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트렌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차학봉
ǻ
김&정
   
4800
2007�� 07��



>■ 책 소개
『글로벌 부동산 트렌드를 알면미래가 보인다』는 새로운 투자 기회로 부상하고 잇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오늘과 내일을 알아본다. 상업용 부동산이 뜨는 현실, 집값을 결정하는글로벌 경제, 럭셔리 주택을 찾는 부자들, 경쟁력이 되는 도심 재개발, 국가 경제를 이끄는 거대 도시 등 5가지 트렌드를 소개한다.


저자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고 말하며, 우리가 글로벌 시장의흐름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부동산 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글로벌 오피스 투자 붐, 부동산시장의큰손인 중동과 중국, 선진국 임대주택의 교훈 등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아울러 론스타가 스타타워를 노린 이유, 미국 집값이 오르면 다른 나라 집값도 오르는 이유,부자들이 초고층 아파트를 좋아하는 이유 등 흥미로운 사안들도 다루었다. 글로벌 부동산의 이론과 실제를 담은 이 책은 우리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전망하고 부동산 산업의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다. 


■ &>저자차학봉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후 조선일보에 입사해 수도권부와 경제과학부를 거쳐 산업부에서 부동산을 담당하고있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서 「고령화에 따른 공간 구조의 분석」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일본의부동산시장과 국토 정책을 연구했다. 


저서로 『일본에서 배우는 고령화 시대의 국토-주택정책』(삼성경제연구소)과 『부자들만 아는부동산 시장의 법칙』(조선일보사)이 있다. 


■ 차례
총서 발간에 즈음하여 
머리말


트렌드 1 상업용 부동산이 뜬다 
1.론스타는 왜 스타타워를 노렸나? 
2. 글로벌 오피스 투자 붐 
3. 금리가 오르는데 왜 오피스에 투자할까? 
4. 주식처럼사고파는 부동산 상품 
5. 부동산기장의 큰손 중동과 중국 


트렌드 2 글로벌 경제가 집값을 결정한다
1. 집값을 좌우하는 지역 경제 
2. 미국판 강남 불패, 슈퍼스타 시티론 
3. 미국 집값이 오르면 왜 다른 나라도 오를까?
4. 선진국 임대주택의 교훈 


트렌드 3 부자들은 럭셔리 주택을 찾는다
1. 슈퍼부자들과 초고가 주택 
2. 런던의 초고가 주택 붐 
3. 고급 주택이 몰려드는 조세피난처
4. 부자들은 초고층 아파트를 좋아한다 
5. 세컨드 홈 시장에 중산층이 뛰어든다 


트렌드 4 도심 재개발이 경쟁력이다 
1.교외의 시대에서 도심의 시대로 
2. 괴로운 교외 도시 : 일본의 다마 뉴타운 
3. 경제를 살리는 도심 재개발 
4. 초고층프로젝트, 높이에서 문화로 


트렌드 5 거대 도시가 국가 경제를 이끈다
1. 메갈로폴리스의 재발견 
2. 빅3 도시가 세계를 움직인다 
3. 거대 도시 개발의 글로벌 무한경쟁


부록 1 ‘주택 보급률 100%’의 진실 
부록 2 지식산업시대의 도시개발





글로벌 부동산 트렌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이 뜬다

금리가 오르는데 왜 오피스에 투자할까?

전통적으로 경제학에서는 금리와 부동산 가격은 반비례하는 것이 정설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구입에 들어간 투자금의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부동산으로 투자될 돈이 은행 예금으로 이탈한다. 금리 인상은 부동산 투자 감소로 이어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시장은 본격적으로 가격 하락세를 타고 있다.


그런데 왜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은 금리 인상에도 투자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는 것일까? 주택은 개인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구입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개인들의 주택 구입 소요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대출이자에 부담을 느낀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기 시작해 집값이 하락한다. 이는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파산이 속출하고 있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오피스, 쇼핑몰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에 덜 민감하다. 상업용 부동산의 최종 소유자는 개인이 아니라 자기자본이 풍부한 연기금 등 장기 투자가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들은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연기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부동산에 할당된 투자자금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오피스 수요 증가와 쇼핑몰 이용자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부동산시장에는 단기투자 성격이 강한 하이일드펀드나 사모펀드가 1차로 부동산을 취득한 후 이를 연기금과 같은 장기펀드에 넘기는 "역할 분담"도 이뤄지고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들은 임대수익률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신흥 시장의 오피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인다. 이들 펀드는 리모델링 등을 통해 건물을 개/보수한 후 경기 회복에 맞춰 임대료를 인상한다. 임대료가 어느 정도 오르면 연기금과 같은 장기펀드에 차익을 남기고 되판다. 몇 년 전 서울의 오피스를 싹쓸이한 론스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키일라일이 자금은 단기펀드 성격이 강하다. 단기펀드로부터 빌딩을 사들이고 있는 싱가포르 투자청과 도이치뱅크는 임대료 수익과 장기적인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장기펀드들이다.


