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지난 100여 년에 걸친 미래학의 역사와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강대국의미래학, 미래 해석의 기법들과 시나리오 플래닝, 10년 후 세계를 지배하게 될 "미래 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미래의변화를 앞서서 주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역사를 바꿀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1994년, 워싱턴에서 냉전 종식 이후의 세계정세 변화와현대 사회에서 미래 예측의 필요성 등에 대해 앨빈 토플러와 대담을 나눈 바 있다. 이 책에는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의 세계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날카로운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당시의 대담이 수록되어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 저자 하마다 가즈유키(浜田和幸)
1953년생. 도쿄외국어대학 졸업 후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기술과 사회의 미래 예측, 국가와개인의 안전보장, 장수 기업의 전략 경영 등이 전문 연구 분야이다. 미국 워싱턴 로터리 클럽, 미·일 친선우호회장, 발명왕 에디슨 탄생150주년 축하사업 실행위원장, 일본 바이오 벤처 추진협회 이사, 국제연합 대학 밀레니엄 프로젝트 위원 등을 역임했다. 신일본제철, 미전략국제문제연구소 등을 거쳐 현재 국제미래과학연구소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헤지 펀드』『이용당하고 있는 대국, 일본』『워터 머니』『이라크전쟁, 일본의 몫』『독수리가 웃던 날』『에디슨의 메모 : 1%의 영감을 깨우는』『악마의 정보전쟁』『세계통화전쟁』 등이있다.
■ 역자 김창남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를졸업하고 대기업에서 30여 년간 근무했다. 지금은 많은 비즈니스 경험을 살려 경제·경영 분야의 전문번역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옮긴책으로는『베네통과 시세이도 젊음에게 말한다』『와다식 5일 트레이닝』『최고의 판매왕』『세계를 움직이는 기업가에게 경영을 배운다』등 다수가 있다.
■차례
추천사
머리말
제1장 미래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 예측의시작, 시카고 세계박람회
미래 비즈니스의 원조는 고대 그리스의 무녀들
베이컨의 진보사상
탁월한 미래 연구자 콩도르세
쥘베른이 뿌린 달로켓의 씨앗
미래 예측 서적의 엄청난 성공
학문으로서의 미래학을 제창한 웰스
예측에 실패한 천재들
제1차세계대전과 공산주의의 대두
시나리오에 얽힌 미.소 대결
미래학을 포기해야 했던 웰스의 고뇌
사르트르의 등장과 프랑스의 실존적미래관
군사적 관점에서 출발한 미국의 미래 연구
랜드 연구소에서 잇달아 독립한 정예들
냉전 시대의 우주개발 경쟁과 환경문제
"미래쇼크"와 원폭 투하 저지에 실패한 시보그
전쟁과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 연구
스필버그 감독이 낳은클라크
9.11 테러로 촉발된 궁극적 미래 예측 기계 개발
제2장 미국의 미래학
국가 정보 전략에서태어난 인터넷
희망적 관측이라는 함정
현상 유지라는 환상
허먼 칸의 "하늘을 나는 싱크탱크"
오일 쇼크를 정확히 예측한피에르 왁
시나리오대로 현실이 움직이는가?
소련의 천연자원에 주목한 피터 슈워츠
붉은 소련이 없어진다는 시나리오
합성가솔린프로젝트의 대실패
큰 흐름을 제대로 읽기 위한 세 가지 핵심
미래를 움직이는 일곱 가지 원동력
미래학을 의식 개혁에 활용한윌리스 하먼
핵심은 인간의 내면에 접근하는 것
행복의 조건은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것
우주공학에서 태어난 미래전략 그룹
경제예측의 파이어니어 "NPA"
GE에 날아든 야생 새
위기를 비즈니스로 바꾸는 미국 기업
2015년 지구위기설
제3장 일본의 미래학
미래에 맞지 않는일본인의 감성
지진 직후 지진 예보 장치를 팔러 온 미국
최악을 상상하는 힘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일본 최초의 미래 예측:20세기는 기이한 세상이 될 것이다.
