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길들지 않은 거대한 괴물이 된 신고전주의 경제학 바로잡기
21세기 첫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붕괴했다. 이후 두 번째 10년을 맞이했지만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 빠져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책임을 경제학 탓으로 돌릴 수는 없으나, 이 ‘대침체’의 원인에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연루 정황이 드러나면서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을 열어주겠다는 경제학 본연의 목적과 역할에 대한 의심과 불안마저 피어올랐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교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창시자 앨프리드 마셜의 비유를 역으로 인용해 신고전주의 경제학이야말로 “길들지 않은 거대한 괴물”이 됐다고 개탄한다. 이 책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은 스스로 저주에 갇힌 ‘괴물’을 본래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로잡으려는 원로 경제 석학의 마지막 충고다.
■ 저자 로버트 스키델스키
1939년 출생. 영국의 경제사학자, 국제관계 전문가, 상원의원이자 워릭대학교 정치경제학 석좌교수. 옥스퍼드대학교 지저스(Jesus)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너필드(Nuffield) 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첫 번째 저서 『정치인과 불황(Politicians and the Slump)』을 펴냈고, 영국학술원(British Academy) 석학회원으로 연구 활동을 하면서 1969년 『영국 진보 학파(English Progressive Schools)』를 출간했다. 1970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역사학 교수로 초빙됐는데, 1975년 펴낸 『오스월드 모슬리(Oswald Mosley)』 전기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해임됐으며 모교 옥스퍼드대학교의 교수 임용 제안도 취소됐다. 오스월드 모슬리는 1930년대 영국파시스트연합(British Union of Fascists) 당수였던 인물이다. 이후 그는 노스런던대학교의 전신인 노스런던폴리테크닉에서 역사학 교수로 지내다가 1978년 워릭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로 임용됐으며, 1990년 정치경제학 교수로 적을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1년~2001년 사회시장재단(Social Market Foundation) 이사장을 역임했고, 글로벌연구센터(Centre for Global Studies)와 맨해튼연구소(Manhattan Institute) 이사로도 활동했다.
아울러 그는 정치가로서 네 곳의 정당에 몸담은 바 있다. 처음에는 영국 노동당 소속이었다가 1981년 사회민주당 창당 위원이 됐으며, 1988년 자유당과의 합병으로 자유민주당이 되고 1990년 공식 해체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1991년 이스트석시스(East Sussex) 카운티 상원의원(종신 귀족)으로 추대된 뒤 1992년 보수당에 입당해 문화위원회 및 재정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나,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코소보 공습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가 당시 보수당 당수 윌리엄 헤이그(William Hague)에 의해 위원장직에서 해임됐고, 2001년 탈당해 현재까지 중립의원(crossbencher)으로 남아 있다.
그가 경제 석학으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1970년 집필을 시작한 이래 30년에 걸쳐 완성한 역저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전기 3부작이다. 시리즈 제1권 『배반당한 희망, 1883-1920(Hopes Betrayed, 1883-1920)』이 1983년에 출간됐으며, 1992년의 제2권 『구원자로서의 경제학자, 1920-1937(The Economist as Savior, 1920-1937)』로 ‘울프슨 역사상(The Wolfson History Prize)’을 받았다. 2000년에 출간된 마지막 제3권 『영국을 위한 투쟁, 1937~1946(Fighting for Britain, 1937-1946)』은 ‘폴 로저 더프 쿠퍼상(The Pol Roger Duff Cooper Prize)’, ‘제임스 테이트 블랙 기념상(James Tait Black Memorial Prize)’, ‘라이어널 겔버상(Lionel Gelber Prize)’, ‘아서 로스 도서상(Arthur Ross Book Award)’, ‘베일리 기퍼드상(Baillie Gifford Prize)’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화폐와 정부(Money and Government)』『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How Much Is Enough?)』『흔들리는 자본주의 대안은 있는가(Keynes: The Return of the Master)』『공산주의 이후의 세계(The World After Communism)』 등의 책을 썼다.
국제 오피니언 미디어 「프로젝트신디게이트(Project Syndicate)」에 경제사 칼럼을 연재 중이며,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가디언(Guardian)」「인디펜던트(Independent)」 등의 리딩 언론에도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다.
■ 역자 장진영
경북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와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뒤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번역과를 졸업했다. 홈페이지 영문화 번역 등 다년간 기업체 번역을 했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케인스라면 어떻게 할까?』『빅데이터, 돈을 읽다》『어떤 브랜드가 마음을 파고드는가』『돈 앞에선 이기주의자가 되라』『게임 체인저』『퓨처 스마트』『AI가 알려주는 비즈니스 전략』『CEO사회』『세계를 정복한 식물들』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_길들지 않은 거대한 괴물이 된 경제학
제1장_경제학 방법론에서 비롯된 모든 문제
불가능한 법칙|열린 시스템과 닫힌 시스템|잘못된 가설|‘물리학 선망’이라는 병|합리적 계산기|논쟁만 가득한 향연
제2장_채울 수 없는 욕구, 채우지 못한 수단
욕구와 수단|필요에서 욕구로|인위적 희소성|높아져만 가는 사다리
제3장_어떻게 경제를 성장시킬 것인가
경제 성장을 향한 여러 시도들|인구와 도덕적 효율성|남은 것을 남기는 데 쓰는 문제|무역과 자본 축적|어떻게든 빼고 싶은 국가의 역할|빅 푸시 이론과 종속 이론|워싱턴 컨센서스|누가누가 옳은가
제4장_경제는 균형을 이룰 수 있는가
균형과 중력|인간이라는 사과|인간이 일으키는 마찰|균형 상태에 관한 의문들
제5장_잘못된 모델이 만든 잘못된 법칙
사회과학의 여왕|경제학이 모델을 만드는 방법|말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계량경제학과 통계의 연막|플라토닉 모델과 경제학자들의 희망|수사학이 된 경제학|경제학은 자연과학이 아니다
제6장_갈 길 먼 심리학과의 협력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탄생|호모 이코노미쿠스의 비합리적 행동|행동 경제학: 빠른 사고와 느린 사고|피싱과 넛지
제7장_사회학의 방법론이 필요한 까닭
사회학의 방법론적 총체주의|사회와 개인|공동체의 본질|자본주의 정신의 오해|시장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가|메워야 할 틈
제8장_오래된 제도주의와 새로운 제도주의
낡은 제도주의 경제학|신고전주의적 제도주의|주인-대리인 문제가 던지는 메시지
제9장_권력이 판치는 시장에서 권력을 숨기다
권력이 빠진 경제학|권력의 세 가지 형태|엄연히 존재하는 경제 권력|시장 밖의 권력|경제학과 기업의 기득권|인정하고 싶지 않은 학문적 방종
제10장_왜 경제학의 역사를 살펴야 하는가
경제 지식은 누적된다는 착각|없애버리거나 빨아들이거나|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는 과정
제11장_왜 경제의 역사를 들여다봐야 하는가
과거를 보는 이유|경제의 역사는 통계의 원천|역사를 바로잡는 경제학|순환하는 경제사|과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제12장_윤리학은 경제학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
도덕성 되찾기|경제학의 가치론: 적정한 가격이란 무엇인가|관리 대상으로서의 사유재산|진보의 비용|케이크를 키우는 문제|경제학의 도덕적 기반
제13장_전지적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경제학이 해결해야 할 학문적 문제|경제학의 인식론: 보편성이 부족한 전제|경제학의 존재론: 미완의 현실 지도|경제를 이해하는 다른 접근방식
나오며_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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