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장사 잘되는 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
(주)스타트컨설팅, 스타트비즈니스 대표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김상훈의 책. 해마다 100만 명이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6곳 중 단 하나의 가게만이 살아남는다. 이렇듯 창업하기보다 망하기가 훨씬 쉬운 세상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자영업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 그들 자영업 부자들은 어떻게 성공을 거머쥐었을까? 이 책은 지난 20년간 2,000여 가게를 컨설팅해온 저자의 노하우와 성공 창업자들의 실제 사례에서 그 답을 찾았다.
‘창업통’ 김상훈 소장이 제시하는 성공 창업의 조건은 아이템과 브랜드 정하기, 시장과 고객을 읽는 눈, 가게 입지, 홍보 전략, 사람 관리 등인데, 그중 으뜸은 가게를 이끌어가는 창업 주체, 즉 사장의 경쟁력이다. 이들 조언은 실제 사례, 예컨대 화로구이 전국 매출 1등 가게, 하루에 호떡 2,000개를 파는 호떡집, 12평 매장에서 월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족발집 등의 가게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SBS CNBC ‘그들의 회식’ 등에 창업 컨설턴트로 참여하기도 했던 저자는 ‘장사 잘되는 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대박 가게의 숨은 경쟁력인 그 하나하나의 이유를 이 책은 알기 쉽게 들려준다.
■ 저자 김상훈
(주)스타트컨설팅, 스타트비즈니스 대표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 자영업 경영자들의 홀로서기를 응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젊은 시절 「부동산뱅크」 상권, 창업 전문 기자로 창업 시장에 첫발을 디디고, 이후 창업 전문가로서 우뚝 서기까지 2,000곳 이상 자영업 가게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해 왔다.
MBC ‘일밤’ 「신동엽의 신장개업」,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KBS 라디오 「경제 포커스」, SBS CNBC 「그들의 회식」에서 다양한 창업 정보를 안내했던 그는 행복한 자영업 인생을 열어주는 ‘창업통’을 꿈꾼다. 성공 가게 만들기를 위한 아이템과 상권 분석, 마케팅 전략, 창업 주체인 사장의 경쟁력 높이기 등을 주제로 한 그의 조언에는 창업 현장에서 20년 넘게 쌓은 생생한 경험이 녹아있기에 더욱 알차다.
그의 블로그 ‘김상훈 소장의 창업통’은 창업에 관한 유용한 정보와 소통의 공간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으로 ‘서울시 창업스쿨’ 담임교수를 지냈으며,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컨설팅, 현대카드 드림실현 컨설팅, 아름다운재단 여성 창업 컨설팅 및 창업자 심사위원 등을 맡고 있다. 중앙대, 전남대, 동아대, 경희대, 대구가톨릭대 등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강의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못 벌어도 월 1,000만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두번째 잡으로 부자 되기』『유망점포200』(공저)『돈 없이 할 수 있는 일 뭐 없나요』『장사에도 명당이 있다』(공저) 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 누가 대박 가게의 주인공이 되는가?
01 작은 가게로도 큰 가게를 이기는 이유
02 우리나라에서 1등하는 닭갈비집은 어디일까?
03 주방에선 맛을 팔고 홀에선 감동을 팔아라
04 새롭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한다
05 음식점의 맛과 재미, 무엇이 더 중요할까?
06 나의 상품화가 성공 창업의 지름길이다
07 강한 인상을 남기는 가게가 성공한다
08 그들이 원조 식당을 뛰어넘은 이유
09 정통과 퓨전, 소비자의 선택은 어느 쪽일까?
