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You Are Not Your Brain

   
제프리 슈워츠 외(역자: 이상원 외)
ǻ
갈매나무
   
14000
2012�� 11��



■ 책 소개
뇌가 우리 삶에 강력한통제력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다. 단, 우리가 그것을 허용할 때에만 그렇다. 그러나 지금껏 의심 없이 믿어왔던 신화를 깨뜨릴 수 있다면,그리하여 융통성 있고 건강한 방식으로 행동하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뇌의 통제를 벗어나 뇌를 활용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더는 뇌가 속삭이는 거짓말에 휘둘려 하기 싫고 불편한 행동을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 저자 
제프리 슈워츠
 - 의학박사 제프리 슈워츠는 UCLA 의과대학의 정신의학자이자자기주도적 신경가소성 분야의 선구적 연구자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의학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온 그는뇌가소성(neuroplasticity) 분야를 강박증 치료와 연관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 복잡성, 정보 및 지적 설계협회(International Society for Complexity, Information, and Design)’의 회원이자 영국국립강박증기금 해외대사 및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슈워츠는 지난 20여 년간 강박증의 인지행동치료 연구에서 주요한 업적을 쌓았고, 자아 지향뇌신경 연구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신경과학과 정신의학 분야에 관한 100여 편의 논문과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주요 저서로 『사로잡힌뇌, 강박에 빠진 사람들(Brain Lock)』『마음과 뇌-뇌가소성과 정신력의 힘』등이 있다. 

레베카글래딩 - 의학박사 레베카 글래딩은 UCLA 스튜어트 앤 린다 레스닉 신경정신병원 및 세멜(Semel) 신경과학과 인간행동연구소에 소속된 정신의학자이다. 

■ 역자
김학진
 -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석사학위를,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fMRI를 사용해 인간의 경제적, 사회적 의사결정과 관련된 뇌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으며, ‘공정성 판단’과 ‘이타적 선택’의 신경학적 기제를 밝히는 연구들을 진행 중이다.

이상원 -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유린되고 타버린 모든 것』 등 70여 권의 번역서를 출간했다.서울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글쓰기와 번역 강의를 하고 있다. 

■ 차례
감수의 글 -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과학적인 방법
프롤로그 - 당신은 뇌에 속고있다 

chapter1. 당신은 당신 뇌와다르다
01. 누가 내 뇌를 훔쳐간 걸까?
02. 돌고 도는 뇌의 거짓말
03. 두뇌가 계속 속삭이고 있는것
04. 마음과 뇌는 다르다 
05. 뇌가 만들어낸 현실에 속지 마라 

chapter2. 왜 나는 모든 인간관계를 계속 곱씹고 분석하는가 
06.끊임없이 이메일을 확인하는 이유 
07. 자기 감정과 욕구를 인정하는 능력
08. 뇌의 거짓말은 학습된 것이다
09. 인생을바꾸기 위한 첫 단계
10. 안전하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 

chapter3. 나쁜 습관의 작동 방식
11. 어째서 습관은 그토록 고치기어려운가
12. 괴물을 키우는 과정 
13. 생각이나 느낌을 다 믿지 말라 
14. 내 잘못이아니다!

chapter 4. 마음을 사용해두뇌 변화시키기
15. 부정적 메시지에 맞서야 하는 순간
16. 뇌를 다시 만드는 방식 
17. 삶의 의미를찾는 것이 중요하다 
18. 욕망은 어떻게 상황을 악화시키는가 
19. 정말이지 그만두고 싶은 행동은 무엇인가

chapter 5. 4단계 두뇌훈련법
20. 행동을 바꾸는 것이 두려운가?
21. 현실은 내 머릿속 소설보다 훨씬 좋다
22. 4단계 두뇌훈련법 사용 설명서

chapter6. 알지못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 -1단계: 꼬리표 바꾸기 
23. ‘노란 꽃’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24. 뇌의 거짓말을알아채는 일 
25. 선택을 해야 바꿀 수 있다
26. 생각 속에서 길을 잃는 과정 
27.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28.마음 기록을 남겨라
29. ‘이렇게만 되면’ 증후군 

