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모래알처럼 흩어진 조직, 막히고 굳어진 불통의 조직을 살리는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강력한 해법!
IT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시스템이 고도화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조직들이 구시대적인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소통, 혁신을 외쳐도 ‘일하는 방식’이 그대로이니 결과도 늘 제자리다. 불통, 늦장통, 일방통이 만연하고, 개인 간 부서 간 이기주의가 조직의 발목을 붙잡는다. 말로는 ‘완전성과주의’를 지향한다는 조직도 실제로는 그다지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다들 적당히 일한다. 활력과 의욕이 없으니 리더가 아무리 앞으로 끌고 가려고 해도 다들 요지부동. 이런 상황에서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하지만 강력한 해법이 하나 있으니, 바로 ‘보이게 일하기’다.
50만 독자가 선택한 베스트셀러 『일본전산 이야기』『답을 내는 조직』의 저자 김성호 솔로몬연구소 대표는 바로 그 점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세상의 모든 조직이 혁신을 외치고, 그야말로 매일 매 순간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이 절체절명의 시대에,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고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개인과 조직이 어떻게 변신해야 하는가를 조목조목 설득력 있게 제안한다.
■ 저자 김성호
솔로몬연구소 대표이자 ‘변화 코칭’ 전문가. 일본대학교에서 산업경영을 전공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을 다녔다. 인간 개선 기법과 성공 철학에 관해 전 세계적인 자료와 정보들을 고대와 현대에 걸쳐 폭넓게 연구하고 있다.
유학 시절부터 상도, 성공 철학과 기업의 흥망성쇠, 심리학적 접근을 통한 동기부여를 연구했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직접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체험하면서, 집필과 강연 등을 병행해왔다. 이런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각 조직에 밀착하여 ‘의식개혁 코칭’, ‘역량강화 코칭’, ‘자기변화 코칭’, ‘발상의 전환’ 등의 테마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을 포함한 국내 유수의 기업과 공기업, 금융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계에서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각 기업, 단체의 계층별 특강과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 각종 CEO 포럼 등 맞춤형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답을 내는 조직』『일본전산 이야기』『1승 9패 유니클로처럼』『변화 바이러스』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_ 왜 보이게 일해야 하는가?
1. 왜 일하는지 보이게 하라
가장 위험한 길은 쉽고 편한 길
동참하지 않을 자 비켜서 있으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려면 먼저 마음부터 일심불란
연결과 공유의 시대,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력을 더한다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내부의 벽
2. 어디로 가는지 보이게 하라
쓰던 근육만 쓰게 하는 회사가 가장 위험한 회사다
크고 튼튼한 범선이 순식간에 난파한 이유
현실적인 목표로는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
10배 성장을 가능케 하는 문샷 씽킹
이 숫자 어디에 당신의 의지가 담겨 있는가?
실행에 대한 절박함이 조직을 강하게 만든다
3. 무엇을 하는지 보이게 하라
문제는 밖으로 드러나야 더 심각해지지 않는다
내 일을 누구나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는가?
보이지 않게 일하는 것이 나만의 경쟁력?
업무 공유력이 경쟁력을 100배 키운다
업무공간을 ‘소통’ 중심으로 바꿔라
일하는 공간에 혁신의 철학을 담아라
4. 어떻게 하는지 보이게 하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밀도경영’
해답은 오픈, 플로우, 연결사고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기
연결이 안 되면 아무 소용없다
기회가 왔을 때는 뛰면서 생각하라
갈무리 회의가 강한 팀을 만든다
5. 공유와 협업이 보이게 하라
조직의 가장 무서운 병은 내부분열병
함께해야만 얻을 수 있는 ‘땅콩버터 효과’
일터는 일을 통해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
공유와 보안 사이에 낀 정보윤리
부서 이기주의를 타파하는 컨트롤타워
6. 누가 무슨 성과를 냈는지 보이게 하라
싫으면 나가고 남을 거면 열심히 하라
일과 일 사이를 이어 유기적인 조직으로 거듭나라
풀리지 않는 갈등은 조직의 화약고
누가 무슨 성과를 냈는지 투명하게 보이게 하라
이제는 보이게 일하는 조직만 살아남는다
에필로그_외톨이가 많은 조직은 미래가 없다
보이게 일하라
왜 일하는지 보이게 하라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내부의 벽
부산물도 자원으로 만든 혁신적인 생각
독일 루드비히스하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화학 단지가 있다. 바스프(BASF)의 종합석유화학 공장을 중심으로 한 공장단지로, 200여개의 화학공장이 밀집해 있다. 독일계 글로벌 화학회사인 바스프는 1865년에 창업해 소다, 염료, 암모니아 등을 제조해 팔았다. 폐기물로 취급받던 콜타르를 활용해 염료를 제조해내는 방법을 고안했고 이것을 전 세계로 수출하면서 급성장했다. 1885년에는 이 기술을 활용해 청바지 염료인 인디고를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이 연구에 무려 13년 동안 매달리면서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갔지만, 지금은 화학산업 분야 세계 1위 기업이 되었다.
