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

   
고니시 미호(역:김윤경)
ǻ
비즈니스북스
   
13000
2018�� 05��



■ 책 소개

 

처음 만난 사람, 같이 있기 어색한 사람, 비즈니스로 엮인 사람
피할 수 없는 불편한 사람들과 적당한 선에서 영리하게 대화하는 법!

 

대화가 잘 통하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일상에는 매번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거나 상대하기 힘든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대화해야 할 때가 많다. 어떤 때는 이들과 위트 있는 대화는 고사하고 당장 말을 잇기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을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똑똑한 대화의 기술이다. 불편해서 욱하는 마음에 상황을 망쳐버리거나, 어색해서 어물쩍 원하는 것을 놓쳐버리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 어차피 일상에서 불편한 사람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다면 적당한 선에서 슬기롭고 영리하게 말하라! 일본 NTV 최고의 뉴스캐스터인 저자 고니시 미호가 그녀의 첫 책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을 전격 공개한다.

 

■ 저자 고니시 미호
일본 NTV 보도기자이자 뉴스캐스터. 1969년 효고 현에서 태어났으며 간사이가쿠인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1992년 요미우리TV에 입사하여 한신·아와지 대지진 등을 취재했다. 오히라 미쓰요 변호사의 베스트셀러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가 책으로 발간되는 계기였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2001년부터 3년간 런던특파원을 지내며 미국 9·11 테러 후의 중동 정세를 취재하기도 했다. 귀국 후에는 정치부 기자를 거쳐 2006년 일본 NTV에 입사해 뉴스캐스터로 활동하며 <뉴스 리얼타임>, <줌인!! 새터데이> 등에 출연했다. 2013년부터는 <심층 뉴스>의 메인 뉴스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토론 프로그램의 사회를 여러 차례 맡으면서 그동안 1,700명이 넘는 국내외 유명 인사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는 저녁 시간대의 보도 프로그램 <뉴스 에브리>에서 시사와 경제 정보를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으며 특유의 밝고 친근한 이미지로 폭넓은 연령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 역자 김윤경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계 기업에서 일본어 통번역을 담당하다 일본어 전문 번역가 및 일서 기획자로 방향을 돌려 새로운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나는 착한 딸을 그만두기로 했다》,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차이》,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_ 누구와 대화해도 말 잘하는 사람들의 비밀

 

| 제1장 |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대화의 온도가 있다
우리는 어딘가 공통점이 있을 거야
기억에 남는 자기소개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성적인 사람과 무리 없이 대화하는 법
빨리빨리 다음 얘기가 너무 궁금해요
숫자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라
때로는 발칙한 질문도 괜찮아
당신과의 대화를 의미 있게 만들고 싶어요
오! 정말! 감탄사의 힘
말 없을 때 주목해야 할 물건들
불편한 장소는 오히려 특별한 대화의 소재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어주는 ‘나만의 베스트 3’
부정적인 말을 사용할 때 벌어지는 일
비뚤어진 옷깃이 첫인상에 미치는 영향
품격 있는 턱선이 말해주는 것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3초 명함 교환법
평소보다 1.3배 더 웃으면 그만큼 더 편해진다
column_ 어떠한 상황에서도 긴장을 풀 수 있는 호흡법

 

| 제2장 | 누구와도 편한 분위기를 만드는 호감형 ‘듣기’의 기술
당신, 정말 잘 듣고 있나요?
맞장구, 고개만 끄덕인다고 다가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녹이는 ‘쿠션 워드’
나도 쉬고 상대방도 쉬게 하는 중간 요약정리
한층 더 깊은 대화로 이끄는 마법의 단어
사람을 생각할 때 궁금한 것 10가지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는 애드리브
듣기의 완성은 아름다운 자세다
편한 대화를 막는 불편한 행동들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말의 대화보다 더 정확한 몸의 대화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은 제일 마지막에
한 줄 정리가 필요할 때
듣기 싫은 말을 부드럽게 끊고 싶을 때
상대방의 대화 속도를 조절하려면
아무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거짓말이 의심되면 잠시 침묵을
대단한 인맥 없이 데이비드 베컴을 인터뷰한 비법
column_ 앉는 위치의 심리학

