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왜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까?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경제활동에 대한 답을 밝히다!
행동경제학을 다양한 일상 속 질문들과 귀여운 만화를 통해 배워보는 책이다. 행동경제학이란 사람들이 경제적인 행동을 할 때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쉽게 설명해 주는 학문이다. 즉, 논리적으로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들에 숨겨진 근거를 찾는 과정이다. 이처럼 행동경제학은 우리의 ‘리얼한’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유용하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특히 이 책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례를 제시하고, 만화로 한 번 더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행동경제학을 접할 수 있다.
■ 저자 포포 포로덕션
포포 포로덕션(Pawpaw poroduction)은 ‘감동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자’는 철학이 모토인 일본의 기획제작 사무실이다.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색채심리와 인지심리를 전문으로, 심리학을 활용한 상품개발이나 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다. 저서로 《디자인을 과학한다》, 《만화로 읽는 색채심리 1~2》, 《만화로 읽는 재미있는 심리학》, 《써먹는 심리학》, 《만화로 읽는 생생 연애심리학》, 《만화로 배우는 게임이론》, 《당장 써먹자! 왕따 탈출 심리학》, 《색채와 심리의 잡학사전》 등이 있다.
■ 역자 김지영
2000년대 초 일본 도쿄에서 5년간 공부했고, 현재도 일본 드라마, 영화, 서적 등을 빼놓지 않고 탐독하고 있는 일본 문화 전문가다. 음식과 건강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일본 서적을 번역하고 있다. 《약은 독이다》 등이 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행동경제학인 만큼 어린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언어를 통해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옮기려고 힘썼다.
■ 차례
Part 1. 행동경제학이란?
왜 항상 같은 식당만 가게 될까? 월급이 갑자기 반으로 줄어든다면? | 여성의 얼굴이 그려진 팜플렛에 돈이 모인다 | 행동경제학이란 어떤 학문일까? | 행동경제학은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 시각은 빗나간다 | 착시 현상은 힘이 세다 | 믿을 게 못 되는 기억력 | 우리들은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
Part 2. 신기한 경제심리
내가 가진 물건의 가치는? | 다른 사람에게 복권을 판다면? | 19,800원이 주는 매력 | 가격이 빨간색으로 써 있으면 무심결에 구입한다 | 누구나 ‘중간’을 좋아해 | 홈쇼핑으로 물건을 팔 때는 다섯 가지 색으로! | 마사지 숍은 왜 시간제일까? | 비싼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 | 저축 잘하는 사람 vs. 못하는 사람 | 절약의 천적? |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 사람을 움직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 고액지폐는 가능한 한 쓰고 싶지 않다 | 왜 모두 그 잡지를 갖고 싶어 할까?
Part 3. 당신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
‘분석’과 ‘직감’, 두 가지 판단 시스템 | 직감은 자주 엇나간다 | UN에 가입한 아프리카 국가의 점유율은? | 처음 본 숫자의 영향력이 가장 강력하다 | 플레이스테이션, 앵커링 효과로 성공하다! | 사람의 사망 원인 중 대부분은 교통사고? | 생생한 교통안전교육 비디오가 사고를 예방할까? | 사람은 ‘전형적인’ 상황에 약하다 | ‘물 오른’ 선수가 연속으로 슛을 성공시킬 확률은? | 숫자 제시 방법에 따라 판단 기준이 바뀐다 | 200명을 살리는 치료법 vs. 400명이 죽는 치료법 | 합리적인 사람은 감정이 없다? | 사람들은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의미를 부여할까? | 방금 들은 이야기는 다음 행동을 유발하는 촉진제가 된다 | 보고 있다고 해서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 당신이 멀티태스킹에 서툰 이유 | 손실과 이익의 가치에는 차이가 있다 | 1만 원을 잃는 아픔은 2만 5,000원을 얻었을 때의 기쁨과 같다
Part 4. 왜 우리는 늘 비교하고, 흉내 낼까?
