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
ǻ
메디치미디어
   
16000
2014�� 12��



■ 책 소개

“직장 글쓰기는 어떻게 다른가?”

심리를 파악하고 소통 지수를 높인 뒤, 써라!

 

베스트셀러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의 신작이다. 기업에서 17년간 말과 글을 다뤘던 전문가답게 읽기에도 쓰기에도 뛰어난 직장 글쓰기의 A to Z를 풀어냈다. 직장 글쓰기는 논술도 소설도 아니다. 심리가 절반 이상이다. 관계가 나쁘면 아무리 잘 쓴 글도 무용지물이다. 상대를 읽어야 내 보고가 읽힌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을 알아야 좋은 글이 되는 것이다.

 

저자가 강연에서 가장 많이 들은 하소연이 도대체 20~30대 직원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아요.였다. 반대로 직원들은 상사는 왜 앞과 뒤가 다른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불통 속에서 이들은 하루 8시간 이상을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지내는 것이다. 저자는 정(情)의 문화에 살아온 지금의 관리자급 이상과 합리를 추구하는 젊은 직원 사이의 간극을 메울 소통법을 제시한다. 모든 상사들의 상사, 상사를 대변하는 회장님이라는 아이콘을 세워 그를 설명해주며 상생하는 회사 생활을 위한 90가지 계책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 저자 강원국

라이팅 컨설턴트. 인생 후반전을 편집으로 먹고 살려고 출판사에 갔다가 『대통령의 글쓰기』란 책을 내고, 지금은 강연과 저술로 밥 먹고 산다.

 

기업에서 17년, 청와대에서 8년 간 일했다. 그 가운데 9할은 글 쓰는 일을 했다. 현재 몸담고 있는 10여 명의 조직을 비롯해 3백 명의 벤처기업, 1천여 명의 중견기업, 1만 명 가까운 대기업, 10만 명이 훌쩍 넘는 글로벌 기업에서 사원부터 임원까지 경험했다.

 

회사생활 초짜 시절부터 줄곧 바람직한 기업문화는 상하간의 원활한 소통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했다. 회사도 잘 되고 직원도 행복한 길이 분명 있다는 생각으로 25년 간 직장생활을 했다. 그 길이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한 신뢰 구축에 있다고 믿고 있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출간한 이후 기업과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글쓰기 및 소통과 관련한 강연 및 교육을 100여 회 했다. 1962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 차례

프롤로그 - 글쓰기는 심리에서 시작해 소통으로 완성된다

 

제1장 통하는 보고서를 위한 상사심리 탐험

- 갑옷 너머 회장의 머릿속을 헤집어보다

1. 직장에서 수사와 논리보다 위에 있는 것은? - 심리학이 먼저다

2. 생존을 위해 알아야 할 3심(心)- 본질 잊지 않기

3. 기업 하는 목적이 이윤이라고? - 명분 만들기

4. 회장과 동거하는 법 - 상사는 제3의 성

5. 회장 신나게 만들기 - 지지율도 신경 써라

6. 사원의 눈 대신 상사의 눈으로 보자 - 넓게 보는 안목의 필요성

7. 피도 눈물도 없이 - 회장과 사이코패스의 공통점

등 22가지 계책

 

제2장 소통으로 형통하라

- 상사심리와 말과 글, 소통의 상관관계

1. ‘행복’이라는 유토피아를 향한 긴 여정 - 대화가 보고서를 앞선다

2. 직장에서 행복하려면 - 소통이 중요해진 세 가지 이유

3. 소통, 소리만 들어도 지겹다 - 소통 무용론이 득세하는 이유

4. 단합대회에서 맛보는 소통의 극치 - 소통 수준의 3단계

5. 소통에 관한 회장의 치명적인 착각 - 이해와 실행은 다른 이야기

6. 위험을 무릅쓰고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 소통에 관한 오해와 진실

7. 거꾸로 타서 좋은 건 보일러만이 아니다 - 조직 효율을 좌우하는 하의상달

등 25가지 계책

 