10 장사가 잘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
11 아날로그 테마가 돈이 되는 세상
12 손님 탓하는 사장치고 사업 잘하는 사람 없다
13 좋은 상권일수록 창업 실패율도 높다
14 잘생긴 점포와 못생긴 점포는 따로 있다
15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도 꿰어야 보배다
16 배달 아이템을 우습게 보지 마라
17 동업,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비결
18 입소문이야말로 최고의 마케팅 도구
19 매출을 증대시키는 마지막 방법
20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로 승부하라
21 장사도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
[부록] 성공 창업을 위한 체크리스트 50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가게를 만든다
작은 가게로도 큰 가게를 이기는 이유
작아도 크게 버는 가게의 경쟁력
언제부턴가 창업자들이 불행해지기 시작했다. 평범한 직장인보다 벌이가 시원찮은 자영업자도 많아지는 현실이다. 한 달 벌이가 200만 원이 되지 않는 자영업 사장님들이 수두룩하다. 왜일까? 한정된 창업 시장을 두고 너무 많은 창업자들, 너무 많은 브랜드가 생겨난다는 게 큰 이유 중 하나다. 간혹 창업 박람회장에 갈 때가 있다. 여기에 나오는 수백 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과연 창업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프랜차이즈 박람회는 누구를 위한 박람회일까?라는 근본적인 회의가 들기도 한다.
이렇듯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창업은 이미 선택 사항이 아니다. 인생을 사는 동안 직간접적으로 꼭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일 수 있다. 다들 오래 산다고 한다. 여차하면 구순 잔치를 해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래 사는 게 축복이 아닌 세상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나이가 들면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져주는 북유럽 나라와 우리나라를 비교할 순 없다. 나의 노후와 행복은 내 스스로가 책임지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경제적 독립이다. 이 땅의 1,500만 직장인들은 언젠가는 독립을 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당연한 귀결이다. 60세를 넘어서까지 조직의 우산 아래서 살아갈 수는 없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창업 시장을 노크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다.
창업은 독립이고, 성공적인 독립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시장은 결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시장의 변화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 창업 시장이 전쟁터와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생태계와 진배없다. 한국의 작은 창업시장을 두고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들까지 땅 따먹기에 혈안인 것이다. 하물며 영세한 자영업자,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초보 창업자들에게 기회는 과연 있을까?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소자본, 작은 가게라고 해서 좌절할 수는 없다. 작지만 매운 고추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시장의 한 축인 소비자들은 큰 가게에만 열광하진 않는다. 오히려 큰 가게일수록 장렬하게 실패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대형 카페, 대형 갈빗집 프랜차이즈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음식점의 실패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초보 창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형 자본으로 밀어붙이는 큰 매장의 위세에 결코 기죽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큰 매장의 공세에도 끄떡없는 작은 가게 주인의 경쟁력, 필살기는 무엇일까? 경기가 어려울수록 그들의 필살기는 빛을 내는 법이다. 따라서 초보 창업자라면 그들의 노하우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작은 가게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쟁력과 전략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 대박을 치는 것일까?
가게 경쟁력의 핵심은 사람 경쟁력이다
작은 가게가 큰 가게를 이기게 해주는 첫 번째 코드는 사람 경쟁력이다. 사람 경쟁력은 주인과 직원, 고객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중 으뜸은 주인의 경쟁력이다. 성공하는 작은 가게들의 공통점은 사장의 경쟁력이 탁월하다는 데 있다.
70만 개의 국내 외식 창업 시장에서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 버는 음식점들을 보더라도 무엇보다 주인의 경쟁력이 월등하다. 그러므로 창업자 입장에서는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숨은 경쟁력 찾기에 나서야 한다. 초보 창업자들은 본인의 경쟁력보다는 브랜드 경쟁력, 상권 입지 경쟁력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은 가게의 성공 요인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주인의 경쟁력이 사업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된다.
그들 사장을 만나보면 겉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그들은 한결같이 여유와 미소가 넘쳐난다. 늘 룰루랄라를 외치고 있다. 세상의 근심걱정이 별로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업하는 사람치고 근심걱정 없는 사람은 없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생각이 많고, 근심도 많아지게 된다. 그럼에도 고객을 대할 때만큼은 늘 여유와 미소로 자신을 포장한다. 그들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마력은 다름 아닌 주인의 편안한 미소인지도 모른다. 그 미소에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자연스럽게 지갑도 열게 된 것이다. 주변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전략, 성공하는 작은 가게 사장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경쟁력의 일단이다.
