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지금 당신의 이웃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중산층 트렌드 2017』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가늠하는 실증적인 책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 매년 발간했던 《중산층 보고서》에 심층적이고 다양한 분석을 곁들여 책으로 엮었다. 책은 대한민국 중산층이 어디서 뭘 먹고 살며, 어떤 삶을 즐기고 있는지, 힘든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살펴본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지금 본인이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돌아보게 될 것이고, 기업들은 고객에 대해 파악해 더 나은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사람으로 산다는 것, 평범하게 산다는 것, 중간으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중류층을 중산층으로 대체해서 부르고 있다. 중산층은 경제적 개념이고, 중류층은 사회 문화적 개념까지 포함된 더 큰 개념이다. 자산, 소비 혹은 구매력과 같은 경제적 관점에서 중산층을 보기 때문에 지금의 중산층은 ‘힘들고 불안하고 허덕이고 각박한’ 것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이렇게 중산층이 중류층과 이별함으로서 자신이 중산층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빈곤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중간이지만 중산층은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희망을 전하며 진정한 중산층으로서의 삶을 위한 유용한 지침을 전한다.
■ 저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저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살면서 어느 때에 행복해야 ‘행복한 인생’인가. 유년기 혹은 청년기? 아니면 늘그막? 어느 한 때만 행복했다 해서 그 인생을 “행복했다”고 말하긴 힘들 것이다. 굴곡은 있을지라도 인생 전체에서 골고루 만족감을 느껴야 비로소 행복한 인생이다. 2011년, 우리의 100세 인생 전체가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도록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설립됐다. 젊은 시절과 중년, 그리고 노년의 행복 모두를 위해 다양한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 차례
Part 01. 중간이지만 중산층은 아니다 (중산층 정의와 한계)
사피엔스, 거위 되다
사피엔스 vs 중산층│거위의 꿈│중류층이라 쓰고, 중산층이라고 읽다│거위를 이야기하면서 기러기를 생각하기 때문일까?│그래, 우린 거위다
중산층은 없다
중산층, 현재를 가지고 미래를 판단하다│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너무 낮다│부자도 없고, 중산층도 없다│번 만큼 쓰고 싶다?│중산층이라면 33평에는 살아야│중형차는 몰아야 중산층, 그러나 뚜벅이가 5명 중에 1명│해외여행이 좋다 그러나 현실은 국내여행
‘학력’과 ‘부모’가 만드는 계층사회
맛집은 왜 붐비나│평균의 함정, 중산층을 세분화하다│중산층 10명 중 최대 6명 빈곤층 될 것│노후 중산층 이탈은 고소득층이 메운다│소득 차이 원인?수저론의 부상│소득 차이 원인 - 학력學歷이 학력學力인 시대│결국 학력이 계층의 차이 만들어│소득의 차이는 ‘부모’와 ‘학력’에서 비롯
Part 02. 차별적인, 그러나 저렴한 (중산층 일상)
돈 많으면 잠도 더 잔다
중산층의 하루│소득이 일상의 모습을 결정한다│돈 많으면 잠도 많이 잔다│빈곤층은 돈이 없어 아침을 굶나?│학력이 높으면 더 비싼 점심 먹는다│빈곤층은 뚜벅이다│빈곤층은 ‘저녁 있는 삶’도 어렵다│30대 미혼 여성, 스마트폰 가장 많이 이용│돈 vs 건강, 중산층의 선택은?│개인 간 일상의 차이는 결국 소득과 학력에서 비롯
알뜰한 중산층
대한민국 중산층의 사회·문화적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중산층이 선호하는 문화생활은 영화, 여행│경제적 여유가 여가·문화생활을 결정한다│중산층 절반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문화생활한다│영화는 좋아하는 장르를 골라 본다│소득이 적을수록, 1인 가구일수록 여행 못 간다│중산층은 저비용의 산책·조깅, 등산을 선호│쇼핑은 스타일만큼 가성비도 중요│집은 평균 28.3평이지만, 19평 이하도 10명 중 2명│중산층 자가용 10대 중 4대가 쏘나타급 이상
Part 03. 외로운, 그리고 이기적인 (중산층 인식)
외로운 중산층, 가족을 꿈꾸다
