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론』과 『자조론』으로 국내 자기계발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19세기 영국 작가새무얼 스마일즈. 그의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인 『검약론』(원제: Thrift,)은 어찌 보면 오늘날 재테크서의 고전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재테크서들이 현실적인 재테크 방법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 책은 왜 재테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 즉 재테크의 철학을 담고있다.
실제적으로 스마일즈가 우리에게 말하는 검약의 기술은 무엇인가? 첫째, 버는 것보다 적게소비하라. 둘째, 현금을 사용하고 빚을 지지 말라. 셋째, 불확실한 이익은 절대 기대하지 말라. 얼마를 모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그것만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체 16장으로 구성돼 있다. 검약의 의의, 검약에 필요한 대표적 자질인 절제,검약을 해야 하는 이유, 검약의 귀감이 되는 사람 이야기, 검약의 기술, 보험과 저축은행의 필요성, 자선, 사장이 직원들의 절약 습관을 도울 수있는 방법, 위대한 천재들의 빚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마치 금융의 역사를 보는 것처럼 유럽의 초기 은행 제도와 보험제도에 대한 생생한 묘사다. 오늘날 은행과 보험사들이 어떤 배경에서 태어났는지를 보는 것은 자기계발서를 넘어 역사서를 읽는 재미를선사한다. &
■ 저자 새무얼 스마일즈 &
작가, 정치개혁가,저널리스트, 의사, 도덕주의자. 스마일즈는 1812년 12월 23일 11명 중의 장남으로 스코틀랜드 해딩턴에서 태어났다. 그는 열네 살 때 의사로버트 루인스의 견습생으로 들어갔다가 1829년,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에든버러 대학교 의학부에 들어간다. 에든버러에 있는 동안 의회 개혁운동에 관여하게 되었고, 진보 성향 매체인 「에든버러 위클리 크로니클(Edinburgh Weekly Chronicle)」에 의회 개혁에 관한글들을 기고하게 된다. 1832년에 의대를 졸업한 스마일즈는 해딩턴에서 병원을 열고, 가난한 지역민들을 위해 의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계속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1837년 「리즈 타임즈(Leeds Times)」에 의회 개혁에 관한 기사를 기고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해에 「리즈 타임즈」의 편집장이 된다. 의사를 포기하고 온전히 정치 개혁에 전력하기로 결심한 그는 「리즈 타임즈」에서 귀족 계급에 대한 강한불만을 표현했고, 노동자들과 중산층 개혁자들을 연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1840년, 세대 선거권, 투표함 투표, 의회 3년 임기제, 평등선거구,일정한 재산소유자에 한정한 피선거권 폐지 등 5개 강령을 지지하는 리즈의회개혁연합의 사무총장이 되었지만 이 연합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또한 차티스트 운동(Chartism)에도 실망하게 된다. 그 운동의 주장에는 동의했지만, 완력의 사용마저 지지하고 나선 퍼거스 오코너 같은사람들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마일즈는 단순한 정치 개혁만으로는 오늘날 사회 곳곳에 펼쳐져 있는 악들을 제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그는 "개인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조(self help)"의 정신을 설파했다. 1850년대에 이르러 스마일즈는 의회 개혁에 대한 관심을완전히 끊었다. 그는 이제 자조가 성공을 위한 최고의 길이라고 확신했다. 근면, 절약, 자기계발을 논하는 그의 책『자조론(Self-Help)』은 1859년 출간돼 전세계로 번역돼 나갔다. 이후 그는 "스마일즈의 4대 복음"으로 일컬어지는 후속작『인격론(Character)』(1871) 『검약론(Thrift)』(1875) 『의무론(Duty)』(1880) 등을 계속 집필하였다. 이 외에도어려움을 딛고 자수성가한 인물들의 전기를 썼는데, 『조지 스티븐슨 전기(George Stephenson)』(1857) 『위대한 기술자들의생애(Lives of the Engineer)』(1861) 등이 그것이다.
■ 역자 이은정
숙명여대 영문과를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대부』 『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십』 『한 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이야기』 『나는조지아의 미친 고양이』 『해리포터의 성공과 신화』 『하프 타임』 『딸들의 바다』 『취업의 기술』 『오르메타』 등 다수가있다.
■ 차례
저자 서문 / 짧은 우화 /정진홍이 읽은 검약론
1. 검약
인간에게는 이성으로부터 부여받은 미래를예측할 권리가 있다. 이 권리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검약이 미덕이라는 말에는 유비무환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것이 미덕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2. 검약하는 습관
조금씩이라도 모으는 돈은 언제나힘의 원천이 된다. 시간과 운명에 농락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설 수 있다.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조건을 스스로 제시할 수있다. 또한 편안하고 행복한 노년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3. 절제
생활의 질서도 예측도 없이 버는 대로 쓰고미래를 위해 한 푼도 저축하지 않는 사람은 피할 수 없는 재앙을 앞당긴다. 현재만 생각하는 것은 미래를 희생시키는 확실한 방법이다. 내일이면죽을 테니 먹고 마시자.는 말만 부르짖는 사람에게 무슨 희망이 있을까?
