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What Makes Your Brain Happy and Why You Should Do the Opposite

   
데이비드 디살보(역자: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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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8��



■ 책 소개

뇌가 어떻게 실수하는지 아는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방대한 인지과학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방지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전문 용어를 최대한배제하면서도 다양한 실험과 일상에서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뇌의 성향과 뇌가 활동하는 방식을 쉽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마음과 심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를 움직이고 조종하는 주체인 ‘뇌’에 집중한 이 책을 통해 안주하고 실수하는 뇌의 한계를 넘어서는 법,위급하거나 불안한 상황에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데이비드 디살보(DavidDisalvo)
“과학을 빙자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이른바 ‘자기계발성 가짜 약’의 실체를 신랄하게 폭로하는 탁월한안내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는 식의 달콤한 거짓말에사람들이 더 이상 속지 않도록 하는 것, 우리를 움직이는 뇌를 쉽게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플로리다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했으며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마인드」「사이콜로지 투데이」「포브스」「월 스트리트 저널」「멘탈플로스」「살롱」「에스콰이어」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NBC ‘나이틀리 뉴스’, CNN ‘헤드라인 뉴스’ 등에 수차례 출연했으며,세계적 과학 전문 블로그인 뉴로내러티브, 뉴로사이키드, 더 데일리 브레인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과 민간 기관의 연구 고문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공교육 전문가로서도 명성을 쌓고 있다. 현재 2013년 가을에 출간될 두 번째책을 집필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방대한 인지과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방지하고 더 나은선택을 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내 인생을 바꿔놓은 가장 흥미로운 생각 가이드북”, “내가 저질렀던 수많은 실수의 뿌리를알게 해준 귀중한 책”이라는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전 세계 10개국에 번역, 소개되었다.&nbsp&&nbsp& 
■ 역자 이은진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국제및공공정책학을 전공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비정부기구 APPA(Action for Peace byPrayer and Aid) 인턴으로 일하며 워싱턴 D.C. 시정부 아시아태평양 담당관실에서 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옮긴 책으로는 『슈퍼브랜드의 불편한 진실』『이그노벨상 이야기』『위 제너레이션』『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차이나 브라더스』『포퓰리즘의 거짓 약속』 『행복의 힘』등이 있다.

■차례
추천의 말
프롤로그 - 진창에 빠진 당신의 인생을 구출해줄 단 한 권의 책 
1부 뇌는 발전적일 것이라는 착각 
1장 나도 할만큼 해봤거든요? - 도전의 순간, 뇌는 안주한다 
2장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못했어요 - 반성의 순간, 뇌는 핑계를 댄다

2부 뇌는 치밀할 것이라는 오해
3장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 - 나는 고민하지만 뇌는 무시한다 
4장 툭하면 딴생각 - 나는 집중하지만 뇌는딴생각을 한다 
5장 현실에는 없는 본부장님 - 나는 몰입하지만 뇌는 중독된다 

3부 뇌는 성실할 것이라는 기대 
6장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저 사람보다훨씬 잘해 - 성실한 나, 게으른 뇌 
7장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나를 도와줄 거야 - 지시하는 나, 무시하는 뇌 
8장 보험이없다고요? 나중에 어쩌시려고요? - 절제하는 나, 돌진하는 뇌 

4부 뇌는 주도적일 것이라는 믿음 
9장 편 나누는 사람들 - 당당해야 할 때, 뇌는자꾸 눈치를 본다 
10장 이 영화, 너도 재미있었지? 그치? - 결정해야 할 때, 뇌는 자꾸 모방한다 
11장 사실 나도 너처럼생각했었어 - 만족해야 할 때, 뇌는 자꾸 비교한다 
12장 물건에 감춰진 힘 - 분석해야 할 때, 뇌는 자꾸 느낀다

5부 뇌는 스마트할 것이라는환상 
13장 내가 진짜 똑똑히 기억하는데…… - 기억한다고? 뇌는 다 잊어버린다 
14장 누구나 열심히 했다고말한다 - 노력한다고? 뇌는 삽질만 한다 

에필로그 -우주에 그만 빌고, 이제 뇌를 다스려라 

부록 1 추천자료 모음
부록 2 놓치기 아까운 실험 이야기
감사의 말
미주
찾아보기





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프롤로그 - 진창에 빠진 당신의 인생을 구출해줄 단 한 권의 책

우리의 뇌는 미래를 예측하고 패턴을 간파해 안정성과 확실성, 일관성을 추구하는 아주 멋진 기계다. 가끔 헛돌 때만 빼면 말이다.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뇌과학 연구 덕분에 이제 우리는 뇌가 일종의 예측 기계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기계는 다음에 일어날 일을 알아내기 위해 정보를 처리하는 굉장히 복잡한 기관으로, 패턴 감지, 인식, 위험 예측, 묘사에 특히 강하다.