특히 장기펀드들은 자산 구성 차원에서 임대수익률이 금리 수준만 돼도 투자를 한다. 안정적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연기금과 같은 장기펀드 입장에서는 오피스의 임대료야말로 가장 확실한 투자처다. 기관투자기가들은 투자수익 못지 않게 투자의 다양화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펀드들이 늘어나면서 비교적 단기로 운영하는 사모펀드들의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부동산 펀드는 2007년 들어 52억 5,000만 달러를 늘려 130억 달러 규모로 키웠다.



글로벌 경제가 집값을 결정한다

미국판 강남 불패, 슈퍼스타 시티론

서울 강남의 집값이 치솟으면서 다른 지역 주택과의 가격차이가 급속도로 벌어지자 정부가 이를 규제하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만 특정 지역의 집값이 비싼 것은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타모니카/라호야/샌타바버라의 중산층 주택(방 4개와 주차장 2개를 갖춘 단독주택)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17억~18억 원 정도다. 샌프란시스코라면 13억 원 정도 된다. 반면에 텍사스의 알링턴과 같은 중서부 도시에서는 1억 5,000만 원 선을 넘지 않는다.


왜 특정 지역의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10배 이상 비쌀까?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의 조셉 그르코와 토드 시나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토퍼 메이어 교수는 「슈퍼스타 시티(Superstar Cities)」라는 공동 논문을 통해 그 해답을 제시했다.


첫째는 어떤 이유에서든 그 도시에 살기를 원하는 부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메이어 교수는 "슈퍼스타 시티에 살기 위해 프리미엄(진입 비용, 높은 임차료나 매매 가격)을 기꺼이 지급하겠다는 고소득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한국처럼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 문화적 시설을 갖춘 지역에 대한 수요가 많다.


둘째는 슈퍼스타 시티에 살기를 원하는 부자들은 많지만 건축 규제 등으로 주택이 충분히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경제학적 용어로 풀면 "주택 공급이 비(非)탄력적"이라고 한다. 즉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 자체가 부족하거나 건축 규제가 엄격하여 주택 건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도시에 살기를 원하는 부자들은 많지만 그들이 상수 있는 주택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꾸준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급이 부족한 슈퍼스타 시티에 사는 것은 마치 "희귀한 사치재(財)"를 소유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메이어 교수 등이 슈퍼스타 시티의 인구 변화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인구에서 부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의 비율은 감소했다.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저소득 계층은 결국 도시를 떠난 것이다. 반면에 그 자리는 부자들이 계속 채우고 있다.


그들은 또 관광도시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며 지난 2~3년 간 집값이 급등한 라스베이거스와 마이애미 같은 지역은 슈퍼스타 시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관광/카지노/골프장 때문만이 아니라 노인들의 류머티즘에 좋은 기후 때문에 은퇴한 부자들이 대거 멀려들고 있다. 마이애미 역시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남미와 유럽의 부자들이 고급 주택을 사들이면서 지난 3~4년 간 집값이 급등했다.


그러나 마이애미나 라스베이거스는 건축 규제가 강하지 않고 개발 가능한 토지도 널려 있어 결코 슈퍼스타 시티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주변 지역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들이 많아 집값이 급등하면 건축업자들이 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 수요보다 더 많은 주택이 지어지므로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부유층 거주자 증가, 빈곤층 거주자 감소"라는 특징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라스베이거스는 부유층과 빈곤층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슈퍼스타 시티론이 2006년 미국에서 각광받은 이유는 불황기 재테크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이론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집값 하락기에도 집값이 비싼 샌디에이고/로스앤젤레스/뉴욕/워싱턴의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투자에 유리하다. 이들 지역은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기 때문에 불황기에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폭이 작고 상승기에는 상승 폭이 다른 지역보다 크다는 것이다.


