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이기지 마라

   
윌리엄 유리(역: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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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빅라이프
   
13800
2016�� 04��



■ 책 소개

전 세계 누적 판매 500만 부를 기록한 하버드 석학에게 배우다!

 

이 책의 저자인 윌리엄 유리는 하버드 대학교 협상학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직접 강의를 하고 30년 넘게 세계 각국의 개인, 기업, 정부를 대상으로 컨설팅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했다. 그의 저작 대부분은 출간 즉시 아마존 커뮤니케이션 분야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전 세계 누적 판매 500만 부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판매를 보였다. 윌리엄 유리는『혼자 이기지 마라』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인간관계의 본질을 파헤치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갈등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명쾌하고도 쉽게 제시하고 있다.

 

■ 저자 윌리엄 유리(William Ury)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세계 최고의 관계 전문가이다.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의 글로벌 협상 연구 책임자이며, 누적 판매 500만부 이상을 기록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유명 기업, 각국 정부, 비영리 단체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협상법과 관련한 강의와 자문을 하고 있으며, 지난 30년간 광산 파업에서 기업 분쟁, 외국의 민족 분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의 분쟁들을 중재해 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저서로는 『GETTING TO YES』『THE THIRD SIDE』『THE POWER OF A POSITIVE NO』 등이 있다.

 

■ 역자 이수정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삼성그룹에서 사보기자와 CA-TV 아나운서를,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를 지냈다.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번역 작품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적극적인 번역을 하면서 다수 현지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에 영미도서를 소개하고 저작권을 중개하는 출판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동부 문인협회’에 단편소설 「김장본능」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미친 척하고 성경 말씀대로 살아본 1년』『땡큐, 스타벅스』『100개만으로 살아보기』『나는 가능성이다』 등 40여 권이 있고, 저서로는『사랑하지만 한 번도 말하지 않았습니다』(공저)가 있다.

 

■ 차례
추천사 : 당신에게는 18번째 낙타가 있는가
프롤로그 : 사람과 싸우지 말고 문제와 싸워라

 

Part 1 관계의 장벽은 승부욕이다
[1] 가장 큰 적은 내 안에 있다
사람은 유연하게, 문제는 강경하게
관계를 가로막는 5가지 장벽
본능적 감정과 반대로 행동하라

 

[2] 부족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의지다
만족스러운 합의에 이르는 방법
준비를 능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Part 2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5가지 원칙
[1]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반사적 반응의 3가지 유형
감정이 흔들릴수록 상대의 힘은 커진다
난관에 부딪히면 발코니로 나가라
상대의 전술을 알아내는 방법
듣는 것은 빠르게, 말과 행동은 느리게

 

[2] 논쟁하지 않고 상대의 입장에 선다
당신만큼 상대도 이해받고 싶다
‘잘 알겠습니다’라는 태도의 힘
양보하지 말고 동의하라
논리가 틀렸다고 사람이 틀린 것은 아니다
존중은 또 다른 존중을 낳는다

 

[3] 거부하지 않고 게임의 틀을 바꾼다
게임의 틀을 바꾸면 사람도 바뀐다
‘닫힌 질문’이 아니라 ‘열린 질문’을 던져라
상대의 버티기, 공격, 속임수에 대응하는 방법
협상의 규칙에 대해 협상하라

 

[4] 몰아붙이지 않고 다리를 놓아 준다
합의를 가로막는 4가지 장애물
퇴로를 열어주는 ‘황금의 다리’
모든 공(功)은 상대에게 넘긴다
숨어 있는 이해관계를 찾아내는 방법
체면을 살려야 관계도 산다
빨리 가고 싶으면 천천히 걸어라

 

[5] 내 힘을 상대에게 실어 준다
일방의 승리보다는 쌍방의 만족
‘경고’는 필요해도 ‘위협’은 필요 없다
제3의 세력과 연합을 구축한다
이길 수 있을 때라도 협상하라
합의 불이행에 대비하는 방법
승리가 아닌 상호 만족이 목표다

 

Part 3 관계의 90%는 배려다
18번째 낙타 이야기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협상 사례 <1>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협상 사례 <2>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5가지 원칙 요약
적을 친구로 만들자

 

감사의 말




혼자 이기지 마라


Part 1 관계의 장벽은 승부욕이다

가장 큰 적은 내 안에 있다

우리는 매일 협상을 하며, 다른 사람과 합의를 이루기 위해 애쓰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협조적인 태도로 협상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난감할 때도 많다. 예스라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싶지만 현실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노인 경우가 허다하다.


