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통화 전쟁

   
강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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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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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 책 소개


21세기 통화 전쟁을 알기 쉽게 풀어낸 우리나라 최초의 책!


외환 시장의 안정을 직접 담당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정치·경제학적 시각에서 21세기 통화 전쟁의 본질과 향후 전망을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중국이 경제적 G2(Group of 2)를 넘어서 통화의 G2 달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로운 통화 전쟁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그동안 통화 전쟁의 중심에는 미국, 중국, 유럽, 일본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발행하는 미국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점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이끌어 간다는 이른바 G2 시대를 맞이하여, 중국은 위안화를 달러화와 대등한 기축 통화로 발전시키려는 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바야흐로 새로운 통화 전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21세기 통화 전쟁의 본질과 전망 그리고 우리의 대응 방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향후에도 달러화의 기축 통화 지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위안화가 제2의 국제 통화로 부상하면서 통화의 G2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엔화는 제4의 통화로 밀려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유로화는 위안화에 제2의 국제 통화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고 있고, 21세기 통화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의 대응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 저자 강재택
1982년부터 한국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파리13대에서 외환위기를 주제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은행에서는 주로 국제 분야 부서에서 근무했다. 국제협력실 팀장 3년, 외화자금국 팀장 3년, 국제국 팀장 3년에 이어 외환업무부장을 1년 지냈다. 그중 2년(2009~2010년)은 외환시장팀장으로 외환 시장 안정의 실무를 담당했다.


한국금융연수원, 금융투자교육원, 금융감독원 등에서 환율 및 국제 금융 관련 이론과 실무를 다년간 강의했다. 또한 2013년 충북본부장 부임 후에는 충북대, 청주대, 서원대(객원 교수)에서 중앙은행론과 국제금융론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국제금융체제 개편 논의』, 『생활 속의 환율』이 있다.


■ 차례
여는 말


PART 01 세계화와 국제 금융 시장
Chapter 01_세계화와 국제 금융 시장 연계
세계화로 통화 전쟁 리스크에 노출 | 우리나라의 통화 전쟁 경험과 교훈


Chapter 02_금융의 세계화와 국내외 금융 시장
미국 주가와 한국 주가의 높은 상관관계 | 투자자의 반응 패러다임의 변화 | 버냉키 전 의장의 발언과 국제 금융 시장의 반응


PART 02 21세기 통화 전쟁
Chapter 01_미국 주도 국제 통화 질서의 지속성에 대한 논의 제기
글로벌 위기 이후 달러화 중심 통화 질서에 회의론 제기 | 달러화의 기축 통화 지위 지속 여부 논쟁 | 미국, 국제기구의 의사 결정을 주도 | 절대적 우위에 있는 미국의 군사력 | 미국의 숨은 권력, 신용 평가 회사


Chapter 02_중국, 미국과 대등한 G2 국가로 부상
빠르게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 | 그림자 금융 규모 급증과 잠재 리스크


Chapter 03_일본, 아베노믹스로 새로운 도약을 시도
아베노믹스의 등장 | 아베노믹스에 내포된 의미


Chapter 04_유로 지역의 불완전한 통화 통합
회원국 간 국제 수지 불균형 | 정치적으로 불완전한 통합


Chapter 05_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정책 대응
외환 당국의 책임 범위 | 정책 대응


PART 03 향후 통화 전쟁 전망
Chapter 01_미 달러화의 기축 통화 지위 유지 전망
달러화, 자체의 힘만으로도 기축 통화 지위는 유지 가능 | 달러화 이외 미국의 강점이 달러화의 기축 통화 지위를 지지 | 종합 전망


Chapter 02_중국 위안화, 제2의 국제 통화로 부상
위안화는 제2의 국제 통화로 부상할 것 | 여타 분야의 중국 위상 상승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지지 | 종합 전망


Chapter 03_일본 엔화, 제4의 통화로 밀려날 것
일본 엔화 위상이 약화될 것 | 여타 분야도 엔화 위상 저하 요인 | 종합 전망


Chapter 04_유로화, 제3의 국제 통화로 밀려날 것
유로화 위상 약화 예상 | 종합 전망


Chapter 05_우리의 대응 방향
G2 체제에의 대응 | 우리나라의 선진국 만들기 전략


맺는 말
참고 문헌


 




