를 자랑한답니다. 철학이 탄생한 이후로 사람들은 연역추리를 이용해 사고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연역추리는 귀납추리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어요. 바로 수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에요. 수학을 공부해본 사람들이라면 수학 공식과 정의들이 얼마나 치밀한지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것이 모두 수많은 수학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한 끝에 얻은 성과들이면 그들 중 대부분이 연역추리를 응용해 증명됐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거예요. 한마디로 연역추리가 없었다면 수학의 발전도 불가능했을 거예요.


최초로 연역추리를 연구한 사람은 피타고라스였어요. 그는 수많은 수학 공식을 발견했는데 이것들은 아직까지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요. 당장 아무 수학책이나 잡고 펼쳐 봐요. 그럼 피타고라스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을 거예요.


연역추리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 더욱 완벽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어요. 연역추리는 귀납추리와 함께 논리학의 틀을 형성했어요. 근대 들어 연역추리는 다시 한 번 놀라운 발전을 이루게 되었어요. 이는 모두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인 데카르트 덕분이에요. 그는 연역추리를 더 과학적으로 발전시켰어요. 그리고 과학연구 분야에 광범위하게 응용시켜 과학지식을 얻는 유익한 도구로 변모시켰어요.


연역추리와 귀납추리는 새의 양쪽 날개라고도 할 수 있어요.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없다면 우리의 사고는 불구가 될 거예요.



지혜 탐구 4 변증법

창과 방패는 옛날에 사용한 무기들이었어요. 창은 공격을 할 때 쓰였고 방패는 방어를 할 때 쓰였어요. 하나는 공격만 하고 다른 하나는 방어만 하니 그 기능이 정반대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창과 방패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옛날 초나라에 창과 방패를 파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는 자신의 방패를 가리키며 세상의 어떤 무기로도 뚫을 수 없는 방패라고 허풍을 늘어놓았어요. 또 창을 들어 올리면서 날카롭기가 이를 데 없어 어떤 방패로도 막을 수 없다고 큰소리쳤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한 사람이 물었어요. "그렇다면 당신의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된단 말입니까?" 이 말에 창과 방패를 팔던 상인은 말문이 막혀 대꾸조차 못했어요. 왜냐하면 그것에 대해서는 시도는커녕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논리적으로 보았을 때 그는 자가당착(自家撞着, 같은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아니하고 모순됨)의 오류를 범했어요. 다시 말해 동일 시점에 동일한 문제에 있어서 앞뒤가 서로 맞지 않고 상호 배척하는 말을 한 거예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어요. 모순은 사고가 치밀하지 않고 정신이 산만해 일으킨 논리적 착오를 일컫는 말이에요. 초나라 상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알려주었어요. 말을 하든 글을 쓰든 많이 생각하고 시야를 넓혀야 해요.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생각하고 치밀한 논리적 사고를 해야만 실수를 피할 수 있어요. 만약 그렇지 않으면 초나라 사람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게 될 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제대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에요. 변증법은 사고방법 중에서 가장 고차원적인 기술이에요. 만약 변증법을 이해한다면 어떤 상황과 맞닥뜨리더라도 사건의 진상을 하나부터 열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돼요. 또한 어떤 일이라도 자유자재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어요.


가끔은 마치 그물에 걸린 것처럼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켜 아무리 노력해도 빠져나올 수 없을 때가 있어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문제의 핵심은 변증법을 잘 모른다는 데 있어요. 문제의 일부분만 보고 대책 없이 뛰어드니 마치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발버둥칠수록 더 꼼짝할 수 없게 되는 거예요. 만약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고 문제에 손을 댄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영원히 문제의 해답을 못 찾게 돼요.


하지만 변증법을 이해하고 그것을 응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이상 혼란에 빠지지 않을 거예요.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리더라도 문제없어요.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꿰뚫어봐 올바른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거든요. 변증법은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는 눈과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힘을 준답니다.



에필로그 -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북송시대(960~1126)에 있었던 일이에요. 하루는 황궁에 큰 불이 나서 궁궐의 대부분이 불에 타 없어졌어요. 크게 상심한 황제는 정위(丁渭)에게 궁궐을 재건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겼어요.


정위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먼저 불타버린 궁전의 잔해를 어떻게 치우는가가 큰 골칫거리였어요. 설령 잔해를 다 치웠다하더라도 어디서 그 많은 흙을 운반해 올 것이며 어떻게 운반할 것인지도 문제였어요. 그때는 아직 굴삭기며 화물차 등이 발명되지 않았을 때라 이런 문제들은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했어요. 만약 오늘날이었다면 이것은 사실 문젯거리도 되지 않았을 거예요. 기계를 이용해 뚝딱 처리하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위가 살던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이었답니다.


또한 이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풀려고 한다면 시간과 노력만 낭비하게 될 뿐이에요. 돈은 돈대로 쓰면서 제시간에 짓지도 못한다면 황제가 좋아할 리 없겠지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지만 정작 정위 자신은 이미 해결방법을 찾기라도 한 듯 전혀 걱정하는 기색이 없었어요. 그는 자신의 지혜를 총동원해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묘한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정위는 먼저 땅을 파서 목재와 석재를 운반하는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강물이 있는 곳까지 수로를 만들었어요. 수로 공사를 마친 후 강물을 통해 운반된 건축 자재들은 다시 새로 판 수로를 거쳐 곧바로 건설현장으로 운반되었어요. 그 다음 바닥에서 퍼낸 흙을 궁궐을 짓는 데 사용했어요. 결국 수로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셈이지요.


그렇다면 폐허가 된 궁궐에서 나온 잔해는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이 점에 대해서도 정위는 이미 좋은 수를 생각해 두었어요. 궁궐이 완성되자 그는 수로의 물을 모두 빼내도록 했어요. 그런 다음 엄청난 양의 잔해를 빈 수로에 채워 넣어 다시 평지로 만들었어요.


정위는 정말이지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수로 하나로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했으니까요. 정위는 당시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업적을 세웠어요. 솔직히 말해서 현대인들에게 똑같은 문제를 낸다 해도 정위처럼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어요.


정위는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사람으로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이야기는 아주 중요한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어요. 바로 무슨 일이든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는 가르침이에요.


앞에서 우리는 수많은 생각의 기술들을 배웠어요. 하지만 그것들은 단지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들에 불과해요. 다시 말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밤하늘의 별 중에서 가장 빛나는 별 몇 개를 보았을 뿐이에요. 그러므로 설령 앞에 나온 방법들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에요.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한 것처럼 끊임없이 생각하고 관찰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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