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은 그게 아니었어요

   
주은정 외
ǻ
올림
   
13000
2018�� 06��



■ 책 소개

 

사랑을 키우는 공감 대화법

 

이 책에는 얼어붙은 관계를 따뜻하게 회복시키고, 배우자의 문제적 행동을 변화시키고, 멀어진 부부사이를 친밀하게 만들어주고, 부부애를 키워주는 각종 대화법들로 가득하다. 이해와 공감을 부르는 설득화법부터 배우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소통 대화법(유리화법, 청유화법, 마시멜로화법), 사랑과 배려의 감성 대화법(공감화법, 칭찬화법, 맞장구화법, 배려화법) 등이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가 달달했던 신혼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에스프레소형, 카페모카형, 아메리카노형, 카페라떼형 등 상대의 유형에 맞추어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게 해주는 맞춤 대화법과 가정과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들은 이 책의 덤이다.

 

■ 저자
주은정

채움커뮤니케이션 대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전국매일신문사 기자로 출발하여 전문 강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감성설득화법을 중심으로 전국의 대학과 기업, 군부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특유의 논리와 심리학적 깊이를 바탕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스피치 교수법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계의 온도는 말로 결정된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관계의 온도를 올리자.”

 

한수정
피플앤스피치 대표. 아트스피치 디렉터. SBS(지역민방) 공채 출신의 18년차 베테랑 방송인으로, 아나운서·MC·쇼호스트로 활약하면서 사람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을 비롯한 전국의 공공기관과 기업, 대학 외래교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단순히 기술적으로 말을 잘하는 차원을 넘어 진정성이 느껴지는 스피치 교육을 추구한다.

 

“부부라는 이름의 타인에게 대화는 필수다. 사랑한다면 대화하라.”

 

김혜령
참교육연구소 대표. 퍼스널 보이스 디렉터. SBS(지역민방) 공채 입사 후 공중파 TV와 라디오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언론인, CEO, 의사, 교수 등 전문직 중심의 스피치 코칭을 통해 원하는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큰 호평을 받았으며, 매력적인 목소리 만들기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정확한 개인 스타일 분석과 디테일이 살아 있는 교육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는 스피치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코치로 유명하다.

 

“방법을 알면 스피치가 달라지고, 스피치가 달라지면 관계도 달라진다.”

 

■ 차례
머리말-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대화는 통해야 맛이다

 

1. 고수는 싸우는 방법이 다르다 -관계가 더 좋아지는 싸움의 기술
‘나’를 ‘우리’로 만드는 싸움의 지혜
판단하지 말고 관찰을
인신공격 절대 금지
미안하다 사랑한다
선(先) 생각, 후(後) 대화
감정이 격해질 때 조심해야 할 것들

 

2. 설득할 것인가, 설득당할 것인가 -이해와 호감을 부르는 설득화법
설득화법 1- 지적이 아닌 배려의 한마디를
설득화법 2- 말에도 분위기가 있다
설득화법 3- 대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왜냐하면’
설득화법 4- 말할 때도 들을 때도 기억해야 할 PREP
설득화법 5- 철없는 푸념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응답
설득화법 6- 가끔은, 잠시, 기다려주기
설득화법 7- 나의 배우자는 어떤 사람인가
설득화법 8- 하고 싶은 말은 햄버거처럼 전달하라
설득화법 9-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무엇을 먼저 전할까?
설득화법 10- 너도 옳고 나도 옳다

 

3. 더 크게, 더 깊게 -배우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소통 대화법
내 마음을 투명하게, ‘유리화법’
말 중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온도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나는 당신 직원이 아니야!, ‘청유화법’
해도 해도 듣기 좋은 잔소리
“더러워 진짜!”를 존중하는 말투로 바꾸면?
너무 예뻐서 자꾸 생각나요

 

이왕이면 달콤하게, ‘마시멜로화법’
뒤집어 벗지 말래?
실례지만, 비켜주시겠어요?
이런 말은 넣어두시라

 

