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나이 들기

   
조영환
ǻ
지상사
   
14000
2011�� 09��



■ 책 소개
핵가족화가 심화되는 지금,3대 혹은 4대가 함께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정이야말로 행복한 가정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함께 살지는 못할지라도 친족간에 수시로 왕래하며 정을 나누고 서로 보살필 수 있다면 누가 보더라도 손색없는 행복한 가정일 것이다. 예전 집단생산의 농경사회에서는 할아버지혹은 아버지의 권위로 이런 가정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산업화와 핵가족화가 심화되고 개인주의 성향이 팽배해진 지금은 가장의 권위만으로 이를유지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제는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기업에서 시행하는 고객감동경영을 가정에도접목해야 한다. 가족 구성원을 평생고객으로 여기고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핵가족화와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대비책으로서 단란한 가정과 행복한 노후를만들기 위해 실천해야 할 덕목들을 저자의 직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후반생을 위한 인생경영전략서다. 자식과 남편,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지위와역할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기혼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엮었으며, 절로 무릎을 치게 되는 실천적인 아이디어들을 담았다.

책에서 기술하는 내용들은 대부분 저자가 직간접적으로경험한 일들이다. 각 가정의 특성과 상황, 여건에 따라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약간의 응용이 필요한 것도 있다. 또 젊을 때부터실천하면 효과가 더욱 좋은 방법과 중년 이후에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나누어 실었기 때문에 독자의 상황과 연령에 맞는 항목을 바로 찾아볼수도 있다. 모든 항목이 많은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실천할 수 있을것이다.

■ 저자조영환
인사ㆍ조직관리 전문가다.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인사관리를 전공하고 공군 인사장교로 4년간 복무했다. 삼성그룹에입사하여 삼성화재 인사팀에서 채용ㆍ인사기획ㆍ노사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컨설팅팀에 파견되어 삼성그룹 신 인사제도TF(승격ㆍ직급 부분 담당)에 참여했으며, 여러 다른 기업체의 인사제도 혁신을 위한 컨설팅도 수행했다. 이후 삼성화재 인사담당 임원으로부임했으며, 상무이사 승진 후 삼성화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AMP, 노동연구원 노사관계 최고지도자과정을 수료했으며, 직업개발원 인사부문 직능자격요건 심사 전문위원과전주대학교 자문위원, 전경련 중소기업 지도위원을 역임했고, 한양대학교에서 <일과 직업의 세계&&를 강의했다. 삼성화재 인사부장 재임 시‘함께 근무하고 싶은 상사’로도 뽑혔다. 

지은 책으로는『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 여자』와 『메일 통하는 남자』가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이제는 제발 나가 놀아라
노후와 관련된 에피소드 세가지

제1장 아버지의 이름으로
자식과의 실질적인 촌수 따져 보기
6학년 아들 핸드폰에저장된 아빠 이니셜
아버지학교에 입교한 퇴임 교장선생님의 아들과의 추억
아들 방문에 걸린 [잡상인 출입금지] 팻말
아들의 폭음이유, 아빠도 그랬잖아
아빠한테는 비밀로 해줘
늙어서 소외와 미움을 받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실행방안들

제2장 젊을 때 실천하면 더 쉬운일들
하루에 1분간 안아주기
일주일에 하루 식구들과 별 보며 자기
일주일에 한번 같이 외식하기
가족들과노래방 가서 노래 녹음하기
돈 한 푼 안 들이고 100만 원 선물하기
스포츠카 같이 타보기
국내외 가족여행 자주 하기
작은선물 자주 하기
양가 부모 모시고 여행 가기
가족이 함께 가정경영계획 세우기
하루 한번 이상 사랑한다고 말하기
솔선수범으로자녀 교육하기
때로는 의도적으로 방목하기
자식에게 의논할 수 있는 친구 되어주기
기대치를 넘는 감동 주기
과도한 관심자제하기
자녀들에게 미래를 시뮬레이션 해주기(소크라테스 문답법)
부모가 아닌 아이 처지에서 생각하기
아이들 놀이방만들어주기
아이들에게 인문 고전 읽히기
방학 때 아이들 시골(고향) 보내기
부부싸움 5분 만에끝내기

