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디자인하라

   
조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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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노마드
   
15000
2013�� 12��



■ 책 소개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길로가라!

저축의 시대와 투자의 시대를 거쳐 지금은 관리의 시대이다. 일이나 투자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점점줄어드는 상황에서 노후까지 보장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보통 사람이 평생 돈 걱정 없이 자기 삶을 누릴 수 있는 돈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재무설계라는 생소한 주제를 누구나 따라해볼 수 있도록 친숙하게 풀어내고 있다.

■ 저자조철호
경희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이며, 2004년 금융감독원장 표창을 받고 2012년에는한화투자증권 연도대상(챔피언)을 받았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서 13년간 금융 전반과 리스크관리 업무를 경험했다. 이때 금융회사 직원의 몇 마디말에 스스로 잘 알지도 못하는 금융상품에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덥석 맡겨버리곤 하는 고객들을 보며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길’을 안내할 수 있는재무설계사의 길을 선택했다. 

저자는 현재, 20여년의금융회사 경험과 재무설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길’을 추구하는 와이즈자산관리연구소에서 재무설계와 여러 가지 투자 방법을연구하고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의 시대에 맞는 재무설계 해법을 찾기 위해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소장 최윤식, 2030 대담한 미래 저자)에 객원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에서 재무상담과 재무설계 강의를5년째 해오고 있으며, 펀드닥터와 다음daum에서 칼럼니스트와 재무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차례
서문
감사의글

1장 시간, 체력, 기술의 3박자를디자인하라 : 복리계산식에 숨어 있는 3가지 지혜코드
돈이 굴러가는 원리를 알자
돈의 가치도 변한다, 화폐의시간가치
복리계산식에 숨은 암호를 풀어라 

2장 내 지갑 안에 잠자는 1억 원을 깨워라 :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수비전술,소득지출관리시스템
1억 원을 깨우기 위한 준비 운동, 통장 쪼개기
얼마나 버는지 아는 게 먼저다, 소득관리
1억원을 깨우는 핵심 열쇠, 소비지출관리
저축은 안 해서 못하는 것이다, 투자지출관리
돈 관리의 범퍼와 윤활유,예비자금관리

3장 먼저 이겨놓고 나아가싸운다 :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공격전술, 3단계 전략적 투자시스템
새 술은 새 부대에
투자환경 이렇게 변하고있다
투자는 위험한 것이다!
기대수익과 위험, 적과의 동침!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투자전술
엉덩이 투자를 위한 전략적투자시스템 

4장 평생 돈이 마르지 않는경제적 자유를 누린다 :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실전 전략, 라이프사이클 재무이벤트 대책
미래 여행지도, 재무설계
신용과 부채, 이렇게 관리하라
주거안정자금 설계 Not House, But Home!
결혼자금과 자녀교육 자금설계
장수! 축복받은 재앙, 노후설계
최적의 위험관리와 보험설계
부자의 문으로 가는 여행지도를 완성하다
Tip! 예금자보호법의 허와 실

에필로그





돈을 디자인하라

돈을 디자인하라


시간, 체력, 기술의 3박자를 디자인하라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일, 왠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상황에 맞닥뜨리면 본능적인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그런데 오히려 미래의 불확실성이 설렘과 짜릿함의 원천인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포영화를 즐긴다.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나 바이킹을 타면서 짜릿함을 느끼는 이유도 비슷하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공포영화와 놀이기구의 짜릿함과 위험을 즐기는 것은 그것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피할 수도 없고, 한 방으로 해결할 묘책도 없다는 것을 안다.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은 불안과 공포의 감정을 마주하기가 두렵다고 해서 피할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게 준비한 사람만이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며, 위험 뒤에 숨어서 오는 기회를 포착하여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괴물의 정체를 아는 일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괴물에는 투자 손실, 하우스푸어와 부채, 고용불안과 실업, 양극화와 중산층의 몰락 등이 있다.