과거 10년 간 집값이 비싼 지역의 상승률이 더 높았다는 것이 슈퍼스타 시티론의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반 미국의 주요 대도시 상당수가 가격 폭락을 경험했지만, 슈퍼스타 시티 지역은 대부분 인플레이션을 감안하고도 가격이 15년 전보다 43%나 올랐다. 반면 일부 지역은 아직도 15년 전 가격보다 19%가 하락한 상태다. 지역 경기는 좋았지만 주택 공급량이 많았던 휴스턴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집값이 역사상 최고였던 1983년보다 아직도 19%가 낮다.


그러나 부동산 평가 회사들은 여전히 "슈퍼스타 시티론"을 수용하지 않는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 등 부동산 정보 회사들은 최근 소득 대비 집값 비율(price-to-income ratios), 지역 경제 성장률 등을 활용해 향후 집값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들은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피츠버그/내슈빌/휴스턴/세인트루이스/오스틴 등은 그 동안 저평가됐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평균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슈퍼스타 시티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비싼 주택 가격은 결국 지역 경제는 물론 집값에도 "독(毒)"이 된다는 것이다. 높은 집값은 장기적으로 기업을 다른 도시로 유출시켜 일자리 감소와 집값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직원들의 임금도 오릴 수밖에 없으므로 겨룰 기업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주민들은 줄어들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집값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의 경우, 2003~2005년에 인구의 0.3%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도심 재개발이 경쟁력이다

경제를 살리는 도심 재개발

영구 제2의 도시 버밍엄의 불링, 도심에 위치한 800년 전통의 재래식 시장 불링 1970~80년대 철강 등 버밍엄의 주력 산업이 몰락하면서 슬럼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3년 불링은 백화점/아파트/오피스로 구성된 복합 건물로 재개발되면서 버밍엄 경제 부활의 견인차가 됐다. 1만 5,000개의 둥근 알루미늄 판으로 장식한 외관 등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불링의 셀프리지백화점은 개관 첫 해에만 3,000만 명이 찾았을 정도로 영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다. 영국이 한 조사에서 셀프리지백화점은 "런던아이"와 "빅벤"에 이어 영구의 랜드마크 3위에 랭크됐다.


이처럼 도심 부동산 재개발이 도시의 외관뿐만 아니라 경쟁력까지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버밍엄이 도심 재개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단순히 도시 안 건물의 독특한 외관 때문만은 아니다. 버밍엄의 도시 재생 역사는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국제 컨벤션센터 완공을 계기로 버밍엄은 몰락해 가는 전통 산업의 대체 산업으로 쇼핑/관광 산업과 금융/IT 산업 등을 육성하기로 하고 중심 전략의 하나로 도심 개발을 선택했다.


그 선도적인 "작품"이 1995년 완공되기 시작한 브랜들리 플레이스다. "좋은 디자인이 부동산 개발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부동산의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공공 용지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철학을 가진 부동산 개발 회사 아전트가 버밍엄 시와 손을 잡았다. 아전트가 개발한 브랜들리 플레이스는 사무실/호텔/점포/아파트/극장을 함께 개발한 복합단지다. 처음엔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저분한 도심에서 고급 주거 시설과 쇼핑센터는 수익성을 낼 수 없다는 회의론으로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았다. 당시 쇼핑몰이나 고급 주거 시설은 교통이 편리하고 땅값이 싸고 쾌적한 근교에 짓는 것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지름길로 인식됐다. 하지만 브랜들리 플레이스에 브리티시텔레콤이 입주하고 쇼핑센터가 인기를 끌면서 버밍엄도 도심 개발붐이 촉발됐다.


그 후 버밍엄에는 낡은 우체국 건물을 복합 건물로 재개발한 "메일 박스"가 완공됐으며, 도심 인터체인지를 철거하고 그 공간에 오피스/아파트/상점이 들어서는 "매스하우스"가 건설되고 있다, 버밍엄 시는 "부동산 개발이 도시 경쟁력"이라며 고급 호텔과 200채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더 큐브"와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등 새로운 도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버밍엄의 성공 요인은 도심 활성화를 위한 상업/업무/주거 시설의 복합적 배치, 독특한 디자인, 보행자 접근성의 극대화, 자투리 공원 등 시민 편의시설 제공, 민관의 협조 등 복합적이다. 버밍엄 시는 보행자의 접근을 가로막는 도심 도로를 과감하게 철거해서 차 없는 거리를 대폭 확보했다. 민간업체도 이에 호응해 건물 내의 자투리 공원을 24시간 개방하고, 도심 유동 인구를 확대할 수 있도록 고급 쇼핑가와 오피스를 배치했다. 건물이 완공된 후에는 건물과 상점 소유자들이 비용을 들여 단지 공원과 편의 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민간 부동산 회사의 창의적인 개발 프로젝트가 관광 산업과 컨벤션 산업의 육성이라는 시 정부의 전략과 맞아떨어지면서 버밍엄 경제 부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의 항구도시인 빌바오도 조선 등 전통 산업의 몰락을 부동산 개발로 극복한 대표적인 도시다. 1997년 10월 개관한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빌바오 시는 미술관의 성공에 자극 받아 다양한 도심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거대도시가 국가 경제를 이끈다

