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백 년이 지나도 생존하고 싶다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일상화가 답이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신기술, IT와 바이오, 신제품, 아이폰과 애플, 스티브 잡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혁신을 신기술이나 신제품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사실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로는 더 이상 성장할 길이 없으니,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혁신 하면 획기적인 기술을 떠올리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혁신이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루어짐을 간과하고 하는 소리다. 에디슨의 전구 발명도 전력망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 없었다면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팟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팟의 성공 뒤엔 아이튠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음원 유통 비즈니스 모델이 있었다. 아니, 아이튠스가 없었다면 아이팟은 그저 새로운 제품 중의 하나로만 소개되고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다. 환경 변화로 인해 경영 사정이 나빠지면 그제야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려고 달려든다. 그러다 위기에서 벗어나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잊어버리고 이내 기존 습관으로 되돌아간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일회성의 위기 대응책으로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지금처럼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는 더욱 그렇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해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를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우위에 서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저자들이 제언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 프레임워크는 간단명료하며 일상에서 실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 당신의 의지만 강력하다면 말이다. 낡고 익숙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재검토함으로써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저자들이 제공하는 도구들을 활용하면 된다. 나머지는 모두 당신의 손에 달려 있다.
■ 저자
카란 지로트라
인시아드에서 기술 및 운영 관리 담당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인시아드 MBA와 최고경영자 과정인 EMBA에서 <최고의 교수상>을 수상했으며, 최고의 강의자에게 주어지는 학장상도 네 번이나 받았다. 기업가 정신과 비즈니스 모델 연구에 전념하는 그는 ABB, 존슨앤존슨, 바이엘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서부터 신생 기업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2005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가장 주목할 만한 올해의 아이디어에 이름을 올린 테라패스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런 경력을 기반으로 열정적인 스타트업 기업가들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성공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도델리공과대학을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에서 ‘경영 과학과 응용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세르게이 네티신
인시아드에서 글로벌 기술 및 혁신 담당 석좌 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와튼-인시아드 얼라이언스의 리서치 국장을 맡고 있다. 2001년 인시아드에 오기 전까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 교수로 재직했다. 와튼 스쿨과 인시아드에서 MBA 및 EMBA 프로그램 부문의 상을 다수 수상한 바 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운영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그는 미국 연방항공청, 록히드마틴, P&G, 맥도날드, 롤스로이스, 컴캐스트, 익스피디아, ABB 등에 컨설팅하기도 했으며,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문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원래 컴퓨터 공학자였던 그는 모토로라와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에서 일하다 로체스터대학교에서 운영 관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역자 김은지
역자 김은지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워싱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세계를 읽다, 호주』 『크리슈나무르티의 마지막 일기』 『해피니스 : 몰랐던, 잊었던, 작은 행복 500가지』 『아프리카의 보석, 모란앵무』 등이 있다.
■ 차례
Chapter 1.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일상화
블록버스터의 혁신 경험
어디까지가 혁신일까?
최적의 BMI 프레임워크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3단계
실행 과정에서 만나게 될 장애물
Chapter 2. 비즈니스 모델의 현황 파악
비즈니스 모델과 리스크
잘못된 리스크 셈법
비즈니스 모델에서 리스크 찾기
비효율성 평가하기
패션 브랜드 자라 사례
BM 검사는 일회성으로 그쳐선 안 된다
Chapter 3. ‘What’ 혁신 전략
주요 의사 결정 범위를 좁게 국한시켜라
폭스바겐 비틀과 부가티의 공통점
의사 결정의 위험을 분산시켜라
아이디어 분석 : 가사 도우미 사업
Chapter 4. ‘When’ 혁신 전략
유연성 극대화를 위해 의사 결정을 연기하라
의사 결정 순서를 바꿔라 : 경쟁을 통한 혁명
의사 결정을 분리해 초기 수요 신호를 감지하라
아이디어 분석 : 초음속 자판기
Chapter 5. ‘Who’ 혁신 전략
누가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누가 리스크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가?
누가 이득을 가장 많이 볼 것 같은가?
