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다니엘, 맛에 경영을 더하다

   
다니엘 불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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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아이북스
   
12800
2015�� 01��





■ 책 소개
꿈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10가지 특별한 조언
요리계의 전설이 초보 요리사들에게 전하는 험난하면서도 경이롭고 보람찬 요리의 세계!!


 


열네 살의 나이에 요리사의 길로 첫 발을 내디딘 다니엘 불뤼는 그 후 40여 년 요리사의 길을 걸어왔다. 프랑스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요리사로서의 인생은 미국으로 건너와 뉴욕에 자신의 이름을 딴 프렌치 레스토랑 ‘다니엘’을 오픈하면서 새로운 장을 연다.


 


「미슐랭 가이드」「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봉 아페티」「고메 매거진」「뉴욕 타임스」 등 수많은 유수의 매체가 그의 요리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를 통해 그는 실력을 입증 받았다. 뉴욕을 방문하는 여행자나 비즈니스맨들에게도 프렌치 레스토랑 ‘다니엘’은 한 번쯤 꼭 들려보고 싶은 레스토랑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이러한 명성도 대단하지만, 20여 년 동안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수많은 훌륭한 요리사들을 길러냈다는 점도 그가 높이 평가받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요리사들이 그의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배우기 위해 몰려들었고, 그곳에서의 경험으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홀 운영의 노하우, 자기 관리, 조직 관리, 국제적인 감감, 와인과 디저트의 경제학적 의미 등 오너셰프가 꼭 알아두어야 것들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해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명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언젠가 요리사를 넘어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오너셰프가 되었을 때 다니엘의 조언은 꼭 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 저자 다니엘 불뤼
1955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리옹 부근의 농장에서 성장한 다니엘 불뤼는 열네 살의 나이에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요리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프랑스 최고 요리견습생 후보로 선정된 후 로제 베르제, 조르주 블랑, 미셸 게라르와 같은 유명 요리사들 밑에서 일하며 수련을 거듭한 불뤼는 과감하게 미국 진출의 길을 택한다. 워싱턴 D.C에서 유럽위원회 소속 요리사로 미국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1986년부터 1992년까지 미국에서 최고등급의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던 뉴욕의 ‘르 시르끄’ 레스토랑의 수석요리사직을 맡았다. 1993년, 자신의 이름을 딴 프렌치 레스토랑 ‘다니엘’ 을 오픈한 불뤼는 뒤이어 1998년에는 ‘카페 불뤼’를 비롯하여 ‘DB 모데른’, ‘다니엘 불뤼 브라세리’를 오픈하며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불뤼는 「봉 아페띠」 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요리사」로 뽑힌 바 있으며 그의 레스토랑 ‘다니엘’ 역시 「구르메」지가 수여하는 ‘탑 테이블’ 상을 수상했다. 레스토랑 다니엘은 2001년 4월, 「뉴욕 타임스」로부터 꿈에 그리던 별 4개 등급을 받았으며, 「미슐랭 가이드」지의 별 3개 등급을 연속으로 받으며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현대카드 VVIP 고객인 블랙카드 회원들을 위한 만찬에 초대되어 그의 요리를 선보인 바 있다. 2014년, 삼성전자의 <클럽 드 셰프> 1주년 결실인 ‘셰프 컬렉션’의 새로운 셰프로 영입되어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 역자 강민수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현재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역서로 「벌지전투 1944(1)」「벌지전투 1944(2)」「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제1차 세계대전 1914~1918」「탐욕의 끝, 사상 최악의 전쟁: 제2차 세계대전 1914~1918」 등이 있다.


 


■ 차례
추천사
 
프롤로그 _ 당신이 진심으로 요리사가 되기를 원하는가?


특별한 조언01. 좋은 스승을 찾아라
특별한 조언02. 열의 3원칙
특별한 조언03. 맛에 대한 감각
특별한 조언04. 무엇보다 좋은 재료가 중요하다
특별한 조언05. 와인과 디저트 속 경제학
특별한 조언06. 국제적 감각을 익혀라
특별한 조언07. 열정, 열의 그리고 자부심
특별한 조언08. 자기 관리
특별한 조언09.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라
특별한 조언010. 홀 운영의 노하우


 


요리사의 십계명
에필로그 _ 요리사로 산다는 것
요리사는 요리로 말한다 _ 다니엘의 엄선 요리 레시피
감사의 글


 




셰프 다니엘, 맛에 경영을 더하다

열의 3원칙

모든 요리는 재료를 데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프랑스 요리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조리법들은 모두 열을 이용한 것들이다. 오븐에 버터와 기름을 발라가며 굽는 로티르, 국물과 함께 고기를 냄비에 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천천히 졸이는 브레제,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이나 철판에 굽는 소테와 같은 조리법들에는 모두 열이 필요하다. 어떤 재료에 어느 정도의 열기를 어떻게, 얼마나 가해야 하는지를 통달한 사람만이 주방에서 로티르, 브레제 그리고 소테를 담당하게 된다.


