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돈만들기

   
데이비드 보일(역자 : 손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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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01��



>■ &>책소개
가치를 저장하거나 가치의 표준으로 기능하거나 교환의 기능을 위해서 만들어진 돈. 하지만 현대사회의 돈은 그러한 기능을위한 도구의 단계를 넘었다. 돈은 어느덧 모두의 고민이자 가지를 지배하고 사람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권력이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가져온 자본주의 화폐시스템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돈에 울고 돈에웃지만 돈에 의해 지배되는 현실을 전복시켜 볼 생각을 하지 못한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기쁨과 가치를 위한 대안적인 시각을전해준다.


■ 저자 데이비드 보일
1991년 뉴질랜드에 도입된지역통화 "그린 달러"를 접한 후 환경친화부터 윤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돈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또한 유럽 은행원들로부터 e-캐쉬전문가들까지 광범위한 관중을 대상으로 대안 화폐에 대한 강의를 했다. 주요 저서인 『퍼니 머니』『런던에는 왜 자체통화가필요한가』『가상통화』『화폐를 바꾸는 사람들』등 모두 현행 돈의 작동방식에 대한 문제점과 대한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에 타임뱅크 아이디어를도입하는 데도 일조를 했다. 현재 신경제재단 회원이며 기관지 「급진적 경제」 편집장을 지냈고 도시, 경제, 미래 등의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글을쓰면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돈의 횡포』 『불만족의 총합』 『진정성 : 실생활에 있어서의 브랜드. 가짜, 빠른 질주, 욕망』 외다수가 있다. 


■ 역자 손정숙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신문문화부, 국제부, 경제부 기자와 월간 「포브스 코리아」기자를 역임했다. 역서로는 『비즈니스 바이블』외 다수가 있다.


■ 차례
1장 메탈 머니
-돈이란 무엇인가? / 또 어디에서 오는가?
-돈의기원 / 우리 생각과는 다르다
-황금 / 미개인의 유물
-인플레이션 / 콜럼버스와 원죄
-고리대금업 / 거대한논쟁
-세계은행과 IMF / 국제적 비용 계정
-거대 통화와 유로 / 아직도 여전한 금본위제를 향한 꿈
-화폐를 혁신한 사람들1 / 애덤 스미스와 자유무역
-화폐를 혁신한 사람들 2 / 케인스, 그리고 화폐가 기능을 잃을 때


2장 머니 인포메이션 
-종이호랑이 /위조지폐의 성장과 은행업의 시작
-중앙은행 / 영란은행
-실체가 없는 돈 / 에테르 거래
-주식시장 / 세계의 빅뱅
-보험/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데 따르는 위험
-화폐의 흐름 / 흘러나간 돈이 되돌아 들어오는 과정
-전자화폐의 성장 / 전자 기록의발생
-역외은행 / 돈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소유권 / 돈의 숨은 힘
-세계화 / 돈의 법칙


3장 돈의 측정
-최초의 회계사들 /파치올리와 부기(簿記)
-마지막 회계사들 / 엔론의 저주
-미쳐버린 GDP / 돈이 전부가 아닌 이유
-행복 / 돈이 훌륭한가이드가 될 수 없는 이유
-효율성 / 무능력의 숭배
-중요한 것 측정하기 1 / 대안적 지표
-중요한 것 측정하기 2 /사회감사
-다른 종류의 자본 / 돈밖에 없는 게 아니다
-환경세 / 나쁜 것에 세금 매기기
-비용-편익 분석 / 모든 것의 가격알기
-기업 보조금 / 부자들을 위한 복지정책


4장 부채(負債)
-화폐에 숨겨진 흠집 /이자 때문에 생기는 말썽
-모기지 / 죽음의 덜미잡이
-부채 1 / 지구를 짓누르는 것
-부채 2 / 미국을 짓누르는것
-돈은 모두 어디로 가버렸나? / 현대적 화폐의 문제점
-연금 /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스캔들
-돈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방법 1 / 더 많은 현찰 창출하기
-돈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방법 2 / 사회신용설과 녹색셔츠단의 발흥
-돈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방법 3 / 석유, 금속, 식량…… 지구촌의 새로운 통화
-국민의 소득 / 생존권
-소액 신용대출 / 작은 은행이아름답다


