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모험

   
스티븐 슈워츠먼(역:이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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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북스
   
28000
2020�� 08��



■ 책 소개


불황을 이길 시나리오가 있다면 모든 거래가 곧 기회이다!

2020년 세계 시장은 ‘코로나19’로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증시는 2,200조 원이 증발했고, 한국도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18년 만에 발동했다. 

시장은 언제나 충격과 회복을 반복하지만, 그 사이에서 최적의 타이밍을 잡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세계의 투자 큰손들을 지금 같은 격변기의 시장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까?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월스트리트의 황제’라 불리는 저자로부터 찾을 수 있다. 

투자에서 큰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경기침체나 시장에 큰 위기가 왔을 때를 기회로 삼았다. 저자 또한 다르지 않았는데, 50년에 걸친 그의 투자 인생에서 일곱 번의 주요한 침체기(1973년, 1975년, 1982년, 1987년, 1990~1992년, 2001년, 2008~2010년. 각각 오일 쇼크, 스태그플레이션, 2차 오일 쇼크, 블랙먼데이, 저축대부조합 파산, 닷컴버블 붕괴와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경기침체와 연관된 사건들이 있었다)를 겪으며 노련한 투자 감각을 키워왔다.

이처럼 저자가 보여준 위기를 레버리지 삼아 기회로 바꾸는 법을 개인 투자에 적용한다면 변동성 넘치는 시장에서도 원칙 있는 투자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스티븐 슈워츠먼
저자 스티븐 슈워츠먼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그룹인 블랙스톤의 공동 창립자, 회장 겸 CEO다. 그는 투자자이자 세계 정상들이 자문을 구하려는 CEO 중 한 명이며, 중국판 ‘로즈 장학제도’라고 할 수 있는 ‘슈워츠먼 장학제도’를 창설하는 등 수십억 달러를 사회에 환원하는 자선 활동가이기도 하다. 이런 업적들은 평생에 걸쳐서 새로운 영역을 배우고 탁월함의 경지에 이르려는 의지, 기업과 사회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원하는 인생을 살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성찰하는 태도와 추진력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바탕이 됐다.

슈워츠먼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포목점에서 손수건을 접으면서 목적의식과 모험으로 가득 찬, 아버지의 인생보다 스케일이 더 큰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꿈을 키웠다. 이후 우수한 고등학교 성적과 육상 특기생 자격을 가지고 예일 대학교에 입학했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1969년 대학을 졸업한 후 도널드슨 러프킨 앤드 젠레트(DLJ)라는 투자은행에서 짧은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것으로 금융계에 발을 디뎠다. 그 뒤에는 리먼브라더스(Lehman Brothers)에서 본격적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해, 1978년 입사한 지 6년 만에 인수합병 사업부를 책임지는 파트너로 승진했다. 그러다 기존의 금융사들과는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금융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같은 리먼브라더스 출신의 멘토이자 친구인 피트 피터슨(Pete Peterson)과 손잡고 자본금 40만 달러로 블랙스톤을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월스트리트의 비주류로 취급받던 사모펀드를 주된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35년이 지난 현재 운용자산 5,380억 달러로 130만 배나 키웠으며 2007년에는 사모펀드 사상 첫 IPO를 단행하며 ‘월스트리트의 황제’, ‘사모펀드의 제왕’, ‘미국 최고의 자본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는 2018년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구인 전략정책포럼(SPF) 의장으로서 무역분쟁으로 고조된 미-중 간 긴장 완화에도 큰 몫을 해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선생님’, ‘미-중을 잇는 제2의 헨리 키신저’라고도 평가받는다. 또한 활발히 활동하는 자선사업가이기도 한데 특히 교육 분야에 주력했다. MIT에 컴퓨터전문대학 설립, 예일 대학교에 최첨단 학생 공간 및 공연센터 건립, 뉴욕 공립도서관 증설에 1억 달러 기부, 중국 칭화대학교에 슈워츠먼 장학재단을 만들어서 장학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 역자 이경식
역자 이경식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유스퀘이크, 청년의 반란: 밀레니얼 경제학』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언락』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 『플랫폼 제국의 미래』 『신호와 소음』 『소셜 애니멀』 『승자의 뇌』 『스노볼 1, 2』 『살아 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외 다수가 있다.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 <나에게 오라> TV 드라마 <선감도>, 연극 <동팔이의 꿈> <춤추는 시간 여행>, 칸타타 <칸타타 금강> 등의 대본을 썼고 지은 책으로 『1960년생 이경식』 『청춘아 세상을 욕해라』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대한민국 깡통경제학』 『이건희 스토리』 등이 있다.