문제는 뇌의 진화된 능력, 즉 위험을 피하고 방어함으로써 인간을 생존하고 번성케 한 이 능력이 많은 부산물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런 부산물은 우리의 일상 속 생각과 행동에 촘촘히 스며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이런 부산물들을 다루고자 한다. 이 부산물들은 위험을 예측하는 뇌는 행복하게 하는 반면 우리로 하여금 실수를 저지르거나 덫에 걸리게 만든다.


과학은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을 둘러싼 난제들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최상의 도구다. 개인적인 의견을 좀 더 덧붙이면, 나는 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촉진하고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믿는다. 만일 우리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고자 한다면, 질문의 핵심을 파고들어야 한다. 더불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과정에 내재해 있는 한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먼저 몇 가지 언급해둘 것이 있다. 첫째, 이 책에서 나는 행복한 뇌라는 은유를 아주 단순화해서 사용할 텐데,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다. 물론 엄밀히 보면 뇌를 두고 행복하다거나 슬프다거나 화가 났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내가 행복한 뇌를 통해 말하고 싶은 바는 단순하다. 우리의 뇌가 다양한 상황에서 손실을 피하고 위험을 줄이고 피해를 방지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뇌는 바로 그렇게 진화해왔다. 그리고 뇌의 이런 성향은 우리에게 대체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런 보호 성향, 즉 내가 행복한 뇌라고 부르는 이 성향이 도를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되는 순간 뇌의 보호 성향은 더 이상 장점이 아닌 걸림돌이 되고 만다.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뇌의 타고난 성향과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인식과 행동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안 되는 행동을 할까?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특히 자신에게 해가 되는 생각과 행동의 바탕에 뇌의 어떤 성향이 깔려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세상 사람들 중 이 문제로 괴로워해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조사를 통해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뇌가 어떻게 실수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뇌의 실수를 다룬 책들은 대부분 이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안다 한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예를 들어, 우리는 유혹을 피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지식을 적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의식과 행동 사이의 괴리야말로 뇌가 처한 현실이다. 이것은 무엇이 우리의 뇌를 움직이는지 알아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뇌는 발전적일 것이라는 착각

나도 할 만큼 해봤거든요? - 도전의 순간, 뇌는 안주한다

신경과학 연구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불확실한 세상은 우리의 뇌가 살기에 너무나 불편한 곳이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불편함도 심해진다. 2005년에 심리학자 밍 슈와 그의 동료들은 상황이 조금만 애매해져도 편도체 활동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편도체는 뇌의 양쪽 측두엽에 자리 잡고 있는 신경세포다발로, 여러 곳에서 편도체에 정보를 전달하면 편도체는 그 정보를 근거로 위협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해 반응을 내보낸다. 한편, 뇌에는 편도체와 반대로 보상 반응을 담당하는 배측선조체라는 영역이 있는데, 상황이 애매해지면 배측선조체의 활동은 줄어든다(예를 들어 월급이 오르거나 휴가를 받거나 키스를 기대할 때 배측선조체 활동이 증가한다).


