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처럼 변화하는 금융 환경을 토대로 2010년의 금융 서비스는 유통등의 점포 채널이나 컴퓨터·휴대전화 등을 통해 생활 현장에 융화될 것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동시에, 금융서비스 제공자가 고객과 협동하여 개별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며 그 변화의 방향성을 ‘사라지는 금융’과 ‘만들어내는 금융’이라고 지칭한다.
■ 저자 노무라종합연구소
미나미 히로미찌 - 동경대학교 교양학과 졸업하고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NRI 아메리카 사장.NRI의 뉴욕 현지법인에서 미국 금융기관이나 금융 서비스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정보기술혁명과 리엔지니어링』『디지털이코노미』『증권결제 제도개혁에 따른 IT 전략』『금융 서비스의 미래상과 IT활용』 (이상 공저) 등이 있다.
야마자키 다이스케 - 금융 컨설팅부 상급 컨설턴트
오기모토 요우코 - 금융 컨설팅부 주임 컨설턴트
모리모토 이치로 - 정보?통신 컨설팅 2부 상급컨설턴트, 제1그룹 매니저
무라카미 타케시 - 금융 컨설팅부 상급 컨설턴트
마에카와 요시테루 - 금융 컨설팅부 부주임컨설턴트
츠루타니 마나부 - 금융 컨설팅부 상급 컨설턴트
오쿠 유우타로 - 금융 컨설팅부 컨설턴트
■ 감수 오상훈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한국과 일본의 기업및 정부를 상대로 금융 제도 수립 방안에 대한 제언, 해외 진출 전략, 신사업 도출 및 개발 전략, 품질 강화를 위한 업무 혁신 등의 프로젝트에참여했다.
■ 차례
추천사
머리말
PART 1 2010년대의 금융서비스 - 생활자의관점에서
생활 현장으로 다가가는 금융
PART 2 현장에 파고드는 금융 - 새로운 금융 니즈의 탄생
사라지는 금융
유럽을 통해 보는 유통과 금융의 융합
IT에 의한 금융의 변화
‘사라지는 금융’으로 이기기위한 조건
Column - 해롯은행
PART 3 생활자와 함께 만들어내는 금융 - 고객참가형 서비스의확대
만들어내는 금융
상품을 고객에게 맞춤?제작하는 방법
생활자의 상품 개발 참가
PART 4 신금융 시대의 자산운용서비스 - 확대되는 부유층과준부유층
자산운용서비스의 변화
부유층의 실태
자산운용서비스의 미래 모습
Column - 개인연금의 과제
PART 5 지역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금융서비스 - 지역금융생존의 조건
지역에 침투하는 새로운 금융
지역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금융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금융
앞으로 지역금융 사업의 전개에 대해
PART 6 고객참여형 밸류 체인 구축을 향해
‘사라지는’ 그리고 ‘만들어내는’ 금융서비스의 성공요인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지원 기반 정비
유통업과네트워크 커뮤니티에 성공의 힌트가 있다
부록 - 아시아 신흥국가의 리테일 금융
2010 금융
2010년대의 금융서비스 - 생활자의 관점에서
핵심 키워드는 ‘사라지는 금융’과 ‘만들어 내는 금융’
2010년대에는 금융 서비스가 사람들의 생활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파도처럼 사회 전체를 감쌀 것이다. 금융 서비스의 물결은 두 방향으로 흐른다. 우선 서비스 자체나 제공 채널이 생활 현장에 융화되어 생활자(개인과 중소사업자를 통틀어 지칭함)의 머릿속에서 ‘나는 지금 금융 기관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라는 의식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사라지는 금융’이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활자의 서비스 니즈에 대해 개별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생활자와 금융 서비스 제공 측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는 것을 ‘만들어 내는 금융’이라고 부른다.
격변하는 리테일 금융 서비스
주가와 은행 실적 회복이 보여주듯, 2005년은 일본 금융 전체에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경계선의 해였다. 전환점에 서 있는 일본 금융 시장에서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소비자나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리테일 금융’ 분야일 것이다. 이렇듯 리테일 금융이 주목받게 된 몇 가지 요인을 살펴보자.