제3장 중년에도 할 수 있는일들
결혼 20주년 감사패 만들어주기
아이들과 소통시스템 구축하기
아내 생일상 차려주기
식사하고 꼭감사인사 하기
비(상)자금 모아놓기
아들(딸)이 자랑스러운 00가지 이유 써주기
자식에게 존댓말 해보기
정기적으로 가족사진찍어두기
아내와 처음 만난 날 기억하고 챙겨주기
설거지나 집안일 도와주기
자식에게 기대하는 것은 말보다 행동으로보여주기
자식에게 효도 바라지 않기
친지들과 정기적으로 교류하기
같은 취미 만들기(등산, 골프, 테니스 등)
그냥 다정하게손 잡아주기
절대자에 대한 믿음이나 종교 갖기
좋은 일 같이 하기
아내가 중심이 되는 모임에 열심히 따라 다니기
자식이성장한 후에는 품에서 내려놓기
웬만하면 자식을 믿고 맡기고 기다리기
자식에게도 잘못한 일은 진심으로 사과하기
여자한테 말로이기려는 생각 버리기
아이들과 같이 요리 해보기
자식에게 균등한 사랑 베풀기
20살 나이 어린 친구 만들기
인터넷 카페나동호회 활동 해보기
모바일 전문가 되기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새롭게 심취할 수 있는 분야만들기

에필로그 : 긍정적인 노력과 실질적인 행동이필요





멋지게 나이 들기


제1장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들의 폭음 이유, 아빠도 그랬잖아

하루는 새벽 2시경에 대학생인 막내아들이 완전 인사불성이 되어 들어왔다. 엄마와 부산하게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잠결에 그냥 모른 채하고 잠을 잤다. 아침에야 전말을 파악해보니, 아들이 전공하는 학과는 전국을 통틀어 20개 정도 대학에 개설되어 있는데, 같은 전공을 하는 학생들끼리 모여서 학술대회 같은 것을 마치고 여흥으로 학교 대항 술 마시기 대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애비를 닮아 두주불사형인 우리 아들이 자기 학교 대표선수로 추천되어 시합에 나섰고, 전국의 내로라하는 술꾼들과 술 마시기 대화가 시작되었단다. 냉면사발에 소주를 그득 부어 먼저 마시는 무식한 게임이었는데, 본인 이야기로는 자신이 결국 우승했다는 것이다(사실 여부는 확인 불가).


그러다 보니 대취하게 되었고, 행사를 마치고 밤 12시가 넘은 시각에 집에 오기 위해 거리에 나섰지만 택시가 대취하여 비틀거리는 젊은 청년을 쉽게 태워줄 리가 만무했다. 그런데도 어찌어찌 택시를 타고 오긴 왔는데, 오는 도중 택시 안에 오바이트를 해놔서 집사람이 시트에 묻은 오물을 닦아주고 세차비로 3만원을 더 주며 기사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사과하고서야 겨우 데리고 올라온 것이다.


집사람이 고마운 마음에 택시기사에게 어떻게 이런 만취한 아이를 태워주셨냐고 물으니 기사 왈, "우리 집에도 똑 같은 놈이 하나 있어 불쌍해서 태워줬습니다."


아무튼 아침에 술이 덜 깬 막내를 불러 앉혀놓고 협박성 경고를 했다. "너 술 좀 작작 마셔라. 그러다가 노상에서 급사하는 사람들 많다. 가끔 신문에 나는 것 못 봤냐?"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아빠도 늘 그랬잖아."