"섬뜩한 미래"에 기가 꺾인 일본의 미래학자
미래학의 중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
변혁의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좌표축
IT화가 오히려 여유를 박탈하고 있다
인간, 자연, 기술의 균형
CIA를 이긴 로열더치셸의 미래시나리오
제4장 미래 예측의 기법
미 전역에서실시하고 있는 미래학 교육
브레인스토밍
델파이법
미래의 바퀴와 크로스 임팩트 매트릭스
미래 연구자의 3대 조건
미래시나리오에 빠질 수 없는 합작 효과
경제학자의 아킬레스건
미래 예측에 필요한 전제조건
비관적 시나리오를 통한 충격요법
최악의 사태를 예상하는 용기
슈워츠 판 21세기 시나리오
3대 모델에서 배우는 시나리오 수립 논리
10년 전의자신과의 대화
제5장 과학기술과 미래 비즈니스
과학기술의발전과 인간의 소화 능력
오존층의 파괴와 지구 온난화
비상식이 과학과 의학을 진보시킨다
인터넷이 좌우하는 국제 정보전쟁
인간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리는 효소
타임머신을 가능하게 하는 웜홀이론
타임머신에 부활의 꿈을 싣고
미래의 통화에필수적인 것
양자컴퓨터에 응용되는 순간이동 기술
완벽한 통신기술 확립을 위하여
로봇과 인간의 공생시대, 막을 열다
테러대책과 바이오메트릭스 시장
꽃가루 알레르기 치료 쌀과 생명공학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
워터비즈니스
제6장 미래 사회와 비즈니스
세계 최대의미래 비즈니스 스폰서는 펜타곤
가상병사와 첨단 의료기술
잃어버린 신체 일부를 재생시키는 기술
가장 효율적인 "단시간 수면"의연구
장수와 암 예방으로 이어지는 수면학
체내에 꽂아 넣는 IC칩 개발
칩슨의 급증
영국의 획기적인 DNA데이터베이스
기술의 진보와 범죄 수사는 다람쥐 쳇바퀴
첨단기술의 집합체인 자동차산업의 장래
미래 자동차 개발 경쟁
대미전쟁시뮬레이션을 반복하는 중국
중국의 자원외교를 봉쇄하는 미국
대중 투자 비즈니스의 위험 요인
미래 연구자에게 꼭 필요한 3대요소
밀려오는 위기와 맞부딪치는 미래의 영웅들
미래를 창조하는 힘은 "개인의 의식"에 달려 있다
후기
부록: 앨빈 토플러와의 대화
미래 비즈니스를 읽는다
제1장 미래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예측의 시작, 시카고 세계 박람회
미래학이 하나의 학문으로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20세기 중반부터지만 그 태동은 19세기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한 미래 예측이었지만, 현대의 미래학과 비교하면 아주 미성숙한 것이었다. 근대 문명의 은혜를 입게 된 인류는 이 시기에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즉,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장래를 밝게 해준다” 라는 것을 너나 할 것 없이 믿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한 시대를 상징하는 것이 1893년, 콜럼버스의 미국 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시카고 세계박람회다. 이 박람회는 ‘미국의 기술 발전과 세계의 미래’라는 타이틀을 붙여 그 후 세계 각지에서 개최된 박람회의 효시가 되었고, 당시 미국에도 박람회 붐을 일으켰다. 6개월의 개최 기간 중 3,0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시카고를 방문했다고 하니, 미국인들이 얼마나 미래에 관심이 많았는지 짐작이 간다.
당시는 전기가 발명된 직후로, 종전의 생활양식이 크게 바뀌고 있었다. 당연히 전기가 박람회의 중심 테마로 떠올라 전시장 내에는 ‘빛의 전당‘이라고 이름을 붙인 전시관이 줄을 이으면서 마치 미국의 미래를 환하게 비춰 주는 듯했다. 이런 밝은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불안도 높아갔다. 이민 증가에 따른 실업자의 증대, 사업 활동의 활성화로 인한 빈부격차의 확대 등 1873년에 시작된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1893년에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다. 유럽의 출자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그 여파로 대공황이 일어났다. 1893년 1년 동안에만 5,000개의 회사가 도산하고 500개가 넘는 은행이 쓰러지면서 미국 경제는 마비 상태에 빠졌다.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도 빈발했다. 유명한 시카고 헤이마켓(Haymarket) 광장의 대학살 사건이나 홈스테드 제강(Homestead Steel)의 대규모 노동쟁의가 발생한 것도 이 시기였다. 때문에 시카고 세계박람회는 이런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현실에서 미래로 돌리게 하려는 정치적 목적도 있었다. 사실 당시 미국 국민의 약 절반이 박람회장을 방문하였으므로 이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카고 세계박람회가 사람들에게 제공했던 ‘밝은 미래’란 무엇이었을까? 시카고 세계박람회를 기념하여 미국신문협회(ANG)가 선정한 당대 미국의 두뇌를 대표하는 100명이 100년 후의 미국을 예측했는데, 이 행사에서 그 답을 엿볼 수 있다. 이 행사에는 현직 각료, 교육자, 종교인, 과학자, 정치가, 변호사, 건축가, 언론인, 예술가, 실업가 등 미국 사회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엘리트들이 동원되었다. 그들의 미래 예측은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기간 내내 미국의 신문에 일제히 게재돼 미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공헌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100년 후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했을까?