5장 미친 돈 
-범죄에 연루된 돈 /그림자경제
-석유의 저주 / 지금 왜 아무것에도 실체가 없나
-실물 세상이여 안녕 / 상품이 돼버린 돈
-추상성 / 포스트자폐증 경제를 향해
-위조 / 위조지폐에 대한 징벌
-대폭락 1 / 튤립 마니아부터 남해거품사건까지
-대폭락 2 / 1929년월스트리트
-대폭락 3 / 정크본드
-대폭락 4 / 닷컴 대폭발
-대폭락 5 / 파생상품
-화폐 흐름 진정시키기 /토빈세
-새로운 억만장자 / 빌 게이츠의 세계


6장 DIY 머니
-화폐 창출하기 / 화폐창출에 따른 도전
-가치가 줄어드는 돈 / 어빙 피셔와 스탬프 화폐
-실질 가치 화폐 / 불변 가치 화폐
-채소 화폐 / 각자찍어내기
-DIY 화폐 1 / 레츠(LETS)
-DIY 화폐 2 / ‘공동체 방식’
-DIY 화폐 3 /아워즈(Hours)
-DIY 화폐 4 / 타임뱅크와 타임달러
-그린머니 / 우리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통화
-국내 방출권 거래/ 온실효과에서 나온 화폐
-나날이 증가하는 물물교환 / 물건 맞바꾸는 상점
-돈의 미래 / 멀티 통화세상


7장_ 영적인 돈
-돈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 최후의 순간에는 가지고 갈 수 없다
-모든 것을 기부하다 / 박애주의의 짜릿함
-다운시프팅 / 자발적단순성
-윤리적인 소비 / 슈퍼마켓의 통로를 지키는 불침번
-윤리적 투자 / 도덕적인 돈
-탐욕 치료법 / 문제의기초
-연금술 / 현자의 돌이라는 미끼


결론
역자 후기 : ‘돈이 더 많은 삶’이아니라 ‘진정한 인간적인 삶’
인터넷 소스 (internet resources) 





행복한 돈 만들기


메탈머니 

돈이란 무엇인가?, 또 어디서 오는가?: 돈은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고 있고 머릿속에서도 떠나지 않는 것인데도 그 실체를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다. 돈이란 무엇인가는 고사하고 때론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해서도 명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 경제학자들은 돈의 기능이 3가지라고 한다. 첫째 가치의 저장수단(돌덩이처럼), 둘째 가치의 표준(만인이 이해할 수 있는), 셋째 교환의 수단(스스로는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은 채 정확한 교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조개껍질처럼)이다.


돈이란 화폐이자 부채(負債)이다. 플라스틱 신용카드이자 사이버 공간 속 바이트의 무한 연속이다. 그 사이버 공간 안엔 실제 우리들의 은행 계좌가 들어있기도 하다. 그 외에도 몇몇 사람들에겐 돈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더 신축적인 무엇이 되곤 한다. 전 세계 극빈층이 하루에 고작 몇 펜스로 생계를 꾸려나갈 때 월스트리트나 런던 시티(런던의 금융 중심가)의 소위 우주의 지배자-톰 울프가 『허영의 불꽃』(톰 울프의 베스트셀러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투자전문가가 한순간 궁지에 몰리는 사건을 통해 1980년대 미국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이란 책에서 말한 바 있는-들은 거의 무한하게 신축적인 머니 시스템 안에서 살고 있다. 돈을 은행에 맡기면 은행에서는 대략 8%정도를 지불준비금으로 예치해둔다. 예금자가 찾으러 올 때를 대비해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반복적으로 대출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모기지론등 우리가 이용하는 은행 대출의 대부분이 마치 마법처럼 사인 한번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돈의 기원, 우리 생각과는 다르다: 경제학자나 정치가들이 수도 없이 말해온 대로 돈이란 거래를 활성화하는 수단으로 태어났다. 그것은 물물교환의 비효율성 때문에 개발됐고 마찬가지 이유로 경제학의 심장으로 보이는 개인적인 부(富)와 경쟁 추구가 우리의 마음에도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이다. 또는 돈이란 경쟁하려는 우리 내적 욕구의 표출이란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진실이 아니다. pay(지불하다)라는 영어 동사는 pacare라는 라틴어에서 왔는데 이는 달래다, 진정시키다, 평화롭게 지내다 등의 뜻이다. 돈의 기원은 평화를 얻는 수단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경제학이란 애초부터 희소한 자원을 두고 서로 다투거나 상대방을 기만하는 데 돈을 쓰는 미개인들에 대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라리 상호 인정을 위한 인간 관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학문이다. 이젠 돈의 두 번째 기능이 인간관계를 통화(通貨) 관계로 대체하는 데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재화가 주고받는 물건이 아니라 판매를 위한 것이 될 때, 즉 노인들이 자녀와 함께 지내기보다 양로원에 의탁하게 될 때 관계는 돈으로 대체돼 버린다.


