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지금 세계는 환율 전쟁 본게임중!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박사의 책. 이 책은 환율이 결정되는 원리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간다. 환율이 움직이는 이유와 원리,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까지. 원리를 이해하면 환율의 방향을 스스로 예측할 수 있고, 각국 통화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다. 독자에게 환율을 보는 눈을 갖게 하는 동시에 저자가 바라보는 글로벌 주요 화폐의 미래를 담았다. 달러를 비롯해 유로화, 중국의 위안화, 일본 엔화, 그리고 원화의 미래를 예측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 위기를 기회로 바꿀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환율이 기업, 주식, 부동산, 자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주식 또는 부동산 비중이 높은 투자자가 플러스알파로 시행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고위험 전략, 저위험 전략은? 잃지 않고 또박또박 벌어나가는 법, 꾸준히 노후 먹거리를 벌어들이는 안전하면서도 중요한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 저자 홍춘욱
항상 다수 의견의 반대편에 서려고 노력하는 이코노미스트.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와 명지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한국금융연구원을 시작으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굿모닝증권 기업분석부, 국민은행,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에서 25년간 금융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사학과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시사하듯이 세계 경제와 자산 시장의 역사에 대한 풍부한 식견에 더하여 편향에 치우치지 않는 신중하고 객관적인 시장 분석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는 물론이고 심리, 역사, 사회, 생태, 과학 등 폭넓은 관심으로 연간 200여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게재하는 다독가이자 파워 블로거로도 유명하다.
그가 운영하는 ‘시장을 보는 눈(http://blog.naver.com/hong8706)’ 블로그는 일 평균 방문자수 7천명을 상회하고 정기 구독자가 3만 5천여 명에 이른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속 5년간 네이버 경제·비즈니스 부문 파워 블로거로 선정되었다.
저서로는 2016년 상반기 경제 베스트셀러가 된 『환율의 미래』를 비롯하여 『인구 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주식 투자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돈 좀 굴려봅시다』 등이 있고 『리처드 번스타인의 스타일 투자전략』『절대로 배당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했다.
■ 차례
프롤로그
환율의 미래는 당신의 미래와 직결된다
1장. 환율을 알면 경제 보는 눈이 뜨인다
1. 환율이 움직이면 어떤 영향을 받는가?
2. 왜 원/달러 환율이 아니고, 달러/원 환율인가?
3. 환율이 고정될 수는 없나?
4. 중국이 꿈까지 버리며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이유는?
<이것만은!> 외환시장의 구조
2장. 유럽 재정위기 이후, 유로화의 미래는?
1. 유료화가 문제다
2.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 방안은?
3. 유로화의 미래
<이것만은!> 한국은행 통계정보시스템(ECOS) 이용법
3장. 환율의 방향,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1. 환율이 결정되는 원리
2. 불분명해진 경상수지와 환율의 관계
3. 경상수지가 흑자인데도 환율이 상승하는 이유
4.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 & 불황 가능성
<이것만은!> 한국국가통계포털(KOSIS) 이용법
4장. 피할 수 없는 위기와 기회의 시대가 온다
1. 한국 경제, 선진국 소비시장에 달려 있다
2. 채찍 효과? 경제와 외환시장의 연관을 이해하는 열쇠
3. 환율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
4. 환율 상승은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이것만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 이용법
5장. 달러, 그리고 아시아 주요 통화의 미래는?
1. 달러/원 환율의 미래
2. 중국 위안화의 미래
3. 일본 엔화의 미래
<이것만은!> 1997년 한국 외환위기 발생 원인
6장. 안전하게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법
위기에 빠질 것인가, 기회를 잡을 것인가?
<이것만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이용법
환율의 미래
환율을 알면 경제 보는 눈이 뜨인다
환율이 움직이면 어떤 영향을 받는가?
환율은 한 나라 화폐의 상대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한국은 원, 일본은 엔, 미국은 달러 등 세계에는 각 나라의 화폐가 무수히 존재하며, 이 다양한 화폐의 교환비율을 환율이라고 부른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어제 달러/원 환율이 1,00원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미화 1달러가 원화 1,100원으로 교환되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환율이 움직일 때 우리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어제 달러/원 환율이 1,100원이었지만 오늘 1,300원까지 상승한 경우를 살펴보자. 미국에서 500달러에 팔리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을 어제 우리 돈 55만 원에 구입했지만, 오늘은 65만 원으로 가격이 상승해, 어제보다 10만 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같은 기간 한국 갤럭시 노트의 가격이 55만 원에 머물러 있다면,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갤럭시 노트를 구매하려 들 것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등 손실이 발생한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갤럭시 노트 같은 대체재가 없는 제품, 이를 테면 휘발유나 경유 같은 경우에는 환율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의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다.
