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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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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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 책 소개
1998년 출간된 구본형의 자기계발서『익숙한 것과의 결별』 개정판. 개인과 조직의 혁명적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역설한 이 책은 당시 IMF 구제금융 사태와 맞물려 큰방향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변해야 산다는 이 시대의 극단적 강요를 변화할 수 있다는 설렘으로 바꾸어놓는 특유의 인문학적 화법으로 많은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책이 말하는 "변화"는 여전히 중요한 화두다. 이번 개정판에는 지난 10년 동안자기혁명을 이룬 독자의 글을 실어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자기혁명이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직접 보여주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이 책에는 한국IBM에서 경영혁신 팀장을 지낸 변화경영 전문가로서 저자의 노하우가 담겨있다. 그중 중요한 것은 "1인 기업론"(4장 1인 기업가로 다시 시작하라)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론(7장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다섯가지)이다. 1인 기업론은 자신을 한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는 1인 기업으로 규정하라는 것인데, 이를 통해 회사와 고용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관계를이룰 수 있다. 이는 직장의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켜줄 새로운 인식론이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는 "1인 기업, 그 여덟 가지 경영원칙"은 1인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다섯 가지"에는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하는 방법부터이를 이루기 위한 시간관리 방법까지 소개되어 있다. 


■ 저자 구본형
변화경영전문가이자 현재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칼럼과 저술, 강연으로 젊은이들과 대중들의 가슴에 뜨거운 변화와 혁신의 길을 열어놓았다. 역사학과 경영학을 공부한그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 IBM에서 근무하면서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고, IBM 본사의 말콤 볼드리지 국제 평가관으로아시아 태평양 지역 조직의 경영혁신과 성과를 컨설팅했다. 저서에는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익숙한 것과의 결별』『낯선 곳에서의아침』『월드클래스를 향하여』『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떠남과 만남』 등이 있다.


■ 차례
개정판 서문 - 나는 나를 혁명할 수있다
초판 서문 - 마음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
프롤로그 - 불타는 갑판, 확실한 죽음에서 가능한 삶으로


제1장 모든 것은 변한다 
직장 - 오늘은 어제와다르다 
변화 - 왜 필요한가 
방향 - 변화하는 기업에는 다섯 가지 개혁 방향이 있다 
1. 조직의 활력화 | 2. 프로세스위주의 운영 | 3. 팀의 시너지 | 4. 동반자로서의 협력업체 | 5. 고객 중심 기업 


제2장 누가 개혁에 저항하는가 
인간 - 이성적존재이지만 합리적 존재는 아니다 
노회 - 우리를 안주하게 하는 것 
기득권 -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유혹 
저항 - 그 다섯가지 얼굴 
1. 순진무구형 | 2. 내일부터 해도 늦지 않다 | 3. 점진주의 | 4. 경험적 회의주의 | 5. 무저항 - 개혁가, 그는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제3장 실업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구조조정 - 매우고통스러운 상시적 조치 
경쟁력 - 우리는 오해를 하고 있다 
노동 - 종말이 다가온다 
자기혁명 - 대량실업 시대의 필연
고용 - 새로운 원칙이 필요하다 
1. 회사가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가치이다 | 2. 기업과 개인의 관계를 대등한 협력관계로가져가라 | 3. 가변적인 역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 | 4. 직위는 중요하지 않다. 핵심 기술력을 개발하라 | 5. 부서의 경계를 넘어프로세스를 이해하라 | 6. 변화를 일상의 원리로 받아들여라 


제4장 1인 기업가로 다시 시작하라 
평생 직장 -이제는 추억이다 
새로운 시작 - 직장인에서 경영인으로 탈바꿈하라 
1인 기업 - 그 여덟 가지 경영 원칙 
1. 직무보다고객에 집중하라 | 2. 자기만이 잘할 수 있는 틈새를 찾아라 | 3. 고객처럼 느껴라 | 4. 거래보다 장기적 관계를 소중히 하라 | 5.이전 가능한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라 | 6. 민감한 부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라 | 7. 기대의 수준을 관리하라 | 8. 욕망과 꿈을 담아라