4. 저축해야 하는 이유
자신의 처지를 개선시킬의향이 있다면 가능한 한 많이 벌고 적게 쓰며, 돈을 쓰되 자신과 가족 모두가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라. 일하는 남자라면 자기가 번돈으로 한 첫 저축이 진정한 자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임을 알아라.
5. 위대한 검약의 본보기
어떤 상황에서든 성공할 수있는 보증수표 같은 원칙은 이것이다. "먼저 의무를 다하라! 그 다음에 즐겨라!"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절제와 상식이 부족하기때문이다. 최악의 좌우명은 이렇다. "우선 즐겨라! 그러고 나서 일하고 의무를 이행하라!"
6. 검약의 기술
검약을 실천하는 방법은 아주간단하다. 버는 것보다 적게 소비하라. 현금으로 지불하고 어떤 이유로든 빚을 지지 말라. 불확실한 이익을 기대하여 돈을 쓰지 말라. 기대했던이익이 없을 경우 절대 되돌릴 수 없는 빚만 잔뜩 떠안게 될 것이다.
7. 보험의 경제학
우리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을 위해충분한 돈을 저축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을 먼 훗날의 일로 생각하기 때문에 모아놓은 돈을 쓰고 싶은 유혹에빠지기 쉽다. 그래서 생기는 대로 조금씩 모으는 방법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8. 저축은행
집집마다 남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비밀 중에 가장 흔한 것이 가난이다. 모아놓은 돈이 한 푼도 없는 것, 병에 걸렸을 때 고통을 덜어주고 노년의 궁핍함을 줄여줄 아무것도 가지지못한 것, 이것이 많은 가정에서 숨기고 있는 비밀이다.
9. 푼돈의 미학
가장 하찮은 1페니짜리 동전!도대체 어디에 쓸까? 맥주 한 잔도 마실 수 없는 돈으로, 성냥값 정도이다. 거지에게 던져주면 딱 좋을 돈이다. 그런데 이 1페니짜리 동전을얼마나 잘 쓰느냐에 사람들의 행복이 달려 있다.
10. 고용주와 고용인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사람은 상대의 좋은 성품을 누르고 억압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한 상대의 좋은 점만 본다. 이웃을 사랑하라. 간단한 말이지만그 안에는 세상을 혁신하기에 충분한 절대적인 진리가 숨어 있다.
11. 존 크로슬리의 나눔 경영
하느님이 우리에게축복을 내리셨다면 가난한 사람들과도 나누어야 한다. 존 크로슬리 앤 선즈 사는 주식회사로 기업형태를 전환했다. 노동자들에게는 막대한 자금을대출해주어 회사 지분을 최대한 소유할 수 있게 하고,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12. 분수에 넘치는 생활
사치는 현대 사회에확산되고 있는 범죄다.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신조 때문이다. 자신이 번 돈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 고려하지않고 그저 "체면"은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대신 자신의 존엄성을 희생시킨다.
13. 빚으로 산 천재들
천재들도 쉽게 빚을 지는경향이 있다. 두뇌는 검소함이나 자제력과는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베이컨의 생애는 화려했지만 낭비벽 때문에 빚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끊임없이돈을 구해야 했다.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뇌물을 받았고, 그 바람에 파멸하게 되었다.
14. 부자와 자선
인간은 인간에게 친절하다.가난하기 짝이 없는 어느 가난뱅이는 지긋지긋한 삶 속에서도 어떤 순간을 기다린다. 우리 모두 인간의 마음을 가졌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필요한친절을 베풀 만큼 친절하다는 것을 그들이 알고 느낄 수 있을 때를.
15. 건강과 행복
건강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가장 귀중한 재산이다.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면 삶을 즐길 수 없다. 완벽하게 건강하다든지 생명의 전 기능이 적절하게 작동된다고 느껴질 때보다 더만족스럽고 기쁠 때가 또 있을까.
16. 삶의 기술
작은 보석들을 하나둘 모아 아름답게완성해내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평범한 인생길에 흩어진 작은 기쁨 조각들로 이루어지지만, 우리는 크고 황홀한 기쁨만을 바라보다가 그 진리를쉬이 잊는다. 행복은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과정에서 맛보는 기쁨이다.
