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쪽형인간

   
나덕렬
ǻ
허원미디어
   
14000
2008�� 07��



>& ■ 책 소개
신경과 의사며 뇌 과학자인저자 나덕렬은, 우리들의 우수한 두뇌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우리나라가 더욱더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저자는 언제나 뇌를 옆에 두고 만지고 하여 "뇌를 만지는 사나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저자는 우리 사회나 나라에리더격의 CEO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CEO의 역할을 하는 곳이 있는데, 그게 바로 앞쪽뇌라고 규정한다. CEO의 역할과 앞쪽뇌의 역할을 쉽게비교했다. 


& 이 책은 뇌 중에서도 앞쪽 뇌(전두엽)에 관한 이야기로 압축된다. 우리들의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앞쪽 뇌 적극 활용법이라 할 수 있다. 앞쪽뇌는 크게 계획센터, 동기센터, 충동억제센터로 나눌 수 있는데, 각 센터를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다. 앞쪽뇌는 순간순간 들어오는 정보와 과거에 저장한 정보를 총괄하여 편집하고재해석해 행동을 결정하는 기관으로, 저자는 앞쪽뇌가 손상된 환자들을 봐오며 앞쪽뇌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아무리 유능했던 사람도 앞쪽 뇌에문제가 생기면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희망의 메시지가 된다. 즉 앞쪽뇌를 발달시키면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고,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앞쪽뇌가 손상된 환자들의 생생한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앞쪽뇌를 활성화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3부에서는 진정한 의미의앞쪽형인간은 어떤 것인지를 고심하며 적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담았다. 


■ 저자 나덕렬
서울의대를 졸업하고,의학박사 신경과 전문의, 치매·인지신경학을 전공했다.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학 신경과 전임의 및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신경과 전임의를수료했으며, 대한치매학회장을 역임했다. 의과대학에 재학할 당시 뇌에 관한 강의를 듣던 중 신경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한 저자는, 신경과 전공의 시절"알아듣지 못하는 환자", "말을 못 하는 환자", "시계를 반쪽만 그리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인지신경학과 치매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지금까지외국 학술지에 인지신경학과 치매에 관한 8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하여 세계적인 뇌 과학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3년 「동아일보」에서"베스트 닥터"로, 2004년에는 「조선일보」에서 "한국의 최고 의사"로 선정되었다. 또한 EBS 명의 시리즈 치매편(아름다운 동행)에서는 그가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3주간의 밀착 취재로 카메라에 담아내기도 했다. 


■ 차례
들어가는 말


Ⅰ. 앞쪽뇌가 하는 놀라운 일들 
내가만난 환자 이야기
1-1 왕원숭이 추락하다 
1-2 앞쪽 뇌와 뒤쪽 뇌의 차이 
1-3 어린이 뇌와 어른 뇌의 차이
1-4 앞쪽 뇌의 세 얼굴 
1-5 충동의 시작 
1-6 주위 물건을 닥치는 대로 사용하는 남자분 
1-7 빨리빨리증후군
1-8 알록달록 플라스틱을 모으는 남자분 
1-9 비비탄을 찾는 남자분 
1-10 무조건 모방하는 할머님 
1-11 남의병실을 꼭 들여다보는 할아버님 
1-12 당신을 우아하게 하는 뇌 
1-13 얌체 아줌마 
1-14 호랑이 할아버님, 어느 날얌전하게 되다 
1-15 반복 또 반복 
1-16 운동지속불능증 
1-17 가위바위보 
1-18 말 따로 행동 따로
1-19 당신 뇌 속의 기획팀 
1-20 결국 앞쪽뇌가 손상된 환자들 
인터뷰 - 나덕렬, 안철수 