두 번째, 그들은 치열하게 살고 있다. 마치 물 위의 백조가 겉으로는 한없이 유유자적해 보이더라도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는 끊임없이 두 발을 허우적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치와 같다. 겉으로는 여유와 미소가 넘쳐나지만, 남들이 보지 않는 뒤편에서의 그들 모습은 치열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처절하리만큼 힘들게 고생한다. 단지 고객 앞에서는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80억 자산을 이룬 어느 음식점 사장님의 얘기가 떠오른다. 그는 이렇게 일갈했다.
"주인과 직원은 늘 배우처럼 살아야 합니다. 가게는 단지 무대일 뿐입니다. 손님은 자연스럽게 관객이 되는 것이죠. 주인과 직원은 내 무대의 고객들에게 아낌없이 웃음을 줄 수 있어야 성공하더라구요."
자영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시장 흐름에 맞는 아이템 선택, 상품 경쟁력, 좋은 가게 입지, 온라인 홍보 같은 마케팅, 차별화된 서비스, 직원 교육과 관리, 고객 관리 등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하기 힘들다. 그런데 그 가장 밑바탕에 창업주체인 사장의 경쟁력과 열정, 배움의 자세가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역량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면 창업 과정에서 부딪히는 온갖 난제들을 헤쳐 나가기 힘들다.
초보 창업자가 방법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가게 경영에 서투르고 실수도 많을 테지만, 문제의 본질은 이게 아니다. 즉, 모르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게 아니라, 몰라도 알려고 하지 않고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를 모른다는 게 진짜 문제인 것이다. 나 같은 창업 컨설턴트나 이 책에서 두루 소개하는 많은 자영업 부자들 이야기는 그저 길을 안내하고 방법만 일러줄 따름이다. 그 노하우를 나의 사례에 접목하고 실천하는 일은 오롯이 창업자 본인의 몫이다. 부디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의 성공과 실패는 결국 나에게 달렸다.
처음부터 건물주가 되는 사람은 없다
옹골찬 가게의 사장 경쟁력 핵심은 하염없는 자기 낮추기에 있다. 상품 경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인과 직원의 서비스 경쟁력이다. 이것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첩경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한없이 까다롭지만, 이들을 내 가게에 또 오게 해야만 안정적인 매출이 담보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적어도 손님들 앞에서만큼은 그들을 대접해주는 영업 스타일 만들기가 필요하다. 특히 창업 전에 좋은 회사를 다녔던 분들의 경우, 내 가게를 열었다고 해서 고객을 대접하는 일에 익숙지는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수십 년간 조직생활에 길들여진 사람일수록 늘 당당하고, 잘나 보이고, 빈틈없는 컬러의 창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타일은 조직 생활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일 수는 있다.
하지만 나 홀로 독립 인생에 발을 담그는 순간부터 이 같은 스타일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인의 소비 심리상 나보다 잘나 보이는 가게 주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백종원 식의 어눌한 말씨, 빈틈이 있어 보이는 자기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고객보다 못나 보이는 스타일이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 작은 가게로 성공하는 사장들의 장점은 바로 이런 데에 있다.
사실 최근 백종원 사장이 뜨는 이유 역시 조금 알려진 인물이 매우 인간적으로 비쳤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에 소유진의 남자였기에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본 그의 첫인상은 어눌한 충청도 말씨가 정감 어린 인간미로 포장돼 있다. 여기에 시청자들은 백종원 사장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만약 그가 까칠하고 빈틈없는 컬러로 방송에 나왔다면 이처럼 소비자들이 열광했을 리 만무하다. 백종원 사장의 인기에 힘입어 그가 만들어낸 빽다방은 단기간에 이디야의 아성을 위협할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놀라운 일인 동시에 자기 낮추기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창업 시장에 처음 노크하는 사람들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알토란같은 작은 가게의 내공을 섭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작은 가게일수록 투자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은 물론 운영 관리의 효율성도 높다. 반대로 큰 가게일수록 고정비용인 월 임차료, 인건비 등이 높을 수밖에 없다. 큰 가게가 크게 실패하는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창업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공하는 작은 가게의 생각과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 또한 그들 비즈니스 노하우의 핵심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옹골찬 가게의 경쟁력은 그 지점부터 생겨난다.
