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향한 골드러시

   
패터 슈나이더(역:한윤진)
ǻ
쌤앤파커스
   
18000
2021�� 01��



■ 책 소개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이자 가장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차세대 억만장자를 탄생시킬 우주산업의 모든 것! 

우주에는 크게 두 갈래 길이 있다. 항공우주산업의 터줏대감 NASA로 대표되는 올드스페이스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러틱처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우주에 깃발을 꽂으려는 뉴스페이스다. 2020년 11월 17일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 팰컨이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를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는 데 성공한 것처럼, 저자는 오늘날 우주산업의 동력은 당연 뉴스페이스이며, 그들이 미래의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벌이는 경쟁은 다음 세대를 위한 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이 우주의 산업화로 생기는 부수적 사업은 광활한 우주만큼이나 무궁무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뉴스페이스는 그저 억만장자들의 ‘독특한 사업 거리’가 아니다. 우주산업은 디지털 첨단기술의 총아다. 스페이스X의 팰컨,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재활용 로켓 사업은 물론, 소형 위성 수송을 위한 마이크로 런처 로켓 등은 또 한 번 혁신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한 첨예한 우주 경쟁의 결과다. 이 책은 다양한 인터뷰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우주산업의 심장인 로켓부터 올드스페이스와 뉴스페이스의 대립, 뉴스페이스 기업 철학과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이야기까지 우주산업에 대한 전방위적 정보를 촘촘하게 엮는다. 

■ 저자 페터 슈나이더
페터 슈나이더는 20년 이상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로 활약한 베테랑 기자다. 독일의 저명한 과학잡지 〈스펙트럼Spektrum〉을 비롯해 〈벨트Welt〉 등에 지속적으로 칼럼 및 심층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우주와 행성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독일 출신 우주비행사인 토마스 라이터(Thomas Reiter)를 취재하면서 우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 역자 한윤진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림비>, <나는 왜 이런 게 궁금할까>, <당신의 생각을 의심하라>, <미친 기후를 이해하는 짧지만 충분한 보고서>, <유언>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 인류의 미래는 우주에 있다 

1부 우주를 향한 자아: 억만장자들의 전쟁 
1장 우주산업의 원동력, 슈퍼리치 
2장 머스크 vs. 베조스, 로켓 개발사의 정면승부 
3장 화성, 여러 계획의 계획 
4장 우주선의 전망: 우주 여행객 
5장 달 2.0을 향한 경쟁 
6장 젊은 야심가들: 마이크로 런처 전쟁 
7장 와우 시그널을 찾아서 
8장 스페이스 마이너: 우주의 억만장자? 

2부 뉴스페이스: 새로운 우주산업 
9장 더 쉽게, 저렴하게, 빠르게 
10장 COTS: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를 향하다 
11장 디지털 공간에서 
12장 작고 위대한 형제: 큐브위성 혁명 

3부 음모와 사랑: 뉴스페이스 그리고 NASA 
13장 NASA 없이는 할 수 없다 
14장 NASA와 한 침대에서 
15장 우주를 위한 법칙 
16장 회상: 우주 수송업자로서의 국가 
17장 새로운 시작 

4부 창업자: 파괴하라! 
18장 파괴의 결과, 뉴스페이스 진입 장벽이 낮아지다 
19장 실리콘밸리 괴짜들의 절대적 물주 
20장 우주를 향한 아이디어가 돈이 되는 시대 
21장 우주 속 죽음의 성지로 쏟아부은 돈 
22장 10년 안에 테슬라는 1조 달러 기업이 될 것이다 

나오며: 뉴스페이스와 인류 그리고 나 
감사의 말 
주 

 