4. 신혼으로 고백할까? -사랑과 배려의 감성 대화법
함께 그리고 같이, ‘공감화법’
회사생활을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부모님 대하기가 버거운 그(녀)에게
엄마의 바람, 아빠의 핀잔

 

관계를 올려주고 당겨주는 ‘칭찬화법’
당신 미소는 정말 매력적이야
사랑받는 칭찬은 따로 있다?
받아들이거나 되돌려주거나
내 칭찬보다 큰 힘을 발휘하는 칭찬

 

신이 난다 얼쑤, ‘맞장구화법’
교감하는 영혼에는 무엇이 있을까?
당신의 목소리가 보여요
‘진짜?’가 사랑을 부른다

 

큰 사랑은 진다, ‘배려화법’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
가족, 가깝지만 어려운 사이
부부관계를 죽이는 위험한 생각
남편은 누구 편일까?
공유하고 싶다면 따·라·하·자

 

5. 혹시 당신은 카페모카형? -서로를 통하게 만드는 맞춤 대화법
소통에도 궁합이 있다
나는 어떤 유형일까?
느린 건 못 참아, 에스프레소형
달달해서 좋아, 카페모카형
‘완벽하게’ 예의를 갖추어, 아메리카노형
너는 어떻게 생각해?, 카페라테형

 

6. 이번엔 꼭 가고 싶어 -유형에 맞는 실전 대화법
상황 1- 카페라테형 시어머니에게는 ‘어쩌죠?’
상황 2- 아메리카노형 남편에게는 ‘걱정 마’
상황 3- 에스프레소형 엄마에게는 ‘미안해’
즉흥 스피치가 두려운 당신을 위한 팁

 

맺는말-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해주겠어요?




내 말은 그게 아니었어요


고수는 싸우는 방법이 다르다 관계가 더 좋아지는 싸움의 기술

‘나’를 ‘우리’로 만드는 싸움의 지혜

대학시절, 나는 ‘세상은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혈기도 왕성했고, 모든 일에 자신이 넘쳤다. 그러나 학교를 나와 마주한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매 순간이 싸움의 연속이었다. 결혼 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키고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정도는 이해하겠지’, ‘이 정도 투정(?)쯤은 괜찮겠지’라며 안이하게 생각한 결과였다. 그러다가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성보다 감정에 치우쳐 얼굴을 붉히고, 지나고 나면 후회할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했다. 싸우고 나면 한동안 냉각기가 있었다. 미움보다는 어색함 때문이었다. 순간의 격한 감정을 참지 못해 막말을 했던 것도 미안했고,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궁금했다. 도대체 이 불편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당연히 일이 손에 잡힐 리 없었다.


모든 것이 서툴기만 했던 부부생활 초기의 한 페이지다. 세상에 싸우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같이 살아 보면 호불호가 갈리거나 예기치 않은 일로 갈등을 겪게 마련이다. 갈등이 커지면 싸우게 된다. 싸움은 본질적으로 상대와 내가 서로 마음이 맞지 않는 부분을 격하게 확인하는 순간에 벌어진다. 이때 화를 내거나 거친 말로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싸움이 낳은 나쁜 결과다. 그래서 싸움의 기술이 필요하다. 싸우더라도 현명하게 싸우고 풀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싸움의 지혜를 발휘하면 ‘나’에서 ‘우리’가 될 수 있다. 서로가 어떤 부분에서 상대에게 실수했는지를 알고, 훈훈한 화해로 마무리하고, 이후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고 조심하면 관계가 더욱 발전하여 온전한 일심동체를 이룰 수 있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선(先) 생각, 후(後) 대화

