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10년 후의 미래, 그 생생한 현장에서 길을 묻다
대한민국의 기업이나 개인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어려운 과제에 한국경제TV 산업팀의 12명이 도전했다. 목표는 두 가지로 잡았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맞는 미래 비전과 대안을 찾을 것,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사고방식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할지 보통 사람도 구체적으로 준비를 시작할 수 있도록 통찰을 줄 것. 미래에 대한 개론적인 예측과 이론적 연구나 제안은 이미 많으나 나에게 알맞은 미래 먹을거리가 무엇일지 선별하고, 그것을 어떻게 준비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재료와 자극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현장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먼저 1년여 동안 자료를 모아 연구하고 전문가를 찾아다녔다. 그 학습 결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미래를 향해 가장 앞서 있는 현장,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가장 많은 산업과 도시의 현장 11곳을 선정했다. 그 11곳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구석구석 살피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12명이 두 해에 걸쳐 공부하고 취재한 결과를 모아 한국경제TV의 11부작 다큐멘터리 ‘산업다큐4.0, 미래성장보고서’를 만들고, 거기에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더해서 이 책을 썼다.
■ 저자 한국경제 TV 산업팀
오연근 부국장 - 산업팀장을 맡고 있다. 인상 좋게 생긴 것 같은데 후배들의 평가는 ‘성질 더럽다’이다. 20년 넘게 같이 살아온 아내의 평가는 더욱 잔혹하다. 옛날에 앵커도 했다는데 믿는 사람은 없다.
유은길 차장 - 산업팀의 큰형, 항상 묵직하고 믿음직하다. 가방끈도 제일 길다. 부동산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나는 아직 사랑을 몰라’를 여전히 즐겨 부르는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권영훈 기자 - 흔히 말하는 ‘굴뚝산업’을 총괄하지만 광고회사를 다녔던 멋쟁이 기자. 취재현장에서는 손가락 안에 드는 민완기자로 알려져 있지만 대학시절 긴 머리에 찢어진 청바지를 즐겨한 락커의 낭만을 가지고 있다.
조현석 기자 - 한마디로 표현하면 딱 중심이다. 믿을 수 있는 후배이자 존경하는 선배이자 팀의 중심이다. 넉넉한 성품으로 치자면 사람들의 중심이다. 심지어 최근 취미로 시작한 수영강습도 중급반이라고 한다. 중심이 중요한 자동차를 담당한다.
임원식 기자 - 얼떨결에 오게 됐다. 그리고 얼떨결에 참여했다. 그런데 잘한다. 다른 회사에서 막 합류한 임 기자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미래부에서부터 첨단산업까지 관련된 모든 것을 담당한다. ‘얼떨결 성공스토리’가 지속됐으면 한다.
지수희 기자 - 어! 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닮은 사람들이 많다. 다 성공한 사람들이다. 역시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똑 소리가 난다. 이동통신 등 첨단 산업을 담당하지만 조용히 책 한 권을 선물로 내미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여기자이다.
신인규 기자 - 어린 시절 씨름선수였다. 지금도 힘이 세다. 팔씨름에 놀란 사람도 많다. 뛰어난 건강함에 지와 덕까지 겸비했다. 천성적인 부지런함으로 멋진 기사들을 쓰고 있는 신기자는 현재 중공업을 담당한다.
신선미 기자 - 군인으로 키우고 싶었던 아버지의 꿈을 저버리고 기자가 됐다. 그러나 외모나 기사까지 모든 것이 단정하고 깔끔한 것이 군인 같다. 그래서 혹 어렵게 느낀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소주 한잔, 노래 한곡 같이 해보라고… 신선미 기자는 따뜻한 사람이다. 삼성그룹 등 대기업을 출입한다.
김효섭 PD - 김효섭 PD는 기자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기자생활을 접고 기어이 PD가 된 기자였다. 김효섭 PD는 전문가다. 대한민국 최초로 M.I.C.E 프로그램을 기획 방송하면서 장관상까지 수상한 이제 방송계의 대표 PD가 됐다.
임동진 기자 - 학창시절부터 방송반을 경험한 한마디로 방송을 아는 기자이다. 이번 다큐 제작과 책 출판 작업으로 달콤한 신혼생활을 포기해야만 했던 새신랑이기도 하다. 제약사 등 생활 경제와 관련된 기사를 쓰고 있다.
박상률 기자 - 축구를 잘한다. 기자협회 축구대회 최우수 선수이다. 축구만큼 취재도 잘한다. 첨단 산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취재를 책임지고 있다. 얼마 전 막내딸이 태어났다. 예쁜 두 딸의 아빠가 됐다.
