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

   
왕중추(역자 : 허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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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
   
12000
2005�� 11��



>■ 책 소개
"디테일"이 개인과 기업,국가의 경쟁력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풍부한 예화와 생생한 실천사례들로 실감나게 보여준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우리가 소홀히 해왔던, 작지만치명적인 디테일의 위력을 체감하고, 왜 지금 우리에게 디테일이 절실한 문제인지, 디테일에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제시한다. 


이 책은 말단 영업사원부터 시작하여 기업의 CEO와 컨설턴트로 비즈니스 현장에서 오랫동안일해온 저자가 마케팅과 기업 관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수많은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품게 된 의문 "개인과 기업의 성패는 무엇으로결정되는가"에 대한 명쾌한 결론을 담아냈다.


■ 저자 왕중추
1992년 봄, 덩샤오핑의개혁 추진 의지에 감명을 받아 경제계에 투신하였다. 홍콩의 헝야恒亞그룹, 칭화퉁팡淸華同方, 타이하오커지泰豪科技 등 유수의 기업에서 일하는 동안말단 영업사원부터 시작하여 대표이사의 자리에 올랐다. 10여 년 간 27개 도시를 돌며 무려 2000건이 넘는 계약과 협정을 체결한 바 있으며현재 치정奇正컨설팅의 마케팅관리 수석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된 첫날부터 10여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기업관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지금까지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다. 기업의 CEO로 있으면서 마케팅에서 기업관리로 시야를 돌렸고, 그간의 경험에서얻은 교훈과 노하우를 바탕으로『디테일의 힘』을 집필하였다.


■ &>역자허유영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지은 책으로 『쉽게 쓰는 중국어 일기장』이 있고, 옮긴 책으로『중국황제 어떻게 살았나』『중국 도시 현장보고서』『수신제가 : 강희원전』『성사경』『저우언라이 평전』외 다수가있다.


■&>차례
- 추천의 말 : 디테일, 나와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 
- 2판 서문 : 디테일로 무장하라 
- 초판서문 : 디테일이 성패를 좌우한다 


1. 1%의 실수가 100%의 실패를 부른다 : 디테일을 무시한엄청난 대가 
1. 이력서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기는 사람이… 
2. 한순간에 무너진 공룡은행 베어링스 
3.50억분의 1 때문에 좌절된 수출 
4. 에릭슨을 몰락시킨 T28 핸드폰 
5. 한 끼 식사가 몰아낸 거액의 투자 
6. 줄을잇는 민간기업들의 실패 원인 

&>2. 낮게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디테일의 위력 
1. 쌀가게에서 이룬 기적 _ 디테일은 창조의 토대다 
2. 찻물 따르는 노인 _ 디테일에도 내공이필요하다 
3. 그는 어떻게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을까 _ 실력은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4. GE 승진시험의 셰익스피어 문제 _디테일은 예술이다 
5. 섬세함의 마력 _ 기회는 디테일 속에 있다 
6. 기계가 멈춰도 돈은 벌 수 있다 _ 고효율은 디테일 속에있다 
7. 판매왕 조 지라드의 생일 꽃다발 _ 디테일이 판매를 좌우한다 


3. 파산하는 업종은 없다. 파산하는 기업이 있을 뿐! : 사활을결정짓는 디테일의 차이 
1. 지하철 2호선과 1호선의 차이 
2. 룽화지가 KFC에 밀린 이유 
3. 월마트의성공과 케이마트의 파산 
4. 미국 자동차를 따돌린 일본 자동차 


4. 중요한 것은 담력이 아니라 뇌력腦力이다 : 시장이 요구하는디테일 
1. 시장은 갈수록 세분화한다 _ 살길은 전문화뿐 
2. 팔아도 남는 게 없다? _ 박리다매 시대의 성공비결 
3. 남들도 금방 따라온다 _ 동질화에는 인성화로 대처하라 
4.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_ 디테일에 목숨을 걸어라


5. 제아무리 큰일도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 먼저 마인드를바꿔라 
1. 총리 노릇이 이장 노릇보다 쉬울까 
2. 닭을 잡을 때에도 소 잡는 칼을 써라 
3. 작은 차이가큰 차이를 낳는다 
4. 일은 세심하게 생각은 대범하게 
5. 개인의 자질이 높아져야 전체의 수준이 향상된다 
6. 전략은디테일로 시작해서 디테일로 끝난다 