그들이 독일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으로 혁신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높아지는 인건비와 물가를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공해 문제만으로도 이미 퇴출당했을 것이다.
150년의 역사를 가진 바스프의 성공에는 페어분트(Verbund)라는 독특한 생산체계가 있었다. 페어분트는 공장을 집결시켜 물류비와 원가를 줄이는 바스프 특유의 생산체계다. 전사적인 관점에서 공간, 시간, 절차의 문제에서 오는 낭비를 찾아내고 새롭게 바꿔서,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한 결과이기도 하다.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발견한 낭비요소들을 없애거나 재활용해서 부가가치 창출력을 높인 사례다.
페어분트란 쉽게 말하면,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나 부산물을 다른 공정의 에너지, 다른 사업장과 공장의 원재료로 사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지금은 다른 선진 기업들에게도 많이 확산되고 있지만, 바스프의 지속적인 혁신의 몸부림은 미래 생존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고 많은 기업들에 영감을 주었다. 지금 당장 임금은 최고, 생산성은 최하라는 무거운 현실의 숙제를 풀어야 하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스프는 페어분트를 통해 유기적 협력체로의 변신을 멈추지 않았다. 공장의 집적화로 운송비용을 줄이고, 저장이나 비축에 드는 비용도 줄였다. 이는 곧 생산비 절감,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관련 있는 공장들이 마치 집적회로처럼 단지 내에서 파이프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내게 되었다.
예를 들어, 원유정제나 천연가스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플라스틱을 생산하거나 각종 윤활유와 혼합물이 나오는데, 이 나프타의 분자구조를 잘게 부숴 프로필렌을 만들 때 부산물로 아크릴산이나 아크릴산 에스테르가 나온다. 그러면 이를 버리지 않고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암모니아 합성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를 모아 탄산을 만들어 음료회사에 팔기도 한다. 그뿐 아니다. A공장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B공장이 활용해 운영비용을 줄이고, 원료가 연소될 때 나오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다른 공장에서 쓴다.
과거에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은 처치하기 곤란한 쓰레기였지만, 이곳에서는 여러 공장에서 알뜰하게 원료로 활용한다. 이처럼 과거에는 시간과 노동, 돈을 들여 폐기물로 처리해야 했던 것들을 끝까지 분류하고 활용해 폐기물 제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자원과 에너지를 완전무결하게 쓴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몇 가지 원료에서 수십 가지의 기본 물질을 만들고, 기본 물질로 다시 수백 가지의 중간 물질을 만들고, 이를 다시 수천 가지의 상업용 제품으로 생산해 공급하는 식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혁신을 향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내부의 벽이 많을수록 소모적인 조직
바스프는 모든 구성원이 혁신에 중점을 두고 창조적 융성을 이뤄냈다. 이런 결과물이 탄생한 데는 조직 바탕에 깔린 열린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국가든 기업이든 모든 조직의 창조적 융성의 비밀은 바로 열린 문화다. 열린 문화를 바탕으로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바퀴 4개의 동력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혁신력과 창조력, 속도와 실행력이다. 그래서 요즘 선진 기업들은 이 4가지 동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없애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요즘 정치권에서도 "부처 간의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부처 간, 부서 간, 팀 간, 사람 간에 쓸데없는 장벽,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거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칸막이라는 표현이 추상적이고 상징적이긴 하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물리적인 칸막이는 물론이고, 제도나 시스템, 심리적‧정신적 벽을 허물고, 굳게 닫혀 있는 의식까지 개혁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생각의 거리가 좁혀지고, 부서 간 협업속도가 빨라지며, 정보와 자원을 긴밀하게 공유해 활용하고, 소통이 강화되어 시너지가 생긴다.
