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버릴수록 행복하다!
집에 있는 옷장이나 책상 서랍에서 자주 꺼내 입는 옷,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물건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소유한 물건 중 실제로 사용하는 건 채 2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10여 년간 작은 집 안에 침대와 소파, 책상과 책, CD, 앤티크 카메라 등 온갖 물건들을 쌓아두고서 그것이 가치이자 행복으로 믿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사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었고, 물건을 줄일수록 행복해진다는 사림을 깨달았다. 저자는 물건을 하나씩 버리며 얻은 만족의 과정을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미니멀리스트’란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물건을 줄여나가는 사람이다. 저자는 물건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대해 스스로 묻고 생각하게 되었고,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졌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지저분하고 물건으로 가득했던 집이 ‘미니멀리스트의 모델하우스’로 바뀐 저자의 집을 확인시켜 주는가 하면, 미니멀리스트의 실속 아이템 등 다양한 사례를 함께 실었다. 또한 삶의 부피를 줄이면서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삶의 변화와 행복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이 담겨있다.
■ 저자 사사키 후미오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편집자이자 중도(中道) 미니멀리스트. 1979년에 태어났으며 와세다 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했다. 갓켄출판의 아이돌잡지 「붐」(BOMB) 편집부, 인파스 퍼블리케이션즈(INFAS PUBLICATIONS, INC.)의 월간 문화잡지 「스튜디오 보이스」(STUDIO VOICE) 편집부를 거쳐, 현재 와니북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4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누마하타 나오키(沼畑直樹)와 함께 미니멀리즘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자 ‘Minimal & ism - less is future’라는 홈페이지(minimalism.jp)를 개설했다. NHK <오하요우 니혼>(おはよう日本) 미니멀리스트 특집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필요한 물건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내게 없는 물건에만 온통 신경이 쏠려 있으니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 저것만 손에 넣으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는데, 저것이 없어서 나는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사사키 후미오는 작은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여유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접한 후,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 그의 옷장엔 채 10벌이 안 되는 옷이, 욕실엔 액체 비누 하나와 무명천이 전부다. 주방에도 식기나 냄비 등 꼭 필요한 물건 외에는 두지 않는다. 그는 물건을 줄이면 줄일수록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졌다고 한다.
■ 역자 김윤경
역자 김윤경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계 기업에서 일본어 번역과 수출입 업무를 담당했다. 바른번역 아카데미에서 일본어 번역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홀가분한 삶』『왜 나는 사소한 일에 화를 낼까』『끝까지 해내는 힘』『이나모리 가즈오, 그가 논어에서 배운 것들』『사장의 도리』『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괴테가 읽어주는 인생』『3년 안에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왜 살찐 사람은 빚을 지는가』『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불합리한 지구인』『내일을 바꾸는 3분 습관』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우리에게 더 이상 물건은 필요 없다
제1장 누구나 처음에는 미니멀리스트였다
제2장 물건은 왜 점점 늘어나기만 하는가?
제3장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55
제4장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변화
제5장 행복은 느끼는 것이다
에필로그 - 한마디에서 시작된 변화의 삶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누구나 처음에는 미니멀리스트였다
소유할수록 잃어버리는 것들
세상에 태어나면서 손에 뭔가를 쥐고 나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태어났을 때 우리는 누구나 미니멀리스트였다. 그러나 자라면서 필요한 것 이상의 물건을 꽉 움켜쥘 때마다 우리는 그만큼의 자유를 빼앗긴다.
나 자신의 가치는 갖고 있는 물건의 합계가 아니다. 물건으로 행복해지는 건 아주 잠깐 동안일 뿐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건은 에너지와 시간은 물론, 결국에는 모든 것을 빼앗긴다. 이런 사실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이 바로 미니멀리스트다.
소유한 물건을 줄인 미니멀리스트가 날마다 느끼는 상쾌함은, 설령 지금 물건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이라도 상상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을 줄였을 때 느끼는 홀가분한 기분은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을 테니 말이다.