정신이 확 들었다. 그리고 일순간 대답할 말이 궁해졌다. 그렇다. 자식들은 이래저래 자기도 모르게 부모를 따라 한다. 한 번은 집사람에게 나와 얼굴이 닮지 않은 두 아들을 두고 "내 아들 확실해? 닮은 데가 별로 없는데." 하고 농담 삼아 의문을 표시한 적이 있는데, 그때 집사람의 대답이 "목소리가 똑같은데."였다.


이 뿐만 아니라 살다 보면 생활습관도 비슷해진다. 같이 생활하는 선배(아버지나 직장 상사)와 사고방식, 생활습관이 유사해지는 현상은 공명이 아닐까? 아니면 유전적 동질화 현상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자신은 아빠의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모두 공명을 일으켜 자기도 모르게 따라 한다. 그래서 가장 좋은 교육은 두말 할 여지없이 부모의 솔선수범이다.


늙어서 소외와 미움을 받지 않으려면

이제 부정적인 생각이나 말들은 잊어버려야 한다. 수십 년을 이어온 그동안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젊을 때 해보아서 알겠지만, 사실 가정사에서 야단과 징벌로 해결되거나 개선되는 일은 별로 없다. 가족들에게 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자신의 마음도 편하고 가족들로부터 미움도 받지 않는다.


마음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거의 누구나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자식에 대한 사랑은 너무나 자연적인 것이고 본능적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남편과 아버지들은 사랑한다는 말과 실제 행동을 아껴 왔다. 이제는 말과 행동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특히 여자들은,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표현해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가족은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도 영원한 고객이다. 기업에서 고객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가족은 싫다고 하더라도 뿌리칠 수 없는 영원한 나의 고객이다. 기업들은 고객섬김경영을 비롯하여 고객감동이라는 용어들을 경영의 주요 정책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이를 가정에도 적용하여 진지하게 실천한다면 집안이 더욱 화평해지고 화목해진다.


아울러 사회 구성원들과의 치열한 관계도 점점 소멸되어 간다. 따라서 서로 간의 어울림이 어떤 이해관계로 얽히기보다는 공유 포인트를 만들어야만 가능한 시기가 된다. 즉 취미나 행사, 공동 관심사들을 만들지 않으면 이웃과도 소원해지는 것이 50대 후반 이후의 인생이다. 이러한 노력을 병행해야만  가족과 이웃, 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호흡하면서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제2장 젊을 때 실천하면 더 쉬운 일

하루에 1분간 안아주기

필자가 25년 이상을 거의 매일 하고 있는 가족과의 스킨십 중에 하나는 바로 하루에 1분 안아주기다. 돈도 안 들고 힘도 안 드는 정말 쉽고 간단한 일이지만, 이것만큼 가족들을 정서적으로 가깝게 묶어주는 일도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장성한 우리 아이들이 먼저 아빠와 엄마를 안아준다. 뿐만 아니라 고향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도 꼭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 정감 있는 인사도 나눌 줄 아는 아이들이 되었다.


1분간 안아주기를 하는 가장 좋은 타이밍은 새롭게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출근시간이다. 엄마나 아빠나 다 출근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출근 전 1분 동안 안아주는 것이다. 1분이란 시간은 사랑이 시작된 젊은 연인들에게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아쉬운 찰나가 될 수도 있겠지만, 바쁜 출근시간을 쪼개어 60초간 같은 자세로 아이를 안고 있는다는 것이 실제로 해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고 있는 동안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주의사항도 그때 전달하면 거부반응이 적다. 물론 그냥 아무 말 없이 안고만 있어도 충분히 에너지와 감정이 공유된다.