말은 양날의 검과 같다. 잘 쓰면 관계를 더욱 돈돈하게 할 수 있지만, 잘못 쓰면 파탄지경으로 몰아갈 수 있다. 그래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말을 하기 전에 내가 관찰한 사실을 종합하고, 그로 인한 감정은 어떠한지, 원하는 것을 무엇인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꼬인 관계의 실타래를 수월하게 풀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은 관계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싸움이 찻잔을 깨는 큰 싸움으로 커진 이유는 자명하다. 싸우더라도 잘 싸워야 한다. 화가 나더라도 말하기 전에 잠깐 호흡을 가다듬을 줄 알아야 한다. 터지기 일보 직전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의도를 명확히 하여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사소한 말다툼이 더 큰 싸움으로 비화하지 않고 부드러운 대화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이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생각이나 고민은 누구나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상대에게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다. 대화의 목적은 내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다.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싸움도 관계를 더 좋게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따라서 무조건 자기주장만 펴지 말고 차분하게 근거를 마련하여 상대가 납득할 수 있게 정리해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설득할 것인가, 설득당할 것인가 -이해와 호감을 부르는 설득화법

설득화법 - 지적이 아닌 배려의 한마디를

금슬 좋은 부부로 소문난 어느 유명 연예인 부부의 인터뷰가 아직도 SNS에서 회자되고 있다. “왕 대접을 받고 싶으면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내를 여왕처럼 대접해주면 돼요.” 남편의 말이다. 간단하면서도 명쾌하다. 정말로 그렇다.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를 대접하면 된다.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는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조롱하듯 지적하거나 상대를 피곤하게 하는 반응은 관계를 손상시킬 뿐이므로 안 하느니만 못하다. 존중하고 포용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최대한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관계는 맞고 틀림이 아니라 이해와 수용 여부가 좌우한다. 그렇지 않아도 쉽지 않은 세상살이다. 집을 나서면 전쟁터와도 같은 치열하고 고단한 삶이 펼쳐진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부가 서로의 편이 되어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어야 한다. 부부는 그러려고 맺은 인연이다.


설득화법 - 가끔은, 잠시, 기다려주기

때로는 백 마디 위로의 말보다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잘잘못을 떠나 마음이 힘든 나머지 말없이 조용히 있고 싶은 사람에게 왜 그랬느냐, 그래도 힘내라, 참아라, 차라리 사표 써라 등의 말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만히 지켜보면서 당사자가 복잡한 감정을 추스르고 하고 싶은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현명하다.


칼국수나 된장찌개를 끓일 때 조개를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넣기 전에 조개를 소금물에 일정 시간 담가둔다. 이를 해감이라고 한다. 사람의 감정도 조개의 해감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감정 해감’이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 안에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다른 사람과의 대화나 교감에 장애가 생긴다. 조개를 소금물에 담가두는 것처럼, 사람도 성난 감정을 가라앉히고 비워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흔히 우리는 배우자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 보이거나 설득할 일이 생기면 서둘러 해결하려 든다. 상대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혼자 내버려두기를 바라는지, 말을 붙여도 좋은지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다짜고짜 말해보라 재촉하고 자신의 말대로 하라고 압박한다. 말 그대로 가만 놓아두질 않는다. 그래서는 안 된다. 상대의 상태를 살펴 스스로 정리할 여유를 주고 감정을 해감하여 속을 드러낼 수 있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기다림이 최상의 해결책일 때가 있다.


설득화법 - 하고 싶은 말은 햄버거처럼 전달하라

상대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동의를 구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빵이 없는 햄버거처럼 상대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빵이 없으면 내용물이 쏟아져 내려 입으로 가져가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설명 없이 하고 싶은 말만 한다면 듣는 사람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남편이 갑자기 “나 차 바꿀 거야.”라고 말하며 신제품 카탈로그를 던지듯 건넨다면 아내가 “아, 그렇게 해요”라며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99%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대를 설득하고자 할 때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말고 먼저 말문을 열고, 다음에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마무리를 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OBC(Opening - Body - Closing)화법이라고 한다. 오프닝(Opening)은 하고 싶은 말을 위한 상대의 관심 끌기, 마음 열기, 주제 선언이다. 되도록 짧고 강하게 표현한다. 본론(Body)은 오프닝과 관련한 이유와 설명 등 이해를 돕는 내용이다. 너무 많으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지만 충분한 이해를 위해서는 조금 길어도 무방하다. 클로징(Closing)은 다시 한 번 결론을 강조하는 말이다. 환기하는 차원이지만 일방적인 느낌보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톤으로 정리하는 것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다.