우리는 무엇이든 비교한다 | 연봉이 오르면 행복해질까? | 비교는 당신의 평가 도구 | 할인,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 | 물건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 | 당신은 왜 그 후보에 투표했을까? | 선택지가 많으면 구매율이 오히려 떨어진다 | 휴대전화 요금제는 왜 이렇게 복잡할까? | ‘무료’라는 단어의 엄청난 매력 | 무료배송 정책은 회사를 어렵게 만든다? | 보다 확실한 것에 끌리는 이유 | 디폴트값이 가장 안전하다? | 사람은 주위 의견에 자주 휩쓸린다 |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쉽게 동조된다 | ‘대기시간 500분’을 참게 하는 힘 | 비만이나 금연은 전염된다? | 사람들은 생각만큼 내게 관심 있지 않다
Part 5. 투자와 도박의 행동경제학
‘본전’ 생각의 함정 | 콩코드처럼 되지는 않겠다! | 유명한 기업에 투자해야 성공한다? | 투자에도 규칙이 필요하다 | 무시무시한 네덜란드의 복권 | 돈 잘 쓰는 법은 따로 있다 | 남성은 왜 도박에 더 잘 빠질까? | 패배가 ‘승리’로 바뀌는 이상한 기억법 | 경마신문은 과연 믿을만 할까? | 지난 경기의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 요즘 젊은이들은 왜 도박을 하지 않을까?
Part 6. 행동경제학 일상 응용법
프레젠테이션에도 ‘들러리’가 중요하다 | 부하에게 지시할 때는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 비즈니스에는 첫 만남이 가장 중요하다 | 상대방의 행동을 흉내 내면 호감도가 올라간다 | 대화는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 비싼 메뉴를 팔고 싶다면 ‘더 비싼’ 메뉴를 넣어라 | 스타벅스는 어떻게 앵커를 극복했을까? | BGM 템포가 느리면 매출이 오른다? | 프랑스 곡이 흐르면 프랑스 와인이 잘 팔린다 | 보너스는 먼저 주는 편이 좋다? | 설문조사로는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 원하는 대답을 듣기 위한 설문조사 비법 | ‘%’와 ‘비율’의 차이 | 비싼 것부터 팔아라! | 협상의 성공은 맨 처음 제안에 달려있다
꿀잼 경제학
머리말
행동경제학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지금부터 하게 될 이야기가 딱딱하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학문으로, 사람들이 경제적인 행동을 할 때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쉽게 설명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 도박하는 사람들은 왜 항상 자신만만할까?
• 저축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해 보면?
• 생생한 교통안전교육 비디오를 보면 사고가 줄어드는 이유
• 부하직원에게 어떻게 지시해야 제대로 일할까?
• 저렴한 휴대폰 요금제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
• 19,800원이라고 하면 왜 싸게 느껴질까?
• 처음 보는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와 기억법
•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상품을 몇 가지 색으로 만드는 것이 좋을까?
• 아이패드 대박에 공헌한 심리프로세스 전략
• 무료라는 단어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여기에 언급한 것들은 극히 일부입니다.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일상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일들을 사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일상에서 어떤 행동들이 왜 일어나는지 심리학과 뇌 과학을 활용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이란?
왜 항상 같은 식당만 가게 될까?_손실회피 경향: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사람들은 경제활동을 할 때, 가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합니다. 행동경제학은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학문으로, 우리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주변에서 매일 벌어지는 경제적 행동들을 한번 돌이켜 생각해 봅시다. 가만히 보면 점심때나 퇴근 후에 들르는 식당, 술집, 카페 등은 늘 비슷합니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가게들이 있는데, 왜 갔던 곳만 다시 가는 것일까요? 이런 행동에는 어떤 심리가 작용하고 있을까요?
저 가게, 음식 맛이나 가격도 괜찮고, 가게 분위기나 종업원들의 서비스도 좋다던데. 항상 가던 가게도 나쁘지 않지만, 오늘은 저 가게에 가 볼까?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도,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야! 입맛에 안 맞을지도 몰라. 게다가 음식이 너무 늦게 나오기라도 하면 제 시간에 사무실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어. 그러면 곤란한데. 에이, 모험하지 말자. 맘 편히 늘 가던 가게로 가지, 뭐.
