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좀 아는 사람

   
닐 메타 외(역:김고명)
ǻ
윌북
   
17800
2021�� 01��



■ 책 소개


IT 시대가 왔지만, IT 아는 사람은 없다? IT 전문가처럼 생각하고 대화하는 법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도 달라진다. 한때는 정유회사와 전기회사가 세계 최대 기업으로 꼽혔지만, 이제는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의사가 AI로 병을 진단하고 농부가 드론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세상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COVID-19 감염병으로 개인의 학업, 업무까지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IT 기술 없는 일상을 생각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인간의 진화 속도를 앞질러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앞으로도 우리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IT 전공자나 기업을 이끄는 리더뿐 아니라, 직업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IT 지식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삶에 IT 기술이 스며드는 개방성에 비해, IT 용어는 평등하지 않아 보인다. 아는 사람만 아는 IT의 세계. 방송과 언론에서는 국내외 IT 업계 회사들의 인수합병, 앱 출시, 급부상하는 스타트업 등 수많은 소식이 매일 업데이트 되고 주식 시장 역시 그 소식에 따라 들썩이지만 IT 전문가들의 말들을 들어보면 SaaS, API, 증강현실 등 온통 외계어 같은 용어들뿐이다. 이 모든 걸 이해하자면 코딩의 달인이 되거나 MBA 학위 정도는 있어야 할 것만 같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덕트 매니저 닐 메타, 아디티야 아가쉐, 파스 디트로자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 “우리 세대의 로제타스톤”이라는 추천평처럼, IT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여 IT의 기초 개념부터 비즈니스 응용 단계까지 하나씩 짚어준다. 그동안 아리송하고 궁금하던 IT 기업들의 성공 방식이 알기 쉽게 풀이되어 있고 향후 IT 기술의 방향과 미래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 저자  
닐 메타
구글의 프로덕트 메니저다.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칸 아카데미, 미국 인구조사국, 마이클소프트를 거쳤다. 미국인구조사국에서 IT 인턴십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연방정부로부터 전액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을 개설한 바 있다. 

아디티야 아가쉐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덕트 매니저다. 코넬대학교를 졸업하고 벨 애플리케이션스를 설립한 바 있다. 

파스 디트로자
페이스북의 프로덕트 매니저다. 코넬대학교를 졸업하고 IBM,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서 프로덕트 매니저와 마케터로 일했다.

■ 역자 김고명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원문의 뜻과 멋을 살리면서도 한국어다운 문장을 구사하는 번역을 추구한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를 직접 썼고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등 40여 종의 책을 번역했다. 

■ 차례
프롤로그

1부 IT 기초 지식
1장 소프트웨어 개발
구글 검색은 어떻게 작동할까?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나에게 맞는 곡을 추천해줄까?
페이스북은 뉴스피드에 표시되는 게시물을 어떻게 정할까?
우버, 옐프, 포켓몬고의 기술적 공통점은?
틴더는 왜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하라고 할까?
《워싱턴 포스트》 기사는 왜 제목이 두 개씩 있을까?

2장 운영체제
블랙베리는 왜 망했을까?
구글은 왜 제조사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할까?
안드로이드폰에는 기본으로 깔리는 쓰레기 앱이 왜 그렇게 많을까?
세계 3위 모바일 운영체제는 뭘까?
맥도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3장 앱경제
앱 다운로드는 왜 대부분 무료일까?
페이스북이 사용자에게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떼돈을 버는 비결은 뭘까?
뉴스 사이트에는 왜 그렇게 ‘협찬기사’가 많을까?
에어비앤비는 무엇으로 돈을 벌까?
로빈후드는 주식거래 수수료를 안 받고 무엇으로 돈을 벌까?
광고나 사용료 없이 앱으로 돈을 버는 방법이 있을까?

4장 인터넷
‘google.com’을 입력하고 엔터를 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터넷으로 정보를 전송하는 것과 핫소스를 배송하는 것의 공통점은?
정보는 어떻게 이 컴퓨터에서 저 컴퓨터로 이동할까?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는 왜 산맥까지 뚫어가며 광케이블을 직선으로 깔았을까?

