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세뇌

   
이소무라 다케시(역자: 이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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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숲
   
12900
2010�� 01��



>& ■ 책 소개
담배, 알코올, 다이어트등에 세뇌된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의학박사이자 메디컬 코치, 의존증심리학자의 책. 지난 5년간 최첨단 뇌과학을 연구하고 수많은임상치료를 거쳐 현대인의 수많은 의존증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신체적 의존과 정신적의존이라는 "이중세뇌"의 구조가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마음의 함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므로 이 마음의함정을 알아차리고 그 구조를 확실히 인식하기만 해도 문제에서 벗어나기가 훨씬 쉬워진다고 말한다.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모든 나쁜 것들로부터 하루빨리 자신을 해방시키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저자 이소무라 다케시(磯村毅)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명한 의학박사, 메디컬 코치, 의존증심리학자로, 나고야 대학 의학부와 도 대학원을 졸업했다.텍사스대학 의학부 연구원으로 암과 노화의 유전자 연구에 종사했으며, 이후 "아이들을 위한 금연외래"를 개설, "리셋 금연" 운동을 시작했다.현재 도요타기념병원 금연 외래 의사로 활동하면서 리셋금연연구회, 예방의료연구소 대표, 아이들을 담배로부터 지키는 모임의 활동을 하고 있다.저서로는 『리셋 금연』『수험은 청춘의 프로젝트다』 등이 있다.


■ 역자 이인애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스미토모 상사 서울 지사에 근무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단순하게 생각하라』『기분좋게 유식해지는 심리학』『나는 왜눈치를 보는가』『즐거운 결혼』『들어주는 엄마』『무한혁신』『차이나시대 머니』『CEO, 얼굴을 읽다』『토크의 뒷기술』 등이있다.


■ 차례
머리말 - 깨달음을 통해 심리적의존을 치료한다


STEP 1 뇌는 누구라도 간단히 함정에빠진다
인간이 지닌 ‘초인지’의 힘 | 입이 심심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초인지의 한계 | 알코올 의존인 사람을 위한 조언| 알코올에 관한 오해는 의존증을 낳는다 | 약물·담배에 의한 신경 강제 자극 | 일상적인 행복마저 앗아가는 실낙원 가설 | 생전 처음 피운담배가 맛이 없는 이유 | 담배가 없는 아침에도 정말 상쾌한가 | 식후에 피우는 담배 한 개비 | 사회 전체가 마음의 함정에 빠져 있다 |에이즈 감염을 퍼뜨리는 ‘코어’ 사람들 | 섹스 의존증에 걸린 사람의 뇌내 메커니즘 | 순수한 마음을 지닌 사람일수록 의존증에 더 쉽게 빠진다| 왜 도박·게임에 빠지는가 | 초인지를 교란하는 변성의식 상태 | 뇌가 빠지는 함정 1~4


STEP 2 이중세뇌라는 작용원리
신체적 의존만으로는 중독에 빠지지 않는다 | 스트레스 해소에 담배가 도움이 될까 | 담배는 니코틴 부족으로 인한스트레스에만 효과가 있다 | 천재적인 소매치기에게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 | 육아 스트레스와 담배의 상관관계 | ‘보상’과 ‘공포’라는 이중세뇌구조 | 가정폭력에 나타나는 보상과 공포의 이중구조 | 나쁜 행위의 수법 | 사이비 교단에 나타나는 보상의 독점 | 의존증은 사이비 교단과닮은꼴 | 의존증에 숨어 있는 공포 | ‘또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심, ‘이젠 피울 수 없다’고 생각하면 답답 | 공포의 밑바닥에 숨어있는 노골적인 잔인함 | 사막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사건 | 행복한 중독자는 없다 | 신체질환에 존재하는 공포와 보상의 이중구조 | 과식의메커니즘 | 어항 속의 금붕어 | 대마초의 양면성 | ‘대마초가 담배보다 안전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 금단 증상은 가벼워도 의존성은강하다 | 자해 행위를 반복하는 여성 | 공허함이라는 감옥 | 뇌가 빠지는 함정 5~11