우주를 향한 골드러시


우주를 향한 자아: 억만장자들의 전쟁

우주산업의 원동력, 슈퍼리치

무엇이 억만장자들을 우주로 내모는가

슈퍼갑부인 이들에게 우주를 향한 경쟁은 다음 세대를 위한 큰 사업거리다. 오늘날의 주역들, 선경지명을 가진 이 갑부들은 어떤 경우에도 미래 영역을 선점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재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이 세계를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을 움직이는 동기는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억만금을 보유한 갑부들은 조금 더 많은 부가 보장된다고 거기에 코를 빠트리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물질적인 조건이 이들을 우주로 향하게 했다면 우주산업은 아마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머스크는 멕시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내가 재산을 축적하는 이유는 (화성 탐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라고 설명했다. 그가 쌓아온 부가 황당무계할 정도로 대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부는 다른 행성에서의 생활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그 밖에 다른 동기는 전혀 없다고 다시 한 번 일축했다. 우주에는 머스크가 재융자할 만한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이 없는데도 스페이스X는 화성 탐사 장비개발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금까지 스페이스X의 상장을 심히 주저했다. 자유로운 결정의 부제와 기업의 숙원사업인 화성 탐사를 확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제아무리 머스크가 단 한 발의 샷으로 막대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우주와 관련된)을 가지고 있다더라도, 주주들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머스크는 오직 선별된 투자자에게만 투자 기회를 ‘부여했다.’ 그중에서도 피터 틸이 운영하는 파운더스 펀드는 약 2,000만 달러를, 그것도 팰컨1호가 3번째 발사에 실패하기 바로 2일 전인 2008년 8월 3일에 투자했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의 가장 큰 투자자는 2016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000억 원-옮긴이)를 투자한 구글이다. 현재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의 지분은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말 미국연방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그의 지분은 최소 54%일 것으로 추정되며 그는 총 78%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제프 베조스는 머스크 못지않은 야심찬 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조금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우주에 호텔을 짓고, 테마파크를 건설하고, 궤도에 200~3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집단 거주지를 구축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이는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종국에는 이주가 가능하고, 행성을 벗어난 공원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간지 <마이애미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비전을 열정적으로 답변하던 베조스가 겨우 18살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라.


베조스는 1980년대에 자신이 했던 발언에 보태어 “블루 오리진의 비전은 매우 단순합니다. 수백만 명이 우주에서 생활하며 일하는 거죠. 그러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그럴 만한 값어치가 충분한 목표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베조스가 이런 꿈을 갖게 된 동기는 불분명하지만, 그가 이 산업에 진지하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베조스 또한 항공우주산업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아마존의 주식을 거래해 연간 수십억 달러를 이 분야에 쏟아붓고 있다.


우주산업을 이끄는 억만장자 삼두정치의 3번째 거물인 리처드 브랜슨은 다른 두 사람에 비해 이타적인 부분이 다소 부족하다. 그가 이끄는 우주 관련 산업은 상업적인 성향이 뚜렷하다. 그의 핵심사업인 스페이스십투는 언젠가 우주에 관광객을 보낼 것을 목표로 한다. 브랜슨을 움직이는 동기는 바로 기업가로서의 스릴이다. 브랜슨은 “가시적인 뭔가가 뚜렷이 없다는 이유로 해당 프로젝트 혹은 비즈니스모델이 내 기업가적 구미를 당기지 못할 때일수록 난 그것이 바로 새로운 것을 개척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그 일이 훨씬 흥미로워진다! 그런 철학을 유지해오던 어느 날 나는 나를 감동시킬 만한 것을 찾았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위성 서비스 기업인 스파이어의 CEO 피터 플랫처는 이런 실리콘밸리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주는 사람을 매혹한다. 그것은 스페인 탐험가 콜럼버스가 신세계 발견을 위해 자금을 조성하던 14세기, 15세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류는 사실상 탐험가다. 인류는 항상 미지의 것을 찾아 발견하려 한다. 그리고 우주는 가장 크고 탐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다만 얼핏 무제한에 가까운 재력을 바탕으로 우주산업을 실현하겠노라고 주장하는 개인이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했을 뿐이다.”


달 2.0을 향한 경쟁

달의 르네상스 시대

아폴로 탐사 이후 달은 ‘봤노라, 해냈노라.’ 식의, 더 이상 불가능이 아닌 가능성이 열린 곳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하늘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장되면서 지구 근처의 천체인 달은 다시 항공우주 기관과 민간 기업은 물론 항공우주관광산업의 레이더 안으로 들어왔다.