chapter7. 뇌의 거짓말에 속지 마라 -2단계: 인식 바꾸기
30. “이건 내가 아니라내 두뇌일 뿐이야.”
31. 사회적 상처에 대한 연구 
32. 불편한 느낌을 가만히 지켜보는 법 
33. 세 가지 선택지
34. 사고 오류가 나타나는 지점
35. 현명한 조언가 

chapter8. 두뇌를 바꾸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3단계: 초점 바꾸기
36. 초점바꾸기가 어려운 이유
37.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38. 고질적인 생각 처리하기 
39. 과도한 생각과 분석에 휘둘릴 때
40. 불안감과 싸우지 않고 함께 사는 법
41. 더 이상 아무것도 회피하지 않겠다

chapter9. 당신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다 -4단계: 평가 바꾸기
42. 변화의 열쇠 
43.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
44. 자기 돌보는 법을 배워라
45. 지금내게 일어나는 일은… 

에필로그 - 자기 본질을알아본다는 것





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당신은 당신 뇌와 다르다

돌고 도는 뇌의 거짓말

뇌의 거짓말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유해한 결과를 낳는 것일까? 십대 시절부터 다이어트, 폭식, 거식증을 반복해온 25세 카라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오늘날의 카라는 그런 어두운 과거가 도저히 연상되지 않을 만큼 당당하고 생기발랄한 모습이다. 그녀는 애널리스트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고 친구들도 많다. 그렇지만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내내 외모에 대한 뇌의 거짓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카라는 뇌의 거짓말이 영향을 미쳤던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외모가 완벽하지 않은 한 사랑 받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게 밀려온다. 그리고 어느새 그 생각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다음 단계는 극심한 고통이다.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한 느낌이 오죠. 지금 이 꼴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는 느낌이에요. 감정적인 면으로나 신체적인 면으로나 저 자신이 욕지기가 올라올 정도로 역겹게 여겨졌어요." 견디기 어려운 그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카라는 가능한 한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거짓 메시지에 저항하려 해도 자기 경멸이 극도로 커지면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다이어트, 폭식, 거식으로 이어지는 유해한 행동에 빠져들고 말았다. 일단 저항을 포기하고 거짓 메시지에 승복하면 안도감이 들면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적인 평화일 뿐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나았다. 적어도 카라의 생각은 그러했다.


그러나 경험을 통해 카라는 일단 상황이 종료되면 뇌의 거짓말과 불편한 느낌이 전과 똑같이 되살아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뇌의 거짓말과 그에 따르는 행동들 때문에 카라의 삶은 곧 엉망이 되었다. 카라는 그 끔찍한 순환 고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뇌의 거짓말에 휘둘려 행동하는 것을 중단하고 싶었다. 하지만 방법을 알 수 없었다. 다이어트란 다이어트는 다 시도했고 수많은 상담치료사와 영양학 전문가를 거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되는 듯했다.


카라가 겪은 과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과 충동이 불편한 신체적, 감정적 느낌을 낳고, 카라는 그 느낌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그로 인해 유해한 행동, 무익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일시적인 안도감을 주지만 결국은 역기능을 할 뿐이다. 두뇌와  몸이 그 행동을 안도감과 결합시켜버리기 때문이다.



나쁜 습관의 작동 방식

어째서 습관은 그토록 고치기 어려운가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어느새 하고 있는 자기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는가? 그러면서 어째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의아했던 경험이 있는가?


기업의 고위 임원이었던 55세의 스티브는 매일, 매시간 이런 질문에 부딪치곤 했다.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으로 인정 받고 존경 받아온 그에게는 조언을 구하는 직원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스티브는 자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한편으론 고마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회사에서 업무를 제대로 알고 상황에 책임을 지며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자기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끔찍한 생각이었다.


퇴근해 집으로 돌아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내와 두 자녀는 늘 스티브의 의견을 물었고 가족 활동에 함께 참여해주기를 기대했다. 어디서고 혼자 있을 시간을 내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린 스티브는 점차 남들의 요구를 맞춰주는 삶이 지겨웠고, 분노와 후회에 휩싸이곤 했다. 모든 책임과 압박에서 탈출하려는 마음이 간절했던 그는 집에 돌아오면 포도주 한 잔을 마시며 구석에 틀어박혀 텔레비전을 보았다. 포도주가 효과를 발휘하면 감정적, 신체적 긴장이 해소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하여 한 잔이 두 잔, 세 잔으로 계속 늘어났다.


