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실현한 세상, 무한성장 사회

   
김준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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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21
   
16000
2016�� 03��



■ 책 소개
이 책에서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혁신 첨단기술, 디지털 신인류, 스마트 인프라 등 성장의 트리오를 제시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딩 컴퓨팅,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섯 가지 첨단기술의 혁신적 특성과 현실을 분석한다. 이 다섯 가지의 첨단기술 유기체를 펜타테크놀러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명명한다.

 

새로운 세상에는 디지털 신인류라는 새로운 유형의 인류가 주역으로 등장한다. 가상공간을 보편화하고, 생산과 소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이끄는 등 과거의 인류와는 다른 디지털 신인류의 행태도 분석한다. 디지털 전자화폐, 스마트미디어, 특허 제도 등 새로운 세상의 발전을 지원하는 기반 요소를 설명하고, 그들을 스마트 인프라로 제시한다.

 

이러한 성장의 트리오는 산업사회와는 다른 체증하는 성장 구조로 더욱 빠르게 가속하는 성장으로 무한성장 사회를 이끈다. 무한성장 사회에는 이전 사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성장으로 인류에게 더욱 풍요로운 삶을 선사해줄 것이다. 그러나 성장의 물결에 합류하지 못한 인류는 가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경고도 이 책에서는 함께 보내고 있다.

 

■ 저자
김준상

방송통신위원회 국장, 서울대학교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과정 객원교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 기술정책대학원에서 기술경제학을 전공하여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하여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재직하면서 정보통신과 미디어 관련 정책을 담당했다.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의 혁신이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어떤 경로로 경제 발전과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현상과 스마트미디어로 대변되는 미디어의 혁신과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변상규
호서대학교 영상미디어 전공 교수. 서울대학교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에서 기술경제학을 전공하여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ICT 부문 대표적인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입사하여 방송·통신 부문의 산업 및 규제 정책을 연구했으며, ICT 기술의 빠른 진보를 일선에서 지켜보면서 이 기술들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연구했다. 특히 방송과 통신의 융합 현상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이 기술들이 수용자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이나 규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호서대학교에서 영상미디어 이론 강의와 관련 연구를 계속하며, ICT 미디어 부문에 경제학적 시각을 적용한 영상 산업론을 강의하고 있다.

 

■ 차례
머리말
프롤로그

 

PART 01. 지식과 무한성장 사회의 등장
1. 정보기술 혁명과 새로운 사회
2. 경제 발전과 기술혁신으로 바라본다
3. 지식이 성장에 기여한다

 

PART 02. 지식기반 사회의 디지털 신인류
1. 산업사회의 신인류, 부르주아지 그리고 기업가
2. 디지털 세대의 출현
3. 소비와 생산, 시장의 변화

 

PART 03. 가속하는 사회의 혁신 기술
1. 지식기반 사회의 속성과 발전 방향
2. ICT 산업 내생적 가속성장
3. 전통산업과 ICT 융합을 통한 가속성장

 

PART 04. 지식기반 사회의 인프라
1. 특허
2. 전자화폐
3. 미디어

 

PART 05. 가속 성장하는 지식기반 사회
1.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까지
2. 가속 성장하는 사회
3. 새로운 사회에 대한 준비

 

에필로그
부록_첨단기술 이용에 관한 설문조사
참고 주




상상이 실현한 세상, 무한성장 사회


식과 무한성장 사회의 등장

정보기술 혁명과 새로운 사회

영화 같은 현실

2035년, 세계는 인간이 꿈꾸던 첨단기술이 실현된 이상적 사회가 된다. 첨단의 카드형 단말기 하나가 열쇠의 기능과 현금과 같은 지불 기능까지 갖추게 된다. 또한 네트워크화된 자동화 시스템으로 외부에서도 집 안의 가전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다. 자동차는 완전한 무인 자율운전 시스템을 갖추어 운전자는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는 대신 편하게 책을 보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인간과 로봇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능과 감정을 가진 로봇은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의 최고 요리사들에게서 전수받은 레시피로 음식도 준비하고 세탁이나 잔디 깎기 등 소소한 집안일도 척척 해준다. 집안일뿐만 아니라 범죄나 사고로부터 인간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역할도 훌륭히 수행한다. 이제 로봇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의 동반자가 되어 있다.