아이디어 분석 : 패션시스타
Chapter 6. ‘Why’ 혁신 전략
수익 모델의 재정립, 성과 기반 계약
글로벌 소싱 시장의 혁신
망가진 시스템의 개선 전략, 통합화
아이디어 분석 : 릴레이라이즈
Chapter 7.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실행
비즈니스 모델 혁신 매트릭스
BMI 아이디어 발굴하기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결점 찾기
적절한 W 요소 찾기
소규모 팀으로 전문 업무 수행하기
마케팅 전략 개발하기
마케팅 실험
테라패스 프로젝트, 그 이후
Chapter 8.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미래
스베르방크의 변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길
저자 후기
주석
비즈니스 모델의 절대강자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며, 어떻게 해야 저런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까 부러운 시선으로만 본다. 하지만 당신도 가능하다. 두 가지 지렛대만 활용하면 말이다.
그 두 가지 지렛대란 바로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숨겨져 있는 두 가지 형태의 위험 요소인 정보 리스크와 보상 정렬 리스크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방안을 말한다. 여기서 정보 리스크란 충분한 정보 없이 결정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위험을 의미한다. 반면에 보상 정렬 리스크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별적인 보상과 전체적인 가치 사슬의 이익이 서로 부딪힐 때 발생한다.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일상화
비즈니스 모델 안에서 어떤 결정을 언제, 누가, 왜 내리는지를 변화시킴으로써 정보 리스크와 보상 정렬 리스크를 보다 원활하게 제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즉 BMI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BMI가 일반적인 제품 혁신보다 난이도와 불확실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획기적인 기술의 도입이나 새로운 시장의 발견 없이도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BMI만의 장점이다. BMI는 기존에 사용하던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만들던 제품을 생산해 기존의 시장을 공략한다. 그럼에도 예전과는 다른 성과를 창출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줄이면서도 예상 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4W 전략에 의거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대체로 외부에서는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작고 사소한 변화를 수반하므로,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려워 오랫동안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제시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때 내리는 주요 결정과 가정을 최대한 많이 검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것과 둘째, 정보 리스크와 보상 정렬 리스크를 없애거나 줄일 수 있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다.
최적의 BMI 프레임워크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기회를 모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모든 비즈니스 모델에 몇 가지 주요 의사 결정이 핵심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요 의사 결정과 이를 실행하는 상황을 가리켜 의사 결정 패턴이라고 부른다.
주요 의사 결정을 심층적으로 연구한 결과, 우리는 기존의 의사 결정 패턴이 종종 비즈니스 모델의 비효율성과 리스크로 이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예컨대 의류 제조사는 소비자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하기 전에 의류 디자인을 결정해야 한다. 이는 정보 리스크에 노출됨을 의미한다. 또한 매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인 마케팅 부서와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인 운영 부서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해 보상 정렬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의사 결정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거나 재구축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도록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바꾸어야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우리가 제안하는 BMI 프레임워크는 혁신가가 의사 결정 패턴에서 선택해야 할 4가지 기본 요소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이를 4W 전략이라고 부른다.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결정 중 무엇을 바꾼다.
-언제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 시기를 바꾼다.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 결정권자를 바꾼다.
-의사 결정권자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 이유를 바꾼다.
이 4W 전략에 따라 상황에 맞게 응용해 정보 리스크와 보상 정렬 리스크로 인한 비효율성을 짚고 넘어감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의 의사 결정 패턴을 개선할 수 있다.