Ⅱ. 앞쪽 뇌의 잠재력을 깨워라 
앞쪽뇌를 발달시키는 방법
2-1 앞쪽형 인간, 뒤쪽형 인간 
2-2 뇌는 변한다 
2-3 앞쪽 뇌를 발달시키는 일반적인 방법들
2-4 내 마음을 모니터링하라 
2-5 내 안에서 먼저 답을 찾아라 
2-6 마시멜로를 나중에 먹어라 
2-7 어떤경우에도 반드시 마무리를 하라 
2-8 "나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라 
2-9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라고서로에게 물어보라 
2-10 자주 고요함에 머물러라 
2-11 여유, 여백의 힘을 사용하라 
2-12 위-아래 사고 처리 방식을사용하라 
2-13 전체를 보는 노력을 계속하라 
2-14 틀을 깨고 또 깨라 
2-15 사람을 가장 귀하게 여겨라
2-16 당신의 앞쪽 뇌를 보호하라 
인터뷰 - 나덕렬, 박진영 


Ⅲ. 나의 앞쪽형 이야기 
내가 생각하는앞쪽형 인간
3-1 우리가 보는 세상이 다일까 
3-2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한 생각은 나를 바꾸었다 
3-3 우주는 내머릿속에 
3-4 내 마음의 강한 창조력 
3-5 불안에서 벗어나다 
3-6 앞쪽형 인간의 남녀 사랑 
3-7 앞쪽형인간의 자녀 교육 
3-8 앞쪽형 인간의 직장생활 
3-9 앞쪽형 인간의 아름다운 노년 준비 
3-10 뛰어나고 싶으면
인터뷰 - 조석진, 김덕수, 이봉주, 석창우, 환자 보호자, 준초이 


& 맺는말




앞쪽형 인간


앞쪽뇌가 하는 놀라운 일들

앞쪽뇌와 뒤쪽뇌의 차이

대뇌는 중심 고랑을 중심으로 앞쪽뇌와 뒤쪽뇌로 나눌 수 있다. 뒤쪽뇌는 시각, 청각, 촉각 정보를 인식하고 저장하는 곳이다. 아기에게 딸랑이를 흔들어주면 아기는 소리를 듣고 그쪽을 쳐다본다. 그리고 만진다. 아기의 뇌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시각, 청각, 촉각 정보를 통합한다. 나중에는 딸랑이 소리만 들어도 그 모습을 떠올리고, 반대로 딸랑이를 보면 소리를 떠올린다. 동시에 딸랑이는 딱딱하다는 인식도 갖는다. 이와 같이 뒤쪽뇌는 정보와 자극을 받아들여 인식하고 저장하는 일을 주로 담당한다.


그러면 앞쪽뇌는 어떠한가? 앞쪽뇌는 시시각각 뒤쪽뇌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동시에 뒤쪽뇌에 저장되어 있던 과거 정보를 검색한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편집, 종합해서 현재 상황에서 자기에게 가장 효율적인 최선의 결정을 한다. 필요하면 말과 동작과 얼굴 표정으로 그것을 표현한다. 이와 같이 정보를 편집하고, 종합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앞쪽뇌의 기능이다.


대뇌를 셋으로도 나눌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앞쪽뇌, 뒤쪽뇌에 감정 뇌를 추구할 수 있다. 감정뇌는 대뇌의 안쪽과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다. 감정 뇌를 인간의 희로애락을 주관하는 곳으로 이 부위를 자극하면 여러 감정이 느껴지고 혈압이나 호흡수가 변하는 등 신체적 반응이 나타난다. 실제로 감정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 온순하던 동물이 사나워지기도 하고, 또 다른 부위를 자극하면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앞쪽뇌는 뒤쪽뇌의 정보를 받아들여서 편집할 뿐 아니라 감정 뇌로부터 올라오는 충동, 욕구를 조절한다. 우리는 감정을 억제하여 표현하지 않기도 하고, 반대로 여과 없이 표출하기도 한다. 이런 조절을 앞쪽뇌가 한다. 결국 앞쪽뇌는 뒤쪽뇌를 통해 들어오는 외부 자극과 감정 뇌를 통해 들어오는 내부 욕구를 통합하고 조절하는 관제탑이며 사령탑이다.


앞쪽뇌의 세 얼굴

앞쪽뇌를 의학적으로 전두엽 또는 이마엽이라고 부른다. 앞쪽뇌는 운동 기능, 말하기 능력을 비롯하여 미래에 대한 계획, 판단력, 감정 조절,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기능, 단기 기억 등 담당하는 기능들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앞쪽뇌 중에서도 가장 앞 부위의 뇌를 의학적으로 전전두엽(前前頭葉)이라 부르는데, 바로 전전두엽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보석 같은 기능을 맡고 있다.