 

| 제3장 | 적당한 선에서 영리하게 관계 맺는 호감형 ‘말하기’ 기술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면 얻을 수 있는 것
낯선 사람의 이름을 효과적으로 기억하는 법
상처 입히기보다는 스스로 망가지기
의외로 신경 쓰이는 쓸데없는 말버릇
침묵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방법
집중력을 높이는 ‘예고의 말’
생각이 달라 불편한 사람과 대화하는 법
준비가 부족하다는 걸 왜 먼저 말하세요?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법
논리왕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
같은 말도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어렵고 복잡한 대화는 의사처럼
사건의 등장인물이 되어 생생하게 전달하라
칭찬을 들었을 때 뭐라고 대답하나요?
적당한 선에서 무례하지 않게 조언하기
지친 사람에게는 “잘돼가?”보다는 “힘들지?”
위기를 벗어나게 해주는 구원의 한마디, “나도 그래”
column_ 간결하게, 힘 있게,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메모의 기술

 

마치며_ 대화는 결국, 타인과의 관계 맺기다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대화의 온도가 있다

흔히 주변에서 “저 사람, 참 말 잘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지식이 풍부해서 끊임없이 화제를 꺼내놓거나, 이야기가 논리 정연하고 재치가 있어서 주변에서 경탄해 마지않는 사람이 그려질 것이다. 나 역시 처음 방송을 할 때는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란 이런 이미지일 거라고 생각해 머릿속에 지식을 가득 채우려고 노력했다. 어떤 질문을 받아도 똑 부러지게 대답하기 위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물론 방송이라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상대방에게 실제의 내 모습 이상으로 잘 보이려고 의식하다 보니 힘이 들어가고 초조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수많은 출연자와 직접 만나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느 순간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생방송이 끝난 후 제작진으로부터 “오늘 토론, 아주 좋았어.”라는 칭찬을 받거나 ‘내가 기대 이상으로 알찬 이야기를 이끌어냈구나!’ 하고 합격점을 준 방송을 되돌아보면 나도 상대방도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나갔을 때였다.


긴장하지 않고 평소처럼 이야기를 나눴다거나, ‘오늘은 이 말을 하고 싶어’하고 평소에 담아두었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었다거나, 상대방도 기분 좋게 들어주고 진심을 다해 말해주었다고 느꼈다면 그날은 성공이었다. 이렇게 대화가 잘되는 경우 서로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또 만나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당신은 어떤 경우에 상대방을 또다시 만나고 싶은가? 관심 있는 분야에 풍부한 화젯거리를 갖고 있거나 취미가 같은 경우처럼 직접적인 이유로 또 만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또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편안한 분위기’다.


따라서 대화할 때 상대방의 불안이나 망설임, 긴장을 풀어주어 기분 좋게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이다.


우리는 어딘가 공통점이 있을 거야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할 때 어떤 화제를 꺼내면 좋을까? 만일 상대방의 이력이라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사전에 조사해서 준비했다가 대화를 순조롭게 이어나갈 수 있다. 핵심은 ‘자신과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다.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이야기부터 대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해보라. 변변히 대답도 할 수 없을뿐더러 좀처럼 대화를 이어나가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공통점을 발견하면 어딘가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긴장을 풀어주는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흔히 대화의 실마리로 삼기 딱 좋은 화제는 출신지나 경력이다. 상대방을 소개해준 지인이 있다면 미리 정보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골프나 여행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첫 대면 때 상대방의 취미를 언급해도 실례가 되지 않는다.


같은 체험을 한 일도 공통점이 된다. 같은 음식점에 갔다거나 같은 것을 좋아하는 등 공통의 화제를 찾아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다 보면 대화가 매끄럽게 흘러간다.


공통점을 찾은 순간의 리액션도 중요하다. 단 지나치게 몰입해서는 안 된다. 먼저 이야기해야 할 주제가 있을 때는 “그러면 그 이야기는 나중에 천천히 나눠볼까요.” 하고 뒤로 미루는 것이 좋다.


또한 가방이나 넥타이, 스마트폰 케이스 등 상대방의 소지품으로 화제를 끄집어내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몸에 걸치고 있는 물건은 그 사람이 애착을 갖고 있는 아이템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대방에 대한 기본 정보, 명함, 소지품 같은 다양한 소재로 머릿속의 안테나를 세우면 공통 화젯거리를 금세 찾아낼 수 있다. 대화를 시작할 때는 ‘다른 것’보다는 ‘같은 것’부터 언급하면서 다가가야 한다. 서로의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공통점이 무엇일지 관심을 갖고 찾아보도록 하자.