제5장 비전은 미래의 모습이다 
신념 - 스스로에게 한약속 
행동 - 어려울수록 원칙을 저버리지 마라 
상상력 - 현실적 이익을 초월하라 
메시지 - 마음속으로 무찔러 들어가라
조직 - 개인과 하나가 되는 순간 
비전 - 어려울수록 빛나는 황홀한 각본 


제6장 자신과 만나기 위한 산책길 
발견 - 미운 오리새끼 
일탈 - 마음의 여유 
꿈 - 아름다운 욕망 
희망 - 쇼생크 탈출 
재능 - 학교에서 활용되지 못한 자산
변화의 관리 - 부정적 변화를 극복하는 법 
시간의 재발견 - 시간은 미래로 흐르지 않는다 
시간의 소유 - 지금 시간을낸다는 것 
시간의 경영 - 시간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절제 - 정 아지매의 좌절 


제7장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다섯 가지 
묘비명 -마음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 
지능 목록 - 그대 또한 잘하는 것이 있다 
진기한 조합 - 욕망과 지능을 연결하라 
일상의자유 - 하루에 두 시간은 자신만을 위해 써라 
숙련과 기록 - 한번 시작한 일은 멈추지 마라 


개정판 후기 
나의 자기혁명 일기





익숙한 것과의 결별


자기혁명 - 대량 실업 시대의 필연

실업에 대한 사회적 해결은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칠 것이다. 이에 대한 총체적 해결은 아마 환경 문제만큼이나 풀기 어려울 것이다. 인류는 이미 길흉을 예측하기 어려운 어두운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숙제의 해결을 정치가, 경제학자, 경영자와 노동 단체 그리고 온갖 종류의 사회적 지도자들의 손에 남겨두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이 이 어려운 숙제를 범사회적으로 풀어나갈 동안 개인으로서 그저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밥그릇을 남에게 맡기고 선처를 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적 측면에서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준비에 대해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


우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개혁과 경영의 혁신은 불가피한 것이다. 만약 이 일에 실패한다면 기업은 존속하지 못한다. 기업의 성공은 직원 고용의 전제 조건이다. 둥지가 부서지면 그 안에 있는 새알은 땅에 떨어져 깨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개혁과 혁신이 성공하여 경쟁력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계속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조차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 오직 고객만이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 그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사주면 기업은 성장할 수 있다. 모든 혁신이 ‘고객 중심’이라는 기본적 명제로 회귀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그들만이 돈을 가지고 있고, 기업은 존속과 성장을 위해 그들의 돈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의 성공은 그러나 잉여 노동력의 감원을 수반한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것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거부하는 순간 당신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당신이 기업이 요구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이상 해고될 이유는 없다. 그러므로 개인적으로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변화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창출해가는 것이다. 이것은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기계는 당신보다 수십 배 수백 배 힘이 세다. 기계와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 당신이 창조하는 가치가 유일한 것이며, 전문적이고, 노동의 대체가 어려울수록 당신은 안정적이며, 더욱 윤택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적인 특징을 ‘지식 사회’라고 규정하는 이유다.


그러나 당신은 전문성을 개발하고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다는 것을 매우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작가 아나이스 닌은 『일기』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사람들은 익숙한 인생의 사이클에서 박차고 나와야 한다. 도약은 어려운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되살리고 자신의 사랑을 다시 살리고 싶은 그 순간에 그 신념, 그 사랑과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윌리엄 브리지스는 새로운 커리어를 개발하여 기업이 요구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려면 먼저 다음과 같은 낡은 편견을 깨뜨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 편견들이 바로 길을 나서는 당신의 발목을 움켜잡고 있는 적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이러한 편견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문화적 환경에 기초한 것이지만 많은 경우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우리의 사회적 통념에 기초하여 공감대가 넓은 것만 골라 설명을 붙였다.


편견 하나, 좋은 직장은 절대로 놓치지 말아라

이미 시장에서는 직장이 서서히 없어져가고 있다. 당신이 지금 꽉 잡고 있는 직장도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섣부른 행동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이 편견은 낡고 위험한 명제라는 것이다.