21세기 통화 전쟁


세계화와 국제 금융 시장

세계화와 국제 금융 시장 연계

세계화로 통화 전쟁 리스크에 노출

세계화란, 교통과 IT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이 하나로 통합되는 현상을 말한다. 외형상으로는 세계 각국이 국경에 의해 구분되어 있고 각국의 금융 시장도 각국 정부 및 정책 당국에 의해 통제받는다. 그러나 각국 금융 시장의 거래 동향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기 때문에 한 나라가 자국의 금융 시장을 국제 금융 시장의 동향을 무시한 채 운영할 수 없다. 또한 다른 나라의 일들이 바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정치, 경제 동향에 관심을 갖고 그 향방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금융 시장과 관련하여 세계화 현상을 살펴보면 각국의 금융 시장이 서로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마치 통합된 하나의 시장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각국의 금융 시장은 외형상으로는 매 영업일에 정해진 시간 동안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공식적인 시장, 예를 들어 장내 시장에 적용되는 설명이다. 장외 시장, 특히 역외 금융 시장에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국내 금융 시장의 거래 가격도 국내 시세뿐만 아니라 위에 언급한 역외 금융 시장 및 외국 금융 시장의 시세에 의해 24시간 영향을 받는다. 우리 모두 24시간 통화 전쟁에 노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국제 금융 시장을 예의 주시하면서 예상되는 충격에 미리 대응하는 노력을 통해 자국의 금융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한 나라의 정치, 경제 현상이 다른 나라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국제 금융 시장의 안정을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 공조 과정에는 항상 세계의 정치, 경제 질서를 이끌어 가는 리더가 존재해 왔다. 현재의 세계 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체로 미국이 주도하여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신흥 시장국들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대등하게 경합할 강자로 부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통화 전쟁 경험과 교훈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치 않는 국제 통화 전쟁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과연 우리나라 자체의 능력으로 우리나라의 외환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세계화의 시대에 국제적 자본 이동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국제적 자본이 언제든 갑자기 대규모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국제적 자본 이동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제 질서의 향후 전개 방향을 예측하고 미리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는 곧 이러한 국제 질서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정책 방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로 귀결된다.



21세기 통화 전쟁

미국 주도 국제 통화 질서의 지속성에 대한 논의 제기

달러화의 기축 통화 지위 지속 여부 논쟁

미국은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발행한다. 달러화는 세계 모든 금융 시장과 국제 교역에서 가장 선호되는 통화이다. 따라서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달러화로 수입해서 소비하는 데 아무 제약이 없다. 그러다보니 미국은 통상 경상 수지가 큰 폭의 적자이며 그 적자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은 건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의 정치, 경제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한마디로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발행에서 나온다.


필자는 달러화의 위상을 입증하는 근거로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당초 미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위기 극복은 미 달러화의 공급 증가에 의해 가능했던 사례를 제시한다.


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금융 기관들이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귀해졌고 미 연준은 결국 달러화를 대규모로 공급했다. 미 연준은 양적 완화를 통해 자국의 금융 시장 안정을 도모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과 한도의 제약 없는 통화 스와프를 통해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 즉, 유로 지역의 금융 시장을 안정시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유로 지역의 금융 시장 안정이 자체적인 유로화의 공급 증대만 가지고는 불가능했다는 사실이다. 미 연준이 ECB와 통화 스와프 협정을 통해 미 달러화의 무제한 방출 약속을 함으로써 유로 지역의 금융 시장이 안정되었다. 따라서 유로화는 미 달러화와 대등한 기축 통화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자국에서 촉발된 금융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자국 통화 공급을 무제한적으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 달러화의 발행을 통해 유로 지역과 아시아 등 신흥 시장국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시키면서 미국만이 글로벌 금융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하였지만 미국은 위기 해결 과정에서 달러화 공급 증대를 통해 국제 금융 위기의 해결사로서 오히려 미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 사회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중국, 미국과 대등한 G2 국가로 부상

빠르게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

세계의 정치, 경제를 이끌어 가는 미국의 주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 그 논리는 명료하다. 우선, 경제적으로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높은 경제 성장을 지속한다면 머지 않아 중국의 총생산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


2013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여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양국이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 공조하기로 합의한 내용이 보도되었다. 미국이 이를 인정하였고 국제 사회도 이제 이를 받아들여서 세계를 이끌어 가는 양대 국가라는 의미의 G2로 인식하고 있다. 한때 7개, 또는 5개의 주요 선진국이 국제 사회의 중요 사안을 논의하면서 G7, G5가 국제 사회의 키워드였던 것을 생각하면 중국의 약진이 새삼 놀랍다.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는 미국의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방향을 틀면 국제 사회의 정치, 경제적 규범과 질서가 그에 영향을 받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국제 사회의 규범을 따라가야 하는 대다수 국가들의 운명이다. 그런데 그러한 미국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견제할 힘을 가진 나라가 현 단계에서는 중국 이외에 보이지 않는다.