6. 디테일한 것이 모여 위대한 성과를 이룬다 : 작은 일부터시작하라 
1. 목표는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이다 _ 목표의 디테일 
2. 문제는 언제나 디테일에서 비롯된다 _정책결정의 디테일 
3. 디테일을 한없이 사랑하라 _ 리더십의 디테일 
4. 1분 1초를 통제하라 _ 실행의 디테일 
5. 모든관리를 데이터화하라 _ 관리의 디테일 
6.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_ 안정기의 디테일 


7. 관리는 물고기를 요리하듯 : 공공관리에 지나친 것은없다 
1. 안전관리에 사소한 것은 없다 _ 예고된 대형사고 
2. 중복투자 도대체 언제까지? _ 정부 정책결정의디테일 
3. 정부는 과연 변화했는가 _ 디테일에서 서비스의 질이 나타난다 
4. 투자자의 눈은 어디를 향하는가 _ 도시 경쟁력을키워라 
5. 국력은 올라가는데 경쟁력은 떨어진다? _ 소홀히 할 수 없는 디테일들 


- 부록 
1. 경영자가 꼭 해야 할 일 
2. 네티즌과의 대화


- 저자후기 : 디테일을 화두로!




디테일의 힘


1%의 실수가 100%의 실패를 부른다 ․ 디테일을 무시한 엄청난 대가

에릭슨을 몰락시킨 T28 핸드폰

100년을 걸쳐 에릭슨과 노키아, 모토로라 3사가 세계의 통신시장을 좌지우지해왔다. 그런데 1998년부터 3년 간 세계적으로 핸드폰이 고속 성장세를 보이면서 에릭슨의 시장점유율이 18%에서 5%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만 해도 거의 30%에 육박하던 에릭슨의 시장점유율이 2%로 추락해 버렸다. 에릭슨은 한때 어깨를 나란히 하던 노키아와 모토로라에만 뒤진 것이 아니었다. 후발주자인 삼성과 필립스보다도 매출액이 뒤처졌다. 중국 시장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한때 경영위기에 처했던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회생하는 사례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에릭슨의 몰락은 의외였다.


그러나 알고 보면 에릭슨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2001년부터 중국에서는 에릭슨 제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핸드폰 판매점의 판매원들조차 고객들에게 에릭슨 제품의 이런 점이 나쁘고 저런 점이 나쁘다는 등 단점을 늘어놓으면서 타사 제품을 권할 정도였다. 당시 "T28"이라고 불린 에릭슨의 핸드폰이 품질에서 문제를 보인 것이다. 엄연한 에릭슨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더 큰 실수는 이 잘못을 무시하고 덮어버리려고 한 것이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에릭슨이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었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소를 잃었어도 외양간을 잘 고치고 똑같은 잘못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그리 늦은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에릭슨은 이 기회마저 제대로 잡지 않았다. 아니, 잡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1998년, 「광저우칭녠바오廣州靑年報」에서 8월 2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에릭슨의 제품과 서비스 문제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사회 각계에서 일제히 에릭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어났다. 게다가 에릭슨의 768과 788C, 그리고 주력제품인 SH888이 허가도 얻지 않은 채 중국에서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평소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는 일이 거의 없는 중국의 통신관리국까지 직접 나서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에릭슨의 문제점이 완전히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래도 에릭슨의 태도는 여전했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오직 사건을 대충 무마하기에 급급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사건을 보도했던 한 기자가 에릭슨이 수만 위안 짜리 미끼로 언론의 입을 막으려 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에릭슨의 광저우 지사는 여전히 자사의 제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잘못을 시인하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을 리 만무하고 서비스 업무도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었다. 품질과 서비스의 결함으로 에릭슨은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중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낮게 사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 디테일의 위력

기계가 멈춰도 돈은 벌 수 있다_고효율은 디테일 속에 있다

관리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현대의 표준화된 생산관리가 미국의 프레더릭 테일러 교수에 의해 창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테일러가 주창한 관리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디테일의 표준화다. 이 방법은 객관적으로 효율의 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다. 그의 이론에서도 디테일이 교육의 기초이자 전제가 된다.


■ 유기적인 도요타 생산방식

도요타자동차는 대표적인 글로벌기업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 가운데 하나다. 도요타는 "도요타 생산방식TPS, Toyota Production System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생산모델을 가지고 있다. 간단히 말해, 낭비를 막자는 취지에서 구상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생산방식이다.

  

낭비를 막는 것은 모든 기업이 효율성과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방면에서 도요타를 따라올 기업은 아무 데도 없다. 도요타는 낭비의 유형을 다음의 7가지로 엄격하게 구분해 놓았다.