제3장 마음을 놓친 달필은 졸필보다 못하다

- 상사는 인정하고 동료는 부러워하는 글쓰기 필살기

1. 회장이 궁금해 하는 일곱 가지 - 보고서에 달린 직장인의 흥망성쇠

2. 요약과 정리에 답이 있다 - 보고서 작성 비법

3. 회장 상태가 궁금해질 때 - 보고서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

4. 기획의 달인 되는 법 - 기획서 작성 십계명

5. 마케팅은 예술처럼 - 마케팅 글쓰기 접근법 12가지

6. 사람 마음이 그리 쉽게 움직이나요? - 마케팅 글쓰기 소재 9가지

등 24가지 계책

 

제4장 강 상무는 어떻게 글쓰기로 임원이 되었나?

- 사원에서 임원까지, 글쓰기로 승승장구하며 얻어낸 쓰기의 기본

1. 글은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 글쓰기에 관한 잘못된 속설

2. 내가 글을 쓰는 이유 - 글쓰기와 동기부여의 관계

3. 나는 내 길을 간다 - 글쓰기 겁박에 대응하는 법

4.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 - 기계적으로 글쓰기 5단계

5. 회장에게 배우는 글쓰기 - 글쓰기 몰입의 조건

등 19가지 계책

 

에필로그 - 누군가에게 글쓰기 입문의 작은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회장님의 글쓰기

프롤로그 - 글쓰기는 심리에서 시작해 소통으로 완성된다

글만 잘 쓰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글은 홀로 서지 않는다. 글 이전에 생각이 있다. 또한 글에는 말이 붙는다. 말과 글이 합해져 소통이 된다. 소통을 통해 관계가 만들어지는 데, 관계가 나쁘면 아무리 잘 쓴 글도 읽히지 않는다. 관계는 심리다.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상대를 잘 읽어야 한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을 잘 알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결국 말과 글, 소통, 관계, 심리는 한통속이다.

나는 운 좋게도 전경련 회장 두 분을 비롯해 여러 회장을 보좌하는 일을 했다. 덕분에 그분들을 가까이서 ‘읽을’ 수 있었다. (나 또한 읽혔겠지만) 그들의 말과 글과 관련된 일을 했다. 그래서 그들을 조금은 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며, 그것을 어떻게 말과 글로 표현하는지를 쓰고자 했다. 또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움직여야 하는 지 썼다. 아울러 상사들이 ‘윗사람’이란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씹히고 손가락질당하는 것을 변호하고자 했다. 윗사람을 씹기만 하는 것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 알고 보면 그들 또한 불쌍하다. 연약하고 부족하다.

통하는 보고서를 위한 상사심리 탐험 - 갑옷 너머 회장의 머릿속을 헤집어보다

직장에서 수사와 논리보다 위에 있는 것은? - 심리학이 먼저다

수사란 무엇인가. 말과 글을 꾸미는 것이다. 논리와 더불어 말하기와 글쓰기의 수준을 높이는 양대 산맥이다. 하지만 적어도 직장에서는 수사와 논리보다 처세가 더 중요하다. 화려한 수사, 치밀한 논리보다 교활한 처세가 한 수 위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 회장이 알아줄 거다? 천만의 말씀이다. 못 알아본다. 회장 눈에 당신의 빈자리가 보일 때는 당신이 퇴직한 후다. 이미 당신은 없다. 그러므로 있을 때 보여줘야 한다. 온갖 쇼를 해야 한다. 성과로 평가한다는 말은 경영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소리다. 평가는 그냥 회장 마음이다. 평소 보여준 태도나 자세가 불량하면 아무리 성과가 좋아도 만회하기 어렵다.

