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이 무기다

   
다카시마 미사토(역: 정혜지)
ǻ
흐름출판
   
11500
2015�� 08��





■ 책 소개


낯가림을 무기로 활용하는 순간, 어떤 대화나 관계도 문제없다!
억지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법


낯을 가리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마구잡이로 휘젓지 않는 배려가 있는 사람”이며, “주위의 상황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특유의 감지능력과 관찰력, 그리고 공감력을 가진 사람”이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낯을 가리는 타입이라면, 분명 공감할 만한 정의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껏 많은 자기계발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게 하기보다, 가령 “당신도 활발한 성격으로 바뀔 수 있다”거나 “대화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얘길 해 왔다. 낯가리는 사람에게 그런 접근방식은 설득력이 떨어지기도 하거니와 달갑지도 않다. 노력했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이처럼 낯가리는 사람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는 오히려 “억지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대신, 사람이나 상황을 민감하게 파악해내는 특유의 ‘센서’를 작동하여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 저자 다카시마 미사토
와세다대학 이공학부 졸업 후 대형 입시학원 수학 강사로 재직, 독자적인 교육법으로 학생들의 의욕과 성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려 반 년 만에 연봉이 3배로 올랐다. 그러나 출산 후 일과 육아의 병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출퇴근하지 않고도 성과를 올릴 수 있고 초기 비용도 들지 않는 창업 아이템을 모색하다 2005년부터 인터넷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시작하였다. 이듬해 월 5억 원의 수입을 달성한 것을 계기로 회사를 법인화, 이후 8년간 꾸준히 연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3년에는 운영하던 온라인스쿨 ‘시비스 아카데미’가 통신제 고등학교와 제휴를 맺어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는 시설이 되었고, 지금까지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저서로 『하루 27시간』『子育て?在宅で3億稼ぐ主婦の成功法則(육아와 함께 집에서 30억 버는 주부의 성공법칙)』『直感力(직감력)』『今すぐ, やれば幸運?質!(지금 당장 실천하면 행운 체질로!)』 등이 있다.


■ 역자 정혜지
한국에서 나노물리학을 전공하다 일본으로 유학하여 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부를 졸업하였다. 일본 대학 시절, 한 강의에서 미국 최고재판소의 전 배석판사가 통역사의 힘을 빌려 강연하는 것을 듣고 통번역의 꿈을 키우게 된다. 현재는 일본의 좋은 책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낯가림이 심한 내가 세미나 강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서문 - ‘낯가림 = 서투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제1장 낯가림 센서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비법 16 - 기초편
비법 01 사람을 관찰하면 90퍼센트를 알 수 있다
비법 02 고양이처럼 귀를 기울이며 지켜봐라
비법 03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새하얘지지 않기 위한 규칙 1
비법 04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새하얘지지 않기 위한 규칙 2
비법 05 ‘뇌 속 체스’로 인간관계를 시뮬레이션
*칼럼: ‘삼국지’로 배우는 배치술의 이해
비법 06 결정권이 있는 사람을 착각하지 마라
비법 07 실무를 지배하는 ‘넘버 2’는 누구인가
비법 08 과묵하고 눈빛이 날카로운 사람을 체크
비법 09 만난 적 있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라
비법 10 자기애 충만한 ‘자기중심 몬스터’를 상대하는 법
비법 11 자기현시욕이 강한 ‘가시 돋친 마녀’를 상대하는 법
비법 12 좋은 머리를 과시하는 ‘자존심 왕자’를 상대하는 법
비법 13 ‘슈퍼 커뮤니케이터’를 내 편으로 만들라
비법 14 베스트 포지션을 지키는 ‘반경 1미터의 법칙’
비법 15 투명인간처럼 기척을 지워라
비법 16 최악의 실패를 경험하면 무서울 게 없어진다
*칼럼: 신화의 세계에서 배우는 인간의 욕망