STEP 3 왜 벗어나지 못하는가? 실패의 이유를밝힌다!
실패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두 가지 말 | ‘의지가 약해 끊지 못한다’라는 거짓말 | 강함과 자포자기는 별개 |무지가 낳은 나약함 | 죄책감과 자기혐오 | 당신은 원래 나약하지 않다 | 내성과 역내성 | 의존증 부모 밑에서 자란 경우 | 자기혐오에 빠질필요는 없다 | 절망 끝에 희망을 주는 ‘깨달음 학습’ | 예기불안과 불안신경증 | 누구도 치료할 수 없는 불안 |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느끼는 공포 | 성공 체험에 잠재되어 있는 함정 | 진리가 보이지 않는 무명(無明)에서 비롯된 고통 | 뇌가 빠지는 함정12~21


STEP 4 함정에 빠진 뇌를 리셋하는방법
깨달음과 긍정적인 사고의 차이 | 감정이나 욕구가 생겨나는 구조 | 술자리에서 일어난 일 | 문득 공허함이 덮쳤을 때| 현상학의 논리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 | ‘해야만 한다’는 사고의 함정 | 우울증의 비논리적인 신조 | 안정과 변화를 향해 한 발 내딛는 용기| 목구멍을 넘기면 뜨거움을 잊는다 | 베트남전 귀환병의 비극 |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연결 고리 | 언어 표현을 넘어선 파악력 | 과거를 다시꺼내는 일의 장단점 | 감정을 일으키는 트리거와 그에 반응하는 앵커 | 변성의식 상태를 조작한 자기계발 세미나 | 의존증 환자가 경험하는플래시백 현상 | 플래시백에서 빠져나오는 8단계 | 마음의 함정에서 빠져나온 뒤 | 불륜에 중독된 뇌를 개선하고 있는 나날 | 담배를 끊으면밥이 맛있어진다 | 차분하고 밝은 상사, 상냥한 엄마로 돌아오다 | 약물 의존증 환자의 변화 | 뇌가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 잘못된기대와 잘못된 공포 | 정체를 폭로하는 효과 | 인생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 세뇌인가, 마인드컨트롤인가| 이별의 퀴즈 | 뇌가 빠지는 함정 22~31


& 맺음말 - 새롭게 인간을 이해하고 마음의 평안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이중세뇌


머리말 - 깨달음을 통해 심리적 의존을 치료한다

사회환경이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또는 우울증이나 의존증 등으로 괴로워하면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특히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는 의존증적 상태에 빠졌을 때 사람은 절망감을 맛보게 된다.


내가 일하는 진료실에는 날마다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회사나 가정에서는 의욕적으로 활동하지만 말  못할 마음의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금연외래 쪽은 그 비율이 높다. 우울증, 공황장애, 알코올, 수면제 등 다양한 의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런 사람들을 매일 응원하다 보면 인간은 마음의 단추를 조금만 잘못 끼워도 자신도 모르게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절감하곤 한다. 이와 동시에 아무리 상황이 막막하더라도 단추 하나만 잘 풀리면 나머지 단추도 술술 풀려 기분 좋게 재출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이 일을 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의 저변, 인간 심리의 내면에는 사실 인간의 성(性)이라 할 수 있는 일종의 원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는 인간 누구나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 마음에 설치된 함정과 같은 것이다.


가령 니코틴에 의존하는 흡연자의 심리 저변에는 약물 의존증 환자뿐 아니라 사이비 종교에 세뇌된 사람부터 가정폭력의 피해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마음의 함정(mind traps)에 빠진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중세뇌(二重洗腦) 구조가 잠재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의 함정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 무자각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는 커다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마음의 함정을 알아차리고 그 구조를 확실히 인식하기만 해도 문제에서 벗어나기가 훨씬 쉬워진다.


깨달음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힘을 지닌다. 하나의 깨달음이 다른 깨달음을 불러오고 이것이 또 다른 깨달음을 불러오는 식으로 연쇄작용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단추가 차례차례 풀리듯이 말이다.


사슴을 쫓는 사냥꾼은 산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자 그 문제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일이 더 꼬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불안과 긴장으로 시야가 좁아져 문제의 전체적인 윤곽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이 점을 직감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일단 자신과 조금 떨어져 다른 사례에 눈을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안심하고 깊은 곳까지 파고들 수 있어 전환점이 되는 깨달음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각의 계기를 제공하는 본질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사례는 더욱 도움이 된다.