일본, 아베노믹스로 새로운 도약을 시도

아베노믹스에 내포된 의미

일본이 아베노믹스라는 극약 처방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부 분야에서 한국에 추월당하고 있고, 중국에는 경제 규모, 교역 규모, 외환 보유액 등 여러 면에서 이미 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베노믹스는 일본에게 다방면에서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우선, 통화량 증발로 인해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경제 대국의 위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중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맹주로 급부상하는 것을 부분적으로나마 견제할 수 있다.


또한 통화량 증발로 당연히 따라오는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고 이에 따른 경상 수지 흑자로 미국채를 매입함으로써 미국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마침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고 싶은 미국과 아시아에서 맹주 자리를 중국에 빼앗기고 싶지 않은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유로 지역의 불완전한 통화 통합

회원국 간 국제 수지 불균형

회원국 간의 이와 같은 국제 수지 불균형은 무엇을 뜻하는가? 유로화는 유로 지역 회원국들이 1999년부터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한 통화이다. 따라서 유로화의 환율을 정할 때 회원국들의 경제 규모나 발전 정도를 감안하였으나 모든 국가의 요구사항을 완벽히 만족시킬 수는 없다. 결국 약세 통화(예를 들어 그리스의 드라크마)와 강세 통화(예를 들어 독일의 마르크)의 어느 사이에서 새로운 통화인 유로화의 가치가 결정되도록 설계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럼 통화 가치가 독일 마르크화와 그리스 드라크마화의 그 어느 사이에 있는 유로화를 사용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독일 마르크화의 통화 가치가 그리스 드라크마화보다 높았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독일은 마르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가 낮은 통화(유로화)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반면, 그리스는 드라크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가 높은 통화(유로화)를 쓴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독일은 힘 안 들이고 자국 통화를 평가 절하한 효과에 힘입어 경상 수지 흑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2005~2009년 중 독일 경상 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인 61.6%가 유로 지역에서 발생하였다. 반면, 그리스는 국가의 경제 체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버거운 통화인 유로화가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를 대신함에 따라 경상 수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근본적인 문제를 유로 지역은 안고 있으며 이 점은 그리스가 재정 위기를 맞았을 때 독일이 그리스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그리스 정부가 강조한 논점이기도 한다. 물론 독일의 반론도 있다. 그리스가 유로화를 사용함으로써 드라크마를 사용할 때보다 낮은 유로화 차입 금리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여 경제를 건설하지 못한 책임은 그리스에 있다는 반론이 그것이다.



향후 통화 전쟁 전망

일본 엔화, 제4의 통화로 밀려날 것

일본 엔화 위상이 약화될 것

최근 들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이 워낙 드세짐에 따라 일본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나 일본의 엔화는 추가적인 국제화를 달성할 수 있는 분야가 별로 없다. 반면에 중국 위안화는 전 방위적으로 빠른 속도로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어 그 격차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아시아의 맹주를 넘어 명실상부한 G2 국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위안화의 국제화가 필수라고 생각하고 커 가는 국력을 여기에 쏟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가 엔화는 물론이고 유로화를 넘어 세계의 2대 국제 통화가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결국 일본 엔화는 장기적으로 달러화, 위안화, 유로화 다음의 네 번째 통화가 될 것이다.


최근 일본의 아베노믹스 성공 여부 전망에 대하여 부정적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부정적 견해의 핵심은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무역 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점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엔화가 충분히 약세로 가면 단기에는 수입이 늘어 무역 수지가 악화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출 물량이 증가하여 무역 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당초 기대와 달리 무역 수지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에너지 수입 증가이다. 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의 전력 생산 감소를 대체하기 위해 에너지 수입이 증가하였고 엔화 약세로 수입 비용은 더욱 증가하였을 것이다. 둘째는 엔화 약세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었으나 수출이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제조업의 해외 생산 증가가 그 이유라는 설명이 유력하다.