직장인의 전형적인 하루를 떠올려 보자. 아침 식탁에서 당신은 새 차를 구입하는 문제로 배우자와 논쟁을 벌인다. 당신은 이제 자동차를 바꿀 때가 되었다고 말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말아요! 우리가 지금 그럴 형편이 못 된다는 건 당신도 잘 알잖아요?"


회사에 출근한 당신은 상사와 아침 회의를 갖는다. 당신은 심사숙고해서 준비한 새 프로젝트 제안서를 상사에게 설명하지만 상사는 이내 말을 끊으며 이렇게 말한다.


"이건 벌써 시도해 봤지만 아무 효과도 없었던 것 아닌가? 다른 대안을 가져오게."


당신은 점심시간에 새로 구입한 불량 토스터기를 환불 받으러 간다. 하지만 가게 판매원은 영수증이 없으면 환불해 줄 수 없다며 이렇게 말한다.


"그게 우리 가게 판매 수칙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오후가 되어 당신은 이미 구두로 합의가 끝난 계약 건에 서명을 받으려고 고객을 찾아간다. 그 계약을 따내고 동료들에게 한껏 자랑했던 당신은 이미 제조 담당 부서와 필요한 협의까지 마쳤다. 그런데 고객이 갑자기 말을 바꾼다.


"미안합니다. 15% 할인을 받지 못하면 구매하지 말라는 상사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켠 당신은 비행기가 납치되었고 정부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테러리스트들이 승객 모두를 죽이겠다며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를 듣게 된다. 인질의 가족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미쳐 날뛰는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하는 게 가능하기나 할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딸아이와 말다툼을 벌인다. 얼마 전에 구입한 딸아이의 휴대전화 요금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딸아이에게 전화 요금을 아껴 쓰라고 말하자 딸이 소리친다.


"그러니까 요금제를 한 단계 올려 달라고 했잖아. 친구들은 쓸 수 있는 통화량이 나보다 훨씬 많단 말이야!"


딸을 달래보려고 시도하지만 딸은 문을 꽝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렇게 우리는 뜻이 안 맞는 배우자, 고집 센 상사, 깐깐한 판매원, 까다로운 고객, 말 안 듣는 10대와 힘든 협상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심지어 평상시에는 마음씨 좋고 이성적인 사람도 협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루기 어려운 적으로 돌변하기 일쑤다. 협상은 시간만 잡아먹다가 우리에게 불면증과 위궤양이라는 선물만 안겨 준 채 수렁에 빠지거나 결렬되기 십상이다.


넓은 의미에서 협상이란 쌍방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이 있을 때 그에 대한 합의를 이룰 목적으로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협상은 정식으로 협상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 의견이 충돌하는 이슈를 논의하는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타인에게서 당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얻고자 시도할 때마다 이루어지는 비공식적인 행위까지 협상에 포함된다.


여기서 잠깐 우리 삶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중요한 의사결정이란 직장에서의 업무 성과나 가정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말한다. 그런 의사결정 중에서 우리 혼자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경우는 얼마나 되며, 협상을 통해 다른 사람과 합의를 보아야 하는 경우는 얼마나 되는가?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거의 모든 경우 협상을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협상은 개인 생활과 직장 생활 모두에서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협상은 공공 분야에서도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리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은 협상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 학교 이사회와 교원 노조 간의 대화가 결렬되고 교사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가 없다. 회사와 잠재 고객 간에 협상이 틀어져서 회사가 부도를 맞으면 우리는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정부와 적성 국가와의 회담이 무위로 끝나면 그 결과는 전쟁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결국 우리의 삶은 협상에 의해 규정되는 셈이다.


