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요시모토 요시오(역자: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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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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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4��



■ 책 소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트병음료, 스타벅스 커피, 휴대전화 요금, 디카, 영화 DVD, 100엔숍 제품을 예로 들어 기업이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어떻게 정하는지,소비자는 가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흥미롭게 알려준다. 경제구조를 알면 숨어있는 돈, 나도 모르게 새어나가는 돈을 찾을 수 있다. 뿐만아니라 불황 속에서 취직할 수 있는 비밀도 알게 된다.

 


■ 저자 요시모토 요시오
경제학자. 1963년 미에현기이나가시마에서 태어났다. 나고야시립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에 스미토모은행에서 근무했다. 대학과 기업 연수 등에서 생활경제학, 국제금융학,거시경제학, 미시경제학, 경제수학, 국제경제학, 파이낸스론 등을 강의했다. 


주요 저서로는 『금융광고를 읽어라』『금융공학 악마』『뉴스와 엔 시세로 배우는 경제학입문』『The Economist 기사로 배우는 국제경제와 영어』『The Economist 기사로 배우는 국제금융과 영어』『금융공학 머니게임의마술』『투자 리스크와 친해지기 (상)』『주사위로 배우는 리스크 계산』『투자 리스크와 친해지기(하)』『종이비행기로 배우는 옵션거래』『투자리스크의진실』 등이 있다.


■ 역자 홍성민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교토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과를 수료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가진 개 타로』『사람이 따르는 말 사람이 떠나는말』『나에겐 지금 결단이 필요하다』『뇌력사전』『버릴 줄 아는 사람이 크게 얻는다』 등이 있다.


■ 차례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기전에


1장 페트병 차 음료, 편의점과 슈퍼마켓 중 어디에서 사야할까?
재정과 거래비용이 가격차를 좁히거나 넓힌다
같은 음료, 때로는 싸게 때로는비싸게 사는 이유 | 비싸게 사는 것도 합리적인 소비다 | 라이벌 가게는 뭉쳐야 산다 | 경쟁 상품과 정책, 미워하면서 닮는다 | 대형 할인점이소비패턴을 바꾼다 | 편의점 진열대에 숨겨진 전략


2장 텔레비전과 디지털카메라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는?
규모의경제성이 가전제품 가격을 낮춘다

판매가 늘어날수록 가격은 떨어진다 | 어제의 적은 오늘의 친구 | 판매에도 규모의 경제성이작용한다 | 다기능 제품은 소비자의 거래비용을 절약한다


3장 크게 히트한 영화의 DVD 가격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는?
기업은비싸도 사는 소비자에게는 가능한 한 비싸게 판다
 
시간차 판매를 통한 ‘가격차별’ |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 | 비싸도구입하는 심리를 읽는다 | 독점을 무기로 가격차별을 꾀한다


4장 휴대전화 요금제, 왜 그렇게 복잡할까?
휴대전화 회사는 다양한방법으로 소비자를 선별한다
복잡한 휴대전화 요금제의 함정 | 보이지 않는 가격차별 | 귀차니스트는 기업의 좋은먹잇감


5장 스타벅스에서는 어떤 사이즈의 커피를 마셔야 할까?
거래비용 절약은가게와 소비자 양쪽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사이즈가 두 배 커져도 가격차는 100엔 | 카페 경영자의 비용 계산 |W사이즈는 가게, 손님 모두에게 이익 | 정보비용 절약의 한계


6장 100엔숍, 저렴함의 비밀은 무엇일까?
때로는 추가비용이 가격을결정한다
야채주스 한 병에 숨겨진 부가가치 | 100엔숍 제품이 쌀 수밖에 없는 10가지 이유 | 중국 이우시는 싼일용잡화의 천국 | 평균비용보다 추가비용이 중요할 때가 있다 | 100엔숍에서는 원가를 따지지 마라 