제2장 억지로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법 20 - 상급편
비법 17 상대가 혹하는 포인트를 찾아라
비법 18 당신에게는 남을 기쁘게 하는 능력이 있다
비법 19 비위 맞추기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중을
비법 20 칭찬 한마디로 숨어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비법 21 상대의 지뢰밭을 파악하라
비법 22 능력 있는 낯가림쟁이는 킬러패스의 명수
비법 23 능력 있는 낯가림쟁이는 변화구의 달인
비법 24 최후에 발언하라
비법 25 일관성이 있어 흔들리지 않는다
비법 26 한 수 위 낯가림쟁이는 자기 일에 능력이 있다
비법 27 변명부터 하지 마라
비법 28 말문이 막히면 정해진 문장으로 벗어나라
비법 29 마법의 단어 ‘괜찮아’, ‘나한테 맡겨’
비법 30 타인을 웃음의 대상으로 삼지 마라
비법 31 아는 척으로 자기 무덤을 파지 마라
비법 32 연기 모드에 돌입하자
비법 33 소셜미디어의 생각지 못한 함정에 주의!
비법 34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준비운동
*칼럼: TED로 배우는 프레젠테이션 비법
비법 35 열의 아홉은 숫자에 약하다 숫자로 말하라
비법 36 다툼 없이 설득하는 낯가림식 교섭법


에필로그 - 낯을 가리기에 나도 상대도 행복할 수 있다
옮긴이의 글


 




낯가림이 무기다


서문 - 낯가림 = 서투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90퍼센트의 사람들이 낯을 가린다

이 책을 손에 넣은 사람들 중 대다수는, 나는 낯을 가린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중 한 명이지만, 무려 90퍼센트에 가까운 사람들이 낯가림을 자각하고 있다는 마케팅 데이터가 있습니다. (㈜아이쉐어가 20대에서 30대의 성인남녀 592명을 대상으로 2009년에 실시한 인간관계에 관한 의식조사에서 응답자 중 약 30퍼센트가 낯가림이 심하다고 대답했고, 60퍼센트가량은 낯을 가리는 편이다라고 대답했다.)


낯가림은 본래 어린아이가 모르는 사람 앞에서 수줍어하거나 멀리하는 경우에 쓰인 말인데, 성인이라도 내성적인 타입이나 인간관계를 맺는 데 곤란함을 겪는 사람을 지칭할 때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낯가리는 사람들이 점점 더 스트레스를 받는 데에는 요즘 트렌드의 영향도 적지 않습니다, 취업 활동이나 사회생활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최근의 통설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회에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준다는 정보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실 낯가림 = 서투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닙니다.


낯을 가리는 사람은 동물이라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계심이 보통 수준보다 강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상대에게 무모하게 접근하지 않는 신중함이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낯을 가리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거리낌 없이 마구잡이로 휘젓지 않는 배려가 있는 사람이기도 한 것입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입니다. 아무리 말솜씨가 좋다고 해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 무엇도 전해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어느 쪽? 천성 낯가림쟁이 vs 유사 낯가림쟁이

다음 중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어느 쪽입니까?


· 타인에게 바보로 여겨지는 것이 가장 두렵다.

·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 가장 두렵다.


전자는 유사 낯가림쟁이, 그리고 후자는 천성 낯가림쟁이라고 저는 카테고리를 나누고 있습니다. 유사 낯가림쟁이는 타인과 만날 때, 내 언행에 의해서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가장 중요시합니다. 반면에 천성 낯가림쟁이는 타인과 만날 때 내 언행에 의해서 상대가 어떤 기분을 느낄까를 가장 중요시합니다. 즉, 유사 낯가림쟁이는 자신의 기분을 우선시하고, 천성 낯가림쟁이는 상대의 기분을 우선시하는 것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낯가림 센서의 파워

상대의 마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낯을 가리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특수한 센서가 발달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낯가림 센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러한 특수 센서가 발달한 것일까요?


먼저, 낯을 가리는 사람은 주눅 들지 않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화술이 뛰어난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듣는 역할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듣는 역할을 하고 있으면, 대화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아웃풋을 내보내고 있는 사람에 비해 주변 상황을 지그시 냉정하게 관찰하며 인풋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그 여력으로 대화하고 있는 사람의 표정, 목소리 상태, 숨결, 손짓 발짓, 사소한 눈길의 움직임이나 독특한 버릇 등을 집중하여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낯가리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습관이 어릴 때부터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낯을 가리는 사람은 압도적으로 타인의 마음 깊은 곳의 심리나 어떤 모임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센서가 갈고 닦아져 있는 것입니다. 그 센서 기능을 최대한 유용하게 활용함으로써 억지로 서투른 대화를 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위치를 작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낯가림 센서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비법 16 - 기초편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새하얘지지 않기 위한 규칙 1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는 뭘 얘기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긴장돼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한 철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만날 상대에 대해 반드시 사전에 조사를 해두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고 시험을 봐 봤자 좋은 점수가 나올 리 없는 것처럼, 상대에 대해 조사하고 제대로 예습을 해두지 않으면,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요즘 시대는 굳이 유명인이 아니어도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하여 상대의 배경이나 라이프스타일, 좋아하는 것 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전 정보를 갖고 만나게 되면, 상대도 좀 더 호감을 갖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포인트를 사전에 파악해 두면, 거기서부터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흔히 착각하기 쉬운 점은, 사람들 앞에 나서면 떨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 긴장하는 사람은 천성 낯가림쟁이가 아니라 유사 낯가림쟁이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긴장하여 얼어붙어 버리는 것은 나를 잘 보이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상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 상대에 대해 알고 상대를 위해 행동하고 대화하려는 자세입니다.


