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의 미래전망 2021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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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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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3��



■ 책 소개


아무도 전망하지 못하는 2021년의 세계
“이성민의 미래전망 2021”을 정독하면, 구체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세계사의 주도권을 구미에서 동아시아로 옮긴 대륙 패권전쟁이었다. 이제 세계사의 중심은 동아시아로 넘어왔다. 아시아 아프리카가 세계사를 주도하는 새로운 1,000년은 동아시아 시대가 개막한다. 동아시아 시대는 인구, 자본, 기술력, 군사력이 동아시아에 집중된 시대이다. 한국, 중국, 일본이 세계사 전면에 등장할 것이다. 동아시아 3국 가운데 한국이 과학기술, 문화예술을 선도할 것이다.

총 3부로 구분해 쓴 이 책은 <제1부 퇴조하는 구대륙 신대륙>에서는 코로나19가 유럽 경제에 미칠 파장 및 브렉시트 타결과 영국과 EU의 미래에 대해 다뤘고, <제2부 대륙 패권전쟁>에서는 코로나19 이후의 찾아올 두 번째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제3부 도약하는 아시아>에서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하는 동아시아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 저자 이성민
미래전략가, KBS 아나운서, 고려대 영문학, 일문학 박사. 미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책을 출간해왔다. 2018년부터 한 주간 톱 이슈를 선정해서, 《이코노믹리뷰》에 “이성민의 미래전망”을 연재하고 있다.

2014년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에서 대한민국 명강사로 선정되었고, 2015년 대한민국 성공대상에서 저술 강연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성균관대학교, 경희대학교, 공주대학교 등에서 문화이론을, 검찰과 행정안전부 등에서는 설득이론과 논쟁기법을, 삼성전자와 대신증권 등에서는 미래사회와 신경영전략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신세계 문화센터 등에서는 동서양 근현대사, 1차, 2차 세계대전을 강의했다.

■ 차례
들어가는 말
: 2021년 뉴 밀레니엄 원년 ?동아시아 시대의 개막

제1부 퇴조하는 구대륙 신대륙
* 총론 : 퇴조하는 구대륙 신대륙
<제1장> 위기의 구대륙
<제2장> 갈등의 신대륙
* 2021년 전망 : 세계 기상 이변의 원인과 산업 재편 후폭풍

제2부 대륙 패권전쟁
* 총론 : 대륙 패권전쟁
<제1장> 포스트코로나 전망
<제2장> 포스트코로나 산업별 전망
<제3장> 세계 각국의 보건의료 경쟁력과 2021년 세계 경제 전망
* 2021년 전망 : 유럽의 코로나 19 현실과 세계 경제 중심의 이동

제3부 도약하는 아시아
* 총론 :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하는 동아시아의 시대
<제1장> 분주한 동아시아
<제2장> 혼란한 서아시아
* 2021년 전망 : 2021년 세계 경제 방향타 중국

제4부 폭풍의 눈 한반도
* 총론 : 일본의 긴장으로 확인하는 한반도 지형 변화
<제1장> 북한 핵문제
<제2장> 동아시아의 엔진 한국
<제3장> 코로나19 시대의 한국
* 2021년 전망 :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한국

나가는 말: 동아시아 시대의 엔진 한반도

 




이성민의 미래전망 2021


퇴조하는 구대륙 신대륙

위기의 구대륙

코로나19가 유럽 경제에 끼칠 파장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를 맞은 유럽 각국

유럽 최강대국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자가격리될 정도이니, 다른 나라들 사정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고, 경제 상황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조치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인 이탈리아는 최근 이틀간 증가세는 다소 약화한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뒤늦게 확산세가 이어진 프랑스와 스페인 등 일부 국가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려 있다. 의료시스템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지경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올 유럽 경제의 파장