전전두엽은 안쪽 면, 바깥쪽 면, 아랫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 면은 각각 기능이 조금씩 다른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눈과 접하는 아랫면은 충동억제센터다. 이곳이 손상되면 충동을 조절하지 못한다. 둘째, 가운데 면은 동기센터다. 이곳이 손상되면 무엇을 하려는 의욕이 없어진다. 셋째, 바깥쪽 면은 계획센터 또는 독창센터다. 이곳이 손상되면 판단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하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또한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앞쪽뇌는 충동 조절, 감정 조절, 예절 갖추기, 사소한 것에 반응하지 않고 여과하기, 어떤 자극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참기, 정보를 종합하여 결정하기, 계획하기, 목표 설정하기, 목표에 맞게 잘 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기, 다양한 경우의 수 생각하기, 사고를 전환하기, 독창성, 예측성, 추상적인 사고, 의욕과 동기 높이기 등을 한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은 또 다른 앞쪽뇌 기능에는 말과 글로 표현하기, 문법 작성 기능,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능력, 운동 능력 등이 있다.



앞쪽뇌의 잠재력을 깨워라

앞쪽형 인간, 뒤쪽형 인간

누구나 한 번쯤은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보거나 빈 종이에 글을 써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간에 그린 것을 구겨버리고 싶을 때도 있고, 지금까지 써놓은 것을 다 지우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그리는 것에 비해 남이 그린 그림을 보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남의 글을 읽고 한마디 평을 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림 감상과 그림 그리기, 글 읽기와 글쓰기,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또 남의 강의를 듣기와 본인이 강의하기, 노래 듣기와 노래 부르기, 축구경기 관람과 축구시합 출전 등 이 둘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우리들은 대개 수동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좋아한다. 글을 직접 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통해 뭔가를 창조하고 남 앞에서 발표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을 좋아하고, 축구를 하면서 땀을 흘리기보다는 축구경기를 보면서 맛있는 음식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왜 그럴까? 그림 감상, 남의 말 듣기, 글 읽기 등은 주로 뒤쪽 뇌에서 일어난다. 남의 그림이나 글을 해석하려 한다면 앞쪽뇌가 좀 활성화되겠지만 별 생각 없이 보거나 듣거나 읽는 것은 당연히 뒤쪽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다. 이에 비해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하려면 절대적으로 앞쪽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림 감상과 그리기를 예로 든다면, 남이 그린 그림을 볼 때에는 주로 뒤쪽 뇌를 사용하지만 흰 캔버스에 의미 있는 그림을 그리려면 뒤쪽 뇌뿐 아니라 앞쪽뇌까지 동원해야 한다. 앞쪽뇌는 과거에 자기가 본 그림을 떠올리는 등 뒤쪽 뇌에 들어 있는 정보를 다 분석하고 이를 새로 조합하여 표현한다. 따라서 뇌 전체가 활동하는 작업인 그림 그리기가 그림 감상보다 훨씬 어렵다.


당신은 뒤쪽형인가, 앞쪽형인가? 뒤쪽형은 감각적이다. 음감이 예민하고 색감이 뛰어나다. 남의 감정을 잘 읽어내고 감성이 풍부하다. 이런 기능은 앞쪽뇌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뒤쪽형이란 너무 감각에 이끌린 나머지 외부 자극에 휘둘리고 지나치게 감수성이 예민해 수동적으로 사는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뒤쪽형인간의 일상을 상상해 보자.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외출한다. 지하철에서 뭔가 번쩍거리는 화면이 있으면 생각 없이 그것을 보고 핸드폰 화면과 노래에 정신이 팔려 있다. 또 어떤 사람의 옷이 좋아 보이면 그것을 쳐다본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만의 고유한 방법보다는 남들의 풀이가 더 궁금하다. 남이 하니까 나도 따라한다. 술, 담배를 끊고 싶으나 그룹에서 따돌림을 당할까봐 끊지 못한다. 남의 이목이 두려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자기 의견 없이 남의 의견을 주로 좇아가는 사람도 뒤쪽형에 속한다. 뒤쪽형 국민들은 자신의 고유함을 내팽개치고 외국 것만 선호하고 모방한다.