포도주는 편안함을 주었지만 가족과의 관계를 망가뜨렸다. 아내와 자녀들은 스티브가 말도 잘 안 하고 자기들과 거리를 둔다며 불평했다. 스티브도 자기 행동에 가책을 느꼈다. 그 역시 사랑하는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직장에서 퇴근하고 나면 가족의 요구에 맞춰줄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가족이 좀 더 독립적으로 알아서 움직인다면 자신이 그렇게 술을 마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매일 밤 포도주를 한 병씩 비우던 그는 급기야 낮 시간에도 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 생각이 간절했다. 사무실에서 술을 마실 수는 없었어도 점심시간에 포도주 한 잔은 가능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다 보니 두뇌 속에서 그 행동은 점점 강화되었다. 그러니까 스트레스 받지 않을 때에도 알코올을 갈구하게 된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시작했던 행동은 결국 스티브의 삶을 망쳐버렸다. 스티브는 늘 술 생각을 했고 술 마실 수 있는 순간을 고대하게 되었다.


습관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스티브가 겪었던 일은 뇌의 거짓말이 나타나면서 두뇌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즉 뇌의 거짓말에 초점을 맞추고 그 불편한 느낌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어느새 자동화되고 유해한 습관적 반응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뇌의 거짓말에 대해 반복적으로 동일한 반응을 보일 때, 예를 들어 술을 마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할 때 우리는 동일한 상황, 생각, 충동에 대해 동일한 반응을 보이도록 두뇌를 가르치는 셈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을 마시고 안도감을 느끼는 스티브의 행동이 반복되면서 그의 두뇌는 두 사건을 연결시켰다. 충분히 여러 번 그 행동이 반복된 후에는 술을 마신다는 반응이 두뇌 속에 고정화되었고, 이후 스티브는 자기 행동을 의식조차 하지 못하면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반복적인 행동이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것으로 정착된 것이다. 이후 스티브의 마음은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하는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게 되었다.



마음을 사용해 두뇌 변화시키기

부정적 메시지에 맞서야 하는 순간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몸의 절반을 움직일 수 없는 충격적인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2001년 3월의 어느 토요일, 코니 스마일리가 바로 그러했다. 신시내티 동물원의 열성적인 자원봉사자였던 65세의 코니는 사파리 출장 준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운전하여 동물원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녀는 네 번째 아프리카 방문을 앞두고 잔뜩 들떠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며 동물 애호가인 코니는 평생의 꿈이던 치타 보호구역 방문을 고대했고, 아직 가보지 못한 아프리카 여러 지역도 여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운전을 하던 중에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자꾸 차가 왼쪽으로 회전하려는 거예요. 계속 신경을 쓰면서 운전대를 바로잡아야 했죠." 잠시 후 동물원에 도착해 걸으면서는 왼쪽 다리를 질질 끌어야 했고 왼팔이 천근만근이나 되는 것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거기서 만난 딸은 이것이 뇌졸중 증상임을 직감하고 그녀를 당장 병원으로 데려갔다. 자기의 아버지(코니의 남편)가 10년 전에 뇌졸중으로 꼼짝 못하는 상태가 되어 결국 요양원에서 삶을 마감하는 모습을 지켜본 경험 덕분이었다.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코니의 상태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사흘이 지난 월요일 아침이 되자 몸의 왼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이 정도의 뇌졸중이 오면 온몸의 근육, 음식을 씹고 호흡하고 큰소리로 말하는 데 관여하는 근육들까지 포함해 몸 전체의 절반이 제 기능을 잃고 만다. 코니는 자기에게 닥친 상황을 믿을 수 없었고 아프리카 자연에서 야생 동물을 관찰할 기회가 사라졌다는 데 낙담했다.