유럽 각국은 각종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경제를 부양할 동력 자체가 유럽에 없기 때문이다. 공장과 시장도 협소해졌고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유럽의 실체를 보여준다. 유럽 각 국가는 보건 의료 환경이 노후화되었을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총괄하는 국가 통제력이 허술하다. 유럽연합 27년이 가져온 결과이다. 책임과 권리가 애매한 유럽인의 울타리는 유럽을 약하게 만들었다. 미국보다 강한 유럽을 꿈꾸며 만든 유럽연합은 브렉시트가 제기될 때부터 한계점을 드러냈다. 버티고 버틴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언했고, 코로나19로 이탈리아가 나자빠질 상황이다. 프랑스라고 버틸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상황은 독일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브렉시트의 향방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정치학

영국에서 코로나19의 공포는 중세시대 페스트 수준이었다. 물론 14세기에 창궐한 페스트는 7,500만 명에서 최대 2억 명까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지난 1년간 63,554명이 사망한 코로나19와 직접 비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최첨단 의료 과학을 자랑하는 선진국 영국이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존슨 총리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당황한 국민을 위해서 특별 연설을 해야 할 정도로 매우 심각했다. 그래서 영국은 여러 이유를 들어 접종을 주저한 미국과 달리, 코로나19 접종을 바로 실시했다. 키넌의 첫 접종 이후,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시작하는 이번 주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감격했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는 영국 정부의 은밀한 정치학이 숨어 있다. 바로 브렉시트와 관련된 영국 정부의 국가 경영 방식이다. 무심결에 지나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키넌의 접종 이후 영국은 브렉시트에 관해 하나가 되었다.


첫 접종자 키넌은 영국 정부가 고심해서 발탁한 인물이다. 90살인 여성 키넌은 브렉시트를 반대하고 EU에 잔존하려던 북아일랜드 출신이다. 코로나19의 공포감을 잠재운 백신 접종에 키넌의 발탁은 우연이 아니다.


코로나19가 가른 영국과 EU

코로나19 창궐 이전,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의 의견은 결집되지 못했다. 북아일랜드가 문제였다.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영국과 달리, 북아일랜드는 EU에 잔존하려고 했다. 북아일랜드는 궁극적으로 아일랜드와 통일하려는 계획이었다.


영국은 어떻게든 북아일랜드와 함께 브렉시트를 단행하려 했고 EU는 영국에 대해서 북아일랜드의 자치권을 강요하지 않도록 압박을 가했다. 경제 통일은 정치 통일의 초석임을 아는 영국과 EU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계속되었다.


구교 중심의 아일랜드와 신교 중심의 북아일랜드는 16세기부터 갈등이 시작되었다. 1921년 아일랜드는 독립, 1949년 북아일랜드는 영국 잔류를 선택했다. 그러나 신구교간 갈등이 벌어지자, 1969년 영 국 정부는 유혈진압에 나섰다. 그러자 1972년부터 영국 정부에 대한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저항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양자 간 처절한 갈등 관계는 “북아일랜드의 귀속 문제는 북아일랜드인들의 자유의사에 맡긴다"는 1998년 벨파스트 합의로 겨우 봉합되었다.


그런 가운데 진행된 브렉시트였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분리되어 아일랜드와 통일을 꿈꿨지만, 코로나19가 찬물을 끼얹었다.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가 제공할 수 없는 코로나19 백신으로 북아일랜드를 품었다. 이제 브렉시트는 잡음 없이 진행된다.


갈등의 신대륙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끼칠 파장

뉴욕증시 펜데믹 대폭락

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대폭락 중이다. 3월 16일 월요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다우존스 지수는 거의 3,000포인트, 12% 넘게 하락했다. 종가는 20,188.52이었다. 지난 2월 1일 30,000포인트를 코앞에 뒀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이 일제히 유동성을 쏟아붓는 정책 공조에 나섰지만, 코로나19 공포를 막지는 못했다. 한 달 사이에 다우존스 지수는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의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지난 3년간의 주식 시장 과열은 이렇게 식어버렸다.


미국 뉴욕증시 폭락세는 개장과 동시에 예고됐다. 오전 9시 30분 개장 직후, S&P500지수를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이다.