반대로 어제 1,100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이 오늘 900원으로 떨어진 경우를 생각해보자. 환율 상승의 경우와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미국에서 500달러에 팔리는 아이폰의 원화 환산 가격은 어제 55만 원에서 오늘 45만 원으로 10만 원 떨어질 것이며, 갤럭시 노트를 비롯한 한국의 경쟁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보일 것이다. 대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싼 가격에 해외에서 수입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환율 하락으로 구매력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둔다.
환율이 오를 때마다 가격표를 바꿔달 수는 없다
물론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환율 변동을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시키는 경우를 전제로 했지만, 환율 변동이 가격 인상으로 즉각 연결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전문가용 고급 카메라처럼 거의 100퍼센트 수입되는 시장을 가정해보자. 캐논이나 소니 같은 해외의 유명 카메라 제조업체는 한국 시장에 물건을 출시할 때 환율 변동을 어느 정도 감안해 제품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환율이 변동한다고 제품 가격을 매번 바꾸면 판촉물 제작의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도매 및 소매상도 가격 변화에 맞춰 마진을 새롭게 조정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바로 메뉴 효과라고 한다.
이런 메뉴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우리가 쓰는 키보드다. 키보드 한글 자판의 배열이 자음은 왼손으로 모음은 오른손으로 타이핑하게 되어 있는데, 이를 이상하게 느낀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오른손잡이가 많은 상황에서 오른손이 모음을 두드리기보다는, 오른손으로 사용량이 많은 자음 자판을 두드리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키보드는 자음을 왼쪽, 모음을 오른쪽에 배치해 놓았을까?
그것은 예전부터 사용되던 수동식 타자기의 자판 배열에 따라, 컴퓨터의 키보드도 따라갔기 때문이다. 키보드의 자판 배열처럼 이미 수십만 아니 수백만의 사용자가 불편한 혹은 불합리한 방식에 이미 익숙해졌다면, 이를 수정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수반된다. 상당수 사람이 불편한 자판 배열에 이미 익숙해졌는데, 예전과 다른 자판을 채택한 편리한 키보드를 출시해 봐야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 가격을 환율 변화에 맞춰 자주 바꾸는 것은 키보드 자판 배열의 변경처럼, 많은 비용과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한다. 이런 까닭으로 니콘이나 소니 등의 카메라 제조업체는 2008년 환율 급등 시에는 소비자 가격을 조정하지 않다가, 2009년 봄에야 가격을 인상했던 것이다.
<이것만은!> 외환시장의 구조
외환시장은 거래 당사자에 따라 은행간 시장과 대고객 시장으로 구분된다. 은행간 시장은 일종의 도매시장으로, 개별 고객의 주문을 받은 은행이 적당한 규모로 모아 은행간 시장에서 거래한다. 은행간 시장에서의 거래는 외환 브로커를 경유하는 경우와 은행끼리 직접 거래하는 경우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외환시장과 달리 외환 브로커를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대고객 시장은 은행과 개인 및 기업 등 고객 간에 외환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일종의 소매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대고객 거래의 결과 은행은 외환 포지션에 변동이 발생하는데, 이를 은행간 시장에서 조정함으로써 대고객 시장과 은행간 시장이 밀접한 연관을 맺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위기와 기회의 시대가 온다
한국 경제, 선진국 소비시장에 달려 있다
글로벌 경기의 변동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소비다. 그것도 미국 등 선진국의 소비다. 이걸 이해하면 한국 등 개도국 경제가 왜 그렇게 자주 경기 침체와 상승을 경험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미래 경기의 변동을 대체로 예측할 수 있다. 그럼 왜 미국 등 선진국 소비자 행동이 개도국은 물론 세계 경기의 변동을 초래하는가?
그 이유는 바로 개도국의 소비 지출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권으로 성장했지만, 2013년 기준 중국의 저축률은 무려 49.5%에 이른다. 다시 말해 중국 국민은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50.5%만 지출할 뿐 나머지를 모두 저축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13억 거대 시장이라고 중국을 묘사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저축률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의 규모는 세계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불과하다. 참고로 세계 2위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 소비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한국과 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의 2.9%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이 세계 소비시장을 떨쳐 울릴 날은?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북경대학의 페티스 교수는 각국의 저축률을 결정짓는 변수는 경제 내 가계 비중, 소득 불평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융기관의 발전 정도인데 중국의 경우 이 세 가지가 모두 문제라고 지적한다.
가장 중요한 저축률 결정 요인은 GDP에서의 가계 비중이다. 가계 비중이 높으면 저축률이 낮고, 반대로 가계 비중이 낮으면 저축률은 높아진다. 두 번째 저축률 결정 요인은 소득 불평등이다. 소득 불평등이 높을수록 저축률은 상승한다. 마지막 요인은 소비를 뒷받침하는 신용 기능 여부다.