■ 차례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 : 최고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1부 성장의 원칙. 방향을 정하고 장애물을 뛰어넘다
제1장 크게 생각하라 그리고 포기하지 마라
제2장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제3장 상황을 주도해 자신을 드러내라
제4장 어떤 일이든 직접 해봐야 내 것이 된다
제5장 리스크 없는 거래란 없다
제6장 인생의 가장 큰 교훈은 인내와 고통 속에 있다

제2부 투자의 원칙. 실패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짜다
제1장 경쟁은 적고 기회는 많은 영역을 찾아라
제2장 열린 사고를 유지하고 드문 기회를 포착하라
제3장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면 나의 문제도 해결된다
제4장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라
제5장 경기 순환 주기에 올라타라
제6장 어떻게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
제7장 돈을 잃지 마라!
제8장 블랙스톤의 인재 전략
제3부 경영의 원칙. 한 손은 기회를 움켜쥐고 한 손은 위험을 막아내다
제1장 확장하라 그리고 구석구석을 살펴라
제2장 현명한 리더는 기꺼이 도움을 청한다
제3장 기업가정신의 이상과 현실
제4장 균열의 시그널에 촉을 세워라
제5장 리스크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다
제6장 모험을 멈추지 마라

제4부 성공의 원칙. 내가 탁월함을 추구하며 배운 교훈들
제1장 주어진 상황의 친구가 되어라
제2장 위기를 레버리지 삼아 기회로 바꿔라
제3장 주변을 돌아보고 가진 것을 나눠라
제4장 국가가 부를 때는 응답하라
제5장 선순환을 만들어라
제6장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라

에필로그 : 평생 배우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무한히 성장한다
감사의 말

 




투자의 모험


투자의 원칙. 실패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짜다

경쟁은 적고 기회는 많은 영역을 찾아라

‘안 될 게 뭐가 있어?’라는 질문을 던져라

피트와 내가 사모펀드 사업 모델에서 느낀 매력은 순수하게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경우 응대해야 할 사람들보다 훨씬 적은 사람들을 응대하면 된다는 점이었다. 서비스 사업은 고객을 계속 늘려나가고 관리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사모펀드 사업은 그렇지 않다.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집단이 한층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고 그 투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 수백 명이나 되는 추가 인원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월스트리트의 다른 투자회사들과 비교해도 사모펀드 회사는 구조가 한층 단순하고 금전적인 보상은 훨씬 더 적은 사람들에게 집중된다. 그러나 이 사업 모델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정보와 수완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와 피트는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고 앞으로 더 정교한 기술과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 것이었다.


창업과 관련해 피트와 내가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생각했던 것은 ‘안 될 게 뭐가 있어?’라는 열려 있는 질문으로 우리 자신을 계속해서 밀어 넣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만일 회사를 한층 더 위대한 단계로 업그레이드시키기에 적절한 사람을 찾는다면 굳이 그 도전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만일 우리의 힘과 네트워크와 자원을 투입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다른 회사들은 스스로를 너무도 편협하게 규정하며 혁신 역량을 제한하고 억누른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자문회사, 투자회사, 신용평가회사 그리고 부동산회사들이 그랬다. 그들은 그들 앞에 놓인 돈 벌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고 있었다.


피트와 나는 이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우리와 함께할 사람들은 ‘10점 만점에 10점’의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10점짜리 인재를 단번에 알아볼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의 능력을 판단해왔다. 8점짜리 인물은 지시받은 일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9점짜리 인물은 좋은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데 능하다. 9점짜리 인물과 함께 한다면 성공하는 기업을 일굴 수 있다. 그러나 10점짜리 인재는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감지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며 따로 지시를 받지 않고서도 사업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다. 10점짜리 인재는 없던 길도 만들어내며 무슨 일이든 성사시킨다.


이런 10점짜리 인재들을 끌어들이려면 기업 문화 측면에서 몇 가지 모순점을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직원들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했다. 우리는 고도의 규율을 갖춘 컨설턴트와 투자운용 회사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하면 되지. 못 할 게 뭐 있어?’라는 발상을 언제든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발상에 열려 있는 관료적이지 않은 사람을 원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치열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혁신 역량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그런 기업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만일 우리가 제대로 된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고, 인수합병과 LBO 투자와 새로운 사업 부문 개척이라는 세 분야에서(이것들은 모두 우리에게 정보를 가져다줄 것이다) 제대로 된 기업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면 고객뿐 아니라 파트너들,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많은 돈을 벌어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또 믿었다.