7장 현실에서 경제격차가 쉽게 시정되는 않는 이유는? 
소득격차보다자산격차가 문제다

억울한 고소득자 | 비교우위를 알면 일은 얼마든지 있다 | 다른 사람의 노력을 항상 관찰하기는 어렵다 |자격증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이유 


8장 ‘어린이 의료비 무료화’는 가정경제에 큰 도움이 될까?
정부에안이하게 의존하는 국민은 큰 빚을 지게 된다
실패를 인정해야 더 큰 손해를 안 본다 | ‘어린이 의료비 무료화’의 역효과


부록 - 케이스 스터디로 알아보는 생활 속 가격 경제학 
[1]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주스와 설탕도 비싸진다?
[2] 쇠고기, 스테이크 전문점 vs 불고기 전문점 어디에서 먹을까? 
[3] 가격인하 없이 가구점 매출을획기적으로 올리는 방법은?
[4] 어린이 비즈니스에서 손님을 잡는 비결은?
[5] 고기능 휴대전화기를 거의 공짜에 살 수 있는이유는? 
[6] 역수입 CD는 정말 일본 음악문화의 적일까?


에필로그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페트병 차 음료, 편의점과 슈퍼마켓 중 어디에서 사야 할까?
재정(裁定)과 거래비용이 가격차를 좁히거나 넓힌다

똑같은 상표, 똑같은 용량의 음료가 판매되는 장소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가장 싼 곳과 비싼 곳의 음료는 안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당신의 생각과 다르다. 이러한 판매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각각의 장소에서, 각각의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똑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에 팔리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조사해보면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정말 똑같은 가격이 다른 가격에 팔리는 경우다. 두 번째는 정말 똑같은 물건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물건인 경우다. 


두 번째 경우부터 알아보자. 예를 들어 똑같은 상표의 페트병 차 음료가 있다고 하자.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차 음료라도 슈퍼마켓이나 100엔숍의 음료는 냉장되어 있지 않은 반면에 자판기나 편의점의 것은 냉장되어 있다. ‘냉장’이라는 서비스가 더해진 만큼 이 둘의 가치는 다르다. 자판기와 편의점에서는 ‘보온’이라는 서비스가 더해진 페트병 차 음료도 팔고 있다. 우리가 페트병 차 음료를 살 때에는 차 자체에 돈을 지불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수고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따라서 ‘냉장’이나 ‘보온’이라는 수고가 더해진 차 음료의 가격이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비싼 것은 당연하다. 이 경우에는 똑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에 팔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물건이기 때문에 가격이 다른 것이다.


요즘에는 100엔숍에서도 페트병 차 음료를 냉장해서 팔고 있다. 슈퍼마켓 역시 할인가에 파는 차 음료를 냉장해놓고 있다. 현실에서는 유효기간의 차이도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유효기간도 똑같고, 냉장 보관도 되어 있는 ‘정말 똑같은 페트병 차 음료’가 다른 가격에 팔리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보자. 정말 똑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에 팔린다면 그 이유는 하나다. 거래비용 때문이다. ‘거래비용’이란 물건을 살 때 드는 여러 가지 비용을 말한다. 물건을 구입하려면 우선, 집에서 가게까지 다녀오는 데 시간과 노동력이 든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야 할 경우에는 교통비가 들고, 자가용을 타면 기름값이 든다. 물건값 외의 돈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지갑에서 직접 돈이 나가지 않아도 돈 이외의 자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물건을 사러 갈 때 자전거를 이용하면 교통비는 들지 않지만 오랜 기간 자전거를 타면 타이어가 닳는다. 물건을 살 때 심리적 부담이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A가게와 B가게가 있다고 하자. A가게가 B가게보다 물건값이 싸기 때문에 사실은 A가게에서 사고 싶지만, 친분관계가 있는 B가게의 주인이 말을 거는 바람에 그것을 무시하고 A가게로 들어가는 게 싫어서(‘심리적 부담’이라는 비용을 피해서) B가게에서 물건을 사버린다.