약한 소리 하지 마라. 회장은 약한 사람을 구해주지 않는다. 하소연하면 뭔가 도와줄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나에게 얘기해보라고 얘기한다. 고충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순진하게 주절거리면 안 된다. 회장은 그것을 약점으로만 기억할 뿐이다. 회사는 유약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생존을 위해 알아야 할 3심(心) - 본질 잊지 않기

회장의 본질적 속성, 즉 본성은 무엇일까? 첫째, 욕심이다. 금전욕이건 성취욕이건 간에 욕심이 많다. 오죽하면 3심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의심! 변심! 욕심! 회장 자신뿐 아니라 욕심이 많은 직원을 좋아한다. 승진에서 누락했을 때 회장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고 건의해보라.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 것이다. 주의할 것은 겸양의 뜻에서라도 욕심이 없다고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언젠가 회장이 그랬다. “자네도 계열사 사장 한번 해야 하지 않겠나.” 나는 대답했다. “저는 그런 욕심 없는데요.” 그날 나는 내 무덤을 깊이 판 것이다.

회장의 두 번째 본성은 이익이다. 회장은 기업가다. 기업의 본질은 이익을 올리고 경영을 지속하는 것이다. 사회공헌? 인간중심 경영? 착각하지 마라. 모두 껍데기에 불과하다. 기업의 본질이 양질의 재화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회장 앞에서 그런 소리 하면 ‘귓방망이’ 맞는다.

셋째, 외로움이다. 회장 주변에 사람도 많은데 무슨 소리냐고? 군중 속의 고독이다. 그 많은 사람은 형식으로 존재한다. 외로움이라는 본질을 달래주진 못한다. 부모님을 찾아뵙고 식사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인가? 아니다. 본질은 다른 데에 있다. 효도다. 그것이 본질이다. 회장에게 주변 사람은 배만 부르게 해줄 뿐이다. 마음의 허기를 달래줄 동지가 필요하다. 때로는 농담도 하고 술도 같이 마셔줄 사람이 고프다. 그런 점에서 회장을 마냥 떠받들기만 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본질은 현상이 아니라 근본 원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현상만 좇아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그 속에 숨은 본질을 찾아야 답이 나온다. 글을 쓸 때 현상과 본질을 따져보라. 현상을 나열하고, 그런 현상의 본질을 결론으로 들이대면 한 편의 글이 된다.

기업 하는 목적이 이윤이라고? - 명분 만들기

중국인은 실리를, 일본인은 의리를, 우리는 명분을 중시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비추어봤을 때 분명한 건, 기업 회장이나 사장은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언젠가 회장이 물었다.

“강 상무, 기업을 왜 한다고 생각합니까?”

“돈 벌기 위해서 아닌가요?”

“이 사람 큰일 낼 사람이네. 어떻게 돈 버는 게 기업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어?”

그렇다. 회장에게 이렇게 대답하면 안 된다. 회장의 목에 거꾸로 박힌 비늘을 건드린 것이다.

회사에서 글쓰기는 명분 만들기다. 회장은 다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더 가지려는 사람이다. 존경 받고 싶어 하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가진 것을 잘 포장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더 가지려는 이유를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는 직원을 총애한다. 나아가 회장 스스로 자기를 멋있고 훌륭한 기업인으로 착각하게 해주는 직원을 대우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명분이다.

회장과 동거하는 법 - 상사는 제3의 성

‘아수라 백작’처럼 전혀 다른 사람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회장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양반 미친 것 아냐? 이 사람 비위 맞추는 건 미친 짓이야!” 마치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가 같이 사는 ‘결혼은 미친 짓’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회장은 그래서 회장이다. 거문고와 비파가 어우러져야 금슬이 깨지지 않는 법. 남성성과 여성성을 함께 갖추지 못한 회장은 일찍이 사라졌다. 현재 남아 있는 회장은 모두 아수라 백작들이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약간의 수고만 감수하면 된다.

결국 한 인간에 충실하면 된다. 남성과 여성을 떠나 회장도 인간이다. 시시때때로 조증과 울증을 넘나드는 회장, 소심과 대범이 맥락없이 교차하는 회장을 측은지심으로 대하자. 따뜻하게 안아주자. 그도 외로운 사람이다.

사원의 눈 대신 상사의 눈으로 보자 - 넓게 보는 안목의 필요성

회장이 늘 주문하는 게 있다.