열린 사고를 유지하고 드문 기회를 포착하라

변화는 한 번의 설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1986년 가을, 창립 1주년 기념일이 다가올 무렵 피트와 나는 이제 드디어 제1호 바이아웃 펀드 조성에 나설 때라고 판단했다. 투자자들을 설득해서 돈을 투자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조성된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한 다음, 몇 년에 걸쳐 기업의 가치를 높여서 되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남겨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게 우리의 계획이었다.


이것은 우리 사업 계획의 두 번째 단계였다. 즉 남이 하는 거래에 단순하게 자문이나 거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훨씬 복잡하긴 해도 지속성과 수익성이 높은 투자 사업으로 넘어가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트나 나는 펀드 자금을 조성하기는커녕 그런 펀드를 운영해본 적도 없었다. 비록 우리가 모든 것에 쉽게 합의하곤 했지만 도대체 어느 정도의 투자금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인가는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의 제1호 펀드에는 10억 달러 투자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이 정도 규모는 월스트리트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피트는 이런 나를 보고 잠꼬대하지 말라며 핀잔을 줬다.


“블랙스톤이 지금까지 보여준 게 없는데 누가 우리에게 그 많은 돈을 맡기겠나?”

“우리가 있잖아요. 그리고 지금이 적기거든요.”


이 일을 시작하면서 나는 대부분의 야심찬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우여곡절 없이 일직선으로 나아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베이비부머인 나는 오로지 성장과 기회만 보며 자랐다. 성공은 당연히 주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는 동안 경제가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진리를 깨달았다. 바로 성공이란 드물게 찾아오는 기회의 순간에, 즉 예측할 수는 없지만 여러 주요한 변화들을 예의 주시할 때 찾아오는 기회를 포착해서 활용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LBO 거래 수요가 커지고 있었지만 공급은 제한되어 있었고 이런 거래들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층 더 제한되어 있었다. 특수한 영역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 두 사람에게 이런 상황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시나리오였다. 이미 여러 해 전의 일이지만 리먼브라더스에 있을 때 우리는 집행위원회가 LBO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우리는 그들의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생각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적거리다가는 기회를 놓쳐버릴 수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LBO에 몰려드는 투자금을 선점해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투자 설명으로는 상대방으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자기가 어떤 것을 굳게 믿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는 전망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끊임없이 주장하고 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은 철석같이 믿는다 해도 상대방이 고개를 저을 때는 그가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설명해야 한다. 나는 여러 차례 피트를 설득했고, 마침내 피트도 동의했다.


경기 순환 주기에 올라타라

시장의 천장과 바닥을 알려주는 단서들

투자의 성공 여부는 대부분 경기 순환 주기의 어느 시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순환 주기는 어떤 사업의 성장 궤적과 자산 가치, 잠재적인 수익률의 성장 궤적에 결정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순환 주기에 대한 논의를 투자 프로세스의 한 부분으로 삼고 일상적으로 수행한다. 내가 시장에서 천장과 바닥을 파악하는 몇 가지 단순한 규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매수자들이 과도한 자신감에 빠져 있다

천장을 알아보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매수자들은 대개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치며 ‘이번에는 다르다’고 믿는다. 하지만 대부분 빗나간다.


2. 금융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활황 장세에서는 인수 및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상대적으로 싼 타인자본(borrowed capital)이 넘쳐나기 마련이다. 몇몇 경우에는 자본을 빌려주는 측이 심지어 이자를 매기지도 않으며 대출 관련 제한을 완화하거나 유예하는 일도 흔하게 일어난다. 레버리지 수준은 역사적인 평균치를 넘어서서 심지어 10배 혹은 그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매수자들은 높은 수준의 부채 비율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회계를 조정하며 금융 전망도 낙관적으로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경제성장이 꺾이거나 하락으로 돌아서는 순간 이런 예측의 대부분은 빗나가고 만다.


3. 부자가 늘어난다

시장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또 하나의 지표는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부자가 되기 시작한 사람들의 숫자다. 시장 성장 수준을 초과하는 수익을 달성한 투자자들의 수가 시장과 함께 점점 늘어난다. 신용 조건이 느슨하고 시장이 상승세에 있을 때 개인들은 특별한 투자 전략이나 투자 프로세스 없이도 ‘우연히’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강세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똑똑한 투자자들은 자기 규율과 건전한 리스크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낸다.