편견 둘, 훌륭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좋은 직장을 잡는다

이것은 반만 맞는다. 자격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과거에 자격은 학벌, 학위, 자격증, 유사한 기업에서의 경력, 유명인의 추천 같은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것들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산에 불과하다. 오늘날 기업이 원하는 새로운 자격은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욕망과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다. 또한 당신이 기질적으로 얼마나 그 일에 적합한가가 더욱 중요하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이것만이 유일한 자격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편견 셋, 마흔 이후에는 직장을 바꾸지 마라

당신이 떠나려고 하는 세계에서는 이 원칙이 통용된다. 그러나 당신의 욕망과 재능에 충실하라. 그리고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는 필요를 공략하라. 만일 전환 과정의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는 임시방편이 있다면 얼마든지 활용하라.


편견 넷, 당신이 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욕망은 억제되어 왔고, 그렇게 키워졌다. 그러나 이제 당신의 욕망에 충실하라. 한 식품업 최고경영자는 “음식은 인생과 같다. 그리고 인생에는 정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인생을 음식물로 본다는 것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나 음식 역시 음악이나 미술처럼 그것에  몰입한 사람에게 하나의 훌륭한 인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 추상화의 원로인 유영국 화백은 일흔이 넘어서도 그림을 그렸다. 그는 “나이가 들면 생활 속의 가벼운 흥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다. 그러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새로운 삶을 만들어라. 정열과 흥분이 있는 삶은 욕망에 기초한다. 건강한 욕망에 충실하라. 삶을 낭비하지 말라.


편견 다섯, 출세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선전하라

이 말 역시 반밖에 맞지 않는다. 그저 ‘팔아치운다는 개념’은 낡은 세계의 유물이다. 가장 잘 팔리는 것은 다른 사람이 가장 사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남들의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수요에 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자신의 재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과 개발할 수 있는 자산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의 명상과 사색으로 자신을 좀 더 잘 알 수 있다.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자신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사람은 보이는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다.


또 당신의 기능적 특성과 기질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테스트를 받을 수도 있다. 그중 신뢰도가 가장 높은 것 중 하나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지표(MBTI : Myers-briggs Type Indicator)이다. 당신은 이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기질적 특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유의하여 개발해야 할 기질적 장단점을 알 수 있다. MBTI는 그동안 카운슬링, 심리 치료, 교육, 인간관계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어 왔다. 1980년대 들어오면서 여러 나라의 기업들이 이를 채택하여 인사관리, 인력개발, 조직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 테스트는 현재 30여 나라에서 인간 이해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어로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 

변화의 관리 - 부정적 변화를 극복하는 법

변화 관리 전문가로서 나는 우선 변화를 일상의 원리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변화가 일상의 안정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핸들을 적절하게 움직이지 않고 자전거를 가게 할 수는 없다. 자전거가 쓰러지는 경우는 불균형 때문이며, 균형을 위해 우리는 끊임없는 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몇 번의 좌회전과 우회전을 겪지 않을 수 없다. 자전거의 핸들을 고정시키는 것은 넘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엘리자베스 쿠불러-로스(Elisabeth Kubler-Ross)라는 학자는 변화와 수용 과정을 몇 개의 단계로 나누어 구별한다. 즉 경험, 거부, 분노, 체념과 인정, 절망, 도전, 화해 등이다.


변화에 반응하는 사회적 과정의 예를 들어 보자. 1997년 초부터 한보와 기아 사태를 겪어야 했던 우리는 재벌들의 잇따른 부도 속에서 10월이 되자, 미국 달러화에 대한 한국 원화의 환율이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하루하루 지켜보았다.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어림없는 일이었고 한국은행은 드디어 방어를 포기했다. IMF의 구제금융 이외에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것이 정론이 되어갔다. 경제에 대한 종속이 우려되고, 대량 실업이 점쳐졌다. 기업은 강력한 구조조정의 단계에 들어갈 것이며, 서민은 고용의 불안정과 함께 반 이하로 줄어든 수입으로 엄청난 물가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이것이 당시 변화가 다가오는 모습이었다.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험’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럴 리가 없어. 도대체 국가가 부도를 낸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이야? 우리가 OECD에 가입한 게 언제인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마 어떤 환투기꾼의 장난일 거야. 일시적 과정이고, 곧 정상을 찾을 거야.” 이러한 위안은 바로 ‘부정’의 모습이다.