첫째는, 일본 리테일 금융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구조 변화이다. NRI는 수억 엔의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부유층’,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 속하는 사람들을 ‘준부유층’이라고 부른다. 현재 이러한 계층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정년을 맞이하게 되는 단카이 세대의 샐러리맨들이 퇴직금을 받는 시점에서 주택론이나 교육비의 지불을 끝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융 기관 입장에서는 그들의 다음 횡보를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는 것이다. 2010년대엔 총액 50조 엔이라는 단카이 세대의 퇴직금을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다.
두 번째 요인으로 최근 1~2년 사이 경제 환경이 호전되었다는 들 수 있다. 디플레이션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일본 기업의 체질이 강화되었다. 이를 배경으로 주식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전부터 정부나 금융 기관은 ‘저축에서 투자로’라며 한 목소리를 내 왔다. 이를 계기로 2005년 이후의 활발한 주식 상장을 시작으로 개인 투자자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요인은 IT의 발전이다. 최근 5년 간 인터넷의 발전이 눈부시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의 보급은 생활자들의 편리한 정보 검색을 가능케 하고 있다. 금융 기관 입장에서도 인터넷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채널이 되었다. 인터넷뱅킹에 의한 결제나 자동차보험의 다이렉트 판매와 같은 거래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휴대전화에 의한 인터넷 접속과 IC카드의 탑재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발전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끝으로 제도 개혁과 규제 완화가 있다. 은행창구 판매의 규제 완화, 증권대리점 제도, 은행대리점 제도 등은 생활자와 금융 서비스의 접점을 늘려 금융 서비스를 보다 친근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규제 완화로 업태 간 벽이 낮아져 신종 상품도 등장했다. 2006년 6월에 공포된 금융상품거래법은 이용자 편리성의 향상과 함께 철저한 이용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부유층이나 준부유층, 서민계층 등 각 계층에서 원하는 금융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리테일 금융 사업은 기업 대상 홀세일 비즈니스와 비교해 각각의 거래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적지만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익의 절대 액수는 커지고, 리스크도 분산된다. 이것이 리테일 금융을 매력 있는 시장으로 보는 이유이다.
유비쿼터스화되는 금융
유비쿼터스란 네트워크 세계와 현실 세계의 조합으로, 원할 때면 그곳이 어디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물리적으로 물품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없는 금융 서비스야말로 유비쿼터스에 가장 적합한 업계라고 할 수 있다.
은행창구 판매의 규제 완화도 유비쿼터스화의 첫걸음이다. 어디까지나 현실 세계에서의 판매 업무이기 때문에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판매 채널로 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고객 접점의 수는 적지만 금융 거래를 하는 ‘장(場)’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증권대리점 제도에 의해 일부 편의점에서 주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 것도 금융 서비스를 금융업계 외부로 확대시켰다는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활자가 요구하는 편리함이나 IT의 발전, 제도 개혁에 의한 금융 서비스는 편의점, 슈퍼마켓, 백화점, 자동차 딜러 등 현실 세계나 인터넷 기업 등이 만들어 내는 네트워크 세계에서 생활자에게 친근한 ‘장’으로 융화되어 간다.
2010년대에는 생활자는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소가 은행이든, 증권회사이든, 보험회사나 유통 점포이든 상관하지 않게 될 것이다. 오히려 생활자와의 접점 대부분은 지금까지의 금융업계와는 다른 업종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접점이 되는 ‘장’에서는 현실 세계이든 네트워크 세계이든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가 아닌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지역 밀착으로 강한 힘을 발휘하는 금융
현실 세계의 유비쿼터스화는 생활자 가까이에서, 가능한 한 자주 접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과 네트워크로 구축된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융화되어 간다면 네트워크 세계의 유비쿼터스화는 다른 형태로 금융 서비스가 확대되어 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금융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지역 사회는 원래 구성원간의 유대관계가 강하다. 가족 구성이나 생활양식 등 기본 정보를 서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술적이고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사람들에 의해 전달되는 ‘입소문’이 주체이기 때문에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생활자에 대한 접근은 지역 사회 전체로 확대된다. 2010년대 지역 사회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장’으로 하여 생활자, 사업자, 자치단체 그리고 금융 서비스 제공자가 서로 협력하여 특성을 살린 발전을 목표로 하게 될 것이다.