사람은 유연하게, 문제는 강경하게

알고 보면 우리는 모두 협상을 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협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협상이라고 하면 긴장감이 감도는 정면 대결이나 내키지 않는 선택을 하도록 등을 떠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상에서는 유연한 태도로 관계를 지키려 하면 자기의 입장을 포기해야 하고, 이익을 지키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면 관계에 금이 가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모순을 해결할 대안이 있다. 바로 공동 문제 해결(Joint Problem-Solving) 방식이다. 공동 문제 해결이란 유연함과 강경함을 이분법적인 선택의 문제로 나누지 않고 이 둘을 결합시킨 개념이다. 즉, 사람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처하자는 의미다. 서로 상대를 공격하는 대신 협상 당사자들이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공격하자는 것이다. 협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노려보는 것이 아니라 사이좋게 옆으로 나란히 앉아 공동의 문제를 직시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정면 대결 양상을 서로 협력해서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틀로 바꾸자는 말이다.


공동 문제 해결은 입장(Position)이 아니라 이해관계(Interests)를 중심으로 협상을 이끌어 간다. 쌍방의 이해관계가 무엇인지, 즉 서로를 대립하게 만드는 각자의 걱정, 욕구, 두려움, 희망 등을 규명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해관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옵션들을 모색한다. 이렇게 틀을 바꾸면 효율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서로가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 협상의 목표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승진과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자리에서 상사가 회사 예산이 부족하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협상이 곧장 끝나 버리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 오히려 공동 문제 해결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상사는 당신의 이해관계가 무엇인지 묻는다. 그러면 당신은 현재 연봉으로는 자녀의 학비를 충당하기 어렵다거나, 경력을 쌓아 가는 데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댈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은 예산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당신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 줄 방법을 함께 연구할 수 있다. 당신이 업무를 더 맡거나, 회사에서 학자금 융자를 받아 모자란 자녀의 학비를 충당하고, 그 융자금을 갚을 수 있도록 내년의 승진을 약속받는 식으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이런 해결책은 당신뿐 아니라 상사의 이해관계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다.


공동 문제 해결은 양쪽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며, 불필요한 대립을 줄여서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 준다. 그리고 더 협조적인 관계로 이끌어 주어 서로의 미래에도 바람직한 영향을 미친다.



Part 2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5가지 원칙

논쟁하지 않고 상대의 입장에 선다

당신만큼 상대도 이해받고 싶다

적극적으로 경청하자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양보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갖고 있다. 이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면 협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미국 정밀주조회사인 인랜드 스틸사 컨테이너 공장의 경영진과 노조 간에 벌어진 임금 협상을 살펴보자. 회사 법률 고문이 임금 협상의 핵심 쟁점에 대해 회사의 완고한 입장을 내세우며 말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물러설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자 곁에 있던 경영본부장 로버트 노비가 이렇게 거들었다.


"이것도 아주 완곡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쯤 되면 노조가 반격을 가하고 다시 경영진이 더 강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며 설왕설래하다가 소모적인 논쟁에 불이 붙어서 결국 파업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인랜드 스틸사는 그 전년도에 협상이 결렬돼 191일 동안 파업이 계속되면서 노사 양측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번 협상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내심 이번에도 파업을 각오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제이크 셰이퍼 노조 위원장이 회사 측을 반격하는 대신 차분한 어조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방금 본부장님이 하신 말씀에 무언가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아주 완곡하게 표현해서 그렇다고 하신 것 말입니다."


노조 위원장의 반응에 힘입은 본부장은 경영진이 왜 그렇게 임금 문제에 강경할 수밖에 없는지 조목조목 설명하기 시작했다. 경영진은 노조가 자신들의 입장을 경청해 준 데 만족했다. 이번에는 경영진이 노조의 입장에 귀를 기울였다. 너무 평범해서 특별히 배울 만한 게 없어 보이는 전술 같지만, 한발 물러서서 경영진 측에 먼저 입장을 개진할 기회를 준 노조 위원장의 선택은 교착 상태에 빠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 주었다. 그 결과 모든 사람이 피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파업을 막을 수 있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데는 인내심과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 당장 반사적으로 반응하거나 다음에 자신이 할 말을 생각하는 대신 상대가 하는 말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랜드 스틸사의 예에서 보듯 상대의 말을 들어 주는 것은 분명 가치가 있다. 상대의 말을 들어 준다는 것은 그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러면 상대 역시 당신의 말을 경청하게 된다. 상대가 화났을 때는 화가 난 이유를 경청하는 것이 최선이다.


