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트렌드 코드

   
고광열
ǻ
밀리언서재
   
15000
2021�� 03��



■ 책 소개


밀레니얼 신입사원, SNS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법

정보통계학을 전공하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터로 일하는 저자는 2가지 시선에서 90년생인 자신들의 세대를 이야기한다. 하나는 신입사원인 90년생을 대하는 법, 또 하나는 경제력이 생긴 90년생에게 파는(마케팅) 법이다. 

그는 90년생을 규정하는 이론들이 학술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평균적인 90년생이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너네들 그렇다며?”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90년생들은 “우리가 좀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내 얘기는 아냐”라고 말한다. 이것은 현상만을 부각할 뿐 배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인색한 세대로 편의점 도시락의 주 고객층이면서도 명품 소비의 33%를 차지하고, 고액 연봉보다 정시 퇴근을 선택하며,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하면서도 공짜는 거부하고, 유행을 좇다가도 어느 순간 멈추고, 집중력은 단 10초에 불과한 90년생들, 아이러니하고 모순투성이로 보이는 행동의 이면을 파헤치면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미래를 조금은 따라잡을 수 있다.

■ 저자 고광열
밀레니얼 세대 초반인 1992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정보통계학과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중소기업에서 마케터로 근무 중이다. 성격유형 지표 MBTI는 ‘ENTP(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로 타인이 믿는 이념이나 논쟁에 반향을 일으킴으로써 군중을 선동하는 일명 선의의 비판자이다. 스스로를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90년생이라 생각하고 이론에 기반한 세대의 특징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확인하고자 책을 썼다. 주위의 90년생과 00년생을 설문조사하여 실제 목소리를 듣고 MZ세대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의 심리, 팀원을 대하는 팀장의 심리를 연구하고 90년생과 기성세대의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세대 갈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 차례
Part 01 90년생의 정체
90년생, 새로운 종(種)의 기원
90년생의 일자리 유감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디지털 원주민의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
인스타그램 계정은 필수, 활동은 선택
90년생의 B급 코드
신조어 창조의 달인
90년생의 나 홀로 문화
챌린지 콘텐츠 생산자
90년생의 살롱 문화
90년생이 결혼 생각 없는 진짜 이유

Part 02 90년생의 뇌구조
조금 달라도 괜찮아
국민연금을 보장하라
탈물질주의 감성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불공정은 용서하지 않는다
90년생에게 방송은 소통이다
90년생의 도덕주의 본능
스트리밍, 경험이거나 돈이 없거나
남녀는 이미 평등하다
강요하지 마, 판단은 내가 해

Part 03 90년생이 일하는 방식
칼퇴 사수에도 이유가 있다
90년생의 감정노동
수평적 사고에 익숙하다
보상과 착취를 명확히 하라
90년생을 붙잡지 마라
정답을 구체적으로 알려줘라
회식은 스트레스다
90년생의 두 얼굴 부캐, 자발적 아싸
손편지 쓰는 90년생
안티 꼰대, 꼰대 감별사

Part 04 90년생이 사는(buy) 법
공짜 콘텐츠는 없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유행
브랜드보다 인플루언서 마켓
편의점 도시락 아니면 호텔에서 한 끼
편리미엄, 비싸도 편리하면 산다
좋은 기업 밀어주기

Part 05 90년생에게 파는 법
밀레니얼 맘과 대디를 공략하라
90년생은 트렌드 전파자
90년생을 움직이는 콘텐츠 마케팅
인스타그램 마케팅은 필수
용도에 따라 골라 쓰는 SNS
90년생의 진짜 목소리 듣는 법
00년생이 온다

 




MZ세대 트렌드 코드


90년생의 정체

90년생, 새로운 종(種)의 기원

일반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1981년~1995년, Z세대는 1996년생 이후 세대를 말한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90년생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특정 세대에 대한 연구를 해도 일관적이지 않다. 연구에 따라 각 세대의 범위가 많게는 10년 이상 넓어지기도 하고, 개개인이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특성이 나타날 수 있다.


90년생을 신주류로 정의한 많은 연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나이대에 생기는 특성일 뿐이다. 기성세대들도 과거에는 그랬다는 사실을 잊고 새로운 유형의 사람이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작가 톰 울프(1931년생)은 1960년대생을 ‘me generation’, 즉 ‘자기중심적 세대’라고 표현했다. 한국 갤럽이 1970년대생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자기 권리만 주장한다’(86.9%), ‘이기적이다’(86.6%), ‘예의를 모른다’(79.9%), ‘감각적으로 사물을 판단한다’(71%), ‘일에 대해 무책임하다’(54.4%)와 같이 부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왔다. 이것은 지금이 90년생이 받고 있는 평가이기도 하다.