인간은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경향이 강한 생명체입니다. 이득을 얻겠다보다 손해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큽니다. 이때 근거가 되는 것이 자신의 경험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가게를 개척하기보다는 가 봤던 무난한 곳을 다시 선택하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 같은 경제적 행동을 손실회피 경향이라고 부릅니다. 손실회피 경향이 특히 강한 사람들은 늘 가던 가게를 가는 것은 물론이고, 메뉴도 늘 같은 것만 시키곤 합니다. 혹시 오늘 다른 것을 시켰는데, 맛이 없으면?이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불황일 때는 새로운 상품이 유행하기보다는, 원래 잘 팔렸던 상품이 계속 팔린다고 합니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도 손실회피 경향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상 지불하던 수준의 가격을 주고 예전에 경험한 정도의 이익을 보는 것이 다른 선택을 해서 실패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심리입니다.
행동경제학이란 어떤 학문일까?_이론과는 다른, 재미있고 현실적인 경제학
경제학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금융관계자나 대학생들만 공부하는 전문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일상생활과는 아무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학은 사회전체의 경제활동을 연구하는 것으로, 판매활동처럼 난해하게 들리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저축, 소비활동, 더 나아가 결혼, 연애 등의 영역까지 확장됩니다.
우리가 말하는 이른바 전통 경제학은 여러 가지 경제현상을 인간의 합리적 행동의 결과라고 받아들이는 학문입니다. 사람들이 합리적 판단을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한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의 행동은 어떻습니까? 물론 사람들은 이렇게 하면 이득을 볼 수 있을 거야 혹은 이것을 선택했다간 분명 손해를 볼 거야 등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판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언제나 합리적 판단과 확실한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 기분이 들떠 예정에도 없던 것을 충동구매하기도, 매장의 디스플레이나 표지, 포장에 반해 내용물을 확인하지도 않고 물건을 사기도 합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렇게 우리가 무의식중에 저지르는 행동에 대한 심리와 패턴을 실험으로 끌어내고, 그 경향을 연구합니다. 특히 경제활동과 관련된 인간의 실제 인지경향, 행동특징을 밝혀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기한 경제심리
가격이 빨간색으로 써 있으면 무심결에 구입한다_빨간 글씨 효과: 가격표에 알맞은 색은 따로 있다!
대형 슈퍼마켓에 가면 빨간색으로 적혀 있는 가격표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째서 빨간색으로 글자를 써 놓는 것일까요? 멀리서도 눈에 띄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빨간색은 주목성이 강해서, 갖가지 색깔이 넘쳐 나는 매장에서도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끄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유는 그것뿐이 아닙니다. 빨간색 가격표는 매상이 적자(赤字)날 때를 연상시키므로,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이걸 사면 득을 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빨간색은 감정적으로 흥분을 유발시켜, 행동을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즉 어쩌지?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면서 망설이고 있는 사람에게 어서 행동으로 옮기라고 부추기는 색이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에서 볼 때 빨간색이 가격표에 최적임은 확실합니다.
빨간색에 대한 반응은 남녀 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여성은 대부분의 색깔에 쉽게 반응하는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빨간색에 민감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두 가지 설이 주목받습니다. 하나는 인류가 영장류로부터 진화하는 과정에서 남성은 수렵을, 여성은 과실 등을 채집하는 생활에 적응했고, 과실이 숙성했음을 나타내는 빨간색에 민감해졌다는 선천적 관점입니다. 또 하나는 어려서부터 주위에 빨간색이나 분홍색 물건을 두고 자라기 때문이라는 후천적 관점입니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색이기 때문에, 그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결국 민감해진다는 것입니다. 개인차가 있는 것은 이 두 가지 이유가 복합됐기 때문이라고 추측됩니다. 어쨌든,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여성인 점에서도 빨간색으로 가격을 표시하는 것은 확실히 효과적입니다.
