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일은 재미있나?

The Max Strategy

   
데일 도튼(역자: 손원재)
ǻ
세종서적
   
9500
2003�� 08��



>&nbsp&■ 책 소개
요즘 어때? 일은재미있니?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당신이 성깔 있는 다혈질이라면 일이 뭐가 재미있어? 왜 그런 걸 묻고그래?라며 벌컥 짜증을 낼 것이고, 아마 무던한 이라면 그냥……, 그렇지 뭐……라며 애매하게 말끝을 흐릴 것이다. 하지만 어떻든 간에모두들 가슴 저 깊은 곳으로부터 "뜨끔"하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어? 이게 아닌데……"라며. 당신에게도 분명히 직장에 첫출근하던 날의 설렘이 있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가장으로, 부모로 성실하게 살면서 두어달에 한&nbsp& 번꼴로 새로 나온 자기계발서도 읽고, 저축도 하고 학원도 다닌다. 하지만 그는 점점 성공과 멀어지는 것 같아 초초하기만하다. 어느 날 이런 그에게도 기적이 찾아오는데……. 고된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폭설로 비행기가 취소된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노인 한 사람을 만나고 그로부터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왜 이런 일들이 내게 닥치는 거지?"라고 울적하고 짜증난 얼굴로 앉아 있던 주인공에게다가온 괴짜 노인의 정체는 알고 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즈니스의 달인이었다. 그가 주인공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은 바로 자네, 일은재미있나?였다. 그의 질문을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주인공. 그는 곧바로 울분 섞인 탄식을 쏟아냈고, 노인의 멋지고 유쾌한 하룻밤 강의가시작된다.


이 책은 "일은 재미있게, 인생은 가슴 설레게!"란 주제로, 우리의 인생에서 우리가경험했던 일들과 그 안에서 우리가 기회를 놓쳐버렸을지도 모르는 계기에 대해 얘기한다. 예기치 않은 뒤집힘, 통쾌한 역설, 진부함의 가슴을 찌르는날카로운 일격, 나도 직접 해보고 싶은 흥분을 제공해준다.


■ 저자 데일 도튼
현재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비즈니스 칼럼니스트. 매주 1,000만 명 이상이 그의 칼럼을 애독하고 있는데, 특히 그는 기업경영과 직장문화에 정통한 비즈니스 전문칼럼니스트다. 그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스탠퍼드 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1980년 마케팅 리서치 전문회사 리서치 리소스를 세워,맥도널드, 3M, P&G, 코닥, AT&T 등 초우량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미국 내 톱 레벨의 회사로 성장시킨다. 그후1991년부터 시작한 신문 칼럼이 호평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집필 활동을 시작하는데, 그의 칼럼은 매주 「시카고 트리뷴」「세인트루이스포스트-디스패치」「미네아폴리스 스타 트리뷴」을 비롯하여 미국 전역에 보급되는 100여 개 신문에 실린다. 그 외에도 그는 기업체 강연, 직원교육과 커리어 관리 세미나를 주최하여 의사결정론, 인재육성, 커리어 업에 의한 능력개발과 성공을 테마로 자신만의 독특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저서로 『타고난 보스 The Gifted Boss』가 있다. 


■ 역자 손원재
전문번역가. 대학에서 경영학을전공하였고, 프리랜서 번역가로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역서로 『대륙횡단철도』『향료전쟁』『훌륭한 부모는 리더십을 유산으로 남긴다』등 다수가 있다.


■ 차례
추천사 - 지금, 내 인생을 반전시켜보고싶다면 


1. 자네, 일은 재미있나? 
낯선 노인과의 첫 만남
자네, 일은 재미있나? 
낯선 여인에게 들은 이야기 


2. 똑같은 역경이 끝없이 반복된다 
커리어스태그플레이션 
20세기식 성공 전략 


3. 내일은 오늘과 다른 내가 된다 
열정이만병통치약은 아니야 
목표중독증 환자라고, 내가? 
오늘의 목표는 내일의 굴레가 된다 
내일은 오늘과 좀더 다른 내가 되자!
동전 던지기 게임 


4.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우연은 발명의 아버지?
코카콜라 
초콜릿칩 쿠키 
리바이스 청바지 
"우연"은 발명의 아버지? 