미국 뉴욕증시가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한 것은 3월 들어 3번째이다. 지난 9일과 12일에도 한 차례씩 미국 뉴욕증시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번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는 그래서 의미 있는 신호이다. 이것을 계기로 대폭락 장세로 이어질지 갈림길이다.


15분 뒤에 거래는 재개됐지만, 결국 다우지수는 2,000포인트를 넘나드는 폭락세를 이어가다 장 막판 3,000포인트까지 밀렸다. S&P500지수는 324.89포인트, 11.98% 내린 2,386,13,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 12.32% 빠진 6,904.59에 각각 마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미국 경제 전망

워런 버핏의 항공주 손절매

지난 5월 2일, 버크셔 해서웨이가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에 497억 달러 (60조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버크셔 해서웨이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0)이 이끄는 투자회사이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버크셔 해서웨이 사상 최대의 손실이었다. 전년 동기에는 216억 6,000만 달러(26조 원) 순이익을 기록했었다. 이번 손실은 545억 2,000만 달러(67조원)에 이르는 투자 평가손의 영향이 컸다. 버핏 회장이 투자한 주식조차 코로나 19로 인한 급락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주목할 상황은 버핏 회장이 이날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밝힌 최근 미국 4대 항공사 주식도 전량 매도 소식이었다. 버핏 회장은 델타, 아메리칸,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항공의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고 밝혔다. 총 규모로는 60억 달러(7조원) 가량이었다.


버핏 회장은 항공사 투자는 자신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그리고 “내 실수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버핏 회장은 “항공업계는 코로나19와 같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에 의한 ‘셧다운’으로 정말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1분기 말 보유 현금성 자산은 1,370억 달러 (167조원)다. 버핏 회장은 “매력적 투자 대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약하는 아시아

분주한 동아시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중국이 바꿔야 할 세계인의 중국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달라져야 할 중국에 대한 세계의 인식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은 문화선진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인식은 급전직하했다. 중국은 식용 금지 야생동물 취식으로 유행성 질환을 전파하는 후진국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중국은 이제 갈림길에 서 있다. 그것은 세계화와 중국화에 대한 분기점이다. 미국을 넘보던 G2 중국은 글로벌 스탠더드 미국의 품격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이라고 이번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위기가 없었을 수 없다. 문제는 해결 방안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일본은 1963년 데쓰카 오사무가 ‘철완 아톰’이라는 만화까지 만들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당한 미군 원폭 투하 상흔을 지우려 했지만, 결국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악재에 무너졌다.


일본인들에게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원폭 투하 상흔보다 더 크다. 일본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가장 큰 충격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2020년 7월의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이 굳이 일부 종목을 후쿠시마에서 분산 개최하려는 시도는 이 때문이다.


극복하지 못한 상처는 늘 트라우마로 남는다. 만약 참가국들의 우려를 뒤로하고, 일본은 후쿠시마 분산 개최 성공을 통해서 원자력 극복의 역사를 창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일본은 재기의 발판조차 마련하기 힘들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2003년 사스 사태에 이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했다. 2003년 중국과 2020년 중국은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 평가이다. 이 평가에 걸맞은 대응력을 보여야 중국은 명실상부 G2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중국 경제 전망

중국식 ‘잃어버린 10년’의 가능성

지난 3월 12일, 중국 국가위생 건강위원회가 ‘코로나19 유행 절정기는 지났다’고 발표하자, 다음날인 13일 선전시 난산구의 4,200만 위안(73억 원)짜리 호화 주택 14채가 8초 만에 완판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쑤저우, 베이징에서도 같은 보도가 이어졌다. 갑작스런 불황 국면 뒤에 나타난 비이성적 소비였다. 코로나19에 대한 보복성 소비가 나타난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도 비슷했다. 극복할 수 있는 위기가 찾아왔지만, 국민 경제를 과도하게 억압했다. 정부는 대안을 제시했는데, 시장은 왜곡해서 수용했다. 그러자 정부 예상과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비이성적 투자가 이어져 황당한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 경제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 대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국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세계적 노력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중국 경제 동조화 현상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정부와 세계 각국의 노력을 인민이 왜곡 수용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수익 기반이 약한 스타트업들이 타격을 입자 중국 정부는 상장 문턱을 낮춰주고, 자금 조달 통로를 확대하겠다는 중국판 기업공개 등록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렇게 공급된 자금이 엉뚱하게 부동산 경기과열 촉매로 쓰일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다른 듯 닮은 중국식 ‘잃어버린 10년’이다. 중국은 이제 진짜 갈림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일본 경제 전망