당신과의 대화를 의미 있게 만들고 싶어요

방송 게스트와 사전 회의를 하기 전 나는 미리 관련 서적이나 출연자의 저서, 자료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에 반드시 포스트잇을 붙이고 메모해둔다. 아무리 되풀이해 읽어도 밑줄을 긋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당신과 만나기까지 철저히 준비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나자마자 잡담을 나눌 시간도 없이 인사만 나누고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가져간 자료에 메모가 붙어 있으면 미리 준비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 이것을 상대방이 알아차리는 데는 단 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예전에 나는 얼마나 많이 준비해왔는지를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행동이 너무 계산적이라고 여겼다. 사전에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굳이 보여주다니 부끄럽고 속 보이는 일인 것 같아 일부러 더 메모를 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방송에서 몸놀림이 유연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따로 지도를 받은 적이 있었다. 단 한 번의 수업이었는데 처음 만난 선생님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최근 두 달 동안 당신의 방송을 계속해서 봤어요” 그 말을 듣자 두 달이나 내 방송을 봐준 사람이라면 그의 이야기를 반드시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듣지 않으면 손해일 게 분명했다. 방송에서 보이는 나의 나쁜 버릇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도 꼭 듣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와의 거리가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그 후 듣는 입장이 될 때에는 사전에 상대방의 저서나 블로그 등을 철저히 읽고 조사했다. 그리고 여기서 알게 된 내용에 대해 언급할 계획이 없더라도 그것을 읽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전하는 편이 좋다고 믿게 되었다. 상대방에 대한 자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는 여기저기 포스트잇을 붙이고 테이블 위에 자료를 올려놓고 상대방을 만난다.


거래처나 고객을 찾아가 미팅을 할 때도 같은 방법을 활용하면 좋다. 아마도 상대방은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고 온 사람과 보지 않고 온 사람, 기사를 읽고 최신 정보를 확인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봤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회사나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하고 찾아온 사람의 준비성을 은근히 살필지도 모른다.


아주 짧은 시간에 자신의 의지와 자세를 드러내야 할 경우는 “오늘 협상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왔습니다.”라고 말로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 있는 자료를 테이블에 올려놓아라.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상대방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자신의 책 또는 자료를 슬쩍 보고는 ‘이 사람은 나와 만나는 시간에 큰 의미를 두고 와주었구나!’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내용부터 달라질 것이다. 메모의 유무에 따라 대화의 질이 달라진다고 해도 좋다.


유연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내면서 대화를 진행하려면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이 기본이다. ‘당신과의 대화를 의미 있게 만들고 싶어서 철저히 준비해왔습니다’라는 마음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이 담겨 있다. 전해지지 않는 것보다 전해지는 편이 확실히 거리가 가까워진다. 그래서 내 책장에는 굉장히 많은 책들이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채로 꽂혀 있다.


평소보다 1.3배 더 웃으면 그만큼 더 편해진다

첫 만남에서 웃는 얼굴의 힘은 강력하다. 두 번째, 세 번째, 이후 어느 때의 만남에서도 첫 만남에서 본 웃는 얼굴만큼 사람의 마음을 확실히 열지는 못한다. 환한 웃음은 단박에 상대방에게 친근한 인상을 주어 대화를 원활하게 이끈다.


프로골프 선수인 아오키 이사오는 처음 만났을 때 웃는 모습이 참으로 좋아서 지금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사람이다. 게스트를 맞이하는 본방송 전, 나는 잔뜩 긴장한 채로 아오키의 대기실을 찾아가 인사했다. 그는 “잘 부탁해요.” 한마디를 건네며 환하게 웃었다. 단번에 친근감이 물씬 느껴졌다. 그는 스튜디오에 들어설 때도 빙 둘러선 제작진을 둘러보며 웃는 얼굴로 “잘 부탁드립니다!”하고 인사했다. 그에 응답하듯 제작진 사이에서도 미소가 번져나갔고 스튜디오 전체에 무겁게 깔려 있던 긴장감이 한순간에 스르르 풀어졌다.