5. 세상은 절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 
논리의틈새로 빠지다 
나의 고백, 실패로 끝나버린 내 사업 
성공모방 전략의 딜레마 


6. 애초부터 실험이란 개념이 빠져 있었어 
성공복권구매 요령 
실험에 실패란 없다! 
완벽함을 뛰어넘어 그 이상을 추구하라 


7. 모든 것을 끊임없이 변화시켜라 
호손 효과
호손 실험이 남긴 유산 
능력 과잉 시대를 살아가려면…… 
월트 디즈니의 성공 비결 


8. 우주가 진짜 끝내주는 아이디어를 선물한다면?
실수, 우주가 주는 선물 
돈 쿠퍼와 CPR 
에디슨처럼 인생을 실험하라 
목록 만들기 숙제


9. 실험해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쉽다 
올니 교수,아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다 
벨크로 발명 이야기 
데이브 토머스와 웬디스 샐러드 메뉴 
딕 포스베리와 포스베리 플롭
스티브 앨런과 토크 쇼 


10.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로운 곳에 놓인 낡은 아이디어일뿐 
아이디어를 무한대로 만들어내는 비법 공개 
무하마드 알리의 성공 비결 
돈 휴이트와 CBS 시사 프로그램"60분" 
혁신의 회오리바람 일으키기 
실수를 돌아보되, 탓하거나 화내지 말라 


에필로그 : 맥스와 만남 이후, 나의 이야기





자네, 일은 재미있나?


자네, 일은 재미있나?

낯선 노인과의 첫 만남

시카고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는 힘든 출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탈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오헤어 공항 항공편이 모두 취소되고 마는 사태가 벌어졌다. 공항 측 설명에 의하면 봄을 맞아 제설기를 모두 창고에 넣어두었기 때문에 활주로를 다 치우려면 아침나절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오헤어 촌구석 공항 터미널에 장장 26시간 동안이나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우울한 생각에 잠겨 초콜릿 바를 먹는 동안 몇몇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웬 낯선 노인 한 사람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노인장은 아이들과의 놀이를 마치고 갑자기 내가 앉아 있는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방안에서 자기를 싫어하는 유일한 사람을 단박에 찾아내는 고양이처럼 그는 곧장 내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벽에 기대고 앉아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면서 숨을 헐떡이며 내게 말을 건넸다. "안녕하시오, 젊은 양반?"


그러더니만 내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고, 자기가 새로 사귄 어린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갖가지 썰렁한 농담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자네, 일은 재미있나?

한참 썰렁한 농담을 하더니 누가 듣든 참견으로 들릴 만한 질문들을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내 아내와 딸과 고향, 그리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시시콜콜 캐물었다. 나는 몇 가지 질문에만 짧게 대답하고 나머지는 대충 얼버무렸다. 그러다 마침내 그는 충격적인 말 한 마디로 내게 결정타를 먹였다. "근데 말야. 자네, 일은 재미있나?" 날도 저물고 피로와 무엇에 대한 것인지 모를 적대감이 쌓였던 터라 평소의 정중한 내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그만 그에게 내 본심을 신랄하게 털어놓아 버렸다.


"거의 15년을 일만 하면서 살았지요. 그런데 그 15년 동안 난 무엇을 했을까요? 대체 무엇을 성취했단 말입니까? 내세울 것이라고는 보험 걱정은 없겠다가 답니다. 이게 대체 무슨 꼴입니까? 나는 회사에 충성했고, 정말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항상 소위 말하는 바르고 똑똑한 일만 했지요. 내 몫을 잘해냈다 이 말입니다. 하지만 승진은 더뎌지기만 합니다. 행여 내가 불평이라도 할라치면 그래도 당신은 직장이라도 있지!란 소리만 되돌아올 뿐이지요. 그러니 그냥 입 닥치고 감사하라는 말입니까 뭡니까? 그 말은 산다는 것이 아직 안 죽었을 뿐이라는 소리랑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긴 하소연 끝에 마침내 나는 입을 다물었다.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해서 그만……." 하지만 새로운 식물종을 발견한 식물학자처럼 내게 집중하고 있던 그는 가볍게 손을 저어 나의 사과를 물리쳤다. "아닐세. 낯선 사람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지."