담당 의사들은 뇌졸중이 워낙 심각한 상태여서 코니가 다시는 왼쪽 팔과 다리를 사용할 수 없으리라 진단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었다. 그러나 의사들이 무슨 소리를 하든 코니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때 거기서 결심을 했어요. 그렇게 죽지 않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고요."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최초의 증세가 나타난 지 7주 후, 코니는 부축을 받아 걸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뇌졸중 이후 코니의 회복세는 놀라웠다. 걷기 능력은 신속히 돌아왔다. 물론 왼손으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여전히 힘들었지만 말이다. 코니는 의미 있는 목표로 무장해 자기주도적 신경가소성을 충분히 활용한 덕분에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뇌를 다시 만드는 방식

신경가소성은 어떻게 나타날까? 예를 들어 뇌졸중 이후 걸을 수 없게 된 샘이라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뇌졸중이 오면 두뇌의 특정 부분으로 가는 혈액 흐름이 줄어들고 그 두뇌 부분은 영구적인 손상을 입는다. 그리고 그 부분이 어디인가에 따라 신체 손상 부분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언어 영역에 손상을 입었다면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운동피질에 손상을 입었다면 몸 일부를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샘의 경우는 운동을 관장하는 두뇌 부분이 손상되어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뇌의 다른 부분이나 근육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몸의 좌반신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신경 세포가 일부 죽었을 뿐이다. 죽은 세포는 두 번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샘이 다시 걸으려면 뇌의 다른 부분이 걷기 기능을 넘겨받도록 가르쳐야 한다. 바로 이것이 신경가소성이다. 즉, 전에는 다른 역할을 담당하던 두뇌 영역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특정 행동이 반복적으로 요청되면 두뇌는 새로운 기능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우고, 두뇌 일부가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다. 다시 샘의 두뇌로 돌아가 말하자면 걷기를 담당할 부분이 새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역할을 재분배할 때 두뇌는 가장 자주 사용되거나 요청된 기능에 우선순위를 둔다. 샘에게 그것은 다시 걷는 것이었다. 신경가소성은 이렇게 작용한다.



알지 못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 -1단계: 꼬리표 바꾸기

뇌의 거짓말을 알아채는 일

알아차림이 마음의 상태라고, 어딘가 들어가 자리 잡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오해로 인해 간혹 당혹감을 느끼기도 한다. 알아차림은 텔레비전을 켜는 것처럼 즉각 달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아차림은 차라리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에 더 가깝다. 능동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행동이니 말이다.


알아차림은 마음 상태나 존재 방식이 아닌 행동이라고 봐야 한다. 피곤함, 분노, 흥분 등과 달리 알아차림은 노력을 요구한다. 모든 행동이 그렇듯 알아차림에는 노력, 각성, 그리고 의지가 필요하다. 사실 인생의 매 순간 우리는 알아차릴지 말지를 선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집중이나 기술이 필요한 일이 다 그렇지만 알아차림도 더 많이 연습할수록 더 잘하게 된다. 알아차림은 일종의 마음을 훈련하는 공간이라 할 수도 있다. 관찰과 인식 능력을 키워 매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더 잘 보게끔 하는 마음 비전의 체력단련장이라고 할까?


알아차림은 상태가 아닌 행동이다

알아차림은 결국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을 완벽히 파악하는 인식이다. 인식 대상은 행동에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순간 이 책의 단어들을 읽어가면서 알아차림 상태에 있다면 책을 읽고 있음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각 단어의 의미에 파묻히지 않고 지금 현재 책읽기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뇌의 거짓말을 경험하면서 그 내용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것은 생각하는 것이지,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고 있다는 것, 뇌의 거짓말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비로소 알아차림이 된다.


알아차림은 실제 경험과 접촉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예를 들어 햇살 아래 앉아 온기가 피부에 닿는 것을 느끼고 그 감각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그것은 알아차림 상태이다.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먹으면서 맛이 어떤지, 입 속에 어떤 느낌을 주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생생히 감지한다면 그것 또한 알아차림이다.


꼬리표 바꾸기 단계의 목표는 이러한 과정의 인식에 있다. 매 순간 두뇌와 몸이 하는 행동을 인식하는 것이다. 내용이나 이유에 상관하지 말고 일어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라.

 


뇌의 거짓말에 속지 마라 -2단계: 인식 바꾸기

"이건 내가 아니라 내 두뇌일 뿐이야."