“일을 할 때는 현재 직급보다 자신이 두세 직급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해라.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바로 윗 상사만 보지 말고, 그보다 두세 단계 위의 상사를 염두에 두고 써라. 관건은 안목의 높이다. 헬리콥터뷰(Helicopter View)를 길러라.”

계열사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다 회장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연설문 관련 일을 하게 됐다. 엄밀히 얘기하면 보조 업무였다. 그럼에도 특권을 누렸다. 회장 주재 회의에 배석하는 영광(?)이었다. 주간 혹은 월간으로 열리는 그룹 사장단 회의나 회장단 회의에 들어갔다. 회장이나 사장이 아닌 사람은 나뿐이었다. 가까이서 회장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3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계열사로 복귀했다. 왜 그렇게 복귀한 회사가 작아 보이던지. 불과 몇 년 전까지 내 세상의 전부였던 그곳이 내 손바닥 위에서 훤히 보이는 게 아닌가.

쫀쫀함과 디테일은 종이 한 장 차이 - 디테일이 힘이다

회장은 쪼잔한 사람이 아니다

현실적인 사람이다. 높이 날아서 멀리 보기보다는, 낮게 날아서 벌레라도 한 마리 잡는 새가 되고 싶다. 대충 눈감아 주는 편안함보다는 예리하게 지적하는 짜릿함을 즐긴다. 명품은 정교한 마무리에서, 대형 사고는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회장은 전체를 보지만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회장의 디테일에 반대한다

묵이식지(黙而識之), 말은 하지 않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회장은 알아도 모른 체하되, 알고 있다는 것만 보여주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사장을 대리로, 임원을 사원으로 만든다. 임원이 회장님 열변 토하시는데 물이나 떠다줘서야 되겠는가. 더욱이 역량 없는 사람이 의욕만 앞서 디테일을 챙기면 직원은 떠나고 조직은 결딴난다. 회장은 한마디 툭 던지는 것이 제격이다. 못 알아듣는 임원은 어쩔 수 없다. 자격 미달이다. 조만간 회장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면 된다.

하지만 글쓰기는 디테일이 중요하다. 좋은 글을 쓰려면 세심해야 한다. 꽃을 꽃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진달래, 채송화라고 쓰는 게 좋다. 차보다는 승용차가, 승용차보다는 아반테나 SM5가 낫다. 뿐만 아니라 작은 실수 하나가 글 전체의 느낌과 신뢰를 무너뜨린다. 치밀한 배려가 독자를 미소 짓게 한다. 글의 성공은 디테일에 달려 있다.

숫자에 관한 회장과 직원의 동상이몽 - 숫자로 말하고 수치로 글쓰기

숫자에 관한 회장과 직원의 생각은 다르다

회장은 기본적으로 계량화하는 걸 좋아한다. 주먹구구는 싫다. 직원들을 옥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숫자에 매달리고, 숫자를 신봉한다. 모든 가치는 수치로 따진다. 기업의 언어는 숫자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피터 드러커를 갖다 댄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되지 않는다.”

반면 직원들에게 숫자는 스트레스다. 벗어나고 싶은 감옥이다. 숫자만 없으면 회사도 다닐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린 왕자’처럼 “왜 회장은 숫자를 좋아하느냐.”고 따지고 싶다. 회장은 드러커만 알지, 그보다 더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말, “숫자로 셀 수 있는 것이 다 소중한 것은 아니며, 소중한 모든 것이 숫자로 셀 수 있는 것도 아니다.”는 왜 모르느냐고 항변한다.

숫자에는 마력이 있다

300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 A라는 방법을 쓰면 100명이 살 수 있다. B라는 방법으로는 3분의 2에 해당되는 인원이 살 수 없다.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100명만 살 수 있다는 결과는 똑같다. 그런데 대부분 A를 선택했다. B는 왠지 불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숫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느낌으로 말하지 말고 숫자로 말하자. 뜬구름 잡는 소리 하지 말고 수치가 들어간 글을 쓰자. 그래야 치밀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목표 의식이 분명하다고 칭찬 받는다. 불리한 숫자는 굳이 쓸 필요 없다. 찾아보면 유리한 숫자는 얼마든지 있다.