그는 아이들과 내 곁을 떠나기 전, 잠시 내게로 돌아서서 큼지막한 손을 내 어깨에 얹었는데, 그 노인이 누리던 생의 기쁨이 얼얼하게 온몸에 전해졌다. 그가 떠난 후, 나는 보던 책을 마저 보려고 했지만 감정의 동요가 심해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



똑같은 역경이 끝없이 반복된다

커리어 스태그플레이션

노인은 1시간쯤 후 내게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도 그는 가쁜 숨을 고르지 못한 채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까 자네가 한 말들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네. 그러던 중에 두 가지 생각이 났지 뭔가. 하나는 미국의 여류 시인이자 극작가인 에드너 세인트 밀레이(Edna St. Vincent Millay)가 남긴 말이었어. 인생이 여러 가지 역경의 연속이라는 말은 틀렸다. 우리네 인생은 그저 한 가지 역경이 끝없이 되풀이될 뿐이다. 그리고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불경기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폭등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 침체하의 인플레이션 현상]이란 말이 떠올랐다네. 자네, 그 말 생각나나?" 물론 생각났다. 그는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말이 생각난 이유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실제로 지금처럼 쓰이기 전에는 소위 경제학자라는 양반들이 노상 떠들기를,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는 동시에 발생할 수 없다고 해서라네. 이것 아니면 저것이지, 둘이 같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였다네. 그런데 좀 전에 자네가 우리 경제에서 근로자의 시각으로 볼 때, 또 하나의 상상 불가능한 조합이 탄생했다는 사실을 내게 보여주었어. 그 조합의 이름은 바로 권태와 두려움이라네. 서로 어울리는 짝이라는 생각은 도저히 들지 않는데도, 이 둘은 엄연히 같이 다니지.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도(권태), 그 일자리라도 잃어버리면 어쩌나 싶어 잔뜩 겁에 질려 있는 거야(두려움)."


그는 그 이야기를 좀 더 하다가 결국 그 현상을 커리어 스태그플레이션(career stagflation)이라고 이름지었다. 예전에는 근로자의 책무가 늘어날수록 그에 따라 보상도 큰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근로자에 대한 요구는 인플레이션 상태인 반면, 그의 근로에 대한 보상은 불황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의 표현은 정말 훌륭했다. 커리어 스태그플레이션이라니.


20세기식 성공 전략

그는 내 서류가방 옆에 놓은 메모지를 잠시 빌리더니, 코트 안섶에서 볼펜을 꺼내 뭔가를 쓸 태세를 갖추었다. "성공하기 위한 자네의 전략, 그러니까 진보 철학이 뭔지 이야기해보게나."


그동안 읽은 자기계발서만도 수십 권은 넘었지만, 솔직히 나는 철학은 고사하고 나만의 전략이 있는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읽어보고 마음에 들었던 책 내용으로 거창한 전략을 대신하기로 했다. 거창한 내 대답을 조용히 듣고 난 그는 내 이야기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정리하고는 한 장의 종이 위에다 다음과 같이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의 지혜(성공 전략)를 요약했다.


첫 번째 항목은 목표 설정이었다. 여기에는 흔히들 떠올리는 판에 박힌 말을 여러 개 적어 넣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목적지를 알아야 도착할 수 있다. 지평선에서 눈을 떼지 말라. 인생은 기대한 만큼만 내어주기 마련이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라."

두 번째 항목은 태도 바꾸기였다. 나는 "새로운 자신을 건설하라"는 표제를 제안하고는 조금 으쓱해졌다. 맥스(노인의 이름)의 표현을 빌자면, 여기에는 부정적인 믿음인 소극적인 사고와 머리를 굳게 만드는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한 경구를 적어 넣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사람을 한계 속에 가두는 믿음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성공, 힘, 에너지, 성실 등의 긍정적인 내용으로 대체하기 위해 막연하나마 몇 가지 의견을 내보았다. 이 마지막 경구는 내가 제안한 것이다. "이미 있는 바퀴를 또 발명하려들지 마라. 타인의 성공을 본보기로 삼아라."


내가 말을 마치자 나와 거의 동시에 필기를 끝낸 맥스는 메모지를 내 쪽으로 보여주며 물었다. "이게 성공에 대한 자네만의 최고의 사고방식을 제대로 요약한 내용이라 할 수 있나?"


자신있게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걸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게. 욕실 거울이나 냉장고, 혹은 책상 옆도 좋지. 하지만 이걸 자네에게 주기 전에 아직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남았네."


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펜을 들고 자신이 방금 썼던 메모지에 큼지막하니 X 자를 그어버렸다. 그는 방금 X 자를 그어버린 종이를 내게 건네주고 나서, 또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뭐라고 몇 마디를 적었다. 그리고는 두 번째 종이마저 내게 건네주고는 이렇게 말했다. "좀 전에 준 첫 번째 종이 옆에다 이걸 같이 붙여놓게. 알겠나?"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더니 큰소리로 항공사 직원을 부르면서 성큼성큼 멀어져갔다. 그가 준 두 번째 종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실험에 실패란 없다!"



