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주식시장을 죽이는가?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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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프레임
   
16000
2013�� 03��



■ 책 소개
개미들만 죽어나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불편한진실, 
그 위기와 해법을 말하다!

머니투데이방송 증권전문기자로 수년간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을 지켜봐온 저자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실체를 적나라하게파헤친 책.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쉽게 얘기하지 못했던, 불편한 사실이지만 차마 꺼내지 못했던 우리 주식시장의 문제점들을 보여준다. 또한투자자는 물론 정부기관과 운용사, 그리고 상장기업들에 대한 일침과 함께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제안한다. 

주식 시장이 개미들의 무덤으로 전락한 이유로비상식적이고 맹목적인 투자문화를 가장 먼저 손꼽는다. 기업에 대한 정보나 성장 가능성은 보지 않고 그저 소문을 따라 투자하는 저급한 투자 방식은결국 필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 새 정부 5년 안에 혁신되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또한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해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무상증자와 액면분할, 쥐꼬리 배당의 문제점과 해결책도 제시한다. 기업,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제도적으로 단행해야 할 처방전도 함께 내놓았다. 특히 저자는 자본시장의 유동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정부 부처와 금융 당국의 근본적인 개혁을요구한다. 

마지막 장에는 개미투자자들의 투자 길잡이를위해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합리적인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로 커다란 수익을 내고 있는 큰손들의 투자 비법을 담았다. 부록에 수록된유동비율, 현금성 자산, 코스피·코스닥시장의 PBR 상위 기업 리스트 등도 유용한 투자 지표가 될 것이다.
■ 저자 유일한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했으며,주식시장이 한창 호황이던 1999년 머니투데이에 입사해 증권부 기자로 일했다. 2000년 버블의 붕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간주식시장의 희로애락을 현장에서 경험하다가 2008년에 머니투데이방송(MTN)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자는 방송을 진행하며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에서저평가되어 온 중소형 가치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알짜 중소형주 정보에 갈증을 느껴온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중소형주 매매 전략의 노하우를 담은『지금 당장 중소형주에 투자하라』(2011년)를 출간했다. 저자의 두 번째 책인 『누가 주식시장을 죽이는가?』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글로벌경제위기 속에 주식 투자자들이 노후의 대비책으로서 주식시장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이유, 저질 투자 문화가 고착화되고 있는 자본시장에 대한안타까움을 담았다. 또한 죽어가는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수혈해야 할 무상증자, 액면분할, 코넥스시장 등 투자자와 기업, 정부가 함께해야 할 정책적, 제도적 처방전에 대해 세심하게 다룬다. 저자는 현재 머니투데이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기고만장 기자실’과 ‘시선’을 진행하고있으며,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가고 있는 대한민국 주식 투자자의 미래를 위해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있다.

■차례
추천사1. 주식시장, 이거 왜 이러는 걸까요?_김태석(가치투자연구소 대표) 
추천사2. 개미투자자들은 왜주식시장에서 실패하는가?_정경근(전업투자자) 

프롤로그- 변화 없이는 투자의 미래도 없다 
이 책을 읽기 전에 - 상식과 합리적 사고가 무너진 자본시장
PART1. 알고도 속는 주식시장의 불편한 진실
1. 대통령 선거와 정치테마주 
2. 비싸도 너무 비싼 코스닥시장 
3. 개미지옥이 된 코스닥의 낯 뜨거운현실 
4. 대기업 자금 조달 시장으로 전락한 코스피 
5.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 외국인 투자자 
PART2.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후퇴시키는 주범들
1. 자본시장의 변화 없이는 노후도 없다 
2. 자본시장에서 삭제해야 할 단어, 가격제한폭 
3. 매도는재앙? 롱온리 투자의 한계 
4.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국민연금의 무능 
5. 주주를 위해 싸우지 않는 자산운용사 
6.전자투표를 외면한 그들만의 리그, 주주총회 
7. 누구를 위한 파생상품 마녀사냥인가 

PART3. 개미들이 이기는 주식시장을 위한 전략 
1. 착한 개미는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2. 소액주주의 권리, 무상증자 
3.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액면분할 
4. 주식시장에는스타가 필요하다 
5. 주식시장의 성장판, 코넥스시장 
6. 쥐꼬리 배당 공화국 이미지 벗기 
PART4. 불황에도 끄떡없는 큰손들의 투자법
1. 주식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라!: 주식농부 박영옥(스마트인컴 대표) 
2. 기업의 미래를 담보로 한 저PBR투자의 저력: 압구정동 교주 조문원(로데오투자클럽 대표) 
3. 투자자가 중심이 되는 가치 투자의 전도사: 밸류타이머 신진오(가치투자자협회회장) 

에필로그 - 건전하고 투명한 자본시장에 우리의미래가 있다 
부록 - 유동비율 순위 | 현금성 자산 순위 | 코스피&코스닥 PBR순위





누가 주식시장을 죽이는가?


