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

   
김유라
ǻ
한국경제신문사
   
15000
2016년 10월



■ 책 소개

 

돈을 공부하면 평범한 주부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아들 셋을 키우는 서른넷의 전업주부,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에도 못 미치는 남편의 연봉, 드라마에 빠져 지내며 경제에는 담 쌓고 살았던 과거? 그랬던 그녀가 어떻게 종잣돈 3천만 원으로 아파트 15채를 보유하며 성공적인 투자자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이 책에는 평범한 주부가 돈의 본질을 공부하고 실천하며 점차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한 편의 성장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미친 듯이 오르는 전세가, 아무리 아끼고 모아봤자 내 집 하나 마련하기 힘든 시대. 전세살이로 이 집 저 집 쫓기듯 이사를 다녀야 했던 저자는, 평생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 뒤 부동산 투자 전선에 뛰어들기로 마음먹는다. 이 책에는 젖먹이를 업은 채 절박한 마음으로 부동산 공부에 매진하고, 아이들을 양손에 잡고서 현장 조사에 나서며 쉬지 않고 투자를 했던 저자의 경험담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시도하지만,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는 부동산 투자. 그 치열한 경쟁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꾸준히 수익을 끌어낸 저자의 남다른 수완과 비법도 아낌없이 공개된다. 스스로 부동산 수익률 분석표까지 만들어서 들고 다니며 돈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정은, 투자 입문자나 초기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해 고심 중인 독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이야기다. 이제 막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는 독자라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에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투자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김유라
저자 김유라는 서른네 살, 아들 셋을 키우는 다둥이 엄마이자 외벌이 남편을 둔 전업주부다. 은행원이었지만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태고자 멋모르고 시작한 펀드 투자로 큰돈을 잃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던 전셋집마저 값이 크게 오르면서 아이 셋을 데리고 쫓기듯 이사를 다녀야 했다. 그러다 문득 전세가가 미친 듯이 오르는 이유가 궁금해졌고, 자신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경제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 독학으로 경제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0년 약 3천만 원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후, 6년 간 꾸준히 투자를 하면서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얻으며 아파트 15채를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복부인’이라는 이름으로 짠돌이 카페에 글을 쓰고, ‘선한 부자 프로젝트’라는 블로그를 운용하면서 주부들 사이에 부동산 투자 멘토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살림과 육아에 스물네 시간을 올인하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철저한 자기 관리 속에 끊임없이 공부하며 투자했던 저자의 생생한 재테크 성공기가 담겨 있다. 많은 정보를 어떻게 선별하고, 적은 돈으로 어디에 투자하며,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감지하는지 등 부동산 투자 초보자라면 반드시 눈여겨보아야 할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저자는 2013년에 짠돌이 카페에서 개최한 ‘슈퍼짠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의 투자 노하우와 절약 비결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아침마당] [PD 수첩] [쿨까당] 등의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현재 부동산 전문 강사와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에는 《돈이 모이는 생활의 법칙》(공저)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내 인생을 바꾼 부동산 공부

 

CHAPTER 1 아이 셋 주부에서 월세 받는 여자로
01 전세가가 미쳤다
02 그래서 난 공부에 미치기로 했다
03 엄마의 투자 공부법
04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하라
05 금을 캐는 마음으로 정보를 캐라
06 사람들의 심리를 공부하라

 

CHAPTER 2 부동산 투자는 최고의 부업이다
07 절약, 리스크 없는 유일한 투자
08 싼 집에 살면서 돈을 모아라
09 아이와 함께 부동산 투자를
10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11 여자가 살기 좋은 집이 좋은 집이다

 

CHAPTER 3 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12 아파트, 오르는 데만 오른다
13 영원한 희소가치, 20평대 아파트
14 살 때부터 팔 때를 생각하라
15 주목하라, 나 홀로 아파트
16 임대소득과 매매차익, 둘 다 잡아라
17 저평가된 곳을 찾아라

 

CHAPTER 4 아파트, 언제 사고 언제 팔까
18 목표 수익률을 정하라
19 대출의 마법을 일으켜라
20 개발 호재보다 수요와 공급이 중요하다
21 전세 투자는 2년, 월세 투자는 4년
22 부동산 투자는 시간에 투자하는 것

 

CHAPTER 5 콩나물값 깎지 말고 아파트값을 깎아라
23 나의 정보를 발설하지 마라
24 입은 닫고 귀는 열어라
25 관계의 기본, 기브 앤 테이크
26 가격 조정에 유리한 상황들
27 세입자가 편해야 집주인이 편하다