중산층은 그래도 4인 가구가 많아│중산층, 가능하다면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요│결혼? 뭐, 안 해도 돼│이혼, 요즘 세상에 누가 참고 사나요│아이는 둘 낳고 싶은데, 키울 형편이 안돼요│자녀 양육 책임은 학업을 마칠 때까지│부모님은 따로 살며 자주 찾아 뵙는 게 제일이죠│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은 한 달에 20만 원│손주 돌봄, 할빠와 현실적인 할머니│같이 살아야 더 행복해진다
이기적인 중산층
10년 뒤 대한민국, 중산층은 어떻게 생각할까?│우리의 소원은 통일?│미국보다 중국의 눈치를 더 봐야│10년 후 대통령의 임기는 단임제 예상│대한민국의 10년 뒤 경제적 위상은 … 현재 수준?│‘희망사항’이 ‘현실’이 되길 원해│대한민국에서 재벌은 ‘양날의 칼’?│이민자, 고맙지만 결국 경쟁자│진화가 필요한 한류韓流│신新 대한민국의 시작, 김영란법│이기적인 중산층
Part 04. 같은, 그러나 다른 (중산층 경제생활)
중산층이라고 다 같은 중산층이 아니다
개미와 파레토의 법칙│중산층은 어디에? 절대 부족한 순자산│중산층이라고 다 같은 중산층이 아니다│중산층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조금씩 다른 소비패턴│중산층은 무슨 수저일까?│중산층 4명 중 1명, 금융자산 없거나 500만 원 미만│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하위 중산층, 소득 확대에 주력하라│중위 중산층, 종잣돈을 만들어라│상위 중산층, 금융투자를 확대하라
중산층의 노후준비 성적, 62점
우공이산愚公離山과 마운틴맨│장수 리스크에 관심 없는 중산층│노후생활비, 얼마면 되겠니?│국민연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낮은 사적연금 활용│중산층의 노후준비지수는 62점│중산층 그룹별 연금 전략│은퇴 후 일에 대한 생각과 연금부자
중산층 트렌드 2017
중간이지만 중산층은 아니다 (중산층 정의와 한계)
사피엔스, 거위 되다
거위의 꿈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중산층中産層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았다. 오히려 상류층과 대비하여 중류층中流層이라는 말을 사용해왔다. 중류층의 사전적 의미가 신분이나 생활 수준이 중간 정도가 되는 사회계층으로 사회/문화적 개념까지 함축되어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중산층은 경제적 개념으로 자산 수준이 중간쯤 되는 계층이고, 중류층은 생활/문화 수준까지 중간쯤 되는 계층이다. 언뜻 보면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내용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중류층은 자산을 포함하여 생활 수준, 즉 사회/문화적인 수준까지를 포함하여 중산층보다 더 광범위한 개념이다. 서구사회에서도 사실 중산층과 정확하게 매칭되는 개념이 없다. 미들 클래스Middle Class라고 통칭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산층의 기준은 사회/문화적 개념을 뺀 경제적 관점의 중산층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제개발협력기구 기준이다. 소득을 기준으로 중산층을 나누는 방법이다. 자산으로 중산층을 나누는 방법도 있지만, 소득이 축적되어 자산이 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적 지위나 문화적 향유를 기준으로 사용하면 좋지만, 주관적인 측면이 크고 나라별 상황적 괴리가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결국 계량적이고 객관적인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중산층을 나누는 OECD 방식을 우리나라 통계청도, 그리고 이 책에서도 따르고 있다.
중류층이라 쓰고, 중산층이라고 읽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중류층과 중산층을 혼동해 쓰기 시작했다. 아마도 경제적인 문제가 우리 삶을 더 강하게 지배하면서부터일 것이다. 문제는 용어를 섞어 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삶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 것이 문제이다.
우리나라 중산층은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중산층 10명 중 4명만이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 중산층 중 나머지 6명은 자신이 빈곤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대부분이 중산층을 이야기하면서 중류층, 아니 그 이상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산층에 대한 OECD의 정의는 중위 소득 50~150%에 해당하는 가구이다. 그러니까 이 기준에 따르면 중위 소득의 50% 이하는 빈곤층이 되는 것이며, 150% 이상은 고소득층이 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67% 정도이니, 5명 중 3명 이상이 중산층인 것이다.