이렇게 긴장을 풀고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미소를 연습해보자. 평소보다도 한껏 입꼬리를 올려 웃는 얼굴임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해보라.


약간 어색하고 쑥스러울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의외로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긴장하면 근육이 굳어져 더 어색한 표정이 된다. 평소보다 1.3배 더 환하게 웃는다는 느낌으로 연습하면 딱 좋다.


먼저 상대방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라! 사람은 누구나 웃는 사람에게는 자기도 모르게 경계심을 풀고 신뢰와 친근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웃는 얼굴은 한순간에 마음의 문을 여는 마법의 열쇠다. 평소보다 1.3배 더 환한 웃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보자.



구와도 편한 분위기를 만드는 호감형 ‘듣기’의 기술

당신, 정말 잘 듣고 있나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길 바란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사람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사람은 의외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


대부분 자신은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잘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상대방은 그렇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나 역시도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게스트들이 하는 이야기를 놓친 적도 있고,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질문을 던진 적도 있다.


“생방송에서 수많은 거물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고니시 씨도 그럴 때가 있다고요?” 내가 실수한 일을 터놓으면 사람들은 놀라서 이렇게 묻는다. 물론이다. 프로인 우리에게도 배움은 끝이 없다. 그만큼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상대방이 기분 좋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가려면 그 사람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듣는 기술을 더 확실히 익혀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듣는 데 서툴렀던 나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말을 잘 들을 수 있을지 고심했다. 그 결과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대화를 매끄럽게 이끌어내는 사람에게 배워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치나 경제 같은 생소한 분야도 공부해야 했지만 더 나은 방송을 위해서는 이런 대화의 요령과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했다.


우선은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출연한 녹화 영상을 반복해 보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그대로 받아 적었다. 대화의 달인으로 불리는 사람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말할 때의 절묘한 시간 간격과 속도를 익히려고 애썼고 음색과 억양, 리듬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러자 확실히 경청 능력을 높이는 기법이 실제로 있으며 훈련하기에 따라 누구나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금씩 그 기법들을 시도해보면서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익혔다. 그리고 방송에서 만난 게스트 중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인물들을 세심하게 관찰한 결과, 한 가지 방정식을 찾았다. 바로 경청하는 능력은 곧 말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호응하는 게스트는 말도 잘 한다. 사전 회의 때도 제작진의 설명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듣는가 하면 다른 게스트와의 소소한 잡담을 스스럼없이 나눈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스튜디오에서도 대화 능력이 뛰어났다. 그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지 고려하면서 결론부터 순서를 정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대화를 유연하게 주고받고 편안한 속도로 즐기면서 내용을 깊이 있게 이어나간다.


듣는 능력이 향상되면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도 향상되어 자연히 말을 잘하게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길 원한다. 그렇기에 경청은 어려운 일이며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들어 주는 사람은 사랑받는다. 말하고 싶은 상대방의 욕구를 잘 받아주고 대화가 유연하게 이어지도록 경청해주는 사람은 어떤 자리에서든 귀하게 대접받을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마음을 녹이는 ‘쿠션 워드’

듣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공통점 중 가장 으뜸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 쿠션 워드, 즉 탄력 있게 맞받아주며 호응해주는 말을 효과 있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다양한 반응을 익혀보자. 호응하는 방법은 다음 네 가지가 있다.


이해하고 받아준다.

공감한다.

통합해 정리한다.

고개를 끄덕여 수긍한다.


마음이 편안한 대화, 즉 편안한 분위기를 제대로 만들려면 호응하는 방법에 다양한 변화를 주어 균형 있게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씩 순서대로 살펴보자. 우선 상대방의 말을 받아주는 호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그렇군요!”

“그렇겠네요.”

“그렇죠.”

“맞아요.”


이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확실히 이해하고 받아주는 호응으로 3초 만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듣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이 3초 안에 상대방에게 호응하는 표현을 하지 않은 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거나 다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반대 의견을 말할 때도, 다른 화제로 옮겨갈 때도 우선은 상대방이 한 말에 호응을 해줘야 한다. 상대가 던진 공을 받아내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금세 이해가 갈 것이다. 일단 받지 않으면 대화의 공을 다시 던질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아주 쉬운 예로, 상대방의 말에 호응을 보이지 않는 대화와 제대로 호응해주는 대화를 비교해보자.