프롤로그 - 변화 없이는 투자의 미래도 없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열이면 열 모두 투자하는 방법이 다르다. 때문에 자신과 투자법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투자자를 찾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에 가깝다. 좋게 말하면 주식 투자자들의 개성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고, 나쁘게 말하면 저마다 나름의 고집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투자법에 정답이 있다고는 필자 역시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개인투자자자들이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을 고르는 기준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사실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잘못된 투자 관행 때문에 좋은 주식이 아니라 나쁜 주식을 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원하는 수익을 내는 투자자는 결국 극소수가 될 수밖에 없다.


초고속 인터넷을 이동통신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 이용할 수 있는 꿈의 통신 서비스가 현실이 된 지금, 자본시장을 운영하는 인적·물적 인프라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불균형 속에서 금융회사와 금융회사 종사자들은 구태에 머물며 자시 자신과 회사의 이익만 좇을 뿐, 고객과 투자자의 이익은 뒷전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미래에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 자신이다. 자본시장의 후퇴를 가져온 일차적인 책임은 투자자 자신에게 있다. 상장사의 주주로서, 운용사의 고객으로서, 투자자들이 권한과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불합리와 부도덕을 낳고 말았다. 



PART1. 알고도 속는 주식시장의 불편한 진실

대통령 선거와 정치테마주

정치투기주의 급등과 급락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은 한결같다. 실체가 없는 테마주의 속성 때문이라고. 실적이나 증시 상황을 보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 소문, 지연, 학연에 얽혀 생성되었기 때문에 실체가 드러나면 곧 사상누각처럼 주자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실체가 없는 뜬구름 같은 주식에 열광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불편한 현실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데,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2012년 9월 19일 안철수 교수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던 날, 정말 묘한 일이 벌어졌다. 안철수 투기주의 정점에 있던 미래산업의 최대주주인 정문술 회장이 2,480만 주(8%)에 달하는 지분 전량을 장내 매각한 것이다.


나중에 알려진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주가가 워낙 급등해 우리 사주를 팔고 나가는 직원들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자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정문술 회장의 지분 전량 매각으로 미래산업의 주인(지배주주)이 없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로써 최대 주주는 2% 남짓한 지분을 갖고 있던 우리사주조합으로 넘어갔다. 결국 10% 넘게 오르던 미래산업의 주가는 4억 주가 넘는 엄청난 거래량을 수반하며 하한가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주인이 사라진 회사의 주식을 사겠다고 덤비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많았다.


일 년 넘게 대선투기주 단속에 공을 들였던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2012년 12월 26일, 18대 대선이 끝나고 일주일 뒤 대선투기주의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 조사해 발표했다.


150개 정치테마주의 시가총액은 2011년 6월 1일 21조 1,000억 원에서 41조 6,000억 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24조 3,000억 원으로 최고가 대비 17조 3,000억 원 감소했다(이 기간 동안 엄청난 거래가 있었기 때문에 감소한 시가총액만큼 손해를 본 투자자가 분명 존재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주가 폭락과 함께 수반된 막대한 거래량. 같은 기간 150개 테마주의 평균 매매 회전율은 2,628%였다. 상장 주식 수의 26배 넘는 거래가 있었다는 뜻으로, 주식 소유자가 26번 바뀔 정도로 빈번하게 거래됐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 평균 매매 회전율은 472.6%에 불과했다. 기록적인 주가 하락을 선보인 투기주들도 적지 않았다.


테마주 폭락에 따른 피해는 당연히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갔다. 외국인, 기관의 참여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을 감안하면 100%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었다.


17조 원은 우리나라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를 2억 3,400만 원에 모두 살 수 있는 천문학적인 돈이다. 실제로 우리 경제를 오래오래 짓누르는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17조 원이면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큰돈을 개인투자자들이 대선투기주 하나만 바라보다가 공중에 날려버렸다. 이게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현주소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현실이 이렇다.