그런 12월 3일 한국 정부는 결국 IMF에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모든 국민은 이때 비로소 우리가 최대 채무국 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한국은행의 외환 보유고는 이미 바닥이 났고, 그동안의 번영은 결국 빚으로 벌인 잔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우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체념과 인정’은 보통 함께 오며 협상의 과정을 거친다. 분노의 불길이 지나가면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게 뭐야. 결국 빚잔치였잖아. 그러나 어쩌겠어. 우리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걸. 결국 그동안 우리 경제력이 너무 과장되었던 거야. 장기적으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야. 어차피 치러야 할 과정이라면 이때 한꺼번에 확 해버리는 거야.”


우리가 성공적으로 이 ‘체념과 인정’ 과정을 넘어서면 아주 어려운 단계를 하나 지난 셈이 된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적인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절망’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하늘을 가득 덮은 검은 구름이 엄청난 폭우를 쏟아 붓는 시점이 바로 다가오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고통의 순간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감내해야 하는 일상이다. 사회는 어두운 그림자로 가득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어렵게 이어진다. 실업은 늘어만 간다. 거리의 어디에도 활기를 느낄 수 없다.


이것이 ‘절망’의 단계이고, 이때 사회의 활력은 위기를 맞는다. 변화의 과정 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대목이며, 직접적인 고통이 일상생활의 순간순간을 압박한다. 당장 끼니가 걱정이다. 아이들의 학비를 내기가 어렵다. 은행 빚의 이자를 내기는 더욱 어렵다. 더욱 힘든 일은 이러한 빈곤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절망은 미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마음의 궁핍에서부터 온다. 이 단계를 극복하려면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내는 자기 격려와 용기가 필요하다. 삶이 반전될 수 있는 순간이다. 인생은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며,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은행통장에 남아 있는 잔액 이사의 것이 인생이다.


‘도전과 화해’의 과정은 마음의 빛을 찾아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지금 어렵지 않은 사람은 없어. 이 시기는 언젠가 끝이 날 거야.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때를 위해서 지금을 견뎌내는 거야. 그러나 단지 견뎌내기만 해서는 안 돼. 달라질 미래가 원하는 것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해. 나는 나를 위해서 시간을 투자한 적이 없어. 내가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의 운명은 다른 사람의 운명과 같을 수밖에 없어. 그들이 망하면 나도 망하고, 그들이 불행하면 나도 따라서 불행해지는 거야. 하루에 한두 시간이라도 나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해. 내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시간을 쏟아 붓겠어. 지금부터!”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잘할 수 있다. 또 기업 내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보면 그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 그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사람이다. 그는 남을 위하여 일하지 않는다. 남이 시키는 일을 하며 인생을 보내지 않는다. 인생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다. 그리고 그 의미의 해석은 각 개인에게 달려 있다. 자기와의 화해는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욕망을 찾아 그것을 풀어줄 때 찾아온다. 자기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변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완성해가는 것이다.



묘비명 - 마음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에 이미 늙어버린 경우는 없다. 너무 늙어 마음이 굳어버린다는 것도 있어서는 안 된다. 사람에는 언제나 약간의 흥분이 필요하다. 그리고 언제나 새로 시작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일도 너무 늙은 일도 없다. 마음에 드는 길을 찾아나서는 것은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임을 믿어야 한다. 젊다는 것은 쓸 수 있다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일과에 쫓기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만큼 사람은 자유롭다.


하루 종일 아무도 당신을 찾아오지 않는 곳으로 가라. 당신이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시간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시간을 만들어라. 그리고 종이와 펜을 꺼내들어라. 당신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적어라. 기다란 목록을 만들어라. 그저 생각이 흐르는 대로 적어나가라. 어렸을 때의 꿈이어도 좋고, 지금의 소망이어도 좋다. 그것을 적으면서 어떤 기쁨이 스쳐가는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모두 적어라. 이유를 묻지도 말고 경중을 따지지도 말아라. 할 수 있는 것이든, 할 수 없는 허망한 것이든 그 역시 묻지 말아라.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가능한 많이 ‘하고 싶은 것들’의 기다란 목록을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석양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라.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일주일을 보내라. 기다란 목록에 어떠한 것도 건드리지 말라. 혹시 생각나는 것이 더 있다면 다른 종이에 적어라.