천장과 바닥 사이, 최적의 투자 타이밍은 언제인가

순환 주기의 바닥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또 어떤 경우든 간에 그 바닥을 포착하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일 수 있다.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되살아나기까지는 대개 1년이나 2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장이 돌아설 때라고 해도 자산 가치가 원래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바닥에 투자한다고 해도 상당 기간 동안에는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유가가 급락하고 시장이 바닥을 친 뒤인 1983년에 휴스턴의 오피스 건물들을 매수하기 시작했던 투자자들이 바로 이런 경험을 했다. 이들이 투자 원금을 회복하기까지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인 1993년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런 상황을 피하는 방법은 자산 가치가 최저점에서 적어도 10퍼센트 이상 회복했을 때 투자하는 것이다. 자산 가치는 경제가 성장 동력을 얻은 뒤에야 비로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적절한 시점에 자산을 매수하는 방법은 시장이 회복하기 시작해서 처음 나타나는 10~15퍼센트 성장은 포기한 다음에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돈을 잃지 마라!

모든 기회에 대해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라

‘돈을 잃지 마라.’ 이것이 나의 첫 번째 투자 규칙이다. 이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개 실실 웃는다. 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실실 웃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돈을 잃지 말라는 규칙이야말로 너무도 단순하고 명백하기 때문이다. 블랙스톤에서 우리는 이 기본적인 개념을 실행할 수 있는 투자 프로세스를 만들고 오랜 시간에 걸쳐 다듬어왔다. 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신뢰성을 보여준 리스크 평가 체계 역시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고 다듬었다.


우리는 전문가들이 모든 개별적인 투자 기회를 두세 가지 주요 변수들(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판정할 수 있는)로 압축하도록 훈련시킨다. 블랙스톤에서의 투자 결정은 모두 철저하게 훈련되어 있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며 강력한 리스크 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이는 하나의 프로세스일 뿐만 아니라 마음가짐이자 문화의 일부다.


우리는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만들고 결정과 관련된 모든 사람(거래를 제안한 팀과 투자위원회의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투자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여기에는 ‘우리’와 ‘그들’이 따로 없으며 원로 집단으로부터 따로 승인을 받으려고 애쓸 일도 없다. 오로지 집단적인 책임감이 있을 뿐이다. 해당 거래를 밀어붙여야 할 결정적인 요소들을 파악하는 것, 그 요소들이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 속에서 투자의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가 어느 정도일지 평가하는 것, 이 두 가지에 대한 집단적인 책임감만 있을 뿐이다.


또한 신입 직원에서 최고참 파트너에 이르기까지 탁자에 둘러앉은 사람이면 누구나 다 자기 의견을 제시하면서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 어느 한 사람 또는 집단이 논의를 지배하거나 최종적인 승인 권한을 휘두르는 일은 없다. 철저하게 팀으로 움직인다. 모든 사람이 여러 가지 변수들에 대해 논의하고 찬성해야 하며 예상되는 결과의 범위가 어느 정도일지 판단해야 한다. 몇몇 경우에는 변수들이 명백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해당 변수들을 확정하기 위해 격렬한 토론을 여러 번 반복할 때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동의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상당히 미묘한 점이긴 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건전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소음과 감정을 상당히 제거해준다. 또한 개인적인 차원의 리스크를 제거하고 거래를 추진하는 팀이 궁극적인 결과에 대해 ‘옳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없애주기도 한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건을 다룬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불과 몇 사람에게만 집중된다면 그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 까딱하다간 회사가 망할 수 있으며 그동안 쌓아올린 명성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원칙. 내가 탁월함을 추구하며 배운 교훈들

주어진 상황의 친구가 되어라

위기를 피하지 않고 올라타 기회를 잡는 법

1993년부터 우리는 미국에 있는 라 퀸타 호텔과 익스텐디드 호텔 체인들에서 런던에 있는 사보이 그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호텔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했다. 우리는 호텔을 어떤 시점에 사야 하는지, 호텔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또한 호텔을 소유할 때 안게 되는 노동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힐튼 호텔은 국내 사업부와 해외 사업부를 함께 운영하고 있었는데 여러 해 동안 이 두 사업부의 운영은 독립적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최근 이 둘이 합쳐지긴 했지만 아직은 서로에게 완전히 녹아들지 못한 상태로 껄끄러운 부분들이 남아 있었다. 국내 사업부의 본부는 비벌리힐스에 있었고 시설은 낡았으며 개보수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네 개의 독립된 호텔 전체에 걸쳐 비용은 중복되고 있었으며 수익도 경쟁 호텔들에 비해 적었다. 호텔의 관리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본사 사무실도 금요일 정오면 문을 닫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값비싼 회사 전용 비행기도 여러 대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점에서 우리는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했다.