“1990년까지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150세까지 늘어날 것이다.”
“인류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북미와 중남미를 전부 지배하게 되고, 세계 초강대국이 될 것이다.”
당시로서는 기상천외한 이야기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그리고 특기할 만한 것은 모두 낙관적인 이야기뿐이라는 점이다. 미국인은 자유를 원해 신천지를 찾아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현실이 아무리 혹독해도 미래는 밝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의 예측들을 몇 가지 더 소개해 보자.
“1993년까지 경제는 풍요로워지고 남녀평등의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다. 균등한 교육 기회가 주어져 범죄도, 문맹도 없어질 것이다.”
“세금이 필요 없을 정도로 경제가 발전할 것이다.”
“각 가정에 텔레폰(현재의 텔레비전과 전화를 합해 놓은 것) 장치가 구비되어 앉아서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전 세계의 오락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예측들은 단순한 예언이 아니라, 어느 정도 근거까지 소개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인이 지금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는 거의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래를 알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최신 지식이 동원됐다. 즉, 이때가 근대 사회의 미래학이 싹튼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으며, 내가 1893년을 미래학의 원년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지금 되돌아보면, 100년 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가 실현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엄청나게 빠른 진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에는 자동차도, 원자폭탄도, 트랜지스터도 아무도 정확히 예상할 수 없었다.
제2장 미국의 미래학
위기를 비즈니스로 바꾸는 미국 기업
이제 위기를 비즈니스로 바꾼 미국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드러난 ‘가장 중요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항목 50가지’를 소개해 보자. 이것은 1986년 환경적출분석협회가 미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미래 연구자와 외부의 미래 연구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정리한 것이다. 원래의 제목은 "미국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중요 항목 50가지"이다. 이미 20년 전의 기록이지만 그 대부분이 오늘날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 기록을 보기만 해도 미국의 미래 연구자의 레이더가 얼마나 예민하게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A. 자연재해
① 미국 중서부, 특히 캘리포니아와 일본에서 발생하는 대지진
② 날로 심해지는 지구 전체의 온난화 현상과 그 결과 뒤따르는 해면 수위의 상승
③ 미국 북서부 일대의 화산분화
B. 기술 개발이 실패
①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광범위한 핵 오염
② 군사정찰위성과 상업통신위성의 인구 밀집 지역으로의 추락
③ 생화학병기를 사용한 특정 기업과 간부에 대한 테러
C. 환경
① 에이즈 등 전염병의 세계적인 만연
② 불임이나 피임약의 부작용
③ 대기?수질오염의 심각화
D. 경제
① 제3세계 국가들의 집단 채무불이행
② 실업률의 확대와 개인 회계의 적자 증대
③ 수습되지 않고 있는 인플레이션
E. 국제
① 멕시코, 필리핀 등 중진국에서의 혁명과 정권 정복
② 아랍 민족주의 대두와 이스라엘의 전복
③ 미국 내 보호주의의 대두
F. 정치
① 대통령의 탄핵과 권위의 실추
② 최고재판소의 불균형재판에서 야기되는 헌법 위기
③ 제3정당의 영향력 증대로 인한 정치적 혼란
G. 사회
① 서비스?정보산업에서 노동조합의 강화
② 교육 개혁의 실패
③ 테러리스트에 의한 미국의 국내외 핵 시설 공격
이상 각 분야별로 상위 세 항목씩만 소개했지만, 미국의 미래 연구자들은 현재도 개별회사의 일상적인 업무와는 별도로 미래의 경영 환경에 영향을 끼칠 만한 수많은 문제를 분석하고 대책을 위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넓은 관심 영역과 철저한 정보 수집 자세는 다른 나라를 능가한다고 할 수 있다.
제3장 일본의 미래학
일본의 미래예측 : “20세기는 기이한 세상이 될 것이다.”