■ 초과생산

■ 일손의 낭비

■ 운송에서의 낭비

■ 가공 자체에서의 낭비

■ 재고로 인한 낭비

■ 조작에서의 낭비

■ 불량품 생산으로 인한 낭비


기업들 가운데 낭비의 유형을 이렇게 세부적으로 구분해놓은 기업이 얼마나 될까? 도요타 에이지는 "모든 제조업체에서 어느 시점에서든 인력의 85%는 일하지 않고 있는 상태일 수 있다"고 했다. 이 역시 디테일을 중시하는 태도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이 85%의 인력을 이렇게 구분했다.


■ 5%의 인력은 일을 하는 건지 아닌지 분간이 안 된다.

■ 25%의 인력은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 30%의 인력은 재고를 늘리는 일을 하고 있다.

■ 25%의 인력은 효율이 낮은 기준이나 방식에 따라 일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요타는 그들이 "최대의 적"이라고 부르는 초과생산과 그에 따른 낭비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기업의 관리자들은 대부분 재고를 기존의 절반까지 줄이면 더 이상 줄일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요타의 목표는 재고가 전혀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도요타는 "예방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도요타에서는 "가동률可動率"과 "가동률稼動率"을 엄밀하게 구분한다. 가동률稼動率이란 규정된 1일 작업시간 가운데 실제로 기계를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1일 작업시간이 8시간인데 기계 한 대당 사용 가능한 시간이 4시간이라면, 이 설비의 가동률稼動率은 50%가 된다. 그에 비해 가동률可動率은 기계를 사용하여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다. 기계가 아무런 제품도 생산하지 않고 빈 채로 돌아가고 있다면, 아무리 하루 종일 기계를 돌렸더라도 가동률은 0이다. 그래서 도요타는 기계운전율이라는 말 대신 가동률을 사용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가동률可動率을 100%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설비의 유지보수에 신경 써서 예기치 않은 고장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요타의 생산공장을 견학한 사람들은, 라인별로 갖춰진 설비는 여느 공장과 다를 바가 없지만 각 공정에서 설비가 돌고 멈추기를 계속하는 것이 큰 차별점이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기계가 멈춰 있는데도 수익을 낼 수 있습니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답은 "그렇다"이다. 기계가 서 있어도 회사는 돈을 번다. 이것은 필요할 때만 기계를 돌려 과도한 생산에서 오는 낭비를 막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도요타에서는 재고로 인한 낭비가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도요타의 세심함이다. 디테일한 부분을 세심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런 효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연간 생산량이 340여 만 대(이것도 경기불황 때문에 축소된 생산량이다)에 1일 생산량이 9000대가 넘는 이 대기업은 셀 수 없이 많은 디테일한 부분과 그에 대한 세심한 노력으로 빚어진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행운의 여신은 디테일과 함께 존재한다. 동종업체 간 승부는 바로 이 디테일에서 판가름난다.



파산하는 업종은 없다. 파산하는 기업이 있을 뿐! ․사활을 결정짓는 디테일의 차이․

월마트의 성공과 케이마트의 파산

■ 세계 최대의 기업 월마트의 성공

월마트는 미국에서 소매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1960년대, 미국 아칸소 주의 벤턴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하여 40여 년 간 치열하게 경쟁을 거친 끝에 현재는 세계 각 국에 4000개가 넘는 매장을 거느리고 해마다 24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월마트의 이러한 성공은 경제계에서 거의 신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월마트는 몇 십 년 간 고도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세를 확장해나갔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불황일 때에도 월마트는 여전히 성장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중국에서만 2005년까지 매장을 1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런 월마트의 성공 이면에는 역시 디테일한 부분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던 노력이 있었다.


- 작은 마을에서 올린 개가

창업 초기에 월마트는 인구가 5000명 이상인 지역에는 매장을 열지 않았다. 작은 마을의 상권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은 "우리는 창고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매장을 세운 다음, 지도에 색칠을 해가듯 주변에 있는 작은 마을들의 상권을 장악해갔다"고 말했다. 월마트가 도시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에 이르러서였다.


- 고객제일주의

한 고객이 월마트 매장에서 믹서를 샀는데, 몇 번 쓰지도 않아 고장이 났다. 고객이 기계와 영수증을 들고 월마트로 찾아가자 월마트 직원은 곧 믹서를 새 것으로 교환해준 것은 물론, 그동안 믹서의 가격이 내렸다며 5달러를 거슬러주기까지 했다.


- 경쟁자에게서 배우다

월마트는 경쟁업체가 목재진열대를 금속진열대로 교체하자 그보다 더 깔끔한 모양의 금속진열대를 제작해서 미국 전역의 모든 매장에 설치했으며, 샘 월튼은 다른 경쟁업체가 셀프서비스식 판매를 시작하자 그날 밤 곧장 장거리버스를 타고 가서 그 업체의 매장을 직접 둘러본 후에 미국에서 세 번째로 셀프판매점을 개설했다.


