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중국을 말하다

   
랑셴핑(역자: 차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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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비즈
   
15000
2011�� 05��



■ 책 소개
color=#ff0000>위기를기회로 바꾸는 중국의 성장 전략!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랑셴핑이 다각도로분석한 책이다. 2008년 불어 닥친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통해 자국의 병폐를 직시한 중국의 불황 속 불패 전략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위기론과불패론 사이에서 새로운 변화의 길을 모색하며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을 향한 꿈을 꾸고 있는 중국의 경제동향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1부에서는 중국 경제의 위기론을 재조명하고, 2부는중국의 외화, 주식, 부동산, 자동차, 금시장과 여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다룬다. 3부에서는 업종의 본질에 대한 중요성을, 4부에서는브랜드와 부가가치에 눈을 뜰 필요성을, 마지막 5부에서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지각변동을 이룩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무엇인지를 전해준다. 저자의 이 같은 혜안과 통찰을 통해 중국의 눈부신 성장 전략을 이해하게 되는 동시에 동반성장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것이다. 

■ 저자랑셴핑
1956년 타이완 출생.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금융학 박사 취득, 미시간주립대학교, 오하이오주립대학교,뉴욕대학교, 시카고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홍콩 중문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TV 프로그램 진행 및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경제대국’이라는 자부심에 도취되어 있는 중국인들이 중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 중국 경제의 위기에대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동시에 중국 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제시해주며 중국인들에게 민생 경제학자로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2003년 「Who"s Who in Economics」선정 ‘세계를 움직이는 경제학자’, 2005년 「중국청년보」 선정 ‘중국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경제학자 1위’, 2006년 「신화통신」 선정‘중국 10대 화제인물’, 「월스트리트와이어」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 10대 경제학자’로 꼽혔다. 또 중국 정부의 경계대상 1호인 동시에중국 출신 경제학자 중 가장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중미전쟁』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자본전쟁』등이 있다. 

■ 역자차혜정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한중통역번역학과를 졸업했으며 국제회의 동시통역을 전공했다. 가톨릭대학교 및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에서 중국어 통번역 강의와 동시통역사로 활동하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주요 역서로는 『화폐전쟁』『기축통화 전쟁의 서막』『위안화 파워』『CEO의 생각을 읽어라』『30대 직장인을 위한 자기경영노트』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모습이다 

PART 1. 금융위기 이후의 중국과 미국 
CHAPTER 1. 다시 들여다본 중국
CHAPTER 2. 소비거품이 사라진 미국 

PART 2. 세계 패권을 위한 화폐전쟁 
CHAPTER 3. 중국 경제는 회복되고있는가 
CHAPTER 4. 중국과 타이완, 미국과 홍콩의 관계
CHAPTER 5. 황금과 달러의 가격 변동에 숨겨진 비밀 황금과 달러의 시세가 상반되는 이유 
PART 3. 업종의 본질을 찾아 헤매다 
*실물경제의 이슈 1 - 일반소비품 
CHAPTER 6. 오락 경제학에 주목하다 
CHAPTER 7. 립스틱 효과를 바로 알다
CHAPTER 8. 작은 차이로 큰 경쟁력을 만들다 
CHAPTER 9. 보이지 않는 차이를 발견하다 
PART 4. 브랜드와 부가가치에 눈을 뜨다 
*실물경제의 이슈 2 - 사치품 
CHAPTER 10. 가격경쟁을 넘어 가치경쟁을 시작하다 
CHAPTER 11. 역사에 기억을 더해명품을 만들다 
CHAPTER 12. 산업유형 전환의 실상을 바로 보다 

PART 5.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CHAPTER 13. 산업사슬을 장악해불황을 잠재우다 

옮긴이의 글 - 민생 경제학자 랑셴핑의따뜻한 외침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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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중국을 말하다


PART 1. 금융위기 이후의 중국과 미국

다시 들여다본 중국

2009년 7월 16일, 중국국가통계국은 상반기 국내총생산액을 약 13조 9,862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년대비 7.1%가 증가한 것이었다. 공업 부문도 전년 동기대비 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때부터 중국의 주식시장은 차츰 반등세를 보이다 2009년 7월에는 마침내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3,500선을 돌파했다. 그 밖에도 자동차, 부동산업계가 잇달아 불황에서 벗어나 봄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중국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생각된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중국의 전력량과 GDP 증가율을 비교해보았는데, 이를 보면 2008년 3분기 이전까지 이 둘의 동향이 매우 비슷했다. 이는 매우 당연한 결과이다. GDP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TV를 시청하기 위해서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도 전기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전력량의 추이를 보고 한 나라의 GDP 증가율을 판단한다. 그런데 2008년 4분기를 기점으로 변화추이가 달라졌다. 이 시기의 전력량은 무려 22%나 급감했다. 2009년 상반기의 전력량은 2.02% 감소했지만 GDP 증가율은 여전히 플러스다. 왜 이렇게 큰 차이로 엇갈리는 것일까?