이문현 기자 - 방송기자가 되고 싶어 두 번째 기자생활 하고 있다. 그래서 욕심도 많고 일도 열심이다. 바이오 등 제약산업에 이어 최근에는 유통업계 취재에 열을 내고 있다.
■ 차례
1장 사물인터넷: 비로소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다
2장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도시를 만들다
3장 바이오산업: 생명의 신비에 도전한다
4장 미래자동차: 달리는 심장을 바꾼다
5장 원자력 발전: 에너지 독립을 꿈꾼다
6장 2차전지: 소통과 이동의 자유를 허하라
7장 소프트웨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
8장 U헬스케어: 100세 시대의 떠오르는 블루칩
9장 신소재: 인류 역사는 소재 발전의 역사다
10장 MICE: 물류를 넘어 인류로
11장 창조경제: 미래 인재 넘치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10년 후
사물인터넷: 비로소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다 _ 지수희
9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를 중심으로 100만 대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90년 대 말에 노트북이 가세하며 10억 대가 연결되고, 2010년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들어오면서 120억 대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었다. 1969년 10월 29일 미국의 군사적 목적으로 캘리포니아 대학과 스탠포드에 있는 두 대의 컴퓨터가 처음 연결됐던 인터넷이 40년 뒤 지구상에 존재하는 120억 개의 사물을 연결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400∼500억 개의 디바이스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고,
그 데이터의 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다."
-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
2010년 120억 개의 기기는 오늘날 물질계에 존재하는 사물들 중 1%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나머지 99%,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우리 세상은 얼마나 변할까?
이러한 모든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의 세상에서 사물들의 이야기는 센서를 통해 듣게 된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 부착돼 있는 센서들이 현장의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중동의 오일 추출 장치에는 수천 개의 센서가 붙어 있고, A380 항공기에도 10만 개의 센서가 있어 모든 부분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센서는 앞으로 어디에든 붙어 정보를 전달해 주게 된다. 공장, 학교, 병원, 쇼핑센터, 심지어는 도로 위에까지… 센서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이제까지 알 수 없었던 정보들을 듣고 볼 수 있게 된다. 즉, 센서로부터 얻은 정보를 활용해 우리는 에너지를 꼭 필요한 곳에 보낼 수 있고, 주차난이나 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응급 환자를 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센서는 농업도 크게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농장 전체를 관리할 수도 있다. 센서가 실시간으로 온도와 습도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농부는 스마트폰에서 버튼을 눌러 물을 주고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조절한다. 이것은 경작의 수고로움을 덜 뿐만 아니라 작물에 들이는 시간을 줄여줘, 다른 작물을 한 가지 더 키울 수 있도록 해 생산성도 30% 더 높아지게 된다.
센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몰고 올 즐거운 변화는 끝이 없다. 운동화가 운동량을 체크해 건강을 관리해주고, 골프채가 자세를 교정해주는 코치 역할까지 한다. 포크는 움직이는 각도와 속도 정보를 분석해 체중을 관리해주는 다이어트 코치가 될 수 있다.
"모든 물건이 현재는 단순한 물질인데 인터넷과 연결되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파워를 이용해서 빅데이터와 연결된다면, 물건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많은 부가가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센서가 자동차와 도로에 부착되면 우리는 더 이상 차를 운전하지 않게 된다. 또한 사물인터넷 세상에서는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바람이나 습도의 이상변화를 감지해 신호를 전송해 안전시설을 정비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지진도 대비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사물 인터넷은 모든 산업을 서비스로 바꾸기도 하는데,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유통 분야이다. 집에서 말로 하거나 상품의 바코드만 갖다 대면 필요한 물건을 알아서 주문해주는 서비스, 각 가정의 냉장고 속에 센서를 부착해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필요한 신선식품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곧 등장할 예정이다.
사물 인터넷 시장은 2020년까지 19조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2경원이 넘는 규모가 될 전망이다. 때문에 전 세계 국가들이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이 적용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교육과 의료, 에너지 등… 전 세계 기업들이 아직 연결되지 않은 나머지 99%의 가능성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바쁜 걸음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산업: 생명의 신비에 도전한다 _ 이문현
1928년 여름, 영국 런던… 인간의 평균수명 40세 미만, 태어난 아이 10명 중 3명은 천연두, 홍역, 폐렴 등 질병으로 1살이 되기 전에 사망했다. 당시 미생물학자 플레밍은 우연히 푸른곰팡이가 세균을 녹여 버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세균에 대항할 수 있는 기적의 약물 페니실린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바이오(bio)는 그리스어인 비오스(bios)에서 유래된 말로, 생명·생물을 의미한다. 바이오산업이란 바이오에 화학, 전자, 의학 등 산업 부문을 접목시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산업을 말한다. 현재 우리의 생활에 바이오기술은 어디까지 들어왔을까? 태평양에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 필요하지만 분해되는 데 450년 이상 걸리고 재활용되는 비율도 10%가 채 안 되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업들이 그 해답을 바이오에서 찾았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완전한 재활용이 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에 콜라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자원 고갈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바이오 에너지는 생물과 폐기물에서 얻는 미래 에너지다. 나무, 사탕수수, 축산 폐기물 등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원료가 풍부하고 환경오염의 위험도 적어 남미국가들은 바이오 에너지 상용화에 적극적이다.