너 자신을 알라 - 회장의 수사학

경영 현장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수사학

회장 말은 새겨들어야 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순진해도 너무 순진한 것이다. 회장이 “일찍들 들어가.”라고 한다고 정말 일찍 들어가 보라. 회사 근처에서 저녁 식사 후에 불 꺼진 창을 보며 회장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는 멋있는 말에 현혹돼 결과를 등한시해보라. 직장생활의 좋은 결과를 맛보지 못할 것이다. “회사보다 가정이 우선이다.”는 회장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그대로 행해보라. 얼마 안 가 진짜 가정만을 위하면서 살게 될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말해라.”는 말씀 그대로 마음을 비우고 거리낌 없이 말해보라. 말할 때는 시원하고 좋은데 다음 인사고과는 엉망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회장 본심을 아는 방법은 무엇일까. 말을 보지 말고 생각을 봐야 한다. 즉 회장이 돼서 회장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소통으로 형통하라 - 상사심리와 말과 글, 소통의 상관관계

‘행복’이라는 유토피아를 향한 긴 여정 - 대화가 보고서를 앞선다

유토피아를 만드는 소통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심전심을 중시하는 한국적 정서에 길이 있다. 소통은 합리성의 추구만으로 되지 않는다. 서구의 합리성은 소통의 기초는 될지언정 소통을 완성해주진 못한다. 모든 것을 글로 남기고, 정식 면담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는 관계가 끈끈해지기 어렵다. 냉랭하고 거리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식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한국인 특유의 ‘정’ 문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글 못 쓰는 ‘효자’가 되자

출세한 자식이 부모님께 더 잘할까, 어렵게 사는 자식이 부모님께 더 잘할까? 성공한 자식이 여건을 갖췄으니까 좀 더 효도해야 맞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출세하기 바빠서 부모님 찾아뵙는 걸 소홀히 한다. ‘못난 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집에서 놀고 있는 자식이 부모님 봉양하고 효도한다. 드라마에만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직장에서의 글쓰기도 그렇다. 글을 잘 쓰는 직원은 그것을 믿고 관계를 소홀히 한다. 반면에 글솜씨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직원은 ‘관계라도 좋아야지’ 하는 생각에 위아래 직원과의 사이가 두루 좋다. 그런데 이런 사람의 보고서가 글 잘 쓰는 사람의 보고서보다 채택될 확률이 높다. 회사 입장에서도 글 잘 쓰는 ‘불효자’보다는 글 못 쓰는 ‘효자’가 낫다.

그렇다. 회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글쓰기, 즉 각종 문서 작성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실체에 해당하는 것은 ‘관계’다. 관계가 어떠냐에 따라 보고서는 물론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는 글이 아니라 글 외적인 것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바로 ‘소통’이다.

단합대회에서 맛보는 소통의 극치 - 소통 수준의 3단계

청와대를 나와 새로 일하게 된 회사에서 유토피아 실험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첫 시도거리가 생각났다. 회장이 참석하는 임원 워크숍 자리에서다. 거사(?) 계획은 이러했다. 회장이 자주 쓰는 말을 골라 그 뜻을 설명한다. 임원들을 ‘깰 때’ 사용하는 욕에 가까운 것들을 일부러 골랐다. 회장이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을 쓰는지, 그런 말을 할 때 회장의 심리 상태는 무엇인지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개똥 그림을 보여주며 회장이 어떤 상황에서 무슨 뜻으로 ‘개똥이다’라고 하는지 설명하는 식이다. 원활한 소통을 가장해 회장과 임원과의 관계를 허물없이 만들고 싶었다. 라포르(무슨 말이라도 털어놓고 할 수 있고, 말한 것이 충분히 이해되는 관계) 상태로 가기 위한 첫걸음은 서로 친해지는 것이다.