여행을 예로 들어보자. 여행을 떠나기 전, 출발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도 짐을 꾸리느라 여념이 없다. 가지고 갈 물건의 목록을 몇 차례나 확인했는데도 뭔가 빠뜨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출발할 시간이다. 왠지 찜찜하지만 서둘러 짐 싸기를 끝내고 현관문을 나서 여행 가방을 끌기 시작한다. 그렇게 집을 뒤로하고 나아가는 순간의 해방감이란! 이 트렁크 하나만 있으면 당분간 살아갈 수 있다. 혹시 집에 뭔가를 두고 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그때그때 현지에서 구하면 된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방에 누워 뒹굴 때의 기분은 말할 것도 없다. 대개 여행지의 숙소에는 놓여 있는 물건이 별로 없고 깨끗하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홀가분하게 빈손으로 산책이라도 나가면 세상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당장 해야 할 일도 없고 오롯이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은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상황도 우리는 이미 겪어봤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공항 안이다. 처음 출발할 때 트렁크에 차곡차곡 정리돼 있던 짐은 마구 흐트러져 있다. 추억을 남기려고 각지에서 산 기념품은 트렁크에 다 들어가지 않아 쇼핑백에 대충 집어넣고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다. 여행지에서 생긴 입장권이며 영수증은 나중에 정리하려고 일단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수하물 검사대 앞, 가장 중요한 비행기 티켓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디에 두었더라? 여긴가? 저긴가? 당황스러운 나머지 얼굴은 빨개지고 미간이 절로 찌푸려진다. 뒤에 줄 선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물건을 많이 갖고 있다 보니 이렇게 곤혹스러워지는 경우가 생긴다. 다른 물건들 때문에 정작 중요한 물건이나 일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갖고 싶은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 갖게 된 물건을 보관하고 유지하기 위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다 써버리곤 한다. 그리하여 정작 도구여야 할 물건은 어느새 주인이 되어버린다.
물건은 왜 점점 늘어나기만 하는가
익숙함이라는 독
우리는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면 금세 그 상황에 익숙해진다. 익숙해진 일은 점점 당연한 일이 되고, 당연한 일은 이내 싫증이 난다.
새로 산 바지를 처음 입었을 때는 무척 기쁘다. 그러다 5번쯤 입으면 곧 익숙해져 기쁨이 줄어든다. 10번쯤 입으면 바지는 새 옷이 아니라 당연히 옷장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일 뿐이다. 50번쯤 입으면 싫증이 난다. 원하는 일이 이루어졌다는 순간의 감동은 어느새 익숙함으로 이어지고 당연함의 과정을 걸쳐 싫증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에 도달한다. 그러다 결국 그 물건은 별 볼 일 없는 물건이 되고 만다.
우리의 소망은 모두 이루어졌는데, 익숙함이 싫증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불만이 쌓이고 불행마저 느낀다. 다시 말해 익숙해지지만 않으면 우리는 소망을 이뤘다는 기쁨에서 벗어나지 않고 계속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손에 넣은 물건에 질리지 않고 만족하며 지낼 수 있다면 새로운 물건이 늘어나는 일은 없다. 그렇다면 왜 익숙함 같은 감정이 생겨나서 골칫거리가 되는 것일까?
우리는 왜 새로운 물건을 원하는가?
익숙함이란 감정이 왜 생기는지 알아보려면 인간의 습성, 즉 우리가 매사를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지 그 메커니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신경 네트워크는 자극의 차이를 검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어떤 자극에서 다른 자극으로 변화할 때 발생하는 차이 자체를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자.
해수욕 철이 한참 지난 가을 바다. 바다를 보며 서 있는데 갑자기 몸이 근질근질해지면서 자신의 청춘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끓어올라, 무모하게도 맨발로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하자. 처음에는 누구나 "앗, 차가워!" 하고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것이다. 신경 네트워크가 지표 온도와 물 온도의 차이를 검출하고 차갑다는 자극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극이 지속되면서 차이를 인식하는 감각이 서서히 둔해진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앗, 차가워!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따뜻해질지도 몰라."