검약론
검약
“인간에게는 이성으로부터 부여받은 미래를 예측할 권리가 있다. 이 권리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검약이 미덕이라는 말에는 유비무환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검약은 개인 경제(private economy)를 의미한다. 개인 경제는 가정의 질서를 세우고 관리하는 일뿐만 아니라 가정 경제도 포함한다. 개인 경제의 목적이 개인으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고 이를 증대시키는 데 있다면, 정치 경제(political economy)의 목적은 국가의 부를 창출하고 증대시키는 데 있다. 그런데 개인과 공공의 부는 그 출발점이 같다. 부는 노력을 통해 획득하고 절약하고 저축함으로써 보존되며, 근면하게 일하고 끈기 있게 노력할 때 증대된다. 모든 국가의 안녕, 다시 말해 복지는 개인의 저축이 토대가 된다. 개인의 낭비는 국가가 피폐해지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근검한 사람들은 모두 공적인 기부자이며, 근검하지 않은 사람은 공공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물질적인 부는 선조들이 물려준 유산 전체를 놓고 보면 하찮은 것이다. 우리가 태어나며 얻은 권리는 그보다 영원불멸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인간의 노력과 기술이 만들어낸 유용한 효과의 총체다. 이런 효과는 학습을 통해 전수받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의 가르침과 본보기를 통해 체득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타고나는 권리는 선조의 노력과 그 노력들의 결과들로 이루어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스스로 몸을 놀려 일을 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누릴 수 없다. 일을 하지 않는 인생은 무가치하며 정신적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노동은 짐이고 형벌인 동시에 명예이자 기쁨이다. 노동은 언뜻 가난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영광이 숨겨져 있다. 또한 노동은 우리의 자연스런 바람과 다양한 욕구를 말해주는 증거다. 인간은 무엇이고, 인생은 무엇인가? 과연 노동 없이 문명화가 가능했을까? 예술과 문학, 과학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것은 모두 누군가의 노고에서 나왔다. 우리에게 날개를 달아주어 천국까지 날아가게 하는 지식도 수고해야만 얻을 수 있다. 천재성이란 맹렬히 노력할 줄 아는 능력이며, 이는 위대한 것을 만들어내고 꾸준히 노력하는 저력을 말한다. 따라서 일은 형벌일 수도 잇지만 참으로 영광스러운 것이다. 높은 목표와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일이란 숭배하고 의무를 다하며 칭송해야 할 영원불멸의 대상이다.
하지만 아끼고 절약하는 것은 자연스런 본성이 아니기 때문에 행동의 원칙이 필요하다. 검약하려면 미래의 이익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자제하고, 동물적인 본능보다 이성과 앞날에 대한 예측과 분별력을 우선시해야 한다. 검약은 오늘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내일을 위한 대비이기도 하다. 즉, 푼돈을 모아 자본을 만들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 과거도 기억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만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벌어들인 것을 모두 써버린다. 자신은 물론 가족을 위해서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 돈을 모두 먹고 마시는 데 써버린다. 이런 사람들은 끝까지 가난하며 궁핍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회는 두 부류의 사람들로 구성된다. 모으는 사람과 쓰는 사람, 절약하는 사람과 낭비하는 사람, 검소한 사람과 헤픈 사람, 혹은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다. 열심히 번 돈을 알뜰하게 쓰는 사람들은 자본의 주인이 되어 다른 노동력을 움직인다. 즉, 그들의 손에서는 자본이 축적되고, 그들은 자신을 위해 일할 사람들을 고용한다. 그렇게 해서 교역과 상업이 시작된다. 이 모든 것이 근검절약의 결과이며, 돈을 경제적으로 이윤이 나는 목적을 위해 사용한 결과다. 반대로 검약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이 발전하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번 돈을 모두 써버리기 때문에 누군가를 도울 수 없다.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그는 존경받을 만한 위치에 오르지 못한다. 그에게는 아껴 쓸 돈도 없다. 그는 항상 도움을 청한다. 그는 실제로 근검한 사람의 노예다.
검약하는 습관
“조금씩이라도 모으는 돈은 언제나 힘의 원천이 된다. 시간과 운명에 농락 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설 수 있다.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조건을 스스로 제시할 수 있다. 또한 편안하고 행복한 노년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근검절약은 고통이 따르는 미덕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불명예스런 실수를 피하게 해준다. 근검절약하려면 우리 자신을 억제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적절한 즐거움까지 삼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무절제와 방탕이 우리에게서 앗아가는 순수한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근검절약은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할 지극히 상식적인 행위다. 결심까지도 필요 없고 자신을 억제할 약간의 인내심만 있으면 된다. 시작이 반이다! 절약은 들일수록 더욱 쉬워지는 습관이다. 게다가 자신을 억제하고 희생한 대가도 그만큼 빨리 얻는다.