힐튼 호텔은 코카콜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브랜드로 손꼽힌다. 제대로만 한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힐튼뉴욕, 런던의 힐튼 파크 레인, 상파울루의 힐튼모룸비 같은 세계 최고의 호텔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그 모든 개별적인 부동산들을 단순히 합치기만 하더라도 이 회사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힐튼은 국내 사업부와 국제 사업부를 합치고도 게으른 잠에서 깨어났다고 할 만한 일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성장 기회를 이미 놓쳐버렸으며 주가도 비실비실했다.


우리가 맨 처음 했던 일은 당시 호스트호텔스(Host Hotels)의 CEO인 크리스 나세타(Chris Nassetta)를 채용하는 일이었다. 호스트호텔스는 체인 중에서도 특히 메리어트 호텔을 소유하고 있었다. 크리스는 자기가 하는 일에 관한 한 장인이다. 누군가 힐튼 호텔을 개선할 수 있다면 크리스가 가장 적임자였다. 그는 블랙스톤이 힐튼을 인수하면 자기가 힐튼을 맡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다. 물론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했다. 9·11과 같은 대규모 테러가 또다시 일어나면 여행업은 얼어붙을 것이고, 사스(SARS) 같은 심각한 전염병이 세계를 강타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전 세계 사람들이 여행을 중단한다면 힐튼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어차피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였다.


에쿼티 오피스 거래 직후에 힐튼 거래를 생각하는 것은 마치 올림픽 대회에서 결승전을 끝내자마자 다른 경기에 나서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결정적인 거래 순간의 타이밍을 매수자가 결정할 수는 없다. 무조건 그 거래의 타이밍에 자신을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힐튼 주가에 32퍼센트의 프리미엄을 얹어주겠다고 제안했고, 볼렌바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기업공개를 하고 겨우 두 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우리는 블랙스톤의 펀드들 및 공동투자자들에게서 나온 자금 65억 달러를 지분에 투자했으며, 210억 달러를 20곳이 넘는 은행들로부터 빌렸다. 이제부터는 계약을 최종적으로 체결할 때까지 초조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베어스턴스가 우리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을 힐튼 거래로 인도했다. 거래가 체결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앞서 지미 케인과 이야기했던 두 개의 헤지펀드가 터져버렸다. 베어스턴스는 그 두 개 펀드가 어떻게든 그럭저럭 굴러가도록 16억 달러를 빌려줬었는데, 7월 말이 되도록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8월 9일, 프랑스 은행 BNP파리(파리국립은행)가 자기 펀드 중 세 개 펀드에 대한 현금 상환을 중단했다. 문제의 이 펀드들은 모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펀드들이었다. 시장에 유동성이 바닥났다고들 했다. 같은 날, 미국 최대의 모기지 대출 은행인 컨트리와이드(Countrywide)가 증권거래위원회에 분기별 보고서를 냈는데 이 보고서에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나쁜 시장 조건들’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컨트리와이드는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했으며 다시 두 주일 뒤에는 파산을 피하기 위한 긴급 대책으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이하 BOA))로부터 2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우리는 힐튼 거래를 10월 24일에 체결했다. 블랙스톤의 1호 펀드를 블랙먼데이 전야에 체결한 뒤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을 때였다. 우리는 다시 한번 아슬아슬하게 막차에 올라탔다. 같은 날에 메릴린치는 분기 손실액이 23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시티 은행은 나중에 170억 달러의 모기지 손실 평가를 발표했다. 메릴린치의 CEO 스탠리 오닐(Stanley O'Neal)과 시티 은행의 CEO 찰스 프린스(Charls Prince)는 11월 첫 주를 넘기지 못하고 사임했다. 금융계 전체가 심장마비 상태로 진입하고 있었다.


위기를 레버리지 삼아 기회로 바꿔라

현명하게 지출하면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비해 블랙스톤은 이런저런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몰고 온 피해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기업 공개 당시 31달러였던 주가는 2009년 2월 3.55달러까지 떨어졌다. 2008년 4/4분기에 우리는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의 평가액을 20퍼센트나 줄여서 보고했으며 부동산 포트폴리오 평가액도 30퍼센트 줄여서 보고했다.