- 디테일한 요구에 귀 기울이다 

월마트는 모든 데이터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통신위성을 이용하여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 4000여 곳의 월마트 매장에는 모두 위성송수신기가 설치되어 있어 모든 고객의 나이와 주소, 우편번호, 구매브랜드, 수량, 규격, 총구매액 등의 데이터를 자세하게 기록, 기업의 정보분석시스템으로 전송한다. 월마트의 정보네트워크시스템은 고객관리, 배송센터관리, 재무관리, 제품관리, 직원서비스관리 등을 포괄하고 있다. 샘 월튼은 "모든 제품의 입고와 판매에 관한 재무기록과 분석자료를 볼 수 없다면 그것은 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객서비스에서 매장관리, 원가절감 등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디테일한 부분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 결과, 월마트는 1988년부터 1993년까지 매출액이 무려 467억 달러나 증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같은 기간 동안 경쟁업체인 케이 마트의 매출액은 83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수치만으로도 이미 두 기업의 운명은 결정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1990년은 케이 마트 최고의 전성기였다. 바꿔 생각하면, 그때부터 케이 마트의 경영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해에 태동한 월마트와 케이마트, 이 두 경쟁업체의 40년에 걸친 경쟁은 결국 월마트의 압도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중요한 것은 담력이 아니라 뇌력腦力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디테일

남들도 금방 따라온다_동질화에는 인성화로 대처하라

시장경쟁이 과열되어 있는 요즈음, 시장의 주체들은 경영의 글로벌화라는 난제에 부딪혀 있다. 글로벌화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가 점점 동질화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컬러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가전업계에서 어느 한 기업이 기술상의 진보를 이룩하면 다른 기업들도 어느새 따라잡아 기술과 품질 면에서 엇비슷해지면서 제품간의 구별이 어려워진다.


제품과 기술, 원가, 설비 등의 분야에서 기업들 사이의 동질성이 심화되면서 격차가 점점 좁혀지자 자연스럽게 시장경쟁의 장이 점점 디테일한 부분으로 옮겨가고 있다. 생산업체들은 각기 "서비스"라는 깃발을 높이 들고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가전업체인 춘란春蘭의 "큰 서비스", 하이얼의 "스타급 서비스"와 "맞춤형 거리 0 서비스", 그리고 룽스다榮事達의 "붉은 카펫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가전업체들은 저마다 자사의 독특한 서비스 이념을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들어 그 어느 때보다도 서비스가 중시되고 서비스 개념이 신속하게 진보하면서 모든 기업들이 완벽한 서비스 시스템 확립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정력과 자금을 쏟아 붓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제품이나 기술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에서도 특정 기업이 영원한 우위를 차지할 수는 없으며 언젠가는 동질화에 직면하게 된다. 가전업체들을 예로 들어보자. A라는 업체가 구매 후 1년을 품질보증기간으로 설정하면 B라는 기업은 3년 간 품질을 보증해준다. 또 C라는 기업이 24시간 내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면 D라는 기업은 12시간 내 배달보증 서비스를 실시한다. 큰 호텔에서는 로비에 있는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3개를 넘어서는 안 되며, 고객들을 위해 프런트에 놓인 사탕바구니에는 사탕이 반드시 절반 이상 담겨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은 미소를 지을 때 반드시 8개의 치아가 보이도록 해야 하고, 몸을 45도 각도로 굽혀 인사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서비스 기준으로 규정되어 있다. 서비스가 표준화되면 자연히 동질화된다.

  

나날이 동질화되는 시장경쟁에서 남들보다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성화人性化를 실현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기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세심하게 서비스하는 기업만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좌석마다 냅킨이 놓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냅킨을 목에 두르면 흘러내리고 무릎 위에 올려놓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바닥으로 떨어지기 일쑤다. 옷에 음식이 묻는 것을 방지하는 냅킨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냅킨을 그냥 테이블에 올려둔 채로 식사를 하거나 심지어 엉덩이 밑에 깔고 음식을 먹기도 한다.