자립을 위해 근검하고 소박하게 생활하는 습관은 고상하고 훌륭한 미덕이다. “돈 문제는 절대 경솔하게 다루지 마라. 돈은 인격이다.” 불워(Edward Bulwer Lytton : 영국의 소설가)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품성 중 최고로 치는 관대함이라든지 자비심, 공정함, 정직함, 준비성 따위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반대로 최악의 성품이라고 할 수 있는 탐욕이라든지 인색함, 무절제, 방탕함은 돈을 잘못 쓰는 데서 비롯된다. 자신이 번 것을 모두 써버리는 사람은 항상 궁핍의 벼랑에 매달려 있는 꼴이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약해지고 무능력해져서 시간과 환경의 노예가 되고, 평생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은 남으로부터의 존경은 물론이고 자존심도 잃어버리며,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체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아껴 쓰고 저축하지 않으면 인간다운 기개와 미덕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지만 저축하는 방법이나 쓰는 방법을 잘 모른다. 설령 저축을 잘할 수 있는 비결과 절약정신이 있어도 쓰는 데 필요한 지혜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 일시적으로 쾌락에 대한 열광에 사로잡히면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그 즐거움에 모든 것을 내던져버린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망각으로 인한 결과일 수도 있으며, 굳은 의지력과 미래를 위해 불필요한 낭비를 피하겠다는 결단력만 있으면 조절할 수 있다. 저축하는 습관은 대개 자신과 자신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려는 욕구에서 생겨난다. 꼭 필요하지 않다면 낭비하고 사치하는 생활방식은 피하도록 하라. 적게 쓰면 당연히 많이 모으게 된다. 필요 없는 물건을 충동 구매하는 버릇은 방탕한 생활에 익숙해지는 지름길이다.
검약하기 위해 애쓰는 시도는 숭고하고 고결하다. 그것을 실천하는 자체가 유익하다. 검약을 실천하는 것은 자기 절제를 나타내며 그 노력이 성격적인 기질로 굳어진다. 즉, 감정을 제어할 수 있고 절제와 극기심을 기르게 된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신중함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근검함이 지배적인 성격이 되며 방종을 다스릴 수 있는 미덕을 갖추게 된다. 무엇보다 검약은 마음의 평화를 지켜주고 마음을 괴롭히는 여러 고통과 근심을 몰아내준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든 사람이 돈을 쓰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존심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자조해야 한다. 사람은 ‘나’라는 작은 세계의 중심이다. 나의 개인적인 애정, 기호, 경험, 희망, 두려움 따위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것 아니어도 나에게는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나는 자신에게 관여된 모든 것에 관심을, 그것도 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스스로를 도울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도덕적인 수준을 높일 수 있으며 순수한 사고를 간직할 수 있다. 우리는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고 건전하고 검소하게 살 수 있다. 우리는 역경의 날에 대비할 수 있다. 우리는 지고한 목표를 추구하며 숭고한 이상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정말로 삶은 불확실하다. 건강하고 힘이 센 남자도 사고나 질병으로 한순간에 죽을 수도 있다.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는 죽음의 확실성만큼이나 인생의 불확실성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재앙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인간의 의무다. 아무리 알고 대비해도 자연의 법칙에 따른 재앙을 피할 수는 없다. 조물주는 우리의 무지를 감안해 법칙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는다. 우리는 지능을 받았으므로 그 법칙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고통과 눈물의 결과를 맛보게 된다.
검약의 기술
“검약을 실천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버는 것보다 적게 소비하라. 현금으로 지불하고 어떤 이유로든 빚을 지지 말라. 불확실한 이익을 기대하여 돈을 쓰지 말라. 기대했던 이익이 없을 경우 절대 되돌릴 수 없는 빚만 잔뜩 떠안게 될 것이다.”
검약하는 또 다른 방법은 수입에서 저축액과 지출액을 일정하게 정하는 것이다. 생활에 질서가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미리 알며 그것을 갖기 위해 필요한 돈을 미리 마련해둔다. 따라서 가계는 수지가 균형을 이루며 지출은 반드시 수입 내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방법 외에도 항상 주인 또는 여주인의 눈으로 낭비하는 것은 없는지, 무엇이든지 제 용도로 사용되고 제자리에 놓여 있는지, 모든 것이 제대로 질서 있게 굴러가고 있는지 감시할 필요가 있다. 검약은 가난한 사람은 물론이고 부자들에게도 필수적이다. 검약하지 않으면 관대해질 수 없으며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선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다. 번 돈을 몽땅 써버린다면 아무도 도울 수 없다. 자식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고 사회에 첫발을 딛은 자식이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없다.
하지만 탐욕스러운 목표로 돈을 모으는 것과 경제적인 목적으로 돈을 모으는 것은 전적으로 다르다. 구두쇠는 오로지 돈을 모으는 데서 기쁨을 얻는다. 하지만 분별 있는 절약가는 안락한 생활과 기쁨을 위해 능력의 한도 내에서 돈을 쓰고 남는 돈은 미래를 위해 저축한다. 탐욕스런 사람은 황금을 우상화하지만, 근검한 사람은 돈을 유용한 도구이자 자신과 자신에게 의존한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켜주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구두쇠는 절대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결코 다 쓸 수도 없을 만큼 부를 축적한다. 반면에 절약가는 부를 축적한다는 생각보다는 세상의 부와 안락을 공평하게 나누는 데 목표를 둔다.