What 혁신 전략
우리는 주로 초기에 세운 근본적인 결정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이런 결정들이 비즈니스 모델의 비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한다. 사실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기간 사용해 온 지렛대는 오래된 습관으로 자리잡기 쉽다. 또는 업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는 이유로 특정 경영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도 많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해본다면, 각종 비효율성을 초래하기에 아예 없애버리는 편이 나은 해로운 지렛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것들을 부족한 정보로 인해, 어떤 것들은 기업과 소비자, 채널 파트너사의 목표와 동기가 불일치하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선제적으로 결정해야 할까, 아니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 후 늦게 결정하는 게 나을까? 이는 기업의 성향에 따른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도 모른 채 리스크를 떠안는 상황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럼 이제 리스크와 이득의 최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 어떤 요소들을 타협해야 하는지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한 가지에 집중하는 등 사업 영역을 줄이거나, 유행을 덜타는 상품 생산처럼 정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극적인 변화를 꾀하는 혁신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둘째, 리스크를 초래하는 의사 결정 개수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는 전략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때에 따라 이 전략은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한 다른 종류의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셋째, 만약의 상황을 감안해 의사 결정들이 지닌 위험을 분산시킴으로써, 정보 리스크나 보상 정렬 리스크를 줄이는 혁신을 살펴볼 것이다. 의사 결정으로 인한 리스크가 서로를 증폭시키는 대신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전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결정들을 찾거나, 리스크의 여파를 여러 조직이 함께 흡수해 분산시킬 수 있도록 조율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주요 의사 결정 범위를 좁게 국한시켜라
2010년 10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아마존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이베이, 기타 여러 인터넷 거물들을 배제하고, 오로지 아마존에만 주목했다. 제목 옆에는 기저귀를 찬 아기 사진이 함께 실렸는데, 기사의 내용이 미국 뉴저지에 있는 소규모 신생 기업인 퀴드시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적절했다. 와튼 비즈니스 스쿨에서 우리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 마크 로어가 설립한 퀴드시는 주 사업인 온라인 소매업체 다이퍼스닷컴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2005년에 로어가 학생 신분으로 설립한 다이퍼스닷컴은 회사 이름만 들어도 무슨 상품을 파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다이퍼스닷컴은 기저귀와 물티슈, 신생아용 분유, 기저귀 발진 연고, 땀띠 파우더 등 아기를 돌보는 데 필요한 상품들만 취급했다. 그런데도 다이퍼스닷컴의 매출은 2010년 3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아마존의 유아용품 카테고리 매출을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선택과 집중은 매력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다. 판매 상품 수를 제한하면 품목 선정이나 수요 예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아마존과 비교했을 때, 다이퍼스닷컴은 취급품목 수가 적었다. 반면 모든 것을 판매하려는 아마존은 그 많은 상품들에 대해 수요 예측과 공급업체 선정, 재고 관리, 가격 책정 등에 일일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런 의사 결정 패턴에서 발생한 리스크는 그야말로 골칫덩어리였다. 판매 상품마다 이익률과 고객 수요의 가변성이 모두 달랐다. 이익률이 높고 수요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야말로 리스크도 낮고 이익도 많아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상품이었다. 이 상품들은 수요의 가변성이 높고 이익률이 낮은 상품으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는 역할도 했다. 결국 도서류라는 단 한 가지 종류의 상품에 집중했던 사업 초기와는 달리, 오늘날 아마존은 엄청난 규모의 상품 다양화로 인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만 한다.
의사 결정의 위험을 분산시켜라
세 번째 what 혁신 전략은 의사 결정들이 지닌 리스크를 서로 보완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항공 업계에서 비행기를 구입하는 의사 결정에는 어쩔 수 없이 정보 리스크가 동반된다. 외부 상황에 따라 요동치는 승객 수요로 인해 항상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따르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항공 비행기에는 전체 수용 가능 인원의 70% 정도만이 탑승한다. 이는 항공 업계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다행히도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영국의 라이언에너, 호주의 제트스타와 같이 표준화된 서비스 전략에 집중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 항공사들이 업계의 좋은 사례를 남기고 있다. 이들 세 회사 모두 선실 구조와 비행기 기종을 단일화함으로써 의사 결정의 수와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의사 결정의 수를 늘리면서도 훌륭한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 모델도 있다. 칠레의 란 항공이 대표적이다. 만일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한 란 항공의 위험 분산 전략이 눈부신 성공에 상당히 기여했다. 이 전략은 란 항공이 내려야 하는 의사 결정의 수를 늘리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서로 위험을 나누어 흡수할 수 있는 의사 결정들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여객기를 운항하는 항공사 대부분은 화물 운송 사업을 멀리한다. 하지만 란 항공은 승객을 태우고 국제노선을 운항하는 기종에 승객과 화물을 동시에 싣는다.
운행 일정을 변경하기 어려운 국제선의 특성상, 출발 전 장시간 땅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란 항공은 이런 긴 대기 시간을 부수적인 수익 기회로 만들었다.
이 전략은 근본적으로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상황을 유발하는 정보 리스크를 매우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높은 수요 변동성 탓에 항공사는 때에 따라 자원을 과용하거나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리스크는 수익원을 다양화함으로써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즉, 두 개의 수익원 중 어느 하나가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수익원이 보완해줌으로써 손해의 여파가 덜 하다.
