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백정선 외
ǻ
비즈니스북스
   
15000
2017�� 03��



■ 책 소개

 

‘금리의 역습’과 ‘집값의 배신’이 시작된다!
지금, 당신의 자산은 얼마나 안전한가?

 

금리 급상승 시대에 경고를 던지는 책. 개인파산자, 35억이 넘는 거액의 빚을 떠안았던 채무자에서 지금은 억대 연봉을 받는 재무 상담사로, 자산관리 회사의 CEO로 거듭난 두 저자는 몇 년 전부터 계속 심화되고 있는 가계 부채의 심각성을 하루빨리 인지하고, 대책을 강구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새로운 시대에 달라져야 할 재테크 전략으로서 ‘부채 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 저자
백정선

저자 백정선은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 회사 ㈜핀톡 대표이사로 있다. 중앙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를 졸업했다.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프라임칼리지 교수이며, 금융연수원, 중앙대학교,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외래 교수로 있다. EBS <60분 부모>를 비롯해 MBC <경제매거진M>, KBS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SBS <체인지 업 가계부>, MBN <황금알>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1,000회 이상 출연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자산관리 전문가로 맹활약 중이다. 일찍부터 금융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하던 중, 믿었던 지인의 보증을 섰던 게 잘못되면서 30억이 넘는 빚을 떠안았다. 거액의 채무를 지고 삶을 포기하려고도 생각했지만 생명과도 같은 회사를 팔고 뼈를 깎는 가계 구조조정을 통해 8년 만에 모든 빚을 정리했다. 현재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빚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도우며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빚을 규제하기보다 빚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이 시대의 사회구조적 모순, 열심히 사는데도 점점 불어나는 가계 빚으로 힘든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부채 관리법, 그리고 경험에서 우러난 정성 어린 조언과 위로를 담아 이 책을 쓰게 됐다. 지은 책으로 《빚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부채는 줄이고 행복자산을 늘려라》, 《노후 걱정 없는 우리 집》이 있다  

 

김의수
저자 김의수는 ㈜키움에셋플래너 ‘돈 걱정 없는 우리 집 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있다. 경성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워싱턴대학교에서 MBA를 마치고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다. 부유하고 순조로운 인생을 살다가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의 부도로 한순간에 25억 원의 빚을 진 개인파산자가 됐다. 이후 전단지 돌리기, 풀 뽑기 공공근로자, 자산관리영업을 거쳐 지금은 억대 연봉을 받는 재무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빚으로 인해 받았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상담자의 삶을 함께 고민하는 따뜻한 재무상담사로도 유명하다. 2009년 KBS <아침마당>에서 ‘돈 걱정 없애 주는 7단계 재무시스템’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으며 EBS <60분 부모>, MBC <경제매거진M>과 MBN라디오 <라이브 경제 투데이> 등에 고정 출연했다. 두란노 결혼예비학교를 비롯해 한국경제신문사, 삼성코닝, 특허청, 대학교 등 여러 기업체와 관공서에서 자산관리 강의와 세미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빚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많든 적든 내 월급이다》, 《돈 걱정 없는 우리 집》, 《노후 걱정 없는 우리 집》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_ ‘빚 권하는 사회’에서 빚지지 않고 살아남는 법
우리 집 부채 위험도 자가 진단 테스트

 

제1장 빚은 언제부터 우리 삶의 ‘필수’가 되었나? _ ‘빚 권하는 사회’의 단면
01 빚 없는 것이 비정상인 시대, 이건 뭔가 잘못됐다!
02 가계 부채 1,350조, 부채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주소
03 ‘부채 폭탄 돌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제2장 나를 빚지게 만드는 것들을 파악하라 _부채 청산 1단계: 빚의 정체 바로보기
01 오늘은 월급날, 하지만 잔액은 0원
02 남들만큼 하는 결혼? 깨가 아닌 빚이 쏟아진다
03 자녀를 향한 무한 투자, 자녀의 짐으로 돌아간다
04 대학, 자식이 빈곤해지거나 부모가 더 빈곤해지거나
05 노후를 벼랑으로 내모는 ‘뭐라도 해야지’의 위험