“우리 저기 있는 중국 식당에서 점심 먹을까?”

“그런데 어제도 중국 음식 먹었잖아!”


이런 대화가 오간다면 당장 분위기가 어색해질 것이다. 그러나 같은 질문에도 호응해주는 말을 덧붙이면 대화의 온도는 한결 달라진다.


“우리 저기 있는 중국 식당에서 점심 먹을까?”

“좋지, 그런데 어제도 중국 음식 먹었잖아!”


똑같이 반대 의견을 말하고 있지만 이 대화가 훨씬 부드럽게 느껴진다. 어제도 중국 음식 먹은 걸 잊었냐고 당장에 몰아붙이고 싶겠지만, ‘그런데’부터 말하지 않고 일단은 ‘좋지!’하고 상대의 공을 받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 안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고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되는 첫걸음은 이렇게 말을 받아주는 습관을 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적당한 선에서 영리하게 관계 맺는 호감형 ‘말하기’ 기술

생각이 달라 불편한 사람과 대화하는 법

출연자들의 토론을 중재하면서 반론을 잘하는 사람들의 대화법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모두 반론하기 직전에 이야기를 시작하는 표현을 덧붙이고 있었다. 상대방과 다른 의견을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주장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말을 먼저 하고 나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그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단지…”

“제 생각을 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제 생각이 부족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가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내 의견과 약간 다른 관점에서 질문을 하려나 보네.’, ‘잘 들어야겠는걸.’ 적어도 이런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다시 말해 상대방은 반론에 대답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들으면서 그다음 의견을 생각할 수 있어 말하기도 수월해진다. 그러면 대화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지고 논의 내용이 한층 깊어지는 효과도 나타난다.


반론할 때 이렇게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쿠션 워드를 사용하면 최소한 거북한 분위기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표현들은 의견이 다른 사람과 충돌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지금부터 당신과는 다른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하며 의견을 부드럽게 전달해 건설적인 대화로 이끈다. 반론에 능한 사람이 지닌 고도의 기술이다.

반대로 갑자기 반론을 당하는 경우는 끝까지 듣지 않아도 ‘내 의견을 전부 부정하다니!’ 하고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다. 또한 같은 말이라도 부정의 뜻을 담은 표현을 쓰면 역효과를 초래한다. 가령 ‘그렇기는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그렇지만’ 등 상대방의 의견을 부정하는 말부터 불쑥 꺼내면 상대방은 더욱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싶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법

현재 내가 담당하고 있는 보도 프로그램 <뉴스 에브리>의 ‘왜, 왜지?’라는 코너에서는 시청자들이 뉴스에 관해 궁금해 하는 사항에 답을 해주고 있다. 이 코너를 진행할 때 나는 ‘간결할수록 임팩트가 있다’는 말하기 기술에 가장 신경 쓴다. 하나의 문장을 가능한 한 짧게 나누고 어미까지 분명하게 말한다. 그리고 가장 전하고 싶은 내용을 먼저 말한다.


가령 ‘붉은불개미’에 관해 설명할 때 잔뜩 수집해놓은 정보를 그대로 전달하면 어떻게 될까?


“붉은불개미는 남아메리카를 원산으로 하는 개미의 일종으로 신장은 2~6밀리미터 정도이고 적갈색을 띱니다. 공격성이 매우 강하며 복부에 있는 침으로 적을 반복해서 찌르기 때문에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사망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해외에서는 인간을 공격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위험합니다.”


여기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붉은불개미는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끝까지 다 듣기 전에는 이 핵심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수십 초가 지나서야 간신히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바꿔 말하는 것은 어떨까?


“붉은불개미는 위험합니다. 공격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복부에 있는 침으로 적을 반복해서 찌르기도 하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입을 뗀 후 3초 안에 분명하게 전달된다. 한 문장으로 짧게 정돈되어 듣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고 인상에 또렷이 남는다.


‘항상 정성 들여 설명하는데 왜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거지?’라고 고민하고 있다면 ‘중요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짧게 정리해 먼저 말하는’ 규칙을 지켜라.


여기에 더해 “그 이유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같은 식으로 숫자로 예고하면 듣는 사람이 안도감을 느낀다. 설명이 길어질 것 같을 때 함께 사용하기 좋은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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