PART2.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후퇴시키는 주범들

자본시장의 변화 없이는 노후도 없다

정부, 기업, 개인 모두 백년지대계를 세우면서 한편으로는 초스피드 변혁의 물결에 뒤지지 않기 위해 발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변혁의 에너지가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곳이 바로 자본시장이다. 우리 자본시장(또는 자본시장 참여자)은 길게 볼 때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며, 가까이는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 한국 자본시장 스스로도 해외 자본시장과의 불꽃 튀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동시에 하루하루 급변하는 투자자와 돈의 속성을 제대로 추적해 이들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는 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자본시장이 이런 막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참으로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인적·제도적 결함, 즉 유능한 인재가 부족하고 자본시장이 나아갈 길을 안내해주는 법과 제도는 심각한 과거형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돈이 몰리는 게 아니라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앞서 언급한 정치투기주 광풍이 이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는 화(禍)를 당한 주체의 자기반성과 쇄신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반성만이 발전으로 나가는 진보의 동력이 되고, 혁신(이노베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반성을 통한 자본시장 이노베이션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숙제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우리에게 주어진 정비의 시간이 길어야 5년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일부를 제외하면 제조업 분야는 중국이라는 대국에 추격당한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필자는 다시 한 번 확신의 어조로 말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5년 안에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라고.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시대가 고착화되고 있다. 4% 예금 특판에 돈이 몰리는 초저금리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제 자본시장에서 노후를 보장받아야 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상황이 될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삭제해야 할 단어, 가격제한폭

대한민국 주식시장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논의되어야 할 부분으로 가격제한폭을 선정했다. 일각(一角)을 다투는 일이기 때문이다. 15% 가격제한폭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후진국형 모델로 고착화시키고 있는 현행범이라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가격제한폭은 왜 문제가 되는가? 가격제한폭이 갖는 가장 심각한 맹점은 바로 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데 있다. 용어부터 용감한 묻지마 투자라는 게 있다. 가격을 보지도 않고, 기업의 내용을 따지지도 않고 주식을 산다는 말이다. 이런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길 바라는 마음 자체가 욕심이 아닐까.


우리 투자자들은 막연한 실체만 보고 귀중한 자신의 돈을 검증도 없이 쏟아붓는다. 이런 불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투자 행태가 만연하는 바탕에는 하루하루의 주가를 15% 이내로 묶어두는 가격제한폭이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격제한폭 제도가 최악의 파국은 막아주기 때문에 요행을 바라고 투자를 해도 된다는 심리가 팽배한 것이다.


테마주 투자의 부실함, 문제점에 대해서 웬만한 투자자들은 다 알고 있다. 알면서도 매달린다. 밥상 위의 컵을 건드리면 테이블 위에 물이 흥건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린아이가 컵에 손을 대려고 반복 시도하는 것과 같다. 이런 아이에게 매가 보약이듯 요행을 바라는 투자자에겐 가격제한폭 폐지가 꼭 들어가야 할 처방이다.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리는 투자자들에겐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의 실력을 믿고 있다면 정보 매매도 하고 테마주 매매도 하라. 단 하루 만에 주가가 절반 이상 하락할 수도 있다. 물론 그때의 책임은 투자자인 당신이 100% 져야 한다고 말이다.


매도는 재앙? 롱온리 투자의 한계

롱은 천사, 숏은 사탄이라는 낡고 고루한 인식과 문화가 낳은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기업 분석의 편향이다. 모든 펀드가 주식을 사기만 한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주가가 올라야 한다. 하지만 이런 당위성이 냉엄한 주식시장에서 통할 리가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주식시장은 주식을 사기만 하는 펀드를 언제나 놀려줄 준비가 되어 있다. 매우 놀랄 만한 사실을 하나 공유해 보자.


머니투데이방송은 애널리스트 평가시스템을 전문 개발 운영하고 있는 밸류포커스와 2010년부터 애널리스트 평가를 해오고 있다. 이 방식은 100% 정량 평가를 통해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을 평가한다. 평가 주체의 감정이나 이해관계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애널리스트 평가를 위해 밸류포커스가 조사를 실시한 리포트는 무려 2만 9,820건. 리포트에는 기본적으로 상장사의 실적 전망, 목표가, 투자 의견이 담겨 있다. 투자자들은 이를 투자 판단을 내리는 데 참고한다. 그런데 그 많은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는 불과 0.05%인 16개에 그쳤다. 2010년에는 43개였다. 중립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는 2,148건으로 전체의 7.2%였다. 2010년 3,088건(10.4%)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매수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는 전체의 93%에 이르렀다.