 

제3장 ‘빚을 지게 만드는 습관’을 개선하라 _부채 청산 2단계: 성격과 질에 따라 달라지는 출구 전략
01 정확한 진단이 빚 치료의 첫 단계
02 집에 대한 생각을 바꿔라
03 소비 패턴을 구조조정하라
04 자녀 교육비, 원칙을 세우고 공유하라
05 보험은 과연 미래를 위한 ‘저축’일까?

 

제4장 재무 체질 개선으로 노후파산을 막아라 _부채 청산 3단계: 빚지지 않는 재무 시스템 만들기
01 우리 집 재무구조, 어떻게 바꿀까?
02 노후 준비, 겁먹지 말고 소걸음으로
03 최고의 노후 준비는 부부의 대화다

 

에필로그_ 두려움을 꿈으로 바꾼다면 당신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빚은 어쩌다 우리 삶의 필수가 되었나

가계 부채 1,350조, 부채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주소

먹고만 살아도 빚이 1억! 나이대별 부채 시나리오

빚을 많이 지고 그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는 사회의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 못하다. 대부분은 과소비를 해서, 사치를 해서, 분수에 안 맞는 생활을 해서 그들 스스로 초래한 자업자득이라며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그런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은 맞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빚에서 탈출할 여지가 많다. 가지고 있는 각종 불필요한 자산들을 처분하고 소비를 줄이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과거에는 개인 재무나 채무에 관한 상담이 상대적으로 쉬웠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르다.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과소비나 사치라고 볼 수도 없고, 열심히 일하면서 분투했는데도 어느샌가 어깨 위에 빚이 쌓이고 쌓여서 온몸을 짓누르는 지경에 이른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부채를 쌓아 가는지 그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나이대별로 빚을 지게 되는 원인은 차이가 있다. 2015년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대별 경제적 행복의 장애물 1위로 20대는 일자리 부족을, 30대는 주택 문제를, 40대는 자녀 교육 문제를, 50대 이상은 노후 준비 부족을 꼽았다. 그런데 이런 조사 결과는 나이대별로 빚지는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미성년의 딱지를 떼고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잡아 나가는 20대부터 빚지고 사는 인생이 시작된다. 가장 큰 이유는 학자금 대출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부터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허리가 휘어진다. 그나마 취직이라도 빨리 되어 크든 적든 안정된 수입이 들어오면 다행이지만 요즘처럼 청년 실업이 심각한 시대에는 졸업 후에도 빨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고, 그러면 빚은 더더욱 부담이 된다. 일자리를 구하다가 지쳐 좌절에 빠지고 구직을 포기하다시피 하는 청년들이 늘어난다. 이들은 구직만이 아니라 연애나 결혼도 포기한다.


30대에 부채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물론 결혼과 자녀다. 20대의 빚도 채 완전히 털지 못했는데 가정과 자녀를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게다가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 결혼하려면 아파트 전세라도 하나 있어야지 하는 부모 세대의 사고방식까지 얽혀서 부채의 폭을 더더욱 키운다. 자녀가 생기면 유모차에서부터 시작해서 아이가 먹고 입는 것에 체면 경쟁이 벌어지고, 좀 더 성장하면 사교육비가 슬슬 부담이 된다. 맞벌이 부부는 자녀 양육 문제로 한 명이 일을 쉬어서 수입이 줄거나, 일을 쉬지 않으면 보육비가 급증한다. 맞벌이를 지속한다고 해도 출산 전후로 장기간 휴직은 불가피하므로 최소한 6개월 이상 수입의 급격한 감소는 불가피하다.