When 혁신 전략
타이밍은 모든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 의사 결정들을 언제, 어떤 순서로 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의 성패가 결정된다. 이는 역으로 주요 의사 결정들이 타이밍이나 의사 결정 순서를 바꿈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에서 when 혁신 전략을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주요 의사 결정별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지점, 즉 충분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의사 결정 순서를 바꾸는 것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유연성 극대화를 위해 의사 결정을 연기하라
가격 책정 유동화 전략
상품 판매 시점보다 가격 책정 시점이 앞서면 앞설수록, 가격 정책으로 인한 비효율성이 초래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새로운 정보에 따라 가격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다면, 가격 책정 과정에서 시간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조력자로 활용할 수 있다.
항공사들은 이런 가격 책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BMI 해결책을 도입했다. 1978년 항공사에 대한 규제가 철폐되자, 항공사들은 원하는 가격을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항공사들은 가변적 가격 책정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정보 비효율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비행기 탑승 수요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까다롭다. 비행기 좌석은 따지고 보면 부패성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운항 중에 비어 있는 좌석을 내일 다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항공은 비행기 탑승 수요와 관련된 정보가 새롭게 업데이트될 때마다 가격을 조정하는 전략을 처음으로 도입한 항공사로 유명하다. 엄밀히 말하면, 아메리칸 항공은 새로운 정보에 따라 가격을 손쉽고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는 사브르라는 이름의 IT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렇듯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은 항공 산업을 획기적으로 변신시켰다. 이제 항공사는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사전에 정해놓은 항로 가격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가격은 한번 정하고 나면 바꿀 수 없는 요소가 아니었으며, 사전에 미리 정해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의사 결정 유동화 전략
점차 많은 산업에서 한번 정한 가격을 절대로 바꾸지 않는 결정이 엄청난 정보 비효율성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인터넷 소매업체는 이제 매일, 아니 매시간 가격을 조정한다.
이런 접근법은 변화하는 수요 동향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곳에도 적용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일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만약 고객 한 명 한 명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한 후 비로소 고객별 제안 가격을 결정한다면, 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유연성이 다소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부 고객들은 보다 나은 혜택을 누리지만, 다른 고객들은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점차 널리 쓰이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구매 이력을 통해 확보한 고객의 가격 민감도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Who 혁신 전략
비즈니스 모델은 종종 잘못된 이해관계자에게 주요 의사 결정권을 일임한다. 앞서 많은 사례를 통해 살펴봤듯이, 비즈니스 모델의 모든 의사 결정은 두 가지 리스크의 영향을 받는다.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업해야 할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불일치하는 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비효율성 중에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도 포함된다. 복잡한 글로벌 기업으로 커짐에 따라, 의사 결정은 더욱 넓게 퍼져 중요한 정보가 종종 지정된 의사 결정권자의 손 밖에 있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 결과, 현재의 의사 결정권자는 가장 좋은 선택을 내릴 위치에 있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의사 결정권자를 바꿈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누가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의사 결정 권한을 재조정하는 혁신은 직원에게 직접적으로 권한을 위임하거나, 중앙집중식 결정에서 지역으로 이관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여러 산업에 걸쳐 천천히 퍼져 나가고 있다. 물론 두 가지 권한 위양 모두 고객의 니즈와 선호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이에게 의사 결정권을 일임하는 방식이다. 즉, 시장에 대한 지식이나 수행 역량을 토대로 가장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사람에게 의사 결정을 넘기는 게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이 해야 할 일과 업무 시간을 정하는 결정권은 경영자에게 있다. 하지만 구글은 경영자가 아니라, 직원 스스로 자신의 업무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 기술직 직원의 경우, 총 업무 시간의 20%를 자신이 직접 설계한 프로젝트에 할당하도록 장려했다.
구글처럼 지속적인 혁신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라면,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마음껏 시간을 쏟도록 하는 게 현명하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할당하는 전략이야말로 혁신적인 구글 문화의 토대가 된다. 또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직원 스스로가 가장 열정적이고 자신 있는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경영자에게도 이득이 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충분히 개발되고 시험되기도 전에 섣불리 판단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리스크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가?