  

그런데 칭다오靑島이라는 음식점에서는 이 점에 착안하여 특별히 냅킨의 한쪽 끝에 단추구멍을 만들어놓았다. 이 단추구멍을 여름에는 티셔츠의 앞에 달린 단추에 끼우고 겨울에는 외투의 앞단추에 끼우면 냅킨이 흘러내릴 염려가 없게 된다. 또 계절에 따라 단추구멍의 크기에도 차이를 두었다. 이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냅킨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음식점의 서비스가 세심하다고 칭찬한다. 냅킨에 단추구멍을 뚫는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손님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덕에 이 음식점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가장 좋은 것은 없으며 더 좋은 것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전보다 개선된 디테일을 끊임없이 선보여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역시 부단한 진보를 추구해야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거래업체회의가 있을 때 회의에 참석한 거래업체의 대표들에게 주는 선물 위에 받을 사람의 이름을 써넣는다. 그래야 각자 선물이 뒤바뀌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 것 같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이런 작은 것에서 주최측의 배려를 실감한다. 페인트협회 총회를 개최했을 때에는 참석자들에게 주는 선물에 실크 스카프를 하나씩 끼워넣어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도록 했다. 이렇게 사람 냄새가 느껴지는 서비스가 바로 인성화된 서비스다.



디테일한 것이 모여 위대한 성과를 이룬다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문제는 언제나 디테일에서 비롯된다_정책결정의 디테일

널리 알려진 우화가 있다. 고양이에게 괴롭힘을 당해온 쥐들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쥐들은 서로 지혜를 짜내어 고양이가 오는 것을 미리 알아내는 방법을 궁리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때 조그만 생쥐 한 마리가 좋은 생각이 있다면서 앞으로 나섰다. 고양이 목에다 방울을 달아놓으면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방울소리가 날 것이므로 미리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쥐들은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감탄하며 기뻐했다. 그때 나이가 가장 많은 늙은 쥐가 말했다.


"좋은 의견이야. 그런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그 말에 쥐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신은 디테일 속에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정확한 전략이나 훌륭한 정책도 디테일한 부분을 소홀히 하면 효과를 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미국의 통신정책이 잘못되어 각 가정에 브로드밴드, 즉 광대역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사업이 지연된 것은 그 전형적인 예다.

  

미국은 인터넷혁명의 주도자이지만 각 가정의 브로드밴드 보급률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브로드밴드 보급이 이렇게 더뎌진 이유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80~90%의 미국인이 브로드밴드 네트워크가 구축된 지역에 살고 있지만, 지역마다 구축된 네트워크를 가정으로 연결하는 "마지막 1마일"의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1996년에 통신법을 새롭게 개정하면서 이 "마지막 1마일"에 대해 각 지방전화사업가가 브로드밴드 사업자에게 네트워크를 공급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ADSL 등 전화교환시스템 사업자들이 브로드밴드 분야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여 "마지막 1마일"의 연결 비용을 대폭 절감하려는 조치였다.

  

하지만 이 조치는 몇 가지 디테일한 부분을 무시한 것이었고, 이 때문에 오히려 브로드밴드 보급이 더뎌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한때 미국에서도 네트워크 구축 경쟁이 과열양상을 띤 적이 있었다. 통신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로 통신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브로드밴드 사업은 그리 풍부한 수요층을 형성하지 못했고, 이는 다시 통신설비의 과잉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통신사업에 투자했던 업체들이 투자를 거두어들일 수밖에 없었고, 일부에서는 파산을 신청하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결국 "마지막 1마일"에 대한 제한요건이 거액을 들여 구축한 브로드밴드가 가정으로 연결되는 데 발목을 잡을 격이다. 내로밴드협대역와 달리 브로드밴드가 각 가정으로 연결되려면 가정마다 따로 돈을 들여 설비를 구입해야 했고, 지역 전화업체들도 브로드밴드를 매설하는 데 적지 않은 돈을 투입해야 했다.


중국이 일본으로부터 처음으로 봉제용 바늘을 수입할 때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늘 하나까지도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느냐며 비난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수입한 바늘을 한 번이라도 써본 사람들은 수입해야 하는 이유를 금방 이해했다. 중국제 바늘은 바늘귀가 원형이지만 일본제 바늘은 바늘귀가 기다란 타원형이었다. 눈이 침침해서 바늘에 실을 꿰기 힘든 노인들을 위한 배려였다.


이 두 가지 예는 일본인들이 디테일한 부분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는지를 단적으로 알려준다. 이것은 얼핏 생각하면 쉬울지 몰라도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영업부와 생산부, 물류부, 자재부, 연구개발부가 모두 협력해야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해서 디테일한 부분을 간과하거나 무시한다면 시장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흔히 전략이나 정책이라고 하면 거시적이고 개략적인 것으로 간주하기 쉽다. 하지만 훌륭한 전략이나 정책은 실제 시행과정이나 시장에서의 반응, 적합한 타이밍, 일선조직 간의 공조체제 등 세부적인 측면을 면밀히 고려하여 수립되는 것이다. 그러한 요소를 감안하지 않은 전략이나 정책은 무용지물에 불과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부작용과 손실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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