물론 여기에 다양한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인데 무슨 중산층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고, 매일 전철로 출퇴근하며 근근이 아이들 학원비 내기도 바쁜데 무슨 중산층이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중산층은 어디까지나 수치로 정의된,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일반화되고 계량적인 경제용어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중류층 혹은 고소득층을 중산층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없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너무 낮다
중산층의 문제는 이상과 현실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중산층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중산층의 소득은 평균 511만 원이지만, 그들의 실제 월평균 소득은 366만 원이다. 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소득에 비해 현실에서 받는 소득은 72% 수준에 불과하다. 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실질 소득 구간은(32.2%) 300만~400만 원 구간으로 한국의 중산층은 연봉 기준으로 대략 4,000만 원을 겨우 넘는 수준인 것이다. 이상(중산층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중산층의 소득)과 현실(중산층의 실제 소득)의 괴리도는 28%(100-72)이다. 사실 빈곤층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중산층 소득은 374만 원으로 중산층의 실질 소득(366만 원)과 거의 유사하다. 즉, 현재 중산층들의 실질 소득은 빈곤층들의 관점에서 볼 때 중산층의 소득으로 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산층의 눈높이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도는 컸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미혼일수록, 1인 가구일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컸다. 실제 30대의 경우 중산층의 월 소득에 대한 괴리도는 33%로, 금액 기준으로 167만 원이나 차이가 났다.
소득 층위별 괴리도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 상위 중산층의 괴리도(21%, 금액 기준 118만 원 차이)에 비해 중위 중산층의 괴리도(30%, 147만 원 차이)가 더 컸으며, 하위 중산층의 괴리도(46%, 금액 기준 196만 원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결국 30대, 미혼, 1인, 하위 중산층의 경우, 그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은 결코 가까이에 있지 않다.
부자도 없고, 중산층도 없다
재미난 것은 부자도 자신을 부자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산 기준으로 상위 1%를 부자라고 한다면, 자산의 커트라인은 대략 9억 9,000만 원이다. 그리고 상위 1% 이상 부자들의 평균 자산은 약 24억 4,000만 원이다. 그러니까 부자가 되려면 최소 10억 원 정도는 있어야 하고, 부자 소리를 제대로 들으려면 대충 25억 원 정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부자들 자신이 부자인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10억~30억 원 정도의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한의 자산은 74억 원이었다. 무려 3.7배(중간값 기준)나 높은 수준이다. 그 이상을 가진 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중산층의 자산에서도 그들의 이상과 현실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대한민국 중산층이 꿈꾸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순자산은 평균 6억 4,200만 원이지만, 그들의 실제 순자산은 1억 7,600만 원이다. 중산층이 생각하는 이상(중산층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중산층의 자산)과 현실(중산층이 보유하고 있는 실제 자산)의 괴리도는 무려 73%이다. 즉,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 자산에 대비해 현실에서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27%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실제 자신들의 자산도 1억~1억 5,000만 원 구간인 것을 보면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자산 수준은 사실 하늘의 별 따기인 셈이다.
이런 양상은 특히 젊은 층일수록, 미혼일수록, 1~2인 가구일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결국 중산층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월 소득과 달리 자산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자산을 그리고 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중산층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현실과 너무나도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학력과 부모가 만드는 계층사회
소득 차이 원인 - 수저론의 부상
그렇다면 계층 간 혹은 중산층 층위 간의 소득 차이는 왜 발생할까. 물론 한두 가지 이유로 이들 간의 소득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끌어들여야 비로소 제대로 된 설명이 가능하다.
물론 사회의 구조를 깊게 파지 않아도 소득 차이의 발생 원인으로 몇 가지를 합리적인 선에서 의심해 볼 수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선천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부모의 부와 후천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학력이다. 부모의 부가 클수록 자식의 부 역시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고, 학력이 높을수록 소득 역시 높아질 것이란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소위 수저 계급론(이하 수저론)은 실제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현상이고, 학력 혹은 학벌에 따라 직장의 종류와 규모가 달라지는 학력주의 역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부모가 지닌 부가 자식의 부로 되물림되면서 농담처럼 시작됐던 수저론이 이제는 자꾸만 불편한 진실로 다가온다.
수저론이 탄생할 만큼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음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중산층에게 물었다. 고소득층은 왜 고소득층이 됐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의 노력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 중에서 72.3%의 압도적인 중산층이 부모의 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이제 수저론을 우스갯소리가 아닌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하나의 사회코드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산층 내 층위 간에는 하위층일수록 부모의 부 때문에 고소득층이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조금씩이나마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부의 축적 과정에서 부모의 부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소득 차이 원인 - 학력學歷이 학력學力인 시대
소득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또 다른 원인은 학력이다. 학력은 본인의 후천적인 노력이 반영되는 요소인데, 이 노력의 정도에 따라 소득의 크기도 달라진다. 그 소득에 따라서 결국 계층도 결정된다.
실제 학력별 소득의 차이는 명확하다. 2015년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274만 원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아니라, 학력에 따른 임금의 차이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학력이 높아질수록 임금이 확실히 증가한다.