이렇게 인간과 로봇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던 어느 날, 더 높은 지능과 더 많은 기능을 가진 로봇 NS-5를 개발한 래닝 박사는 NS-5 출시를 하루 앞두고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래닝 박사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사건을 조사한다. 과거에 있었던 끔찍한 사고로 로봇에 대해 적대 감정을 지니고 있던 그는, 래닝 박사의 죽음 역시 로봇과 관련이 있다고 믿고 숨은 음모를 파헤치려고 한다.


로봇 심리학자인 수잔 캘빈 박사의 도움으로 로봇 써니를 조사하기 시작한 스프너 형사는 조사가 진행될수록 래닝 박사의 죽음이 로봇에 의한 범죄라고 확신한다. 은밀하게 사건을 추적하면서 래닝 박사의 집을 조사하던 형사는 로봇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래닝 박사의 집에서는 엄청난 대폭발이 발생하고 스프너 형사는 가까스로 죽음의 위기를 모면한다. 2004년 개봉된 영화 「아이로봇」의 내용이다.


실현되기에는 너무나 멀고 어려워 보였던 그래서 꿈에서나 상상해볼 수 있는 이상적인 세계의 모습을 그동안 인류는 영화라는 상상으로만 경험해왔다. 2048년 미래 세계, 화학무기를 사용한 전쟁으로 지구의 대부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가 되었다. 지구에 남은 곳은 서로 반대편에 위치한 브리튼 연방과 연방의 식민지 콜로니 두 대륙뿐이다. 브리튼 연방에는 상류층을 비롯한 지배 계층이 살고 있고, 콜로니에는 주로 하류층이 살고 있다. 이 두 대륙을 잇는 교통수단은 ‘폴’이라고 하는 고속열차로 지구의 핵을 통과해 반대편 대륙까지 도착하는 데 단 1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콜로니의 노동자들은 매일 폴을 이용해 브리튼의 직장으로 출퇴근을 한다. 2012년 개봉된 영화 「토탈리콜」의 주요 장면이다.


영화에서나 상상했던 2035년 혹은 2048년 첨단기술이 펼치는 미래의 모습은 2016년 지금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의 발달과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자유롭게 소통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고 있다. 외부에서 집 안의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장면은 머지않은 시간에 보편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실물 화폐 대신 간단한 전자 단말기로 지불하는 가상의 디지털 화폐도 급속하게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실제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도 이제 더 이상 꿈의 자동차가 아니다. 구글은 무인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미국의 실제 도로에서 실험 주행을 하고 있다. 구글의 무인차는 2015년 전반기 현재 170만 마일 이상을 주행하고 있으며, 주행과정에서 10여 차례의 경미한 사고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은 2020년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출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전기자동차 선두 기업 테슬라도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테슬라는 구글보다 2년 앞선 2018년 자율주행 자동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인 자동차는 영화 속 상상보다도 현실의 기술이 15년 이상이나 앞서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의료 분야의 암 진단에도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종양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는 대장암 98%, 직장암 96%, 방광암 91%, 췌장암 94%, 신장암 91%, 난소암 95%, 자궁경부암 100%를 보였다. 미국암협회에 따르면 전문의의 암 진단 초기 오진 비율은 20%, 높은 경우는 44%에 달해 왓슨이 의사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에서나 상상했던 첨단기술이 펼치는 꿈의 세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상상이 실현된 이런 사회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첨단기술이 창출하는 꿈의 세상은 정말 인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있을까? 인류가 더욱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면 부는 어떤 메커니즘으로 새롭게 창출되고 확대되고 있는가? 그리고 꿈이 현실이 되는 지금의 세상은 과거와는 어떤 다른 성장 패턴을 가지고 있는 걸까? 본서에서는 바로 이런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고자 한다.