바이오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보건의료뿐만 아니라 식량, 에너지, 환경 등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다양한 분야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헬스케어부터 전자기기와 식품, 자동차 타이어 등 일상생활에서 바이오 기술은 그 활용 분야를 점점 넓히고 있다. 그렇다면 바이오 시장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미래창조과학부는 세계 바이오 시장의 규모가 2013년 330조원에서 2020년에는 64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매년 10% 가까이 성장하는 셈이다. 이 중에서 바이오 의약품이 포함된 보건의료 분야의 시장 규모가 2013년 221조원으로, 세계 바이오 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한다. 의학계와 산업계는 2014년 세계를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 엄청난 사망자를 유방하는 암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인류에 대한 해답이 바이오 의약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 기술은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바이오 기술과 3D 컴퓨터가 만나 인공 장기까지 만드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일례로, 120년 전에 사라졌던 고호의 잘린 귀가 우리 앞에 나타났는데, 네덜란드 출신 디뮤드 스티리브(Diemut Strebe)가 고흐 손자의 DNA와 3D프린터를 이용해 그의 귀를 복제한 것이다. 적절한 영양분만 계속 공급되면 이 복제 귀는 80년, 즉 인간의 수명만큼 살 수 있다고 한다.
바이오 기술을 이용하면 질병을 예측하고,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건강 검진보다 훨씬 정확하게 우리 몸을 분석해 내는 유전체 분석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 세 방울, 그리고 10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손쉽게 암까지 진단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이렇게 바이오는 다양한 분야와 접목해 인간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술이다.
원자력 발전: 에너지 독립을 꿈꾼다 _ 권영훈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이 핵분열 할 때 나오는 열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만든다. 우라늄 1g의 핵분열 에너지는 석유 9드럼, 석탄 3t을 태운 것과 맞먹는다. 몇 십 년이면 고갈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석유와 석탄. 그러나 원자력은 재처리를 통해 최소 수천 년을 쓸 수 있고, 중동 등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석유와 달리 우라늄은 전 세계에 고르게 매장되어 있다. 원자력은 환경 문제의 핵심 이슈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교토의정서 발표 이후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는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고, 태양과 바람은 하루 24시간 동안 안정적이지 못하다.
대한민국 1인당 전력소비량 1만키로와트(2010년 기준), 20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대한민국 전력 생산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 아직 경제성과 효율성에서 원자력과 비교할 만한 자원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2011년 일본 동북부 해안에 발생한 대규모 지진 해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태. 다량의 방사선이 노출됐고 현재도 일본은 방사능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탈핵, 반핵의 움직임이 이어졌고, 독일과 스위스처럼 원전 포기를 선언하는 나라도 나오기 시작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류가 잠시 잊고 있던 원자력의 공포를 다시 일깨웠다. 이에 2013년에 국내 모든 원전에 지진발생시 원자로 자동정지 시스템이 설치됐다. 리히터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감지되면 원전 자동정치 시스템이 가동, 제어봉이 자유낙하하며 원자로는 자동 정지된다. 또 해일로부터 원전을 보호하는 해안 방벽도 고리본부에 설치됐다. 원자력을 감싸는 높이 10m, 두께 1.85m, 길이 2.1km의 거대한 콘크리트 방벽이 건설됐다. 이밖에도 비상디젤발전기, 방수형 배수펌프, 수소 제거 설비 등의 안전장치들이 설치됐다.
그러나 사실 후쿠시마의 비등경수로에 비해 국내의 가압경수로는 원자로 냉각수와 터빈을 돌리는 증기가 완전 분리돼 있어 비상시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격납용기도 일본보다 5배가량 커서 급격한 압력 상승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도 비교적 충분하다. 비등경수로와 달리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자연대류현상으로 냉각수가 순환 냉각돼 자연적으로 원자로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우리는 중소형 원자로 개발에도 성공했다.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된 스마트는 100MW급으로 대형 원전의 10분의 1 규모지만 효율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 원전에 대한 반대도 많지만, 사실 우리로서는 원자력 발전은 현재로서는 대안 없는 대안, 차선 없는 차선이다.