이와 같이 ‘시간과 노동력(수고), 필요 이상의 경비 지출, 다른 자산의 사용, 심리적 부담’이 물건 대금과는 별도로 들 때 이를 전부 거래비용이라 한다. 이 거래비용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똑같은 거래여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약간 비현실적인 이야기인데, 어떤 거래를 하든지 거래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하면 ‘똑같은 물건은 똑같은 가격’을 실현시키려고 하는 강력한 작용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똑같은 페트병 차 음료를 C가게에서는 100엔에 팔고, D가게에서는 98엔에 판다고 하자. 거래비용이 제로라면 누군가가 다음과 같은 장사를 시작할 것이다. D가게에 가서 98엔에 차 음료를 구입해 그것을 C가게 앞으로 가져다가 99엔에 판다. C가게보다 1엔 싸기 때문에 쉽게 팔 수 있다. C가게와 같이 100엔에 팔아도 언젠가는 팔릴 것이다. 98엔에 사서 99엔 또는 100엔에 판매하므로 거기서 발생하는 가격차만큼 확실하게 이익을 남길 수 있다. 경제학 전문용어로는 이러한 방식을 ‘재정 또는 재정거래’라고 한다. 이는 똑같은 시점에서 똑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에 판매될 때, 그 가격차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거래다.



크게 히트한 영화의 DVD 가격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는?
기업은 비싸도 사는 소비자에게는 가능한 한 비싸게 판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하며 생활한다. 이때 기억해두면 유리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소비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 때 비싸도 사는 손님에게는 가능한 한 비싸게 팔고, 저렴해야 사는 손님에게는 싸게 파는 전략을 취한다. 이러한 기업의 전략을 경제학 전문용어로는 ‘가격차별’ 혹은 ‘차별가격’이라고 한다. 차별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지만, 비즈니스(장사)에서는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매우 기본적인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같은 상품을 돈이 많은 A씨와 가난한 B씨, 두 사람에게 팔 때 1만엔도 넘는 가격에도 사줄 것 같은 A씨에게는 1만엔에 팔고, 3000엔 이상이면 안 살 것 같은 B씨에게는 3000엔에 파는 방식이 가격차별이다. 하지만 A씨와 B씨를 앞에 두고 같은 상품을 각각 다르게 값을 부르면 자신에게만 비싼 값을 청구한 기업에 대해 A씨는 화가 날 것이다. 그래서 기업은 소비자 타입에 따라 다른 가격을 청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기업 측에서 볼 때 이상적인 가격설정은 비싸게 사주는 손님에게는 비싸게 팔고, 저렴해야만 사는 손님에게는 싸게 파는 것이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경우를 상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물건을 사기 위해 카탈로그를 보면 같은 제품명에 가격이 다른 유사한 제품이 여러 종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자동차 제조사의 같은 이름의 자동차인데 기능이 조금씩 다르고 이로 인해 가격도 차이가 나는 제품이 준비되어 있다. 자동차의 경우에는 같은 제조사가 다양한 차종을 판매하고, 각 차종에 대해서도 여러 개의 모델을 준비한다. 4~5명이 타고 달리는 것에만 충실한 기능을 가진 100만엔 전후의 자동차도 있고, 쾌적한 드라이브를 위한 부가기능에 따라 수백만엔 혹은 수천만엔 하는 자동차도 있다.


이러한 가격설정이 가능한 것은 매력적인 부가기능이 더해진 상품일 경우, 소비자는 비싸도 구입하는 행동을 취하기 쉽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비싸도 구입한다.”고 대답한 소비자가 76%를 넘는다고 한다(「일본경제신문」2007. 2. 12). 원칙적으로 부가기능이 많이 더해진 고기능제품(혹은 고기능서비스)일수록 기업의 이익은 높아진다. 어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값싼 모델부터 비싼 모델까지 폭넓은 가격대의 상품이 준비되어 있다면 가격이 비싼 것일수록 기업 측의 이익률이 높다.