더 크게, 더 깊게 -배우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소통 대화법

내 마음을 투명하게, ‘유리화법’

말 중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부부가 함께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크고 작은 갈등을 겪게 된다. 아무리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했다 해도 수십 년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매사 뜻이 맞을 수 없고 항상 서로에게 만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간관계에서 ‘화재’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불씨는 역시 잔소리다. 내가 남편과 다투게 되는 경우를 봐도 대부분은 잔소리로 시작된다.


나의 남편은 끊임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내가 운전하는 차에 탔을 때도 그는 이런 말로 나의 신경을 건드리곤 한다. “단신 눈에는 이 먼지가 안 보여? 좀 닦고 다니면 안 돼? 내가 꼭 청소를 해줘야겠어?” “눈에 보이는 사람이 닦아주면 되지 꼭 신경질을 부려야겠어? 그렇게 거슬리면 당신 차 타고 가! 우리 아빠는 한 번도 잔소리하지 않고 청소해주시더라. 평생 아빠 딸로 살걸 괜히 결혼했나봐….”


돌이켜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화다. 성숙한 사람이라면 상대의 말에 본능적으로 방어하거나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화하다가 발생하는 갈등이나 다툼은 첫마디를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달린 경우가 참으로 많다. 차에 오른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차에 먼지가 많네. 당신 건강에 해로운데….” 그런 식으로 부드럽게 말했다면 나도 고맙게 생각하고 한결 좋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설사 남편이 그렇게 말했더라도 내가 까칠하게 역공하듯 말하지 않고 완충해서 대꾸했더라면 불필요한 언쟁을 벌이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대화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생채기를 내는 말을 꺼내서도 안 되겠지만, 상대가 다소 거친 표현을 쓰더라도 투수의 폭투가 뒤로 빠지지 않게 잘 받아주는 포수처럼 안전하고 편안하게 받아준다면 적어도 서로가 부끄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기 위해,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를 움직이고 변화시키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종종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곤 한다. 결과는 갈등과 불화, 대화 단절이라는 형태로 돌아온다. 원하는 것이 싸움이 아닌 행동 변화라면, 처음으로 운을 떼는 나의 입에서 부드럽고 유쾌한 말이 나올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달콤하게, ‘마시멜로화법’

이런 말은 넣어두시라

사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욕을 잘하는 편이었다. 그게 싫었던 엄마는 ‘욕쟁이’ 집안의 내력을 끊고 싶었는데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욕에 아주 엄격했다. 욕을 입에 담을 수 없었고, 화가 나거나 싸움을 할 때도 욕은 사용할 줄 몰랐다. 내가 이상한 건가? 주변을 둘러보면 욕을 입에 올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심지어 “평소에도 장난삼아 서로 욕을 주고받는다”며 자랑하듯 말하는 부부를 본 적도 있다.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 부부는 겸연쩍게 웃으며 “심한 욕은 아니고 그냥 애교 차원의 가벼운 욕이에요”라며 애써 변명하는 것이었다. 욕에 심한 욕과 가벼운 욕이 따로 있을까? 욕은 욕일 뿐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우리가 쓰지 말아야 할 말은 욕만이 아니다. 상대를 몰아세우거나 비아냥거리는 투의 말도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아내가 빈정대듯 말한다. “술이 그렇게 좋냐?” 남편의 대답은 들으나 마나다. 찌푸린 얼굴로 “술이 좋아서 마시는 사람이 어딨냐?”라며 퉁명스럽게 말할 게 뻔하다. 빈정거리는 말투에 밝은 얼굴로 다정하게 대답할 사람은 없다. 이때 어미만 살짝 바꿔도 반응은 확 달라질 수 있다. “술이 그렇게 좋아?” 약간 짜증이 섞여 있더라도 남편은 이렇게 대꾸할 가능성이 높다. “에이, 술이 아무리 좋아도 당신만큼은 안 좋지.” 설사 그렇게 표현할 줄 모르는 남편이라도 “에이, 아냐. 미안해” 하며 상황을 무마하는 대답 정도는 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말은 음절 하나에 따라 전혀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말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또 있다. ‘너’라는 호칭의 사용이다. “우리 부부는 친구 같아서 괜찮아요”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다툴 때는 더욱 그렇다. 기분이 나쁜 배우자의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 ‘너’라는 말 대신 ‘당신’이라고 하면 어떨까? 당신이란 말에는 상대를 높이는 의미가 담겨 있고 어감도 좋아 호칭으로 쓰기에 적절하다. 물론 당신으로 부른다고 해서 갈등이 사라지거나 부부싸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유리화법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에 치우쳐 말이 막 나가려고 할 경우에는 우선 ‘너’라고 하지 말고 ‘당신’이라고 호칭이라도 바꾸어보기 바란다. 그렇게만 해도 불필요한 자극을 피해 대화를 훨씬 부드럽게 이끌어갈 수 있다.