화폐를 혁신한 사람들 1, 애덤 스미스와 자유무역 : 스미스에게 자유무역이란 기득권을 쥔 이들에게 제한을 가하는 것을 반대하자는 입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는 회사 2곳이 미국 곡물수입의 절반을 통제하는 현대판 기업들의 실상을 본다면 기절초풍할 것이다. 이는 그의 정의에 따르면 자유무역이 아니다. 현대 대기업 옹호자들은 소규모 독립사업체를 비롯해 통제할 수 없는 모든 것들에 대해선 공포심을 갖고 있다.


자연 상태의 세상은 풍부하고 다양해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준다. 거대 기업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런 자유로운 자연에 허가증을 붙이고 이를 제한하며 사람들에게 이를 사고 팔도록 한다. 그렇게 할 수 없게 되면 유전자 조작 개체 등을 만들어내 이를 파괴시켜버린다. 아프리카에 파견된 제국주의 총독들은 자급자족조차 미심쩍게 여겨 주민들에게 제국 통화로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환금작물을 기르도록 각 지방에 강제하기도 했다. 자유무역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자연의 다양성을 축복해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화폐를 혁신한 사람들 2, 케인스 그리고 화폐가 기능을 잃을 때: 1929년 미 증시 대폭락은 전 세계적인 경제재앙의 신호탄이 됐다. 정치인이나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긴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케인스는 저축을 장려해봤자 아무도 부자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벌이를 모두 저축하고 한 푼도 소비하지 않는다면 다들 죽게 될 것이다. 우리는 건강한 아이들이니 소비를 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도는 생명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케인스 경제학의 핵심은 정부가 죽어 가는 경제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을 통해 유사한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케인스는 영국의 어마어마한 부채와 씨름하고 전후 국제 재정 시스템을 구상하느라 탈진해버렸다. 그는 62세의 이른 나이로 죽었다. 그의 구상은 수증기처럼 날아가 버렸다.



머니 인포메이션

실체가 없는 돈, 에테르 거래: 마가릿 대처가 1979년 외환관리를 철폐한 이래, 또한 런던 시티에서의 빅뱅(1986년의 런던 주식시장 제도개혁)이래 금융 시스템은 글로벌 컴퓨터의 어마어마한 네트워크로 관리되는 광포한 전자적 현상이 되고 말았다. 통화는 더 이상 금속성의 어떤 것이 아니게 됐다. 하루 2조 달러의 비율로 쏜살같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부채에 관한 정보의 바이트가 됐다. 이는 열쇠나 경비원이 아니라 컴퓨터 코드가 방어하는 시스템이다. 때론 몇 초만에 금융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컴퓨터는 심지어 다양한 시장수준에서 한꺼번에 자동적으로 매매를 성사시키기도 한다. 실질 재화와 실제 서비스의 세계는 이제 과거보다 20배는 커져버린 투기적인 세상에 위축돼버렸다.