홈쇼핑으로 물건을 팔 때는 다섯 가지 색으로!_고객이 선택하도록 유도하면 구입으로 이어진다
TV 홈쇼핑 콘텐츠 기획을 하고 있을 때, 관계자로부터 상품의 색과 디자인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집에서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무심코 물건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리고 그 물건이 전혀 살 생각 없었던 것이었다면 더욱 관심 있을 주제입니다. 바로 상품을 다섯 가지 색으로 구성하면 잘 팔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갑을 비롯한 잡화는 빨강, 파랑, 노랑처럼 색의 차이가 극명하지만 핸드백의 경우 블랙, 다크 브라운, 브라운이나 베이지, 카멜, 올리브 등 비슷한 컬러가 정말 많습니다. 제품의 색깔 수를 줄이면 대량생산이 가능해 제작비용은 절감되지만, 비슷한 색이라도 여러 가지 색을 구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재고가 많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겠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단색으로 구성했을 때 물건이 전부 팔리는 것 이상으로 매출이 늘기 때문입니다.
이때 다섯 가지로 구성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색 고르는 작업을 시청자가 하도록 만들기 위한 작업입니다. 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방송을 하다 보면 어느 새 나는 이 색깔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 생각은 곧 상품 자체를 갖고 싶은 마음으로 변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고른다면…으로 시작하는 생각이 나는 이게 좋아라는 직접적인 개입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여러 가지 색을 골고루 갖추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일부러 특정 계열 색으로 비슷하게 구비해 비교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세 가지 색깔일 경우에는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없을 수 있고, 일고여덟 가지 색이면 선택이 힘들어 포기해 버리는 고객이 생기게 됩니다.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할 여유가 있는 카탈로그 통신판매라면 다양한 색을 구비해도 좋겠지만, 보는 순간 시선을 확 잡아끌어야 하는 TV 홈쇼핑 판매에서는 역시 다섯 가지가 제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
숫자 제시 방법에 따라 판단 기준이 바뀐다_프레이밍 효과 ①: 수술의 성공률은 사실 같다!
당신이 위독한 병에 걸려 의사에게 수술을 권유 받았다고 가정해 봅니다. 중대한 수술을 앞둔 환자의 마음은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당신은 아마 수술의 성공률이 궁금해질 것입니다. 이에 의사는 두 가지 수술 방안을 제시합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A: 수술 받은 환자 100명 가운데 90명이 1년 후에도 여전히 생존해 있는 수술
B: 수술 받은 환자 100명 가운데 10명이 1년 안에 사망한 수술
냉정하게 살펴보면 A안과 B안은 똑같습니다. 내용은 같지만 생존율을 전달하느냐 사망률을 전달하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러나 직감적으로 많은 사람이 A안을 선택합니다. A안은 수술로 병이 나았다는 데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수술을 받아도 괜찮겠구나 하는 안도감을 주지만, B안은 죽은 사람에 대한 정보로 불안감을 줍니다.
숫자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것을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합니다. 우리는 문제를 제시하는 방향, 즉 프레임을 설정해 두고 그 프레임에 따라 다른 판단을 이끌어 냅니다. 훌륭한 액자 프레임 안에 있는 그림이 허술한 액자 프레임 속 그림보다 멋지게 보이듯, 사람의 판단은 절대 평가가 아니라 주어진 구조나 주변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200명을 살리는 치료법 vs. 400명이 죽는 치료법_프레이밍 효과 ②: 결과는 선택지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선택지가 있는 문제는 선택지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카너먼 교수와 트버스키 교수가 실험했던 아시아 질병 문제라는 예제를 통해 그 차이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심각한 전염병이 아시아에 퍼지면서, 600명의 사망자가 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전염병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두 가지 치료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당신은 어느 쪽 안을 선택하겠습니까?
※ 제1그룹의 선택지
A: 이 치료법으로 200명이 살 수 있다.
B: 이 치료법으로 600명이 살 수 있는 확률 3분의 1,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확률이 3분의 2다.
※ 제2그룹의 선택지
C: 이 치료법으로는 400명이 죽는다.