신혼으로 고백할까? -사랑과 배려의 감성 대화법

함께 그리고 같이, ‘공감화법’

부모님 대하기가 버거운 그(녀)에게

“장모님과 더는 같이 못 살겠어.”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거, 더 이상은 힘들어.” 어느 날 갑자기 배우자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가습은 답답하고 머리는 복잡해질 것이다. “또 왜 그러는데?” “그럼, 엄마 나가시라고 해?”누가 봐도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자신의 부모님을 배우자가 거부하는 상황이라니. 자존심이 상하고, 상대의 무심함에 화가 난다. 시원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불편한 부부관계가 계속될 것이다. 서로에게 골치 아픈 부정적 상황에서 상대를 긍정적으로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공감이다.


“당신 마음 충분히 알아. 얼마나 답답하겠어. 요즘 누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 당신이니까 모시고 살았지.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보자.” 배우자가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평소 상처를 받았을지라도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하려는 상대의 공감과 배려에 자신이 마음을 돌리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배우자의 마음을 누가 토닥여주겠는가. 배우자를 가장 잘 알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내’가 아니겠는가.


공감화법은 부부 사이를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법이다. 하지만 실제 대화에 적용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공감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과 대화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올라오는 감정에 치우쳐 내지르듯 말하지 말고, 침착하게 주의를 기울여 맨 처음 말을 꺼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큰 사랑은 진다, ‘배려화법’

가족, 가깝지만 어려운 사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대화 상대는 누구일까? 강의와 코칭을 해오면서 만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내용은 가족과의 대화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가까운 만큼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가깝고 편하게 여기는 사이일수록 상대를 ‘쉽게’ 대하는 경향을 아주 잘 보여주는 예가 있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에 대한 그녀의 태도다.


“아가야. 이번 연휴에는 바닷가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오자.” 시어머니가 이렇게 말했을 때 “어머님, 연휴에는 차도 엄청 막히고, 사람들한테 치여 힘들기만 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간 큰’ 며느리가 얼마나 될까? 내키지 않아도 겉으로는 “예, 그러시죠” 할 것이다. 하지만 친정어머니가 같은 말을 하면 대답이 달라진다. “엄마, 연휴에는 차가 얼마나 밀리는 줄 알아? 엄마가 운전할 거야? 딸 피곤한 건 생각 안해? 그리고 바가지 요금 때문에 돈도 많이 들어. 다음에 가!”