지식기반 사회의 디지털 신인류

소비와 생산, 시장의 변화

디지털 신인류는 산업사회의 인류와는 아주 다른 특성과 능력을 보인다. 이러한 신인류의 특성과 능력은 새로운 지식기반 사회의 소비와 생산 활동, 시장 구조에 변화를 가져왔다. 근본적으로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신인류의 새로운 특성과 능력은 첨단기술의 유기체, 새로운 스마트 인프라와 함께 성장의 트리오를 형성하며 사회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신인류가 주도하는 근본적 변화의 모습으로, 산업사회를 대체하는 사회주의 체제나 이상적인 협업적 공유 체제가 대안적인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슘페터는 자본주의 체제의 성공이 오히려 자본주의의 해체를 초래하게 되고, 자본주의를 대체할 체제는 사회주의를 지향하게 될 것으로 보았다.


제레미 리프킨은 현재 진행되는 사회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제3차 산업혁명으로 규정하고, 산업사회를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는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50년경 자본주의 체제는 지배적 경제 패러다임의 역할을 못하고 그 자리를 협업적 공유 체제가 대신할 것으로 예측했다. 리프킨 역시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성공이 자본주의 쇠퇴를 가져온다는 분석에서는 슘페터와 같은 선상에 있다.


지식이 기반이 되는 사회에 새롭게 등장할 경제 체제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사회적 소유 혹은 공유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신인류가 만드는 협력하고 공유하는 사회적 성격의 새로운 경제 체제의 기저에는, 확고한 개인적 자유주의 사상과 소유권의 안정적 확립이 자리하고 있다. 개인에게 공고히 보장되는 자유와 개성, 소유에 기반을 둔 재산권은 소비와 생산에 사회 구성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사회적, 문화적 환경을 제공했다. 이러한 환경적 기류에서 첨단기술과 스마트 인프라는 공유와 협력에 기반을 둔 사회적 성격의 경제활동을 현실로 만들었다. 따라서 지식기반 사회에서 전개되는 사회적이고 공유적 성격의 경제활동은 자유시장 경제의 철학이 고도로 발전한 형태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신인류는 소비자로서 시장의 변화를 촉진한다. 피터 드러커는, 시장에서는 정보의 소유자가 힘을 가지며, 새로운 지식기반 사회에서 그 힘은 정보에서 우위를 점한 소비자에게로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과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디지털 신인류는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해서도 시장 수요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신인류가 가상공간에서 보편적으로 생활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특성이 새로운 수요 창출에 미치는 영향은 메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피라미드를 통해 잘 나타난다. 1970년 메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기본 욕구인 생리적 욕구에서부터 안전 욕구, 소속감과 사랑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 5단계로 구분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더욱 상위의 욕구를 충족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디지털 신인류는 첨단의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상위 단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신인류는 가상공간에서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인 소속감과 사랑, 그리고 존경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제는 가상공간의 현실을 통해서 다섯 번째인 자아실현 욕구의 대부분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신인류는 가상세계에서 메슬로의 인간 욕구 중 상위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신인류는 기업의 구조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업은 신인류의 혁신적 특성과 첨단기술의 발전에 맞춰 혁신적이고 가상공간 친화적 기업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다.



가속하는 사회의 혁신 기술

지식기반 사회의 속성과 발전 방향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

1980년대부터 시작된 정보화 혁명은 3차 산업사회를 열었는데,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 확산과 VLSI로 대변되는 마이크로칩의 대량생산이 촉매가 되었다. 최근 정보화 사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식기반 경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실상 정보화 시대 이전에도 인류 역사 전반에서 새로운 지식은 혁신 기술로 구현되면서 기존의 생산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고 높은 부가가치의 원천이 되어 왔다. 기술경제학에서는 혁신이 독점 공급에 의한 초과 이윤을 만들어내는 기제를 밝혀내면서 이를 기술혁신의 근본 동력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전자에서 현시대의 특징을 요약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지식기반 사회를 지식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고전적인 의미보다는, 정보통신 혁신 기술이 정보화 사회에서 부가가치 창출에 미치는 효과에 중점을 두어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합당할 것이다.


정보화 사회는 1980년대 초 앨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이 널리 읽히면서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정보를 생성하고 처리하기가 편리해지면서 기존의 산업사회와는 구분되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사회가 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1990년대 인터넷이 성공적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신경제 이론으로 발전했다.