2009년 1월에서 7월 사이, 중국의 GDP는 7%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공업 분야의 전력량은 전국적으로 4.4% 감소했다. 이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가동률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만큼 중국의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력량만 놓고 보면 좀처럼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전력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경기회복설은 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은 2009년 6월의 전력량이 3,59%, 7월에는 4.21%의 증가 추세를 기록한 것이다. 공업 부문에서 사용된 전력량은 2009년 1분기에는 8.38% 감소했지만 7월에는 2.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경공업 분야의 전력량은 0.34% 감소하고, 중공업 분야에서는 3.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냉방기기의 사용뿐만이 아니라 공업 분야의 전력량이 전체 전력량 증가에 한몫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경공업은 감소하고 중공업 분야의 전력량만 상승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는다. 이것은 중국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4조 위안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여 중공업의 발전을 촉진한 결과이다. 민영기업들 위주인 경공업 분야의 전력량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8월에 내놓은 건설경기 위주의 부양책이 민영기업들의 발전을 이끌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2009년 중국의 제조업은 6대 악재로 말미암아 투자환경이 2006년 이전보다 더욱 악화되었다. 6대 악재에 대해 살펴보자.


1) 위안화가 대폭 절상되었다 : 과거에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위안화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는 변수가 많은 현실이 아닌 교과서상의 이론이었다. 환율은 수지 균형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각국 정부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제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다.

2009년 1분기, 미국은 무역적자 상황에서 오히려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반면, 무역흑자를 기록한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은 유로화 환율이 오르는 것이 당연한 듯 보였지만 반대로 급락했다. 이 당시에는 중국만이 위안화가 올라야 할 때 오르고 내려야 할 때 내렸다. 이를 두고 미국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중국의 중앙은행은 환율을 조작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된다.


2) 국재 원자재의 폭등과 폭락은 제조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다 : 2009년 6월, 국제경제의 불황 속에서 유가가 배럴당 72달러까지 폭등했다가 월말에 60달러로 폭락했다. 그리고 8월 하순에는 다시 70달러로 급등했다. 유가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장이 돌아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위적인 조작이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의 폭등은 사실 모두 월스트리트의 조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의 폭등과 폭락은 중국 제조업계에 커다란 위기를 안겨다 주었다.


3) 노동계약법의 시행 시점이 적절하지 않았다 : 소외계층을 보호하겠다는 노동계약법의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 법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 철저한 논증을 거치지 않았고 둘째, 시범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영향력이 큰 법이 졸속 시행되는 바람에 중국 내 제조업체들의 3분의 1 이상이 위기를 겪게 되었다. 제조업체들은 감원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바로 대량실업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정부는 사회 안정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 보조금을 지급해야 했다. 이렇게 기업의 위기-대량실업사태-정부의 보조금 지급이라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되었다.


4) 수출환급세의 하향 조정은 오판이었다 : 많은 학자들이 중국 경제가 호황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중국 정부가 경제 판도를 판단하는 데 심각한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수출환급세의 비율을 낮추었다. 그러나 결국 이 조치는 수출 제조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다.


5) 거시정책이 잘못되었다 : 2006년 주식과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만연할 때 중국 정부는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유동성 과잉 이론을 받아들여 몇 년 연속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시중의 돈을 거둬들였다. 이로써 기업의 투자환경은 더욱 악화되었고 제조업계에 투자되어야 할 돈이 다시 주식과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이 시장의 거품을 형성했다.


6) 세금이 큰 폭으로 증가되었다 : 정부의 과다지출로 2009년부터 재정수지가 빠르게 악화되었다. 지방 세무 당국들은 상급기관의 지시에 맞추느라 불황임에도 무리를 하면서 세수를 늘렸다. 이는 곧 민간기업에 큰 부담으로 돌아갔다.