실제로 나는 진료를 할 때 술을 끊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니코틴 의존에 관한 얘기를, 금연에 여러 번 실패한 사람에게는 알코올 의존에 관한 얘기를 한다. 그러는 동안 최초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연외래 환자의 금연 지속률은 전국 평균으로 볼 때 반 년 후에는 약 30퍼센트 수준이다. 요컨대 금연패치나 약물을 사용해도 70퍼센트의 사람은 반년 이내에 다시 담배를 피운다. 대부분이 끈질긴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의존에는 신체적 의존과 심리적 의존 두 가지가 있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나 금연을 잘 지켜오다가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은 신체적 의존이 원인이 아니다. 그 원인은 간단하다. 그만큼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몸에서는 이미 니코틴이 빠져나가고 없기 때문이다. 즉 니코틴이 부족해 담배를 피우고 싶어지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담배를 피우고 싶어질까? 그것은 심리적 의존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심리적 의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깨달음의 연쇄작용을 이용한 리셋 금연이라는 심리 치료를 실시한 결과 금연 성공률을 약 70퍼센트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 리셋 금연의 원리(심리적 리셋 모델)를 다른 분야에도 응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성과를 재빨리 독자에게 환원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뇌는 누구라도 간단히 함정에 빠진다

약물/담배에 의한 신경 강제 자극

아편, 각성제, 니코틴 같은 의존성 약물에는 행복이나 평온을 느낄 때 작용하는 신경을 강제적으로 자극하는 힘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인간의 본능에 자리한 쾌락을 담당하는 보수계(報酬系)라는 신경을 자극해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강제로 분비시킨다는 점이 밝혀진 상태다. 이 도파민의 작용으로 사람은 안식과 평온을 느낀다.


일상적인 행복마저 앗아가는 실낙원 가설

이렇듯 약물에 의한 강제적인 자극을 되풀이하면 어떻게 될까? 신경은 문제없이 계속 도파민을 분비할까?


그렇지 않다. 약물이 없을 때는 도파민이 나오지 않게 된다. 강제적인 자극을 되풀이한 결과 보수계의 신경이 둔해지는 현상을 대상성 감수성 저하(代償性 感受性 低下)라고 하는데, 이 대상성 감수성 저하가 진행됨에 따라 도파민의 분비량도 줄어들게 된다. 이때 두 가지 변화도 함께 나타난다.


하나는 약물의 사용량과 횟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1회의 효과가 짧고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의존성 약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이를 내성(耐性)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변화는 바로

신경이 둔해짐에 따라 일상의 안식과 평온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다만 엄밀히 말해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기에 나는 실낙원 가설이라 부른다. 어디까지나 내가 흡연자와 약물 의존자를 치료하는 가운데 얻어낸, 약리학적 견해와 의존심리를 접목한 가설이다.


약물(아편이나 니코틴)의 사용으로 도파민이 억지로 분비되면 신경의 감수성이 떨어진다. 그 결과 더욱더 안식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지금까지 느끼던 행복이 퇴색되어간다. 그리고 점차 신경 전체가 불안정해진다.


내가 이 가설을 실낙원 가설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 상황이 마치 에덴동산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던 아담과 이브가 뱀의 꼬드김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고 낙원에서 쫓겨난 얘기와 닮았기 때문이다. 약물 상용자는 약물에 손을 댄 순간 그때까지 당연히 누려왔던 일상적인 행복이라는 낙원마저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이중세뇌라는 작용 원리

보상과 공포라는 이중세뇌 구조

최근에 깨닫게 된 사실인데, 의존 상태에 빠진 사람의 상황은 사이비 교단에 세뇌되어 그 함정에 빠진 사람의 상황과 성질이나 구조가 비슷하다. 사이비 교주가 마인드컨트롤을 할 때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다시 말해, 그가 신자를 지배하는 구조는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신자는 이중으로 세뇌를 받게 된다.


우선 첫 번째인 보상에 관해 생각해보자. 사이비 교단에 빠져드는 계기는 뭔가 근심이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교주를 만나 이런 점이 좋았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아, 여기라면 구원받을 수 있겠다라는 소위 보상을 느끼게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이 사람은 진짜다라는 보상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반드시 두려운 이야기가 뒤따른다.