소통에 관한 회장의 치명적인 착각 - 이해와 실행은 다른 이야기

오늘 회의에서도 회장이 엄청 ‘깼다’. 정교한 논리와 적절한 사례, 감성(?)을 자극하는 고성과 육두문자, 그리고 현란한 제스처까지. 본인이 말하면서도 놀라는 눈치다. 내 안에 이렇게 훌륭한 생각들이 어디 숨어 있었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빨’이 붙는 거야. 흐뭇하다. 속이 다 후련하다. 임원들도 열심히 받아 적는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 연발이다.

과연 임원들은 회장의 말에 감복했을까. 머리를 끄덕이고 감동 어린 눈동자로 쳐다봤으니 공감했을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반감만 쌓였다. 오늘 또 한 번의 푸닥거리를 무사히 넘겼다고 안도하는 정도랄까?

회장은 직원들의 표정을 지배할 수는 있지만 생각마저 지배할 수는 없다. 혹여 생각을 지배했다 하더라도 마음까지 지배할 수 있어야 진정한 승복이 가능하다. 소통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받아들임으로써 완성된다.

대상을 콕 짚어서 말하라 - 모두에게 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안 한 것

회사는 예비군 훈련장 같은 곳이다. 자발성을 과신하면 안 된다. 사람을 콕 짚어서 얘기해야 한다 “거기 뒤돌아보는 친구. 그래, 바로 너!” 이렇게 말이다. 회사에서 구경꾼은 필요 없다.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어느 마을에 ‘모두’와 ‘누군가’, ‘아무나’ 그리고 ‘아무도’라는 네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마을에 중요한 일이 생겼다. ‘모두’는 ‘누군가’가 틀림없이 그 일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았다. 이를 보고 ‘누군가’가 매우 화를 냈다. 왜냐하면 그건 ‘모두’가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 하는 게 사람 심리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에 가깝다. 이를 탓해선 안 된다. 회사원 모두는 주변인이다. 책임은 분산될수록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회장의 존재 이유다.

‘최초의 펭귄’을 만들어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편지 쓰지 말고 선택된 몇 사람에게 은밀하게 써라. 전 직원을 상대로 연설하지 말고 몇 사람만 불러서 조용히 얘기하라. 특별히 선정된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바닷물에 뛰어들 것이다. 그러면 주저하던 펭귄 모두 일제히 그 뒤를 따를 것이다.

택시를 타면 그곳에 달인이 있다 - 잡담도 실력이다

회장의 승용차 옆자리에 앉았다. “자리도 남는데 굳이 따로 갈 필요가 있느냐.”는 회장의 한마디에 서울에서 대전까지 2시간의 고문이 시작됐다. 차 안에 적막이 감돈다. 무슨 말인가 해야겠는데 이런저런 생각만 맴돌 뿐 말이 나오지 않는다. 대전에 도착할 즈음, 회장이 뼈 있는 한마디를 건넨다. “강 상무, 잡담도 능력이야. 특히 비즈니스 하는 사람에게는 필수 역량이야.”

회장의 잡담론이 이어진다. “영업하는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먼저 얘기하면 안 돼. 그건 하수야. 단도직입은 안 통해. 그것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의 대화 방식이야. 칼날을 쥐고 있는 사람은 다른 얘기를 해야 해. 그러면 상대방이 궁금해 하거든. 왜 찾아왔는지. 그때 용무를 얘기하는 거지. 30분의 대화 시간이 주어졌다면 마지막 3분에 용무를 말하는 거지. 그 앞에 27분은 잡담을 할 수 있어야 해. 축구로 치면 27분 동안 공을 드리블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슛을 날릴 수 있어. 상대가 경계태세를 풀고 내 얘기 들을 준비를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잡담하는 시간인거지.”