상대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거나 당신에게 모욕을 주고 있다고 느끼더라도 상대의 말을 끊지 말자. 계속 눈을 맞추고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네." 또는 "그랬군요."라며 맞장구를 쳐 주어라. 당신이 그가 하는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상대가 뭔가 걱정하는 표정이라면 혹시 더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는지 물어보라. "예, 계속 말씀하십시오." 또는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라고 말해서 상대가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 문제를 모두 털어놓을 수 있게 해 주어라.


사람은 마음속에 있는 감정과 분노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얻는다. 딱히 조치할 수 있는 게 없어도 불만에 찬 고객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 주는 것만으로 그 고객을 다시 찾아오게 만든다는 사실은, 고객 서비스 담당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일단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 상대도 감정을 훨씬 누그러뜨리고 이성을 되찾아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 유능한 협상가들이 말을 하기보다는 더 많이 들으려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잘 알겠습니다라는 태도의 힘

상대의 말을 경청한 다음은 상대의 견해를 인정해 줄 차례다. 양자의 견해 차이가 너무 크면 상대의 견해를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이 단계를 건너뛰면 당신은 아주 중요한 기회를 잃게 된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상대의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면 합의로 가는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상대의 견해를 인정하라고 해서 무조건 동의하라는 말은 아니다. 여러 가지 타당한 견해 중 한 가지로 받아들이라는 말이다. "당신의 주장에 일리가 있군요."라든가 "당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잘 알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상대의 마음은 후회, 분노, 불만, 개인적인 사연들로 꽉 차서 잔뜩 어질러진 다락방과 같다. 그와 논쟁을 하는 동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살아 움직인다. 그러나 상대가 하는 말의 타당성을 인정하는 순간 이 모든 감정들은 생기를 잃고 자취를 감추게 된다. 상대로 하여금 이야기를 하게 만들고 그 이야기를 인정해 주면 상대에게도 자기 견해만을 고집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견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

음의 여유가 생긴다.


상대의 견해를 인정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당신이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상대의 견해를 앞질러 말하는 것이다.


"제가 당신 입장이었다면 이 문제를 이렇게 볼 것입니다."


미국의 전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는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와 관련해 소련과 쿠바의 핵심 인사들과 가진 1989년의 회담에서 바로 이런 접근법을 사용했다. 맥나마라는 소련과 쿠바 정부가 미국의 공격 가능성을 의식해 비밀리에 쿠바에 핵미사일을 설치하기로 했음을 간파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그 당시 쿠바나 소련의 지도자였더라도 미국이 쿠바를 침공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확보한 증거로 볼 때 그런 결정을 내린 것도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맥나마라는 상대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앞질러 인정함으로써 소련과 쿠바가 미국의 견해에 귀 기울이도록 만들었다.



Part 3 관계의 90%는 배려다</SPAN>

18번째 낙타 이야기

세 아들에게 17마리의 낙타를 물려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장남에게는 17마리의 낙타 중 2분의 1을, 차남에게는 3분의 1을, 막내아들에게는 9분의 1을 남겨 주었다. 세 아들은 유산을 나누려고 했지만 곧 절망에 빠졌다. 17은 2, 3, 9 어느 것으로도 나누어지지 않는 숫자이기 때문에 도저히 아버지 유언대로 낙타를 나눌 방법이 없었다.


고심 끝에 세 아들은 지혜로운 노파를 찾아갔다. 골똘히 생각하던 노파가 이렇게 말했다.


"내 낙타를 한 마리 가져가 보게나."


세 아들은 이제 18마리의 낙타를 갖게 되었다. 장남이 그중 2분의 1, 즉 9마리를 가졌다. 차남은 3분의 1인 6마리를 가졌다. 막내아들은 9분의 1인 두 마리를 가졌다. 각자 9마리, 6마리, 2마리를 나누고 보니 한 마리가 남았다. 세 아들은 그 현명한 노파에게 남은 한 마리를 돌려주었다.