중졸 이하의 월 임금은 155만 원으로 전체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했고, 고졸의 임금 역시 212만 원으로 중졸보다는 많지만 전체 평균에는 미치지 못한다.
전문대를 졸업하면 전체 평균과 유사한 263만 원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반대를 졸업하면서부터는 임금이 크게 뛰기 시작해 평균을 훌쩍 넘긴다. 일반대졸의 임금은 349만 원이었고,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들은 500만 원대에 달하는 고임금을 받고 있었다.
학력學歷이 학력學力인 시대인 것이다. 본래 학력은 학교를 다닌 경력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소득 차이, 나아가 계층 차이를 만들어내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차별적인, 그러나 저렴한 (중산층 일상)
돈 많으면 잠도 더 잔다
소득이 일상의 모습을 결정한다
중산층 내 각 개인 간 일상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소득이었다.
우리의 일상이란 것은 사실 소비의 연속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저녁에 잠들기까지 어떻게, 얼마나, 어디에 소비하느냐가 결국 일상의 모습이 된다. 소득이 많고 적음에 따라 일상의 모습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소득이 모든 특성에 앞서 우리 일상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조사에서 소득은 수면시간과 아침을 먹는 비율, 점심식사 비용, 자가용 이용률 등과 정비례 관계에 있었다. 반면 소득은 건강보다 돈을 중시하는 비율과는 반비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소득이 많을수록 식사를 챙겨 먹거나 식사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든가, 자가용을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은 합리적이며 당연한 추론이다. 소득이 많을수록 수면시간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 점은 다소 흥미롭다. 소득이 많은 사람의 일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더 여유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득 다음으로 일상에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은 학력이다. 소득만큼은 아니었지만, 학력 역시 개인 간 일상의 차이를 크게 벌려 놓고 있었다. 사실 앞서 개인 간 일상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소득이라 했지만, 이 소득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 학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떻게 보면 소득과 학력은 한 가지 특성 요인이라 할 수도 있다.
학력은 소득과 마찬가지로 식사와 관련된 부분이나 자가용 이용률과 정비례 관계에 있었다. 다만, 수면시간과는 뚜렷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학력은 또 소득과 마찬가지로 건강보다는 돈을 중시하는 비율과 반비례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즉 학력이 높을수록 돈을 중시하는 비율이 낮았다.
연령과 가구의 인원수도 일상의 많은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연령은 아침을 챙겨 먹는 비율과 정비례 관계에 있었고, 건강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과는 반비례하는 관계를 형성했다. 가구의 인원수도 연령과 동일한 특성을 보였다. 즉 가구의 인원수가 많을수록 더 많이 아침을 챙겨 먹고 있었고, 돈보다 건강을 더 중시했다.
그밖에 성별과 결혼 여부에 따라서도 일상에 조금씩 차이가 발생했지만, 이들 특성 요인은 일상과 정비례 관계에 있다거나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식의 해석을 할 수는 없다. 그저 관련성이 있다, 없다는 식 정도의 분석이 가능할 뿐이다.
성별은 건강보다 돈을 선택하는 비율이나 저녁시간의 양과 상당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었고, 결혼의 여부는 아침식사 비율, 자가용 이용률 등과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남자는 건강보다 돈을 더 많이 선택했고, 여자에 비해 저녁시간이 짧았다. 기혼자는 미혼자에 비해 더 아침을 챙겨먹고, 더 많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한 중산층
대한민국 중산층, 인터넷 이용//해외여행/선거 참여 비율 높아
사회/문화적 관점의 중산층 구분 기준 중에서 대한민국 중산층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비율(94.7%)이 제일 높았다. 우리나라는 IT 강국답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비율이 90%를 상회하였으며, 특히 30대에서 50대까지 연령대별로 고른 분포를 보여 젊은 세대나 나이 많은 세대나 비슷하였다.
다음으로 중산층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는 비율(66.3%)이 높았다. 대한민국 중산층 3명 중 2명은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는 비율은 연령이 젊을수록,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젊은 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달리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으로 숙박 비용을 아끼면서 해외 배낭여행을 즐기고 있다.