이상은 중국 기업들의 투자환경을 악화시킨 6대 악재이다.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기업가들은 좀처럼 투자를 하려고 들지 않을 것이다. 투자환경의 악화는 중국의 기업들이 직면한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이며 중국 경제의 최대 병인이다.



PART 2. 세계 패권을 위한 화폐전쟁

중국 경제는 회복되고 있는가

2009년 상반기 중국의 경제상황을 살펴보면 3대 악재가 출현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첫 번째 악재, 제조업의 투자환경 악화와 과잉생산 문제로 말미암아 제조업에 투자되어야 할 막대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갔다.


두 번째 악재, 7조 3,700억 위안의 대규모 은행 대출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유동성 과잉 문제가 일어났다. 먼저 7조 위안이 어떻게 투자되었는지 살펴보자. 이중에서 절반 이상이 다리를 놓거나 도로를 닦고 공장을 건설하는 인프라 구축에 쓰였고, 나머지는 국유기업 위주의 어음융자나 단기대출에 사용되었다. 대기업으로 흘러들어 간 자금은 대략 2조 위안이었다. 기업들은 단기자금을 융자해 위기를 타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2006년도보다 더욱 악화된 투자환경과 심각한 과잉생산 문제에 직면했다. 그들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 말고는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2009년 7월 24일, 재정부 회계국은 대량의 은행 대출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었음을 인정했다.


세 번째 악재는 7조 3,700억 위안의 은행 대출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그러면 가치가 떨어질 것이 뻔하다. 첫 번째 악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인지라 실물경제에 투자하기도 꺼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주식에 투자한다. 2009년 6월부터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인상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세계경제에 인플레이션이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을 압박해 더 많은 리스크 회피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도록 자극했다. 물론 인플레이션 추세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7월의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로 회복하나 싶더니 8월에 다시 70달러로 반등한 예만 봐도 그렇다.


주식시장으로 흘러든 자금은 제조업 자금, 은행 대출자금, 리스크 회피 자금, 이 세 가지였다. 특히 주식시장에 유입된 대출자금은 정책의 향방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 일반 투자자들은 이렇게 거품이 가득한 때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2009년 4월, 나는 일반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에서 즉시 발을 빼라고 충고했다. 7월이 되자 증시에 시가총액 상위 20%의 기업이 전체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파레토 법칙이 어김없이 작용했다. 대형종목의 주가지수는 2,500선까지 떨어진 이후 상승장세를 이끌면서 7월 말까지 3,500선으로 올랐으나 소형종목들은 소강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7월 29일 인민은행이 자금줄을 조인다는 긴축설이 나돌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주가는 3,000선까지 떨어졌다. 그 후 인민은행은 계속해서 대출을 확대하면서 유동성 과잉이 주식시장을 지속적으로 떠받치도록 했다.


중국의 주식시장에는 이밖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증시가 활황일 때는 이익실현이나 차익거래, 비유통주, 주식량 제한의 압박을 피할 수 없었다. 또 2009년 하반기에 약 6,000억 주의 환매금지가 해제되면서 상장기업들의 부실한 실적이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7월 1일 상하이증권신문은 상하이와 선전의 1,600여 개 상장기업들 중 628개 기업이 2009년 상반기 실적이 우려할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대출자금과 주식시장의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었다.

 

 

PART 3. 업종의 본질을 찾아 헤매다

보이지 않는 차이를 발견하다

중국 전역에 800개의 회원 기업과 16만 개의 점포를 거느린 중국프랜차이즈경영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요식업계에서 금융위기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이 서양식 레스토랑이고 두 번째가 특색 있는 이국요리, 세 번째가 커피숍과 중국식 식당이라고 전했다. 또 저가 브랜드는 그다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반면, 고가 브랜드가 받은 타격은 컸다. 이런 현상은 립스틱 효과 때문이다.