나카소네 총리의 길을 걷는 아베 총리

외출자제 요청에도 나들이를 떠난 아키에 여사를 아베 총리가 몰랐을까? 그것도 모를 정도면 총리 퇴진을 해야 한다. 서로 상의한 일이다. 올림픽 연기로 파국이 예상되는 서민 경제를 벚꽃 관광을 통해서 코로나19 방역 준비 여력을 마련하게 하려는 뜻이다.


의료붕괴가 시작되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아베 총리는 서민 경제 파탄을 두려워한다. 코로나 19 방역에 들어가면 적어도 3개월 이상 서민 경제 활동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폐업하는 자영업자, 파산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21일,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2차 정권 출범 이후 아베 총리는 매년 봄, 가을 직간접적으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참배해왔다.


일본은 지금 위기이다. 미중 패권전쟁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코로나19 확산까지 패권전쟁의 일환으로 파악하려는 판국이다. 미중 양국 사이에는 향후 애매한 휴전은 없다. 둘 중 하나가 항복할 때까지 갈 것이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엄중한 상황에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며, 극우 총의를 집약하고 있다. 지금 일본에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상황 중의 경제 연명이 아니라 미중 패권전쟁 이후 동아시아 질서 재정립 과정에서 일본이 맡을 역할 파악이다.


혼란한 서아시아

석유 시대의 종말과 중동의 지형 변화

코로나19가 불러온 석유 시대 종말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급감했다. 자동차, 선박, 비행기 등의 석유 수요가 여실하게 감소한 것이다. 이로 인해서 한때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던 엑슨모빌은 지난 8월 말 다우지수에서 출당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자 자연스럽게 이동이 제한되었다. 세계 석유 소비량 중 60%는 자동차, 선박, 비행기 등 운송 수단에 사용되는데, 엑슨모빌이 퇴출당할 정도로 석유 소비가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결국, 4월 21일 석유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발생했다. 국제 유가 선물 가격이 -37달러 63센트를 기록한 것이다. 저장 창고가 모자랄 정도로 재고가 가득히 쌓여서 원유 실물을 받아줄 수요가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기현상이었다.


지난 9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하루 9,17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전년 대비 850만 배럴이 줄어든 물량이고, 지난 8월 제시한 전망치보다 40만 배럴이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코로나19 회복 가능성이 요원하고, 회복돼도 석유 소비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다. 전기차가 등장하고, 선박과 비행기의 석유 사용량도 증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 시대가 가고 있다.


지난 5월, 다국적 에너지기업 BP CEO 버나드 루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다. 어쩌면 이미 정점을 지났을지도 모른다.”고 예측했다. 6개월이 지 난 그 예측이 실감되고 있다.


중인(中印) 갈등의 나비효과

인도, 한국어 제2 외국어 채택

인도와 중국의 갈등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어가 인도 정규 교육과정 제2 외국어 과목으로 처음 채택된 것이다.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조치로 중국어를 권장 과목에서 제외했다. 중국은 물론, 한국도 예상 못한 일이다.


지난 7월 31일, 인도 정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새 교육 정책을 발표했다. 새 정책에 따르면 한국어는 태국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와 함께 제2 외국어 권장 과목 명단에 신규 편입됐다. 한국어가 인도의 제2 외국어로 선택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인도의 제1 외국어는 영어, 제2 외국어는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등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어는 권장 과목에서 제외됐다. 인도 정부는 “교과서, 출판물 등에 더 많은 외국어 단어가 새롭게 포함돼야 한다”며 설명했다.