마치 소파에서 잠들어 있던 사람이, 옆에서 누군가 텔레비전을 끄자마자 "보고 있는데 왜 꺼?" 하면서 눈을 번쩍 뜨는 것과 같은 이치다(텔레비전을 끈 사람은 자고 있었으면서! 하고 따지게 된다). 분명 텔레비전을 켜놓은 상태가 더 눈이 부시고 소리도 커서 잠을 이루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그 자극에 익숙해져 잠이 들고, 자극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는데 텔레비전이 꺼지면 자극이 사라지는 차이가 검출되면서 잠을 깨는 것이다.
이렇듯 신경 네트워크는 자극의 양이 아니라 자극이 바뀌는 차이게 반응하는 구조다. 조용한 방에서 낮잠을 자던 아이가 사람의 발소리에 잠을 깨는 것도 위와 똑같은 현상이 순서만 바뀌어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자극을 자극으로, 신경 네트워크로 검출하려면 차이가 발생해야 한다.
어떻게든 갖고 싶어서 손에 넣은 물건에 계속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차이가 없다고 신경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평소와 똑같이 항상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변함없이 늘 그곳에 존재하는 물건은 자극의 차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익숙해지고 당연해져서 결국에는 그 물건에 싫증이 난다.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확실한 쓰레기부터 버려라
버리는 습관을 익히려면 습관을 들이는 방법론을 이용하자. 예를 들어 조깅을 매일 꾸준히 하고 싶다면 이때 효과적인 방법은 실현 가능한 목표를 하나씩 정하는 것이다. 우선 첫날은 현관까지 가기를 목표로 삼는다. 다음 날에는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기가 목표다. 이렇게 조금씩 작은 목표를 달성해간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고 계속해서 성취감을 느끼다 보면 언젠가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 이치로는 이렇게 말했다.
"작은 일을 쌓아가는 것이 엄청난 일을 해내는 유일한 길이다."
버리는 일도 마찬가지다. 버렸다는 성취감을 조금씩 쌓아나가자. 빈 깡통이나 먹고 난 도시락 상자 같은, 누가 봐도 쓰레기인 것들을 버리는 데서부터 시작하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이런 쓰레기들을 먼저 버린다. 냉장고 속을 점검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버리고, 솔기가 터진 채로 넣어두었던 옷을 꺼내 버리고, 고장 난 가전제품을 버려라. 누가 봐도 틀림없는 쓰레기부터 버리기 시작하라.
정말로 아까운 것은 내 마음이다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그냥 버리기는 확실히 아깝다. 사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사용하지 않다 보니 버리게 된다. 이것도 아까운 일이다. 하지만 정말로 아까운 것은 물건을 계속 가지고 있음으로써 상하는 자신의 마음이다. 나 역시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그냥 버린다고 하면 저항이 생기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누군가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물건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마음만 계속 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안타깝고 아까운 일이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선물로 받은 것이다 보니 버리기 미안한가? 아직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깝다는 죄책감이 드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미안해하고 죄책감으로 갈등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아까운 일이다.
물건을 줄인 후 찾아온 12가지 변화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가장 빨리 불행해지는 법
우리는 흔히 이웃집 정원에 있는 잔디를 보고 파랗다고 생각하지만, 잔디 자체는 파란색이든 초록색이든 개의치 않는다. 단지 사람이 신경을 쓸 뿐이다. 그래서 이웃에 지지 않으려고 공들여 잔디를 가꾸거나 심지어는 화학도료로 파랗게 물들이기도 한다. 그래도 만족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마침내는 잔디를 망가뜨리고 원래의 자연스러운 색을 엉망으로 만들고 만다.
한순간에 불행해지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좋아하던 여자는 나를 떠나 수입이 더 많은 남자와 결혼했다. 그때 나는 그 남자와 나를 비교하며 비참한 기분에 빠졌다. 역시, 내게는 그것이 부족했구나. 역시 그랬어.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게 부족한 것은 절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승승장구하는 타인을 보며 스스로를 어리석고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SNS만 들여다봐도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길에서 친구와 즐겁게 이야기하며 가는 사람만 봐도 나만 혼자인 것 같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며 비참한 기분을 느낀다.