앞서가려면 빠르게 변하는 환경보다 더 빠르게 변화를 주도하고 대처해야 한다. 고쳐야 할 것도 많고, 추가해야 할 것도 늘 많다. 그래서 선진 조직들은 소통과 협업에 방해가 되는 환경과 물리적인 장치, 즉 내부의 칸막이들부터 과감하게 없애기 시작했다. 환경을 바꿔야 의식이 바뀌는 속도가 달라진다는 생각과 일하는 환경을 계속 선진화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일이다.
애플, 페이스북, 유니클로 등이 보여줬듯이 실제로 칸막이를 없애는 것은 유효하고도 과학적인 혁신이다. 사람은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지면 생각도 멀어지고, 정서적인 친근감도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동료의식과 협업의식이 옅어지게 되고, 생각이나 의견이 하나로 모이기보다는 제각각 흩어지고 일처리도 따로따로 진행되어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된다.
모래알처럼 따로따로 움직이는 조직은 팀 간, 부서 간에 정리정돈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없다. 문제해결의 절차가 굉장히 복잡하고 신속한 실행체계가 없다. 단절되어 있으니 중복된 일을 하면서도 서로 모른다. 한 부서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또 다른 부서에서 똑같이 겪는다. 뿐만 아니라 옆자리 동료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고민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도 모르니 해법이 공유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보이지 않는 간극은 개인주의, 부서 이기주의를 만들어낸다. 당연히 인적, 물적, 시간적 투자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이 성장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갈등 때문에 똑같은 일도 훨씬 힘들게 하는 소모적인 조직이 된다. 말 그대로 외부의 적보다 훨씬 더 무서운 적이 내부에 생기는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보이게 하라
10배 성장을 가능케 하는 문샷 씽킹
기존의 성장에서 10%정도만 높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해오던 방식을 살짝 바꾸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쉽게 달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0배 성장을 목표로 잡으면 해오던 방식도 안 되고, 살짝 바꾸기도 안 된다. 더군다나 조금만 더 노력하는 것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10% 개선과 10배 성장,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우리가 익히 아는 대단한 성과를 낸 조직들은 공통적으로 후자를 택하고 장려했다.
이상적인 목표는 시장을 뒤흔들고 판도를 바꾸고, 완전히 다른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목표다. 그런 목표를 가지면 과거에 해왔던 방식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완전히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혁신적인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과감한 목표를 마음에 품었을 때 사람들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거기에서 획기적인 사고력이 생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아무리 획기적인 발상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이미 있는 것들을 어떻게 새롭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그것을 고민하게 하고 찾아 움직이는 것이 바로 과감한 목표다.
단순히 상상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곧바로 실행하는 능력, 불가능해 보이는 생각을 실제로 만들어 나가는 것을 문샷 씽킹(moonshot thinking)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달을 조금 더 잘 보기 위해 더 성능 좋은 망원경을 만드는 대신 아예 탐사선을 만들어서 달에 가자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혁신적인 사고 덕분에 인류의 달 탐사는 결국 현실이 되었다. 그 외에도 인터넷, 스마트폰 등이 문샷 씽킹의 예다.