애매한 정도가 심해지면, 편도체 활동은 계속 증가하고 배측선조체 활동은 계속 감소한다. 이는 뇌가 애매한 것보다 확실한 것을 더 좋아하는 수준이 아니라 열렬히 갈망한다는 뜻이다. 맞는 것을 추구하는 우리의 욕구는 사실 맞다고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신경학자 로버트 버턴은 이런 느낌이 우리의 생각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설명하고자 확실성 편향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우리의 뇌는 크건 작건 우리가 어떤 결정이나 믿음이 맞다고 느낄 때 행복해한다. 사실 우리가 맞다는 느낌을 좋아하는 이유도 뇌가 행복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맞다는 느낌이 실제로도 맞는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그저 맞다고 느끼는 것일 뿐이라고 인정한다면 실제로는 맞지 않는 셈이 되고, 이것은 뇌의 입장에서 썩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뇌의 이런 능력이 반드시 인간의 생존과 번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확실하다 혹은 내가 맞다는 느낌에 집착하는 것 말고도 인간의 뇌는 여러 가지 완고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가끔은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위험하거나 불안한 상황을 감지하고 경계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뇌가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메커니즘이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떤 경우에 이 경보를 무시하고 조금은 불편한 길을 택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심리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인지적 종결 욕구(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덜한 사람들이 인지적 종결 욕구가 강한 사람들보다 문제를 더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가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욕구를 잘 제어하는 사람은 훨씬 넓고 다양한 도전을 받아들이며, 이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뇌가 "멈춰!"하고 외칠 때에도 과감하게 뛰어내리는 행동이 가끔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인류와 과학기술이 발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뇌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뇌가 좋아하는 것과 반대로 하는 것이 항상 좋다는 뜻도 아니다. 좁은 프레임 안에서 생각해야 할 때도 있고, 새로운 정보를 거부해야 할 때도 있다. 본능을 극복해야 할 때와 본능에 머물러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기 위해서는, 본능과 발걸음을 맞추어야 한다. 이것이 생존을 위해 진화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행동양식을 갖추게 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낸, 위대한 뇌를 가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뇌는 치밀할 것이라는 오해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 - 나는 고민하지만 뇌는 무시한다

뇌 사전에 내일은 없다

사람들은 주로 시간 여유가 있는 일을 제안받을 때, 그 일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우리의 뇌가 그 일을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뇌는 현재 상황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즉각적 위협과 보상을 예측하는 쪽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에, 비록 몇 주라 해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게다가 뇌는 그 자리에 곧바로 보상을 받을 때 아주 행복해한다. 이렇듯 미래 예측을 부담스러워 하는 성향과 즉각적 보상에 대한 갈망이 결합될 때 우리는 문제의 늪에 풍덩 빠지고 만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성향을 가리켜 과도한 가치 폄하라고 일컫는다.


뇌의 이런 성향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는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주 벌어진다. 유감스러운 점은 이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곤 한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무엇이 문제가 될까? 도와달라고 부탁을 받는 사람에게 실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 아니다. 진짜 문제는, 상대방이 다소 무리한 도움을 요청해도 부탁을 받는 순간에는 수락하기가 아주 쉽지만, 결국에는 그 약속이 둘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바에는 그 자리에서 도와주기 힘들다고 말하는 편이 낫다.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인품이 떨어진다고 여긴다. 약속이라는 긴 터널에 처음 들어설 때만 해도 뇌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보상이 뒤에 가서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성급하게 약속하고 즉각적으로 보상받고자 하는 충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뇌를 저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다음에 실수하지 않으려면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는 ∼했을 거야."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음 직한,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들어본 말이다. 사실 이 말은 만약 우리가 그 사람과 같은 상황에 있었더라면, 그 사람과는 다르게(예를 들면 더 효율적으로) 행동했을 거라고 확신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직접 그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는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닥쳐보지 않고는 모른다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심리학 용어 중 도덕적 예측이라는 것이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행동할지 예측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지적할 때 쓰는 용어다. 정서적으로 아무런 고민이나 갈등이 없는 상황, 이를테면 거실에서 편안하게 텔레비전을 보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치열하고 급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런 생각은 날조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전망하지 않고 급작스레 결정을 내릴 때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종종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급작스레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그런 결정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이런 성향은 대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 뒤늦게 실수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교훈을 얻기도 하지만, 다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뇌는 성실할 것이라는 기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저 사람보다 훨씬 잘해 - 성실한 나, 게으른 뇌

의지와 열정? 그게 뭔가요?

당신의 뇌는 선천적으로 시스템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당신이 기존의 관습에 정면으로 대응했다간 안정성과 일관성이 무너지게 되고, 그러면 당신의 뇌는 요란한 경고음을 울린다. 당신은 이 경고음에 귀를 기울여 현재에 그냥 안주할 수도 있고, 경고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밀고 나가면서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의지와 욕구만 있으면 사기를 진작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단순한 생각에, 우리는 너무 쉽게 휘둘리고 있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성취욕이 부족하다고 해서 당신이 비정상이라거나 어떤 일도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연구 결과로 미뤄보건대, 조금만 창의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싸움도 덜 힘들 것이고, 심지어 그 일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기억하라. 당신의 뇌는 날 때부터 저항이 가장 적고 덜 위험한 길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 길이 항상 당신의 성취동기를 높이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다.