과거에 우리는 ‘자원’의 관점으로 달에 접근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민간 우주산업 기업은 다양한 천체를 천연자원으로 간주했다. 아폴로호 이후로 달을 새롭게 조명할 지식과 기술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달 탐사선인 LRO가 달의 남쪽에서 얇은 얼음층을 발견하면서 더 많은 정보가 모였다. 물은 사람에게 필요한 자원일 뿐만 아니라, 우주선 작동에도 필수적이다.


달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우주 복사가 정제되지 않은 채로 달 표면을 향해 후드득 쏟아진다. 게다가 달은 몹시 춥고 더럽다. 달에서 지구의 밤 역할을 하는 구역은 온도가 섭씨 영하 100℃ 아래까지 떨어지며 낮이라 할지라도 태양이 닿지 않는 극지역 분화구지대는 그보다 낮은 온도를 보인다. 또한 탐사를 끝내고 돌아온 아폴로 우주선의 비행사들은 무지막지한 흙장난을 하다 온 어린아이처럼 온몸에 흙먼지를 뒤집어쓴다. 다시 말해, 이런 끝없는 얼음장 같은 추위와 먼지에도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곳 어디에서라도 살아남을 거라는 소리다.


일론 머스크는 이와 같은 달의 환경을 완벽한 훈련 장소라고 생각했다. 머스크는 이미 “사람들을 진짜로 매료시키는 것은 달에 베이스 캠프를 세우고 그곳에서부터 그다음 단계인 화성으로 사람들을 운송하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그가 거대한 BFR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달에 대한 머스크의 견해가 뒤바뀌고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곧 다목적시스템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고 다시 이륙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달에 데려갈 일반인 2명을 발표했다. 이 2명의 민간인 우주비행사는 파노라마로 비행하며 달과 지구의 중력에 따라 드래건 캡슐 우주선이 방향을 선회하여 복귀하기까지 텅 빈 우주 공간에 잠시 체류할 예정이다.


달 관광 사업에는 러시아의 소유즈 캡슐 우주선으로 달 왕복 여행을 판매하는 스페이스 어드벤처스도 있다. 소유스 캡슐 우주선은 3인승으로 설계됐지만, 승객 2명 외에 한 자리는 조종석이다. 승객의 관점에서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왕복 요금이 1인당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800억 원-옮긴이)에 이른다는 점이다. 승객은 지구를 바라보며 소유즈 캡슐 우주선이 달 우주선에 도킹할 때까지 그곳에서 약 10일간 체류하고 그 이후 실질적인 순회비행에 오른다.


이 기업은 러시아 정부 산하 우주 비행국 로스코스모스에서 인가를 받았고 그 제반 시설을 사용했다. 그렇다 보니 해당기관에서 갑자기 계획을 바꾸면 모든 민간 협약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스페이스 어드벤처스가 계획한 왕복 여행이 언제 실행될지는 아직도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다.



뉴스페이스: 새로운 우주산업

더 쉽게, 저렴하게, 빠르게

신우주산업을 위한 온상

오늘날의 예언자나 다름없는 억만장자들이 인류이 새 시대를 우주에서 봤다고 하자. 그런데 왜 하필 그 시기가 지금일까? 이미 30년 전에도 부자는 존재했고, 심지어 아폴로 프로그램 시절에도 있었다. 정답은 바로 뉴스페이스에 있다. 이 개념은 적든 많든 머스크, 베조스 그리고 브랜슨이 민간 항공우주산업 기업을 창업한 경제적, 기술적 그리고 과정상의 토대를 포괄한다. 뉴스페이스는 상업적이고 독립적인 우주산업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비교적 작은 중소기업들도 접근 가능한 첨단기술에 도움을 받아 자체 우주선을 개발할 수 있었다.


현재 뉴스페이스 기업인들이 추진하는 양상을 살펴보면 크게 두 분야가 눈에 들어온다. 첫째는 자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로켓을 설계, 제작, 발사하는 기업이다. 우리는 이미 머스크, 베조스, 브랜슨 그리고 로켓 랩과 PLD의 사례를 통해 이와 같은 기업을 살펴봤다. 이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민간 우주산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로는 우주 진출이 그들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수익을 창출하는(창출하려고 시도하는) 집단이 있다. 이를테면 지역측정, 날씨 및 지구관측에 활용되는 위성 자료가 그 대상이다. 위성 데이터에 굶주린 기업은 발사 수요에 따라 이 산업에 동참하며 우주수송업의 현금 유통에 기여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자면 이미 위성제작 산업에는 170억 달러가 투여됐고, 위성의 위치 측정 정보를 활용하는 경제 분야는 거의 810억 달러(한화 약 97조 2,000억 원-옮긴이) 규모에 이른다. 요약하자면, 이런 규모는 머스크, 베조스, 브랜슨이 주력하는 발사 서비스 매출의 무려 40배 이상이다.