낯을 가리는 사람은 이야기하는 것은 서툴러도 이것저것 조사하고 관찰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필사적으로 어필하거나 설득하지 않아도 상대방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고, 비즈니스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유익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뇌 속 체스로 인간관계를 시뮬레이션

이 사람은 감정 변화가 심하지만 거짓말은 안 한다. 이 사람은 말은 잘하지만 모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주변의 사람들을 항상 관찰하고 있다 보면 롤플레잉(role-playing)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특기나 약점을 이해하는 것과 같은 감각으로 각 사람들의 특징을 프로파일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머릿속에서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포지셔닝 맵이 생겨나, 전체를 내려다보는 감각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지역이나 취미활동의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상황을 전체적인 시선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낯가리는 사람의 생활은 굉장히 편안해집니다. 자기주장을 펼치거나 상대를 설득하는 데 서투르더라도 이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만 있다면, 이렇게 하고 싶다고 하는 확고한 목적이 있을 때 주위 사람의 힘을 빌려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낯을 가리는 사람은, 조리 있는 말로 자기주장을 펼치면서 일을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것이 서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마음의 움직임을 읽으며 상대 킹에게 접근, 체크메이트로 몰고 가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오해를 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타인을 교활하게 이용한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런 속셈을 가지고 있다면, 이 방법은 목적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낯을 가리고 말주변이 없는 사람은, 자기주장을 내세우며 말싸움을 하거나 상대를 말로 이기려 하는 특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대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 방법은 이러한 스트레스 가득한 상황에 몰리지 않기 위한 낯가림 방어 배치술인 것입니다.


낯가림식 방어 배치술은 타인을 제치고 자신이 이득을 보는 기술이 아니라, 말주변으로 상대를 구슬리지는 못하여도 타인과의 충돌은 가능한 한 피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입니다. 즉,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공격을 당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지혜입니다.


베스트 포지션을 지키는 반경 1미터의 법칙

낯을 가리는 사람은 모임에 가도 사람들 무리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혼자 있기 십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홀로 있으면 소외감을 느껴 괴로워지고, 사교적인 자리에 잘 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강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점점 더 커뮤니케이션이 거북해져 버립니다.


이 책을 읽고 계신 분은 분명 낯가리는 사람 특유의 이런 기분을 잘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그런 떠들썩한 장소에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비춰야만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럴 때 알아두면 편리한 것이 반경 1미터의 법칙입니다.


비법 13에서 대화를 좋아하는 슈퍼 커뮤니케이터를 내 편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반경 1미터의 법칙은, 슈퍼 커뮤니케이터를 대화의 중심에 두고 항상 그 반경 1미터 이내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무리의 반경 내에서 담소에 참가하며 듣는 역을 철저히 하는 것입니다.


낯을 가리는 사람에게 있어서 이 반경 1미터 권내는 말하자면 스트레스 제로 청정 지대입니다. 왜냐하면, 이 구역에 있으면 누군가와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부담감에서도, 또 말을 잘 이어나갈 수 없다는 콤플렉스에서도 벗어나 편안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그 장소에 슈퍼 커뮤니케이터가 몇 명인가 있다면 그들 무리를 옮겨 다녀 보세요. 스스로 여러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관찰할 수 있어 좋습니다.


덧붙여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장식품처럼 있다 보면 본인은 조용히 숨을 죽이고 눈에 띄지 않게 있을 생각이었더라도, 객관적으로는 "저 사람 외톨이네. 친구도 없나봐"라고 여겨져 의외로 도드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반경 1미터 권내에 있는 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상하게 붕 떠 보일 염려도 없습니다.