그나마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에는 저축을 하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결혼을 한 시점으로부터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약 10년간, 대략 30대 후반 정도까지가 부부가 저축을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그런데 이때가 멋도 부리고 소비하고 싶은 욕망이 가장 정점에 이르는 시기다. 온갖 소비의 유혹이 마음을 사로잡고, 당장 돈이 없어도 카드와 각종 할부로 손쉽게 빚을 질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내 집 마련도 간절해진다.


가정을 만들고 자녀가 생기는 과정에서 주거 문제는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가정의 변화에 맞게 좀 더 큰 집으로 옮길 필요도 생긴다. 요즘처럼 전세 구하기가 힘들고 전셋값도 뛰는 시대에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자는 유혹에 끌리기 쉽다. 20대 때부터 시작된 빚은 30대에 줄기는커녕 더욱 불어나서 어느덧 40대로 들어선다. 


이제 40대가 되면서 자녀 교육이 가장 큰 부담이 된다. 이 시기에는 자녀가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들어가는 시기다. 자녀들의 사교육비와 뒷바라지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저축이나 노후 대비 같은 단어는 머릿속에서 가물가물해진다. 반면 수입의 안정성에는 이상 신호가 들어온다.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더라도 이때쯤부터는 슬슬 내 일자리가 그리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위태로운 얼음판 위를 엉금엉금 기다 보면 어느새 50대로 들어선다.


50대에 들어서면 노후 준비가 안 되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마치 눈앞에 거대한 낭떠러지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먹먹함이 다가온다. 아직 정년도 안 되었지만 지금의 일자리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이때쯤이면 동창회니 입사동기 모임이니 하는 곳에서 노후 걱정이 주요한 화제로 떠오른다. 그저 한숨만 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있을 수는 없으니 뭐라도 해봐야지 하는 사람도 있고, 좀 더 구체적으로 창업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뚜렷한 자기 소신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당장 눈앞에 성큼 다가온 절벽 같은 문제들 앞에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직장에서 밀려난 후 퇴직금과 자산을 털어 자영업에 나섰다가 실패해서 자산을 모두 날린 것은 물론이고 거액의 빚만 지게 된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리고 50대의 끝자락에서는 지금까지는 마음속 공포였던 노후가 드디어 현실로 덮쳐 온다.


뭔가 특별하게 사치한 것도, 분수에 안 맞는 삶을 산 것도 아니고, 주위 사람들과 비교해도 별다르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았는데도 20대 때부터 빚을 지기 시작해서 온몸이 휘청이는 듯한 부채에 짓눌려 준비 안 된 노후를 맞닥뜨리는 사람들, 이것이 지금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겪을 미래다.



나를 빚지게 만드는 것들을 파악하라 _부채 청산 1단계: 빚의 정체 바로보기

오늘은 월급날, 하지만 잔액은 0원

예명은 신용, 본명은 부채

현대 사회를 신용 사회라고 한다. 개인에게도 신용 등급이 매겨져 있고, 뉴스를 봐도 신용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 지갑에 꽂혀 있는 신용카드에서부터 소비자 신용, 국가신용 등급에 이르기까지 신용이라는 말은 폭넓게 쓰인다.


그런데 신용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신용은 영어로는 credit다. 영영사전에서 찾아보면 물건이나 서비스를 먼저 받고, 그 대금은 나중에 내는 것을 뜻한다. 생각해 보면 딱 한 글자로 줄일 수 있다. 바로 빚이다. 앞에서 언급한 경제용어들에서 신용을 전부 빚으로 바꾸어 보자. 딱 들어맞는다. 신용카드는 빚 카드다. 소비자 신용이라는 말도 쉽게 말해서 소비자들이 진 빚이다.