이 1분은 엄마와 아빠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서로의 따뜻한 가슴이 맞닿는 시간으로, 가장 따뜻하게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퇴근했을 때도 들어오면서 안아주다 보면 얼마 안 되어 아이들이 먼저 안아주기 시작한다. 혹시 부모가 늦게 퇴근하여 아이들이 먼저 잠자리에 든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 역시 자는 아이를 안아주면 아이가 얼굴에 미소를 띠우고 더 편안한 수면을 취한다. 잠결이지만 부모의 따뜻한 정을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엄마 품을 떠나기 싫어하는 대여섯 살짜리 어린 아이들에게는 1분간의 안아주기가 안심하고 엄마를 보낼 수 있는 정신적 충전기(배터리) 역할을 하게 된다. 필자가 관리자로 근무하던 보험 판매현장에서도 젊은 엄마들이 어린 아이를 떼어놓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안아주기가 짧은 시간 아이들과 정을 나누면서도 하루를 걱정 없이 안심하고 떨어질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어쩌면 1분간 안아주기는 행위 그 자체보다 단 1분이라도 진심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사랑이 내재되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아이들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자신의 부모와 접촉하고 소통하기를 원하며, 안는 행위를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여긴다.


부부의 경우, 신혼 때는 안지 말라고 해도 늘 안고 싶을 때가 대부분일 테지만,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점점 더 남녀가 아닌 가족이 되어 간다. 사실 부부싸움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풀기 어려워진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진심으로 헤어지기를 작정하지 않은 바에야 빨리 가슴에 안아버리는 것이 부부싸움을 해결하는 최상수다.


사랑은 머리가 아니고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이기고도 앙금이 남는 경우가 많고, 작은 승리(?)에 도취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패배임을 인식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요즘도 팔을 벌리고 아빠를 안아주는 다 자란 아이들을 보면서 나중에 자신의 자식들이 태어나면 똑같이 손을 벌려서 나의 손자들을 안아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아주기는 우리가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가장 값진 유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루 한번 이상 사랑한다고 말하기

얼마 전 필자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쉬면서 몇 가지 결심을 했다. 그 중에 하나가 가족들과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고 살자는 것이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생활할 때보다 가족들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바쁠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던 서로 간의 약점들, 문제점들이 쉽게 눈에 띄게 되었다.


집에 있다 보니까 금세 잔소리가 늘어났다. 그 전에는 바빠서 잘 안보이던 것이 이것저것 자세히 보이니까 자연스레 잔소리가 늘어난 것이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새로운 결심을 하나 하게 되었다. "절대로 나쁜 이야기는 가족들에게 하지 말자." 잔소리 해봤자 내 목만 아프지 개선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 사이가 나빠지는 결과만 나왔다. 그런 점을 크게 느끼고 앞으로는 긍정적이고 좋은 이야기만 하자고 다짐했다.


그렇다. 비난의 이야기나 질책과 징벌이 사람을 개선케 할까? 사실 매우 어려운 이야기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하는 훈계를 자식들은 거의 잔소리로 생각한다. 잔소리란 이야기 안 해도 아는 것을 이야기하고, 같은 이야기를 재차 반복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이들도 웬만하면 자신의 문제를 알고 있다. 다만 개선이 안 될 뿐이다. 개선하라는 지시보다는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일이 부모의 몫이다.


야단치는 것으로는 변화가 쉽지 않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가족이 가장 중요하고 영원한 고객인 바에는 고객감동을 위한 전략들을 실천하는 것이 훨씬 더 지혜로운 경영방안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매일 만날 때마다 좋은 말만 하기로 정하고 나니 마음이 오히려 더 편했다. 만날 때마다 사랑한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정기적으로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가족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특히 여자들은 마음도 중요하지만 표현하기를 원한다. 사랑한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하루에 최소한 한 번만이라도 사랑한다고 말하면 잠깐의 노력으로 집안은 화평해지고 훨씬 화목해진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은 이런저런 사회적인 위계가 있어서 연락도 인사도 자주 하던 사람이 현직에서 물러나서 이해관계가 적어지면 소식이 뚝 끊어지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들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고, 현직에 바쁘다 보니 업무적으로 연관이 없는 사람과는 연락할 여건이 되지 않는 것이고, 한동안 연락을 하지 못하다 보면 새삼스럽게 하기가 어색해지는 것이고, 그래서 서서히 멀어지고 잊히는 것이다. 이런 일에 열 받을 필요 없다. "가는 사람 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마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본래 나는 변화가 없다. 열광하는 팬들이 많을 때도 실상은 허망한 것이고, 아무 찾는 이 없어도 나의 본질은 변함없다. 그들은 그저 나의 껍질에 열광한 것이고 나의 껍질에 떠나간 것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화두를 잘 음미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본질에는 변화가 없으니 슬퍼하거나 분노할 이유도 없다. 그동안 허명에 취해 살아온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 자신을 경영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들도 미워하지 말자.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천사의 모습이다.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야기지만 실천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특히 남자들은 이런 속내를 밖으로 표현하는 것을 생경스러워 한다. 그렇지만 솔선수범으로 자식들에게 어릴 때부터 습관화시키는 것이 제일 쉬운 가정 지키기의 방법이며, 아울러 자식들도 이런 모습과 행동들을 보고 배우기 때문에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비법이기도 하다.