만약 당신이 열이란 놈의 특성을 잘 이해하게 되면, 말 그대로 재료의 ‘분자 단위’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열이라는 수단을 통해 어떻게 식재료가 먹는 이에게 감각적이고 만족감을 주는 요리로 바뀌는지를 느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조리법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따라해서는 절대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없다. 모든 식재료는 각자 교유한 특성이 있고 열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매번 요리할 때마다 그 요리를 수천 번 만들어보았던 경험을 참고하여 각 과정을 잘 지켜보고 찔러보고 냄새를 맡으면서 재료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열기로 여러 가지 재료를 변형시키는 조리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로티르 혹은 로스팅이다. 화덕이 가정의 중심이라면 레스토랑 주방의 중심은 로티세리, 즉 로티르를 담당하는 부서이다. 로티르는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지만 절대 로티르를 하는 도중에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된다. 대기하고 있다가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채소를 넣고 장식용 채소와 과일을 올려서 로티르 과정이 끝나는 동시에 요리가 완성되도록 해야 한다. 로티르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조리법인 셈이다.


각 요리의 준비과정은 전혀 다르지만 로티르 담당자는 고기 고유의 특징을 파악하여 각 요리의 조리과정이 서로 방해되지 않고 착착 맞아떨어지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주방 최고의 에이스가 로티르 담당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실력이 좋은 로티르 담당자는 겉으로 보이는 고기 껍질뿐만 아니라 육즙의 변화, 고기의 굳은 정도, 고기 깊숙이 숨어 있는 맛있는 부위까지 직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또한 요리가 접시에 올라갈 때까지 모든 과정을 생각하고 있어야만 한다.


로티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브레제이다. 브레제는 말 그대로 은근한 불에서 재료를 요리하는 방법이다. 육수나 물, 시럽 등의 액체에 잠길 듯 말듯 담긴 재료를 발갛게 남은 잔불로 은근히 가열하면서 허브와 채소의 수액과 풍미를 그리고 고기의 지방과 육즙은 서서히 뽑아내는 과정이다. 브레제는 천천히 요리하면서 고기에 지속적으로 국물을 끼얹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브레제가 그저 약간의 액체와 고기를 냄비에 넣고 그냥 몇 시간 끓여버리면 그만인 조리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 소량의 물이나 육수를 넣고 장시간 끊어지면서 만드는 스튜와도 다른 기술이다. 어떻게 보면 브레제는 반은 스튜 만들기이고 또 반은 국물이 들어간 로티르하고도 할 수 있다.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열을 이용한 요리법을 좀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육류와 생선 부서에서 주로 사용하는 조리법은 소테이다. 소테를 교과서적으로 정의하면, 어떤 재료를 약간의 지방이나 기름에 넣고 뜨거운 열을 가해 요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다른 조리법들과 마찬가지로 소테도 말은 간단하지만 그 변형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열기로 재료의 수분을 뽑아내서 농축시키고 다시 재료에 흡수시키는 것이다. 바로 이 열의 활용 3단계에서 재료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다. 요리의 완성도는 당신이 열기라는 자연의 힘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 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맛에 대한 감각

미각은 재료와 재료의 질감 간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훌륭한 요리사는 맛에 대한 감각과 탁월한 미각을 갖춰야 한다. 요리사도 아니면서 환상적인 미각을 가진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형편없는 미각을 가진 요리사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리사라고 해도 미각까지 똑같을 수는 없다. 미각의 차이는 개인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문화적인 차이에서 기인한 부분도 있다. 바로 이러한 차이가 요리의 다양성을 높여주고 손님들에게 즐거우면서도 놀라운 경험을 제공해 준다.


맛은 늘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맛을 전부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요리든 전체적인 느낌을 주도 하는 한 가지 맛이 그 기전의 다양하면서도 미묘한 맛들을 가려버리거나 최소한 부각되지 않도록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예로 기니 암탉과 훈제 돼지 뱃살 파테를 살펴보자. 처음에는 훈제로 가공 처리된 돼지고기의 구수한 맛이 암탉과 푸아그라의 맛과 다른 향들을 압도할 것이다.


그런데 이 음식을 한 입 베어 물고 씹어보고 코로 숨을 쉬고 나면, 미각이 확장되면서 다른 세부적인 맛들도 조금씩 느껴지게 된다. 푸아그라와 버섯, 밤과 달콤한 양파, 마늘의 강렬한 맛과 올스파이스와 정향의 깔끔함, 분홍빛 후추 열매의 신선한 향기가 뒤섞여 빚어내는 맛의 향연 말이다. 이 요리의 기본이 되는 닭고기와 돼지고기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런 맛들이다.