2부 IT 업계의 핫이슈
5장 클라우드 컴퓨팅
구글드라이브와 우버의 공통점은?
클라우드 속에 있는 것은 실제로 어디에 존재할까?
왜 포토샵을 소유할 수 없게 되었을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스스로 오피스를 비웃는 광고를 내보냈을까?
아마존 웹 서비스는 어떤 서비스일까?
넷플릭스는 신작 공개일에 폭증하는 시청자를 어떻게 감당할까?
오타 하나로 인터넷의 20%가 다운된 이유는?

6장 빅데이터
타깃은 어떻게 아버지보다 먼저 딸의 임신을 알았을까?
구글 같은 대기업은 어떻게 빅데이터를 분석할까?
아마존에서는 왜 10분마다 가격이 바뀔까?
기업이 많은 데이터를 소유하는 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7장 해킹과 보안
범죄자가 컴퓨터를 ‘인질’로 잡는 법?
온라인에서 마약과 도난 신용카드 번호는 어떻게 거래될까?
와츠앱은 어떻게 와츠앱도 읽을 수 없게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걸까?
FBI는 왜 애플에 아이폰 해킹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을까?
해커는 어떻게 가짜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개인정보를 탈취할까?

8장 하드웨어와 로봇
바이트, KB, MB, GB가 뭘까?
컴퓨터와 휴대폰의 CPU, 램 같은 사양은 무엇을 의미할까?
애플은 왜 구형 아이폰을 느려지게 만들까?
휴대폰의 지문인식은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
애플페이의 작동 원리는 뭘까?
포켓몬고의 작동 원리는 뭘까?
아마존은 어떻게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까?
아마존은 어떻게 30분 만에 물건을 배달할까?

3부 IT 비즈니스의 미래
9장 사업적 판단
노드스트롬은 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할까?
아마존은 왜 손해를 보면서까지 프라임 회원에게 무료배송을 할까?
우버는 왜 자율주행차가 필요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링크드인을 인수했을까?
페이스북은 왜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을까?
페이스북은 왜 와츠앱을 인수했을까?

10장 신흥국
서양 IT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려고 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케냐인들은 어떻게 피처폰으로 모든 것을 결제할까?
위챗은 어떻게 중국의 ‘공식’ 앱이 됐을까?
아시아에서는 어떻게 모든 것을 QR코드로 결제할까?
동서양 IT 기업의 전략은 어떤 면에서 다를까?

11장 기술정책
어째서 컴캐스트는 사용자의 검색 기록을 팔 수 있을까?
무료 모바일 데이터는 어떤 점에서 소비자에게 해로울까?
영국 의사가 구글 검색 결과에서 자신의 의료사고 기사를 없앤 방법은?
미국 정부는 어떻게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상산업을 만들어냈을까?
어떻게 하면 기업이 데이터 유출에 책임을 지게 만들 수 있을까?

12장 미래 전망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갈까?
가짜뉴스 영상과 음성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은?
페이스북은 왜 가상현실 헤드셋 개발사를 인수했을까?
수많은 기업들이 아마존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뭘까?

에필로그

 




IT 좀 아는 사람


IT 기초 지식

소프트웨어 개발

IT의 방대한 세계를 탐색하는 여정의 출발점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앱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기본적인 구성요소들은 동일하다. 이 둘 외에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앱이 바로 그 동일한 구성요소들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구글 검색은 어떻게 작동할까?

구글은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무려 30조 개가 넘는 웹페이지를 뒤져서 가장 좋은 결과물을 10개로 추린다. 그러면 사용자는 92%의 확률로 첫 페이지에 나온 결과를 클릭한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할 때마다 구글이 그 많은 웹페이지에 일일이 접속하진 않는다. 대신 데이터베이스(엑셀 스프레드시트처럼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좋은 표라고 생각하면 된다)에 각 웹페이지의 정보를 저장해두고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무엇을 보여줄지 정한다. 알고리즘은 일련의 명령어다.