‘미래학‘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상, 단순한 ’예언’이어서는 안 된다. 일본의 미래예측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00여 년 전에 그 뿌리를 발견할 수 있다. 당시의 과학기술은 오늘날과 비교하면 형편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미래 예측에 대한 갈망은 현재보다 훨씬 강했다.
20세기를 막 맞이하던 1901년(메이지 34년)에 일본 최초의 대대적인 미래 예측을 실시한 것은 당시 종합지였던, 「호치(報知)신문」이었다. 이 해 이 신문은 새해 특집으로 ‘20세기의 예언’이라는 기획기사를 내놓았다. 이는 미국신문협회가 1893년에 열린 시카고 세계박람회에 맞추어 기획한 ‘100년 후의 미국’을 흉내낸 것이었다. 지금에야 신문의 새해 특집으로 미래 예측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고 해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호치신문」의 기사는 당시의 세계 정세를 고려해서였는지, 처음부터 ‘세계 열강의 형세 변동은 접어 두고’ 라며 정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오직 기술의 진보에 대해서만 23항목에 걸쳐 예언을 하고 있다. 그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
? 무신전신 및 전화 - 무선전화로 세계 각국을 연결해 도쿄에 있는 사람이 런던이나 뉴욕에 있는 친구와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원거리 사진 전송 - 유럽 하늘에 전운이 감돌면 도쿄의 신문기자는 편집국에 앉아서 전기의 힘으로 그곳 상황을 사진으로 받아 볼 것이다. 그리고 사진은 천연색으로 현상될 것이다.
? 더위와 추위를 모를 것이다 - 신기기가 발명되어 더위와 추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공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7일간에 세계일주 - 적어도 80일간은 걸리는 세계일주가 20세기에는 7일이면 충분히 될 것이다.
? 사람의 목소리가 10리까지 전달될 것이다 - 음성 전송기의 발달로 10리 밖에 있는 남녀가 서로 정담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전기의 세계, 시가철도, 자동차 세상, 사진 전화 등이 나와 있다. 이들 ‘예언’은 대부분 그 후 100년이 지나기 전에 실현되었다. 그러나 실현되지 않은 것도 있다.
? 사람의 신체 - 운동기술과 외곽수술의 발달로 사람의 키가 6척(약 182센티미터) 이상 될 것이다.
? 사람과 동물간에 대화가 자유롭게 - 동물언어의 연구가 진보되어 학교에 동물언어를 가르치는 과목이 생기고, 사람과 개, 고양이, 원숭이 등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하인의 역할을 개가 담당하게 될 것이며, 개가 사람의 부하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최근 수십 년간 평균 신장은 비약적으로 커졌지만,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이 170센티미터를 넘는 정도이다. 오히려 어린이의 운동능력 저하가 문제되고 있다. 동물언어의 연구도 진전되어 최근에는 바우링궐(Bowlingual : 애완견이 짖는 소리를 이용해 개의 감정을 분석하는 통역 장치 - 역자주) 이라는 독창적인 히트상품이 나오기도 했지만 개와 자유롭게 대화할 정도는 되지 않는다.
어쨌든 기사는 1901년 1월 2일과 3일 이틀간에 걸쳐 게재되었고, 당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들 ‘예언’의 대부분은 당시로서는 꿈같은 이야기로만 들렸지만, 사람들은 그 실현 가능성에 꿈을 꾸었던 것이다. 결국 이 예언의 대부분이 실현된 것을 보면, 이는 단순한 예언이라기보다는 현대의 ‘미래예측’에 가까웠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것은 20세기의 기술 진보가 그만큼 경이적이었다는 말도 된다. 기사의 말미에 “여하튼 20세기는 기이한 세상이 될 것이다” 라고 쓴 걸 보면, 당시로서도 기술 진보의 속도가 엄청날 것이라는 예감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다음 세계를 가리켜 ‘기이한 시대’라고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제4장 미래예측의 기법
미래 연구자의 3대 조건
많은 미래 연구자는 “나만의 독특한 레이더를 가지고 있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것은 “자신이 개발한 안테나를 이곳저곳에 세우고 있다.”라는 의미이다. 이 레이더에 뭔가 특별한 것이 포착되면 상세히 조사하는 것이다. 또 레이더의 주파수를 의도적으로 바꾼다. 즉, ‘내가 지금 10대 젊은이라면’, ‘러시아의 경제 관료라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면’ 등 관점이나 입장을 바꾸어 상황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런 사고의 누적이 새로운 발상을 탄생시킨다. 미국의 WFS가 뽑은 미래 연구자 17인의 레이더를 분석해 보면 다음 세 가지 공통점을 추측할 수 있다. ‘미래 연구자의 3대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조건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움직임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이야말로 미래의 원동력과 직결되는 요소다. 정치체제 등은 시대와 더불어 격변하는 일시적 요소지만 과학적 발명은 변할 리가 없을 뿐 아니라 규제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과학기술은 시대를 결정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래 연구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관계없이 물리, 컴퓨터, 생명공학 등 과학이나 의학의 새로운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피터 슈워츠는 1984년, 금속의 내용 연수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짧다는 보고가 나왔을 때 우선 비행기를 떠올렸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보잉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연락을 취해 이 보고가 사실이라면 