주식시장, 세계의 빅뱅: 런던, 뉴욕, 도쿄 등의 주식시장-또한 그의 사촌동생과도 같은 닥스나 나스닥-이 급격히 세계의 주요한 초점이 되고 있다. 정책 결정자들, 은행가들, 상인들은 증시의 부침에 따라 몇 분만에 이익을 내도록 기회를 주는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증권시세가 인쇄돼 나오는 티커 테이프에, 또는 블룸버그 같은 새로운 금융 TV 채널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사람들은 시장의 신화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1980년대 도쿄의 방값이 10배 이상 뛰자 땅주인들은 세계적 규모의 은행을 갖게 됐다. 일본 회사들 역시 이를 담보로 전 세계 기업 사냥에 나설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압도적이고 감당 불가능한 부채로 일본 굴지의 은행들이 쇠약해졌고 세계경제 전체가 위협에 처했다. 기업이 어마어마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우리의 고발이 지당하신 말씀이 돼버린 이 시대에 기업보다 더 막강한 것이 무엇인지 기억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돈, 은행업, 금융서비스이다. 결론은 결국 금융시장은 그렇게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보험,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데 따르는 위험: 20세기엔 보험은 필수품이 됐다. 자동차보험 가입은 강제사항이다. 집을 살 때는 건물보험에 들어야 했고 몇몇 나라에선 건강보험 없인 아플 때도 길거리에 나앉아야 했다. 보험회사가 사람들을 서로 다른 몇몇 카테고리로 분류할 생각을 하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보험증권에는 붉은 선으로 줄을 그은 지도가 포함되곤 했다. 보험을 팔아선 안 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거주 지역을 표시한 것이었다. 붉은 줄 긋기는 미국에서 불법이 됐고 대서양 양쪽(미국과 유럽을 지칭)의 은행, 보험회사들은 그런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영국사람  가운데 자산이 있는 사람들의 10%가 보험은 말할 것도 없고 은행 계좌조차 가지지 못했다.


화페의 흐름, 흘러나간 돈이 되돌아 들어오는 과정: 문제는 우리 지역이나 이웃이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누가 가졌는지, 계속 머물러 있는지가 문제이다. 잠깐 들어왔다가 다시 새어나가 역외펀드나 군수산업 등에 투자된다면 어떻게 될까. 콘월 주 신경제학파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지방에서 재배된 채소 한 박스를 사는 데 쓰인 1파운드는 오로지 그 지방 슈퍼마켓에서 지출됐을 때만 지역사회에 2배의 승수효과(경제변수 하나가 변화할 때 그 파급효과로 인해 다른 변수가 그와 배수 관계로 변화하는 효과)를 가져다 줬다.


머지사이드 주 널시 협의회가 자기 지역의 승수효과를 측정해본 결과 지역 경제의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판명됐다. 지역 지출의 8%만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나머지는 모두 컨설턴트, 대기업, 외지의 계약 당사자들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새는 틈을 어떻게 막을까. 지역 사회에 대한 투자가 지방 기업들의 깔때기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반면 가치는 훨씬 높더라도 우산처럼 작용하는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우산이란 돈이 외부로 분산돼 지방민들에겐 거의 가 닿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


소유권, 돈의 숨은 힘: 돈이 정보가 되면 소유권은 땅이나 부동산 같은 것에서 아이디어, 정보, 음악, 이야기 등으로까지 확대된다. 이런 2가지 절차가 지난 세대 동안 가속화 돼왔다. 지적재산권의 가치가 커지면서 이를 사용하는 이들의 수입을 빨아들이는 어마어마한 소리가 전기청소기 소음처럼 전 세계에 메아리쳤다. 물론 특허권은 때때로 중요하다. 이것이 있어 회사는 온갖 규제를 통과한 자기 회사의 기술을 누군가 훔쳐갈지 모른다는 걱정을 할 필요 없이 안심하고 신약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특허권을 탐욕스럽게 착취하다 보면 다른 지역의 혁신을 방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가 지식과 소유권에 대한 선진국들의 이해타산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적재산권이 지역사회 전체에 속해 이미 그들의 문화와 정신의 일부가 돼버린 토착민들과 농부들은 보호받지 못한다. 더 나쁜 것은 이익이 되는 것에 특허권을 요구하듯 대형 제약회사들이 이윤이 많이 남는 약품 개발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문제는 특허권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외국계 회사에 투자함으로써 기업체는 그 회사들에 대해 평생 권리를 행사한다. 기업들은 지구상의 훨씬 넓은 곳에까지 서서히 영구 소유권을 확대해가고 있다.


세계화, 돈의 법칙: 세계화에는 많은 의미가 깃들어 있고 그 모든 것이 다 재앙은 아니다. 전 세계에 걸친 숨은 지옥을 사전에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은 사람을 윤리적으로 선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힘이다. 독재자들은 그대로 노출돼 버린다. 하지만 지구촌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지 않더라도 교역하는 것이 당위라고 주장하는 악랄한 세계화에서 비롯된,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지배하는 규칙은 별개의 문제다. 이런 관점을 더욱 강요하는 것이 제네바 호 연안에 있는 설명할 길 없는 WTO다.