딸은 친정어머니한테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도 사람이다. 자존심과 인격을 가진 존재다. 부모 자식 간이라도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는 지켜야 한다. 두 가구 중 하나는 맞벌이 가구일 정도로 그 수가 늘어나면서 자녀양육을 부모에게 맡기는 워킹맘들이 많다. 당연히 ‘대가’가 따른다. 용돈을 드리는 것이다. 항간에 이와 관련한 우스갯소리가 떠돈다고 한다. 시어머니한테 아이를 맡기면 100만 원을 드리고, 친정어머니에게 맡기면 150만 원을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50만원의 차이는 뭘까? 막말을 하는 값이란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는 외손주를 돌보는 친정어머니들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친정어머니들은 낮에는 외손주를 돌보느라 허리 펼 새가 없고, 밤에는 퇴근한 딸의 잔소리와 막말을 받아주느라 마음 편할 새가 없다, 그런 분들이 원하는 게 뭘까? 시어머니보다 50만 원 많은 용돈일까? 아닐 것이다. 어쩌면 우리 친정어머니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대화를 편하고 즐겁게 만든다. 내 입장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한다면 결코 좋은 소통을 할 수 없다.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딸이 엄마의 한숨을 줄이고 주름살을 펴게 한다.



혹시 당신은 카페모카형? -서로를 통하게 만드는 맞춤 대화법

소통에도 궁합이 있다

바야흐로 ‘단짠’의 시대다. 단맛과 짠맛으로 이루어진 마성의 음식 궁합이 최고의 트렌드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음식에 궁합이 있는 것처럼, 대화에도 궁합이 있다. 궁합이 맞는 음식이 먹는 즐거움을 더해주듯, 대화에서도 궁합이 맞는 상대라야 즐겁고 유익한 소통을 할 수 있다. 똑같은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해도 상대가 누구인가에 따라 대화 내용과 수준이 확연히 달라진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M. 마스톤은 특정한 행동에 반응하고, 일정한 태도를 취하는 인간의 행동 유형을 DISC 4가지로 분류했다. DISC는 주도형(Dominance), 사교형(Influence), 안정형(Steadiness), 신중형(Conscientiousness)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물론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이 DISC 행동 유형으로 분류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매일 같이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 패턴만이라도 이해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 쉽지 않은 인간관계가 좀 더 원만해지고 갈등과 반목으로 병들어가는 우리 사회가 한결 성숙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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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꼭 가고 싶어 -유형에 맞는 실전 대화법

즉흥 스피치가 두려운 당신을 위한 팁

시간이 갈수록, 경력이 쌓일수록 모임이 많아진다. 동창회, 동기회, 향우회, 조찬회, 부부동반 모임, 등산을 비롯한 취미활동 모임 등등. 회식 자리도 점점 더 늘어나고 건배사와 축사 등 즉흥 스피치를 요청 받는 경우도 빈번하다. 연말연시가 되면 더욱 그렇다. 대단한 연설을 요청하는 게 아닌 줄 알면서도 사회자로부터 호명을 받는 순간,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듯 머릿속이 하얘지는 긴장을 느낀다. 그동안 이런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당신을 위해 유용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먼저 건배사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다. 우선, ‘3GO’는 하지 말자.


엉덩이 빼지 말GO

우물쭈물하지 말GO

길게 말하지 말GO


그리고 이것만 기억하자. ‘고 / 구 / 마 건배사!’ 고 / 구 / 마만 기억해도 어떤 자리에서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고 : 고맙습니다.

구 : 구경한 후 현장 스케치. 모임에서의 에피소드 또는 준비한 멘트 전달

마 : 마지막은 임팩트 있게 건배!


즉흥 스피치는 짧게 하는 발언이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이미지의 차이가 크다. 리더십과 자신감, 유머 감각을 적절히 보여준다면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어 아주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 센스 있는 한마디가 특별한 장소, 의미 있는 시간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걱정만 하지 말고 상황별로 건배사나 축사 등을 미리 준비해두고 숙지하자. 머리로 외웠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스피치는 뇌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는 기술이다.


즉흥 스피치에서 중요한 또 하나는 이 또한 ‘대화’라는 사실이다. 준비한 멘트를 허겁지겁 후다닥 해치우듯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말고 앞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듯 여유와 진정성을 담아 표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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