지역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는 해도 지방에는 지역을 초월해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우량 기업이 수없이 많다. 이런 기업 경영자의 인격이나 제품의 특수성, 사업 모델 등을 차분히 평가할 수 있는 곳은 평소에 그 기업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현지 금융 기관이다.
지방 부유층 시장의 발굴도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펀드나 헤지 펀드에 투자하는 대안 투자 상품을 현지에서 신뢰받고 있는 금융 기관이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또는 정년 후 고향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U턴족(지방 출신 귀향자들), I턴족(도시 출신인데 지방으로 간 사람들) 중에는 그 지방에서 친구와 사업을 시작하거나 독립 계약 사원으로 재취업해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제2의 인생을 지역 사회와 밀착한 금융 서비스가 지원할 수 있다면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이다.
노후 준비를 지원하는 금융
생활자에게 필요한 것은 금융에 관한 의사나 변호사 같은 서비스다. 다시 말해, 종합병원의 천편일률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을 만한 부분에 대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싶은 것이다. 또한 평소에 상담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질문에 대응해 주지만 필요한 때에는 전문의를 소개해 줄 만한 홈닥터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2010년대에 생활자의 금융 서비스 이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니즈를 배경으로 한다. 더구나 소중한 돈이나 재산에 관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수준의 충분한 신뢰관계도 필요하다.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생활자와 서비스 제공 측이 함께 서로를 이해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한정된 여유 자금을 초저금리의 예?적금에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노후 생활자금을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산 운용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자금이나 수입을 어떠한 식으로 투자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절반이 넘을 것이다. 충분한 금융 리터러시(Literacy, 경제, 금융, 투자에 관한 지식이나 판단 기준)가 없기 때문에 여유 자금은 일단 예?적금으로 해 둔다는 것이 대부분 생활자의 금융 행동이었다. 금융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은 주택 구입, 자녀 교육, 여가를 위한 지출비 등에 대해 필요한 자금을 예측하고, 적절한 리스크를 안고 재산 형성을 추진한다. 10년, 20년이 지나면 금융 리터러시의 차이는 자산 규모의 격차가 되어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그것을 ‘개인 책임’이라는 한 마디로 치부해 버릴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자의 노후 준비를 지원하는 금융 서비스가 요구되는 것이다. 더구나 각자의 생활양식이 다르고 자신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만족스럽게 하기 위한 금융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 측이 생활자와 협동하여 만들어 내는 금융 서비스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2010년대를 향한 금융 서비스의 방향성
금융 서비스는 생활 현장에 융화되기 위해 생활자의 접점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렵게 고객 접점을 확보했더라도, 지금까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한다면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힘들다. 생활자 고유의 사정 및 지역 특성 등에 맞춰 구비하는 상품의 품목을 바꾸거나 조건을 변경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결이 될 것이다.
또한 고객과 협력해 만들어낸 서비스를 상품 개발에 관련된 고객에게만 제공한다면 차별화의 장점이 작아지게 마련이다. 다른 회사나 다른 업계의 채널, 네트워크 커뮤니티, 지역의 ‘입소문’을 이용하여 보다 넓은 범위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효과가 커지게 된다. 즉 ‘사라지는’과 ‘만들어 내는’의 두 가지 방향성을 균형 있게 도입하는 기업이 성공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고객의 생활양식, 구매 형태, 노후의 인생 설계 등을 고려한 자산관리 서비스와 보험 상품, 포인트 서비스 등이 제공될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 제공 측이 생활자에게 다가가 생활 현장에 널리 퍼져,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양식에 서비스를 맞춰 가는 것이다. 이 벡터(특정한 방향으로의 힘)가 2010년대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이다.