국가신용 등급도 국가빚 등급이다. 국채, 즉 정부에서 빚을 낼 때 그 빚을 부도 내지 않고 잘 갚을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따져서 등급을 매기는 것이다. 종종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마치 우리나라의 경제가 아주 좋은 것처럼 언론에서 칭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경제가 별로 좋지 않아도 정부가 돈을 빌리고 부도 낼 위험이 적다면 신용 등급은 올라갈 수 있다. 물론 국가신용 등급이 높으면 나라에서 빚을 낼 때 금리를 낮게 책정할 수 있어서 자금 조달하기에는 좋지만, 국가신용 등급이 곧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대표하는 척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렇듯 빚이라는 말을 신용으로 대체하면 좋아 보인다. 빚 카드를 들고 있다면 쓰기에 주저되겠지만, 신용카드를 들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지르기가 마음이 편하다. 신용은 부채라는 실체의 이미지를 좀 나아 보이게 하는 예명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어떻게 하면 빚이 빚처럼 안 보이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마음 놓고, 아니 정신줄을 놓고 빚을 내도록 할 수 있을까를 열심히 연구한다.


게다가 그 신용이라는 것이 없으면 은행에서도 푸대접을 받는다. 은행과 신용평가사에서는 고객들을 여러 신용 등급으로 분류해서 금리 우대, 수수료 우대와 같은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또한 우수 고객에게는 대출금리나 한도를 차등 적용한다. 그런데 은행에 예금을 실컷 넣어 봐야 우수 고객이나 신용 등급이 올라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신용카드 결제 실적이나 대출 실적이 일정 이상 없으면 은행 내 등급이 최우수 고객까지 가지 못한다.


우수 고객의 점수를 매기는 기준을 공개하는 은행의 도표를 봐도 예금보다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 실적이 점수가 높다. 예금으로는 신용 등급을 아무리 올려 봐야 잘해야 3등급에서 4등급밖에 안 된다. 결국 대출로 신용 등급이 결정된다. 은행 직원들도 고객들에게 이 사실을 은근히 공개하면서 카드를 만들라고 권한다. 고객들의 돈을 맡아 주는 은행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빚을 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은행도 나름대로 논리는 있다. 신용이라는 것은 예금을 얼마나 넣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빌린 돈을 잘 갚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출이나 신용카드 결제 실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은 그쪽의 수입이 더 짭짤하기 때문이다. 예금 고객은 은행이 대출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대주는 것이고, 은행의 건전성에도 이바지하지만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은행의 가장 중요한 수익은 예대마진, 즉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비싸기 때문에 생기는 수익이다. 그러니 돈 잘 빌리고 원금과 이자를 잘 갚아 주는 사람이 더 우대 받는다.


그렇다 보니 일부 재테크 또는 개인 재무 전문가들은 은행 신용 실적을 위해서라도 신용카드를 만들고 대출도 쓰라고 권한다. 살다 보면 큰일이 생겨서 급히 자금이 필요할 일이 생길 수 있는데,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은행의 고객 등급이나 신용 등급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평소에 빚을 계속 쓰고 있어야만 내가 정말로 돈이 필요할 때 은행에서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쉽게 빚을 지는 것을 정당화하고, 빚에 둔감해진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늘어나는 빚 때문에 고민하고, 신용 등급이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야말로 뱀이 자기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과 같이 가여운 모습이 오늘날 많은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빚을 지게 만드는 습관을 개선하라 _부채 청산 2단계: 성격과 질에 따라 달라지는 출구 전략

정확한 진단이 빚 치료의 첫 단계

빚 진단 첫 번째: 부채 현황 리스트를 작성하라

빚이라는 질병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진단이다. 내 빚이 얼마이고 또 어디에 빚이 있는지, 즉 빚의 질과 양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빚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대략 머릿속에서 어림 정도로 대출이나 카드론처럼 쉽게 알 수 있는 부채만을 자기가 진 빚이라고 생각한다.