물론 기업은 반대의 행동을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이벤트를 만들어서 자사의 높은 기술과 품질수준을 광고하기 위해 부가기능이 많은 고기능 상품이나 수고가 드는 고급요리를 낮은 이익률로(경우에 따라서는 적자를 각오하고) 판매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예외적인 경우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원칙적으로 고기능 제품일수록 높은 이익률이 나는 가격설정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비싸도 사는 고객에게는 가능한 한 비싸게 파는 가격설정은 ‘독점(獨占)’을 전제로 한 방식이다. 그 상품을 한 기업에서만 생산?판매하는 상태를 독점이라고 하는데, 경쟁 상대가 되는 기업이 없기 때문에 독점기업은 스스로 원하는 가격을 붙일 수 있다. 다른 요인에 의해 좌우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독점적인 기능을 가진 상품이라면 기업은 가격차별이라는 수법을 구사해 가능한 한 소비자가 지불해도 좋다고 여기는 가격에 가깝게 팔려고 한다. 하지만 기본기능만 갖춘 상품이나 이미 보급된 부가기능뿐인 상품은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을 때 거의 평균비용으로 팔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에서는 어떤 사이즈의 커피를 마셔야 할까?
거래비용 절약은 가게와 소비자 양쪽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20,30대 트렌드세터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벅스. 이곳에서 판매되는 가장 작은 S사이즈(쇼트, 용량 240cc)와 이보다 2배 많은 양을 마실 수 있는 G사이즈(그란데, 용량 480cc) 음료의 가격차는 어떤 종류건 100엔이다. S사이즈 음료의 경우 가격만 놓고 보면 280엔 하는 상품도 있고 380엔 하는 상품도 있지만, 이 가격에 상관 없이 2배 사이즈로 할 때의 추가요금은 똑같이 100엔이라니 이해가 안 된다.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를 시애틀계 에스프레소 카페라고 하는데, 유사한 상품 구성으로 전국에 체인점으로 갖고 있는 툴리스 커피(Tullys Coffee)도 모든 커피 음료의 S사이즈와 G사이즈에서 그 가격차는 100엔이다. 스타벅스는 2006년 11월 8일을 기준으로 음료 가격을 인상했지만 S사이즈와 G사이즈의 가격차는 일관되게 100엔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 결국 ‘S사이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건 비싸건 사이즈가 2배 커지면 가격은 100엔 비싸진다.‘는 원칙은 시애틀계 에스프레소 카페의 공통된 가격설정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설정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면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카페가 커피 한 잔을 제공할 때 드는 비용 가운데 커피콩과 우유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기 때문이다. 비용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소비자는 커피 자체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마시고 싶은 시기에 맛있는 커피를 끓여주고, 분위기 좋은 가게에서 마실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사는 것이다.


처음 문제로 돌아가서 사이즈를 2배로 하면 어떤 음료건 100엔이 비싸지는 가격설정에 대해 검토해보자. 주문이 보통 사이즈에서 W사이즈로 변해도, 주문을 받고 계산을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달라지지 않는다. 음료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도 수초(혹은 10여 초) 걸릴 뿐이다. 사이즈를 2배로 함으로써 추가된 240cc에만 주목하면 그것이 어떤 음료건 추가비용은 음료 원가밖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늘의 커피’의 원가를 20엔, 카페라테는 25엔, 카페모카는 30엔, 스페셜은 35엔이라고 가정하자. 오늘의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이 100엔을 더 내고 보통 사이즈에서 W사이즈로 변경해준다면 비용은 20엔밖에 증가하지 않으므로 카페 측으로서는 차액 80엔의 이익을 더 얻게 된다. W사이즈를 주문하는 손님은 가게 측에서 봤을 때 효율적으로 많은 이익을 얻게 해주는 고객인 것이다. 도쿄의 마루노우치에서는 큰 사이즈를 주문하는 여성 손님(직장 여성)이 많다. 이들은 가게의 이익을 높이는 데 공헌하기 때문에 가게 측으로서는 VIP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W사이즈는 가게의 이익률이 높은 상품인데, 그렇다고 해서 W사이즈를 주문하는 손님이 보통 사이즈를 주문하는 손님보다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가게 측의 이익률이 높은 상품은 손님에게는 손해(낮은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추가량 240cc를 100엔 더 내고 마실 수 있으므로 손해가 아니다. 한번에 많은 커피를 마시고 싶은 손님에게는 상당히 득이 되는 가격설정이다.