당초 아베노믹스가 도입될 때 미국이 이를 지원한 것은 아베노믹스로 인해 발생하는 무역 수지 흑자로 미국의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럼으로써 중국이 세계 최대의 외환 보유액과 미 국채 보유로 인해 미국에 대해 갖는 영향력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이 아베노믹스 도입 후에도 무역 수지 적자가 계속되면 미국의 국채를 중국을 대신해 매입하기 어렵고 미국이 기대하던 중국의 영향력 완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면 미국은 향후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계속 지지할 것인가? 미국이 원하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 약화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항할 다른 나라의 힘이 커져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G2 위상 자체를 받아들이기 싫은 나라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양국은 이해가 일치한다.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본래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은 미국으로 하여금 일본을 더욱 강하게 지원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계속되는 한 아베노믹스는 계속 추진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의 대응 방향

G2 체제에의 대응

앞으로 세계 질서는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경쟁하에 부분적으로 점진적인 다극화 양상이 전개될 것이다. 미국은 유럽, 일본 및 우리나라 등 기존의 우방과의 협력을 통해 기존의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반면 중국은 아세안,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최근 위안화의 국제화와 관련된 국가들과 유대 강화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G2를 단순히 미국과 중국의 두 나라로 보기보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 블록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 블록의 양대 블록으로 이해할 필요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양대 블록의 어느 하나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우선 미국과의 군사 및 경제적 협력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 시장의 확대로 중국에 대한 수출 없이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살 길은 균형의 추구이다. 기존의 미국과의 정치경제적 협력 관계는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과의 협력도 증진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미국 또는 중국과 협력을 증진시킬 때 이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우는 것으로 오인받지 않도록 논리를 바탕으로 정치외교적인 이해와 설득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선진국 만들기 전략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양국에 대한 수출에 우리 경제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는 곧 양국의 경제 정책으로부터 우리가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국이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기저에 깔고 정치외교적 협력을 요청할 경우 이를 순수한 우리 국익 차원에서 자유로이 결정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방안으로는 우선 우리의 수출 대상을 다변화해야 한다. 이 또한 정치외교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경제를 단순히 경제 현상으로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수출 대상의 다변화를 통해 양국의 경제가 부진한 경우에도 다른 곳에서 수출 증대 노력을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부 대기업의 수출과 성과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수출이란 수입하는 국가의 경제 상황이나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만일 이들 기업의 제품을 수입하는 국가의 경제가 위축되거나 다른 이유 등으로 수입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면 우리 경제에 타격이 클 것이다. 또한 환율 등 국제 금융 여건이 악화되어 이들 기업 제품의 수출이 부진하게 될 경우에도 그 충격이 클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들 일부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현재의 경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별로 전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비가격 부문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기초 과학을 중심으로 한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원천 기술이 바탕이 되면 중소기업도 해외 시장에서 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일부 수입처의 수요 감소나 환율 등 외부 가격 경쟁력 분야의 여건 악화를 극복해야 한다.


통화 전쟁, 피할 수 없다면 이겨

통화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화 전쟁의 본질은 무엇이고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화 전쟁은 단지 경제적 현상으로 접근하면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정치·경제학적 사고와 추론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이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대등한 지위를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은 단순히 경제적 G2를 넘어서 통화의 G2를 달성한 후 위안화와 달러화 간 제1의 기축 통화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지위를 얻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의 노력을 배가할 것이다. 위안화의 국제화, 군사력 증강, 자체 신용 평가 회사 설립, 중국 주도의 국제기구 설립 추진 등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처럼 다른 분야의 강점이 달러화 기축 통화의 위상을 높이고 달러화의 기축 통화 위상이 다시 미국의 다른 분야의 위상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와 똑같은 효과를 얻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유럽과 일본은 중국의 이러한 야심찬 도약을 보고만 있겠는가? 나름대로 현 위치를 지키고 향후 중국에 추월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국 통화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미국이나 중국처럼 통화의 위상 강화 노력과 함께 다른 분야의 위상 강화에도 집중할 것이다. 앞으로 4대 경제 대국 사이에 전 방위적인 통화 전쟁이 진행될 것이다.


나는 독자들에게 ‘우리가 살 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를 도와주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는 없다. 그들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경우에 우리와 협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존이 이들 국가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상생의 논리를 바탕으로 협력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과연 우리에게 그러한 상생의 협력 방안이 갖추어져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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