가치 있는 목적을 위해 돈을 모으려는 노력은 숭고하다. 설령 그런 노력이 원하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노력하는 동안 절제하는 이성과 낭비를 이기는 근검함을 길러주며 악을 물리치는 미덕을 심어준다. 열정을 조절하게 해주고 근심을 사라지게 해주며 안락함을 보장해준다. 아무리 액수가 적어도 저축한 돈은 눈물을 마르게 도와주고, 우리를 덮칠지도 모를 많은 슬픔과 괴로움을 막아준다. 어느 정도 자본을 소유한 사람은 가슴을 활짝 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경쾌하게 걸으며 실직을 하거나 역경이 찾아와도 맞설 힘이 있다. 자본에 의지하여 추락을 멈추거나 애초에 추락을 피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근검절약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현세에서 성공을 향한 욕망이나 부를 축적하고 싶은 욕심은 쓸모없는 게 아니다. 인간의 마음에 악한 목표보다는 좋은 목표를 심어준다. 사실 무엇이든 축적하고 싶은 욕망은 사회를 재건시키는 가장 강력한 동기이다. 이는 개인의 에너지와 활동에 기반을 제공하며, 해상 모험과 기업정신의 출발점이다. 또한 자립뿐만 아니라 근면의 토대이며, 인간으로 하여금 열심히 일하고 개발하며 남보다 앞서나가는 데 자극을 준다.
푼돈의 미학
“가장 하찮은 1페니짜리 동전! 도대체 어디에 쓸까? 맥주 한 잔도 마실 수 없는 돈으로, 성냥값 정도이다. 거지에게 던져주면 딱 좋을 돈이다. 그런데 이 1페니짜리 동전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사람들의 행복이 달려 있다.”
작다고 무시하는 것은 대다수의 인간들이 저지르는 실수다. 인간사는 사소한 일들의 연속이며, 따로 떼어놓고 보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라고 해도 그 작은 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행복과 성공이 좌우된다. 인격을 쌓으려면 사소한 일들을 매끄럽고 훌륭하게 처리해야 한다. 사업의 성공은 작은 일에 얼마나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느냐에 달려 있다. 가정의 안락함은 사소한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여 부족함이 없을 때 얻어진다. 유능한 정부 역시 사소한 일을 일관된 방식으로 적절한 규제와 조정을 통해 처리하느냐로 판가름난다.
인간을 만드는 것은 행운이 아니라 노력이다. 어느 미국인 작가의 말을 빌리면 행운은 무작정 무언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일인 반면, 노력은 날카로운 눈과 강한 의지로 무언가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다. 행운이 침대에 누워 거대한 유산 상속 소식을 전해주는 집배원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노력은 6시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펜을 굴리거나 망치를 휘두르며 실력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 행운은 투덜거리지만, 노력은 휘파람을 분다. 행운은 우연에 의존하지만, 노력은 인격에 의존한다. 행운은 방종에 빠져 타락하게 만들지만, 노력은 향상과 자립에 대한 열망을 불어넣어준다.
무엇이든 모으려면 처음에는 하나부터 시작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다. 1페니가 모여 1파운드가 된다. 1페니짜리 동전은 1파운드를 모으기 위한 종자돈이다. 몇 파운드를 저축했다는 사실은 안락함과 풍요와 부와 자립을 의미한다. 다만 1페니라도 정직하게 벌어야 한다. 1페니를 정직하게 버는 것이 1실링을 거저 받는 것보다 낫다.
자신이 가진 1페니나 1파운드를 어떻게 저축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평생 남의 밑에서 착취당하게 마련이다. 궁핍이 언제 ‘무장한 병사처럼’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실하게 저축하는 사람에게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일단 시작한 저축은 습관이 된다. 저축은 사람에게 만족과 든든함과 안정감을 준다. 그가 저금통이나 저축은행에 넣는 1페니짜리 동전은 질병에 걸리거나 노년이 되었을 때 마음을 안심시켜준다. 저축하는 사람은 궁핍에 대한 차단막을 갖는 것이다. 반면 저축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가난이 찾아와도 막아줄 게 없다.