투자 손실은 지나간 과거지만 다시 마주칠 수 있다. 이때 어떻게 피할지, 피할 수 없다면 어떤 자세로 웅크려야 덜 다치는지를 지난 실패를 통해서 확실하게 배워두는 일에 집중하자. 투자에서 수익과 위험의 관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교훈을 얻으면 불안을 제거할 수 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서 하우스푸어와 부채 문제가 생겼다. 냉정하게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현금 흐름을 분석해보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투자 손실을 확정 짓더라도 과거형으로 만들어 냉정하게 매듭을 지어야, 지금부터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다. 신용관리와 부채관리의 요령을 이해하고 자신의 현금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고용불안과 실업은 이를 두려워하며 떨고 웅크리고 있는 사람일수록 희생될 가능성이 크다.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며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이들에게 이 괴물은 새로운 기회를 주기도 한다. 자기계발을 통해 재취업과 창업을 준비하자.


돈의 가치도 변한다, 화폐의 시간가치

다음 중 어느 하나의 조건으로 지금 당장 10억 원을 가질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1안 : 10억 원의 원금을 안 갚는 대신 첫해 10원으로 시작해서 해마다 두 배씩 늘려서 30년간 지불하는 방법(1년차 10원, 2년차 20원, 3년차 40원, 4년차 80원, 5년차 160원…)

2안 : 10억 원의 원금을 안 갚는 대신 해마다 10%의 이자만 30년간 지불하는 방법

3안 : 연 8%의 이자율로 원금 10억 원과 이자를 30년간 균등하게 나누어서 지불하는 방법


언뜻 보기에 1안은 매우 매력적이다. 2안도 연 10%의 이자만 부담하면 원금 10억 원을 갚지 않아도 되니 나름 매력이 있어 보인다. 3안의 경우에는 요즘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담보대출은 4% 내외, 신용대출은 5~8% 수준이므로 8%의 이자율은 다소 높아 보인다.


그런데 세 가지 안 중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3안이며, 그 다음이 2안이고, 1안이 가장 불리하다. 왜 그런가?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자. 각각의 조건에 따라 30년간 부담해야 할 금액이 얼마인지 계산해보자. 계산해보면 30년간 부담하는 금액은 1안은 107억 원이 넘고, 2안은 30억 원이며, 3안은 27억 원이 조금 못된다. 2안은 1년에 이자 10%, 즉 1억 원씩을 30년간 지불한다. 3안은 재무계산기나 엑셀 함수 등을 사용해야 계산이 가능하다.


1안에는 치명적인 복리의 마법이 숨어 있으며, 3안에는 장기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 계산법이 들어 있다. 그리고 악덕 사채업자가 원금상환을 회피하기 위해 연락을 피하거나, 금융회사가 신용카드 이용금액의 10% 내외만 결제하고 원금상환을 미루는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그토록 줄기차게 전화하는 이유가 2안에 숨어 있다. 보통 신용카드사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율은 7~29% 사이인데 대부분 10% 중후반 이상의 높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게다가 2안보다 더 불리해서 언젠가는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제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독자라도 복리계산식과 화폐의 시간가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10년 전의 1만 원과 현재의 1만 원의 가치는 다르다. 10년 전에는 같은 1만 원권 한 장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지금보다는 많았을 것이다. 이처럼 한 단위의 화폐가 시간적 요인에 따라 다른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을 화폐의 시간가치(Time Value of Money, 약칭 TVM)라고 한다. 이러한 화폐의 시간가치를 계산할 때는 복리 개념을 적용한다. 복리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Fv = Pv × ( 1 + r ) ⁿ

Fv(Future Value) : 미래가치, 현재 시점에서 보유한 금액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미래 시점의 금액

Pv(Present Value) : 현재가치, 미래에 발생할 편익과 비용을 할인한, 현재 시점의 금액

r : 수익률, 일반적으로 연 수익률로 많이 표시된다.

ⁿ : 투자횟수, 수익률을 일반적으로 연 수익률로 많이 나타내듯이, 주로 투자 연수로 표현된다.