고객참여형 밸류 체인 구축을 향해
‘사라지는’ 그리고 ‘만들어 내는’ 금융 서비스의 성공 요인
그렇다면 ‘사라지는’ 그리고 ‘만들어 내는’ 금융 서비스를 전개하는 데 있어 생활자에게 수용되면서 동시에 차별화에 성공하기 위한 요인(Key Factor for Sucess, 이하 KFS)은 과연 무엇일까? ‘사라지는’, 즉 금융 서비스가 생활 현장에 융화되는 방향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금융 니즈는 단순히 ‘편리해지는’ 것보다 ‘가까워지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편리해지는’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지금까지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던 것을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소위 기존 금융의 대체 행위다. 그러나 ‘가까워지는’은, 예를 들어 애완동물용품 매장에 애완동물보험에 관련된 안내서가 놓여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금까지는 각각의 생활과 결부돼 있지 않았던 금융을 생활 가까이 근접시켜 생활 수단으로써의 금융 니즈가 환기된다.
생활자와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우선 생활자와의 연결 통로를 보다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니즈를 알아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경쟁우위의 원천이 된다. 이를 위해 기존 금융 업계는 자사 고객 채널의 증강(다양한 지점의 증설이나 온라인 채널의 확충)뿐만 아니라 생활 현장 가까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유통업 등과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활자에게 있어 브랜드 파워가 있는 유통업이나 제조업은 강력한 고객 모집의 힘을 가진 채널이다. 이는 타사보다 우위에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만 가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니즈나 사업은 이런 고객과의 연결 통로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금융 상품을 제조하는 활동에서부터 생활자와 연결 통로를 가지고 상품을 판매하는 활동까지의 ‘밸류 체인(Value Chain, 가치연쇄)’을 ‘상품을 공급한다’라는 흐름이 아닌 잠재 고객의 니즈를 알아내 그에 적합하도록 상품이나 서비스의 공급을 연결하는 ‘디맨드 체인(Demand Chain, 수요연쇄)’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처럼 ‘사라지는’ 방향으로부터 추출되는 KFS는 ‘고객 니즈 전달형 밸류 체인(이하 디맨드 체인)’이 된다.
‘만들어 내는’ 즉 생활자와 금융 서비스 제공자가 보다 좋은 상품 서비스를 코-크리에이션한다는 의미의 금융 서비스 개발에서는 생활자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보면 ‘생활자를 참여하게 만드는’ 것과 ‘생활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앞장에서 콜레버러티브 마케팅(고객참여형 마케팅)에 관한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의 신용카드는 신청한 카드가 우송되는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카드를 받은 후 콜센터에 전화를 걸지 않으면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때를 이용해 중고차론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러한 제안 자체가 고객 속성에 맞춘 것인 동시에 고객 정보수집 역할도 하고 있다. 고객과 연결되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서비스 개발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커뮤니티 뱅크도 사업자인 생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영대학원을 모방한 학습 코스를 제공하거나 그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는’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생각해 보면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부터 추출되는 KFS는 ‘고객참여형 마케팅’이 된다.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지원 기반 정비
금융 서비스가 새로운 형태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지원하는 인프라(기반)도 같이 정비되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 보자.