이 분야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면, 모든 것이 갑자기 너무 다양하고 복잡한 것처럼 느껴진다. 개념 자체가 경제적 수식 이상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스페이스2.0이라 불리는 뉴스페이스 사업이 곧 우주 속 인류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뉴스페이스는 우리가 지난 60년 동안 경험했던 것보다 우주 비행을 간단하고, 저렴하고,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작고 위대한 형제: 큐브위성 혁명

큐브와 스타 칩스

소형 위성은 대량으로 제작된다. 기업이 특정 수치의 결함률을 계산한다고 가정하면 결함이 있는 위성은 다음 로켓 발사 시에 새로 교체된다. 게다가 소형 위성 분야에는 기업에서 활동하는 탑재화물 브로커처럼 전문화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이들은 로켓에 큐브 패키지를 예약하고 미리 여러 소형 위성 서비스업체를 모집한다.


사실 지난 몇 년간 가격이 상승한 소형 위성은 우주로 향하는 운반 과정에서 대형 위성의 부수적인 화물로 취급받았다. 우주에 도착한 소형 위성은 새끼 해마들처럼 무리를 지어 궤도 내에 자신의 위치를 향해 이동했다. 초경량이라서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소형 위성의 이점은 2000년대에 이런 실용적인 크기를 개발하고 처음으로 사용한 대학가에 큰 혜택을 주었다. 마치 스마트폰 업계에 케이스, 추가 충전기, 마이크, 자동홀더처럼 부수적 활용 분야로 돈을 벌려는 기업의 수가 늘어나는 것처럼 큐브위성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큐브샛 혁명은 우주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 인근 궤도로만 국한된다. 지구궤도에서는 센서와 태양전지 기능이 비교적 떨어지더라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표에서 수천 km 거리인 정지위성궤도에는 거대한 통신위성만이 남을 것이다. 내구성이 약한 큐브는 그곳에 적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과 제작이 간단하다는 이유만으로 지구저궤도에 이런 초소형 위성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아니다. 경제적 수요가 증가한 이유는 관련 비즈니스모델의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은 센서를 통해 지표에서 발생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건을 살펴본다. 분광계로 파이프라인의 가스누설을, 적외선 센서로 산림화재를 그리고 레이더로 빙산 이동을 감지한다.



음모와 사랑: 뉴스페이스 그리고 NASA

NASA 없이는 할 수 없다

미션 성공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를 발사한 지 8개월이 지나 화성 착륙을 시도하기 직전에도 관제실의 미션 분석전문가들은 로버 주변의 기류를 알아채지 못했다. 수석 엔지니어 애덤 스텔츠너만 이쪽저쪽으로 몇 미터를 뛰어다녔고 나머지는 모니터 앞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화성에서 약 14분 지연되는 데이터를 검토하는 데 집중했다. 지구에서 2억 4,800만km 떨어진 곳에 있는 큐리오시티의 신호가 파사데나의 제트추진연구소에 도착하기까지는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다.


탐측기에 답변을 재전송하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됐기에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까지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따라서 큐리오시티가 이미 산산조각 나버렸을 확률이 높았다. 이 미션에는 25억 달러(한화 약 3조 원-옮긴이)가 투여됐고 큐리오시티를 향한 기대도 몹시 높았다.


이내 우주로부터 통신이 들려왔다(화면에는 보이지 않았다). “낙하산 장착 완료.” 그 순간 박수 소리와 두 주먹을 불끈 쥔 환호, 다소 점잖은 환성이 이어졌다. 곧이어 “화성 착륙 무사히 성공!”이라는 통신이 이어졌다. 엔지니어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팔을 붙잡고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훔쳐냈다.