그리고 쉽게 빠르게 오픈하기보다는 어렵고 느리게 창업해야 한다. 그래야만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시장조사를 위해 상권에 나가더라도 남 보기 좋은 번듯한 가게보다는 작은 가게의 성공 사례를 찾아야 한다. 작지만 강한 알짜배기 가게에서 성공의 이유를 가려내야 하는 것이다. 그 가게의 주인은 누구인지, 그 주인은 어떤 스타일로 창업 시장의 주인공이 되고, 대박 가게를 만들어냈는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메모해가는 습관과 과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창업 시장에서 실패를 줄이고 성공을 앞당기는 비결이다.
처음부터 건물주가 되는 사람은 없다. 창업 선수의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 또한 거의 없다. 자만하는 대신에 나를 낮추고, 무작정 일을 벌이기보다는 한참을 준비해서 움직이고, 막연하게 기대하기보다는 앞서가는 가게의 사례에서 끊임없이 배울 준비가 된 사람만이 대박 가게의 꿈을 이룰 자격을 얻는다.
그렇게 되기 위해 창업 자본의 많고 적음은 그리 관계가 없다. 가진 것이 적어 어엿한 매장이 아니어도, 불경기의 한가운데서 시작했더라도 보란 듯이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삼청동 골목에서 호떡을 파는 조영준 대표 또한 그들 중 하나다.
하루에 호떡 2,000개를 파는 남자, 삼청동 호떡 이야기
최근 서울에서 뜨는 골목 상권이라면 부암동 골목, 홍대 언저리의 상수동, 연남동, 망원동 골목 등이 있다. 골목 상권의 대명사는 서울 한가운데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중 사대문 안에는 삼청동 골목이 대표적이다. 안국역에서 정독 도서관 일대의 삼청동 골목 상권은 연인은 물론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1등 골목길이라 할 만하다. 그 한 귀퉁이에 호떡집에 불이라도 났다고 할 만큼 장사가 잘되는 가게가 있다. 바로 삼청동 호떡이다.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팻말을 들고 표지판 역할을 한다.
고객을 감동시키면 돈은 따라온다. 조영준 대표의 자영업 철학 중 하나다. 고객과는 결코 흥정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누가 보더라도 노력해서 정성스럽게 만들었구나를 구현하는 것이 고객 감동의 첫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호떡 하나를 만들더라도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 열과 성을 다해 일하다 보면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말은 쉬워도 오랜 세월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가 말하는 골목에서 이기는 오직 하나의 비결은 바로 열정이다.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 살아남아 골목 왕이 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진리는 열정이라는 것이다. 오로지 열정만이 모든 역경을 견디게 해주고 기회를 찾아주는 힘의 원천이 아닐까?
주방에선 맛을 팔고 홀에선 감동을 팔아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비결
한국의 외식 소비자들은 까다롭기 마련이다. 소비자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주위에 갈 곳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영자 입장에서는 그처럼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반복 구매를 유도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반복 구매의 전제 조건은 고객 만족도에 달렸다. 즉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 게 매출 향상의 첩경인 셈이다. 그렇다면 상권별 수요층에 따라 만족도를 느끼는 감도의 차이는 없을까? 성별, 연령대별, 계층별 고객이 느끼는 만족도의 결이 어떻게 다른지, 선수 창업자들은 그것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 뛰어난 감각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원두커피 서비스에 감동하다, 한소반 쭈꾸미
서울 청계산 자락에 가면 줄서는 쭈꾸미 요리집의 원조 격인 한소반 쭈꾸미를 만날 수 있다. 주말이면 1인분 만 원짜리 쭈꾸미 세트를 먹으려는 강남, 분당 일대의 주부나 가족 단위 외식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 음식점의 고객 만족 포인트는, 가격 대비 반족도 측면에서 가히 베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마치면 5분도 안 돼서 홍합이 곁들어진 푸짐한 샐러드 한 접시와 사각 도토리전이 서비스된다.