이처럼 꿈 같은 목표, 즉 과감하고 파격적인 비전과 목표를 세울 때도 문샷 씽킹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이 없더라도 먼저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라는 것이다. 뇌는 필요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이유가 절박할수록 활발하게 돌아간다. 목표가 생기면 뇌는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을 만들어내게 되어 있다. 10%의 개선이 아니라 10배의 성장을 목표로 하면, 그때부터 뇌는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10배 성장이 가능할까?라고 계속 자문자답하다 보면 하나씩 길이 보인다.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혁신해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혁신과 창조는 세상에 없던 것들 속에서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널려 있는 것들 중에서 세상에 없는 것들을 상상할 때 만들어진다. 세상에 있는 것들을 열심히 배우고, 조합하고, 결합하고, 융합하고, 상상하고, 수정하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남들의 힘과 능력도 빌리고...,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이 현실에 가까워진다.
구글에는 구글X라는 비밀연구소가 있다. 구글X의 미션은 X라는 인류의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으로, 인류 차원의 문제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보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구글X는 이런 문제들을 고민했다. 환경에 무해한 자동차는 어떻게 만들까?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는 없을까?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는 세상은 어떻게 만들까?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해 그들은 무인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또한 아프리카 오지처럼 인터넷 보급이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고민은 하늘에 기구를 띄워 해결했다.
이처럼 구글X가 해결하고자 한 문제들은, 고객의 욕구나 고민, 고객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 시장의 문제까지도 연결되었고, 이는 곧 신기술, 신상품, 신시장 개척으로 이어졌다.
우리 회사의 현안에 대해서도 구글X처럼 문샷 씽킹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감동을 줄 만한 매력적인 가격을 먼저 정한 후에 그에 맞게 원가를 구성해보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는 것이다.
무엇을 하는지 보이게 하라
업무공간을 소통 중심으로 바꿔라
페이스북 사무실에 칸막이가 없는 이유
오픈된 업무환경으로 유명한 회사로는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유니클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페이스북 사무실 사진을 올려서 화제였다. 전체가 홀처럼 꾸며진 사무실은 칸막이가 없었다. 사장실도 없다. CEO인 저커버그의 자리도 다른 직원들의 자리와 전혀 구별되지 않는 똑같은 책상으로 사무실 한복판에 있었다. 그리고 사무실 한가운데에는 소파가 놓여진 회의실이 있는데, 유리로 두 면만 칸막이가 설치된 모습이었다. 저커버그는 "사람들을 가깝게 만들고 서로 대화하도록 하는 것은 더 나은 협력을 가져온다"며 "이것이 우리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오픈된 공간에서 일하면 동료들의 뛰어난 부분들을 쉽게 발견하고 바로 배울 수 있다. 쉽게 물어보고 코칭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투명성은 준법경영을 강화시켜주기도 한다.
이처럼 열린 조직, 개방적인 조직만 살아남는다는 사실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열린 조직은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학습할 수 있으며 의사결정이 빠르기 때문에 혁신도 빠르다. 여러 사람이 함께 공동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협업력을 키우고 집단지성과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도 있다.
또한 소통이 원활하다 보니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쉽고, 직업윤리와 업(業)의 가치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공유할 수 있다. 조직 전체가 한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쉬운 예로, 누구나 주제를 올리면 그에 대해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덧붙일 수 있는 인트라넷 게시판 같은 것이 있으면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공유의 장치들은 결과적으로 인재들의 성장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큰 조직의 대표이사, 최고 임원까지 오른, 소위 직장인 레전드들이 나에게 이런 비슷한 고민을 많이 털어놓는다. 많은 리더, 경영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베스트 프랙티스 운동을 20년 가까이 했지만 저변까지 빠르게 퍼트리는 데는 매번 한계를 느낀다. 사례를 발표하지만 어떤 사람은 중요한 핵심을 쏙 빼거나 감춘다. 현장에서 뛴 경험으로 봤을 때 그게 눈에 훤히 보인다."
요즘은 실적이 좋은 직원에게 포상은 물론 파격적인 인센티브까지 지급하는 기업들이 많다. 동시에 사례발표회나 워크숍 등을 통해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하지만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 부족함은 조직의 분위기가 폐쇄적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뭔가 속 시원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개방적인 분위기의 조직인 경우 우수사례 발표회나 워크숍은 실질적으로 상당한 학습효과가 있다.