한편 고소득층(86%)과 빈곤층(28.5%) 간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비율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경제적인 여유와 시간적인 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갈 수 있지만, 빈곤층은 대부분 경제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여행을 쉽게 갈 수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대한민국 중산층은 선거에는 항상 참여한다는 비율(63.5%)도 높아, 중산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꽤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는 50대(69.1%)의 선거 참여 비율이 30대(58.7%)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선거 참여 비율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선거에서 연금이나 노인복지를 요청하는 실버 세대의 정치적인 파워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계층별로는 고소득층(75.7%)이 빈곤층(51.4%)보다 선거에 항상 참여한다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의 경우에도 선거에 항상 참여한다는 비율이 절반 수준이지만, 고소득층이 선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투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여유가 여가/문화생활을 결정한다
문화생활 중에서 돈이 적게 드는 것은 영화와 독서이다. 영화는 빈곤층(44.3%)이 고소득층(35.3%) 보다 선호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빈곤층은 소득이 적기 때문에 돈이 적게 드는 영화를 보거나 독서를 하며 문화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혼일수록 영화, 독서, 연극/뮤지컬 관람 등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혼인 경우 돌봐야 할 자녀가 없으므로 기혼자보다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여가시간이 더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화생활 중에서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여행, 레저스포츠, 뮤지컬 관람 등이다. 여행은 고소득층(35.3%)이 빈곤층(21.7%)보다 선호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고소득층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에 비용에 부담을 가지지 않고 여행, 레저스포츠 같은 다양한 취미/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중산층은 제한된 경제력 때문에 돈이 적게 드는 영화를 가장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경제적 여유가 여가/문화생활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남성은 레저스포츠를 선호하는 비율이 더 높은 반면에, 여성은 연극/뮤지컬 공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일반적으로 활동적인 여가활동을 선호하는 반면에, 여성은 연극/뮤지컬 공연 같은 문화생활을 더 좋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로운, 그리고 이기적인 (중산층 인식)
외로운 중산층, 가족을 꿈꾸다
중산층, 가능하다면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요
중산층 가족은 현재 4인 가구가 가장 많으며, 평균 3.3명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꿈꾸는 가족의 모습은 어떠할까?
중산층은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응답이 전체의 85%에 가까웠다. 특히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았다. 현재 살고 있는 모습과 원하는 가족의 모습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현재 살고 있는 모습에 익숙해졌거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기혼일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함께 살고 있는 가구원수가 많을수록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더 선호했는데, 이는 가족과 함께 살수록 그만큼 좋은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가족과 함께 사는 삶을 선호했다. 빈곤층은 10명 중 6명이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고소득층은 10명 중 9명이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 했다. 경제적 여건은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서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이다. 빈곤층의 경우 현재 1인 가구 비율(18.2%)보다 1인 가구로 살고 싶다는 비율(36.4%)이 2배 가까이 높아, 부양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담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중산층이 혼자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응답한 가운데, 혼자 사는 삶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그룹이 있었다. 바로 미혼인 1인 가구이다.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룬 기혼자의 경우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 비율이 8.1%에 불과했으나, 미혼의 경우 39.6%가 혼자 산다를 선택해 큰 차이를 보였다. 미혼자는 앞으로 가정을 이룰지 의견이 나눠졌으나 가정을 이룬 기혼자는 압도적으로 가족과 함께 사는 삶을 선택해 가족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아이는 둘 낳고 싶은데, 키울 형편이 안돼요
자녀를 키우는 데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으로 불리는 이들은 결혼은 했지만 의도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맞벌이 부부로, 자녀보다 부부 중심의 삶에 더 가치를 둔다.
결혼에 대해 개방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중산층 가족은 자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결론적으로 중산층은 딩크족, 딩펫족과 거리가 멀었다. 결혼 후 바라는 자녀수에 대한 질문에 66%에 달하는 많은 사람이 2명의 자녀를 원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4명이나 중산층 가족이 바라는 자녀수는 평균 1.85명으로 실제보다 더 많은 자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양육 부담을 줄여주는 환경이 마련되면 자녀를 더 낳을 의지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전 계층에서 2명의 자녀를 원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다만 빈곤층의 경우,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가 10.7%로 중산층(6.3%), 고소득층(4.4%)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자녀를 키우려면 일정 수준의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한편 중산층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기혼자일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함께 살고 있는 가구원수가 많을수록 원하는 자녀수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구원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가구원수가 1명인 중산층은 1.69명의 자녀를 원했지만, 가구원수가 4명인 중산층은 1.96명의 자녀를 원했다. 가족구성원이 많은 가족일수록 대가족에 대한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있고, 자녀 양육을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가 있어 더 많은 자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기적인 중산층
이기적인 중산층
대한민국 중산층은 통일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과반수가 30년 이내 통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이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가격의 변동은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내렸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대한민국 재벌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있지만 지금보다 10년 뒤 더욱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대신해주는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력을 이용하면서도 그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전 세계로 수출되는 한류의 인기가 1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도 하고 있지만,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새롭게 태어날 대한민국을 꿈꾸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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