식품의 안전성이나 환경적 영향 등에 대한 비공개 비밀회의를 하면서. 많은 소국들이 그곳에 대표를 파견할 여력이 없어 자연히 배제된다. 결과는 어디서나 나타난다. 약소국 정부는 교육 및 보건 예산을 짜거나 자본의 유출입 금지(종종 채무조정의 하나로 구조조정이라고도 함)하는 데 무능력하기에 부자건 가난하건 전국민을 심각한 의존상태에 몰아넣고 말 것이다. 공격적인 세계화의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지만 특히 극빈층의 강제적 종속이 심화되는 데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



미친 돈

실물 세상이여 안녕, 상품이 돼버린 돈: 돈은 이미 부자가 된 사람을 가난한 사람들보다, 이미 부유한 국가를 빈국보다 선호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라는 비실물적 경제 분야 역시 제조업자들보다는 투기꾼을, 성장시키려는 이들보다는 정보를 쥐고 있는 이들을 더욱 좋아하게 됐다. 또한 간호 등의 인간적 기술보다는 회계학 같은 엄격한 유사과학적 기술에 더욱 반색하고 있다. 역사상 돈과 관련됐던 모든 광기(狂氣) 가운데서도 이처럼 음흉하고 해롭고 불공정한 것은 없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다음의 4가지 M이 문제다.


▶독점(Monopolies): 몇몇 대형 기업들이 반(半) 독점적 지위를 점한 채 자신들에 의존해야 하는 불운한 이들을 착취하고 있다. 그럴수록 기업들에는 주가 상승이라는 보상이 따른다.

▶중간상인(Middlemen): 중간상인들이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특히 제조업자들이 막강한 중간단계인 슈퍼마켓, 시장 상인, 광고주 등에게 힘을 잃어가고 있다.

▶돈(Money):어떤 상품도 돈 그 자체와는 경쟁이 안 된다. 거의 무한대로 신용을 쓸 수 있는 이들은 자연스런 절차를 거쳤을 때 나올 낮은 수익률보다 한결 높은 수익률을 올려주겠다고 제안한다.

▶머독(Murdoch): 소규모보다 대규모 것들에 특혜를 주는 세금도 있다. 부유한 기업은 갈수록 세금을 안 내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내야 한다.


대폭락 3, 정크 본드: 1980년대 뉴욕, 도쿄, 런던에서 일어난 탐욕의 폭발은 부분적으로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의 규제폐지 정책의 결과이지만 점차 달아오르는 가운데 이를 전면적인 시련으로 바꿔버린 것은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였다. 혁명은 정크본드의 황제로 로스앤젤레스에서 드렉셀 번햄사를 이끌었던 마이클 밀켄을 특별 우대하며 찾아왔다. 그의 새로운 기법은 잘 알려진 기업인 TWQ, RJR 나비스코 등에 대한 적대적 기업인수의 물결을 일으켰다. 이는 소위 차입매수방식(LBOs : Leveraged Buy-Outs)으로 알려져 있다.


대폭락 5, 파생 상품: 아마도 다음번 대폭락의 세계로 인도할 현대의 가장 난해한  금융 도구를 소개하겠다. 파생금융상품은 정말 복잡해 실재하지 않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커버한다. 미래의 일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원자재를 살 권리, 다른 사람에게 보상받지 않고도 위험을 상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등, 파생상품은 성장률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성장의 성장률, 다시 그 두 번째 성장의 성장률과 관련된 것이다. 파생상품이란 위험을 상쇄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이다. 이는 주식 자체보다 주식에 관련된 옵션을 사들이는 것이어서 기업엔 한층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파생상품 거래가 잘못되는 날에는 손실이 몇 배나 더 커질 수 있기에 이 역시 재앙이 될 수 있다.


화폐 흐름 진정시키기, 토빈세: 극동 지방 국가들의 화폐가 그곳 주민들을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차례차례 붕괴됐던 1998년 위기 때 사람들은 대안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또는 최소한 자본의 흐름을 감속시킬 속도방지턱을 찾기 시작했다. 토니블레어조차 위와 같은 결과에 맞닥뜨리자 시장에서의 규율 부재를 운운하기 시작했다. 여기 몇 가지 가능한 해법들이 있다.


▶말레이시아 해법 : 말레이시아의 모하메드 마하티르 총리는 외환관리를 재개, 나라 밖으로 가져갈 수 있는 화폐의 양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1979년까지 전세계에 일반적인 상황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제회복 속도는 그 이웃들보다 빨랐다.