* 크롤링

구글의 알고리즘은 인터넷상의 모든 웹페이지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를 위해 ‘스파이더’ 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웹페이지를 ‘크롤링’한다. ‘크롤’은 기어다닌다는 뜻이다. 크롤링은 인터넷에 있는 모든 웹페이지를 찾을 때까지(적어도 구글이 판단하기에 그럴 때까지) 지속된다. 스파이더는 일단 몇 개의 웹페이지를 크롤링해서 ‘색인’이라고 하는 웹페이지 목록에 추가한다. 그리고 각 웹페이지에서 밖으로 나가는 링크, 즉 외부 링크를 따라가서 또 새로운 웹페이지를 색인에 추가한다. 그렇게 해서 더는 새로운 웹페이지를 찾을 수 없을 때까지 이 과정이 반복된다. 크롤링은 항상 진행 중이다. 구글은 밤낮없이 새로운 웹페이지를 색인에 추가하고 혹시 기존의 웹페이지에 변동 사항이 있으면 그것 역시 색인에 반영한다.


* 단어 검색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구글은 색인을 샅샅이 뒤져서 연관성이 큰 웹페이지를 찾는다. 그 원리는 무엇일까? 가장 단순한 방법은 워드에서 Ctrl+F를 눌렀을 때처럼 특정한 키워드의 출현 빈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쉽게 악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니커즈 초콜릿으로 검색을 했다면 단연히 snickers.com이 최상위에 표시돼야 한다. 하지만 검색엔진이 단순히 웹페이지에서 ‘스니커즈’라는 단어가 나오는 횟수만 센다면? 누군가 작정하고 ‘스니커즈 스니커즈 스니커즈 스니커즈’ 라고 해당 단어를 잔뜩 써 놓은 웹페이지가 최상위에 오를 것이다. 그런 결과는 쓸모가 없다.


우버, 옐프, 포켓몬고의 기술적 공통점은?

구글지도와 같은 서비스를 직접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구상에 있는 도로, 건물 도시, 해안선을 모조리 촬영하고 측량하기 위해 수많은 인력과 차량을 파견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구글은 그렇게 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회전, 확대ㆍ축소, 길찾기 기능도 개발해야 한다. 한마디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우버, 포켓몬고, 옐프는 각각 차를 탈 수 있는 곳, 포켓몬을 찾을 수 있는 곳, 근처 식당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지도를 표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을 들여서 자체지도를 만들려고 하면 아마 본전도 못 걸질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앱에 구글지도를 탑재하는 것이다. 맛집을 찾을 때? 옐프는 구글지도에서 현재 위치를 중앙에 두고 근처 식당을 핀으로 표시한다.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고 싶을 때? 우버는 구글지도로 목적지까지 경로를 표시하고 예상 소요 시간을 보여준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구글이 타사 앱에서 구글지도를 표시할 수 있는 짤막한 코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도에 아이콘을 표시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계산하고, 과속 단속 구간을 찾는 코드까지 준비되어 있다. 비용도 저렴하거나 무료다. 짧은 코드만 넣으면 구글이 수년간 갈고닦은 기술을 가져다 쓸 수 있다니 개발자들에게는 횡재나 다름없다.


이렇게 다른 앱의 기능이나 데이터를 가져다 쓸 수 있게 해주는 코드를 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줄여서 API라고 부른다.


* API의 세 가지 유형

첫 번째 유형은 ‘기능 API’다. 기능 API는 경로 계산, 문자메시지 전송, 문장 번역 같은 작업을 전문적인 앱에 맡길 수 있게 한다.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수리하지 않고 배관공이나 목수를 부르는 것과 같다. 기능 API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자면 꽤 번거롭다. 그래서 송금 앱인 벤모는 송금 완료 메시지를 보낼 때 그 방면에 전문화된 API를 이용한다.


두 번째 유형은 ‘데이터 API’로, 다른 앱으로부터 스포츠 경기 점수, 최신 트윗, 오늘의 날씨 등 흥미로운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게 한다. 호텔 프런트에 전화해서 근처의 괜찮은 박물관과 식당을 추천받는 것과 같다. 뉴욕 지하철에서 제공하는 API를 이용하면 열차의 위치와 다음 열차의 도착 예정 시간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유형은 ‘하드웨어 API’로, 기기의 고유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구글지도는 휴대폰의 지리 위치 API로 사용자의 현위치를 파악한다. 운동 앱은 휴대폰에 탑재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라는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지 감지한다.