17마리 낙타 이야기처럼 협상의 해결이 요원해 보일 때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현명한 노파처럼 협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18번째 낙타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전략이 당신에게 그 18번째 낙타를 찾아줄 것이다. 그 전략은 당신을 발코니로 이끌고 가서 새로운 시각에서 협상을 바라보게 해 준다. 또 상대의 저항을 우회하고 상대에게 간접적으로 접근해 들어가 상대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행동함으로써 협상에서 당신 앞에 놓인 장벽을 돌파해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전략의 핵심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상대를 밀어붙여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해야 할 사람으로 보는 마음이다. 직접 압력을 행사해서 상대의 생각을 바꾸려 하는 대신 상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어 준다. 또 상대가 자기 자신을 위해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게 이끌어 준다. 당신의 목표는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충동을 억제하고 본능이 시키는 것과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반격하고 싶을 때 공격의 본능을 억제하고, 반박하고 싶을 때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정답을 말해 주고 싶을 때 질문을 하고, 양쪽의 견해 차이를 당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어오고 싶을 때 차이를 잇는 다리를 놓아 주고, 상대를 이기고 싶을 때 상대를 도와주고 교육시키는 것이다.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협상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협상가가 되려면 반드시 인내와 끈기를 갖춰야 한다. 진전은 대개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장벽을 허무려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거대한 장벽을 뚫는 힘을 만든다. 그 힘으로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던 협상에서 쌍방이 만족하는 합의를 끌어낼 수 있게 된다.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5가지 원칙 요약

협상의 상대가 상사이든 인질범이든 10대 청소년이든 기본 원칙은 똑같다.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5가지 원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첫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다. 상대가 노라고 말하거나 공격해 오면 당신은 당황한 나머지 바로 양보하거나 반격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게임의 정체를 파악해서 자신의 반사적 반응을 통제하도록 하자. 그런 다음 생각할 시간을 벌자. 그 시간 동안 당신의 이해관계와 배트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자.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항상 당신이 얻을 보상에 집중해야 한다. 화를 내거나 보복하는 대신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추자.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발코니로 나가라.


* 논쟁하지 않고 상대의 입장에 선다

협상을 하기 전에 먼저 우호적인 협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려면 상대가 품고 있는 분노, 두려움, 적대감, 의심을 제거해야 한다. 상대는 당신이 공격하거나 거절해 오기

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니 반대로 행동하자.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가 하는 말의 요지를 인정하고, 가능한 한 동의해 주자. 상대의 권위와 능력도 인정해 주자. 논쟁하지 말고 상대의 입장에 서라.


* 거부하지 않고 게임의 틀을 바꾼다

다음 도전 과제는 게임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상대가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 거부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럴수록 상대는 더욱 강경하게 나올 뿐이다. 상대의 관심을 쌍방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과제

로 향하도록 만들어라.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재구성하자.


"그것을 원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당신이 내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만일 이렇게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상대를 가르치려 들지 말고 문제를 통해 상대가 스스로 깨닫도록 하라. 그리고 상대의 전술을 파악해 그 틀을 바꿔야 한다. 상대가 버티면 우회하고, 공격하면 흘려버리고, 속임수를 쓰면 자연스럽게 노출시켜라. 거부하지 말고 틀을 바꾸어라.


* 몰아붙이지 않고 다리를 놓아 준다

당신은 드디어 협상할 준비가 되었다. 그러나 상대는 합의의 결과나 자신에게 어떤 이득이 돌아올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당신은 강경하게 밀어붙이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더욱 강경해지고 거세게 저항한다. 정반대로 행동하라. 당신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상대를 유도하라. 당신 자신을 상대로 하여금 예스를 말하게 만들 중재자라고 생각하자.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상대의 아이디어를 적용해 그를 협상에 참여시키자. 충족되지 못한,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의 이해관계, 특히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기본적인 욕구를 규명하고 충족시켜 주자. 상대가 체면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협상 결과가 상대의 승리로 보이도록 만들어 주자. 그리고 빨리 가려면 천천히 걸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몰아붙이지 말고 황금의 다리를 놓아 주라.


* 내 힘을 상대에게 실어 준다

상대가 여전히 저항하면서 당신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상대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상대가 노라고 말하기 어렵게 만들 필요가 있다. 당신은 위협을 가하거나 무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은 이로울 게 없다. 당신이 상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면 상대는 전력을 다해 저항하게 된다. 몰아붙이지 말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때 치러야 할 비용에 대해 말해 주자. 현실감 테스트형 질문을 하고 위협하기보다는 경고를 하고 당신의 배트나로 시위하라. 당신의 배트나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사용하라. 당신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상호 만족이라는 것을 상대에게 확신시켜 저항을 최소화하자. 상대 앞에 당신이 놓아 준 황금의 다리가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자. 파워는 상대를 이길 목적이 아니라 상대를 가르치는 데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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