전직 인권 운동가인 65세의 리즈에게 은퇴는 상상했던 것과 달리 어려운 과정이었다. 평생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리드하고 누구와 만나든 친구가 되면서 살아온 리즈였다. "은퇴는 멋지고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은퇴하고 나자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지요." 반복적인 우려와 걱정을 나이 들어가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일부라고 합리화하며 추스렸지만 매일 아침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리즈는 걱정하는 행동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고 유익하다고 여겼다. "제가 스스로를 돌보는 방식이라 생각했어요. 모든 상황을 고려해 가능한 결과를 미리 생각해놓아야 미래를 관리할 수 있다고요. 어떤 것을 예상하고 그 대응 방법을 알고 있다면 당황하거나 실수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그녀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아무 성과 없이 힘만 뺀 꼴이었으니까. 걱정에 초점을 맞춘 탓에 어떤 각본을 고려해도 마지막은 늘 고독하고 위험하게 끝났다. 리즈의 경고 센터는 격렬하게 경보음을 울렸고 두려움은 한층 더 커졌다.


반복적인 걱정에 매달리는 것이 불안감을 키울 뿐이라는 점을 깨달은 리즈는 비로소 미래에 대한 걱정이 손톱만큼도 유익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했다. 리즈는 그 뇌의 거짓말들이 사고의 오류이자 나쁜 두뇌 구조가 만든 결과물이라고 인식을 바꿨고, 그제서야 생각, 느낌, 충동이 어째서 그토록 자신을 괴롭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자 뇌의 거짓말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었다.


리즈는 2단계: 인식 바꾸기가 가져온 변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제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소설이 가능한 미래 모습들보다 훨씬 나빴음을, 생각의 쳇바퀴를 돌리며 제가 스스로를 탈진시켰음을 알게 되었어요. 두뇌의 오류를 이해한 후에는 그런 거짓 메시지가 떠오를 때마다 아니야! 난 자신을 잘 돌볼 수 있어! 나는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설사 양로원에서 홀로 죽게 된다고 해도 내 삶을 주체적으로 관리하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야! 라고 외칠 수 있었어요."


이처럼 2단계: 인식 바꾸기는 반복적인 생각 유형이 유해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방법이자, 자기의식 속에 들어온 생각은 진실이 틀림없다는 믿음을 깨버리는 유용한 방법이다. 리즈는 자기 생각을 몽땅 믿지는 마라!라는 우리 주문을 제대로 받아들였고, 진실인 척 행세하는 것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두뇌를 바꾸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3단계: 초점 바꾸기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초점 바꾸기를 어떻게 하면 될까? 뇌의 거짓말에 마음 기록으로 꼬리표를 붙이고 인식 바꾸기까지 했다면, 이제 건설적이고 유익한 대상을 선택해 주의를 집중할 차례이다. 거짓 생각과 충동, 느낌, 갈망은 여전히 존재하면서 고함을 질러대겠지만 말이다. 초점 바꾸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초점 바꾸기를 위한 지침

- 주의가 어디에 맞춰지는지 알기

주의가 흐트러지는 것을 알고 자기가 선택한 대상으로 다시 초점을 맞추는 연습은 세 번째 단계인 초점 바꾸기를 실행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두뇌를 긍정적으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습관 센터는 반복적인 행동에 따라 쉽게 만들어지며 유익한 행동과 유해한 행동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의 행동과 주의 집중 대상에 반응하며 적응할 뿐이다. 행동과 주의 집중 대상은 두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유해한 행동은 지속적으로 자제하면 거기 해당하는 두뇌 회로가 약해지면서 결국 해로운 갈망이 사라진다.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다가 끊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덜 먹을수록 갈망도 줄어들지 않던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이스크림에 대한 갈망은 아주 간혹, 약하게 나타날 뿐이다. 반면 아이스크림을 하루 한 번씩 규칙적으로 먹는다면 두뇌 갈망이 함께 강해진다. 이런 갈망을 잠재우려면 되도록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거나 갈망이 없을 때 먹어야 한다(아이스크림 먹기와 즐거움이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기 시작하는 것, 이러한 유해하고 자동화된 반응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메일 확인, 과잉 분석, 술 마시기 등 어떤 반복 행동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꼬리표 바꾸기, 인식 바꾸기, 초점 바꾸기를 한 번 거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언제라도 자기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익숙한, 그러나 위험하고 유해한 길을 계속 걷게 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방법은 그 생각, 충동, 욕망, 갈망이 닥쳐올 때마다 꼬리표 바꾸기와 인식 바꾸기를 계속하고 건강하고 유익한 방향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이다. 그러니 언제나, 특히 초점 바꾸기를 할 때는 더욱더 당신의 주의가 어디로 향해 있는지 알아차리길 바란다.