물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도 많다. 2010년 청년들의 의지를 불태웠던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100만 부 넘게 팔렸다. 당시에는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유의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은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야”라며 뭇매를 맞는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이런 변화다. 옳고 고름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겪어온 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90년생의 일자리 유감

학점 0.1점에 인생이 갈리는 세대

‘88만 원 세대’라는 말이 나온 지 10년이 지났다. 이제는 ‘N포 세대’라고 한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 이후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 세대’가 생겼다.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7포 세대’를 지나 모든 것을 포기하는 ‘N포 세대’가 나타났다. 청년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자 문재인 정부는 청년을 취약계층으로 지정하고 지원하는 단계까지 왔다. ‘하고자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며 희생을 강요한 것이 잘못되었음을 느낀 것이다.


눈을 낮추라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애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안 하려고 한다. 일단 어디든 취업해서 열심히 하면 올라갈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경향비즈>에 따르면 눈을 낮춰서 취업한 사람의 85.6%가 1년 후에도 하향 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적정 일자리를 찾은 사람도 2년 뒤 8.0%, 3년 뒤 11.1%에 불과했다. 한 번 낮춰서 취업하면 영원히 기회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90년생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힘든 일을 할 만큼의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이다. 눈을 낮춰서 가라는 곳은 대부분 매우 열악한 일자리다. 심지어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청년들의 노동력을 수급하기 위해 괜찮은 일자리인 양 꾸민 뉴스를 보며 현실을 모른다고 비웃는다. 기성세대도 사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친인척 등 자신과 친한 사람들에게는 눈을 낮추라고 권하지 않는다.


90년생은 이미 눈을 낮출 만큼 낮췄다. 2019년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의 30%가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에 취업했다고 한다. 하향 취업을 한 사람들의 임금은 적정 취업을 한 사람보다 38% 낮았다. 눈을 더 낮추면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90년생과, 현재의 90년생이 자신이 사회 초년생일 때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립하며 세대 갈등은 더 깊어진다.



90년생의 뇌구조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성과주의 탈피

90년생은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노력을 회의적으로 생각하지만 분명 노력해왔다. “노오오오오오력을 하세요”라고 비꼴 수 있는 것은 진짜 노력을 해봤다는 뜻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노력도 존중한다.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도전 자체에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 국가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은메달, 동메달 선수들을 응원한다. ‘국가대표니까’라는 이유로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선수이기 이전에 같은 사람으로서 노력을 인정해준다.


90년생은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다. 어릴 때는 시키는 대로 노력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사리분별이 가능해지자 사실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말한다. 뒤늦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고 노력을 존중하려고 한다.


졌지만 잘 싸웠다

‘졌잘싸’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을 때 가능하다. 최선을 다한 경기에서 강팀과 비슷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아쉽게 졌을 때 사용한다. 일방적으로 졌을 때는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체급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고만 하지 잘했다고는 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길 것으로 기대되는 경기에서 이겨도 특별히 축하받지 못한다. 투혼을 보인다는 것은 시청자의 기대보다 잘했다는 뜻이다. 과정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결과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0년생에게도 결과 지상주의는 일상에 깊이 침투해 있다. 그냥 ‘전공 공부’를 한다고 하면 친구들은 매우 어색해한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말해줘야 이해한다. ‘학점’이라는 목표가 있는 수업이나 ‘공무원’이라는 목표가 있는 시험에 익숙하다. 목표가 없는 공부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이 계속 줄어드는 이유에는 결과 지상주의가 있는지 모른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점점 손이 가지 않는 것이다.


90년생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 아닐 것이다.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살았는데 가치관이 그렇게 빨리 변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다른 사람의 노력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 사람들이 즐겨 보는 것은 대표팀 경기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1부 리그다. 많은 선수들이 1부 리그 콜업을 기대하며 훈련한다. 경쟁사회에서 살아온 90년생은 1부 리그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경쟁을 거쳤는지 알고 있다. 그 과정을 존중하기 때문에 크게 비난하지 않고 도전 자체에 의의를 둔다.