 

복리계산식을 활용하여 현재 한 그릇에 5,000원인 짜장면이 5년 후에는 얼마가 될지, 그리고 5년 전에는 얼마였을지 계산해보자. 계산의 편의를 위해 5년간의 물가상승률을 연 5%로 가정한다.


5년 후 짜장면 값 : 5,000원 × (1+0.5) ≒ 6,380원

5년 전 짜장면 값 : 5,000원 ÷ (1+0.5)≒ 3,920원


계산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재무계산기 없이 (1+0.5)의 값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반계산기로 계산하려면 1×1.05를 누르고 =을 다섯 번 누르면 된다. 요즘에는 재무계산기가 없어도 스마트폰에서 무료 재무계산기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내 지갑 안에 잠자는 1억 원을 깨워라

1억 원을 깨우기 위한 준비 운동, 통장 쪼개기

누구나 1억 원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예외라고? 아니다. 당신도 분명 가지고 있다. 다만 어디에 있는지 몰라 잠재우고 있을 뿐이다. 1억 원을 은행에 3%로 맡기면 한 달 이자가 25만 원이다. 당신의 작은 생활습관 하나만 고친다면 매달 25만 원 이상은 어렵지 않게 절약할 수 있다. 이 돈을 30년간 모으면 원금만 9천만 원이다. 만약 5%의 복리로 굴린다면 2억 원이 넘는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잊고 있던 돈이다.


돈을 용도별로 소득관리, 지출관리, 예비자금관리로 나누어 시스템을 구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나도 모르게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통장 쪼개기를 실행하지만 정작 이를 통해 생각만큼 소득과 지출관리를 실천하지 못하는 듯하다. 통장 쪼개기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또는 통장 쪼개기의 구조가 복잡하고 관리가 번거롭다는 생각 때문이다.


통장 쪼개기의 목적은 소득과 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하여 소중한 돈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처음에 한번 제대로 이해하고 구성하면 복잡하지 않으며, 몇 가지 규칙만 세우면 관리가 그리 번거롭지도 않다. 잘 구성된 관리시스템은 전체적인 지출 규모를 줄여 저축을 늘려주며, 줄어든 소비지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소비의 규모가 줄었는데 오히려 소비의 만족도는 증가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 우리의 일상적인 소비 안에 지금 당장 필요치 않은, 즉 억제해도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 불필요한 소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필요한 소비로 인해 미래를 위해 투자되어야 할 소중한 나의 밑천들이 사라져버린다.


절대 빈곤층이 아닌 바에야 누구나 현재 소비지출의 10% 내외는 마음먹기에 따라 저축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여유가 없어서 저축을 못한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저축은 소비지출의 반대 개념이 아니다. 저축의 현재의 중요하지 않은 소비를 유보하여 미래의 중요한 소비에 대비하는 것이다. ‘저축 = 미래소비’이므로 저축은 생애 전반에 걸쳐 가처분소득을 효율적으로 재분배하여 전체 소비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소비지출의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소비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이 있고, 일 년에 한두 번씩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출도 있으며, 갑작스럽게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발생하는 비상지출도 있다. 또한 살아가면서 결혼이나 주택마련의 경우처럼 생애 한두 번 특별한 이벤트로 발생하는 지출도 있다. 이런 생애 재무이벤트에 수반되는 지출은 아주 큰 자금이므로, 장기간 미리 저축을 통해 준비해야 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재무설계를 통해 자금마련계획을 세우게 된다.


소비 통제 효과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소비 항목에 대한 지출 규모를 본인이 잘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지출액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항목들은 대개 그 지출액이 이미 결정되어 있거나 규칙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관리비, 공과금, 보험료, 세금 등이었다. 반면에 지출액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항목들은 식비, 외식비, 가사용품 구입비, 문화비(유흥비), 명절과 기념일 비용, 휴가비, 피복비(액세서리 등), 건강과 미용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결국 얼마를 쓰는지 알고 있는 항목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낭비가 없었고, 얼마를 쓰는지 모르고 있는 항목에서 적지 않은 돈이 새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소비 항목에 대한 지출액의 결정에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는지 여부이다. 통제 효과가 작은 영역의 항목들을 보면 자신의 주거 여건이나 소득, 재산 규모에 의해 지출 규모가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거나 또는 의료비나 경조사처럼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지출들이다. 반면에 통제 효과가 큰 영역의 항목들은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무엇을 즐길지에 관한 것들로 자신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는 지출들이다. 나의 의지가 반영된 소비를 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다음의 질문에 답해보면 자신이 돈 관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다.