또 혀에 바로 느껴지는 맛과는 직접 관계가 없지만 맛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재료의 질감이다. 어떤 요리를 먹을 때 무슨 맛인지를 인식하기도 전에 입 안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이 바로 요리의 질감이다. 질감은 맛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무슨 맛이라고 과학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요리를 먹을 때 실질적으로 느끼게 되는 맛의 경험에 그와 같은 요소들도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질감이 없고 또 실제로 만져보고 느껴보는 과정이 없다면, 가장 절묘한 맛도 무미건조하고 획일적인 맛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러면 이제 ‘특정한 맛’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우선 소금부터 시작해보자. 소금은 간을 맞추는데 가장 기본적인 재료이다. 소금은 요리에 넣는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른 효과를 낸다. 요리 초반에 소금을 쓰면 맛을 표면으로 끌어내서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로스팅하는 중에 소금을 치면 고기의 표면이 한층 더 단단해진다. 고기를 불에서 빼낼 때 한 번 더 소금을 쳐주고 고기를 썰 때 굵은 소금을 고기 표면에 살짝 뿌려 주면 좀 더 농축된 맛에 살짝 거칠게 씹히는 작은 소금결정들이 표면에 남게 되면서 고기가 가진 깊은 맛을 끌어낸다.


다음은 향신료와 허브이다. 이 재료들은 요리에 아주 미묘한 느낌을 주는데, 다른 맛을 압도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허브와 향신료의 특성 및 효과의 정도는 어떤 종류의 재료를 같이 쓰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닭 가슴살과 껍질 사이에 타라곤을 넣어보라. 그러면 한층 더 부드러워진 고기에서 아니스와 바닐라 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버내즈 소스에 절인 타라곤으로 독특한 악센트를 줄 수도 있다.


생강과 레몬그라스 같은 재료는 진정한 의미에서 허브는 아니지만 허브와 아주 유사한 형태로 요리의 맛에 영향을 미친다. 동남아 요리에서 이런 재료들은 아주 중요하다. 정향, 자스민, 아니스, 카레와 같은 향신료들 또한 맛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주면서도 그 맛이 두드러지도록 도와준다. 닭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육류들은 이런 향신료와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하얀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재료의 가격에 개의치 않는 요리가 두 가지 있다. 바로 프랑스 요리와 일본 요리이다. 다른 요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요리들에 어느 정도의 고급 재료를 써야 하고 또 재료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손님들의 수준과 당신의 상상력에 달렸다. 그 재료가 꼭 트뤼프나 푸아그라, 캐비아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붉은 토마토나 손으로 캔 채소, 싱싱한 사과도 얼마든지 최고급 재료가 될 수 있다.


훌륭한 주방에서 일하다 보면, 비싼 재료에 돈을 쏟아 부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재료를 쓴 음식이 다 팔리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비싼 재료들, 즉 트뤼프의 마지막 부스러기, 캐비아의 마지막 한 알, 푸아그라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전부 쓸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재료가 금만큼이나 비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요리의 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자연과 계절이다. 재료의 계절성이 중요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식재료란 제철에 가장 맛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계절이라는 요소를 절대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현대적 운송수단 덕분에 뉴욕의 계절과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제철이라 제일 맛이 올라 있는 재료들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과일과 채소에 더해서 생선과 가금류 그리고 일반 육류까지도 다 제철이 있다. 그래서 이런 재료를 쓸 때는 나도 요리를 하고 있는 지역의 계절에 맞추거나 최소한 비슷한 기분을 내려고 노력한다. 만약 당신이 계절에 맞추어 요리를 한다면, 시장에 한창 나오는 특정 제철재료로 하라. 요리할 때 계절감을 잘 유지하면, 크게 잘못될 일은 없다.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라

요즘 같은 소위 퓨전의 시대에는 외국 요리를 종주국에서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당장 비행기 표를 사서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스스로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당신은 어떤 나라의 요리에 흥미가 있는가? 당신이 특별히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리해놓으면 앞으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시도할 것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둘째, 반드시 전 세계를 직접 여행해야 할 필요는 없다. 뉴욕의 그랜드센트럴 역에서 7호선을 타고 퀸즈 지구의 정거장을 한 바퀴 돌기만 해도 최고 서른 가지의 외국 요리들을 본고장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맛볼 수 있다. 또 그런 곳에는 소수민족 고유의 식재료를 취급하는 식료품점, 정육점, 빵집, 생선가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설사 외국 요리를 먹어볼 여건이 되지 않더라도 요새는 어디서나 외국 요리를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잡지나 요리책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지의 ‘수요 요리 섹션’이나 여러 대도시 신문의 푸드 섹션을 일 년만 읽어도 전 세계 식문화를 골고루 경험할 수 있다.