공기 좋은 청계산 자락에서 도토리전을 본 손님들은 막걸리를 주문하기도 하는데, 샐러드와 도토리전을 먹다 보면 메인 요리인 쭈꾸미와 푸짐한 묵사발, 그리고 개인별로 비벼 먹을 수 있는 무채와 큰 밥그릇이 서비스된다. 이렇게 먹고 나면 포만감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서비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와 커피 코너에 영수증을 제시하면 바리스타가 직접 내린 원두커피까지 예쁜 잔에 마실 수 있다. 이즘이면 까다로운 주부 고객이라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만족도 100%라고 소리칠 법하다.
마지막 원두커피 서비스는 고객 서비스의 방점을 찍는 부분이다. 주택가 상권의 주부층은 입소문 전략의 첨병에 해당한다. 이들 소비층의 파급력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SNS 등 온라인에서도 위력을 떨친다. 특히 지인들의 추천 맛집은 빼놓지 않고 단골집 리스트에 올리는 특성이 있다. 이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마지막 디저트의 차별화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쭈꾸미 한 상을 배불리 먹고 나서 한 잔에 2,000~4,000원 하는 커피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는 점은 까다로운 주부층 고객들에게 희소성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렇게까지 서비스하고 나면 남는 게 있느냐고 항변할 수 있다. 식재료 원가를 따지자면 50%를 훌쩍 넘길 수 있다. 저렴하게 파는 집의 유일한 생존 전략인 박리다매가 뒤따라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최근 수도권 외곽 상권까지 이러한 콘셉트는 빠르게 벤치마킹돼 번져나가고 있다. 당연히 신규로 오픈하는 음식점 입장에서는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 포인트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고객 만족도는 디테일에서 결정된다
요즘 오피스 상권의 직장인 수요층들은 온돌방 형태의 좌탁 테이블보다 입식 테이블을 선호하는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들이 그것을 원한다는 뜻인데, 이 같은 스타일 변화의 원천은 가정생활의 변화에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제는 온돌방보다 침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자연히 음식점 시설에 대한 니즈도 입식 테이블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좌탁과 입식 테이블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확연히 드러난다. 먼저 남성 직장인의 경우 양복을 입고 방바닥에 앉을 때 바지가 구겨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갖는 소비자가 많다. 게다가 요즘의 양복 스타일은 타이트하게 디자인돼서 의자가 아니라면 불편한 측면도 있다. 여성 직장인들 역시 방바닥에 앉으면 짧은 치마 때문에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주택가 상권의 음식점에서도 보편화된 문제 의식이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른들의 경우 관절염 때문에 방바닥보다는 테이블을 선호하는 수요층이 늘고 있다. 그래서 수도권 아파트 상권의 어느 줄서는 나물 전문점의 경우 온돌방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좌탁과 입식 테이블이 같이 놓여 있다. 고객들은 신발을 벗고 들어와서 집 안에서처럼 식탁에 앉아 먹는다.
한편, 대학가 상권 신세대 수요층의 고객 만족도는 어떤 양상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소비자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표출된다고 할 수 있다. 남학생이 많은 대학가 음식점에서는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의 양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여학생이 많은 대학가에서는 예쁜 음식점을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가 크게 반영된다.
최근 신세대 상권 음식점들의 공통적인 분위기라면 카페 형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깃집이든, 김밥집이든, 집밥 전문점이든 모두가 카페 형을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비주얼에 신경 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다시 말해 혀끝의 만족도는 기본이고, 시각적인 만족도를 비롯한 오감 만족도까지 높여야만 된다는 얘기다. 시설 차별화는 투자 비용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신세대 상권에서는 투자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만족도를 높이는 무기로 주인과 직원의 펀fun 서비스를 강화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펀 마케팅의 소재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콘셉트 자체를 재미있는 음식점으로 설정하는 경우도 있고, 주인과 직원의 서비스 스타일을 재밌게 하는 방법, 음식점 상호부터 메뉴 이름까지 저절로 웃음 짓게 하는 방법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고객 만족도는 디테일에서 결정된다. 맛의 차별화 하나로 승부를 거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아주 작은 것까지 신경 써야 하는 디테일 전략 없이는 요즘 같은 경쟁 과열 시대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가게만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디테일 포인트가 무엇일까를 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음식점 주인이 행복한 가게, 용산 포대포
청파동 23년 터줏대감 포석광 대표의 포대포. 포대포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고기 포차다. 서울 용산 청파동, 서부역과 남영역 사이의 허름한 모퉁이에 포대포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아직도 옛날이 많이 남아있는 동네다. 포석광 아빠 사장님과 아내, 그리고 딸 포나나 씨가 함께 운영하는 포대포는 자영업 경영의 참 가치를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 용산구의 보석 같은 가게가 아닐 수 없다.