중국어가 빠진 데에는 최근 국경 유혈 충돌과 관련해 현지에 고조된 반중 정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68년 처음 제정된 인도 교육 정책은 1986년, 1992년 수정을 거쳐 28년 만에 개정됐다. 제2 외국어 제외 충격의 상심은 중국에게 클 것이다.



폭풍의 눈 한반도

동아시아의 엔진 한국

2020년 2월에 확인하는 한국 시장의 풍향계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

대종상 영화제에서 미국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가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을 수상하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미국이니까 가능하다는 말을 끌어내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영화 기생충」이 가진 역량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반례이다. 어쨌든 영화 「기생충은 미국의 쟁쟁한 감독들이 제작한 영화들을 제치고, 2019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들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선택되었다. 미국 영화업자와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발표

지난 2월 21일, 방탄소년단이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의 싱글 <ON>을 발표했다. 발표와 동시에 이 곡은 세계 91개국 아이튠즈 국가 및 지역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석권은 예약된 일이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방탄소년단은 미국 뉴욕 록펠러 플라자에 만들어진 NBC 야외 스튜디오 무대에 섰다. 4집 앨범 홍보를 위한 첫 번째 공식 행보였다. 한국 아이돌그룹 멤버 7명을 소개하기 위해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가 생방송을 준비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야외 스튜디오에 들어설 때, 프로그램 홍보를 위한 소개 멘트는 “비틀즈 이후의 가장 위대한 그룹”이었다. 세 명의 진 행자들은 “세계를 정복한 그룹”, “한국에서 온 팝 센세이션”, ”요즘 가장 핫한 남성 그룹”이라고 한 번 더 소개했다. 그러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모여든 팬들은 광장이 떠나가라고 환호했다. 진행자는 첫인사를 마친 리더 그에게 “팬들이 사흘 전부터 와서 노숙하고 기다렸다.”고 소개했다.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팬들은 영하 6도에서 50시간을 견딘 것이다.


한국, 미국 시장의 끝인가, 중국 시장의 시작인가?

2008년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Samuel Huntington)이 타계했다. 미국 정치학회 회장으로 「Foreign Policy」를 창간해서 공동 편집인으로 활약했던 헌팅턴은 역작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 and the remaking of world order)』(1996)에서 한국을 중국 문화권으로 분류했다. 독자 문화권으로 분류한 일본과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2020년 2월, 헌팅턴의 분석과 다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중국 문화권에서 벗어나 미국을 지향하고 있다. 유사 이래 지난 5,000년간 한국은 중국 문화권에 속해 있었지만, 최근 20여 년간 판도가 현격히 달라진 것이다.


개혁개방을 통해서 중국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강화된 지금, 한국인들은 과거보다 더 미국 우호적, 미국 지향적으로 바뀌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한국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의 LPGA 출전, 방탄소년단의 미국 음악 시장 진출 등이 증거이다.


한글전용이라는 명목으로 신문, 잡지에서 한자가 사라진 지 오래됐고, 거리의 업소 이름을 보면 한자보다는 영어가 훨씬 더 많다. 심지어 생활인들의 일상대화 속에서 사용되는 표현 대부분조차 우리말과 영어를 혼용하는 형태로 발전한 상황에 이르렀다.


비단 한국의 상황만이 아니다.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해온 북한도 비슷한 상황이다. 북한 주민의 언어에도 한자보다 영어가 더 늘어 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말은 생각의 그릇이다. 남북한 모두 미국은 준거집단 중국은 현실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2020년 벽두에 불어 닥친 중국발 코로나 19 냉풍에 북한은 국경 철폐로 맞섰고, 한국은 국경 개방으로 버틴다. 코로나19는 미국 시장을 지향하는 한국인에게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과거보다 더 중국풍에 대한 경계와 우려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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