"당신이 지금 근심으로 괴로워하는 것은 전생의 업보 때문이다" "이대로 있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라는 식의 얘기를 꺼낸다. 두 번째 방법인 공포의 등장이다. 그리고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이러이러한 것을 해야 한다"며 요구가 시작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금전적인 부담과 새 신자의 권유다. 그리고 다시 보상을 부여한다. 이렇게 해서 점차 그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보상과 공포 두 가지가 같은 곳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구조, 즉 공포로 버무린 보상이 제시되면 사람은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물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코카인이 나오는 레버를 끊임없이 누르게 된 쥐에게 이번에는 코카인 대신 전기 충격을 가한다. 그러면 쥐는 몇 번 레버를 누르다가 찌르르한 느낌 때문에 이내 행동을 멈춘다. 공포심 때문에 가까이조차 가지 않는다. 그러나 코카인과 전기 충격을 무작위로 가하면 쥐는 고민에 빠진다. 찌릿찌릿 전기가 통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두렵지만 누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계속 레버 주위를 서성대며 누르다가 누르지 않다가를 반복한 끝에 결국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게 된다.


과식의 메커니즘

알면서도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예가 과식이다. 내가 생각하는 요주의 음식은 단 음식, 스낵과자, 진미(珍味) 세 가지다.


인간이 진화해온 자연계에서 가장 단 음식이라 하면 과일이다. 그러나 가령 달콤한 소를 넣어 만든 만주를 먹고 나서 과일을 먹으면 그리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요컨대 인간이 만들어낸 단맛은 자연의 것을 능가한다고 할 수 있다. 밥을 잔뜩 먹어 배가 부른데도 디저트가 나오면 희한하게 또 입에 들어간다. 이는 희한하기보다는 사실 위험한 것이다. 그렇다. 단맛은 인간의 만족감을 교란시켜 초인지에 이상을 초래한다.


스낵과자처럼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식품도 위험하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라는 말처럼 인간의 미각, 후각 등을 연구한 끝에 만들어낸 맛의 보상은 강력하다. 또한 진미라고 하는 것도 위험하다. 진미에는 독특한 맛과 자극을 지닌 것이 적지 않는데 이것이 초인지를 교란시킨다. 이러한 구조는 효소 유도라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가령 반복해서 술을 마시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늘어나 조금만 마셔도 알코올을 금방 분해하기 때문에 좀처럼 취하지 않게 된다. 식품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단 음식이든, 스낵과자든, 진미든 반복해서 먹을수록 점점 같은 양으로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한다. 그 때문에 양이 늘어난다. 그와 동시에 인간이 본래 먹어왔던 자연식품의 감칠맛은 점차 느낄 수 없게 된다. 지금까지 먹어온 맛과 양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여기에서도 실낙원 가설과 똑같은 구조를 볼 수 있다.


당신은 원래 나약하지 않다

의존증에 시달리는 사람 중에는 자신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괴로워하는 이도 많겠지만 정말 그러한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설령 지금 당신이 최악의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혹은 태어난 이래 줄곧 자신은 남과 다르다고 느껴왔다 하더라도, 의존증이 없는 사람은 당신에 비해 원래 그렇게 훌륭한 사람인가?


담배, 술, 약물, 섹스, 도박/게임 등에 의존하는 사람은 자극을 받아도 신경이 약해져 있는 탓에 스스로 도파민이나 α파를 분비하지 못한다! 심각한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도파민이나 α파를 분비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음악을 듣는다, 소설을 읽는다, 목욕을 한다, 드라마를 시청한다, 예쁜 꽃을 본다, 운동을 한다, 수다를 떤다……, 아무 생각 없이 잠만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볍게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거나 먼 산을 바라보기만 해도 α파는 증가한다. 인간은 본래 불안에 대응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물론 당신도 예외는 아니다. 의존증자는 본래 특별히 의지가 약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에는 일반 사람 이상으로 의존증자의 가족이나 의료관계자, 그리고 누구보다 의존증자 자신이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도파민 신경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스트레스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의 자신이 본래의 자신이라고 생각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 특히 의존성 약물이나 의존성 행동의 영향 아래 있는 상태(도파민 신경이 약해진 상태)만으로 자신의 힘을 판단해버리면 그 사람이 원래 지니고 있던 힘은 간과되어 앞으로 발휘할지도 모를 잠재력까지 과소평가된다. 실제로 의존증에 빠지기 전에는 남들 이상의 인내력을 발휘하며 뛰어난 실적을 올렸던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함정에 빠진 뇌를 리셋하는 방법