물론 API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API를 활용하면 앱 개발이 한층 수월해지지만 앱이 API에 종속된다. 예를 들어 메일 전송 API가 다운되면 그 API를 쓰는 모둔 앱이 메일을 전송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지만 혹시 구글이 승차공유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경쟁사인 우버가 구글지도 API를 못 쓰게 막아버릴 수도 있다.


이렇게 사업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긴 해도 타사의 전문화된 API를 쓰면 필요한 기능을 직접 개발할 때보다 더 쉽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고 보통은 비용도 더 적게 든다.


앱경제

이제 우리는 앱 없이 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버(2008년 설립), 에어비앤비(2008년 설립), 스냅챗(2011년 설립) 등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자랑하는 기업들이 전적으로 앱에 의존하고 있다. 이른바 ‘앱경제’의 규모는 1천 억 달러로 추산된다.


앱 다운로드는 왜 대부분 무료일까?

인스타그램, 스냅챗, 드롭박스, 벤모, 구글지도가 전부 무료다. 안드로이드든 iOS든 매출액 100위권 앱 중에서 유료 앱은 마인크래프트가 유일하다. 그런데 무료 다운로드 앱을 제작하는 회사들이 거액의 돈을 쓸어 모으고 있다. 스냅챗은 전부 무료 서비스지만, 모회사 스냅은 2017년 상장 당일에 시가총액 3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앱경제가 ‘일반’ 경제와 얼마나 다른지 엿볼 수 있는 사건이다.


그렇다면 앱 개발자들은 앱을 팔지도 않으면서 무슨 수로 돈을 버는 걸까? 그 비밀은 영리한 비즈니스 모델, 다른 말로 ‘수익화’ 전략에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전략은 ‘부분유료화’다.


* 부분유료화: 추가 기능은 유료

부분유료화를 통한 수익 창출법은 크게 두 가지로 인앱결제와 유료구독이다. 인앱결제는 돈을 내고 추가 기능이나 가상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인앱결제는 모바일 게임의 밥줄이다. 포켓몬고는 코인을 사서 포맷볼이나 회복약으로 교환할 수 있다. 순전히 과시용으로 인앱결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포트나이트 플레이어들은 캐릭터나 셔츠나 춤동작 같은 것을 구입하기 위해 수백 달러를 쓴다.


게임과 앱 개발자들이 인앱결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추가 비용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게임이나 앱을 만들어 놓으면 의상이나 필터 같은 가상의 상품을 판매하는 데는 따로 돈이 안 들어간다(전문용어로 한계비용이 0달러다).


* 유료구독

부분유료화의 다른 한 축은 유료구독이다. 휴대폰 요금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유용한 기능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다. 유료구독은 ‘플러스’, ‘프리미엄’, ‘골드’ 같은 명칭이 붙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앱 개발자들 사이에서 구독 서비스가 인기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일회성 판매는 새 버전이 나올 때만 일시적으로 수입이 급증했다가 다시 뚝 떨어진다. 둘째, 구독 서비스 가입자가 앱을 더 장기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아마도 사용자들이 단순히 앱을 구매하는 개념보다는 앱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고객의 생애라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런 사람이 회사에 더 많은 수입을 안겨준다. 전문용어로 ‘생애가치’가 더 높다. 그리고 디지털 사업에서는 생애가치 극대화가 곧 길이요 진리다.



IT 업계의 핫이슈

클라우드 컴퓨팅

멀리 갈 것 없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블록버스터 매장에서 영화를 빌리고,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포토샵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구입하고, 회사의 거대한 전산실에 업무용 파일이 저장됐다. 반면에 요즘은 넷플릭스로 온라인에서 영화를 보고, 포토샵 등 각종 앱을 월구독제로 이용하고, 드롭박스나 아마존 웹 서비스 등을 통해 원격지의 거대한 컴퓨터에 업무용 파일을 저장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변화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클라우드’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제부터 그 클라우드란 게 무엇인지 알아보자.


구글드라이브와 우버의 공통점은?