그리고 기존 원자력 발전에 우려는 표하는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 중이다. 인공 태양이라고 불리는 핵융합원자로에 대한 도전이 바로 그것이다. 핵융합은 우라늄, 플루토늄을 이용한 기존 원전과 달리 수소를 이용한 발전 방식이고 방사능 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으며 매우 안전하기 때문에 차세대 핵 발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료는 중수수와 삼중수소로, 중수소는 바닷물에 포함되어 있어 무한한 자원이고, 삼중수소는 리튬을 이용한다. 리튬은 인류가 2만 년을 쓸 수 있는 양이 매장되어 있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장시간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핵융합 원천기술 보유국 중의 하나이며, 2040년쯤 한국형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추진 중이다.
소프트웨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 _ 신선미
테슬라의 모델 S.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2013년 올해의 차다.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가 선정된 것은 1949년 이 상을 제정한 이래 64년 만에 처음이다.
모델 S가 수상됐다는 것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기계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승리의 키를 거머쥐게 됐다는 뜻이다. 모델 S는 차가 아니라 IT 기기에 가깝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고물이 되는 일반 차와 달리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모델 S는 더 성능이 좋아진다. "이제 자동차는 기름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달린다."는 메르세데스 벤트 CEO의 말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영화, 스포츠 등의 영역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영화 아바타에는 3만6천대의 리눅스 컴퓨터가 쓰였고, 나이키는 걷거나 뛰는 모든 움직임이 측정되는 플러스센서를 운동화에, 손목에는 퓨얼밴드를,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전용 피트니스 게임 키넥트 트레이닝을 개발하는 등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듯 소프트웨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치 공기처럼 우리 주변에 가득하다. 모든 업무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통신, 산업자동차, 국방 등 모든 산업에서 이제 소프트웨어의 비중과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의 최신 전투기 F22이 전투기 기능의 80% 이상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다는 사실만 봐도,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이 도래한 것이다.
제1차 IT 전쟁은 PC시장에서 일어났고, 소프트웨어를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2차 IT 전쟁은 현재 진행형으로, 애플과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두고 전쟁 중이다. 여기에 인텔과 삼성이 주축이 돼 움직이고 있는 타이젠도 가세했다.
세계 시장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규모는 1조3,158 달러로, 휴대전화, 반도체, 자동차를 모두 넘어섰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신소재: 인류 역사는 소재 발전의 역사다 _ 신인규
인류의 진화는 소재와 연관되어 있다. 돌에서 청동으로, 다시 철로 인간이 쓰는 소재가 바뀌면서 문명이 달라지고, 생활과 사고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플라스틱, 나일론, 실리콘, 이들 물질 덕분에 인간의 삶은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가장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시간이 지난 뒤 후대의 역사가들은 21세기에 우리가 발명한 신소재를 기준으로 우리가 산 시대를 또 다른 문명으로 구분 지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재 인류는 어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탄소의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 세계는 강철 이상의 강도를 가지면서도 훨씬 가벼운 탄소를 이용한 신소재를 만들고 이용하려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무엇을 위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을까? 그것은 신소재가 인간이 살 수 있는 곳과 갈 수 있는 곳을 넓혀주고,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바꿔주기 때문이다.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전기 전도율은 은과 비슷하고 강도는 철강보다 100배 강한 탄소나노튜브를 보자. 일본의 한 건설기업은 이 소재를 이용해 우주 엘리베이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0명이 탄 엘리베이터가 지상에서 출발해 9만6천m를 올라가는데, 같은 고도까지 로켓을 쏘아 올리려면 1억 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주 엘리베이터는 100만원이면 가능하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신소재 그래핀도 있다. 이 신소재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연필심에서 발견됐다. 연필심의 원료인 흑연, 이 흑연을 한 층만 떼어내면 인류가 발견한 물질 중 가장 얇은 층을 가진 물질이 된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한데다, 반도체 재료로 주로 쓰이는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이 빠르다. 빛의 대부분을 통과시키기 때문에 투명하고 신축성도 좋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성질을 가진 물질, 즉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도 새로운 소재 개발의 일환이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메타물질 가운데 파동을 돌려보내는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민감한 시설 주위에 이 물질로 방벽을 쳐 지진파를 다른 방향으로 흘려보낸다는 아이디어이다.