억지로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법 20 - 상급편

상대의 지뢰밭을 파악하라

"저는 문서에 약해서 언제나 파워포인트 같은 것 없이 그냥 세미나를 하고 있어요." 이 발언은 언뜻 보면 무능하거나 겸손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요즘 시대에 파워포인트를 쓰는 것은 세미나에서의 당연한 공식과도 같은 것인데, 그것도 없이 임기응변으로 세미나를 한다는 것이 상당히 레벨이 높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지극히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말을 한 지인 E씨는 세미나의 프로 중의 프로로, 파워포인트 등이 없어도 무방할 정도로 몰입도 높은 훌륭한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우리 수습사원이 전혀 악의 없이, "그거 큰일이네요. 제가 가르쳐 드릴까요?"라고 입을 떼었을 때 저는 내심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그녀가 딸깍 하며 지뢰를 밟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입니다.


"파워포인트도 없이 그렇게 대단한 강연이 가능하다니 E 선생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여기서는 이러한 식의 대답이 바람직합니다. 즉, 수습사원은 세미나 업계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가 어떤 의도를 갖고 그런 발언을 했는지도 헤아리지 않고 표면적인 의미만 파악하여 상대의 지뢰를 밟아 버린 것입니다.


물론 E씨는 인간성도 좋기 때문에 그러한 일로 발끈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가 자존심 왕자나 가시 돋친 마녀였다면 큰 일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E씨라도 수습사원에 대해 이 사람 아무것도 모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테고, 저에 대해서도 직원 교육이 안 되어 있네라고 느꼈을지 모릅니다.


이처럼 눈치가 부족한 사람은 남들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뭔가 일이 발생하거나 중요한 정보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함께 공유할 인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굉장한 손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수습사원이 엉뚱한 발언을 해버린 원인은 세 가지입니다. 해당 업계에 대한 이해 부족과, 강사에 대한 조사 관찰 부족,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식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리는 습관, 이 세 가지입니다. 그녀는 그것을 단 한 번에 드러내는 부주의한 발언으로 지뢰를 밟아 버린 것입니다.


저는 이처럼 밟아서는 안 되는 지점을 혹하는 포인트 또는 기뻐하는 포인트와 정반대인 지뢰 포인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지뢰를 한 번이라도 밟으면 한순간에 상대방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좀처럼 쉽게 원상 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명부터 하지 마라

"저기,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건 좀 서툴러서……." "부끄럼이 많은 성격이라 말은 잘 못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기 전에 곧잘 이렇게 서두를 여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에 말을 잘 못한다는 식의 서두를 두는 것은, "그러니깐 너그럽게 봐주세요"라고 상대에게 어리광을 피우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무엇을 이야기할지 미처 생각해오지 못했는데……." "제가 말하려던 것은 이미 앞에서 말씀하셔서……." 이러한 서두도 모두 "너그럽게 봐줘"라는 일종의 응석입니다.


자기를 낮추는 표현을 겸허하다거나 고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미리 핸디캡을 적용 받으려는 생각으로밖에 비춰지지 않아 결국 상대에게는 변명이 될 뿐입니다. 더구나 이것은 프로의 태도라고도 볼 수 없습니다. 또한 변명을 하는 것은 상대와 대등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증거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주도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겸손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내 자신이 미숙하다는 변명을 하는 것보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편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열에 아홉은 숫자에 약하다 숫자로 말하라

회의나 교섭,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말솜씨가 유창하지 못한 낯가림쟁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대립된 안건이 나왔을 때, 어느 편에 서도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숫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입니다.


"A안건에는 두 가지 장점과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B안건은 세 가지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세 가지 있습니다. 플러스, 마이너스로 생각해 보았을 때 A안이 더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숫자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상대도 반론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숫자는 명확한 사실이고 감정도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관련된 숫자 데이터를 몇 가지 외워두면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주 타깃인 일하는 여성의 비율은 국가 조사 데이터에 의하면 42퍼센트이지만, 20대에 한정 지으면 지난 10년간 이처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적합한 근거로 볼 수 있는 통계 데이터나 마케팅 수치가 제시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숫자에 약하기 때문에, 사실 확률로 따지고 보면 모순된 논지라고 할지라도 숫자가 제시되는 순간 그렇군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타인의 머릿속에 혼동을 주기 위해서 숫자를 이용하라고 권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천 마디 말보다 단 하나의 숫자가 일을 움직이게 하는 결정타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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