당신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다 -4단계: 평가 바꾸기

변화의 열쇠

4단계 두뇌 훈련법을 사용하기 전까지 사라의 세상은 뇌의 거짓말, 사고 오류, 불안, 고통, 공포, 과잉 생각이나 과잉 분석 같은 유해한 습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완벽주의, 수치심, 죄의식이 삶을 지배했고 행동을 좌우했다. 늘 만족스럽지 않고 피곤했지만 다른 길을 알 수 없었다. 4단계 두뇌 훈련법을 사용하고 삶의 경험에 대한 평가 바꾸기를 익히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사고 오류의 잘못된 논리를 깨 경고 센터에서 일어나는 경보음을 해제시키면서, 습관 센터의 자동화된 반응을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사라는 변화를 체험하게 되었다. 비로소 자기 삶이 얼마나 제한되어 있었는지, 뇌의 거짓말이 선택의 폭을 얼마나 한정시켰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사라는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했던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 건강하고 다정한 자신에게 귀를 기울일 것인가, 아니면 계속 뇌의 거짓말을 따라갈 것인가 사이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때 사라는 이미 자신에게 아무 문제도 없다는 현명한 조언가의 말을 믿는 상태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자기 두뇌와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이러한 시각 전환은 꼭 필요한 과정이었는데, 이는 4단계 두뇌 훈련법과 그 네 번째 단계인 뇌의 거짓말에 대한 평가 바꾸기를 더 많이 연습한 후에야 가능했다.


"전 제가 또 뭔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혹은 뭔가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협소한 시각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제가 늘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현명한 조언가의 시각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죠. 뇌의 거짓말은 진정한 자아, 그러니까 진짜 제 모습을 보지 못하게 했어요. 하지만 한걸음 물러서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니 제가 바로 여기 있더군요. 전 지금 그대로 좋은 사람이었어요."


사라에게 변화의 열쇠는 다정하게 공감해주는 현명한 조언가의 시각으로 자기 삶을 바라보겠다는 선택이었다. 그러자 사라의 건강한 측면이 환한 빛을 발하며 큰 그림을 보게 해주었고, 더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이 가능해졌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무익하고 부정적인 생각에서 물러나 자신의 긍정적 특징과 성취를 바라보게 되면서 자신에 대한 시각도 완전히 달라졌다. 비로소 자기를 탓하는 사고 오류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은 것이다. "필요한 것은 제게 있는 뭔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제 태도를 바꾸는 것이더군요."

"난 지금 모습 그대로 훌륭해."

현명한 조언가의 도움을 받아 시각을 변화시키는 것, 이는 다름 아닌 4단계 두뇌 훈련법의 목표이자 네 번째 단계인 평가 바꾸기의 목표이다. 평가 바꾸기는 당신의 건강하고 다정한 측면을 강화하여 뇌의 거짓말이 허구라는 것을 즉각 깨닫게 한다. 그리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다. 사라가 그랬듯이 당신도 곧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난 지금 모습 그대로 훌륭해. 뇌의 거짓말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느낌을 불러일으키는지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내 진정한 자아는 지금처럼 훌륭하게 남아 있을 테니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유익하거나 유해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상황에 반응한다. 좀 더 단순하게 말하면, 기본적으로 건강하고 다정한 측면의 넓은 시각과 뇌의 거짓말의 협소하고 부정적인 시각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오직 당신에게 달려 있다. 당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평가 바꾸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알고 보면 이것은 삶의 매 순간마다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배우는 단계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뇌의 거짓말을 직접적으로 진지하게 마주 대할 때 당신은 현명한 조언가의 시각에서 그 메시지를 다시 평가할 기회를 얻게 되고, 나아가 두뇌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게 된다.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사고 오류에 빠지면서 뇌의 거짓말이 이끄는 대로 자동화된 유해한 반응을 보이던 기존의 방식을 거부함으로써, 알아차리는 인식 수준을 높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두뇌에 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쉬운 과업은 아니다. 하지만 4단계 두뇌 훈련법을 연습하면서 자신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측면이 거짓 생각, 충동, 욕망, 갈망을 깨뜨리도록 격려하다 보면 점점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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