이제는 우버, 리프트, 집카 같은 승차공유 앱으로 필요할 때만 차를 빌릴 수 있다. 탈 때만 돈을 내면 되기 때문에 평소에 운전을 많이 하지 않는다면 자가용보다 여러모로 낫다. 더군다나 우버는 내 차가 아니니까 수리, 주유, 도난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현재 IT 업계는 자가용에서 우버로 넘어가는 것과 같은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


* 기존 방식 vs 클라우드 컴퓨팅

기존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같은 앱을 구입하고 노트북에 파일을 저장했다. 말하자면 차를 소유하는 것과 같았다.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스스로 관리 책임을 져야 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웹브라우저에서 구글문서 같은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한편 구글드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에 파일을 저장할 수 있게 됐다. 구글드라이브에 저장된 파일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고, 구글문서는 구글 계정에만 로그인하면 브라우저나 휴대폰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작동한다. 한마디로 우버와 같다.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고, 아무것도 소유할 필요가 없으며, 딱 필요한 만큼만 돈을 내고 쓰면 된다.&


이렇게 앱과 파일을 개인의 컴퓨터가 아닌 온라인에 저장하는 새로운 방식을 ‘클라우드 컴퓨팅’이라 부른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와 하드드라이브가 기존의 방식을 대표한다면 구글문서와 구글드라이브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대표 주자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메일이 대표적인 예다. 지메일 사용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같은 앱을 통하지 않고 웹에서 이메일을 읽고 쓴다. 스포티파이 사용자는 음악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바로 인터넷에서 듣는다. 아이폰은 문자메시지와 파일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되기 때문에 폰을 바꿔도 복원된다.


클라우드 속에 있는 것은 실제로 어디에 존재할까?

*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는 한마디로 남의 컴퓨터다. 구글드라이브에서 구글문서를 생성하면 모든 글자와 사진이 사용자의 컴퓨터가 아닌 구글의 컴퓨터에 저장된다. 지메일을 실행할 때도 메일을 처리하는 것은 사용자의 컴퓨터가 아닌 구글의 컴퓨터다.


여기서 ‘구글의 컴퓨터’란 구글 직원의 노트북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사용자가 생성한 구글문서는 구글의 ‘서버’에 저장된다. 서버란 데이터를 저장하고 앱과 웹사이트를 구동하는 데 특화된 고성능 컴퓨터다.


일반적으로 서버는 ‘데이터센터’ 라고 하는 거대한 건물에 여러 대가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다. 데이터센터는 아무 건물에나 만들 수 없다. 서버의 발열이 심하기 때문에 강력한 냉방 시스템이 필요하고 정전에 대비해 보조 발전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클라우드의 장단점

첫 번째는 보안 문제다. 타인의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할 때 우리는 파일이 안전하게 보호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믿음이 깨질 때도 있다. 2014년 해커들이 드롭박스와 유사한 애플의 온라인 백업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를 해킹해서 할리우드 배우들의 누드 사진이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애플은 아이클라우드의 보완성을 강화했고 현재 대부분의 클라우드 업체는 막강한 보안을 자랑한다.


두 번째는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이다. 타인의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할 때 우리는 부디 다른 사람이 접근할 수 없기를 바란다. 미국 법원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버에 저장된 메일을 확보하려고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법원의 요구를 거부했다.


세 번째는 인터넷 접속과 관련이 있다. 트위터, 구글지도 등 주로 쓰는 앱이 모두 웹 앱이라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을 때는 뭘 하려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많은 앱이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하도록 개선되고 있다. 구글문서와 지메일만 해도 제한적이나마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하고 여러 게임과 생산성 앱이 구글 크롬에서 실행되는 오프라인 버전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위험 요소가 없진 않아도 그 편의성과 보안성을 생각하면 클라우드는 전반적으로 훌륭한 방식이다.


빅데이터

구글 같은 대기업은 어떻게 빅데이터를 분석할까?

직원이 엑셀 파일을 열어서 분석하진 않는다. 데이터가 너무 방대해서 아무리 고성능 컴퓨터라고 해도 한 대로는 분석은커녕 저장조차 무리다. 그렇다고 그 데이터를 다 처리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거대한 슈퍼컴퓨터를 만들자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쓰는 방법이 데이터를 분할해서 표준 크기의 저렴한 컴퓨터들에 배정하는 것이다. 이 컴퓨터들이 일제히 데이터 분석에 돌입해 마지막 한 대까지 작업을 완료하면 결과를 취합해 최종적인 답이 도출된다.


