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상 뿐이 아니다. 국내에서 벌어진 여러 일들 역시 우리의 협상 문화가 어떤 수준인지를잘 보여준다. 쌀시장 개방 문제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싼 국회의원들과 농민들의 모습, 물류대란을 일으킨 화물노조의 파업, 의약분업을둘러싼 의사협회와 약사협회 간의 극한 갈등, 핵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때문에 벌어진 부안 사태…. 서글픈 우리의 협상모습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정도로 많다.
이러한 실망의 한편으로 "서희"라는 인물이 떠올랐다. 말로써 나라를 구하고 강동 6주의넓은 영토까지 획득한 고려의 재상 서희. 만약 그가 지금 살아있다면 이러한 현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이 책은 바로 이 같은 궁금증을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이다.
WTO, DDA, 북핵관련회담 등 사회적 갈등과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를 굵직한국제협상에서 우리의 협상가들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지, 그러한 국제협상에서 국민의 의견은 어떻게 수렴되고 활용되어야 할 것인지를 서희의입을 통해 알아본다. 더불어 일상에서 수없이 부딪치게 되는 협상 상황을 슬기롭게 풀어내기 위해 어떠한 능력과 노하우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함께살펴본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과거 역사적 현장으로 되돌아가 서희의 협상을살펴보고 그의 협상가적 면모를 관찰한 것이고, 2부는 서희의 눈에 지금의 한국사회가 어떻게 보이고 있을지를 살펴본 뒤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한것이며, 마지막으로 3부는 우리 후손들이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협상상황에 대비해 어떠한 능력을 길어야 할지를 정리한것이다.
■ 저자 김기홍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한국사를전공하였다. 그 뒤 동 대학원에서 노동경제학과 경제발전론을 공부하였고, 미국의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Diego)에서 응용게임이론과 정보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학문적 이력인 역사와 경제발전, 그리고 게임이론이 보여주는 것처럼, 그는인간과 그 행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그의 연구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게임이론을 응용하여 국제기구와 국제통상협상을연구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보경제학의 차원에서 e-business와 디지털경제를 연구하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 두 분야는"정보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할 것인가" 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디지털경제실장을 거쳐 현재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있으며, 한국협상학회 이사, 한국국제통상학회의 이사 겸 학술지 편집위원, 국제 e-비즈니스 학회 이사 등의 학회활동에도 열심이다. 이와 함께산업 자원부,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국회에서의 자문활동 등을 통해 학문적 이론을 현실에 접합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해 왔다.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의 시론을 오랫동안 집필해 왔으며, 동아일보 객원논설위원을 거쳐 현재는 부산일보에 경제칼럼을 쓰고 있다. 『한국인은 왜 항상협상에서 지는가』『GATT, 우루과이라운드, 그리고 한국』등의 저서가 있다. "인간의 행위를 조금 짧게 보면 경제행위가 되지만, 조금 길게 보면역사가 된다." 성경과 도덕경을 끔찍이 아끼는 그의 지론이다.
■ 차례
제1부 서희, 거란과 협상을 하다
1.왜 다시 협상인가
2. 서희 협상 전체의 개요
3. 이몽전의 1차 협상, 장영의 2차 협상
4. 서희와 소손녕의 3차 협상
5. 협상의 결과에 대하여
6. 서희 협상을 분석하는 틀
7. 내 외부 협상차원에서의 분석
8. 협상과정상의 분석
9. 서희의 협상력에 대한 분석
10. 서희와 그의 가문에 대하여
2부 서희, 한국의 협상을 말하다
1. 나의 후손들에게 - 서희의 편지
2.내부협상에 대하여
3. 이라크 파병에 대하여
4. 공무원에 대하여
5. 고(故) 이경해 씨를 기리며
6. WTO와농산물 시장개방에 대하여
7. 한 칠레의 자유무역협정에 대하여
8. 한 일 자유무역협정에 대하여
9. 대통령의 "말"에대하여
3부 서희가 되기를 꿈꾸다
1. 누가 서희가 될 것인가
2. 서희의 협상가적덕목
3. 협상을 잘하기 위한 기본 덕목
4. 사전협상단계의 협상전략
5. 본 협상 단계의 협상전략
6.후속협상단계의 협상전략
7. 에필로그 :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