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역전의 경제학

   
오영수
ǻ
이담북스
   
15800
2016�� 09��



■ 책 소개

경제의 ‘ㄱ’자도 몰랐던 왕초보,
한 달 만에 경제학 기초 개념을 마스터하다!

 

오랫동안 경제학을 가르쳐 온 오영수 교수의 끊임없는 고민에서 출발한 친근하고, 손쉽고, 간편한 경제학 입문서 『30일 역전의 경제학』.

 

이 책은 방대한 경제 지식 중 꼭 알아야 할 기초 개념과 원리를 30가지 주제를 통해 풀어냈다. 수요, 비용, 유인, 효율성, 국민경제의 순환 원리 등 핵심 개념은 물론 시장의 본질과 기능 그리고 작동 원리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룬다. 그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와 최신 이슈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통찰함으로써 사회 문제 전반에 대한 안목까지 넓혀준다.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경제학 기초 개념과 상식을 따로 배울 필요 없이 한 번에 손쉽게 배울 수 있다. 

 

■ 저자 오영수
저자 오영수는 현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일반사회교육과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해군 제2사관학교에서 경제학 교관으로 군 복무를 한 뒤 경북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였다.

 

학부 재학 중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대학원 재학 중에는 한국산업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경북대 부임 이후, 미국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 환경정책연구소(Environmentand Policy Institute)의 객원 연구원 자격으로 박사과정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아 하와이 대학(University of Hawaii)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에는 미국 오리건 대학(University of Oregon)에서 연구 파견 교수로 근무하였다.

 

경북대학교 재직 중 중등교육연구소, 지역개발연구소, 문화산업연구소 소장과 기획처장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한국경제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매직 경제학』과 『경제학 갤러리』 등이 있고, 『고등학교 경제』 『고등학교 생활경제』 『고등학교 실용경제』 『중학교 사회』 등 여러 교과서를 집필하였다.

 

■ 차례
시작하는 이야기

 

PART 1 기초 개념
01 Day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수요와 소비자잉여
02 Day 알파고와 이세돌: 합리적 선택과 한계
03 Day 파우스트의 거래: 비용
04 Day 뻥튀기 기계의 마술: 생산과 공급
05 Day 시애틀 스톰핑: 유인
06 Day 로빈슨 크루소의 불행: 분업과 특화
07 Day 공주의 신랑감은 누구: 자원 배분 방식
08 Day 보도블록 10계명: 효율성
09 Day 영혼들의 합의 사항: 공평성
10 Day ‘경제’의 육아일기: 국민경제의 순환 원리

 

PART 2 시장과 가격
11 Day 화개장터의 제피 김치: 시장의 본질
12 Day 존재하지 않는 시장의 존재 이유: 경쟁시장
13 Day 블루 매직과 금주: 시장의 기능
14 Day 사격과 양궁: 가격 원리
15 Day 좋은 사과는 다 어디로 갔는가: 상대가격
16 Day 시혜와 꼼수 사이: 가격차별
17 Day 열정페이에서 공정페이로: 시장의 임금 결정 원리
18 Day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지대
19 Day 샤일록의 푸념: 자본과 이자
20 Day 너는 어제 내가 한 일을 모르고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

 

PART 3 경제 문제
21 Day 공유지의 비극: 외부성의 경제학
22 Day 난쟁이들의 행진: 소득 분배의 경제학
23 Day 지금 행복하신가요: 행복의 경제학
24 Day 언터처블스(Untouchables): 지하경제의 경제학
25 Day 사랑과 전쟁: 결혼과 이혼의 경제학
26 Day 티보(Tiebout)와 맹모(孟母): 교육의 경제학
27 Day 범죄의 재구성: 범죄의 경제학
28 Day 신언서판과 루키즘: 외모의 경제학
29 Day IM Fired!: 실업의 경제학
30 Day 지렛대를 경계하라: 빚의 경제학

 

끝맺는 이야기




30일 역전의 경제학


기초 개념

Day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수요와 소비자잉여

수요: 욕망의 진화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대부분 재화나 서비스를 통해 충족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언가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머릿속에서 구입하고자 하는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구매 의사나 계획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수요라고 부릅니다. 다시 말해 누구나 탈 수 있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공용전차가 이성의 강을 지나면서 수요라는 나만의 승용차로 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 재화에 대한 수요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개인들의 수요가 다 더해져 시장 전체의 수요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사과에 대한 선호가 똑같은 두 사람이 있다면, 사과에 대한 이들의 수요도 같을까요?