요식업계 업종의 본질은 무형의 체험이다. 이것이 바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고급식당으로 이끄는 요소이다. 그렇다면 무형의 체험이란 과연 무엇일까? 맥도날드와 버거킹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이 두 브랜드의 맛, 환경, 서비스를 비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세 가지 모두에서 버거킹이 맥도날드를 앞선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아이와 주로 찾는 곳은 버거킹인가 아니면 맥도날드인가? 아마도 맥도날드라고 대답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맛, 환경, 서비스 세 가지에서 모두 버거킹보다 못한 맥도날드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이 버거킹보다 맥도날드를 더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들은 맥도날드에 더 호감을 갖는 것일까? 맥도날드는 행복한 가정이라는 무형의 체험을 아이들과 그의 부모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맥도날드가 10.64%로 버거킹의 6.23%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행복한 가정을 느끼게 만드는 무형의 체험이 왜 중요할까?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본 아이의 반응이 어떠할지 생각해보자. 아이는 단박에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 밖에서는 씩씩한 아이도 왜 부모님이 큰 소리를 내고 싸우면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일까? 그것은 아빠와 엄마의 싸움으로 인해 행복한 가정이 깨질 수도 있다는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행복한 가정의 느낌을 더욱 강렬하게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맥도날드는 행복한 가정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광고로 아이들을 집중 공략한다. 이와 달리 버거킹의 광고에는 헐크가 등장해 큰 입으로 햄버거를 먹어치운다. 아이들에게 괴물 헐크는 무섭고 두려운 존재이지 행복한 가정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광고 모델과 장면으로는 절대 어린 아이들의 호감을 얻을 수 없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보자.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고급식당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맛의 다양화, 실내 인테리어의 새 단장, 종업원들의 서비스 마인드 강화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것이다. 고급식당일수록 이런 면에 더욱 신경을 기울인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잘못된 것이다. 금융위기 때 고급식당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맥도날드가 무형의 체험을 잘 전달해 소비자들의 마음속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버거킹을 압도한 것처럼 고급식당을 경영하려면 요식업종의 본질, 즉 무형의 체험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PART 4. 브랜드와 부가가치에 눈을 뜨다

가격경쟁을 넘어 가치경쟁을 시작하다

주요 타겟 고객 연령의 상하한선 두 개의 점과 여성화 정도로 패션업계의 브랜드 포지셔닝 삼각형을 그려보라. 이미 수많은 브랜드들로 삼각형이 빽빽이 들어차 있어서 끼어들 틈이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그렇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삼각형의 모든 곳을 이미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찌만 해도 8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신생 브랜드인 안나수이만 해도 4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뒤늦게 여기에 뛰어든 안나수이는 삼각형의 모든 자리를 다른 브랜드들이 차지한 상황에서 높은 여성성을 공략했다.


이것은 사실 기운 빠지는 결론이다. 브랜드 포지셔닝의 삼각형에서 더는 끼어들 자리가 없는데 중국 패션업계는 앞으로 어떻게 포지셔닝을 해야 할까? 유일한 방법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어떻게든 삼각형에서 작은 자리를 찾아내 이를 차지하는 것이다. 물론 다른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잘 나가는 브랜드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길 리 없다. 피에르가르뎅처럼 이미 중국에서 실패한 브랜드나 되어야 손에 넣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파는 것은 세계가 아닌 고작 중국 내에서의 브랜드 소유권과 덤으로 제공하는 20여 개의 대리점이다. 얼마나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인가?


설령 프라다나 안나수이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인수한다고 해도 업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브랜드의 성공적인 인수합병은 반드시 업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사치품의 특성상 업종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다고 해도 경제침체기에는 속수무책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 가지 변치 않는 진리는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경기는 언젠가 다시 또 회복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전에 우리는 미리 정확한 미래의 방향을 짚어낼 수 있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길러야 한다.

  


PART 5.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산업사슬을 장악해 불황을 잠재우다

일체의 광고를 하지 않는 스페인의 패션 브랜드 ZARA의 최근 몇 년간의 약진이 큰 관심을 끈다. 많은 소비재들이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업종의 본질을 전해 가격 대비 성능을 높여 불황을 헤쳐 나가려 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ZARA는 미국의 GAP, 일본의 유니클로, 홍콩의 에스쁘리를 모두 제치고 불경기 속에서도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눈부신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산업사슬의 효율적인 결합을 통해 가격 대비 성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을 뿐이다.