거래비용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데 거래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이 있으면 그만큼 소비자나 기업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거래비용 절약’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서비스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가 현명하게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부담하는 비용은 물론, 가게나 회사에서 부담해주는 비용까지 포함한 거래비용을 의식해야 한다.



100엔숍, 저렴함의 비밀은 무엇일까?
떄로는 추가비용이 가격을 결정한다

여러 가지 상품이 노동비용으로 생산?판매된다는 것을 인식한 상태에서 100엔숍이 취하고 있는 비용 절감 노력에 대해 알아보자. 100엔숍에서는 다른 가게라면 몇백엔에서 1000엔 이상 하는 물건이 100엔에 판매되고 있다. 100엔숍이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팔 수 있는 것은 비용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계별로 100엔숍 상품이 저렴할 수 있는 비밀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100엔숍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대부분은 일본보다 노동자 임금이 싼 나라, 예를 들어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제조된 것들이다.


둘째, 100엔숍 상품 중에는 의외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들도 많아서 100엔숍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물건도 있는데 예를 들어 고급품을 제조하는 공장의 제조 스케줄이 빌 경우,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시간에 100엔숍 상품을 제조하게 한다. 그렇게 하면 숙련된 기술자가 만들기 때문에 원래는 비용이 높아질 상품을 싸게 만들 수 있다.


셋째, 대규모의 100엔숍은 공장에 상품을 발주할 때 한번에 대량으로 한다. 반품을 하지 않는 ‘완전 매입’ 조건으로, 일단 사들인 상품에 대해서는 팔리지 않아도 반품하지 않는다. 일본 최대 균일가 유통업체인 ‘더 다이소’는 한번에 100만 개 단위로 매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넷째, 100엔숍은 매입할 때 바로 현금을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들 방법(셋째와 넷째)은 공장 측의 리스크를 줄여준다. 가게가 반품 없는 완전 매입 조건으로 한번에 대량 구입해주고, 그 자리에서 현금을 지불해준다면 공장으로서는 걱정할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공장은 100엔숍에 싸게 파는 것이다.


다섯째, 과자 등의 식품에서 가끔 볼 수 있는데, 100엔숍용으로 약간 사이즈(중량이나 용량)를 작게 한 상품을 제조할 때가 있다. 작은 만큼 비용도 낮아지는데, 이러한 노력이 가능한 것도 일본 전체적으로 100엔숍이 상당수의 식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100엔숍 상품 매입방식 가운데 약간 특수한 경우인데, 도산 기업의 창고에 있는 상품을 전부 현금으로 저렴하게 사들인다. 이는 예전의 100엔숍이 흔히 사용했던 방법이다. 도산 기업 입장에서 볼 때는 팔리지 않는 상품을 창고에 보관하면 창고임대료가 들기 때문에 한 개에 1엔이라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이라도 현금으로 매입해주는 상대가 있다면 서둘러 파는 것이 이익이다.