D: 이 치료법으로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 3분의 1, 600명 모두 죽을 확률이 3분의 2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곰곰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직감에 의해 곧바로 답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제1그룹에서는 A를 선택한 사람이 72%, B를 선택한 사람이 28%였습니다. 제1그룹에게 제시한 선택지는 살아남는다는 점에 주목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반면 제2그룹에게 제시한 선택지는 죽는다는 점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살아남는다, 죽는다는 다른 표현을 썼지만, 결국 A와 C의 치료법은 600명 중 400명이 살아남는다, 200명이 죽는다는 내용입니다.
결국 A와 C는 같은 내용의 선택지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A만큼 C도 선택돼야 합니다. 그런데 제2그룹은 78%의 사람들이 D를 선택했고 C를 선택한 사람은 22%에 불과했습니다.
선택지 A, B의 경우는 살아남는다는 사실에 눈이 먼저 가기 때문에 확실하게 200명의 목숨을 건질 수 있다는 A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선택지 C, D에서는 죽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손실에 민감해서 될 수 있는 한 리스크를 줄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때문에 전원 사망할지 모른다는 리스크를 지더라도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이 3분의 1인 D를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익을 얻을 때는 확실히 얻을 수 있는 것을, 손실을 입을 때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손실을 피해갈 수 있는 모험에 기대를 건다는 경향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늘 비교하고, 흉내 낼까?
무료라는 단어의 엄청난 매력_무료는 비교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비교는 판단 시스템의 기본입니다. 비교는 다양한 것들에 영향을 받지만, 그 대상 중 무료인 것이 끼어 있으면 비교의 균형 자체가 무너져 버립니다. 무료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사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에도 갑자기 흥미가 생깁니다. 또 무료상품을 손에 넣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강한 만족감을 느낍니다.
일본에서 2014년 유‧무료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비교 조사(조사 기관 라이프 미디어, 유효회답 3,600명)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 중 약 20%가 유료 어플을, 85%가 무료 어플을 다운로드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료 어플만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서점 아마존은 수년 전, 기간한정으로 배송료를 없앤 적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1회 구입 금액이 1만 5,000원 미만일 경우 고객이 배송료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1만 5,000원을 채우기 위해 원하지 않는 책까지 사려 했던 사람은 물론이고 1만 5,000원 어치를 모아 사야겠다며 구매를 참아 왔던 사람들에게 이 이벤트는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무료배송 이벤트는 고객의 잠재적인 니즈까지 끌어내는, 상상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며 매상을 큰 폭으로 올려 줬습니다.
그 후에 아마존은 무료배송을 기본 정책으로 바꿨습니다. 매상 실적이 숫자로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이벤트는 과거의 어떤 판촉 캠페인보다 큰 효과를 거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아마존의 성공은 다른 분야의 인터넷 판매사업자들에게도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의류 전문 쇼핑몰들의 무료배송은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무료의 효과는 여성에게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큰 반응이 일어난 것입니다.
무료배송 정책은 회사를 어렵게 만든다?_무료 효과를 이용한 마케팅
우리가 이렇게까지 무료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국 공짜가 가장 이익을 보는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무료를 추구하는 경향은 이익보다 손해와 관련성이 더 높습니다. 사람들은 손실회피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무료라면 실패하더라도 손해 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큽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도감에서 오는 무료의 매력을 필요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료와 관련된 흥미로운 데이터 한 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스마트폰 유료 어플들을 24시간 한정 무료로 판매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어플들은 수만 건이나 다운로드됐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다시 유료화된 이후에도 어플들의 매상이 올랐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하루 다운로드 건수가 이전보다 6배나 늘었다는 결과도 보고됐습니다. 다운로드 랭킹이 급상승한 것만으로, 사도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료 정책이 독이 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료배송 때문에 회사의 경비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더 심각한 것은 무료배송 자체가 앵커화되는 경우입니다. 3,000원이었던 배송료가 무료화되면 고객들이 몰려듭니다. 그것은 배송료 3,000원이 판단의 기준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설명했듯 최초의 앵커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며, 잘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개월, 1년, 수년간 무료배송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이 정책이 앵커가 됩니다.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사람에게는 무료배송이 이미 앵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료배송은 당연하고, 더 좋은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만약 일반 배송료를 다시 유료화한다면 고객들의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부가가치를 통해 경비를 충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때문에 이미 어떤 회사들은 일반 배송료를 무료로 유지하되, 특급배송을 유료화하는 등의 신개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아마존에서는 연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람에게 특급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회원제 서비스는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큰 폭으로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회비는 79달러로 결코 싼 가격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문 후 상품이 도착할 때까지 수일에서 일주일 이상 걸리는 미국에서, 주문 후 이틀 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같은 상품이라도 내일보다는 오늘, 그 가치가 높습니다. 또한 연회비를 내는 것이지 주문할 때마다 배송료를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치 무료인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게다가 이 서비스는 30일간 무료체험이 가능합니다. 서비스를 가볍게라도 한 번 경험해 본 사람은 현상유지 바이어스 효과로 인해 계속 사용하고 싶어집니다. 또 한 가지, 회원제 운영으로 경쟁사로의 고객 유출까지 막을 수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적으로 정말 뛰어난 시스템이라 할 만합니다.