앞쪽형 인간은 어떨까? 뒤쪽 뇌로 들어오는 시각, 청각 정보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나 해석을 더 중시한다. 수학 문제를 푼다면 자기 나름대로 풀이 방법을 먼저 생각해 낸 다음 다른 사람의 풀이를 참고한다. 즉 "다른 사람의 의견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사고방식을 유지한다. 또한 남의 이목에 상관없이 "나는 정말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기쁜가?"라는 질문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고 실행한다. 친구가 따돌려도 내 길을 꿋꿋하게 가다 보면 언젠가 친구가 나를 부러워하고 오히려 나를 따라 올 수도 있음을 믿는다. 틀을 깨는 사고방식 때문에 남들이 나를 외면하여 꿋꿋하게 해내서 내가 새로운 틀의 근원이 되겠다고 생각한다. 앞쪽형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색깔, 우리만의 것을 잘 살려 나간다.


그러나 사실상 앞쪽형인간, 뒤쪽형인간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 뒤쪽형인 동시에 앞쪽형이다. 어떤 사람은 더 앞쪽형이고 어떤 사람은 덜 앞쪽형일 뿐이다. 어떤 사람은 더 뒤쪽형이고 어떤 사람은 덜 뒤쪽형이다. 또 어떤 사람은 이런 면에서는 앞쪽형이고 저런 면에서는 뒤쪽형이다. 앞쪽형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뒤쪽형으로 살 것인가? 그 해답은 여러분 자신이 뇌를 어느 쪽으로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앞쪽뇌를 발달시키는 일반적인 방법들

■듣기보다는 발표를 하라 : 인간의 언어 중추는 크게 두 가지 센터로 나뉜다. 하나는 알아듣는 센터고, 또 하나는 표현하는 센터다. 알아듣기 센터는 뒤쪽 뇌에, 표현하는 센터는 앞쪽뇌에 있다. 따라서 듣기보다는 말할 때 앞쪽뇌가 더 활성화된다. 물론 말하기도 말하기 나름이다. 친구들과의 가벼운 대화는 자주 스는 표현들이기 때문에 앞쪽뇌의 활성화 효과가 덜하다. 이에 비해 연설이나 발표는 앞쪽뇌를 강하게 자극한다. 특히 원고를 보지 않고 발표를 한다면 앞쪽뇌 활성화에 더 큰 효과가 있다. 어린이가 부모 앞에서 흥부 놀부 이야기를 해보기, 학생들이 교실에서 자기 의견을 얘기하거나 어떤 사실을 요약해서 발표하기, 반상회에서 자기 의견을 조리 있게 얘기하기, 혼자 소리 내어 기도하기, 기도문을 보지 않고 대표기도하기 등이 있는데 이런 활동이 앞쪽뇌를 발달시킨다.


■작업 기억 용량을 늘려라 : 단기 기억을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서류, 장기 기억을 책장에 꽂혀 있는 서류에 비유할 수 있다. 책상 위에 현재 작업 중인 서류들이 놓여 있다. 책상이라는 공간은 한정이 되어 있으므로 당장 작업하는 데 중요한 것만 놓아둔다. 책상 위에 서류가 점점 넘쳐나면 일부를 버릴 수밖에 없다. 책상 위에 어제 신문이 놓여 있으면 버린다. 이 신문은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 못한 단기 기억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 작업의 효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책장에 꽂아둔다. 이와 같이 책장에 보관하는 것은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단기 기억을 다른 말로 작업 기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을 할 때 책상과 책장이 활발한 교류를 하는 것처럼 작업 기억과 장기 기억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 작업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보관되기도 하고, 반대로 장기 기억에 있는 정보를 작업 기억으로 불러와서 사용하기도 한다. 작업 기억은 앞쪽뇌를 통해서 일어난다. 이에 비해 장기 기억은 주로 뒤쪽 뇌를 거쳐 저장된다. 그러므로 작업 기억을 많이 사용할수록, 작업 기억의 용량을 늘릴수록 앞쪽뇌가 좋아진다. 작업 기억의 대표적인 예는, 100에서 13을 순차적으로 빼내가는 암산을 하거나 전화번호를 거꾸로 말하기, 키다리아저씨 같은 긴 단어를 거꾸로 말하기, 장기나 바둑에서 다음 수 생각하기 등이 있다.