빅3 도시가 세계를 움직인다

글로벌 자본의 부동산 투자가 중국, 중동 등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세계 부동산 자금이 집중된 곳은 여전히 뉴욕/런던/도쿄, 이른바 글로벌 "빅3" 시장이다. 1970~80년대 빅3 도시는 도심의 슬럼화, 제조업 쇠퇴, 교통난 심화 등으로 몰락이 제기됐지만 이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과 금융/법률 기업들이 뉴욕/런던/도쿄로 몰려들고, 산업 구조가 금융 산업 중심으로 바뀌면서 부동산 가격이 뜀박질하고 있다. 도심 슬럼 지역도 고급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지로 재개발되는 등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들 도시가 세계 경제/문화/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학문적으로 이를 해명한 이론이 세계 도시론이다. 당초 세계 도시론은 패권국가(정치와 통상의 중심국가)수도의 역할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본격화되면서 발생한 경제적 구조 변화와 맞물려 도시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한 세계 도시론이 등장했다. 미국의 프리드먼(Friedmann)과 울프(Wolff)가 논문 「세계 도시 형성」(1928년)을 통해 다국적 기업의 전략 거점, 세계 금융센터 등 글로벌화된 경제 시스템의 중추로서 세계도시를 재조명한 이후 여러 학자들이 세계 도시론을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세계 도시론의 논리는 이렇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제조업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와 제 1차 산업 및 광업을 통해 생산하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와 제 1차 산업 및 광업을 통해 원자재를 공급하는 제3세계간의 상품교환이 무역의 대부분이었다. 그 당시 선진국은 섬유/철강/자동차/조선/가전 등 다양한 제조업 거점을 지닌 대도시들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제3세계에서도 단순한 원자재 공급에서 벗어나 가공무역을 본격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난다. 선진국의 해외 직접 투자와 함께 제3세계 국가들의 적극적인 공업화 정책으로 후진국들의 경제 성장이 급속도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일본이 자동차/가전/조선/철강 등을 통해 미국/영국의 제조업체를 압도하면서 선진국 대열로 도약한다. 미국/영국의 제조업들은 임금이 낮고 원자재 구입이 유리한 제 3세계로 이전한다. 이처럼 제조업체가 선진국에서 중진국/후진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면서 영국/미국의 전통적인 제조업 도시들은 산업 공동화 현상을 맞이한다. 이후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 도시들은 침체기에 빠져든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제조업 공동화에 맞서 새로운 산업 전략을 제시한다. 미국의 레이건과 영국의 대처 정부는 임금 경쟁력이 떨어진 단순 제조업의 해외 이전을 장려하고 금융/서비스/IT등 새로운 산업 육성에 주력한다. 자국에서 이루어지는 제조업은 기술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위주로 재편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공룡처럼 몸집이 커진 다국적 기업의 본사가 런던/뉴욕/도쿄 3대 도시에 집중된다. 제조업체들은 임금이 비싼 자국에 기술 개발, 상품 기획, 판매망을 총괄하는 기능만 남긴다. 공장이 필요 없게 된 제조업체들은 인력과 자금, 정보가 풍부한 대도시로 본사를 이전한다. 빅3를 중심으로 형성된 세계 도시를 정점으로 이제 각 대륙별/국가별로 지역 거점도시들이 형성되고 있다. 시카고 대학의 사스키아 사센 교수는 "빅3 도시는 해당 국가의 최상위 도시일 뿐 아니라 범세계적인 도시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다."고 주장한다.


1960~70년대의 제조업 해외 이전 등 선진국에서 일어난 산업 구조의 변화가 이제는 중진국에서는 똑같이 발생하고 있다. 가령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저렴한 임금과 수출 시장의 접근성을 이유로 체코/슬로바키아/인도에 자동차 공장을 두고 있는 것도 이런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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