뇌는 가능성 있는 경쟁만 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비교할 때 경쟁심이 절정에 달하는 것이 사람들의 가장 일반적인 성향 중 하나다.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순간 경쟁이 시작된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누가 더 대단한지 재보고 싶어 하는 기질이 있다.


그런데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스티븐 가르시아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경쟁 욕구는 진공 상태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즉, 단순히 경쟁자들 사이에 있다고 경쟁 욕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들이 몇 명인지가 경쟁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당신의 뇌는 당신이 앞뒤 재지 않고 무작정 경쟁에 뛰어들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 전에 최소한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 편안한 상태로 돌아갈 기회를 엿본다.


게으른 뇌를 이기는 4가지 방법

∎ 시작한 일은 끝낸다

행복한 뇌의 성향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방법이 하나 있으니, 무슨 일이 되었든 우선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미완성을 불완전한 상태로 받아들인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목표가 눈앞에 있는데 부담감에 짓눌려 일을 차일피일 미루며 질질 끌게 될 때는, 어디서부터든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시작하면 일을 끝내겠다는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 자신과 대화할 때는 말하지 말고 물어라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자기 대화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동기부여가 훨씬 쉬워지고, 생산성도 높아진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어떤 목표를 앞에 두고 자기 자신에게 난 해낼 거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 빠른 피드백은 실적을 높이는 연료다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우리에게 강력한 동기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한참 뒤에 나올 결과에 대해서는 걱정을 덜하는 경향이 있다. 동기부여에서 피드백을 하는 시점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피드백이 한참 뒤에나 나올 때는 피드백의 의미가 크게 와 닿지 않고, 그래서 우리의 뇌도 피드백에 관심을 덜 기울인다. 반대로 피드백이 즉시 나오면 우리는 피드백에 집중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게 된다.


∎ 가정법 사고는 아주 중요하고도 위험한 기술이다

우리는 어떤 결정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아졌을 텐데. 우리가 가정법 사고를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정법 사고를 통해 자신이 했던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미래에는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행복한 뇌에 깊이 박혀 있는 생존 기술이기도 하다. 이런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기술을 오용해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생각에 지나치게 빠져들기 시작하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음울한 생각에 빠져들기 전에 미리 정신을 차리고 빨간 깃발을 높이 쳐들 때가 언제인지 알아야 한다.



뇌는 주도적일 것이라는 믿음

이 영화, 너도 재미있었지? 그치? - 결정해야 할 때, 뇌는 자꾸 모방한다

누구에게나 결정은 힘들다

사실 우리의 뇌는 완전히 독립된 존재로 살도록 타고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 의존하며 살도록 만들어진, 다른 종들보다 유별나게 사회적인 존재가 인간이다.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다. 영향을 받기만 하거나 주기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점을 알고 나면 왜 우리가 혼자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려고 애쓰는지, 그 이유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행복한 뇌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 다 그렇듯, 이 성향도 자칫하면 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의견을 정하고 결정을 내릴 때마다 자기 점검 없이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결국 본인에게 해가 된다. 혼자서 생각하고 결정하다가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심리적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인격 형성과 성격 강화에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물론 뇌가 이런 성향을 갖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분명한 이익을 내기도 한다.


이기고 싶다면 쉽게, 짧게, 반복하라

뭔가를 결정하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외부 자원을 끌어다 쓰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사실 이것은 아주 영리한 에너지 보존 전략으로, 유익한 경우가 꽤 많다. 또래 집단의 영향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것 역시 우리의 뇌가 값비싼 에너지 자원을 어디에 쓸지 정하고 사회집단과의 친밀감을 표시하려 하는 일종의 적응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대체로 괜찮을 때가 많지만, 이런 성향들 때문에 우리가 온갖 선전과 속임수에 잘 넘어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외부의 영향을 받아들이는 뇌의 성향에 기름을 붓는 것이 두 가지 있으니, 하나는 반복이고 다른 하나는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인지력 유창성이다. 심리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 기간에 동원된 선전기법을 연구하던 초창기부터, 메시지를 반복하면 할수록 우리가 그 메시지를 믿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사실을 입증해왔다. 우리가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메시지에 대한 믿음은 특히 더 강해진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동일한 메시지를 얼핏 여러 번 듣다 보면, 우리는 결국 그 메시지가 진실이라는 환상에 빠지고 만다. 반대로 우리가 메시지에 집중하면 할수록 그 메시지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줄어든다.