보이게 일하면 우리는 동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교육을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일을 통해 얻는다. 저마다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내용을 교육시키면 그것을 활용하고 적용하는 방법이나 정도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공개하고 동료들과 의논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배우게 되고, 당장 내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
어떻게 하는지 보이게 하라
연결이 안 되면 아무 소용없다
구글을 꿈의 직장으로 만든 프로젝트 옥시전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 꿈의 직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포춘>이 선정한 최고의 직장 100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구글이 이렇게 된 데는 끊임없이 혁신하려는 조직의 노력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프로젝트 옥시전(Project Oxygen)이다.
2009년 초 구글은 사내 직원분석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꼬박 1년 동안 팀장급 이상의 직원들에 대한 자료를 100종류, 1만 건 이상 수집해서 분석했다. 업무평가, 대면조사, 설문조사, 사례연구 등 입수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전부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결론으로 좋은 보스가 되기 위한 8가지 조건을 추렸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팀원과 1대1 만남을 갖고 좋은 코치되기, 팀원에게 권한은 주되 잔소리하지 않기, 팀원의 성장과 행복에 관심 갖기, 생산성과 결과를 중시하기, 팀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등이다.
이처럼 8가지 조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직원의 생각과 마음을 읽고 답은 찾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조직에 산소 역할을 한다. 특권만 누리려 하거나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리더는 직원들로부터 신임을 얻을 수도 없고, 조직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특권을 내려놓기 싫어서 일부러 일처리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관습에 사로잡혀 매뉴얼이나 규정을 바꾸지 않으려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일하는 방법을 혁신한다는 것은 이런 부분들을 발견해내고 일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규정이나 룰을 바꾸는 것이다. 낡은 원칙을 고치고, 불필요한 특권들만 내려놓아도 경기력은 달라진다. 또한 의외로 업무방식의 차이와 소통의 부재 때문에 서로 갈등하고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다. 나만 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내 일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억울해하는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 기기들의 발달 덕분에 일상의 문제들을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무언가를 계산하거나 기억할 필요도 없고, 그저 필요할 때 찾아 쓰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퇴화시킨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뇌를 사용하는 분야가 조금 달라졌을 뿐, 능동적으로 사고하면 오히려 기술의 도움을 받아서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크게 키울 수 있다. 또한 시간과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약하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놀랄 만한 진보를 이뤄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필요하다. 도전적인 과제와 적절한 자극을 통해서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넘쳐나는 정보들을 소비하는 데만 익숙해져 점점 더 무능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제대로 집중할 수 없으면 시간이 아무리 많이 주어져도 별다른 성과를 못 낸다. 사람에 따라 몰입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의 길이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주기와 스타일이 다를 수밖에 없다. 보통 사람들은 남들과 같이 일할 때 집중이 잘 안 된다고 말한다. 물론 정반대인 사람도 있다. 이처럼 자신에게 맞는 몰입 스타일을 알고 미리 준비해두면, 남들과 부대끼면서 협업을 해야 할 때도 훨씬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 가령, 여럿이 일하는 환경에서 집중이 잘 안 될 때는 집중해서 처리해야 할 일들을 미리 해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는 조사하고 소통하는 과제를 중심으로 하면 된다.
공유와 협업이 보이게 하라
함께해야만 얻을 수 있는 땅콩버터 효과
조직의 문제는 항상 불통에서 비롯된다. 내 역할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소통이 안 되면 위기가 닥쳤을 때 폭삭 무너져버린다. 위기 때는 내가 맡은 일 이상을 해야 해법이 보이는데, 자기 일만 잘하는 사람이 모여 있는 조직은 이럴 때 힘을 쓰지 못한다.
협업이 안 되는 이유가 뭘까? 다들 내 역할만 다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이라는 게, 내 일도 아니고 그 사람 일도 아닌 애매한 일들이 상당히 많다. 누군가는 그런 일들을 해줘야 하는데, 소통하지 않으면 그런 일이 있는지조차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니 아무도 안 한다. 내 역할에 맞는 부품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한곳에 모으고 제자리에 끼워 맞춰야 하는 일을 누군가는 담당해야 한다. 또한 어떤 이유로 누군가가 늦어지거나 자리에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상적으로 팀이 돌아가려면 누군가는 자기 업무영역을 넘어서 그것을 대신 해줘야 한다. 그래서 진짜 승패는 위기 때 갈린다. 유사시에도 문제없이 팀플레이가 이루어지는 곳이 결국 이길 수밖에 없다.