내가 현재 이십 대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유럽에서 가장 풍성한 요리문화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나 스페인 혹은 이탈리아 같은 나라로 여행을 떠나보겠다. 현지에 도착하면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 가서 그곳의 음식을 먹어보리라. 여건이 되면 반년에서 이 년 정도 시간을 내서 세계를 여행하라. 기회가 닿을 때마다 다양한 국가의 요리사들과 일을 해보고 모든 종류의 음식을 먹어 보라.


솔직히 말해 세계를 여행하며 이곳저곳에서 일을 해볼 수 있을 만큼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다행히 요즘은 세계를 여행할 금전적·시간적 여유가 없어도 스스로 노력만 한다면 가까운 곳에서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나라의 특징을 살린 레스토랑을 방문하거나 웹서핑 그리고 상상력으로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당신은 요리사로서 더 큰 시야를 가지고 아이디어와 기술을 실제로 쓸 기회가 닥쳤을 때 이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의 색깔을 찾아라

오너셰프가 되어 매일 잠자리에서 눈을 뜰 때마다 스스로 해야 하는 질문은 “손님들이 수많은 레스토랑 가운데 내 레스토랑을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이다. 다시 한 번 스스로 질문 해보라. 누군가 나의 혹은 당신의 레스토랑에 와야 할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가?


요리가 물론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겠지만, 그 레스토랑에서 감정적·육체적으로 얼마나 편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 역시 중요 고려사항이다. 진정 훌륭한 요리사는 손님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면서 머나먼 이국적 향취에 대한 환상과 동시에 어린 시절의 기억을 일깨워주는 요리를 해야 한다. 손님들은 감동적인 요리여행을 기대하고 당신의 레스토랑을 찾아온다. 그 여정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요리에 대한 당신의 상상력이다.


요리사에게 이 모두는 한마디로 균형에 관한 문제이다. 최고의 요리사는 훌륭한 요리에서 볼 수 있는 기발함과 간결함의 미묘한 균형을 다른 요리에서도 재현해내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간결함이 없는 기발함은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 듯한 느낌을 준다. 따라서 요리에는 간결함도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예전에 우리 가게의 소믈리에인 장 뤽 르뒤를 데리고 버건디와 론 계곡 일대에서 알아주는 와인 제조업자들 몇몇과 만나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버건디까지 유유자적하게 여행한 우리는 보나에 있는 블랑의 레스토랑에 들렀다. 블랑은 우리에게 아주 멋진 요리를 해주었다.


여행을 마치고 몇 달 후 누군가가 그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을 했다. 레스페람스의 크루트 가자미 요리나 라꼬뜨 도르의 베르나르 루와조가 만들어준 당근과 오렌지 주스를 곁들인 대담한 송아지찜, 마찬가지로 경탄이 절로 나왔던 라멜로와즈의 포르치니와 자고새 요리도 굉장히 훌륭했지만 그 여행의 백미였다고는 할 수 없었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요리는 블랑이 가리비와 굴 그리고 캐비아를 곁들여 만든 아주 간단한 비시수와즈였다. 아주 기본적인 농촌 요리인 비시수와즈에 간단한 재료를 추가해서 고귀하고 품위가 넘치는 요리로 바꾼 그 기발함과 간결함이 앞서 말한 요리들보다도 더 큰 감동을 주었다.


파리,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에는 다양한 외국 음식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수없이 많아서 좀 더 다양하게 모험을 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당신더러 정체를 알 수 없는 잡탕 요리사가 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당신은 다른 누구도 아닌 지금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고 업계에서 성장해갈수록 당신의 손님들은 당신의 요리에서 평범한 고급 요리를 넘어선, 당신 특유의 색깔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뉴욕에 있는 타블라 레스토랑에서는 플로이드 카르도즈가 프랑스 요리의 기술과 인도 요리의 재료를 결함한 요리를 만들었다. 놀라운 재능을 지닌 쿠바계 미국인 요리사 더그 로드리게즈도 독자적인 방식으로 카리브 해 요리와 페루 요리, 에콰도르 요리의 전통을 결합하여 라틴 요리의 일가를 이루었는데 이는 나중에 누보 라틴 요리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아무리 혁신적인 요리라도 전통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신의 여정은 혁신과 전통 사이의 경계를 따라 걸어가는 것이다. 꾸준히 요리에 흥미를 가지고 매진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손님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시장 지향적인 메뉴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조성과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실제로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가다 보면, 매일같이 특별 요리를 만들게 된다.


혁신과 창조는 요리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다. 물론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요리들, 가령 꼬꼬뱅 같은 요리를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의 요리가 평범한 요리의 반복에 불과하게 된다면, 조만간 당신은 평범한 요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요리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실패한 요리는 절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실패작이나마 만들어보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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