아마도 아니겠죠? 두 사람의 소득이 다르면 사과 구매 의사에도 차이가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요인들에 의해 사람마다 다르게 형성되어 있는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현실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그것은 바로 가격에 대한 반응을 통해서입니다. 예컨대 사과에 대한 수요가 큰 사람은 같은 가격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과를 구입하려 할 것이고, 수요가 적은 사람은 더 적게 구입하려 할 것입니다. 사과에 대한 수요의 차이가 시장에서는 현재 가격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양(이를 수요량이라고 합니다)의 차이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Day 뻥튀기 기계의 마술: 생산과 공급

생산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활동

채석장이나 광산에서는 종종 다이너마이트로 바위를 폭파하곤 합니다. 또 포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수확한 포도를 으깨어 오크통 속에다 몇십 년씩 저장해 놓기도 합니다. 이처럼 생산은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행위의 겉으로 드러나는 특성을 기준으로 생산을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상황에 따라 생산 활동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생산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어떤 활동이 생산인가 아닌가를 판가름하는 키워드는 바로 부가가치입니다. 똑같이 집을 부수는 행위라도 그것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경우에는 생산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단순한 파괴 행위에 불과한 것입니다.


부가가치란 말 그대로 어떤 재화의 가치가 더 늘어난 증가분을 말하는데, 보통 판매 가격에서 생산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나 중간재의 구입비용을 뺀 것으로 구해집니다. 이 부가가치 안에는 원자재를 가공하는 데 투입된 여러 생산 요소(노동, 자본, 토지)에 대한 비용(임금, 이자, 지대)과 생산자의 몫인 이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가가치는 시장가격으로 계산되는 만큼 그 크기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그 생산물을 얼마나 가치 있는 물건으로 평가하고 있는가에 의해 좌우됩니다. 결국 어떤 활동이 생산이 될지 아닐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소비자의 선호와 수요에 달려 있습니다.


생산의 법칙: 한계생산성 체감의 법칙

생산은 생산 요소를 결합하는 과정입니다. 뻥튀기라는 생산 활동에는 뻥튀기 기계(자본)와 그것을 작동하는 사람(노동), 그리고 장소(토지)가 필요합니다.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봐야 하는 수요와는 달리 생산은 객관적으로 관찰이 가능한 활동인 만큼, 거기에서 어떤 일반적인 현상, 곧 법칙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100명의 노동자가 하루 8시간씩 일하며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문량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주어진 기간에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하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첫 번째는 공장의 기계나 시설은 그대로 둔 채 노동력의 투입을 늘리는 겁니다. 이 방법은 당장 써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사람이나 기계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오래 지속하기 곤란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예 생산 시설을 두 배로 늘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건물이나 기계와 같은 자본의 양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노동의 투입량만을 증가시키는 첫 번째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첫 번째 경우와 같이 공장이나 기계와 같은 자본이 변하지 않는 기간을 단기라고 하고, 두 번째 경우처럼 자본량까지도 변할 수 있는 보다 긴 기간을 장기라고 합니다. 단기에서는 공장 가동률만 늘어나지만 장기에서는 노동과 자본이 같이 늘어나므로 규모가 증가하게 됩니다. 장기에서는 투입 요소의 선택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노동력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단기에 비해 생산 비용을 더 낮출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생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법칙은 바로 이 단기에서 나타나는 노동의 한계생산성이 체감하는 현상입니다. 자본 투입량은 고정된 상태에서 노동 투입량만을 늘렸을 때(이것이 바로 단기의 정의입니다) 새로 투입된 노동이 만들어내는 생산물, 곧 노동의 한계생산물이 감소하는 현상을 가리켜 한계생산성 체감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시장과 가격

화개장터의 제피 김치: 시장의 본질

시장의 의사 결정 방식

농촌 마을 주민 500명이 1만 원씩을 모아 마을 입구에 놓을 표지석을 구매하기 위해 돌 주인과 흥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에서 온 한 사람이 600만 원을 제시하자 주인은 그 돌을 도시 사람에게 팔아 버렸습니다. 사람 수로는 500대 1이지만 돈으로는 500만 원 대 600만 원, 결과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습니다. 결국 시장의 원리는 다수결이긴 하지만 사람 수가 아닌, 돈의 수에 의한 다수결입니다. 다시 말해 시장은 사람이 아닌 돈으로 말하는 곳입니다.


시장의 다수결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돈을 1원이라도 더 제시한 사람이 해당 재화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 점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다수결 선거와 유사합니다. 경매가 바로 그런 경우죠. 다른 하나는 선거의 다수결과 달리 비례대표제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입니다. 선거에서 각각 51%와 49%의 지지율을 얻은 두 사람의 결과는 천당과 지옥으로 나뉘지만, 시장에서 51%와 49%의 선호도를 보인 두 상품은 시장 점유율에서도 그대로 51%와 49%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즉, 비싼 상품은 비싼 대로, 싼 상품은 싼 대로 각각의 고객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장의 속성: 몰인간성

시장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사람들의 지불 능력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차별을 합니다. 물론 그에 따라 대우도 달라지게 됩니다.