가게 평수는 4평, 드럼통 테이블도 달랑 5개가 전부다. 하지만 밖에서 느끼기에 볼거리가 정말 많아 보인다. 대체 저기는 무슨 가게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포대포가 문을 여는 시간은 오후 5시다. 문을 열자마자 포 대표는 분주하게 움직인다. 노란색 티에 까만색 반바지, 그리고 세련된 두건을 착용했다. 잘나가는 비보이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는데, 다리에는 캐릭터 문신도 새겨져 있다. 예사롭지 않은 풍모다. 차림새만으로는 누구도 그를 60대라고 보지 않는다.
담벼락에서 피우는데, 껍데기 대폿집에서 고기는 역시 숯불에 구워 먹어야 제 맛이다. 하지만 손님상에 들어갈 숯불 피우는 일은 고깃집 운영에서 참 힘든 일이기도 하다. 여름날이면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진다. 드럼통 숯불구이는 IMF 시절에 가장 유행했으니, 포대포는 드럼통 숯불구이의 원조집인지도 모른다. 1993년부터 영업을 했기 때문이다. 포대포 벽면에는 23년의 자취가 가득하다. 주로 방송사 카메라가 다녀간 흔적들이다.
필자가 보기에 포대포의 경영 철학은 멋스럽고 재미있게 살자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에서 11시, 하루 6시간 근무가 전부고 주 5일간 일한다. 공무원처럼 토일, 그리고 모든 공휴일에는 쉰다. 여름휴가는 여차하면 한 달을 간다고도 한다. 올해도 홍콩과 마카오 여행을 이미 예매해 놓았다고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메뉴판 또한 심플하다. 껍데기와 소금구이, 이 2가지 메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 가지 메뉴만을 판다. 모든 테이블에서 섞어 메뉴를 주문하기 때문이다. 술은 오로지 소주, 이곳에서는 아직도 3,000원을 고집하고 있다. 포대포의 고기 맛은 포 사장님이 직접 굽는 초벌구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벌구이는 포 사장님만의 특제 소스에 담갔다가 숯불 위에서 익히는데, 맛의 비결을 물어봤더니 그냥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이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밑반찬으로는 새하얀 양배추와 양파, 고추장과 마늘, 와사비를 넣은 간장이 전부다. 고깃집에서 볼 수 있는 그 흔한 된장국 하나 서비스되지 않는다. 포대포에는 단골에게만 선물하는 특별한 술이 있다. 다름 아닌 17년산 소주다. 포 대표가 일반 소주병에 매직으로 17이라고 크게 새겨놓은 소주인데, 이렇듯 소주 한 병으로도 이곳을 찾는 손님들을 즐겁게 해준다. 펀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소주잔이 몇 순배 돌았을 때 시작되는 포 사장님의 마술 쇼야말로 압권이다. 그의 표정은 마술사 이은결의 포스 이상으로 진지하고 기품이 넘쳐난다. 손님들은 술을 마시다 말고 포 사장님의 마술 쇼에 흠뻑 취하기 일쑤다.
무엇보다 창업자 스스로 행복한 모습을 연출하는 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내가 즐겁지 않으면 나를 찾아오는 손님이 즐겁게 머물 수도 없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이 많다. 그들의 얼굴에 힘들다는 표정이 역력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포 사장님은 본인 스스로가 즐겁고 보는 이 또한 즐겁다. 포대포는 사업성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4평 손바닥 가게에서 단일 메뉴로 승부하는 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스스로 행복한 가게 경영이야말로 창업자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또 하나의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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