부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부채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조사해야 한다. 금융기관은 어디를 이용했고, 신용 대출이었는지 담보대출이었는지, 만기는 언제인지, 대출금의 잔액과 금리, 중도상환 수수료는 얼마인지를 각 부채별로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


이러한 조사 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도 있다. 은행이나 제2금융권 대출에 관련된 신용 정보는 올크레딧에서, 신용카드 관련 정보는 마이크레딧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나의 신용 등급은 물론이고 대출 정보, 카드 발급 정보, 현금서비스 정보, 신용회복 정보, 연체 정보, 보증 정보, 채무불이행 정보와 같은 내용들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서비스만 활용하면 내가 금융기관에 진 빚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볼 것을 권한다. 단, 대부업체의 경우 등록 대부업체는 보통 올크레딧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일부 업체는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아 이들 서비스로는 아예 확인이 되지 않는다. 또한 대출 받은 내역은 알 수 있지만 정확한 액수는 나오지 않는 것과 같이 일부 정보만 조회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연체 정보가 발견된다. 자기에게 빚이 얼마 있는지 대략 파악하고 있던 사람들조차도 연체 관리 문제에는 특히 약하다. 신용카드 사용자들은 결제일이 되면 결제계좌에서 자동으로 카드 값이 출금된다. 때로 결제일에 통장 잔고가 부족해서 연체가 돼도 며칠 후에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출금이 되어 연체가 풀리기도 한다. 단기 연체는 신용카드 사용이 정지되지 않을 수도 있어서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단기 연체도 신용도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부채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해도 올크레딧과 마이크레딧을 통해 신용 정보를 조회해 보면 연체 관리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상담 고객 중에 많은 사람들이 연체 관리 부분에서 "어? 나도 연체가 있네?" 하고 놀라곤 한다.


이렇게 명확히 조회한 정보를 기반으로 부채 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 스스로 리스트를 작성해 보려고 하면 꽤나 어렵고 부정확하다. 머릿속에 있는 기억만으로 리스트를 만들지 말고 반드시 정확한 정보를 조회해 보자. 물론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다. 하나하나 조사할 때마다 내 부채 액수가 늘어가는 것이 눈에 보여서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부채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하면 "빚진 것도 스트레스인데 뭘 그런 리스트까지 일일이 다 쓰라고 하냐"면서 항변하는 이들도 있다. 자기 빚의 실체를 정면으로 보려 하지 않고 막연하게 한 달 한 달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정면으로 빚과 마주하는 것이 빚지는 삶에서 탈출하는 첫 번째 단계다.


정확한 부채 리스트가 작성이 안 되면 빚을 갚는 시간은 훨씬 길어진다.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내 부채가 얼마나 많은지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다음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지출하며, 빚을 털어 내기 위해서는 한 달에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 과연 현재의 수입 ․ 지출 구조로 가능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왜 빚을 지게 되었는지, 왜 빚이 이렇게까지 늘어났는지를 곰곰이 되짚어 보아야 한다. 질병도 치료를 통해 고쳤다고 해도 생활 습관을 바꾸지 못하면 재발하기 쉽다. 빚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빚이 어떻게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는지의 과정, 그리고 빚을 지는 패턴을 점검하지 않으면 빚의 규모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줄어든다고 해도 일시적 현상에 그친다. 사치나 과소비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자녀의 교육비, 큰 병을 앓고 있는 가족 그리고 자동차와 같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산 때문에 나가는 유지 관리비 같은 이유로 빚을 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가정도 있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무이자로 가족이나 친척에게 돈을 빌려서, 혹은 신용 회복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빚의 무게를 줄였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위치가 될 위험이 높다.



재무 체질 개선으로 노후파산을 막아라 _ 빚지지 않는 재무 시스템 만들기

우리 집 재무구조, 어떻게 바꿀까?

노후 준비, 자금 마련보다 빚지지 않는 체질이 중요하다

최근 일본의 NHK에서 방송한 다큐멘터리 노후파산이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한국에서 책으로도 출간된 《노후파산》에서는 우리나라보다 20년 이상 일찍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서 비교적 노후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일본의 노인들 중에도 상당수가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의 앞날은 그보다 더 우울할 수도 있다.