 

CHAPTER 6 간단하게 수익률 높이는 셀프 리모델링
28 싸게, 예쁘게, 자신 있게!
29 내 아파트 경쟁력 높이기
30 디테일이 분위기를 좌우한다
31 기다리는 마음, 만남의 기쁨

 

CHAPTER 7 복부인이 경험한 소액투자 실전 사례
32 2,000만 원으로 산 23평 대전 진달래아파트(2010년)
33 700만 원으로 산 충남 아산 설화초원아파트(2012년)
34 2채로 700% 수익률을 낸 경북 칠곡 아파트 투자(2012년)
35 3,000만 원으로 산 포항 대유타운아파트(2012년)
36 1,000만 원으로 산 세종 성호늘푸른아파트(2013년)
37 3채로 1억 5,000만 원의 차익을 남긴 산본 아파트 투자(2013년)

 

에필로그| 선한 부자의 꿈을 위하여
부록 1| 주목! 2017년 복부인의 아파트 투자 꿀팁
부록 2| 부동산 수익률 분석표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


부동산 투자는 최고의 부업이다

여자가 살기 좋은 집이 좋은 집이다

나는 아파트에만 투자한다. 여자가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집이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어느 가정이든 집에 대한 결정권은 여자에게 있다. 남자는 저녁에 들어와서 아침에 나가면 그뿐,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여자다. 그래서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도 여자의 취향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런데 여자는 왜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할까? 여기에는 크게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가장 안전한 주거 형태다. 물론 경호원이 지키는 저택도 있지만, 그건 예외로 하고 말이다. 둘째, 튼튼하다. 내가 4년간 살았던 빌라는 주인이 직접 지은 건물이라 싱크대도 브랜드 제품이었고 창호도 견고하고 좋은 자재를 썼다. 그런데도 건축연도에 비해 노후 정도가 심했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에 비해 빌라는 최저가로 날림 공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셋째, 관리가 잘된다. 이에 비해 빌라는 주인이 여러 명이어서 관리의 주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넷째, 학교와 놀이터가 있다. 다섯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아파트보다 저렴하니 초보자들은 빌라 투자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문제는 빌라 투자는 한두 번 하다가 멈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누수 등 하자를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세입자의 불만 전화에 지친 나머지 부동산에는 더 투자하고 싶지 않아진다고들 한다. 나는 빌라에 살면서 직접 불편을 겪어봤기에 세입자나 매수자에게 빌라를 권하기가 양심상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도 있다. 내가 살기 싫은 집에 남더러 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가 살고 싶지 않은 아파트는 구입하지 않는다.


나는 현장에 가면 물건만 보는 게 아니라 사람들까지 유심히 본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여자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 친구와 이야기하며 지나가는 청소년들, 그들의 인상을 보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안 보는 체하면서 슬그머니 살핀다. 여자의 마음으로 본다.


여자들은, 정확히 말하면 아이 엄마들은 우리 아파트 단지에 착하고 똘똘한 아이들과 마음씨 좋은 아줌마들과 점잖은 노인들이 많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내 아이의 친구, 친구의 엄마, 친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테니 말이다. 남자들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보지 못한다. 남자들에게는 위치와 가격만이 중요하다. 남자에게는 없는 눈을 여자는 갖고 있다.



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영원한 희소가치, 20평대 아파트

과거에는 대형 평수의 평단가가 가장 높았지만 이제는 20평대가 가장 높다. 가격 상승도 앞으로는 20평대가 이끌게 될 것이다. 20평대가 오르면 그 다음으로 30평대가 오르고, 그 다음 순서로 40평대가 오르는 식이다.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지금은 과거처럼 대형 평수가 매매가격을 리드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


20평대 아파트는 영원한 희소가치가 있다. 이제는 20평대 아파트를 잘 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20평대는 방 3개에 욕실 2개짜리 확장형 구조로 30평대와 다를 바가 없다. 이런 구조는 분양가 대비 건축비가 많이 든다. 욕실, 싱크대, 수납장은 똑같으니 바닥이 좁을수록 평당 건축비가 높아지지 않겠는가. 공급자로서는 30평대 이상을 많이 내놓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경기가 좋을 때 건설사들이 대형평수 위주로 아파트를 지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0평대는 대부분의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평형이다. 신혼부부도 은퇴한 노년부부도 선호하고, 혼자 사는 사람도 20평대를 좋아한다. 1~2인 가구라고 해서 좁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집 마련을 꿈꿀 때도 최소한 20평대 아파트를 생각한다. 집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가장 큰 세대는 아직 어린 자녀를 둔 30대 부모인데, 같은 20평대라 해도 방 2개짜리는 아이들 키우며 살기에는 불편하다고 느껴진다. 또 복도식일 경우 복도로 이웃들이 통행하므로 여름철에 문을 열어놓고 있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방 3개짜리, 20평대, 계단식 아파트가 가장 인기다.