■외국어를 배워라 :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국어를 말할 때보다 외국어를 말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더 넓다고 한다. 모국어를 말할 때에는 왼쪽 뇌만 활성화되는 데 비해 외국어를 말할 때에는 오른쪽뇌까지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외국어로 말을 하거나 발표하는 것은 앞쪽뇌 발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는 아마도 모국어를 할 때보다 외국어로 말할 때, 뒤쪽뇌에 저장되어 있는 단어를 검색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단어와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 즉 문법 능력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두 가지 방법을 권하고 싶다. 하나는 아기들이 한국말을 처음 배우는 것처럼 실생활 영어 등을 반복해서 따라 하는 것, 둘째는 옆 사람을 붙잡고 두 사람이 영어로 마구 표현해 보는 것이다. 스크린 영어 같은 것을 따라 하는 것도 앞쪽뇌 발달에 도움이 되지만 친구에게 영어로 표현하는 것, 또는 영어로 발표하는 것은 앞쪽뇌 훈련에 더 도움이 된다.


■읽기보다는 써라 : 읽기는 주로 뒤쪽뇌를 활성화한다. 간단한 단어 읽기는 좌측뇌의 뒤쪽뇌를 활성화하고, 문장이 복잡해지면 왼쪽 앞쪽뇌의 표현센터가 동시에 활성화된다. 또 복잡한 문장일수록 왼쪽 언어 영역뿐 아니라 이와 대칭되는 오른쪽 언어 영역까지 활성화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읽기는 뒤쪽 뇌, 쓰기는 앞쪽뇌의 기능이다. 물론 단순히 글씨를 베껴 쓰는 것은 뒤쪽 뇌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문장을 구성하고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앞쪽뇌가 맡아서 한다. 그러므로 편지 쓰기, 전자메일 쓰기, 자서전 쓰기, 일기 쓰기, 논설문 쓰기, 논문 쓰기, 영어로 에세이 쓰기, 유서 써보기 등은 앞쪽뇌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시간 관리를 하라 : 시계가 없는 곳에 사람들에게 삐하는 소리를 순차적으로 들려준 다음 그 사이 몇 초가 지났는지 알아맞히게 하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꽤 정확하게 알아맞힌다. 혹시 그 사이에 카운트를 했을까? 그래서 이번에는 중간에 책을 읽게 하는 등 정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킨다. 그래도 곧잘 알아맞히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 안에 시계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다. 과연 이런 시계 능력은 뇌의 어느 부위에 있을까? 단순히 하나, 둘, 셋… 세는 것은 작은 골이나 바닥 핵 등이 주로 관여를 하지만, 우리가 어떤 일을 하다가 "그동안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라며 가늠하는 것은 주로 앞쪽뇌가 한다고 한다. 앞쪽뇌는 뇌 안의 시계와 외부 시계(손목시계, 벽시계)를 이용하여 시간 관리를 하는 곳이다. 시간 관리를 잘하면 앞쪽뇌가 활성화되는 것인지, 앞쪽뇌가 좋아서 시간 관리를 잘하는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른다. 어쨌든 제대로 시간 관리를 하면 당신의 앞쪽뇌를 좋아진다.


■계획을 세워라 : 베스트셀러 중에 『아침형인간』이라는 책이 있다. 아침형인간에서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아침에 빨리 일어나라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시간 관리를 잘하게 되어 계획을 더 잘 세울 수 있고,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게 되며, 운동을 더 많이 하는 등 여유롭고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된다. 그중에서 계획을 세운다는 요소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앞쪽뇌가 손상된 환자들은 미래에 대한 계획 자체가 없거나 일의 순서를 정할 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일과 쾌락적인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 우리가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할 때 급한 것과 급하지 않은 것,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의 경중을 따져서 우선권을 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계획을 세우면 더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아침형 인간의 메시지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일을 완급과 경중을 따져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습관을 생활화하여 앞쪽뇌를 계발시키자.