항공기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보잉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체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비행기 교체시기가 짧아져 매출이 늘어나지만, 전보다 내구성이 높고 에너지 효율이 좋은 기체를 개발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높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당시 셸에 있던 슈워츠는 비행기의 연료로 쓰이는 석유의 수요가 앞으로 감소한다고 내다보고, 다른 경쟁사보다 먼저 비행기의 설계가 언제 어떻게 바뀌며 연비가 얼마만큼 향상되는지를 예측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셸의 장기 전략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두 번째 조건은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만한 사건을 민감하게 포착하는 것이다. 가치관과 여론은 시대와 더불어 저절로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변화의 배후에 일반인은 느끼지 못하는 요인이 수없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세계적인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만 해도 1970년대 초반부터 이미 현실화되고 있었다. 단지 당시의 여론이나 매체에서 전혀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이 크게 바뀌게 된 것은 1988년 여름, 제임스 핸슨(James Hanson)이라는 NASA의 연구자가 미국 의회에서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에 관한 증언을 한 이후부터이다. 이날은 우연히 다른 큰 뉴스거리가 없어 전국의 매체가 이 문제를 크게 보도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지구의 대기오염과 온난화 문제에 대해 관심이 갑자기 높아지게 되었다.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문제도 사람들이 거기에 관심을 돌릴 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회의 관심이 없으면 대책을 소홀히 하게 되어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도 이 날을 계기로 해서 기업과 정부가 환경 대책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지금은 모든 기업들이 환경 보호 노력이 기업 이미지에 중요할 뿐 아니라 자사의 제품을 소비자가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의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알지 못하면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은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인식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역시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의 대중매체가 어떤 것을 큰 뉴스로 부각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설령 뉴스 내용이 잘못되었거나 한쪽으로 치우쳤다 하더라도 매체의 보도는 여론의 인식을 좌우하는 가장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미래학자들은 여론의 변화를 포착하려고 매스컴의 보도 패턴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세 번째 조건은 아직 큰 흐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충격을 줄 만한 발상이나 다른 의견에 되도록 빨리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쥬네브에서 특허청 사무원으로 일할 무렵의 아인슈타인, 후에 애플 컴퓨터를 세우지만 처음에는 별 볼 일 없었던 스티브 잡스(Stieves Jobs)와 스티브 워즈니악(Stives Wozniak)등을 어떻게 하면 빨리 발굴할 수 있을까? 이미 우리 주위에는 장래 두각을 나타낼 인물들이 곳곳에 있다.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그들의 발상에 공명해 주고 숨어 있는 재능을 발견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미래학자의 사명이기도 하다.
이것은 사회 일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시에라 클럽(Siera Club)이나 그린피스(Greenpeace), 어스 퍼스트(Earth First)등과 같이 처음에는 과격 단체로 보였던 환경단체들이 지금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시민단체로서 정치권을 좌우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또 미국 군대에서는 냉전 시대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미래의 전쟁은 컴퓨터를 사용한 전자전이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이전에는 범죄자로 취급했던 해커들을 후한 조건으로 채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범죄적이라거나 과격 집단이라고 무시받던 행위나 조직도 불과 몇 년 사이에 사회에 새로이 인식되거나 큰 흐름의 주도자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최악의 사태를 예상하는 용기
시나리오의 본질은 미래에 원하지 않는 상황을 일부러 가정해 보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문제는 누구나 안고 있다. 동시에 그런 문제를 생각하는 것 자체를 피하는 경향 또한 누구에게나, 어느 조직에나 있는 법이다. 그러나 개인이든 조직이든 곤란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수록 일부러 그런 사태를 상정해 가능한 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냉전 종식 당시를 예로 들어보자. 당시는 혼란에 빠진 러시아에 언제 다시 스탈린과 같은 독재자가 출현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었다. 고르바초프나 옐친, 또는 푸틴이라는 개인이 소련과 러시아를 바꾼 것은 아니다. 사회와 국가가 그들을 밀어 준 결과 등장한 하나의 상징일 뿐이다.