방 2개에 화장실 하나, 역세권, 오래된 아파트라도, 또 주변에 아무리 새 아파트가 들어서도 이런 아파트는 수요가 줄지 않는다. 가격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빌라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위치가 언덕배기인 곳이 대부분이어서 아이들이 마땅히 뛰어놀 장소가 없다. 골목으로 자동차들도 많이 다니기 때문에 아이를 학교에 보낼 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한국 사람들은 나보다 잘사는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같은 입지와 비슷한 가격이라면 소형 평수로만 이루어진 단지보다는 중·대형 평수와 함께 있는 단지가 더 좋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주변 집값이 비싼 지역이 좋다. 주민들 소득이 높고 집값이 비싼 곳은 학군도 좋고 수요가 탄탄하다.


역으로 중·대형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라면, 소형 없이 중·대형 평형끼리만 어울려 있는 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즉 20평대를 고를 때는 20·30·40평대로 이루어진 단지를, 40평대를 고를 때는 40·50·60평대가 함께 있는 단지를 선택하면 된다. 내가 가진 아파트가 그 단지에서 가장 작으면 되는 것이다.



아파트, 언제 사고 언제 팔까

전세 투자는 2년, 월세 투자는 4년

임대차는 계약기간이 기본적으로 2년이기 때문에 나는 투자기간을 2년으로 잡는다. 그래서 투자를 할 때는 2년 후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미리 점검하고 접근한다. 2년 후를 예측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주변에 신규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있는지, 있다면 분양이 완료된 세대수는 얼마인지, 내년과 내후년에 입주하는 물량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면 된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이 시작되면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어 활황이 되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외면을 받아 미분양이 생긴다. 두 경우 모두 가까운 곳에 있는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에 일시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그리고 입주가 시작되면 수천 세대가 동시다발로 들어오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의 임대가가 하락한다. 집을 팔고 신규 아파트로 이동하는 수요도 많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를 매도할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경우 일부러 전세가 들어 있는 물건을 잡는다. 예를 들어 2018년 12월 1일에 신규 아파트 5,00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라면, 전세 계약기간이 2016년 8월 20일부터 2018년 8월 19일까지인 기존 아파트를 2016년 10월 1일에 매수한다.


2016년 10월에 매수하여 12월에 잔금 치르는 것으로 계획을 잡으면 2년 후 신규 입주물량과 겹친다. 이렇게 매도 시점을 고려하면 전세가 이미 들어 있는 아파트가 좋다. 그리고 2018년 8월 전세 만기 시, 그러니까 신규 입주 물량이 풀리기 직전에 매도한다.


월세 투자는 전세 투자와는 또 다르다. 4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다(임대사업자의 의무등록기간이 기존 5년에서 4년으로 변경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임대사업자로 4년만 보유하면 되므로 월세 투자 기간을 최소 4년 이상으로 정했다). 월세수익률이 높을수록 매매가 상승이 더딘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4년 이하로 보유했다가 팔고 또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파트, 언제 사고 언제 팔까. 잘 팔리는 집을 사서 잘 팔리는 타이밍에 팔면 된다. 그 지표가 수요와 공급이고, 이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전세물건이다. 전세물건이 많은지 적은지는 중개소에 물어보면 쉽ㅈ게 알 수 있다. 전세를 구하는 사람으로 가장해 전세물량과 가격을 물어보면 된다.


매도 시점과 가격을 파악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세 상황이 어떤지를 먼저 물어봐라. 전세물건이 많다고 하면 집 팔기는 어렵겠구나 생각하면 된다. 반대로 전세가 귀해 이사 날짜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하면 이때다 하고 팔아야 한다. 그러나 초보 투자자들은 매물이 없을 때 사서 매물이 많을 때 판다. 가격이 오를 것만 생각했지 매물이 그렇게 많아질 줄은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아파트를 장기 투자하게 된다.