90년생이 일하는 방식

보상과 착취를 명확히 하라

미래의 보상은 오늘의 착취

회사를 지원할 때는 돈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는 듯이 자기소개서를 쓰지만 결국은 돈을 벌기 위해 다닌다. 월급을 주지 않는 회사에 계속 다닐 사람은 없다. 보상은 단기간에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제시해야 한다. 임원이 되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제안은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원한다. 회사와 개인은 계약관계이다. 회사가 돈을 주고 개인의 시간을 산 것이다. 주인의식을 들먹인다면 90년생은 나를 착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90년생은 돈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는 글을 볼 때마다 많은 90년생은 이질감을 느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돈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겠는가. 글로벌 리서치의 연구에 따르면 기성세대나 90년생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임금’이라고 한다. 큰 차이는 나지 않지만 기성세대(37.8%)보다 90년생(38.3%)이 조금 더 높다.


90년생은 자기 몫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고 배웠다. 부당한 것이 있으면 당당하게 개선을 요구한다. 권리를 침해받았다면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찾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는 하지만 그냥 떠나지는 않는다. 내가 받은 부당함은 회사에 돌려주고 떠난다.


30분 정도의 야근을 당연시하는 회사들이 꽤 있다. 8시 반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것이다. 9시에 출근해서 6시 반에 퇴근하는 회사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루 30분의 야근을 비공식적으로 강요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90년생은 자기 일처럼 분노하며 퇴사를 지지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으라고 한다. 퇴사하면서 그동안 암묵적으로 진행된 30분의 야근에 대한 비용을 회사에 청구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증거를 모아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 몇몇 회사는 퇴사한 사람들의 청구서에 못 이겨 정상 시간으로 돌린다.


당연한 권리는 마음껏 누려라

90년생이 생각하는 또 하나의 보상은 당연한 권리가 지켜지는 것이다. 법으로 보장되는 연차휴가를 얼마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 퇴근 시간이 되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곳인지가 중요하다. 눈치가 보이더라도 퇴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퇴근하는 것이지 눈치가 안 보이는 것이 아니다. 원래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하는 연차를 휴가로 지정하고 생색내는 것에 오히려 의문을 표한다. 법으로 보장된 보상은 최소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90년생은 ‘하계휴가’라는 말도 어색하다. 어차피 내 연차를 쓰는 것인데 ‘5개를 이어서 쓸 수 있는 권리’가 뭐가 대단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어차피 1년에 쓰는 연차는 정해져 있다. 2주를 연달아 쉬든 나눠서 사용하든 상관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처음 회사에 들어가면 속은 느낌이다. 회사 문화에 맞춰 휴가 5개를 소진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다.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권리이기 때문에 다 소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 몰린다고 한다. 시키는 일을 바로바로 잘하면 일이 점점 늘어난다. 기성세대는 나중에 승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미래를 꿈꾸지 않는 90년생은 불합리하게 느낀다. 일을 더 많이 시킬 것이라면 그만큼의 보상이 즉시 따라야 한다.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더 많은 일이 주어진다면 오히려 일을 못하는 척한다.


정답을 구체적으로 알려줘라

90년생이 이해하는 법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자란 90년생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불필요한 정보는 건너뛰기를 하고 필요한 부분만 취하는 데 능숙하다. 따라서 해야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전달받기를 원한다. 스스로 이것저것 시도하며 정답을 찾아가는 것은 시간 낭비다. 정답이 없는 문제라면 몰라도 트레이닝이라는 이유로 알려주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구체적인 방법과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지적질과 명확한 지시를 구분하라

불분명한 지시는 비효율의 주범이다. 2016년 사람인에서 직장인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답답함을 느끼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불합리한 지시(52.5%)’가 꼽혔다.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으니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리 없다. 상사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윗세대가 더 잘 알겠지만 상사 앞에서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을 꺼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직급이 높을수록 정말 이해했는지 더 자세히 살펴야 한다. 일을 진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제시하면 서로 생각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능동적으로 일하려면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다만 자율을 줄 때 어느 정도까지 행동해도 되는지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선택지를 몇 개 주는 것이 좋다. 거래처에 관련 내용을 물어봐도 되는지, 다른 데 전화할 때 사명을 밝혀도 되는지 알려줘야 한다.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자율을 주었다고 방치하면 안 된다. 정확한 피드백도 주어야 한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준다. 이때 말투에 신경 쓰지 않으면 지적질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가급적 부드러운 어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처음에는 헤맨다.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이면 심리적으로 안정감 있게 일할 수 있다.



90년생이 사는(buy) 법

편의점 도시락 아니면 호텔에서 한 끼

명품을 좋아하는 가장 인색한 세대

90년생은 욜로족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현재를 즐긴다고 규정한다. 비싼 음식을 먹고 명품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반대다. 모든 면에서 극단적으로 아끼는 면이 더 많다. 아끼고 아껴서 나를 만족시키는 값비싼 무언가에 투자한다. 여행일 때가 많고 명품을 사기도 한다. 비싼 음식을 먹을 때도 있다.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많은 부분을 감내한다. 단순히 버는 족족 다 쓴다고 생각하면 90년생을 이해할 수 없다.