이런 현실을 잘못 읽으면 지도자 개인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었다가 배신당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한다. 서방의 원조가 좀처럼 미치지 못하는 러시아 국민이 결국 다시 전체주의적 지도자를 찾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당연하다.
또 1977년의 이란의 상황을 냉정히 판단해 미국에 대한 이슬람 원리주의의 반발이라는 현상을 파악했다면, 호메이니(Ruh A. Khomeyni)와 같은 지도자가 나오리라는 것도 쉽게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은 그때까지 국왕을 편들어 왔다는 이유 때문에 그 이외의 방법을 선택할 여유를 잃은 채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도 마찬가지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후세인의 쿠웨이트 석유에 대한 야심을 억누르기 위한 미국 교섭 대표로 여성 대사를 보낸 것은 남존여비의 이슬람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처사였다. 이때 현명하게 대응했더라면, 이라크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랬더라면 지난 9?11 테러까지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빈 라덴(Osama Bin Laden) 역시 역사의 무대에 갑자기 나타났을 리 없다. 그는 아프간에서 CIA와 협력해 게릴라전을 함께 수행했던 인물이다. 아프간을 경유해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운반하려는 미국 석유자본의 요청을 받아들여 부시 전 대통령은 빈 라덴이나 후세인 대통령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런 우호관계가 이권 때문에 삐걱거리게 된 후에도 미국은 자체 정보망을 동원해 그들을 끊임없이 추적해 왔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기업의 최고경영자에게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최고경영자에게 대해 그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업의 미래를 예측할 때에는 가장 위에 있는 사람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창업자는 말할 것도 없지만, 사장이란 조직의 현상과 회사의 문화를 대표하고 있을 뿐이다.
최고경영자의 인격이나 능력이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한 번 형성된 조직에는 개인의 힘을 넘어서는 역학이 존재한다. 사풍이나 기업문화 같은 요소가 경영자를 밀어 올려 주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주 드물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경영자가 자각하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시나리오 수립에서 중요한 것은 원하지 않은 상황, 생각하기 싫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다. 그러면 미래도 객관적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제5장 과학기술과 미래 비즈니스
로봇과 인간의 공생시대, 막을 열다
과거에는 만화의 주인공에 불과했던 로봇이 우리와 친근한 존재로서 일상생활을 같이 하는 시대가 되었다. 수년 전에는 수천만 엔이었던 연구용 로봇 가격이 이제는 100만 엔을 밑돈다. 2004년 3월 로봇 개발 제조회사인 ZMP사 발표한 인간형 로봇 ‘누보(nuvo)는 그 가격이 50만 엔으로 내려갔다. 본격적인 직립보행 로봇의 시판은 이것이 세계 처음이다. 사람이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면 걷기 시작하고, 머리 부분에 내장한 카메라의 영상을 활용해 밖에서도 일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니르바나 테크놀로지(Nirvana Technology)와 하지메 연구소가 2004년 4월부터 태극권 동작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소형 로봇을 인터넷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비스톤(Viston)도 인간형 소형 로봇인 로보비-M의 데모 판매를 시작했다. 역시 50만 엔 미만의 가격이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경제산업부 장관은 2004년 3월 말에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신산업 창조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일본경제를 견인하며 세계를 석권할 만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미래의 중점 산업으로서 로봇, 정보가전, 연료전지, 나노기술, 생명공학, 환경, 콘텐츠의 일곱 가지를 들었다. 로봇에 관해서는 자동차와 같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1세기 로봇 챌린지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로봇의 국제기준 작성을 검토하고 있다. 담당 연구자에 의하면, 가사나 간병 등의 생활지원 로봇 관련 산업 시장이 2025년에는 7조 2,000억 엔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은 세계 산업용 로봇의 70퍼센트를 공급하고 있는 ‘로봇대국’이다. 자동차나 가전공장의 로봇 암(arm)이나 운반용 로봇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뇌 과학의 최신이론과 결합시키면 가정용 차세대 로봇 개발도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다.