2012년 화성 착륙의 성공의 흥분은 당시에도 굉장했지만, 여전히 뜨겁다. 무엇보다 큐리오시티가 여전히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이 로버는 외계탐사로봇계의 슈퍼스타였고 허블망원경, 보이저 탐사선과 동급으로 대우받았다.


그 외에도 큐리오시티는 비록 조금도 의도한 바를 없었지만 NASA에 있어 돈이 들지 않는, 성공적인 홍보수단이 되었다. 탐사 임무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검사하는 동안 방송국 카메라는 관제실에서 이로쿼이족 헤어커트에 남은 머리카락을 미국 국기처럼 염색한 한 시스템 엔지니어 보박 퍼도브시를 발견했다. 그 뒤로 한동안 인터넷에는 NASA와 퍼도브시의 이로쿼이족 스타일을 놀리는 사진이 셀 수도 없이 퍼졌다. 1979년 출생의 매력적인 젊은이는 엄청난 수의 프러포즈를 받았고 동시에 트위터 팔로워가 1만 명으로 급증했다(현재 팔로워는 10만 명에 이른다).


타고난 엔터테이너인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이런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것은 이제까지 하얀 셔츠, 안경과 포켓 프로텍션(볼펜이나 연필이 셔츠에 묻지 않도록 상의 포켓에 넣어두는 작은 덮개로 현재는 테크놀로지 너드의 상징이 되었다)을 착용한 엔지니어의 이미지가 우선이었던 NASA가 많은 변화를 거듭한 것으로 상징한다. 젊은 세대는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쿨하다.”


회상: 우주 수송업자로서 국가

방해물이 되어버린 셔틀

우주산업 경제의 기반을 다질 법률적 규제와 달리 미국 정부와 NASA는 민간 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선 국가적 차원의 발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런 행보는 저렴한 발사 시스템 개발 기회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 위성의 발사 비용도 상승시키고, NASA에 자금 운용의 어려움을 주었다.


60년대 말 이후는 물론, 아폴로 프로그램 중에도 우주수송 분야 모든 개발의 중심에는 스페이스셔틀이 있었다. 프로젝트 초창기 계획은 수평으로 착륙하는 날개 1쌍을 로켓 본체에 설치하는 것으로 화물 탑재량이 여러 톤에 이르는 우주선이었다. 이 우주선으로 주 단위 발사를 시행하고 착륙시키며 우주정거장을 운송하고 위성을 설치하는 우주연구실 역할을 하고자 했다.


이렇게 스페이스셔틀은 상업적 배경이 두드러졌고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 공급용만이 아니라 떠오르는 위성 시장에서 미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비수단이었다. 그러나 이런 지표는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았다. 첫 유인 비행을 1년 앞둔 시점인 1980년, 예상되었던 발사 비용이 계획했던 것보다 낮은 발사횟수로 말미암아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결국 매주로 계획되어 있었던 스페이스셔틀의 발사 간격이 최소 1달 반으로 연기됐고 끝내 평균 82일로 늘어났다.


스페이스셔틀은 우주산업 분야에 자주 등장하는 희망 사항과 현실 사이의 불일치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다. NASA는 물론 군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은 스페이스셔틀은 처음부터 ‘만능우주선’으로 구상된 것이었기에 예기치 못한 복합적인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를테면 궤도 선회 우주선은 궤도에서 2,600km를 비행하며 지구를 한 바퀴 일주한 다음 다시 지구대기권에 들어선 후 최대한 충격을 받지 않고 특정 지점에 착륙 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열 보호판과 고성능 엔진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자동차 크기의 동력장치를 보유하고 있는 초대형 유조선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재진입 시 스페이스셔틀은 3만 장 이상의 세라믹 타일들이 불에 붙지 않도록 보호해야 했다. 이런 요소는 스페이스셔틀 개발을 수년간 지연시켰을 뿐 아니라 대기 비용도 천정부지로 상승시켰다. 미국은 비용이 저렴한 화물차 대신에 비싸고 까다로운 리무진을 제작한 것이었다.