제3장 중년에도 할 수 있는 일들

그냥 다정하게 손 잡아주기

사실 50이 넘으면 남녀라는 존재감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자녀 생산이 끝나고 성장도 끝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처럼 지내는 것이 제일 좋기는 하지만,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여자다. 사랑받고 존중받고 싶은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두 손을 꼭 잡고 등산 다니는 부부들을 보면 참 보기가 좋다.


자식들과도 마찬가지지만, 가능하면 자주 손이라도 맞잡고 산책을 하거나 출퇴근 시에 안아주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다정한 부부가 된다. 생물적으로 멀어지는 단계지만 그 멀어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남자들도 조금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하루에 한번 안아주거나 손이라도 잡아주어야 생경스러움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하루 종일 밥이나 같이 먹을 뿐이고 방도 따로 쓰고 스킨십이 없다면 부부라는 인연이 너무 건조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연애 초기에는 손만 잡아도 찌릿찌릿할 정도로 50볼트 가량의 전류가 흘렀지만, 한 30년 넘게 살다보면 전기는커녕 옆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우도 생긴다. 그렇지만 본능이 아닌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만 노년에도 부부애가 새어나가는 것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다.


어차피 부부로 인연을 맺었으니 자녀 생산과 양육이라는 핵심 용도(?)가 끝났더라도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서로 사랑하며 보내는 세월은 향기롭지만, 그렇지 않다면 늦가을 말라비틀어진 나뭇잎을 바라보는 것처럼 무미건조할 것이다. 젊은 시절 서로 열정에 불타오를 때는 얼굴을 마주보며 살았다면, 이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사는 길이 백년해로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식이 성장한 후에는 품에서 내려놓기

품안의 자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릴 때 키우는 재미로 자식을 생각해야지 다 크고 나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이야기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누구나 본능적이고, 특히 여자들은 지극하다. 장성한 자식을 가슴에 안고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 무거운 자식을 가슴에 안고 있으려니 얼마나 힘들 것이며, 몸부림치면 얼마나 또 가슴이 아플 것인가?


부모들이여, 자식이 20살이 넘었다면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 이제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해주고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다.


다 큰 자식을 끝까지 끌어안고 살 수도 없다. 자식 생산에 크게 기여하지 않은 아버지들은 대체로 이런 편인데, 잉태하고 10달간 모태에서 키우고 태어나서도 한참동안 직접 양육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엄마들은 쉽사리 자식을 품안에서 내려놓지 못한다. 모성본능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자식이 커서 애인을 구하면 그런 사실에 서운해 하고 그 애인에게 질투하는 엄마들이 참 많다. 머리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슴으로 놓아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저런 나쁜 년(며느리)에게서 어찌 이리 귀여운 손자가 태어났을꼬?"라는 것도 있다. 그만큼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 곧 고부갈등이 심각하다. 이런 갈등에서 조기에 벗어나는 시어머니가 현명한 시어머니겠지만, 모성본능은 이런 심리적 사슬로부터의 해방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만든다.