소니가 2004년 6월에 설립한 다이내믹스(Life Dynamics)연구소에서는 5년 안에 사람과 똑같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낸다는 목표로 ‘철완(鐵腕)아톰’을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최대 특징인 세계 각지의 뇌 과학의 연구 성과를 프로그램화해 로봇에 응용하는 것으로, 100대가 넘는 PC가 병렬로 연결돼 수많은 정보를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 이 정보를 무선으로 로봇과 주고받는 방법을 써서 로봇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로봇은 ‘산업용’과 ‘생활 자원용’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일본을 필두로 독일, 이탈리아, 미국도 산업용 로봇을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생활 지원용 로봇이 급속한 수요 신장을 보일 것이다. 경제산업부는 ‘차세대 로봇 비전간담회’에서 다음의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가사로봇은 원격조작으로 집안 청소, 목욕탕 준비 등의 심부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25년까지 이런 가사용 로봇 시장의 규모는 3조 3,000억 엔, 의료나 복지 분야 로봇 시장은 9,000억 엔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의 조 후지오 사장은 “5년 이내에 정보처리기술을 구사한 신형 로봇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계획을 밝혔지만, 오히려 예정보다 빨리 2004년 초에 트럼펫을 부는 로봇을 선보였다. 사실 사람이 트럼펫을 불어도 초심자는 소리를 내기가 어려운데, 로봇이 섬세한 입 모양으로 호흡을 맞춰 연주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걱정도 뒤따르고 있다. 다름 아닌 사람과 로봇의 주객전도다. 로봇의 성능 향상으로 사람이 필요 없게 된 미래의 그림이 SF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샤프가 개발한 컴퓨터 로봇 ‘리키’는 불과 한 나절만에 인간이 한 평생 걸려도 외울 수 없는 말을 마스터해 낸다. 그런 로봇이 양산되면, 육체도 두뇌도 인간은 로봇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단순노동이나 애완동물용 로봇에 대해서 인간과의 주종관계를 넘지 않도록 그어 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을 맞이했던 영국에서는 “기계가 인간의 일을 뺏는다”라는 공포감에서 노동자가 기계를 파괴하는 폭동이 일어났다. 마찬가지로 21세기를 맞이한 오늘날에는 진화한 로봇이 사람의 고용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로봇의 보급을 저해했던 최대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었다. 그러나 ‘명석한 두뇌로,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로봇’이 51만엔 미만의 가격으로 시장에 나돌면 상황은 일변한다.
미국의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는 단 한 대의 로봇으로 하루만에 1층짜리 단독주택을 건설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로봇은 아무리 캄캄해도 작업을 할 뿐 아니라 휴식도 필요없다. 주택 건설 시장에 이 로봇이 데뷔하는 시점은 2005년 중반으로 예정되어 있다.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곡선형의 벽 디자인도 훌륭히 해낼 것으로 기대가 높다. 맥도널드에서도 현재 사람이 하고 있는 조리를 모두 로봇에게 맡기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홈 데포(Home Depot)에서도 조수 로봇이 고객을 위해서 무거운 짐을 선반에서 내려 준다든지, 승객의 차까지 짐을 운반해 주는 서비스를 곧 시작한다. 모두 인건비 삭감의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을 로봇이 대행해 주는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인간의 일까지 빼앗아 가는 것은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을 외면한 채 맹렬한 속도로 로봇 개발이 진척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을 즐겁게 해주었던 춤추는 로봇이 어느 날 별안간 인간의 일을 빼앗아 가고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서는 곤란하다. 엄격한 감시의 눈이 필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 치료 쌀과 생명공학
2003년 9월, 일본의 후생노동성은 농수산성이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유전자 조작 식품인 “꽃가루 알레르기 완화미에 대하여 ”식품으로서는 인정할 수 없다“라는 견해를 전달했다.
농수산부의 연구기관으로 독립 행정 법인인 농업생물자원연구소는 2000년부터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을 제공하는 단백질 조성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벼에 집어넣는 연구를 계속해 왔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치료를 위해서는 그 원인물질을 몸에 조금씩 주입해서 꽃가루에 적응시킴으로써 증상을 완화시켜 가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인플루엔자의 예방백신과도 같은 원리다.