‘사라지는’ 혹은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은 생활자의 입장에서 편리성의 높아지기는 하지만 불안한 면도 많다. 금융 서비스를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 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IT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유가증권이나 증서, 신청 서류의 대부분이 전자화돼 네트워크를 통해 주고받게 되면, 생활자의 입장에서 본 거래의 확실성이나 안정성의 확보가 점점 중요해진다. 게다가 금융 거래의 채널이 확대되면서 관계된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것이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이어지게 되면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책임 범위나 보증 범위도 모호해진다. 정보보안 대책으로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 외에도 사고 발생 시 처리 규칙이나 손해배상 대책비용 등 관계자간의 부담에 관련된 장치를 만드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생활자와 함께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 측이 고객인 생활자의 상황, 투자 목적, 개개인의 성격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어드바이스해야 한다. 비밀 유지 의무를 지키면서 고객인 생활자의 니즈나 상황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키지 않으면 안 될 최소한의 의무다. 나아가 생활자에 대해 ‘수탁자 책임(위탁자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의무, 사려분별이 있는 전문가로서 판단하는 의무 등)’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연금 운용자(펀드매니저)가 연금 기금(스폰서)에 하는 것과 같은 ‘수탁자 책임’이 리테일 분야에서도 필요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 리터러시’의 향상도 인프라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경제나 금융, 투자에 관한 지식의 차이는 그것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보유 자산의 차이로 이어진다. 적어도 생활자가 불합리한 ‘돈벌이’에 말려들거나 투자 환경의 변화로 인해 극단적인 손실을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투자 교육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금융 리터러시’를 습득하기 위한 계몽이다.
유통업과 네트워크 커뮤니티에 성공의 힌트가 있다
2010년대는 ‘사라지거나 만들어 내는’ 분야의 금융 서비스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이를 이용하는 생활자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통업이나 제조업, 금융 서비스 분야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이들에게 친근한 브랜드로 접근해 ‘생활 현장’이라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기존의 금융업계는 그 활동이 상품의 제조 부분으로 제한하거나, 금융업계가 자기 부담 채널에 생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상품 판매 등도 포함해 사업화해 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아마 두 가지 측면 모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유럽에서는 브랜드 힘을 가진 유통사나 제조사가 1사 전속 또는 복수의 금융 기관으로부터 상품을 매입, 금융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은 이미 생활자가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생활자들은 다른 상품을 구매하러 와서 금융 상품까지 살 수 있게 된다. 이미 이러한 상품들은 친숙한 기업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
원래 리테일 금융과 유통업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된 제품이 가진 기능이나 디자인이 타사와 차별화됨으로써 브랜드 경쟁력을 형성한다. 그러나 리테일 대상의 금융 비즈니스의 경우는 제품 자체만으로는 큰 차별화를 갖기 힘들다. 또한 신상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타사가 즉시 유사 상품을 개발할 위험성이 있다. 그나마 생활자가 상품의 차이를 이해하기 쉬우려면 금리나 수수료 등 가격 면에서 차별성을 둘 수밖에 없다.
유통업에서는 자사 제품의 대부분을 타사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금융 사업보다 더 혹독한 경쟁 환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환경에서는 가격 경쟁뿐 아니라 고객의 의견 수렴, 구매 행동 분석, 점포 디자인, 다양한 제품 구성, 점원의 서비스 등에 의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 경쟁우위를 얻고자 한다. 기존의 금융업계는 이러한 유통업의 경영 노하우를 배워야 할 것이다.
커뮤니티 마케팅이나 코-크리에이션 전략에 대한 사례에서는 생활자를 끌어들여 생활자 스스로가 참가하여 코-크리에이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상품 개발을 위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참가자를 모아 즉각적으로 고객들끼리의 협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할 수 없다.
진정한 커뮤니티로서 다양한 테마에 대해 평소에 생각했던 의견을 교환하는 장소가 제공되는 상황이라면, 금융 상품?서비스도 그중 한 가지 테마나 솔루션으로 다루어지기 쉽다. 그러한 커뮤니티는 반드시 컴퓨터, 통신회선 네트워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의 인간적인 네트워크만으로 이루어져도 무방하다. 그러나 광역적으로 신속하게 이루어지려면 역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가 좋다.
SNS 내에는 금융 관련 세미나 모임이 있으며, 구체적인 금융 니즈에 대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어드바이스에 응하거나 이용자가 금융 서비스의 기획?개발에 참가하는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 소비자와 금융 서비스 제공자 측의 코-크리에이션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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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를 향하는 지금, 금융 기관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형태만 고집한다면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생활자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은 ‘생활 곳곳으로 다가가 소비자와 친숙한 존재가 되는’ 것과 ‘소비자와 함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고객참가형 마케팅을 조직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이때 유통업이나 SNS의 모델이 중요한 힌트가 될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