미국은 국립과학재단과 국가나노기술 계획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경제 재생 정책을 가동하고 있다. 독일은 17개 첨단 기술 분야를 선정해 매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완성된 제품을 만드는 일만큼, 그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소재를 개발하는 노력이 한창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신소재 분야를 20대 산업엔진 가운데 하나로 지정하고 육성하려고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신소재 분야에서 우리가 갈 길은 멀다. 소재 분야의 최고기술들 중, 금속, 세라믹, 화학, 융합 부문에서 우리가 가진 최고기술은 하나도 없다. 금속 소재의 경우 일본이 21개, 미국이 17개, EU가 8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효성은 대기오염 물질은 일산화탄소를 이용해 친환경 고분자소재, 폴리케톤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새로운 소재는 산업용 로프 뿐 아니라, 자동차, 전기전자산업 등 폭넓은 범위에 쓰일 수 있다. 포스코도 새로운 소재에서 변화의 원동력을 찾아 나섰다. 2차전지에 필수 금속으로 떠오른 리튬 가공 기술을 고도로 끌어올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MICE: 물류를 넘어 인류로 _ 김효섭
과거에는 물건의 교류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콘텐츠의 교류가 중요해졌다. 그 중심에 MICE가 있다. 각 분야의 정상급 사람들이 모여 콘텐츠를 교류하는 광장의 문화를 만들고 촉진하는 것이 MICE이다. 한국은 이 분야의 세계 3위로 떠오르는 신흥강자이다.
MICE는 Meeting(아이디어와 정보의 교환, 토론, 네트워크 형성 등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회의), Incentive Travel(조직이 비용의 전체 또는 일부를 부담, 조직 구성원에게 성과에 대한 보상이나 동기부여를 위해 제공하는 여행), Convention(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토론, 정보 교환, 사업 등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국제회의), Exhibition & Event(유통업자, 소비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문 시설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는 전시)의 약자이다.
그렇다면 왜 MICE가 중요한가? MICE 방문객들은 일반 여행자에 비해 더 많이 쓰며, 행사의 규모가 커서 파급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정부가 집계한 대한민국 MICE의 경제 효과는 생산 유발 효과 약 28조원, 외화가득률 90%, 고용 유발 효과 27만 여명이다. 여기에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높아 지고, 도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무형의 가치까지 더해진다.
세계 MICE의 강자로는 스위스 다보스, 미국 올랜도, 싱가포르가 있다. MICE의 교과서로 불리는 행사는 스위스 다보스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 회의를 어떻게 이 작은 도시가 개최할 수 있었을까? 1971년 제네바대학 교수 클라우스 슈밥이 유럽의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유럽의 주요 기업인들을 다보스로 초청해 유럽경영심포지엄을 개최했는데, 그것이 바로 다보스포럼의 시초다. 그리고 이후 1987년, 세계경제포럼으로 재단과 행사 이름을 바꾸고 행사 규모도 확대함으로써 더 많은 국가와 단체의 수장들이 모여 각자의 이해를 조율하고, 신흥 경제국에 대한 소개와 정보기술부터 세계안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안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전망을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콘텐츠도 확장되면서 오늘날의 다보스포럼으로 정착된 것이다.
다보스포럼의 성공 요인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지속적으로 세계적인 명사를 초청하고 높은 수준의 참가자들을 유치한 것. 두래, 확고한 기본방침 설정과 다보스 특유의 분위기 조성. 셋째, 전 세계에서 선별한 인재를 활용한 수준 높은 프로그램 구성 및 운영 능력. 특히 세 번째의 인재들이 다보스포럼 운영의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하면서 노하우가 축적되고, 이것이 재단의 적극적인 투자와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가 지속적인 성공과 성장을 이끌어낸 것이다.
미국의 올랜도는 1970년대 감귤 생산이 주요 수입원이었지만, 지금은 MICE를 통해 연간 4천 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바뀌었다. 세계 최대 테마파크인 디즈니월드를 필두로 미국 최고의 레저관광휴양지로 자리 잡고, 여기에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시설인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를 갖추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MICE 도시가 되었다.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를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 19억 달러,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 2만5천 명 등 영역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 그웬 윌슨,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 PR매니저
싱가포르는 MICE 산업 세계 1위다.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역동적이고 다문화적인 문화, 지정학적 장점, 국가적 차원의 육성이 조화를 이룬 성과다. 국제협회연합(UIA)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06년 298건, 세계 10위를 시작으로 매년 고속성장을 거듭하여 2011년부터 3년 연속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최고의 MICE 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복합리조트의 탄생이었다. 컨벤션센터를 갖추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에 더해, MICE 방문객을 위한 레저 기능까지 갖춘 복합 리조트가 건설되면서 싱가포르의 MICE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