자식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집착은 자식이 바르게 성장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 모름지기 부모는 자식이 성년이 되면 슬그머니 주인공의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20살 나이 어린 친구 만들기

우리 인간에게 세월이 흐르면서 당연하게 수반되는 노화를 막을 비법은 없지만, 노화를 늦추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한 세대 젊은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는 것이다. 그래야 사고의 싱싱함도 수혈하고 생각도 젊어진다. 아울러 젊은 기운도 전달되어 몸과 마음이 젊어진다. 필자가 아는 사회 저명인사 한 분은 나이가 70세를 넘었는데도 15살 이상 어린 우리 또래들과 친구처럼 어울리며 젊게 지낸다.


그분의 주장을 들어보면 자기 연배의 친구들과 만나면 늘 대화의 주제가 동일하다고 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는 주변에 같이 아는 누군가가 얼마 전 어떤 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사건이라고 한다. 그 사유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았고, 건강관리는 어떻게 했고, 유가족은 어떻다는 내용이다. 이어서 건강관리에 대한 각자의 비결이나 사례를 이야기한단다.


다음은 경조사로 넘어가서 누구 아들이 장가를 가고, 누구 손자가 어떻고, 어느 집에서는 아들에게 어떻게 설움 받았고 등등 여러 사례가 등장한단다. 이런 사례가 화제로 등장하면 하나같이 나쁜 놈으로 매도하는 데 공감하면서 열을 올린단다. 아무튼 화제가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다. 새롭고 생산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고 늙었음을 한 번 더 느끼고 귀가하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이렇게 체념이나 한탄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남은 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만남이 되고 만다.


그래서 젊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를 의도적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야 세상의 다른 삶도 들여다보고 새로운 소일거리도 찾을 수 있으며, 젊은이들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얻고, 그들과의 어울림만으로도 싱싱함을 공유할 수 있어서란다. 유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과의 대화는 나쁜 상황인 경우 더욱 걱정만 늘고 생각도 정체된다.


요즘 필자는 화가도 만나고 음악가도 만난다. 동네에서 젊은 의사도 만나보고, 오랫동안 같이 했던 운동모임(테니스, 골프) 행사에는 거의 빠짐없이 나간다. 거기 가면 20살 어린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남녀를 가리지도 않는다. 그 나이에 소외받지 않고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인생이라고 느껴야 한다. 나이 70이 된 노인(?)에게 어느 젊은 사람이 일부러 찾아줄까? 연락이 오면 무조건 적극적으로 모임에 나가고 스폰서 역할도 자주 해야 젊은 친구들이 모여든다. 그래서 어떤 현자는 "나이가 들면 입은 점점 닫고 귀와 지갑은 점점 열어라"고 말했다.


모임에 나가서도 자기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많이 들어주는 것이 모임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나이 많다고 대접받기를 기대하고 뒷짐 지고 앉아 있는 것도 젊은 후배들에게는 부담이다. 모임에 도움이 되는 작은 일에 솔선수범하다 보면 서로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젊은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본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당구나 골프 등 운동이나 놀이를 할 줄 알면 훨씬 어울리기가 수월하다. 아울러 젊은이들이 능숙하게 다루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들과 친해지면 더욱 이질감이 적기 마련이다.


필자는 최근 디지털카메라를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포켓용 작은 카메라지만 늘 가지고 다니면서 좋은 장면이 있으면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이렇게 찍은 사진들은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통해 지인들과 다시 공유한다.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지만, 이렇게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들을 인터넷에 사연과 함께 올리고 전송하는 것도 배워야 할 수 있다. 알면 별 것 아닌 지식이지만, 모르면 아득한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을 일컬음)의 일이기도 하다. 물리적인 나이가 들었다고 주저앉아 있으면 점점 더 빨리 노화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나이 든 것이 자랑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과거 장유유서가 사회 규범으로 자리했고, 노인들의 경험과 지혜가 삶의 귀감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던 농경사회는 이미 지났다. 앞으로는 노인을 도덕적으로 존경할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존경할 이유도 사라졌다. 그래서 스스로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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