행동경제학 일상 응용법
프레젠테이션에도 들러리가 중요하다_프레젠테이션의 성공은 마이너스안에 달려 있다
다른 기업에 사업을 제안할 때, 보통 가능한 한 많은 기획안을 만들어 제출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판단 시스템을 고려했을 때, 너무 많은 기획안을 준비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장 열심히 준비한 것이 선택될 확률은 줄어듭니다. 꼭 비즈니스 관련된 일이 아니라도 A안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B안이나 C안이 선택됐던 안타까운 경험이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들러리 기획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들러리 기획이란 처음부터 채택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만들어지며, 진짜 제안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돋보이도록 하거나 분량을 채우기 위해 필요합니다.
우리들은 단순한 비교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A안, B안, C안이 모두 각기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면 단순비교가 힘들기 때문에 상대방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확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A안, B안과 함께 들러리 기획인 마이너스안을 하나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A마이너스(A-)안은 A안과 비슷하지만, 조금 부족한 형태입니다. 비슷한 내용이기 때문에 A안을 돋보이게 하는 반면,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B안은 장점이 묻혀 버립니다. 즉, A안으로 결정되기 쉬워집니다.
가령 당신이 선물용 상품으로 유리잔과 기프트카드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A안은 마실 것을 따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유리잔, B안은 자신만의 사진을 넣을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프트카드입니다. 회사는 이율이 높은 A안을 통과시켰으면 합니다. 그럴 때는 A마이너스안으로 A안보다는 부족한 유리잔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대리 앵커이자 미끼가 되는 것입니다.
비싼 메뉴를 팔고 싶다면 더 비싼 메뉴를 넣어라_비교할 대상을 만들면 팔린다
사람은 싼 물건, 중간 물건, 비싼 물건 중 중간 것을 선택하기 쉽습니다. 사람들의 이런 경향을 마케팅에 응용할 수도 있습니다. 레스토랑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저렴한 것과 비싼 것(메뉴나 제품 등), 두 가지 종류를 팔면 주문이 분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익률이 높은, 비싼 상품을 팔고 싶다면 더 비싼 상품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업종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가장 비싼 선택지는 잘 팔리지 않습니다. 즉, 더 비싼 상품은 어디까지나 비싼 상품을 팔기 위한 비교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라면 세 종류가 적당합니다.
예를 들어 송, 죽, 매라는 세 가지 코스를 판매하다가, 비싼 코스의 판매를 늘리고자 특상 메뉴를 넣어 네 가지 코스로 만들었다고 합시다. 어떻게 됐을까요? 송이 잘 팔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택은 죽과 매로 분산됐습니다. 가격에 관한 사람의 판단은 선택지가 네 가지 이상일 때 분산, 다양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네 가지, 다섯 가지로 나누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선택지 개수가 많아지면 특정 상품이 팔리지 않는 대신,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때문에 전체 판매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색이나 맛은 다섯 가지 전후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으면 앞에서 설명한 24종류의 잼처럼 비교가 힘들고 번거로워 판매율이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이 높은 한 가지 상품을 의도적으로 판매할 것인가, 아니면 전체적인 판매율을 끌어올릴 것인가를 결정해 전략을 달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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