시장이 돈 외에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 아니 아예 사람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별 요인들이 시장에서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돈으로 사람들을 줄 세우고 차별한다는 것은 그리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돈이 없는 사람은 당장 생존을 위협받을 수도 있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성마저 무시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시장은 비인간적, 아니 몰인간적인 모습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장은 항상 정부를 비롯한 비시장 기관의 개입을 통해 조정, 보완되고 있습니다.


시장의 속성: 결과지향성

시장은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에만 관심이 있지, 재화를 구입하는 동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칼을 파는 사람은 구매자가 지불하는 돈이 모자라면 펄펄 뛰지만, 어떤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칼을 구매하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모텔 주인 또한 투숙객에게 숙박 사유를 묻지 않습니다. 판매자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소비자의 구매 동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장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돈이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시장은 결과만 중시할 뿐 과정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시장은 항상 비용과 편익을 계산하여 편익의 합이 비용의 합보다 크면 이로운 것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자발적인 교환은 거래 당사자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사격과 양궁: 가격 원리

경기 규칙 속의 가격 원리

우리가 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응원하는 팀을 통해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을 지키면서 경쟁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 정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실력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과는 달리,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오직 실력으로 승부를 가리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규칙은 무엇보다 선수들의 실력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판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훌륭한 플레이에는 높은 점수와 보상이 주어지고, 실책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는 시장에서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은 높은 가격을 받고,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에는 낮은 가격이 매겨지는 것과 같은 것으로 우리는 이를 가격 원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포츠 종목의 경기 규칙 속에는 가격 원리가 어떻게 녹아 있을까요?


우선 육상이나 수영, 사이클, 사격과 같은 기록경기는 선수들의 실력이 바로 점수로 수치화되어 나타나는 만큼 가격 원리가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성적은 백분의 1초 단위까지 측정되어 순위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차등적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런가 하면 상대편 선수와 직접 몸을 부딪치며 겨루는 격투기 종목이나 각종 구기 종목에서도 선수들의 성과는 점수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실력이나 활약의 성과가 얼마나 정확하게 수치화되는가는 종목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구기 종목 중 골프나 테니스 같은 개인 경기의 경우 선수들의 성과는 스코어에 정확하게 반영되므로 가격 원리가 잘 작동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구기 종목 가운데 가격 원리가 가장 미약하게 작동되는 스포츠는 축구입니다. 축구에서는 선수의 플레이와 결과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야구에서는 야수가 실수를 하면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축구에서는 드리블 도중에 공을 뺏기거나 패스 미스를 했다고 해서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손으로 공을 다루는 농구나 배구, 핸드볼 등에 비해 축구는 발과 머리로만 공을 다루기 때문에 그만큼 실수와 우연적 요소가 많이 발생합니다.


나는 가수다 vs 불후의 명곡

나는 가수다에서는 7명이 노래를 부른 후, 청중단의 평가 점수에 따라 순위를 정합니다. 이 방식은 사격에서 선수들의 과녁 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 가격 원리가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이죠. 하지만 불후의 명곡에서는 두 명의 가수를 대결시켜 다수결로 승자를 결정했습니다. 다수결 투표에서 여러 안건을 동시에 투표하지 않고, 둘씩 짝지어 투표하는 방식을 가리켜 콩도르세 다수결 방식이라고 하는데, 초기 불후의 명곡 판정 방식이 바로 이랬습니다.


이 방식은 기본적으로 토너먼트 방식의 변형이기 때문에 출전 순서와 대결 상대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는 운의 요소가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가장 늦게 출전하는 가수는 단 한 번의 승리로 우승을 따낼 수 있었기 때문에 기회의 불균등이라는 공정성 문제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가격 원리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방식이었죠. 결국 불후의 명곡에서도 가수의 점수(득표수)를 공개하여 최고 점수가 우승을 차지하는, 가격 원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규칙을 변경함으로써 대진운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경제 문제

지금 행복하신가요: 행복의 경제학

행복을 보는 관점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행복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정리해 보면 행복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행복을 미시적이고 주관적인 심리 상태로 이해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의 여러 측면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 또는 주관적 안녕감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외적인 조건이나 환경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개인의 정신적 및 감정적 특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행복이 주관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한 개인이 처해 있는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만큼, 인간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지표화하여 객관적으로 행복도를 평가하고자 하는 입장입니다.