내일은 오늘과 다른 내가 된다

내일은 오늘과 좀 더 다른 내가 되자!

"여지껏 살면서 내 목표는 단 하나뿐이었다네. 그게 뭔지 알고 싶나?"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내일은 오늘과 좀 더 다른 내가 되자!" 그도 내가 미심쩍어한다는 사실을 안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그는 넌지시 이렇게 말을 건넸다. "너무 쉬운 말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네."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확신도 서지 않은 채 그저 어깨만 으쓱해 보였다.


"별 것 아닌 듯싶지만, 절대 쉬운 목표는 아닐세. 매일매일 달라진다? 그게 바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세워야 할 유일무이한 목표라네. 달라지지 않는다면 더 나아질 수도 없는 법이거든. 우리는 날마다 달라져야 한다네. 장담하건대, 내 말대로 실천하려면 진이 다 빠질 거야. 사람을 녹초로 만드는 험한 길이라네. 하지만 아주 신나는 길, 생동감 넘치는 길이기도 하지."


뭔가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그가 자신의 이야기에 몰입해 한참 설교를 늘어놓는 바람에 난 꼼짝없이 들을 수밖에 없었다. "흔히들 인생은 진화라고 정의하곤 하지. 그런데 진화의 참된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그건 최종 결과를 아무도 모른다는 점일세. 자네, 처음 뭍으로 기어올라온 물고기에게 장기적인 목표 따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 물고기가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내가 이번 육지에 적응하는 일에 성공하면, 언젠가는 뭍에서 살면서 발로 걷는 고기가 생겨나 나중에는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고, 쇼핑몰에도 가고, 가게에 걸어들어가 시나몬 롤빵과 커피 한 잔을 사기도 하겠지라고 말야. 내가 너무 막무가내인 것 같은가?"

그는 싱긋 웃으며 내게 물어왔다. "예, 약간은요." "아직 멀었네. 진짜 누구나 인정할 만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면 도움이 될 거야. 컴퓨터 산업을 한번 예로 들어보겠네. 자네,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애플Ⅱ, 매킨토시 등의 초기 애플 제품을 설계하고 최초로 마우스를 개발한 미국의 사업가)이 애플 컴퓨터를 만든 이유를 아는가?" "모르겠는데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든가 대기업 회장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었네. 그 당시, 뭐, 70년대 중반이었으니까 그리 옛날은 아니지만 가정용 컴퓨터라고는 취미용 조립용품뿐이었지. 워즈니악은 기술자였는데, 홈브루 컴퓨터 클럽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자랑할 목적으로 애플 컴퓨터를 만들었어. 거창한 이유 따윈 없었네. 그냥 자랑하려고 만들었지. 애플 컴퓨터를 팔아보자는 아이디어조차 본인의 생각이 아니었다네. 친구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권유에 떠밀려 시작했지. 그리고 그가 애플Ⅱ를 만든 것도 컬러 모니터가 장착된 컴퓨터를 자기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서라지 뭔가. 재밌지 않은가?"


"발명을 하거나 혁신을 이루어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자랑하고 싶어 좀이 쑤시는 아이디어가 다르다는 말과 더불어 줄줄이 꿰어져 나오기 마련이지. 이렇게 뛰어난 일을 이뤄낸 성취자들은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몰라. 그냥 마음 편히 일을 즐기면서 두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고작이야.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 이걸세. 그냥 마음 편히 이것저것 일을 즐기면서 하자. 그리고 그게 어떻게 흘러가는지 두고 보도록 하자."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로운 곳에 놓인 낡은 아이디어일 뿐

아이디어를 무한대로 만들어내는 비법 공개

맥스는 근처를 지나가던 경비원을 불러 세웠다. 그러더니 그에게 말을 건넸다. "여기 있는 젊은 친구에게 마법을 좀 보여주고 싶어서 불렀네. 모자 밖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꺼내는 법을 보여주고 싶거든." 맥스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네 인생에서 창의력을 좀 발휘할 구석이 있는지 말해보게나. 자넨 언제 창의력을 발휘하나? 좀 더 잘해보고 싶은 일은 없는가?"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한 경비원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나 몇 번 재촉을 받곤 결국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하나 있긴 하네요. 지각했을 때 써먹을 핑계거리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옛날 건 다 써먹었거든요."