31세의 남자가 하루에 1페니를 아껴 보험을 들면 한 달 혹은 1년 뒤에 사망하더라도 아내와 자식에게 600파운드를 남겨줄 수 있다! 노동자가 아내와 자식을 위해 생명보험을 드는 것은 더없이 이타적인 행위다. 그것은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거래이며, 자기 가족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하늘의 부름을 받고 떠난 후 가족의 자립을 확보하기 위한 더없이 숭고한 조치이다. 1페니의 동전을 올바로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인 미덕이자 정직하게 앞날을 대비하는 것이며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분수에 넘치는 생활
“사치는 현대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범죄다.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신조 때문이다. 자신이 번 돈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체면’은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대신 자신의 존엄성을 희생시킨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가 속한 계층의 기준에 맞추어 사회의 지시에 따라 생활한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가 속한 계층의 기준에 맞추어 사회의 지시에 따라 생활한다. 우리는 인습을 맹목적으로 숭배한다. 세상의 규정에 맞춰 옷을 입고 음식을 먹는다. 이렇게 해야 체면이 선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 비참한 생활로 전락해도 어리석게도 ‘세상의 눈’을 무서워한다는 것 외에 더 나은 핑계는 대지 못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말할까?’를 두려워하며 열에 아홉은 비난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그들은 현명하지도 않고 앞날을 대비하지도 않으며 더 많게는 어리석고 쓸모없고 근시안적인 사람들이다.
체면을 유지하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사회적 해악이다. 특히 중산층과 상류층 사이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일이 흔하다. 그들은 체면을 차리고 가짜의 삶을 살며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더 낫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체면을 유지하는 일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대의 체면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에 치중한다. 겉으로 어떻게 보여지고 어떤 소리를 들려주는가를 중시한다. 주머니에서 금화가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야 한다. 현대적인 의미의 체면에 도덕적인 가치나 미덕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이 시대에는 완벽히 체면을 차릴 수는 있어도, 그 내용은 천박하기 짝이 없다.
여러분이 어느 신분에서 출발했느냐 또는 사회에서 얼마나 낮은 계급에 속해 있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모두 자기보다 낮은 계층 사람들을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중간 계급일수록 이런 배타성이 특히 두드러진다. 각 집단마다 자기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집단의 일원들에게 친근한 척 예삿말을 섞어서 깎아내리려 한다. 각자가 자신만의 배타적인 집단이 있어서 자기보다 낮은 계급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한편, 자신은 위 계급의 사회적 분계선을 넘으려고 애쓴다. 기를 쓰고 앞자리로 옮기려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기회를 얻기 위해 여러 가지 비열한 수단을 사용한다. 그래서 부자처럼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결국은 경박하고 타락한 취향을 갖게 되고, 감정과 두뇌는 위축되어 성장이 멈춰버리며, 어리석고 광기 어린 광대노릇을 하는 것밖에는 안 된다.
잘못된 의미에서 체면을 유지하려다 보면 무엇을 희생하게 될까? 마음의 평화와 정직성, 진실, 미덕, 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 세상이 우리의 가면 뒤를 보지 못하도록 때를 북북 문질러 닦고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쳐야 한다! 세상의 박수를 얻어내기 위해, 아니 적어도 세상의 호의적인 여론을 얻어내기 위해 자신을 괴롭히고 노예로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빚을 지거나 아내가 빚을 지게 허용하는 행위는 자신의 자유를 다른 사람이 지배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다. 불필요한 이유로 빚을 진다는 게 얼마나 미친 짓인가! 우리는 자신의 수입만으로 살아갈 용기가 없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수입으로 살아야 한다.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매력에 이끌리고 유혹의 습격을 받았을 때 즉시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으려다가 파멸을 자리 잡는다. 쾌락의 유혹을 받을 때 즉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하면, 마지못해 따르고 묵인하면 미덕은 여러분 곁을 떠나고 여러분의 독립심은 치명적인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용기가 길러질 것이다. 이것이 게으름과 방종, 어리석음과 나쁜 습관 따위의 유혹을 받았을 때 “아니오”라고 성을 내며 물리치는 유일한 방법이다.
빚으로 산 천재들
“천재들도 쉽게 빚을 지는 경향이 있다. 두뇌는 검소함이나 자제력과는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베이컨의 생애는 화려했지만 낭비벽 때문에 빚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끊임없이 돈을 구해야 했다.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뇌물을 받았고, 그 바람에 파멸하게 되었다.”
빚을 지지 않고는 살 수 없을까? 빚을 지게 만드는 정신적 타락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전혀 빚을 지지 않고 인간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살 수는 없을까? 해결 방법은 한 가지다. “자신의 수입만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지출이 수입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다음 주나 내년 수입을 저당 잡히고 오늘을 호화롭게 살 권리가 없다. 사람은 미래를 예견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빚과 관련된 잘못은 모두에게 있다. 빚을 진 사람만큼이나 돈을 꾸어주고 고객들에게 외상 구입을 부추기는 상인들 모두 잘못이 있다.