인지력 유창성이란, 이해하기 쉽고 기존의 스키마에도 잘 맞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뇌의 성향을 말한다. 이것은 긍정적으로만 작동하면 학습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주 중요한 기술이다. 짧고 간결하고 단박에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가 설득력 있는 이유는, 우리가 그 메시지를 아주 빨리 처리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메시지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메시지가 익숙할수록 메시지를 해독하고 처리하는 데 필요한 자원은 줄어든다. 그리고 행복한 뇌는 기꺼이 힘이 덜 드는 길을 택한다.


복잡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우리의 뇌가 선천적으로 그렇게 복잡한 메시지와 씨름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는 작은데 소화해야 할 음식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흥미롭지도, 간결하지도 않은 메시지에 사람들이 집중하게 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광고인들과 정치인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사실을 활용해 진실의 환영을 키우는 방식으로 유권자들과 소비자들을 설득한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선거 운동이 진실이라는 이름의 환상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자가 더 효과적인 메시지 전략을 짜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쓰면 쓸수록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도 더 커진다.



뇌는 스마트할 것이라는 환상

내가 진짜 똑똑히 기억하는데…… - 기억한다고? 뇌는 다 잊어버린다

기억은 나는데 설명은 못한다

우리는 어떤 일을 언급할 때 정확히 기억한다고 맹세하기 일쑤지만, 사실 기억이란 원래 불완전하다. 그리고 이 불완전한 기억이 우리의 삶에 무수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 또한 많은 경우, 우리의 기억은 그것이 맞든 틀리든 다른 사람의 삶에도 영향을 끼친다.


뇌가 중요한 정보를 지운다

내가 이번 장에서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기억이 반드시 사실에 의거한 것은 아닐뿐더러, 비교적 쉽게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나쁜 소식이라면, 좋은 소식은 우리 인간이 오랫동안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존하고 번식하는 데 이런 불완전한 기억이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 뇌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하는 다양한 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기억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일이다. 뇌는 정보를 선택해서 장기 기억으로 보내는 활동을 통해, 미래에 끌어다 쓸 중요한 정보는 저장하고 저장할 가치가 없는 정보는 내다버린다. 물론 그 과정이 산뜻하고 말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기억 선별 작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종족 보존과 생존이라는 렌즈를 통해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뇌의 활동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를 다 처리할 능력이 없다. 우리의 뇌가 처리하는 정보의 양이 엄청난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깜빡하는 뇌를 이기는 1가지 방법

∎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라

우리가 틀림없다고 확신하는 기억은 틀릴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기억을 도와줄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체크리스트는 기억에 구멍이 나서 하루 혹은 일생을 망치지 않도록 막아주는,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도구다. 시간 관리의 일환으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라고 주장하는 책을 이미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신이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든 체크리스트를 만들 때는 기본 원칙을 지키라는 점이다. 체크리스트의 기본 원칙은 스스로를 불완전한 기억의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부디 이 원칙을 토대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하라.


누구나 열심히 했다고 말한다 - 노력한다고? 뇌는 삽질만 한다

나의 노력, 뇌에게는 무의미한 반복

우리는 성공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춘 다음에야 새로운 역할을 맡거나, 일이나 사업을 시작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속일 때가 많다. 사실 그때는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가능한 한 빨리 습득할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데 말이다. 이것은 앤더슨 에릭슨 교수가 말한 주도면밀한 연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주도면밀한 연습이란 우리가 새로운 역할이나 자리를 맡았을 때, 그에 걸맞은 구체적인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 연습하는 것을 말한다. 한 가지 능력을 1만 시간 연습하든 5만 시간 연습하든, 주도면밀한 연습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여전히 부족하기 쉽다.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하다. 방향을 잘못 잡아 쓸모없는 연습만 한다면 뇌의 에너지만 허비하기 때문이다. 뚜렷한 성과 없이 시간을 허비할수록 스스로를 갉아먹거나 지레 포기하고 싶은 뇌의 성향도 더 강해진다.


결론, "열심히만 하지 말고 머리를 좀 써!"

행복한 뇌는 일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방향감각이나 목적의식 없이 무작정 연습에 매달리면,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게 뻔하다. 금세 지쳐 나가떨어지거나, 환멸을 느끼다가 결국에는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그냥 열심히 하기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확인하고 영리하게 연습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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