▶콜롬비아 해법 : 지역 기업들에 외국자본이 투자는 할 수 있게 해주지만 채권이나 주식을 직접 사들이지는 못하도록 해 순식간에 팔아치우고 빠져나갈 수 없도록 했다.

▶칠레 해법 : 자국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은 의무적으로 1년 이상 자국을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해 투기자본의 범람을 막았다.

▶토빈 해법 : 이는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토빈의 묘안으로 그는 외환 거래에 0.05퍼센트의 소액 세금을 매길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투기는 잦아드는 대신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그램을 실효화하기 위해 충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적인 돈

돈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최후의 순간에는 가지고 갈 수 없다: 돈과 우리의 관계는 종종 객관적 절차라기보다는 우리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는 작용의 표현일 때가 많다. 인생의 다른 모든 것처럼 여기 너무 집착하면 손가락 사이를 빠져 나가버리기 쉽다. 반면 이를 기부하면(많은 종교에서 기부하라고, 또는 십일조를 내라고 요구하듯) 이는 오히려 되돌아오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또한 시장에서의 주식 가치가 얼마나 이에 대한 믿음에 의존하는지 잘 알고 있다. 주식이나 통화의 가치는 분위기나 날씨 등에 영향을 받기도 하며 트레이더들이 믿는 대로 이뤄지게 된다. 믿음이 부를 창조한다.


다운시프팅, 자발적 단순성: 많은 경우 부유한 사회는 분명 숨은 비극과 조용한 절망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제럴드 셀런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매우 공허해 물질의 축적이나 지위의 상징 또는 이를 나타내는 사람과의 대리 교제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깊은 열정을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다운시프팅(자동차를 저속기어로 변환하듯, 숨 가쁜 일상과 사회적 성공보다는 생활의 질과 여유 속에서 삶의 만족을 추구하자는 것)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다운시프터 세대는 『자발적 단순성』이라는 영향력 있는 책을 쓴 미국 작가 듀언 엘진으로부터 촉발됐다. 그는 이를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이 우리 인생에 되돌아온다는 믿음 아래 더 적게 소유하며 살아가려는 신중한 선택이라고 했다. 결국 우리 인생에서 관계를 보다 중심적인 가치로 만들려는 것이다. 이런 단순화의 정의에 따르면 영미 인구의 4분의 1은 다들 어떤 의미에서는 다운시프터인 셈이다.


윤리적인 소비, 슈퍼마켓의 통로를 지키는 불침번: 사람들이 가장 싼 것보다는 가장 윤리적인 것을 구매하는 데 돈을 쓴다는 것은 자유시장주의자들에겐 저주이겠지만 존 엘킹턴과 줄리아 하일스가 1988년 발행한 「녹색 소비자 가이드(Green Consumer Guide)」의 성공은 그런 행동이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지 잘 보여준다. 고객의 40% 가량이 환경친화적이며, 유기농 제품이며, 정당한 거래의 산물인 윤리적 제품을 구매할 때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슈퍼마켓 업자들은 서둘러 그런 물품 구색을 의무적으로 갖췄다. 유기농 식품 돌고래 친환경적인 참치(돌고래를 해치지 않는 그물로 포획한 참치), 재활용 종이, 정당하게 거래된 커피, 에너지 절약형 전구 등은 윤리적 소비자의 힘을 입증하는 증거인 셈이다.


연금술, 현자의 돌이라는 미끼: 가장 좋은 의미에서의 연금술이란 변화에 대한 것이다. 이는 금속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변화시키고 완벽하게 만든다. 이는 우리가 넓은 의미에서의 부를 창출할 때 사용해야 할 것들이다. 이제 5세기가 흘러 새로운 연금술이 떠오르고 있다. 우리가 늘 지니고 있는 보통의 자산, 즉 기술과 보살핌, 능력 등 기존의 좁은 경제학이 인식하지 않았던 잃어버린 자원들을 복원해 인생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함께 일하면 우리 모두 황금과 똑같은 것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사회 전면에 걸쳐 보여주려는 일종의 시위다. 문제의 해법은 사제(은행원)들이나 왕(정부)에게 화폐 창출과 관련된 더 많은 힘을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필요로 하는 화폐를 창출해낼 길을 찾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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