a. 지난해 연수입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고 있는가?

b. 지난해 총 소비지출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고 있는가?

c. 지난해 저축과 투자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고 있는가?

d. 적정한 비상예비자금의 규모를 알고 비축하고 있는가?


위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면 아무리 원리를 잘 알고 있더라도 돈 관리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이다. 돈 관리의 출발점은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위의 질문들은 돈 관리의 기본이 되는 4대 영역인 소득, 지출, 투자, 예비자금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질문이다.



먼저 이겨놓고 나아가 싸운다

투자환경 이렇게 변하고 있다

지난 30년간의 우리나라 투자환경의 변화를 보면 투자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크게 3개의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제1기 저축의 시대 : 80년대부터 97년의 IMF 외환위기까지

제2기 투자의 시대 : IMF 외환위기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제3기 관리의 시대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제1기 저축의 시대에는 본격적인 산업화 시대의 개막과 맞물려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진출,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등을 치르며 경제 전반에 걸쳐 폭발적인 투자가 이루어졌다. 투자가 확대되며 돈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고금리가 지속되었다. 두 자릿수 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저축 이외에 별다른 투자 대안이 필요하지 않았다. 저축만으로도 자산 증식이 충분히 가능했던 시기다. 보통 연 15%를 넘나드는 금리에다가 요즘처럼 금융기관의 파산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투자를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최근에는 연 3%의 금리도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3%와 15%의 수익률 차이는 생각보다 무척 크다. 예를 들어 10년 목표로 1억 원을 모은다고 가정했을 때 연복리 3%로 투자할 경우에는 매달 72만 원 가량을 저축해야 하지만, 연복리 15%로 투자한다면 매달 37만 원 가량만 저축하면 된다. 또는 1천만 원의 돈을 10년간 거치식으로 투자했을 때 10년 뒤에 받는 돈은 연복리 3%의 경우 1,340만 원 가량이지만, 연복리 15%의 경우에는 4천만 원이 넘는다.


또 제1기는 지금처럼 실업난이 심하지도 않았고 정년을 보장하는 직장도 많았다. 80년대 초반부터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는 이 시기에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면서 두터운 중산층을 형성하여, 왕성한 생산과 소비로 국민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그 뒤를 이은 386세대의 본격적인 사회진출로 그동안 억눌려왔던 인권, 복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며 민주화도 진전되어갔다.


빈부 격차가 그 시절에도 존재했지만 지금처럼 극단적인 양극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물질적으로 지금만큼 풍족하진 않아도 성장과 분배의 정의가 실현될 거라는 희망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대한민국은 전도유망한 아시아의 신흥국가로 떠오르며 1996년에는 지구촌의 축제라는 2002 월드컵 유치 확정으로 이 시기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제2기 투자의 시대에 우리나라 경제는 성장통을 겪게 된다. 1997년에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국가부도 위기를 맞아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긴급자금을 지원받으며 대한민국 경제는 대수술에 들어간다. 외환 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차관(借款) 경제였다. 한국 전쟁 직후 복구사업을 위한 돈을 외국의 차관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는데, 만성적인 외채는 늘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고질적인 정경유착으로 국가 경제의 동맥 역할을 해야 할 금융기관이 정치논리에 휘둘렸다.