대규모의 재정을 관리하는 데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개인적 재정 관리에서 완전히 실패하기도 한다. 피트(Willam Pitt : 영국의 수상)는 전례 없이 어려운 시기에 국가 재정을 훌륭히 관리했지만, 자신은 항상 빚에 허덕였다. 미국의 정치가 웹스터(Daniel Websters)는 낭비벽에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무일푼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먼로(Monroe : 미국의 5대 대통령)와 제퍼슨(Thomas Jefferson : 미국의 3대 대통령)도 정직한 사람들이었지만, 항상 돈에 쪼들렸고 종종 남의 돈을 빌려 썼다.
그에 비해 과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에서 남보다 화려하게 보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과학자들 중에는 유명한 빚꾸러기가 별로 없다. 케플러(Johannes Kepler : 독일의 천문학자)의 일생은 가난과 빚과의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남의 운수를 봐주는 일도 했다. 과학자 중에서 가장 위대한 빚꾸러기라면 존 헌터(John Hunter)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혼자 힘으로 번 돈을 모두 지금의 헌터리언 박물관이 소장한 최고의 수집품을 사들이는 데 바쳤다. 그는 관람료로 받은 돈을 다시 새로운 작품을 구입하거나 조사하고 박물관을 건립하는 데 필요한 목수나 벽돌공의 임금으로 지출했다.
위대한 예술가는 대부분이 가난을 통해 명성을 얻었지만 일부는 가난에 완전히 매몰되기도 했다. 그것은 주로 그들의 낭비벽 때문이었다. 얀 스틴(Jan Steen Vermeer : 네덜란드의 화가)은 돈이 한 푼이라도 생기면 맥주를 사 마시는 습관 때문에 늘 생활고에 시달렸다.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 : 영국왕 찰스1세의 수석 궁정화가)는 수입이 많았음에도 낭비가 심하고 사치스러워 빚을 많이 졌다. 렘브란트는 예술에 대한 열정 때문에 빚을 진 사례다. 그는 그림과 갑옷, 무기 골동품 따위를 수집하는 수집광으로 은행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는 등 경제적 곤란을 겪었다. 그의 재산은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법적 감시를 받기도 했다.
시인이자 저술가였던 밀턴은 빚은 지지 않았어도 비참한 말년을 보냈다. 난봉꾼 러블레이스(영국 작가)는 지하실에서 죽었고, 버틀러(영국의 작가)는 로즈 앨리에서 굶어 죽었으며, 같은 장소에서 드라이든(영국의 작가)은 고용된 깡패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오트웨이(영국의 극작가)는 타워힐의 마지막 은신처에서 주장관의 집행관에게 발각되었다. 그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어떤 신사에게 1실링을 구걸했다. 그는 신사가 던져준 1기니로 빵 한 덩이를 사서 먹다가 처음 삼킨 빵 조각에 질식해 죽었다. 필딩(영국의 소설가)은 젊은 시절 사치와 방탕에 빠져 평생 생활고로 고생했고, 가난 때문에 아내와 자식을 외국에 남겨둔 채 쓸쓸히 죽음을 맞았다.
건강과 행복
“건강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가장 귀중한 재산이다.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면 삶을 즐길 수 없다. 완벽하게 건강하다든지 생명의 전 기능이 적절하게 작동된다고 느껴질 때보다 더 만족스럽고 기쁠 때가 또 있을까.”
행복은 건강하게 생존하기 위한 기본 규칙이다.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다. 고통이 전적으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통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어떤 규칙을 위반했거나 법을 어겼거나 육체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고통은 우리에게 생활방식을 고치라고 경고하는 감시자이며, 자연으로 돌아가서 자연의 법칙에 순종하며 행복을 되찾으라고 충고하는 것이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들릴지는 몰라도 인간이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살려면 고통을 느껴야 한다. 토머스 브라운 박사(영국의 심리학자)의 말대로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죽음이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을 동물보다 낫게 기르려면 무엇보다 건강한 가정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아이의 도덕과 지능은 가정에서 얼마나 바람직한 훈련을 받았느냐로 결정된다. 인간은 가정이라는 학교를 통해 진정한 인간이 되고 문명인이 된다. 좋은 가정은 집안이 청결하고 도덕심이 높다. 반대로 나쁜 가정은 불결하고 도덕심이 땅에 떨어졌다. 인격과 성품은 가정교육의 결과다. 게다가 인격과 성품이 물질적, 정신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통해 더욱 악화되고 파괴된다면 학교에서 얻는 지식도 선이 아닌 악을 위한 수단이 될 것이다. 집을 단순히 먹고 자는 곳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집은 자존감을 기르는 공간이기도 한 만큼 안락하고 가정생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가정에 규칙적이고 근면하며 교양 있는 어머니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가정을 안락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아야 하며 방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위생과학은 청결이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깨끗한 물과 깨끗한 공기가 그 핵심이다. 불결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씻어내고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위생과학은 인간의 다양한 학문 중에서 가장 간단명료하고 이해하기 쉽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환기나 하수구 청소, 집안과 몸을 청결히 관리하는 일이 과학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생각한다. 정신이 주변의 물리적인 환경에 의해 타락하고, 불결하고 부정한 것과 계속 접촉함으로써 품위가 저하되며 태도나 습관, 취미가 저속해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불결함이 성격 형성에 끼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불결함은 인간의 생명을 좀먹는 기생충이며 생명을 파괴한다. 불결함은 꺼림칙하고 역겹다. 불결한 곳에 아름다움은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도 불결하면 손가락질을 당한다. 아이들은 불결하며 짜증을 내고 안달을 하며 고약한 성격을 갖게 된다. 인간은 불결함에 의해 품격이 낮아지고 난폭해진다. 불결함이 있는 곳에 고상함은 없다. 불결함은 천박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영혼의 성전이기 때문에 그 안에 모셔진 성물이 가치 있으려면 반드시 몸을 청결히 하고 정화해야 한다. 청결은 자존심을 나타내며 많은 미덕, 특히 청결과 품위와 고상함의 근원이다. 더 나아가 순수한 생각과 감정은 몸을 청결히 하는 습관을 가질 때 나타나는 결과다. 게다가 도덕심이나 지적인 능력처럼 겉으로 보여지는 습관이나 관습은 인격에 그대로 반영된다.