일주일이 지난 다음, 다시 아무도 당신을 방해하지 않는 곳으로 가라. 그리고 일주일 전의 기다란 목록을 꺼내라. 그 다음, 두 장의 새 종이를 꺼내라. 종이 한 장에는 ‘나의 묘비명’이라고 크게 적어라. 그리고 또 다른 종이에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라고 크게 적어라. 준비가 되었는가? 이제 한 가지의 기준에 따라 당신의 목록에 있는 ‘하고 싶은 일’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두 장의 새로운 종이에 옮겨 적어라. 그 유일한 기준은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당장 할 수 있는가?”이다.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라고 쓴 종이에 적되, 그 옆에 그 일을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날짜를 함께 적어라. 예를 들어, 목록 속에 “정동진역으로 가는 밤차를 타고 싶다”가 있으면 그 옆에 ‘아내와 함께, 아내의 생일날’이라고 적어라. 이것들은 당신을 기쁘게 하는 것들이다. 적절한 때에, 생각나는 사람과 엮어가는 이 일상의 기쁨이 바로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 이것들은 당신의 행복의 목록이다. 이런 작은 일들 덕분에 당신의 일상은 지루한 반복의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 일상 속으로 축복처럼 새로운 일들이 밀려오고 새로운 감정이 솟아난다. 살아가면서 이런 목록을 많이 만들어 실천에 옮겨라.


당신의 목록 속에 아직 풀리지 않는 거대한 욕망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 마음대로 쓰고 싶다” 같은 것도 있을 수 있고, 음악에 재능이 있다면 “피아노를 열심히 배워 아주 잘 칠 수 있었으면” 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바람들은 모두 ‘나의 묘비명’에 적어라. 그리고 각각에 대하여 자신의 묘비명을 만들어보라. 예를 들어 “홍길동, 1965년생, 장사를 하여 돈을 많이 벌었다. 쓰고 싶은 대로 그 돈을 모두 쓰고 잠들다” 이것이 당신의 묘비명이었을 때 참으로 만족스럽다면, 당신은 앞으로 모든 것을 바쳐 장사를 해 돈을 벌도록 하라. 만일 당신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기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어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사람이 누워 있다”라는 묘비명을 감수해야 한다.


‘묘비명’의 종이를 다 채웠는가? 만일 채울 수 없었다면 당신은 아직 당신의 욕망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다. 욕망이 정체를 드러낼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라. 몽둥이를 들고 쥐구멍 앞에 서서 그 구멍으로 쥐가 머리를 내미는 순간을 기다릴 때처럼 조용히, 숨을 죽이고, 모든 정신을 집중하라. 욕망이 당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머리를 들고 기어 나올 때까지 기다려라. 학교나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모든 위선의 옷을 벌어버려라. 그리고 ‘남’이 되기 위해 바라왔던 모든 부질없는 공상 또는 벗겨내 버려라. 그리고 물어라. 당신은 왜 여기 있는가?


유감스럽지만 어쩌면 당신의 묘비명 목록은 미완성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실망해서는 안 된다. 충분히 만족하지는 못했다 하여도 여러 개의 묘비명 목록에서 꼭 한 가지만을 골라내라. 그리고 다른 것들은 모두 지워버려라. 당신은 이미 삶은 선택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적어도 이제 당신은 충분히 만족하지는 못했지만 ‘욕망’이라는 기준에 의해 한 가지를 선택한 것이다. 이 작업은 매우 진지하게 이루어질수록 더 좋다. 그러나 너무 경직되어서는 안 된다. 당신에게는 아직 고쳐 쓸 기회가 남아 있다.


이제 당신은 미완성일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묘비명’에 쓰여질 욕망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대를 행복하게 해줄 즐거움의 목록도 갖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당신은 어제보다 나아진 사람이 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제 이것들을 소중히 보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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