마음을 놓친 달필은 졸필보다 못하다 - 상사는 인정하고 동료는 부러워하는 글쓰기 필살기

요약과 정리에 답이 있다 - 보고서 작성 비법

가장 좋은 보고서는 제목만으로 할 말을 다하는 보고서다. 한마디로 짧은 보고서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보고서가 한 장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아직 보고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보고할 만큼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찾아놓은 자료가 아까워서 구석구석 쑤셔 넣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회장 상태가 궁금해질 때 - 보고서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

보고는 타이밍이다

완벽한 보고보다 약간 미흡하더라도 반 박자 빠른 보고가 낫다. “보고 준비는 어찌 돼가나?”라며 회장이 물어보면 때는 늦었다. 중간 중간에 “이게 맞는지요?”라고 물어보는 게 좋다. 틀렸으면 수정할 기회가 주어지고, 맞았더라도 회장에게 “역시 내가 도와줘야 해.”라는 뿌듯함을 안겨준다. 처음 지시받았을 때와 상황이 달라졌을 때, 또는 작성 방향을 크게 바꾸고자 할 때 등 중간보고는 많이 할수록 좋다. 기한 내 보고를 못할 것 같으면 반드시 사전에 이실직고해야 한다. 보고가 늦어진 이유와 보고 가능한 날짜를 말하고, 현재까지 준비된 내용에 관해 얘기한다.

보고서에도 표정이 있다

구두로 대면 보고할 때는 사람의 표정이나 자세, 열의를 볼 수 있다. 서면 보고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를 읽어보면 보고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보고한 사람이 그 건에 관해서 자신을 방관자로 여기는지, 주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보인다. 방관자의 경우는 간절하지 않다. 평론가나 컨설턴트같이 쓴다. 주인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자기 의견이 반드시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는 확신과 긍정적 에너지, 이것을 꼭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그야말로 책임감과 열정이 읽힌다.

이야기로 풀자 - 스토리텔링 시대에 살아남기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은 “이제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이미 우리는 ‘꿈을 팔고 감성이 상품이 되는 사회’를 살고 있고, 그 중심에 스토리가 있다. 이야기의 가치를 얘기할 때마다 나오는 대표적인 예가 하나 있다. 60센티미터 청동으로 만들어진 벨기에의 ‘오줌싸개 소년’이다. 볼품없는 이 동상이 한 해 천만 명 가까운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막상 가보면 썰렁하다. 그저 이야기의 힘이다.

과거 광고에 나왔던 정주영 회장의 조선소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허허벌판 백사장 지도와 거북선 그림이 그려진 5백 원짜리 지폐를 가지고 영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그리스 선주에게 주문을 받아냈다는 이야기. 언젠가 들은 이야기인데도 광고로 다시 보면서 다시금 뭉클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 기업들도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찾아 나서야 한다. 어느 회사나 얘깃거리는 얼마든지 있다. 단지 그것이 얘깃거리가 되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거나, 찾아보지 않을 뿐이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있다.

글 잘 쓰는 사람이 인재다 - 상상하는 과정으로도 충분하다

회장은 인재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세 가지를 든다. 호기심, 관찰력, 상상력이다.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이 매사에 관심이 많다. 이것저것 관심이 많아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안 보인다.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보기만 해선 소용없다. 상상해야 한다. 그래야 확장한다. 확장하는 데서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이 불러온 직관이나 인상, 착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관찰하고 상상한다. 생각이 백지 위를 종횡무진 달린다. 주어진 주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그 뒤의 이면을 연상하고, 연결되는 의미를 찾는다. 그러다 보면 단어가 문장이 되고 단락이 되고 전체 글이 된다. 글은 상상의 결과물이다.

머리 좋은 사람이 인재가 아니듯이, 많이 아는 사람이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다. 멍청하게 상상하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 글 잘 쓰는 사람이 인재다.

강 상무는 어떻게 글쓰기로 임원이 되었나?