일곱째, 앞서 설명한 대량 매입의 형태지만 요즘에는 다른 방법으로 매입이 진행된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다 보면 과자 코너의 상품이 번갈아 진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인기 있는 과자도 있지만 매주 혹은 매일 새로운 과자가 출시되어 편의점에 진열된다. 이때 팔리지 않는 과자는 금방 진열대에서 사라진다. 과자 회사 입장에서는 유통기간이 앞으로 5개월은 남았는데 그냥 거둬들이기는 아깝다. 창고에 보관하면 비용이 들고, 버리려고 해도 폐기비용이 든다. 이 같은 과자 재고가 신제품 개발 경쟁의 배후에서 생겨나고 있다. 이때 과자 등의 식품도 대량 판매하는 능력이 있는 100엔숍이 그 과자를 낮은 매입가로 한꺼번에 사들인다. 그리고 저렴함을 무기로 전국 체인점에서 유통기간 전에 팔아버린다.


여덟째, 100엔숍에서는 매장에 재고가 없는 상품을 주문해서 판매하거나 주문에 맞게 생산해 판매하지 않는다. 가게에 재고가 없는 상품을 팔기 위해 그 상품 한 개만 가게까지 운반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운송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아홉째,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세금을 포함해 105엔 균일가에 판매하기 때문에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처럼 할인판매를 알리는 전단지를 뿌리거나 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100엔숍 점포에서는 현장 업무의 대부분을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맡김으로써 노동비용을 크게 절약하고 있다. 가격이 균일하기 때문에 가격을 결정하고 인하하는 데 있어 가격표를 붙이는 작업이 필요 없다. 또한 계산대에서의 작업도 간단하다.



현실에서 경제격차가 쉽게 시정되는 않는 이유는?
비교우위를 알면 일은 얼마든지 있다

위대한 정치가나 우수한 경제학자가 현재 일본의 경제격차 문제를 아무리 제기해도 현실의 격차가 쉽게 시정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을 해서 소득을 얻는 행위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점부터 생각해보자. 우리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소비한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모두 자유롭게 일을 선택하는데도 어떻게 된 것인지 누군가가 내가 원하는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주기 때문이다. 주위에 있는 물건을 하나 선택해서 그것이 어떻게 생산되고, 운반되고, 판매되어 자신에게 오게 되었는지를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듯 하나의 물건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친다. 고도의 기술로 생산된 물건도 단순 작업, 예를 들어 상자에 담거나 운반하는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비자가 만족하는 형태로 전달될 수 없다.


즉, 쉽게 익힐 수 없는 능력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일은 확실하게 사회에 큰 공헌을 하지만,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을 살리기 위해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많은 직장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사실 필요한 수보다 훨씬 적다. 여기서의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설명한 것이 비교우위라는 사고방식이다.


A양과 B군 두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해 일을 한다고 가정하고, 두 사람의 능력을 비교해 보자. A양은 600건의 데이터를, B군은 400건의 데이터를 1시간 동안 각각 입력할 수 있다. 또 A양은 12개의 그래프를, B군은 4개의 그래프를 1시간 동안 각각 작성할 수 있다. 데이터 입력은 자료의 숫자를 그대로 입력하면 되는 단순 작업이다. 반면 그래프 작성은 어떤 그래프로 완성하느냐가 중요하고, 통계적인 감각도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능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래서 단순한 데이터 입력, 기능을 필요로 하는 그래프 작성 등 어떤 일을 시켜도 A양의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A양에게 모든 일을 맡기는 것은 사실 비효율적이다. 각자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능력이 떨어지는 B군과 분업해서 일을 해야만 A양의 능력이 더욱 발휘될 수 있다.


위와 같이 보았을 때 데이터 입력은 B군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듯하지만(실제로 그렇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그림의 표처럼 계산을 맡겨야 한다. A양이 데이터 입력을 할 때의 비용을 ‘그 일을 함으로써 다른 일이 얼마나 희생되는가?’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계산한 비용을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데이터 100건의 입력작업 비용을, 그것으로 희생되는 그래프 작성 수로 나타내면 A양은 그래프 2개, B군은 그래프 1개의 작성을 희생해 작업하는 것이 된다. 반대로 그래프 1개를 작성하는 작업의 비용을, 그것으로 희생되는 데이터 입력 수로 나타내면 A양의 경우는 데이터 50건, B군은 데이터 100건의 입력을 희생해 작업하는 것이 된다.