콘트라티에프는 산업사회가 시작된 이후에 이루어진 주기적인 대규모 기술혁신에 의한 산업 구조의 변혁과 이로 인한 경제 시스템의 변화를 파동에 비유하면서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했다. 그 5번째 파동인 정보화 사회도 지난 30여 년간 ICT분야에서 나타난 여러 차례의 독보적인 기술혁신과 산업 구조 변화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파동들의 연속을 통해 발전의 동력이 강화되어 왔다.


먼저 PC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개인으로까지 정보화가 확산되었고, 곧이어 인터넷의 확산으로 데이터 전송이 민간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지구촌 단위의 연결 사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윈도우와 마우스, WWW로 대변되는 그래픽 환경이 비전문가인 일반인도 쉽게 정보통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변화를 가속시켰다. 이후 이동통신의 출현으로 정보통신 산업 내에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거대 산업 부문이 성장했으며, 모바일 문화가 형성되면서 인류 생활양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진전되면서 다양한 미디어가 출현했다.


이제 대중은 다양한 정보통신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콘텐츠에서 탈피하여 개인의 선택권을 최대한 높여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미디어 문화가 발전했다. 나아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가 나타나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충족되었고, 프로슈머로 특징지을 수 있는 디지털 신세대가 양산되었다. 30여 년 전, 캐나다의 미디어 학자 마셜 맥루한이 예언한 대로 21세기 노매드라 불리는 디지털 신인류가 그들 고유의 문화를 창조하는 원천이 되었다.


한편 기술혁신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편익의 반대급부로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이 출현하여 ICT 신산업군을 형성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 휴대폰 산업, 디지털 TV 산업 등의 제조업과 인터넷 접속 서비스, 이동전화 서비스 등 새로운 ICT 산업의 육성에 성공하면서 ICT 강국의 이미지를 형성했고, 이를 이용하여 선진국으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주도적인 기술경제 패러다임을 형성하면서 발전해 나갈 잠재력이 크다. 지금까지 ICT 기술이 예전 산업사회와는 전혀 다른 변화를 몰고 온 것처럼, 앞으로 나타날 혁신적인 ICT 기술도 우리의 생활과 문화, 산업과 경제 구조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와 국가의 발전 원리를 탐구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기술혁신의 방향을 비판적으로 고찰함으로써 미래 사회의 경제 산업 구조를 전망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의 인프라

특허

혁신적인 정보통신 기술이 출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구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의 발전 외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보상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발견에 노력을 쏟아붓도록 유인하는 제도적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하며, 혁신 기술이 성공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시장 인프라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디지털 신인류처럼 신기술을 일찍 수용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면서 수요를 확대하는 데 앞장 서는 소비자도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가 된다. 본 장에서는 지식기반 사회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인프라로 특허를 살펴보며, 시장 인프라로 화폐 체계, 그리고 첨단 신기술을 흡수하면서 디지털 신인류 간 소통과 문화 창출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미디어를 사회적 인프라로 검토한다.


특허 전쟁

지식기반 사회에서 가장 가치 있게 여겨지는 자원은 지식으로, 무형의 지식을 유형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특허다. 과거부터 정부는 특허 개발자에게 독점 체제를 공인하여 경제적 대가를 제공하고 보호함으로써 지식 생산을 독려했다.


다양한 특허 중에서 ICT 기반의 지식사회에서 중요성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소프트웨어 분야다. 또한 최근 스마트폰 산업 부문에서 디자인 특허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는 상품의 생김새에 대한 권리를 규정하고 있어 기존 특허와는 차이가 있다. 일례로 애플은 소송에서 둥근 모서리를 가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이 이미 등록된 것으로, 다른 스마트폰 단말기와 구별되는 unusual design이라고 강조했다.


발명가가 특허를 얻기 위해서는 발명에 대한 새로움과 명확함을 제시해야 한다. 즉 기존의 발명 사항과 겹치거나 유사한 부분이 없어야 하고, 이미 존재하는 발명의 확장이 아니라 명확하지 않은 새로운 창조적 확장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확고한 물리법칙을 깨는 등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건에 대해서는 특허를 등록할 수 없다.