이런 요인 중 한두 가지를 바꾸는 정책은 즉각 저축률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저평가된 통화 가치, 낮은 임금 상승률,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낮은 이자율로 인해 가게 부문에서 어마어마한 보조금을 받은 결과였다.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가계 비중은 급감했고, 그 과정에서 저축률은 급증했다.
중국 경제의 가계 비중은 여전히 낮고, 소득 불평등이 해소될 여지가 없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저축률이 앞으로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금융기관의 발전은 보다 가속화되겠지만, 최근 지방정부의 부채를 채권으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권의 손실 부담 구조 등을 감안하면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결국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면에서 보면, 중국 등 신흥국 소비시장보다 선진국 소비시장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세계 경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제일 먼저 미국 소비자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한 후, 다음으로 유럽과 일본의 소비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투자보다 소비 지표가 더 중요한 이유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선진국이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굳이 소비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언론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경기 변동의 영향을 이야기하면서 왜 선진국 소비지출 통계에 집중하는가?
이유는 선진국일수록 소비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의 소비 비중은 국내총생산의 거의 2/3에 이른다. 세계 경제의 영향력 측면에서 소비는 그 비중만큼이나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소비의 본격적인 개선이 있은 뒤에야 기업의 투자가 나타나며, 반대로 소비가 둔화되는 징후가 나타날 때는 투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론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대규모 동시다발 테러 이후의 시기처럼, 소비와 생산 모두 함께 감소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특별한 경우로, 테러에 대한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소비자가 소비를 급격히 줄였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기업은 소비자의 일시적인 지출 변화에 대응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간다.
기업은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이 확인되고, 또 재고가 기업이 생각하는 적정 수준을 크게 하회하기 시작하면 생산을 늘리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이익은 빠르게 증가한다. 이때 기업의 이익이 빠르게 개선되는 이유는 기존의 설비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아주 약간의 비용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생산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아주 약간의 비용이라고 말하느냐 하면, 일반적인 기업의 매출원가에서 인건비를 비롯한 변동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미미하기 때문이다.
먼저 소비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0~6개월 뒤에 기업의 생산이 증가한다. 그리고 생산 증가가 6~12개월 이상 진행되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서서히 설비투자 및 신규 고용이 재개된다. 물론 유휴 노동력이 많지 않다면 이 과정에서 임금 상승까지 나타나, 경제는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접어든다. 반대로 실질소비지출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생산 감소가 뒤를 따르며, 이후에는 자본 지출 및 고용까지 감소하는 본격적인 경기 후퇴가 진행된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소비의 변동이며, 그 이외의 요인은 부차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안전하게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법
위기에 빠질 것인가, 기회를 잡을 것인가?
지금까지 환율 결정 요인과 다른 자산과의 연관을 살펴보면서, 일반적인 상식이 현실에서는 거의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환율이 상승할 때 주식시장, 특히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독자도 많았을 것이다. 채찍 효과 때문에 선진국 경기의 사소한 변동조차 한국 경제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통화 중에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있어서 경기가 나빠진다고 느낄 때는 한국원화와 같은 위험자산을 제일 먼저 매도한다는 것 등은 직관적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정보라 생각된다.
그럼 이런 정보를 이용해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특히 일일이 달러 가치의 변화와 경상수지의 변동을 체크하기 힘든 일반인이라면? 이 장에서는 시간 내기 어려운 일반인을 위한 투자 전략, 즉 자산배분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산배분의 기본 원칙을 알아보자!
자산배분이란 장기적으로 어떤 자산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개별 종목을 연구하고, 특히 중요한 거시경제 데이터를 분석할 시간이 없는 일반 투자자에게 자산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성을 가진다.
어떤 자산에 투자해야 할까? 미국의 달러와 한국의 주식처럼, 서로 움직이는 방향이 반대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자산배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국내 부동산 투자자라면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가지자!
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사람은 어디에 분산 투자하는 게 좋을까? 그 답은 바로 미국 주식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부동산과의 변동 범위가 다를 뿐만 아니라, 2000년대 중반까지의 부진을 딛고 최근 투자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한국 아파트와 미국 주식의 투자 비중별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제일 위는 한국 아파트 100% 자산배분의 누적 수익을 보여주는데 130.7%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다음은 한국 아파트 70% 그리고 미국 주식에 30%를 투자한 경우로 누적 수익은 102.5%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한국 아파트 50%와 미국 주식 50% 자산배분으로 누적 수익은 83.8%였으며, 한국 아파트 30%와 미국 주식 70%를 투자한 경우 누적 수익은 65.0%, 마지막으로 미국 주식에 100% 투자한 경우에는 가장 수익률이 낮아 36.9%에 불과했다.