물량이 많을 때는 최소한 서른 곳의 중개소에는 내놓아야 팔린다. 공동중개를 하는 경우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각각에 중개사무소가 붙기 때문에 중개사무소가 2개가 된다. 매도자 측 중개소에서는 본인이 매수자를 구해 양측 중개수수료를 모두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매수자 측 중개소가 가격 절충에 나서더라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부동산끼리 사이가 안 좋아 옆집인데도 인사조차 안 하고 지내는 곳도 있고, 두 패로 나뉘어 절반만 공유하는 지역도 허다하다. 공유한다는 뻔한 이야기에 속지 말고 중개업소는 여러 군데를 방문해보자.



콩나물값 깎지 말고 아파트값을 깎아라

가격 조정에 유리한 상황들

중개업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애쓰는 목적은 하나, 좋은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서다. 그러니 처음부터 중개소를 잘 골라야 한다. 좋은 물건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큰 곳을 공략하라는 뜻이다 첫째, 매도측 중개소를 찾아가라. 매도측 중개소와 접촉해야 매도 사유와 매도자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어 협상이 유리해진다. 둘째, 공유되지 않는 부동산을 공략하라. 내부 수리 상태가 양호하고 집주인의 사정으로 급하게 나온 매물이 있다고 치자. 시세보다 저렴해서 굳이 다른 중개소와 공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거래할 수 있는 물건이다. 공유되는 매물은 가격 협상의 여지가 있는지 어떤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급매로 나오는 물건의 매도 사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할 때

2014년에 시세보다 1,500만 원 저렴하게 집을 산 적이 있는데 바로 이 이유였다. 매도자 측에서는 매도 사유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이사를 가야 해서 집을 판다고만 이야기했다. 갈 곳과 입주 날짜가 정해져 있는 매도자라면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만약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면 집이 팔려야 그 돈으로 잔금을 치르고 입주할 수 있다. 기한 내에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그래서 신규 아파트의 입주 초기보다는 입주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날짜가 임박했을 때 기존 아파트의 급매물이 나온다.


매도 사유가 분양받은 아파트로 이사하는 것일 때는 가격을 깎기 쉽다. 해외 이민이나 지방 발령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언제, 어디로, 왜 이사해야 하는지를 꼭 물어봐야 한다. 돈이 돈을 버는 것이기에 아파트 투자 초기에는 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다. 투자 초기일수록 싸게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이혼 예정이거나 이혼한 집일 때

시세보다 싸게 나온 아파트가 있어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이 걸려 있었다. 중개업자에게 물어보니, 이혼 예정인 부부인데 부인이 남편 명의의 집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라고 했다. 빨리 재산을 정리하고 이혼하고자 하는 사정으로 저렴하게 나온 집이었다. 그럴 때는 중개소에 이렇게 말하면서 압력을 좀 넣는다.


"이 집에서 얼마나 지지고 볶고 싸웠겠어요. 이런 집을 누가 사겠어요? 깎아준다면 제가 사겠지만 안 깎아주시면 저도 별로 살 생각이 없어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비과세를 위해 매도할 때

집이 1채뿐일 때, 그리고 일시적 1가구 2주택일 때는 집을 팔아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1가구 2주택이라면, 정해진 기간 내에 집을 팔아야 세금을 내지 않는다. 중개소에서 매도 사유를 알려주지 않으면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 유추할 수 있다. 우선 대출부터 본다. 매매가가 3억 원인 어느 집은 대략 계산해봤을 때 원금과 이자를 합쳐 다달이 100만 원은 나갈 듯하다. 반면 같은 가격에 같은 동인데 빚이 하나도 없는 집이 있다. 이는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뜻이고, 다른 집을 더 소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가격 협상을 하기 전에 마음에 드는 집 두세 군데의 등기부등본을 미리 떼어서 비교해가며 봐야 한다.


-지저분한 집일 때

집을 보러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인테리어가 멋들어진 집이나 살림이 적고 청소가 잘 되어 있어 깔끔한 집에 마음이 쏠린다. 하지만 짐 빼고 나면 다 마찬가지다. 구조가 같은 집이라면 내부는 똑같다. 눈에 보이는 것에 흔들리면 안 된다. 도배는 새로 하면 되고 고장 난 곳은 수리하면 된다. 그러니 깨끗한 집보다는 지저분한 집을 골라라. 살림이 어지럽고 수리 상태가 엉망인 집은 다른 사람들도 매수하기를 꺼리므로 가격 협상에 유리하다.