1997년 12월, 우리나라는 IMF 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긴축재정, 고환율 고금리 정책, 무역과 자본의 이동 확대, 기업 구조 조정을 단행하게 된다. 이들 조치의 대부분이 금융기관과 기업을 구조 조정해서 외국 자본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들이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인해 실업자와 비정규직의 양산, 빈곤으로 인한 가정파탄, 신용 불량자 급증, 높아진 자살률 등의 사회적인 문제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개인들의 삶이 어려워진 반면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경쟁자의 인수합병과 유연한 고용제도 등의 유리한 환경 속에서 자본시장 개방으로 몰려들어온 외국의 투자자본을 토대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자본시장이 개방되자 유가증권시장이 활성화되고, 기업들은 자금을 은행 대출보다는 유가증권시장을 통해 직접 조달하게 되면서 금리가 점차 내려가게 된다. 한국 경제도 세계적인 경기 호황에 동조하며 성장하여 2007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한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는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투자시장에 불을 지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한번 사서 3~4년만 묻어놓으면 두세 배 오르는 일이 흔했다.


제3기 관리의 시대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낙관적 기대로 투자에 나섰던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전 세계적인 신용경색과 투자 위축, 버블 붕괴를 겪으면서 투자가 미래를 보장해주는 황금열쇠가 아니라 한순간에 나의 자산을 반 토막 낼 수 있는 무서운 화마(火魔)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로부터 5년 동안의 시간은 우리에게 몇 가지 시사점과 과제를 던져주었다.


첫째, 변동성의 확대다. 전 세계 증시는 하나의 영향권 안에 편입되었다. 우리가 자고 있는 동안 미국이나 유럽에서 일어난 조그만 사건 하나로 어제까지 멀쩡하던 우리 증시가 오늘 아침에 추락할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시장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둘째,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되어 재무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셋째, 자산 고갈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소득과 지출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청년실업과 조기 은퇴, 평균수명의 증가는 개인적으로도 한정된 소득으로 오랜 시간을 자산 고갈 없이 버텨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저축과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줄어들면 그만큼 저축과 투자금액을 늘려야 한다. 넷째, 투자환경이 어려워지고 금융시장이 발달하면서 복잡한 구조의 금융상품들이 넘쳐나고, 자산관리 전문가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평생 돈이 마르지 않는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

미래 여행지도, 재무설계

재무설계 여행을 떠나보자. 재무설계는 그럴듯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목록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중 개연성 높은 미래에 대해 재무적인 예측을 해본 뒤 모든 재무이벤트를 무난하게 치러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인생의 대표적인 재무이벤트를 꼽는다면 결혼, 주거, 자녀교육, 자녀결혼, 노후를 꼽을 수 있다.


재무설계는 목돈이 들어가는 이런 재무이벤트에 대한 자금 준비 계획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만약 아무런 준비 없이 인생 여행을 출발한다면 도중에 겪게 될 재무이벤트에 필요한 자금을 메우느라 언제나 고단하고 불안한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준비 없는 인생의 여정이 고단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우리 생애 전반에 걸친 수입과 지출에 따른 현금흐름이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젊은 날에는 당장 필요한 지출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지만, 살면서 가정을 이루고, 부양가족이 생기며, 나이가 들면 은퇴를 하므로 일정 시점부터는 필요한 지출보다 수입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삶의 중간에 발생하는 재무이벤트에 소요되는 자금은 그 시점의 현금흐름만으로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해서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면 대출을 받아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소비를 부추기는 현대 상업주의는 소득이 많은 시기의 우리를 끊임없이 충동질한다.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늘어난 부채만 떠안은 채 은퇴를 맞이하여 우리의 자식과 사회와 국가에 부담만 주는 존재로 전락할 수도 있다.


반면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단돈 천 원 쓰는 것도 벌벌 떨며 현재를 과도한 스트레스 속에서 사는 이들도 있다. 만약 미래의 재무이벤트를 위해 충분한 저축을 하고 남는 여력이 있다면 그것을 현재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소비하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재무설계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적정한 저축 계획으로 소득이 많은 시기와 지출이 많은 시기 사이의 현금흐름 균형을 찾는 것이다. 생애 전반에 걸친 만족스러운 소비를 통해 삶의 행복을 올려주는 것도 재무설계의 큰 역할 중에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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