TARP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은행들은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JP모건은 우리의 리볼빙 크레디트 라인을 절반으로 줄여버렸다. 나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블랙스톤과 JP모건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오랜 세월 동안 성공적으로 함께 해온 사이였다. JP모건의 투자은행 사업부 책임자인 지미 리는 자기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나는 CEO인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에게 전화했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블랙스톤에는 신용한도대출을 주고 있잖아요.”

“우리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우리의 신용이 얼마나 좋은데! 우리는 40억 달러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단 말이오.”

“네, 신용이 좋다는 거 압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신용한도대출을 주지도 않죠.”


시티 은행은 얘기가 또 달랐다. TARP 법안이 의결된 직후 우리는 시티 은행에 8억 달러를 예치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우리 거래의 중심 은행이 되는 일을 맡겼고 우리가 추진하는 사모펀드 거래의 일원으로 끼워 넣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시티 은행이 잘못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정부와 기업들은 시티 은행이 제공하는 ‘글로벌 거래 서비스’를 이용해서 직원의 급료를 지불했으며 자금을 이동시켰다. 시티 은행이 없으면 전 세계 돈의 흐름이 막힐 정도였다.


그런데 시티 은행에 8억 달러를 예치한 직후 시티 은행의 CEO인 비크람 팬디트(Vikram Pandit)가 나를 찾아왔다. 시티 은행은 당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는데, 비크람은 자기와 내가 자리를 바꾸면 좋겠다고 농담을 했다. 블랙스톤을 운영하는 일이 자기 일보다 훨씬 쉽게 보인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 진지하게 블랙스톤이 시티 은행을 지지해주어 무척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도울 일이 없는지 물었다.


나는 JP모건이 우리에게 한 일을 얘기했고 JP모건이 하던 역할을 시티 은행이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비크람은 두말없이 그러겠다고 했다. 자기들이 어려울 때 우리가 도왔으니 기꺼이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인생은 충분히 길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도우면 나중에 언젠가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방식으로 되돌아온다.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친구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선순환을 만들어라

규모는 강력한 우위의 원천이다

우리의 성장은 몇 가지 중요한 결과를 낳았다. 첫째,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거대한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특정한 규모를 넘어서는 거대한 거래는 오로지 우리만이 할 수 있었다. 2015년 GE는 금융 계열사인 GE캐피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GE캐피탈은 오랜 기간 중요한 수익 원천이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GE는 금융 부문에서는 발을 빼고 핵심 사업들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여태까지 모회사가 성공하고 성장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회사의 매각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낼 필요가 있었다.


GE는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매각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 포트폴리오에는 미국 내 26건과 14개국(주로 프랑스와 영국과 스페인)에 흩어져 있는 229건, 모기지 사업부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이 거래를 신속하고 깨끗하게 완료한 다음에 GE캐피탈의 나머지 자산에 대한 입찰자들을 찾는 훨씬 더 중요한 일로 넘어가고 싶었다. GE 측에서는 단 한 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토록 짧은 시간 안에 GE캐피탈의 부동산 포트폴리오 같은 복잡한 포트폴리오를 분석한다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끝내 해냈고 그들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했다. 단 한 차례로 해치운 그 거래의 규모는 무려 230억 달러나 되었다. 각각의 부동산 자산을 하나씩 놓고 다른 입찰자들과 경쟁해가면서 부동산들을 모두 매수했을 때에 비하면 훨씬 낮은 가격에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소유할 수 있는 기회였다. 거래를 이런 식으로 바라보고 실행함으로써 우리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강력하게 부상하는 회사만 누릴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이득을 챙겼다.


주식시장에서는 규모가 큰 거래가 때로 투자 성과에는 마이너스 효과를 부르기도 한다. 만일 당신이 S&P 500 종목을 100만 달러어치 사려고 한다면 가격을 바꾸지 않고 살 수 있다. 그런데 1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사려고 한다면 시장은 원하는 종목들의 구매를 완료하기 전에 가격을 올릴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그와 반대 현상도 일어난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했다. 즉 우리의 펀드 규모가 커지고 경쟁자들이 힘들어 할수록 우리의 규모는 중요하고도 강력한 우위의 원천이 된다. 팔려는 쪽이나 사려는 쪽 모두 우리와만 거래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이제 다른 사모펀드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경매 방식에서 벗어나 팔려는 쪽과 사려는 쪽의 가치에 더 구체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경쟁 입찰자들은 덜 신경 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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