기회비용을 나타낸 표에서 A양과 B군의 일의 비용을 비교하면 데이터 입력비용은 B군이 낮다. 반면 그래프 작성비용은 A양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B군은 데이터 입력에 있어서 비교우위를 갖는다.’ 또는 ‘A양은 그래프 작성에 있어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표현한다. 비교우위를 갖는(기회비용이 낮은) 쪽에 일을 맡김으로써 전체적인 효율은 향상된다. 이 예를 보면 데이터 입력은 B군에게 맡기고 A양은 그래프 작성에 전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능력이 높은 C씨와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능력이 낮은 D씨를 비교해도 C씨와 D씨 모두 어떤 일에 있어 비교우위를 갖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어도 뭐든지 자신이 하려고 하지 말고 자신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일의 능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어린이 의료비 무료화는 가정경제에 큰 도움이 될까?
정부에 안이하게 의존하는 국민은 큰 빚을 지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이 같은 행정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전형적인 예를 한 가지 소개한다. 최근 자주 이슈가 되고 있고 지사?시장?국회의원 선거 때도 쟁점이 되고 있는 출산율 저하 문제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핵심 공약으로 어린이(특히 영유아) 의료비 혜택을 늘리려 하는 것이다. 아이치현에서 2007년 2월 치러진 지사 선거 때도 재선한 지사가 ‘어린이 의료비 전액 무료’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통원치료는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 무료이고, 입원 치료는 중학교 졸업 때까지 무료라는 것이다.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고마운 정책일 듯한데, 나는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린이 의료비에 대한 무절제한 무료화 확대에는 찬성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정책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산부인과와 소아과 의사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도, 키우는 것도 어려워졌다. 아이가 아파서 소아과 병원에서 진료 한 번 받으려면 오랜 시간 대기해야만 진찰실에 들어갈 수 있다. 무료화 전에는 평균 30분 기다려 치료를 받았다고 하자. 의료비 무료화가 확대되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데도 병원에 다니는 사람이 확실하게 늘어날 것이다. 약국에서 시판되는 약을 사는 것보다 병원에서 진찰받고 약을 받는 것이 싸기 때문이다(공짜니까 당연하다). 아무튼 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가는 부모가 늘어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예상된다.


무료화된 의료서비스가 불필요한 이용을 늘리게 되는 것은 구급차의 예로도 상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가벼운 상처를 입거나 애완동물이 아플 때도 구급차를 부르고, 병원에 갈 때 택시 대신 부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것은 세금 낭비로 이어진다. 무료라면 무조건 악용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고려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할머니가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경우와, 바쁘게 일하는 엄마가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할머니의 시간비용은 거의 0엔인데 비해 병원 혼잡이 예상될 경우 일하는 엄마는 일을 쉬고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할 경우도 생긴다. 병원까지 오고가는 시간이 들고, 치료 순서가 될 때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약을 받는 데도 기다려야 하니까 일을 쉬었을 때의 시간비용은 상당히 높아진다. 의료비 자체가 무료가 되어도 그것으로 우리의 비용이 낮아지지는 않는다. 혼잡함으로 전체 비용은 상승한다. 이러한 정책은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 물론 이점이 되는 사람도 조금은 있겠지만 매우 한정된 경우다. 간단히 보면 일반적으로 이익이 있을 법한 정책일수록 사실은 불이익만 주는 전형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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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제활동과 정책에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여러 가지 비용을 무시한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어린이 의료비 무료화’와 같은, 겉보기에는 좋을 듯하지만 사실은 폐해가 많은 정책을 정치가가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어찌됐건 정부에 기대해서 안이하게 요구하는 시민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정치가와 유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기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