ZARA는 2009년 광저우, 상하이, 베이징에 매장을 차렸다. 스웨덴의 패션 브랜드 H&M 역시 상하이와 베이징에 점포를 개설했다. 이 두 패션의류 기업은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저가의 제품으로 높은 가격 대비 성능을 갖추어 불경기 속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2009년 3월 26일, ZARA 브랜드를 소유한 인디텍스그룹의 CEO 파블로 이슬라는 ZARA가 금융위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전해 수많은 CEO들의 속을 쓰리게 만들었다. 그는 또 ZARA의 2009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한 23억 3,8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계속해서 아시아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ZARA의 경쟁업체인 H&M도 2009년 4월 23일 베이징에 매장을 열었다. 2009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인 ZARA와 달리 H&M의 2009년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2.6%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매출실적에 비하면 ZARA와 H&M의 경영성적은 경기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


여성들은 옷을 구입할 때 이 옷 저 옷을 한참 둘러보고 나서야 겨우 한 벌을 골라 입어본다. 그렇게 20분은 족히 걸려 고른 옷도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마음에 안 든다며 내려놓기 일쑤다. 그리고 이 매장을 다 둘러보면 옆 매장으로 옮겨서 그 옆의 또 그 옆의 매장에서도 계속해서 같은 행동패턴을 반복한다. 따라온 남편은 지쳐서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며 부인을 기다린다. 이것이 일반적인 남성과 여성의 쇼핑 모습이다.

그러나 ZARA 매장에서는 이런 광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ZARA 매장을 방문한 여성들은 일단 매장을 한번 쓱 둘러보며 옷에 붙은 태그를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는지를 살핀다. 원하는 디자인의 옷이 사이즈가 있으면 일단 손에 쥐어 들고 다른 옷들을 몇 개 더 고른다. 그리고 탈의실에 한꺼번에 가져가서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구매하거나 아니면 입어볼 필요도 없이 계산대로 바로 직행한다. 집에 가서 입어보고 혹여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날 교환을 하러 온다. 지극히 일상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구매 방식 속에도 실은 ZARA의 판매전략이 숨어 있다.


ZARA는 판매방식도 매우 독특하다. 우리는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배웠다. 그러나 ZARA는 이와는 반대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고집하며 규모의 경제에 역행한다. ZARA는 1년에 1만 2,000종의 옷을 만들어내면서도 디자인별로 극히 적은 수량의 옷을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신체 사이즈 구성 비율은 대(L) 10%, 중(M) 80%, 소(S) 10% 순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기업들은 10벌의 의류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대(L) 1벌, 소(S) 1벌, 중(M) 8벌을 만든다. 반면 ZARA는 대(L) 1벌, 소(S) 1벌, 중(M) 2벌을 만든다. 이것이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1년에 1만 2,000종의 옷을 만든다는 것은 1주일에 200벌씩, 아무리 못해도 적어도 하나씩은 새로운 디자인이 나온다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계절별로 디자인을 내놓는 것에 반해 ZARA의 디자인은 매주 새롭게 바뀐다.


이것이 ZARA가 소비자들을 매장을 이끄는 전략이다. 매주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기 때문에 매장을 방문해 꼭 옷을 사지 않아도 구경만 해도 즐겁다. 루이비통 매장을 가보라. 일주일 내내 같은 디자인이다. 계절이 바뀌어도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 따라서 지난주 루이비통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라면 이번 주에도 또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들을 소량으로 생산하는 것, 이것이 ZARA가 매주 그들의 고객들이 매장에 방문하고 싶게끔 만드는 매력요건이다. 8명이 중(M) 사이즈를 찾는데 옷이 겨우 2벌뿐이라면 6명은 옷을 살 수 없다. 사람의 특성상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안타까움이 커지는 법이다. 특히 옷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어 못 사게 되는 경우라면 여성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욱 클 것이고 ZARA의 옷에 대한 가치는 보다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다음 주에 또 매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중(M) 사이즈가 없어 구입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매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그들의 전략이다.


이런 까닭에 고객들은 ZARA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원하는 디자인의 옷과 사이즈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둘러본 후 일단 손에 쥐고 다른 옷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전 세계의 소비자들이 ZARA 매장을 찾는 빈도수는 1인당 연평균 13회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브랜드들의 매장을 찾는 횟수가 3번 정도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굉장히 잦은 횟수다.


제조에서 창고 운송, 그리고 소매에 이르기까지 산업사슬의 각 단계에서 ZARA는 단 한 가지 원칙을 고수한다. 그것은 산업사슬을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렴하면서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제품들을 빠른 속도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고 금융위기가 몰고 온 불황 속에서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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