-이민, 사망, 전세 만료 전

한번은 시세보다 1,500만 원 저렴하게 나온 집을 봤다. 5월에 매물로 나왔는데 입주 가능일은 11월이었다. 반년 후에야 입주가 가능한 집은 잘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가격 조정이 쉽다. 집주인이 전세를 끼고 팔고자 한다면 돈이 급해서인 경우가 많으니 이때도 집값을 깎기 쉽다. 대출이 많은 집도 가격 협상에 유리하다. 빚이 많은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없어 어떻게든 팔고 싶어 조급해한다. 이밖에 집값을 깎을 여지가 있는 경우로 집주인이 사망하기 전에 매도하고자 할 때, 상속·증여 등 재산을 정리하고자 할 때 등이 있다. 이민·해외 체류로 집을 관리하기 어려워서 빨리 처분하고 출국하고자 할 때도 그렇다.



복부인이 경험한 소액투자 실전 사례

3채로 1억 5,000만 원의 차익을 남긴 산본 아파트 투자(2013년)

가까운 세종시 투자를 마치고 곧바로 수도권으로 눈을 돌렸다. 기나긴 침체기를 끝내고 드디어 소액 투자가 가능한 지역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천 청라지구를 시작으로 군포, 평택, 천안 라인을 돌았다. 부담 없는 1억 원대에 지하철역이 인접한 산본 역세권이 마음에 쏙 들었다.


산본 율곡아파트에서 본 한 집은 1가구 1주택 비과세 물건인데 세입자가 밤 8시가 지나야 집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집을 꼭 보고 싶었기에 대전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갔다. 그러고는 대전에서 올라온 아이 엄마이니 200만 원만 깎아달라고 떼를 써서 매수에 성공했다.


잔금을 치른 다음 세 아이를 데리고 안양등기소에 가 직접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 용어가 생소해서 복잡해 보이지만 별것 없다. 한 번 해보고 나면 자신감이 생긴다. 매도인에게 받아야 할 서류만 제대로 챙기면 나머지는 내가 어떻게든 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동안 평생 법무비를 아낄 수 있으니 도전해 보자.


사실 초기에는 부동산 투자를 하면 할수록 돈을 벌기보다는 돈이 나가는 느낌이 든다. 투자금은 기본이고 취득세, 등록세, 중개수수료, 수리비, 재산세에 현장을 다닐 때 드는 교통비나 밥값도 만만치 않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야 했다. 그래서 등기와 집수리는 처음부터 직접 했다. 집에서도 할 수 있다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에 접속해서 e-form을 선택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산본에서 모두 3채를 매수했다. 수도권에 그것도 강남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의 아파트를 3,000만 원으로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산본은 금융위기 때도 전세가가 1,000만 원 정도 하락했다가 금세 회복했을 만큼 실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다. 게다가 매도자는 2억 1,000만 원에 산 집을 2,000만 원을 들여 수리를 한 뒤 1억 9,500만 원에 파는 상황이었다. 전고점만 회복해도 1,000~2,000만 원은 금방 수익이 난다.


당시 내 나이 서른하나, 남편의 월급은 300여만 원이었다. 잔금을 치를 때까지 서너 달의 시간이 있었으므로 정말이지 악착같이 안 먹고 안 쓰며 자금 계획을 세웠다. 급기야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고, 일부는 카드로 일부는 현금으로 나누어 내며 생활했다. 집을 얼마나 열심히 샀던지 취득세가 인하되었을 때는 통장에 2,000만 원 가까이 환급되어 있었다.


1채는 2015년 2억 4,000만원에 매도했고(양도소득세 합산과세 때문에 매년 꾸준히 매도한다), 1가구 1주택 비과세로 5년간 양도소득세가 없는 집은 2억 2,500만 원에 전세를 놓았다. 현재 매매가는 2억 6,000만 원이 넘는다. 시험삼아(?) 충무주공 2단지 로열동 탑층 18평도 하나 매수했다. 당시 매매가는 1억 4,500만 원 전세는 1억 3,500만 원이었다. 탑층이라 결로와 곰팡이가 생겨서 가볍게 수리한 후 2016년 여름에 1억 9,000만 원에 매도했다. 1,000만 원대 투자로 4,000만 원의 수익을 냈으니 만족한다.


결과적으로 2013년 산본에서 매수한 3채의 매매차익은 모두 합해 약 1억 5,000만 원이다. 아이 셋 키우는 전업주부가 어디에서 이런 돈을 벌 수 있겠는가. 남편 월급을 아무리 모아봐야 1년에 2,000만 원 안팎이다. 참으로 귀하게 얻은 수익이기에, 아파트 투자로 번 돈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재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