* 맵리듀스

구글은 이 전략을 토대로 그 유명한 ‘맵리듀스’ 알고리즘을 탄생시켰다. ‘맵’ 단계는 친구들이 각 동네 주민을 세는 것에 해당하고 ‘리듀스’ 단계는 친구들이 통보한 결과를 취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인기 있는 빅데이터 도구인 하둡도 맵리듀스를 이용한다. 하둡은 슈퍼컴퓨터가 아니라 표준 크기의 서버들에 데이터를 분산해서 고속으로 처리한다. 컴퓨터들을 물리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컴퓨터만 추가하면 된다는 게 장점이다.


정리하자면 빅데이터 분석은 엑셀로 감당하지 못할 만큼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 빅데이터 분석은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고 그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데이터과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탄생시키기까지 했다.



IT 비즈니스의 미래

신흥국

서양 IT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려고 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2018년 페이스북은 자사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성장이 정체됐고 유럽에서는 역성장으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이 성장 중인 국가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이었고 특히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성장세가 강했다.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유명한 서양 IT 기업 중 대다수가 서양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고 자사가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페이스북 외에도 구글, 아마존, 우버 같은 거대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 중국: 철벽 방어

폭발적인 경제성장률과 세계 최대의 인터넷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양 IT 기업이 진출을 시도했던 나라다. 하지만 서양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중국은 무덤이나 다름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만리방화벽 때문이다. 만리방화벽은 중국 정부가 인터넷상의 정보가 자국 국경을 넘나드는 것을 제약하기 위해 만든 규제의 집합체다. 중국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위키백과 등 서양의 주요 웹사이트가 대부분 차단되어 사용자를 유치하기가 어렵다.


앞으로도 서양 소프트웨어 기업의 중국 진출은 허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내 IT 기업들이 만리방화벽의 보호 아래 급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2018년에 세계 20대 IT 기업 중 11개가 미국 기업이고 나머지 9개가 중국 기업이었다. 사실 중국의 많은 IT 기업이 미국 거대기업의 복사판이다. 중국이 지금껏 자국의 IT 기업을 외국의 경쟁사로부터 보호하는 정책으로 톡톡히 이득을 본 만큼 앞으로도 같은 정책을 고수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하드웨어는 또 이야기가 다르다. 애플은 미국보다 중국에서 아이폰이 더 많이 팔릴 만큼 중국 진출에 성공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차단된 페이스북이 중국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페이스북의 전 세계 매출 중 10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기업들이 외국 고객을 붙잡기 위해 매년 페이스북에서 수십억 달러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덕분이다.


이처럼 일부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키우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서양의 인터넷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중국에서 사용자를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 인도: 종합선물세트

인도인들은 스마트폰 사랑이 대단하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미국인구보다 많고 전국적으로 10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있다.(스마트폰이 화장실보다 많다!) 스마트폰이 이렇게 인기인 이유는 인도인 대부분이 2000년대에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전까지는 인터넷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PC 시대를 건너뛰고 모바일 시대로 직행한 셈이다.


중국과 반대로 인도는 외국 기업에 개방적이고 서양 IT 기업에 대적할 자국의 대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서양 IT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사랑하는 십 수억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 중이다.


서양 거대기업들의 대폭적인 투자는 인도에서 이미 빛을 발하고 있다. 페이스북 앱은 인도인 사용자가 미국인 사용자보다 수천만 명 더 많고 구글 안드로이드는 인도 모바일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전도유망

인도 진출의 최적기가 어제였고 동남아시아 진출의 최적기가 오늘이라면, 라틴아메리카 진출의 최적기는 내일이다. 라틴아메리카는 아직 서양 IT 기업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꾸준히 기회를 모색 중인 지역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역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이 중국에 필적하고 인터넷 인구를 보면 브라질과 멕시코가 각각 세계 4위와 9위를 차지할 만큼 인터넷 사용자가 많다. ‘SNS의 세계 수도’로 꼽히는 브라질은 인터넷 사용자의 97%가 SNS를 이용한다. 다만 인터넷 인프라가 낙후되어 있어 성장이 지체될 수 있다는 게 최대 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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