2011년이 어떤 해였던가. 그 험한 재정위기가 터지고 기업 실적이 감소하는 위기 상황에서 왜 애널리스트들은 매수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을까. 그들의 항변을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가장 큰 이유는 펀드매니저가 싫어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가 몸담고 있는 증권사 역시 매도 리포트를 싫어한다. 이렇듯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와 상장사 간의 뒤틀린 관계 속에서 진실이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신뢰의 훼손으로 이어지게 되고 주식시장을 믿지 못하는 투자자가 늘면 그 시장은 제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된다.


어마어마한 등락이 시시각각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롱온리만으로 무장한 우리의 운용 업계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자본시장에 조금이라도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우리 모두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 경기가, 주식시장이 안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주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라고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체계적으로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토대를 바탕으로 한 투자 분위기 속에서 창의와 혁신이 나오기 때문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사라고만 외치는 롱온리와는 이제 정말 안녕을 고할 때가 왔다.



PART3. 개미들이 이기는 주식시장을 위한 전략

주식시장의 성장판, 코넥스시장

코넥스(Korea New Exchange)라는 용어의 뜻은 한국의 새로운 거래소이다. 이 거래소가 생기는 이유는 창업 및 초기 중소기업의 금융 환경 혁신에 있다. 창업을 하려는 기업가나 창업을 한 지 몇 해 되지 않은 기업들이 부딪히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금융이다. 말 그대로 자금의 조달인데, 사실상 은행들은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에 담보로 낼 유무형의 자산이 있을 리 없다. 좋은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지닌 초기 기업이 자본시장(코넥스시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성장을 하고, 이후 코스닥시장이나 코스피시장에 정식 상장하는 것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코넥스가 어떻게 운영되고 향후 어떤 전망을 가질 수 있을지 알아보자.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은행에 집중돼 있다. 상당 기간 은행의 대출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경기가 안 좋아 중소기업들의 대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실정이다. 돈이 필요한 기업과 돈을 쥐고 있는 은행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


이런 취지로 기업 공개의 문턱을 대폭 낮춘 게 코넥스시장이다. 코넥스시장은 기술성 평가라는 조건을 달지 않고 기업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그렇지만 기술력이 우수해 높은 성장성을 지닌 기업이 코넥스시장을 구성하는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코넥스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체력이 대폭 보강되면 코스닥시장으로 도약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우량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다.


코넥스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 투자자, 즉 기관투자가 중심이라는 데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지정 자문인의 존재다. 기존 상장 제도에서 주관사에 해당한다. 하지만 주관사보다 훨씬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다. 한마디로 코넥스시장에 들어가려는 기업과 1 대 1 멘토 관계라고 보면 된다.


코넥스시장의 정신을 필자는 자율과 대박 그리고 책임으로 규정짓는다. 증권사(지정자문인)가 자기 책임 하에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상장을 유도하고, 이 중 일부는 대박을 터뜨림으로써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자본시장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필요한 몇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먼저 전문 투자자의 능력을 믿고 감시와 규제는 최소화하라. 가격제한폭 같은 거래 제한 장치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없애야 한다. 폐지가 어렵다면 30% 확대부터 단행하라. 그래서 혁신의 역량을 최대화해야 한다. 창의력이 넘칠 수 있도록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코넥스시장에는 바이오나 에너지, IT 뿐만 아니라 일반 제조업에 속하는 벤처나 중소기업들도 다수 진입할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도 있겠지만 투자자나 시장이 놀랄 대박을 터트리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정부와 금융 당국은 투자자 보호나 시장의 건전성 강화 등의 명분에 얽매이지 말고, 유년기를 지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세정책 등을 차별화해야 한다.


코넥스시장의 설립과 활성화가 결국은 성장성을 잃은 코스피시장, 불공정거래와 낙후된 투자 문화에 찌든 코스닥시장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성장성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유효하다면 말이다.


쥐꼬리 배당 공화국 이미지 벗기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20% 안팎에 불과하다. 이는 50%에 육박하는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배당성향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배당이 이처럼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절대 자수의 지분을 소유한 오너가 직접 경영을 하는 이른바 오너 경영의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장기 투자를 고집하는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적다 보니 배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그렇게 크지 않다. 배당을 소극적으로 실시해도 주주들이 화를 내지 않는다.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건 매우 당연한 일임에도 투자자들이 너무 착한 탓이다. 겉으로 표출된 불만이 없는데, 오너들이 애써 배당을 늘리려 할까?