술자리에서 일어난 일

모질게 담배를 끊고 몇 달이 지났는데 술자리에서 한 개비를 물게 되어 다시 골초가 되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것이 노력만으로 담배를 끊은 사람의 약점이다. 안타깝게도 본인은 "내가 의지가 약해서……"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지만, 당치도 않은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런 노력형 금연의 경우, 설령 담배를 계속 피우지 않아 몸에서 니코틴이 빠져나갔더라도, 담배의 본질을 새롭게 알아차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함없이 담배는 행복감을 높여준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끊임없이 피우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한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미 실낙원 가설을 알고 있다. 실낙원 가설에 다르면 애연가는 니코틴의 만성 작용 탓에 일상생활에서 행복을 느끼기 어렵게 되어 있다. 게다가 니코틴으로 도파민을 강제로 분비시켜 행복을 회복하려고 해도 피우면 피울수록 도파민이 고갈되어 효과가 없다. 그런데도 타성이 되어 피우고 있는 꼴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옆에서 줄기차게 연기를 뿜어대는 친구를 볼 때 담배를 피울수록 도파민이 줄어드는 자멸 사이클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겠는가. 이 자멸 사이클을 알아차리고 나서 일어나는 변화는 깨달음의 힘에 의해 생긴 것이다.


담배를 다시 피우는 이유 중 하나에 스트레스도 있었다. 단순히 담배를 끊기만 해서는 담배는 모든 스트레스에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는 상태이기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피우고 싶어진다. 하지만 담배는 니코틴이 끊겼을 때 느끼는 스트레스에만 효과가 있다. 아니 일상의 평안과 휴식을 느끼기 힘들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며, 게다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힘까지 빼앗아버린다. 이런 진실을 알아차리게 되면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담배를 피우는 것이 바보 같은 짓으로 보이게 된다. 담배뿐만이 아니다.


"그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 어떻게 술도 여자도 도박도 하지 않을까?"라고 주변 사람들이 말할 때 당신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술, 여자, 도박까지 하다니 정말 열심히 사는군."


뇌가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지금쯤 당신의 마음속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뇌가 회복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라고 묻고 싶을 것이다. 우선 몸에서 약물이 빠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물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가 정신병원에 수용된 알코올 의존증 환자나 약물 사용자는 빠르면 며칠, 늦어도 2주일 정도 걸린다. 그 정도 기간이 지나면 나름대로 정신이 말짱한 상태로 돌아온다. 수면제나 안정제는 서서히 줄여가는 방법을 취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몇 개월쯤 걸릴 수 있다. 담배는 3일쯤 걸린다.


감기에 걸려 2~3일 담배를 피우지 않다가 오랜만에 피우면 뭔가 이상한 맛이 느껴지고 머리가 핑 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다.


태어나서 처음 피운 담배는 전혀 맛없고 연기만 피어올랐을 뿐이다. 즉 α파나 도파민이 나오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느낀다는 얘기다. 감기에 걸려 며칠만 피우지 않아도 그런 느낌이 돌아온다. α파나 도파민이 분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으로는 끊고 나서 반년이나 1년이 지났는데 다시 마시고 싶거나 피우고 싶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의존에는 신체적 의존과 심리적 의존이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 의존은 의외로 빨리 낫는다. 문제는 심리적 의존이다. 심리적 의존은 방치하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또다시 손을 대고 싶어진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신체적 의존이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면 심리적 의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어렵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의존증의 경우에는 의외로 간단하다. 한마디로 잘못된 기대와 잘못된 공포인 것이다.


잘못된 기대와 잘못된 공포

잘못된 기대란 약물이나 의존적 행동이 신경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쳐 평온을 느끼기 어렵거나 스트레스를 쉽게 받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고, "약물이나 의존적 행동이 모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준다"든지 "휴식과 평온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는 것을 뜻한다.


한편 잘못된 공포란 의존증 때문에 신경이 약해져 자신의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저하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약물이나 담배, 알코올이 없으면 큰일난다"고 믿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섹스 의존의 경우에는 "이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의존증에서 벗어나면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회복하고 마음이 평온하고 밝아진다.


이런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면 무의식중에 심리적 의존이 치유된다. 깨달음을 거듭하여 인식이나 사고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나 욕구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분명히 벌써 어떤 느낌이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극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사이비 종교에서 빠져나온 사람의 얘기를 떠올리기 바란다. 한 가지라도 이상하다고 알아차릴 수 있으면 잇달아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오게 되고 탈퇴할 수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리에 따라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했던 열렬한 신도가 의존 상태에서 벗어나면 낚시를 가서 고기를 잡아 웃으면서 요리해 먹을 수 있게 된다.


여기까지 읽고 하나라도 깨닫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마음의 단추가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즉 심리적 의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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