아마존은 처음부터 모든 상품을 팔되, 재고는 조금만 유지한다라는 신조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했다. 1995년 아마존이 판매하는 책 종수는 백만 권이 넘었지만, 보유 재고는 인기 있는 책 위주로 2천 권에 불과했다. 그 외 대부분의 책들은 재고를 보유하지 않은 채, 공급자에서 고객으로 직송 방식으로 배송했다. 즉, 아마존이 출판사나 도매업자에게 고객 주문 정보를 전달하면, 그들이 아마존의 포장지와 라벨을 이용해 고객에게 직접 책을 배송했던 것이다.
이렇듯 무재고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아마존은 많은 책을 보유하지 않고도 오프라인 서점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많은 책을 판매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요가 낮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책까지 재고로 보유하려면, 상당한 창고와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수적이다. 또한 인기 없는 책을 재고로 보유할 경우, 그 책에 대한 수요가 전혀 없을 때의 리스크도 함께 떠안아야 했다.
그런데 아마존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고 관련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결정권자를 바꾸었다. 즉, 팔리지 않은 재고에 대한 리스크를 가장 잘 감당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에게 일임한 것이다. 따라서 정보 리스크로 발생하는 결과를 아마존이 아닌 도서 공급업자들이 감당했다. 하지만 전체 리스크가 여러 업체들에 분산되었기 때문에, 출판사나 도매업체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었다.
Why 혁신 전략
근본적으로 보상은 우리가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왜 하는지를 정한다. 물론 보상이 의도한 대로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적 이기심을 부추겨 협업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여러 회사들이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할 때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각기 다른 회사들을 움직이는 동기와 보상 요인이 서로 부딪히므로, 결국 전체 가치 사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회사라면 경영자가 개입해 모두에게 타협을 강요할 수라도 있지만, 여러 회사가 얽힐 경우에는 중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why 혁신 전략을 추구할 때에는 하나의 조직에서 일할 때와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두 개 이상의 조직과 함께 일할 때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수익 모델의 재정립, 성과 기반 계약
과거 미국 국방부는 고가의 항공기를 구입하면서 수리와 정기 점검에 대한 T&M 조건에도 동의해야 했다. T&M 계약 조건은 수리할 때마다 고객에게 인건비와 부품 비용을 청구하는 원가 가산방식으로, 정비공에게 자동차 수리비를 내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비용이 너무 많다는 데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방위 산업체가 서비스 비용을 절약할 이유를 전혀 제공하지 못한다. 오히려 방위 산업체 입장에서 보자면, T&M 계약으로 인해 비행기가 더 많이 고장 날수록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시스템에서 방위 산업체는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엔진 부품 품질의 개선이나 효율적인 디자인 개발, 내구성이 뛰어난 재료 사용, 향상된 예방 정비 전략 제안 등을 하라고 압력을 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2004년에 비용은 줄이고 성과는 향상시키라는 거대한 압박에 직면한 미 국방부는 이 비즈니스 모델의 why 요소를 바꿀 방법을 모색했다. 즉, 엔진 성능을 높여 항공기 수명은 연장하고, 유지비는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방위 산업체의 보상을 미 국방부의 목표와 일치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이에 미 국방부는 PBC, 즉 성과 기반 계약제를 도입했다.
이 성과 기반 계약제는 방위 산업체의 수익 모델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항공기가 실제 사용된 시간을 바탕으로 방위 산업체에게 비용을 지불했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95% 이용률을 기준점으로 정했다. 그 결과, 방위 산업체는 제트 엔진이 수리나 점검을 받느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을수록 보다 많은 수익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성과 기반 계약제는 이전에는 간단명료했던 제품 구매를 서비스화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성과 기준점을 토대로 서비스 공급업체의 수익이 연동되는 서비스화야말로 매우 강력한 why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다.
고객 입장에서 성과 기반 계약제의 장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공급자가 어떤 혜택을 가져가는지 이해하려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과 기반 계약은 사실상 자원 관리 리스크를 고객에서 공급자로 이동시키는 계약이다. 즉, 비즈니스 모델에서 who 요소와 why 요소가 바뀐다. 공급자가 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급망과 정비 인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으므로 그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그리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성과 기반 계약제를 받아들이려면 공급자에게 추가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의 충분한 보상이 제공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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