■결단력을 키워라 : 어떤 정보를 수집한 다음 이를 편집하고 종합하여 최종 결론을 내리는 작업은 앞쪽뇌를 활성화시킨다. 예를 들어 의사가 환자의 모든 정보를 종합하여 여러 처방 중에서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처방을 하는 것, 회사에서 제품의 질을 올리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여 문제점을 진단하여 여러 방법 중 결론을 도출하는 것 역시 앞쪽뇌를 활성화시킨다. 이런 먼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장기나 바둑을 둘 때 현재 상황을 참작하여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낸 다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하나 고르는 과정은 앞쪽뇌의 기능을 증진시킨다. 그러나 너무 장고를 하느라고 결정을 지나치게 유보하면 결단력을 향상되지 않는다.


■논리와 놀아라 : 논리에는 추리력과 판단력이 포함된다. 논리적인 사고의 바탕에는 논리적인 습관이 깔려 있어야 한다. 평소 논리적인 사고를 습관화하고 그런 사고를 바탕으로 논리정연한 글을 쓰고, 토론 활동을 통해 주장을 펼쳐라. 논리와 즐겁게 놀다 보면 앞쪽뇌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측 기능을 사용하라 :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측하는 것도 앞쪽뇌를 키운다. 현재의 상황이 이러이러하므로 이를 종합할 때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바둑이나 장기에서 몇 수 앞으로 내다보고 양단수로 몰아가는 것이 좋은 예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일상생활에서 예측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기 위해 언제, 어떻게 이동하는 것이 좋을지 미리 예상하는 것, 여행 갈 때 여행 기간의 일정을 고려해 그에 알맞게 짐을 꾸리는 것, 한 달 생활비를 계획하는 것, 자녀교육,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저축이나 보험을 들어 재산 관리를 하는 것 등이다.



나의 앞쪽형 이야기

뛰어나려면

처음부터 앞쪽형인간으로 태어난 선천적 앞쪽형인간이 실제로 있기는 할까? 상상컨대 그런 사람은 계획을 잘 세우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 강한 동기를 가지고 일을 추진해 나가며 반드시 일을 마무리 지어 가시적인 결과물을 낸다. 틀을 깨고 또 깨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낼 것이며, 화법이 우수하고 생각을 순식간에 전환하므로 유머 감각도 남다를 것이다. 남의 감정과 생각을 잘 읽어내고 역지사지 기능이 좋아 사회성도 뛰어날 것이다. 그러면서도 필요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자신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화를 한없이 참을 수도 있으나 필요에 의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화를 낼 수도 있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나 필요하면 감정을 맘껏 풀어놓고 자신을 내맡긴다. 계획을 철저히 세울 수 있으나 필요에 따라서는 계획을 다 버릴 수도 있다.


이런 앞쪽형인간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멋있어 보이고 찬란해 보일까? 그렇지만 노력을 하여 후천적으로 앞쪽형인간이 된 이야기가 더 인간적이고 감동적이다. 오히려 우리에게 더 영감을 줄 수도 있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능력이 별로 없는 사람이 수많은 과정을 거쳐 난관을 극복한 후 뛰어난 앞쪽형 인간이 되는 것은 정말로 멋진 이야기다. 그렇게 되는 과정을 다시 한 번 정리한다.


첫째,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서너 살 된 꼬마아이나 앞쪽뇌 손상 환자들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남들이 내리면 같이 무조건 따라 내린다. 남이 하니까 나도 따라 하는 식은 안 된다. 이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고 밤을 새워서 일을 해도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사실은 나는 이것이 흥미롭고 너무 좋은데 부모님 때문에, 또는 "이것 하다 보면 굶어죽을 텐데…"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을 바꾼다. 그러나 흥미롭게 일을 하다 보면 돈은 저절로 따라 온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단, 돈이 많은 것을 싫어하거나 부자를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돈이 따라오지 않는다. 특별히 흥미로운 일이 없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흥미로운 일을 찾는 데 꼭 필요한 과정임을 믿어보자.