빌 게이츠는 당신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남과 자신을 비교한다. 이 비교가 끝이 없다는 게 문제다. 어떤 사람이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자. 그는 회사에서 일 잘하는 선배를 보고 자신과 비교한다. 그 선배는 스타트업 기업을 세운 경영자와 자신을 비교한다. 경영자는 더 큰 일류 기업의 경영자와 자신을 비교한다. 그러면 빌 게이츠는 누구와 자신을 비교할까? 젊었을 적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 잠재력과 가능성이 넘치는, 작은 스타트업 기업의 평범한 사원은 아닐까?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교에 비교를 거듭해도 늘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자든 꽃미남이든, 미인이든 비교 대상은 끊이지 않는다. 국민 아이돌 그룹의 일원이 되었어도 영화배우 조니 뎁이나 브래드 피트와 자신을 비교하면 비참한 기분이 들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축구 선수가 되었는데도 리오넬 메시와 자신을 비교한다면 언제까지고 불행할 것이 틀림없다. 심지어 어떤 분야에서 정상에 올랐어도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물건을 버린 후 나는 더 이상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늘 남과 비교하면서 볼품없는 방에 살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다.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만큼 사들이는 사람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이제는 그런 마음과 깨끗이 작별했다.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누가 더 많은 물건을 갖고 있는지 겨루는 대회에는 더 이상 참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행복은 느끼는 것이다
행복의 모범 답안을 버려라
다양한 삶의 방식이 허용되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행복의 본보기 같은 것이 존재한다. 정규직으로 회사에 들어가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둘이나 셋 정도 낳는다. 늙어서는 재롱부리는 손주의 얼굴을 본다. 이렇게 살아야만 행복해진다는, 이것만 달성하면 행복해질 것 같은 목표다.
새로운 행복을 찾는 긍정의 심리학에서 주장하는 것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믿는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행복이다.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는 행복의 50퍼센트는 유전, 10퍼센트는 환경에 영향받으며 남은 40퍼센트는 매일의 행동에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10퍼센트의 환경에는 살고 있는 장소와 집만이 아니라 부자인지 가난한지, 건강한지 병이 있는지, 기혼자인지 이혼 경험자인지 등 온갖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눈에 평범해 보이는 행복의 구성비는 90퍼센트가 환경이고, 10퍼센트가 유전이 아닐까? 누구나 복권에 당첨되어 돈만 많이 생기면 행복해진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아니면 90퍼센트가 유전이고, 10퍼센트 정도가 환경인 건 아닐까? 태어날 때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고 외모도 수려하다면 나머지 10퍼센트인 환경쯤은 어떻게든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눈앞의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나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깨달았다. 그리고 행복을 지금 느끼는 일이 가능해졌다. 환경이 행복을 10퍼센트밖에 좌우하지 않는다면 방에 물건을 많이 쌓아두든, 아무것도 없는 미니멀리스트의 방이든 나의 행복은 10퍼센트밖에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물건을 줄임으로써 40퍼센트의 행동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행동을 바꾸기 위해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발상이 내게는 딱 맞았다.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서야 비로소 나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행복의 모범 답안을 따라갈 수 없었던 자신에게 실망해 늘 부족한 물건만 찾던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된 것은 필연적이었다.
지금 나는 예전보다 큰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미소를 짓는 것조차 잘 못하는 사람이다. 별로 말이 없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로봇 같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러던 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인 나는 시간의 여유가 있다. 매일의 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도 충만한 느낌이 든다. 더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기 때문에 비참한 기분에 휩싸이는 일도 없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으니 마음껏 행동할 수 있다. 집중력은 높아지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사라지고 염치가 좋아져서 내가 쓴 책을 출판할 정도로 대담해졌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을 똑똑히 느낀다.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히는 일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겁먹는 일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모든 것에 앞으로도 계속 감사하고 싶다. 모든 현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살고 싶다.
미니멀리즘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미니멀리즘을 통해 중요한 것을 많이 깨달았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것이나,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이미 깨달은 사람은 미니멀리스트가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고서 깨달은 것을 이후에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갈 수 있다면 물건을 늘려도 상관없다.
나는 물건을 줄이고 나서 소중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가족과 친구들뿐만이 아니다. 아름다운 사람이나 재능 있는 사람만이 아니다. 의견이 맞는 사람도, 맞지 않는 사람도 모두 소중하다. 오늘 만나는 사람이 나의 목적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야말로 나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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