삶의 기술
“작은 보석들을 하나둘 모아 아름답게 완성해내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평범한 인생길에 흩어진 작은 기쁨 조각들로 이루어지지만, 우리는 크고 황홀한 기쁨만을 바라보다가 그 진리를 쉬이 잊는다. 행복은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과정에서 맛보는 기쁨이다.”
인생의 참된 묘미는 돈보다도 인생을 성찰하고 평가하며 음미하며 가꿀 때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주위를 살피는 시선과 느낄 줄 아는 가슴이 필수적이다. 이것만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가난한 인생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수고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사고는 깊어지고 가슴은 순수해진다. 노고는 사람을 고양시키고 숭고하게 만든다. 몽테뉴는, “모든 윤리 철학은 위대한 인생뿐만 아니라 세속적이고 개인적인 삶에도 적용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모든 형태의 인간 조건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사람도 즐거움의 수준을 높이고 검약하는 데서 인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여러분은 친구집의 현관만 통과해도 그 집에 멋이 있는지 없는지 느낄 수 있다. 집 안 공기가 쾌적하고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으며 우아함과 기품이 엿보이면 단정하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로는 설명할 수는 없어도 즐거운 전율이 느껴진다.
삶의 기술은 가정생활을 통해 설명하는 편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인간에게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을 더 많이 주는 행복한 가정의 첫 번째 조건은 안락함이다. 성가신 걱정거리와 불평과 불결함과 어수선함이 있는 가정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한시라도 편히 쉴 수 없다. 하루 종일 고되게 일한 남편은 자신의 노고를 무언가로 보상받기를 기대한다. 그런 남편에게 아내로서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는 집안을 아늑하고 청결하며 꾸미는 일이다. 이것은 진정으로 경제적인 일이며, 집안을 최상으로 관리하는 것이자 가장 효율적으로 가사일을 하는 것이며, 가정을 쾌적하고 아늑한 곳으로 만들어 남편으로 하여금 집이 가까워졌을 때 성소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그런 가정이 있을 때 어떤 맥주집도 남편을 유혹하지 못할 것이다.
그밖에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기술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예를 들 수 있다. 예컨대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대단히 유익한 결과를 낳는다. 친절하고 명랑하며 자제력이 강하면 얼마든지 우리 의지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며 동시에 사방에서 행복이 굴러들어온다. 우리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한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건전한 습관을 기르는 길도 있다. 아내와 아이들은 무절제한 남편과 아버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는 순화된 언어를 사용하고 천박하고 무의미하며 속된 욕설이나 상스러운 말은 피할 수 있다.
삶의 기술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발휘될 수 있다. 삶의 기술은 한 마디로 모든 것을 최고로 만드는 기술이다. 세상에 고려할 가치조차 없는 것은 없다. 아무리 평범하고 사소한 것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삶의 기술은 집안을 밝고 우아하게 만들어주며 새로운 매력으로 자연에 관심을 갖게 한다. 삶의 기술을 이용해 우리는 부자의 공원과 숲을 마치 내 것처럼 즐길 수 있다. 삶의 기술은 온갖 종류의 사회적 교류로 확대시킬 수 있다. 유쾌한 선의와 사랑스러운 진심을 싹트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남을 행복하게 만들고 우리 자신에게 축복을 준다. 우리는 스스로를 고양시키고 우리의 운명을 고귀하게 만든다. 인간을 이 땅에 기어다니는 동물보다 우위에 있게 하고 무한한 영감을 준다. 그리하여 우리의 시간을 영원으로 연결시키고 거기에서 삶의 진정한 기술은 마지막으로 완성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