총 22개의 지표로 구성된 삶의 질 지표를 통해 각국의 행복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하고 있는 OECD의 당신의 보다 나은 삶의 질 지표 보고서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물질적인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3개 영역(소득, 직업/임금, 주거)과 일상생활에서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8개 영역(건강, 여가, 교육, 사회적 관계, 사회 참여와 정치, 환경, 치안, 주관적 행복)에서 총 22개 지표를 선정하여 각국의 삶의 질을 비교,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스털린의 역설

이스털린의 1974년 연구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 것은 소득과 행복도 간의 관계에 대한 실증연구 결과 때문입니다. 즉, 1946년부터 약 30년에 걸친 그의 실증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의 행복도는 지역이나 인종, 종교, 문화, 정치와 관계없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소득 수준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소득이 높아진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도가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만일 소득과 행복 간에 정(+)의 관계가 성립한다면,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행복하다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야 할 것이고, 콩고나 부룬디 같은 아프리카 빈국의 국민들은 대부분 불행하다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스털린의 연구에 의하면 부자 나라에서나 가난한 나라에서나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에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난했던 시절과 소득이 높아진 30년 후를 비교했을 때도 행복하다는 응답자의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하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국가적으로는 소득과 행복 간에 별 관계가 없다는 모순된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 모순된 결과를 우리는 이스털린의 역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스털린의 역설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사람들이 물질로부터 느끼는 만족이나 행복은 소득이나 소비의 절대적인 수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한 상대적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소득이 몇 배 더 증가해서 살림살이가 나아져도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나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오히려 더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죠.


더 좋은 재화를 사용해도 효용이 증가하지 않고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재화가 많으면 많을수록 효용이 높아진다는 전통적인 경제 이론과 모순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 자신의 만족감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소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곧 소비의 상호의존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학에서는 이를 소비의 외부성이라고 합니다.


신언서판과 루키즘: 외모의 경제학

외모에 대한 이해와 오해

외모란 무엇일까요? 또 외모가 아름답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외모는 여러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사람들의 통념은 보통 얼굴과 몸매 두 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몸매는 키와 몸무게라는 객관적인 수치로 지수화가 가능하지만, 얼굴은 객관화할 수가 없는 만큼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경제생활에 대한 외모의 영향을 연구해 온 텍사스 대학의 해머메시 교수는 지금까지 외모에 대한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첫째, 문화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어떤 얼굴이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는 사람들 간에 상당한 의견의 일치가 있다.

둘째, 얼굴의 대한 5단계의 평가(아주 잘생김, 잘생김, 보통, 못생김, 아주 못생김)에서 잘생김으로 평가받은 사람들이 못생김으로 평가받은 사람보다 더 많게 나타난다.

셋째, 외모에서 나이는 중요하다.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들이 더 매력적으로 평가된다.

넷째, 옷이나 화장품, 심지어 성형 수술도 외모 평가에 큰 차이를 가져오지 못한다.

다섯째, 남성보다는 여성이 외모 평가에서 의견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난다.


어떻습니까? 어쨌든 외모에 대한 평가에서 상당한 의견 일치를 보인다는 것은 곧 사람들의 외모를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잘생긴 외모는 경제생활의 많은 영역(노동시장, 결혼시장, 신용시장 등)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희소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외모는 왜 소득에 영향을 미칠까

앞서 살펴보았던 연구 결과들은 외모가 소득이나 재산, 심지어는 성적과 같은 성과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왜 더 많은 소득을 얻게 될까요?


외모가 소득에 미치는 영향, 즉 외모 효과의 통로는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외모가 좋은 사람은 나쁜 사람에 비해 더 생산적이기 때문입니다. 외모가 생산 요소의 역할을 담당하는 직종, 이를테면 영업직이나 서비스직에서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는 좋은 외모가 자신감을 높여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는 주관적인 측면과 좋은 외모를 가진 사람에게는 주변 사람들이 호의적이기 때문에 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고, 또 사람들이 그와 가까워지려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경제 활동에 유용한 정보가 집중될 수 있다는 외부적인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둘째, 소비자에 의한 차별 때문입니다. 즉, 같은 품질의 생산물이라도 외모가 좋은 사람이 생산한 것을 소비자들은 더 선호한다는 것이죠. 외모가 좋은 사람이 생산한 재화가 우선적으로 팔리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그는 회사의 수익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되고, 따라서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셋째, 고용주나 동료에 의한 차별 때문입니다. 이는 고용주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동료 집단의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로 이런 차별이 지속된다면 유능하지만 못생긴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거나 아니면 임금하락과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견디려 합니다. 하지만 만약 모든 회사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외모가 못생긴 사람들의 소득은 결국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기업일수록 이러한 차별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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