둘째, 레이저빔처럼 한 곳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려면 가지치기를 과감하게 해야 한다. "이거 아니면 나는 살아남을 길이 없다"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 여러 가지를 다 잘하는 것은 몇몇 아주 능력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하다. "나는 1년 동안 또는 3년 동안 요거 하나만 건져 보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셋째,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한다. 뇌의 신비 중의 하나는 반복하고 또 반복할 때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뇌 유연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한결같이 같은 것을 반복할 때 뇌의 변화가 가장 크게 일어난다고 강조하고 있다. 몇 십 초가 안 되는 광고를 수없이 반복하면 뇌에 각인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한 가지를 계속 반복하면 그 방면에 달인이 될 수 있다. 기도를 하더라도, 명상을 하더라도, 운동을 하더라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우리의 모든 활동은 뇌의 기억과 관계가 있는데, 반복만큼 기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넷째, 정한 목표를 실천하는 데 반드시 고비가 있을 거라고 각오해야 한다. 산을 오르다 보면 지루함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다른 길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여러 개의 고비를 맞을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한 봉우리를 정복한 사람만이 다음 봉우리를 오를 수 있듯이 마무리를 해서 결과물을 손에 쥐어본 사람만이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위기가 올 텐데 나는 반드시 넘으리라", "지루함이 올 텐데 나는 반드시 넘으리라." 계속 자기최면을 해야 한다.


다섯째, 머리가 부족해서 못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인간의 뇌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많은 학생과 제자를 관찰해 본 결과 분명한 사실은, 의욕과 열정은 뇌의 용량이 크고 작음, 머리가 좋고 나쁨의 문제를 뛰어넘는다. 보통 똑똑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매우 머리가 좋은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머리가 좋음 속에 강한 의지를 포함시킨다. 만약 당신에게 강한 의지가 있다면 당신은 이미 똑똑한 사람이다.


여섯째, 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두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 마음의 표층에는 내일 아침에 6시에 일어나야 해라는 생각을, 마음의 깊은 곳에서는 아냐, 6시 반 정도는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뛰어나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서 뭐하냐?라는 생각은 당신의 발목을 잡는다.


일곱째, 내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 내적인 힘이란 흔들리지 않는 주관을 의미한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는 것은 나무가 자라는 것과 같다. 앞쪽뇌가 덜 발달되었을 때에는 어린 나무가 바람에 심히 흔들리는 것처럼 자기 생각과 가치관 없이 외부 세계에 의해 흔들린다. 내적 힘을 키위려면 고요함에 자주 머물러야 한다. 고요함이란 뒤쪽 뇌를 통하여 시시각각 들어오는 산만한 정보를 차단한 환경을 말한다. 그런 상태에서 "나는 나만의 길을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해야 내적 프로그램이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 잡는다.


여덟째, 꼭 운동을 해야 한다. 당신의 뇌를, 특히 앞쪽뇌를 보호하기 위해, 인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주위에서 뛰어난 사람치고 운동을 게을리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우울해지지 않는다. 강한 의지를 가질 수 있다. 운동을 통해 깨끗한 혈관을 유지할 수 있다. 깨끗한 뇌혈관은 당신의 뇌세포에 풍부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준다.


아홉째, 창조력을 부여한 우주가 항상 당신을 도와주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순간부터 마음이 창조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우주가 당신을 돕고 있음을 체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마음이 저절로 화평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보이는 세계와 사람을 상대로 살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마음이 화평한 사람만이 꾸준히 일을 할 수 있고, 창조할 수 있다.


열 번째, 진짜 뛰어난 사람이 되려면 자신에게 자주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에게 향기가 있는가?", "나에게 아름다움이 있는가?"를 물어보라. 뛰어난 당신에게 허무함이 찾아온다면 눈을 감아라. 뛰어난 당신을 남들이 "가질 것은 다 가지고 있으나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평을 한다면 눈을 감아라. 그리고 이런 질문을 꾸준히 하라. "나는 누구인가?" "진리는 무엇인가?" "이 생에서 나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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