- 사원에서 임원까지, 글쓰기로 승승장구하며 얻어낸 쓰기의 기본

글은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 글쓰기에 관한 잘못된 속설

글은 재능이 아니라 훈련으로 잘 쓸 수 있다. 모든 작가의 글을 보라. 초기 작품은 형편없다. 연습과 훈련으로 잘 쓰게 된 것이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200번 이상 다시 썼고, 톨스토이도 『전쟁과 평화』를 35년간 고쳐썼다. 아무리 천재 피아니스트라 해도 각고의 노력 없이는 건반 위에서 손가락이 날아다닐 수 없다. 테니스만 하더라도 새벽마다 강습 받고 열심히 쳐야 실력이 는다. 그런데 글쓰기는 왜 연습하지 않는가. 왜 익히고 배우려 하지 않는가. 그것은 마치 운전을 배우지 않고 차를 몰겠다고 덤비는 심보고, 왜 나는 태어날 때부터 운전 솜씨를 타고나지 못했느냐고 탄식하는 것과 같다.& 글재주가 없다고? 노력이 없었겠지. 원고지 1천 매 쓰기에 도전해보라. 그러고도 글이 안 써지면 타고난 재능을 탓해라. 글쓰기에 있어 유일한 재능은 피나는 노력이다.

나는 내 길을 간다 - 글쓰기 겁박에 대응하는 법

첫 줄에 목숨 걸라는 겁박

첫 줄 승부에서 실패하면 재기 불능인 것처럼 겁을 준다. 과연 그럴까? 나는 첫 줄부터 쓰지 않는다. 생각나는 것부터 쓴다. 생각나는 한 줄에 살을 붙여나간다. 그것이 쉽고 자연스럽다. 나는 책을 읽을 때도 1장 1절부터 읽지 않는다. 목차를 보고,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한 권을 다 읽게 된다.

일필휘지하라는 겁박

일필휘지하지 않으면 글이 누더기가 된다고 압박한다. 여기서 한술 더 떠 “잘 쓰려고 애쓴 것같이 보이는 글은 다시 써야 한다.”고 겁박한다. 옷을 기운 자국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말에 신경 쓰지 말자. 천의무봉한 글이 뉘 집 아이 이름인가. ‘나는 왜 일필휘지가 안 될까?’하고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 일필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 특별하게 복 받은 사람이다.

개요를 완벽하게 짜고 써야 한다는 겁박

개요가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쓰다 보면 어차피 다 무너지는 게 개요다. “당신은 집 지을 때 설계도 없이 짓느냐. 그래 가지고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느냐. 글을 쓰려면 뼈대부터 잡아놓고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없다.” 이런 말에 기죽을 필요 없다. 학교 다닐 때 시험 일정이 발표되면 책상을 정리하고 계획표부터 짜는 사람 치고 공부 잘하는 친구 못 봤다. 시험 범위가 발표됐으면 곧바로 공부해야 한다. 글도 곧바로 쓰기 시작해야 한다. 개요를 짜는 것보다 일단 시작하는 게 더 중요하다. 개요가 필요하면 쓰다가 짜도 늦지 않다.

욕심내지 말고 욕망하자 - 독자를 배려하는 글쓰기

나그네가 어두운 밤길을 더듬고 있었다. 그때 먼 곳에서 등불이 반짝였다. 등불을 향해 반갑게 나아갔다.

“아니, 이럴 수가!”

등을 든 사람은 앞을 못 보는 장님이었다.

“당신은 장님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 등불을…….”

“예,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앞이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등불 덕에 사람들이 나와 부딪히지 않으니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요.”

글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독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그런 글은 독자를 불안하게 한다. 자신 있게 써서 부담감을 주지 않는 게 독자에 대한 배려다. 자기가 많이 안다는 것을 글에 드러내면서 우쭐해 하는 것도 배려가 아니다. 알기 쉽게 써서 그것을 단번에 이해한 독자가 우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황하게 써서 독자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 역시 배려가 아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써서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배려다. 온간 수식어와 수사법을 동원해서 독자에게 감동을 주려는 시도는 배려가 아니다. 느끼함으로 고문하는 일이다. 담담하고 소박하되 전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글쓴이가 감춰놓은 의도를 알아채는 기쁨을 주는 것이 독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잘 쓴 글은 내가 잘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좋은 글은 독자의 마음에서 나온다. 좋은 글을 쓰고 싶거든 독자를 향해 ‘장님의 등불’을 먼저 들어야 한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