다시 말해, ‘꽃가루 알레르기 완화미’는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이 포함된 쌀로서, 주사 대신 이것을 먹게 함으로써 같은 효과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농업생물자원연구소는 이 쌀을 재배해 쥐에게 먹이는 실험을 반복한 끝에 실제로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의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 이것은 ‘제2세대 유전자 조작 작물’로서 농수산성이 지원하고 있는 첨단기술 실용화 지원 프로그램의 중심주제다. 모처럼 꽃가루 알레르기에 효과가 입증된 쌀이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식품으로서 팔 수 없게 한 후생노동성의 견해는 알레르기의 대명사인 꽃가루 알레르기의 치료에 기대를 높이고 있던 알레르기 환자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은 이미 2000년 5월에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 심사 기준’을 작성해, 조작한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이 기존의 알레르기 원인물질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식품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치료 효과가 예상된다고 하지만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을 집어넣은 작물을 식품으로서 인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약사법에도 저촉된다고 한다.
연구소는 “이 쌀은 값이 싸고 기대되는 일종의 먹는 백신으로 사회에 유익한 새로운 식품인데도 현행 기준만으로 판단해 그 싹을 잘라 버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연구와 상품화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식품 보조제로서 판매하는 길은 있지만, 식품으로서 인가를 받지 못하면 판로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의 개발에 기존의 규제나 법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노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3년 12월, 훗카이도의 바이오 벤처기업인 에히트바이오가 유전자 조작 콩을 원료로 해서 만든 타입의 낫토(한국의 청국장처럼 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의 전통 식품 - 역자주)를 발매하면서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제초제에 강한 콩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콩과 비교해 농약을 적게 쓴 친환경 식품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만큼 안전성 시험이 엄격한 식품은 없다. 식량 자급률이 낮은 일본으로서는, 이와 같은 유전자 조작 작물이나 식품을 만들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식량 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이 회사의 과학기술고문을 담당했던 훗카이도 대학의 도미타 후사오(富田房男)교수는 이렇게 지적한다. “대부분의 수입 콩은 미국 산으로 유전자 조작을 한 것이지만, 실제 일본의 소비자는 매일 이 콩을 먹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수입 콩에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2002년에 생명공학에 대한 전반적인 강령을 발표했지만, 아직 소비자의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도미타 교수는 이어서 “그런 상황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일부러 미국의 몬산토에서 수입한 제초제에 강한 유전자 조작 콩으로 낫토를 만들어 팔고 있다. 슈퍼에서는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하여 팔고 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정부가 인가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바이오 상품이 끊임없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제6장 미래사회와 비즈니스
가상병사와 첨단 의료기술
우선 이라크나 아프간 등의 전장에서 이미 실험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가상병사(virtual soldier)가 주목을 끌었다. 이것은 심장, 간장, 폐, 신장, 혈관, 뼈 등 병사의 신체에 관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한 칩을 병사의 인식표에 집어넣는 기술이다. 이것이 완성되면 전자에서 부상한 병사의 상처를 현장에서 위생병이 더 빨리, 그리고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된다. 그뿐 아니라 환자가 외상을 입었을 겨우 원래의 건강 정보를 알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같은 총알에 맞았어도 치명상을 입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상으로 끝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가상병사는 사전에 MRI, CT 스캔, X선, 초음파 등으로 검진한 일체의 건강 정보를 디지털화해 둔다. 이들 정보는 3차원의 입체모델로 변환할 수도 있다. 후에 수술에 임한 의사는 이 홀로그램 화상으로 환자의 원래 상태와 비교하면서 집도하게 된다.
미 육군의 원격의료?첨단기술연구센터의 게리 모제스(Gerry Mosess) 박사는 “가상병사는 인간의 의학 연구 중 가장 첨단을 달리는 분야다”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부상 병사를 자동 진단할 수 있을 만큼 실용화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사실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전장의 병사에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워싱턴 대학 외과학과의 리처드 사타바(Richard Satava)교수는 다음과 같이 예측하고 있다.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자기 몸에 전자 카피(copy)를 지니고 살아갈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내용은 문자 정보가 아니고 그 사람의 해부학적?생리학적인 특징을 재현해 주는 화상정보가 될 것이다. 당연히 이들 정보는 수시로 바뀌면서 최신 데이터를 제공해 주므로 예방 의료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전 세미나에서는 신체의 건강정보를 쉬지 않고 새로 기록하는 기능성 속옷도 소개되었다. 나노기술을 응용한 이 옷은 초소형 컴퓨터가 섬유에 내장되어 있어 심장고동이나 혈압 등의 건강관리 정보를 수집해 의료모니터센터에 보내 준다. 이렇게 되면 의사나 간호사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환자의 건강 상태를 항상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은 물론 간병시설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