기업은 특허가 제공하는 독점력을 활용하기 위해 특허 획득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고, 이는 궁극적으로 지식과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그러나 특허권 보호가 지나치면 혁신 기술의 사용을 오히려 억제하여 발전에 역행하는 측면도 생긴다. 그러므로 지식기반 사회를 맞아 특허의 올바른 역할이 더더욱 강조되고 있다.



속 성장하는 지식기반 사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준비

정보화 사회의 핵심산업인 ICT 산업이 지금까지의 산업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핵심 산업군으로써 막대한 경제적 부를 창출한다고 할 때 각 사회와 국가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 준비로써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점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정보화 경제 체계에 편입되어 그 과실을 공유하는 것이다. 한국은 반도체 생산을 필두로 개인용 컴퓨터, 이동전화기, 디지털 TV 등을 생산하여 전 세계로 공급하고 있으며, 정보통신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네트워크 투자를 선제적으로 감행함으로써 대중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등 세계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어왔다. 그리하여 정보통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이 구축해놓은 연구, 생산, 서비스로 구성된 ICT 생태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디지털 신인류로 가득찬 시장에서 ICT 제품에 대한 충분한 수요가 창출되면 한국의 ICT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그런데 본서에서는 정보화 사회가 가져다줄 풍요로운 미래의 모습과 함께 ICT 산업이 갖는 본질적인 특성에 기인하는 피하기 어려운 고용 감소와 이로 인해 초래될 빈부 격차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했다. 기술경제학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생산 방식의 변화를 유발하고, 이로 인하여 경제 시스템이 변화되어 부의 재분배를 촉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인류의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하면서 농업기술, 금속기술, 기계기술 등에서 헤게모니를 쥔 국가나 세력이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세상을 지배해왔다.


또한 혁신을 이룩한 기업이나 개인은 시장 독점에 힘입어 해당 제품에 초과이윤을 부과하여 비싼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혁신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정보통신 기술에 바탕을 둔 지식기반 사회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 석유 등을 생산하는 기업의 규모가 가장 컸으나 지금은 소프트웨어, 정보통신기기, 정보통신 서비스 등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기업이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


정보화 시대로 접어든 이후 지금까지는 PC 보급, 인터넷 확산, 모바일 기기 및 서비스 보급을 통해 대중적인 확산을 이루면서 정보화 사회의 기반을 마련해왔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완성도가 높아진 ICT 기술이 인간의 숙련노동과 정신노동이 일부를 대체하여 완벽한 생산 자동화를 이루어내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시기에는 국가 간, 개인 간 부의 배분기제 약화가 우려됨은 여러 차례 말한 바와 같다.


기술의 발전과 확산으로 로봇, 3D 프린터, 자율주행 자동차, 각종 인공지능 단말 등 새롭게 출현하는 하드웨어를 생산하거나 여기에 내장될 첨단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업이 나타나서 상당한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인 발전 경로뿐 아니라 타 산업에 중간재로 사용되어 효율을 높여주는 ICT의 특성상 전통적인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함으로써 대량의 실업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ICT 기술로 구현된 보다 발전된 지능형 자동제조 공정이 유연한 생산과 높은 효율성을 제공한다면 선진국이 자국 내 생산을 증대시킬 유인이 커진다. 그러므로 제조업을 매개로 이루어지던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국제적 분업 구조가 와해되면서 생산비용 이전을 통한 부의 배분기제도 약화될 것이다. 선진국과 후진국 간 경제 구조의 고착화가 우려된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미래를 미리 예상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업의 확산으로 개인 간 부의 배분기제의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고품질의 서비스 산업군을 발굴하여 육성해야 하며, 혁신 기술의 개발에 노력하는 기업에 대해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등 창의적인 산업에 대한 진흥 정책도 고용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창의적인 분야에 종사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키워낼 수 있도록 교육의 방향을 재정비해야 하며, 만성적인 실업에 대비하여 복지 정책을 강화하여 부의 배분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회를 맞이할 다각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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