부의 양극화가 문제된 지는 오래다. 국제노동기구의 ‘글로벌 노동 소득 분배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전체 소득의 48.8%를 상위 10%가 차지했다. 하위 50%는 전체 소득의 6.4%에 불과했다. 90년생은 전 세계적인 문제를 개인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부자 체험은 해보고 싶다. 돈이 없는데도 명품을 구매하고 사치를 부린다. 매번 큰돈을 사용할 수는 없다. 해보고 싶은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아낀다.


‘가심비’라고도 한다.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뜻한다. 비싼 가격을 주더라도 내가 만족하기만 하면 된다. 조금이라도 잘못 사면 ‘틀린 것’이라고 하는 분위기에 반기를 든다.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 사람이 잘못한 것이다. 어차피 내 돈 쓰는데 간섭받을 일이 없다. 물건을 사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그저 감성이 이끄는 대로 행동한다. 사람마다 감동받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알려준다고 따라할 수도 없다.


90년생의 소비 트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비싼 것 하나를 하는 대신 나머지는 싼 물건을 산다. 수백만 원 하는 구찌 지갑을 사고 옷은 가성비 좋은 스파오를 산다. 더 싼 보세 옷을 입기도 한다. 45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을 비싸다고 3800원짜리 도시락을 집어든다. 그리고 다음 날 호텔에 가서 한 끼에 10만 원짜리 밥을 먹는다. 90년생의 소비는 일관적이지 않다.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에 큰돈을 쓰는 대신 다른 부분에서 아끼는 방식이다.


PB상품은 가성비를 따지는 90년생의 성향을 겨냥해서 성공했다. PB상품은 편의점 등의 유통시설에서 자체 개발한 상품을 말한다. 노브랜드 편의점은 가성비 좋은 PB 상품으로 기존 편의점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써오던 익숙한 브랜드를 찾는다. 같은 돈이면 익숙한 상품을 고르는 것이 당연하다. 일부 제품이 수십 년 동안 스테디셀러가 되는 이유는 좋은 물건이기도 하지만 익숙한 물건을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껴야 하는 90년생에게 몇백 원 차이는 브랜드를 옮겨야 하는 충분한 사유가 된다.


이런 현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이다. 가족, 연인과 근사한 한 끼를 먹기 위해 가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90년생에게 매력이 없다. ‘근사함’의 기준이 높아졌고 간단하게 먹기에는 부담된다. 돈을 조금 더 써서 비싼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낫다.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하나였던 빕스는 배달을 시작하고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중간 포지션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좋은 기업 밀어주기

선한 영향력에 기꺼이 동참

90년생은 직접 움직이는 봉사활동보다 소비에서 가치관을 드러내는 성향이 강하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90년생이 아시아 6개국 중에서 가치 소비에 가장 적극적인 집단이라고 한다.


홍대의 식당 ‘진짜파스타’는 결식아동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했다. 여기에 감동한 90년생들은 소비를 통해 지지를 표했다. ‘꿈나무 카드’는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정부에서 제공하는 카드이다. 꿈나무 가맹점에서 5천 원 이내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진짜파스타의 오인태 대표는 ‘꿈나무 카드’를 알고 신청하려다가 5천 원 한도가 있는 것에 화가 났다고 한다. 5천 원으로 무엇을 먹으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돈이 부족해 편의점에서 때우는 아이들이 많았다. 반발 심리로 진짜파스타는 꿈나무 카드를 가진 아동에게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했어야 하는 일을 개인이 했다. 90년생은 인스타그램에 진짜파스타를 방문한 사진을 알리고 대신 홍보해주었다.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자 여기에 동참하는 음식점들이 늘어났다. 카페나 미용실 등에서도 결식아동을 지원했다. 홍보를 통해 매출을 올리려는 시도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90년생은 선한 영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파급 효과를 경험하며 가치관과 소비를 연결하는 성향이 강하다.



90년생에게 파는 법

밀레니얼 맘과 대디를 공략하라

내 삶도 아이 삶도 포기 못 해

2020년에 90년생은 31세가 되었다. 이들이 결혼할 나이에 접어들면서 키즈 산업도 90년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려는 마음은 모든 세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아이가 생겼다고 자기 삶을 희생할 생각은 없다. 간편식을 사용하고 의류건조기와 같은 기계의 도움을 받아 내 시간을 확보한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자식에게 투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녀가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기를 바라고 지원한다. 수평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90년생은 친구 같은 엄마, 아빠가 되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영향을 받아 콘텐츠를 돈 주고 구입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 90년생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도 아이를 키울 때 영향을 준다. 자식에게도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한다. 자식 세대와 어느 정도의 가치관은 공유한다.