지난 2013년,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CEO는 재택근무를 전면 금지시켰다. 협업을 강화하고 업무처리 속도와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한 인터뷰에서 메이어는 "유연근무제가 업무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교육받아온 사람들이 모여 새롭고 멋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땅콩버터 효과를 만들어내려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된 실리콘밸리의 조직 문화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반발도 많았지만, 이후 베스트바이도 재택근무를 금지시켰다.
주어진 일을 처리할 때는 혼자 집중해서 하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창의적인 작업은 그렇지 않다. 각자가 가진 지식과 정보를 공유해야 더 큰 부가가치가 만들어지고, 소통이 빨라야 변화의 속도에 따라갈 수 있다. 특히 구성원들끼리 회의실뿐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하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 자연스러운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복도, 탕비실, 휴게실, 식당 등에서는 생각과 능력,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다른 동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이런 곳에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최고의 해법과 영감을 얻기도 한다.
지식근로자는 혼자 일해서는 안 된다. 나는 지식근로자라는 말은 내 주변에 나보다 뛰어난 전문가들이 가득하다는 말과 같다. 제아무리 뛰어난 전문가일지라도 혼자 궁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해답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았을 때 나왔다.
누가 무슨 성과를 냈는지 보이게 하라
이제는 보이게 일하는 조직만 살아남는다
성과주의, 능력주의? 결국 보이게 일해야 완성된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남들보다 진급이 빠르고 거액의 보너스도 받는 사람이 있다면, 주위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꼭 있다. 평가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억울해하는 것이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것을 방치하면 갈등이 생기고 조직 전체에 엄청난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폐쇄적인 조직일수록 이런 현상이 더 심각하다.
일하는 모습이 서로에게 보이지 않으면, 평가가 공정하지 않고 근거가 없다고 느낄 여지가 생긴다. 차별한다고 느낄 가능성도 커진다. 모든 구성원의 실적과 성과들을 계량화‧계수화해서 똑같은 룰로 공정하게 평가해도 애매모호한 기준이 존재한다고 의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들이 성과주의, 능력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런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먼저 건전한 상생이 가능하도록 평가기준을 명확히 하고, 동시에 투명하게 집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 공감대 형성과 함께 일하는 환경을 열린 공간으로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성과주의, 능력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핵심이다.
사람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끝이 아니다.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2006년 사무실 이전과 함께 유니클로가 공간 혁명을 추진한 것도 결국 직원들에게 성장과 배움의 기회를 늘리고,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할 목적이었다. 동시에 성과를 만들어낸 사람에게는 누구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른다는 완전실력주의를 완성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완전실력주의다. 세계에서 가장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와 보상을 목표로 한다. 평가와 보상이 마음에 안 들면 그것을 제안해서 고치고 바꾸면 된다. 그것도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것도 귀찮으면 조용히 떠나면 된다."
불문율처럼 다들 이것을 공유하고 있었고, 하부 조직까지 그런 인식들이 상당히 강했다.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고 불편해하는데도 지속적으로 업무환경을 혁신하는 이유에 대해 한 간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목표는 정말 의욕 있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이 회사는 일하기가 불편하다며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제도와 시스템, 일하는 환경에 문제가 없는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문제점을 찾는다. 시장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내부 혁신도 멈출 수 없다."
결국 평범했던 사무실을 혁신의 공간으로 바꾸기 시작한 2006년 유니클로는 매출 4조 4,000억 원을 달성했다. 그 후 해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경이로운 성장을 거듭해 2013년에는 하나의 큰 도전 목표였던 매출 10조 원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16조 8,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장기불황, 저성장기에도 유니클로가 불황 속의 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보이게 일하라.를 그대로 현실로 만든 일하는 공간의 혁신 덕분이다. 그들의 완전실력주의가 정착하고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보이게 일하는 환경, 즉 일하는 공간을 열릴 혁신의 공간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