한국 아파트 100% 투자하는 게 답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한국 아파트 100% 자산배분 전략의 변동성은 무려 13.2%에 달해, 다른 자산배분 전략에 비해 많게는 3배 가까이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 한국 아파트 100% 투자는 최악의 해인 2012년에는 -4.5%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반대로 미국 주식에 50%를 분산 투자했다면 2012년에도 1.0%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형 자산배분 전략은?
채찍의 끝에 위치한 한국의 특성상 한국의 자산은 매우 가격 변동성이 크다. 그 결과, 부동산이나 주식 등 한국 사람이 투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자산은 모두 가격이 급박하게 움직이는 특성을 지닌다. 문제는 이런 높은 변동성이 투자 성과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첫 번째 부정적 영향은 실제 수익률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어떤 자산에 1억 원을 투자했는데 한 해는 50% 빠지고, 다음 해 100% 올랐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이 자산의 현재 가치는? 1억 원 그대로이다. 단순 평균한 수익률은 25%일지 모르지만, 투자자의 체감수익률은 0%가 된다. 따라서 수익률의 방향이 일관되지 못하고 위아래로 춤추는 나라에서는 대체로 투자 성과가 떨어지게 된다.
두 번째 부정적 영향은 장기투자를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 주식에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3년간 묻어두었다면, 이 투자자는 298.6%라는 꽤 높은 수익을 거두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가능했을까? 2001년 9월 11일의 동시다발 테러, 2003년 초에 발생한 SK 글로벌 회계 분식 사건, 2004년 봄에 발생한 차이나 쇼크 등 수많은 사건사고 속에서 아마 여러 번 사고 파는 매매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매매를 통해 돈을 벌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의 바닥은 마지막 장기투자자마저 도망갈까 고민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순간에 찾아오며, 반대로 주식시장의 고점은 어떤 비관적 투자자조차 주식에 매력을 느끼는 순간에 도래하기 때문이다. 즉, 가장 행복감을 느끼고 안전하다고 느낄 때가 주식시장의 고점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금융시장은 우리 투자자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요구하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장기투자를 포기한 채 단타매매의 길을 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매매의 빈도 증가가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수료 및 세금의 증가로 이어져, 실제 비용을 차감한 순수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데 있다.
자산배분은 이 두 가지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준다. 한국 부동산과 미국 주식에 반반 투자한 경우, 2008년에조차 -5.2%의 손실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 부동산 시장이 매우 힘들었던 2012년에는 미국 주식이 15.4%의 성과를 기록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플러스(+1.0%)로 돌려 놓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수익률이 평탄하게 움직이면 장기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당장 투자에 손실이 좀 발생한다고 해도 길게 보고 꾹 참으면 결국 플러스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에 매매 수수료도 절감하고 세금도 덜 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주 지루한 투자 방법이다. 그러나 시장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는 맘 편한 투자법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5장에서 잠깐 인용한 고슴도치처럼 자기 확신과 주장이 강한 사람의 예측력이 현격히 떨어졌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혹시 우리는 고슴도치처럼 행동하지 않았던가? 투자의 성과가 날 때는 의기양양하다가, 예측이 실패해 손실을 입었던 경험은 애써 잊어버리려는 태도를 취하는 비이성적 태도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해보자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고백하자면, 나는 20년 넘는 이코노미스트 생활을 하면서 결코 뛰어난 예측가가 아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시장이 무너질 때 단 한 번 그럭저럭 시장의 방향을 예측했을 뿐 다른 시기에서는 별로 그렇게 특출날 게 없었다. 특히 외환위기 발생 1년 전 증권회사에 취직했던 것만 봐도 주니어 이코노미스트 시절에는 예측력이 솔직히 형편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예측력이 떨어지는 주제에 종목 매매인들 잘하겠는가?
나의 고민은 하나로 모아졌다. 예측력이 뛰어나지 않고 재테크에 있어서 특출나게 행운이 따르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이 6장에서 제시한 자산배분 전략이 내가 오랜기간 동안 고민했던 문제에 대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은 따분하지만 잃지 않고 또박또박 벌어나가는 것, 그래서 투자에서 꾸준하게 노후 먹거리를 벌어들이는 것.
이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미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 이상의 대안을 찾지 못했음을 고백하는 바다. 혹시 독자 중에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분은 기탄없이 저자의 블로그(blog.naver.com/hong876)나 이메일(hong8706@naver.com)로 연락을 주기 바란다.
<이것만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이용법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가 경기 전망에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알게 된 만큼 이제 그 데이터를 다운받는 방법도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미국 경제의 중요 데이터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사이트가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홈페이지(http://research.stlouisfed.org/)다. 이 밖에도 미국 경제 통계를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편의성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어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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