새로운 위성 발사 시스템 자체로서도 스페이스셔틀의 모습이 그리 좋지 못했다. 로켓은 위성을 일반적으로 정지천이궤도인 타원형 궤도에 올려놓았다. 그곳에서부터 위성은 항로를 변경하고 작은 추진 장치로 동력을 공급하며 목적지까지 비행한다. 그러나 스페이스셔틀은 위성을 불안정한 타원형에 내어놓았기 때문에 목표지점까지 비행하려면 고가의 추진장치가 추가로 필요했다. 스페이스셔틀을 위성 수송 및 정비서비스에 활용하려던 의도는 처음부터 여러 단점이 있었으며 그렇지 않다고 해도 비현실적이었다.



창업자: 파괴하라!

우주 속 죽음의 성지로 쏟아부은 돈

발할라식 투자

우주산업 정보 서비스업체 뉴스페이스 글로벌의 리처드 로켓은 항공우주산업은 “로켓에 돈을 넣고 다시는 볼 수 없는 하늘로 쏘아버린다.”라고 생각했다. 모험자본은 더 이상 전적으로 디지털 비즈니스모델에 시선을 두지 않고 그들의 투자가 빛을 발휘할 곳을 전부 쫓고 있다. 그리고 현재 무엇보다 바이오테크놀로지, 인공지능 그리고 작은 범위의 우주산업 분야가 바로 그 대상이다.


대다수 투자자에게 우주산업을 매력적이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불가능에 가깝게 이끈 것은 필요 자본금 규모였다. 위성의 제작, 발사 그리고 운영에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든다. 통신위성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국가가 감수했던 자금 부족 위험을 이제 민간 기업이 넘겨받았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 관련 프로젝트 수가 제한적으로 축소된 원인이었다.


2차례의 초대형 위성 콘스텔레이션 실패작은 이런 투자에 상당한 실패 가능성이 있음을 몸소 입증했다. 글로벌스타와 이리듐은 무선 이동통신 전신주가 없는 사막 혹은 남극과 같은 오지를 비롯한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신을 가능케 하는 위성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하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발사 시점부터 순탄치 않았다. 이리듐 프로젝트의 실패는 오늘날 여러 경제 수업에서 실패한 비즈니스모델의 표본으로 언급되며, 지금까지 우주산업 분야에서 전부가 아니면 전문가 방식의 투자만 진행했던 민간계약의 민낯을 보여주는 선례가 되었다.


10년 안에 테슬라는 1조 달러 기업이 될 것이다

투자자용 포르노

우주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대다수가 위성 활용 방식을 채택하면서 특히 머스크와 같은 로켓 제조사는 투자의 출입문 자동 개폐 장치 같은 역할을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발사 비용을 낮추는 기능도 있었다. 기업 자체에서 발사금액을 저렴한 비용으로 책정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업계의 가격을 누르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주산업에 대한 베조스, 머스크의 투자는 우주산업에 관한 평가를 바꿔놓았다.


DFJ 벤처 캐피털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주벳슨은 스페이스X는 이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멧슨의 말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페이스X의 기업 신뢰도를 월등히 향상시켰다. 그 밖에 DFJ 벤처 캐피털은 위성 서비스 기업 플래닛에 투자했다. 어느 한 인터뷰에서 주벳슨은 이런 뉴스페이스의 유망 기업이 그의 동료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설명했다. “두 기업은 몹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나는 업계에서 옛 학교의 동창생 위원회를 맡고 있다. 그들은 자료의 숫자를 보며 그저 ‘이거 완전 투자자용 포르노네!’ 라고 외쳤다.


항공우주산업을 비교적 유용한 투자대상으로 보는 것은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업계의 거물들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4월 항상 어디에 황금이 숨어있는지 기막히게 아는 것으로 유명한 골드만 삭스는 기업의 고객들을 위해 90쪽 분량의 분석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골드만 삭스 연구분석팀이자 항공우주산업 애널리스트인 노아 포포낙은 각 비즈니스모델의 전망을 조사하며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소행성 채굴사업을 조사하기 시작했을 때 도저히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건실한 과학자들과 진지한 투자자들이 얼마나 이 주제에 매진하고 있는지 깨닫는 순간 뭔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 또한 항공우주산업 경제의 강한 성장세를 예측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투자자용 보고서에는 항공우주산업 시장이 2016년 3,300억 달러에서 2040년까지 1조 달러 규모로 확장될 것이라는 분석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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