배당금을 나누는 것은 비단 주식 투자의 수익률을 올리는 효과만 내는 게 아니다. 정부의 세수입 증대, 소비 촉진, 장기 투자 문화 정착 등 직·간접적인 영향이 매우 크다. 배당금을 주는 기업이 얻는 효과 역시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주와 공생한다는 이미지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 일반 주주는 곧 기업의 소비자인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적정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보율이라는 말이 있었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인기가 뚝 떨어진 용어인데,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눠 100을 곱해 계산한다. 쉽게 말해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에 해당하는 이익잉여금과 증자 등을 통해 쌓아둔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수치다.


좀 오래된 제도이지만 적정유보초과소득세(이하 유보초과세)라는 게 있다. 유보초과세란 적정한 유보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였다. 이 제도는 2002년 1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폐지됐다. 폐지된 이유는 기업 이익의 사내 유보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을 가로막는다는 것이었다.


폐기 처분된 지 10년이 더 지난 유보초과세지만, 이 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매우 많다. 따라서 10여 년 생활 동안 우리 기업의 환경이 매우 많이 변했기 때문에 사라진 제도는 얼마든지 구원투수로 등장할 환경이 됐다고 판단한다.


적절한 유보를 통해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키면 기업과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과도한 유보, 쥐꼬리 배당으로는 자본시장이 성장하거나 발전하기 어렵다. 제조업 강국 일본이 겪은 금융 대란의 현실을 우리도 직시해야 한다. 미국은 어떤가. 신용등급 강등의 수모를 겪었지만 여전히 군사력뿐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 측면에서 넘볼 수 없는 대국이지 않은가. 단순히 미국을 모방하자는 차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미국을 뛰어넘는 우리만의 자본시장 모델을 찾아야 할 때다. 우리 실정에 맞는 유보초과세를 도입하자.



PART4. 불황에도 끄떡없는 큰손들의 투자법

주식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라! : 주식농부 박영옥(스마트인컴 대표)

박영옥 (주)스마트인컴 대표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주식농부다. 그의 필명이 주식농부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농사를 짓듯 주식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름진 논밭에 좋은 씨를 뿌리고 가꿔 가을에 추수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기업을 선택하고, 선택한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농기계를 만드는 대동공업에 가장 오래 투자하는 데는 박 대표의 이런 철학이 많이 반영되었다.


박 대표는 태평양물산, 대동공업, 참좋은레져 같은 기업이 경영을 잘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소액주주를 홀대하는 경향이 강한 조광피혁과 같은 회사에 대해서는 항의하는 일 역시 마다하지 않는다. 필요하면 소액주주들을 모아 자신들의 의견을 경영진과 대주주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그의 투자 철학은 세 권의 책에 잘 나와 있다.


먼저 2010년에 나온 『주식, 농부처럼 공부해라』. 이 책에서 그는 상장사와의 동행을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주식 투자는 사고파는 기술이 아니라 될 성 싶은 떡잎을 지닌 기업을 발굴해서 오래오래 같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투자가 곧 사업이고, 주식을 한 주라도 사는 행위는 당장 그 회사의 주인(주주)이 된다는 결정인데, 함부로 그 주식을 사고팔 수 있을까가 내용의 핵심이다.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에서는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세대를 아울러 확장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기성세대가 아닌 어린이들과 학생들로 대변되는 신세대도 좋은 상장사의 주주가 될 수 있도록 경제 공부를 통해 일찍부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 책을 통해 공부만이 세상의 전부인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경제 감각은 어릴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책이 2012년 11월에 나왔다.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는 제목에 걸맞게 박 대표가 주식 투자를 대하는 철학이 짙게 배어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처럼 느리고 행복한 투자자로 사는 방법을 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보다 빠른 시간 안에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아우성치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실태와 정반대의 호흡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은 큰돈을 벌게 해준 행운은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비롯됐다는 경험담이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의 기능 회복과 활성화를 얘기한다. 투자자와 상장사 간의 이상적인 관계 설정도 주문한다.


박 대표는 "상장사의 오너와 경영진은 투자자와 주주를 배려하고, 투자자도 욕심을 버리고 수익률 기대치를 크게 낮추며 오래오래 공생하는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식 농부의 투자법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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