나는 속으로 기가 막혔지만 맥스는 신이 난 모양이었다. 그는 내게 종이 한 장과 펜을 꺼내보라고 하더니, 경비원에게 최근에 써먹은 최고의 핑계거리에는 어떤 것이 있었냐고 물었다. "온수기가 터져버린 일이었습니다." 경비원이 잽싸게 대답했다. "파이프 하나가 헐거워서 터졌거든요. 사람을 불러서 고치는데 꼬박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걸렸지 뭡니까. 아팠다고 거짓말을 할 필요조차 없었어요."


맥스는 내게 주어와 서술어를 짝지어 목록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첫 번째 짝은 온수기가와 터져버렸다였다. 그러더니 경비원과 내게 동료들이 사용하는 핑계거리를 좋고 나쁜 것에 상관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해보라고 했다. 우리가 핑계거리를 11가지까지 대고 나서야 그는 그만하라고 말했다. 개중에는 음주 운전자가 체포됐을 때 경찰 진술서를 작성했다는 등의 납득할 만한 핑계거리도 있었지만 출근하는 길에 어떤 남자의 개가 줄에서 풀려 번잡한 거리로 내닫는 통에 같이 잡아오느라 늦었다는 둥 어설픈 것도 있었다. 우리는 주어와 서술어로 서로 짝을 지었고, 맥스는 우리가 정리해놓은 목록에 1부터 12까지 번호를 매겼다.


"자네들이 댄 핑계거리는 그렇게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톡 쏘는 맛도 없군. 하지만 여기에다 주사위 한 쌍을 더해보면 확 달라지지. 자, 이제부터 요령을 알려주겠네. 둘이서 주사위 한 쌍을 굴린다고 상상해보게. 그 결과 11과 9가 나왔다고 해보자구. 그러면 이 숫자가 새로운 핑계거리의 성격과 내용을 정하게 되지."


11번은 "나이든 숙모가 전화하다"의 앞부분이었고, 9번은 "개가 번잡한 거리로 뛰어들다"의 뒷부분이었다. 맥스가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나이든 숙모가와 번잡한 거리로 뛰어들다를 조합해서 이야기의 뼈대를 만드는 거지. 이런 이야기는 어떨까? 나이든 숙모의 옆집에 사는 이웃이 전화를 했다. 숙모가 지나다니는 차를 무시한 채 복잡한 거리 한복판을 건너가려 했다는 것이다. 이웃이 쫓아가서 숙모를 데리고 들어오기는 했지만, 어머니가 교대하러 오실 때까지는 숙모를 지키고 있을 사람이 없어서 내가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마침 그 자리에 주사위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우리더러 무작위로 숫자 조합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배우자가와 나무에 끼다처럼 이상한 그림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개가와 터져버리다 등 끔찍한 이야기도 있었다.


맥스는 경비원에게 목록을 건네주고 이런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자네가 꾸며낸 이야기를 듣고 상사가 이런 반응을 보인다면 자네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법을 터득했다고 봐야겠지. 여지껏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오늘은 진짜인 모양이군." 다시 걸음을 떼어놓자마자, 맥스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방금 무엇을 배웠다고 생각하는가?" "요령만 안다면 그 자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무궁무진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좋았어. 그러면 새로운 아이디어의 재료로 삼았던 것이 무엇이었는가?" "기존의 낡은 생각들이지요." "바로 그거야.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로운 장소에 놓인 낡은 아이디어에 지나지 않아. 아까 만들어본 핑계거리 중에는 끔찍한 것도 더러 있기는 했지.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네. 또 어느 경우는 그 끔찍함이 다른 것보다 훨씬 더 신선하게, 더 새롭게 느끼게 만들어주지. 제일 하찮은 쓰레기가 제일 좋은 비료가 되는 법이거든.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하는 일을 너무 편협하게 정의해버리는 경향이 강하다네. 마을 안에서 최고가는 기술이 있으면 자기가 곧 최고의 기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더구먼. 하지만 위대한 기술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 이상의 것을 훨씬 더 많이 요하는 법이지. 자기 생각을 파는 능력, 협동 작업, 회의 주도, 시간 낭비만 하는 회의를 피하는 요령 등등. 필요한 기술만도 족히 백 가지는 될 걸세. 자네가 하는 일을 모두 목록으로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네. 그뿐 아니라 목록을 고치고 늘리면서 자기가 하는 일을 끊임없이 재정의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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