90년생의 아이들을 알파 세대라고 한다. 알파 세대는 인공지능 세대라고 한다. 2011년 애플의 인공지능 시스템 ‘시리’ 출시일을 기준으로 2011~2025년에 태어난 아이들을 일컫는다. 아직 어리다고 무시하기에는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온라인에서 많은 것을 소비하고 심지어 생산하기까지 한다. 기계와 대화하는 것이 익숙하고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것이 편하다.


90년생을 움직이는 콘텐츠 마케팅

90년생, 알고 보면 광고 전문가

90년생은 광고에 대해 생각보다 많이 안다. CPC(Click Per Click) 같은 전문용어까지는 모르지만 이런 키워드 광고가 클릭당 돈이 빠져나간다는 정도는 안다. 인스타그램을 할 때 스폰서라고 떠 있는 부분은 광고라는 것도 안다. 유튜브 광고를 스킵하지 않으면 광고 수익을 더 많이 받는 것도 안다. 좋아하는 채널에 수익을 더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스킵하지 않기도 한다. 어떤 부분이 광고인지 알기 때문에 눈길을 끌어도 굳이 클릭하지 않는다. 세상에 다양한 유형의 광고들이 있지만 90년생에게 영향을 끼치는 광고는 ‘콘텐츠 마케팅’이다.


콘텐츠 마케팅이란 글이나 영상을 제작하여 업로드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자료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유튜브를 구독하고 잡지와 신문을 챙겨 본다. 단순히 재미를 위해 볼 때가 많다.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보기도 한다. 광고를 보게 하려면 이런 콘텐츠들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광고는 한 번씩 보여주는 형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단순한 소비자에서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 수 있다.


90년생은 광고를 되도록 보지 않으려 한다. 제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 먼저 보고 싶은 콘텐츠를 주고 광고를 보여주어야 거부감이 적다. 광고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게 하려면 재미있어야 한다. “이걸 광고주가 승인했나요?” 하는 질문을 받았다면 성공한 것이다. 실제로도 이런 댓글이 많이 달린다. 콘텐츠 마케팅은 난이도가 높다. 쉽게 따라 할 영역은 아니니 신중하게 고려하고 적용해야 한다.


90년생의 진짜 목소리 듣는 법

댓글과 리뷰의 영향력

소비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기 위해 VOC(Voice Of Customer)라고 해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과거 VOC는 회사 홈페이지에 불만 사항을 접수하고 해당 부서에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90년생은 불만이 있어도 회사에 직접 항의하지 않는다. 잘못된 물건을 샀다고 자책하는 내용을 SNS에 올리거나 댓글에 솔직한 후기를 남긴다. 처음 보는 상품을 평가할 때 리뷰를 참고하듯 새로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리뷰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가만히 있어도 소비자들이 개선점을 찾아 회사에 알려주는 시대는 지났다. 홈페이지의 ‘문의하기’ 메뉴는 큰 손해를 입지 않은 한 쳐다보지도 않는다. 불만 사항이 접수되지 않는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만족한다고 생각하면 매출은 점점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된다. 수동적이던 과거의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는 90년생의 VOC는 정제되어 있지 않다. 현상 속에 숨은 진짜 의미를 추리하고 개선해야 한다.


회사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제품에 대해 느끼는 소비자의 진짜 생각이다. 소비자들은 불만이 조금 있다고 해서 회사에 개선을 요구하지 않는다. 비슷한 제품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다른 것을 구입하면 된다. 너무 안 좋다고 느낀다면 SNS에 올린다. 회사 제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다면 SNS에 올라온 관련 글을 보면 된다. 인스타그램에 회사 제품 사진과 어떤 글을 썼는지 찾아본다. 이때 브랜드명을 해시태그로 검색하고 함께 올릴 만한 해시태그를 예상해서 찾아야 한다.


SNS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다. 회사마다 타깃 소비자와 관련된 커뮤니티가 있다. 회사 제품에 대한 의견을 쓸 것 같은 커뮤니티를 찾아봐야 한다. 아무리 작은 산업군이라도 관련 카페 하나쯤은 있다. 네이버 카페를 보며 내가 속한 산업군에 속한 커뮤니티를 찾아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영업 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니 의견을 듣는 창구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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