이렇듯 우울한 미래 앞에 우리는 마냥 불안해한다. 뭔가 준비해야 하는데, 그냥 이렇게 넋 놓고 있다가는 큰일날 텐데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할지는 막막하다. 그런 불안감을 금융회사, 특히 보험회사들은 잘 파고들어서 노후 자금이 10억이 필요하다면서 큼직한 보험 상품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불안감의 포로가 된 사람들은 과연 그만한 보험료를 20~30년 동안 낼 수 있는지도 따져 보지 않고 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하지만 10년도 못 가서 보험료 부담 때문에, 혹은 자녀의 진학이나 결혼으로 자금이 필요해서 손해를 감수하면서 보험을 해약하거나, 보험은 깨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빚을 져 가면서 보험료를 내기도 한다.


노후를 위해 돈을 얼마나 모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 이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삶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노후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무엇을 포기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다음에는 자기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재테크 문제는 그다음이다.


노후는 나의 삶을 준비하고, 빚지지 않고, 우리 가정의 재무 체질을 개선하고, 그리고 부부가 재무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부모의 노후에 자녀들을 참여시키도록 한다. 자녀들이 지금의 현실과 부모의 노후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자녀들도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노후 자금 이전에 재무와 관련해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역시 빚이다. 빚은 내가 돈을 벌고 있을 때, 노동력이 있을 때는 그나마 낫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빚을 갚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과 같은 제도의 도움을 받아서 빚을 정리하고 새 출발의 기회를 가져볼 수 있다. 하지만 노후에 소득 능력이 상실되었을 때의 빚은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고통으로 다가온다. 빚은 곧 노후의 삶을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빚지는 생활을 계속하고, 그 같은 삶에 대해 별 위기의식을 못 느끼고 있다가 은퇴가 현실이 되면 노후파산이 남의 일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설령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받았다고 해도 새 출발이 여의치 않다. 과거에 평균수명이 짧았을 때에는 노후에 빚을 지고 위기에 몰린다고 해도 남은 노후가 10년 정도였다. 파산하고 나서도 내 인생이 몇 년이나 남았다고 하는 생각에 위로 아닌 위로가 되었겠지만, 이제는 그 암흑기를 20~30년 이상 살아가야 한다.


그다음으로 생각할 것은 생활수준이다. 은퇴 이후에는 수입이 줄어들지만 생활 패턴은 돈을 벌 때의 수준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되면 노후 자금이 빠르게 바닥나거나 빚이 늘어난다. 사회 활동이 줄면 생활비도 줄어들긴 하지만 은퇴 이후 수입의 변화에 맞춰서 생활수준의 조절도 필요하다. 은퇴를 맞아 강제로 갑자기 생활비와 생활수준이 하락하면 적응이 힘들고 우울해진다. 따라서 자신의 현실, 그리고 그 현실 안에서 할 수 있는 노후 준비의 수준을 감안해서 미리 은퇴 이전부터 적응하는 기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현재는 월수입이 600만 원 정도지만 은퇴 이후에는 여러 연금 수입을 합쳐 월 300만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때 바깥 활동이 줄어들어서 100만 원 정도의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200만 원 정도의 생활수준 조정이 필요하다. 바람직한 방법은 4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해마다 월 지출을 50만 원씩 줄여서 300만 원 정도의 생활수준에 맞춘다고 목표를 잡아 보는 것이다. 은퇴 이전의 생활 습관을 계속 유지하면서 노후에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늘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습관을 조금씩 들이고, 외식이나 휴가, 레저, 취미 생활의 패턴이나 습관도 차츰 노후에 맞춰서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 물론 나 혼자서는 힘들다. 배우자 그리고 자녀와도 이런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함께 생활수준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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