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진화하게 하는가

   
스티브 발머·돈 탭스콧·김종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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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1��



■ 책 소개
세계적인 기업의 리더와 각계 전문가가 디지털세상에 던지는 화두!

올해로 10주년을맞은 서울디지털포럼(SDF)이 ‘공존’이라는 주제로 시도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엮은 책. 24인의 연사들의 강연을 기술, 사회, 빅데이터,콘텐츠, 미디어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분류해서 공존에 대해 다각적인 시선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앞으로 사회는 어떤 모습을 갖게 될 것이며, 인간의 생각과 지능은 어디를향해 나아갈지에 대해 예측해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이 세상에 만연한 불평등 문제와 지식 격차, 경제 위기, 비주류로 전락한 문화 콘텐츠와예술의 위기 앞에 놓인 세상을 진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과연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편자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SBS에서 주최하는서울디지털포럼은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혁신을 이뤄낼 영감을 공유하며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비영리 목적의 국제 포럼이다.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은 매년 TIME(Technology, Information, Media and Entertainment) 산업과 주요글로벌 이슈를 토대로 주제를 선정하고 세계 정상급 연사들을 초청한다. 이들은 범세계적인 지식혁명과 산업의 변화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의 비전을제시한다. 각계 리더들이 미래를 읽는 혜안을 공유함으로써 이 시대의 지식 격차 해소와 사회문제 해결, 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서울디지털포럼의 이번 주제는 ‘공존-기술, 사람, 그리고 큰 희망’이었다. 

■ 역자
방영호 - 경제경영 및 인문교양 분야전문번역가. 아주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불문학을 전공했다. KT&G 휴럼, 한미약품 한미FT, 벤트리 등 여러 기업에서 마케팅 기획 및상품개발 관련 업무를 했다. 옮긴 책으로는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필립 코틀러 전략 3.0』『필립 코틀러 퍼스널 마케팅』『보스의탄생』『관계의 본심』 등이 있다.

조혜란
 - 서울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는 『지구는 어떻게만들까』 『영재 부모의 오답 백과』(공역) 등이 있다.

김미란
 - 충남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는 『비즈니스』(공역)가있다.

■차례
추천사 - 소통하는 기술, 공존하는 도시 _ 박원순 
들어가기 전에 - 90퍼센트를 위한 기술 _ 폴 폴락,머렐라 크리스투우 

Part 1.Technology - 기술과 사람이 함께 가야 할 길 
01 글로벌 브레인이란 무엇인가 _ 팀 오라일리 
02기술은 무엇을 원하는가 _ 케빈 켈리 
03 세상의 작업 영역화, 독인가 약인가 _ 루치아노 플로리디 
04 스티브 잡스의 선택과구글의 자비 _ 손화철 
05 기술과 함께 한 과거, 그리고 미래 _ 제네비브 벨 

Part 2. Society - 스마트 사회의 새로운 기회 
01 더 나은사회를 위한 도전 _ 김종훈 
02 새로운 기회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_ 스티브 발머 
03 매크로위키노믹스, 집단 지성의 무한한가능성 _ 돈 탭스콧 
04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정보의 바다 _ 티브이 라만 
05 스마트 시대, 새로운 희망을 말하다 _ 표현명

Part 3. Big data -넘쳐나는 정보의 무한한 가능성 
01 빅데이터, 그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 _ 버너 보겔스 
02 애플리케이션, 새로운삶의 방식 _ 필 리빈 
03 데이터와 예술이 만났을 때 _ 애론 코블린 
04 빅데이터로 하나 되는 세상 만들기 _ 이봉규
05 오픈소스, 지도에 보이지 않는 지역을 찾아라 _ 미켈 마론 

Part 4. Content - 놀이와 예술이 공존하는 콘텐츠의 미래 
01 결국은콘텐츠 시대다 _ 박웅현 
02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의 놀라운 융합 _ 최종일 
03 CCL, 창작을 위한 공유와 혁신의 개방 _윤종수 
04 TV는 공존할 수 있을까 _ 김혁 

Part 5. Media - 속도와 진정성이 공존하는 세상 
01 멀티플랫폼 환경에서본 미디어의 도전 _ 알 안스테이 
02 저널리즘의 수수께끼 _ 로버트 톰슨 
03 사람이 중심이 되는 소셜디자인 _ 하비에르 올리반
04 인터넷을 보호하라 _ 제프 자비스 

에필로그- 반성과 혁신이라는 시대적 물결 속, 우리의 선택은 공존이다 _ 이기성





무엇이 우리를 진화하게 하는가


들어가기 전에 - 90퍼센트를 위한 기술 _ 폴 폴락, 머렐라 크리스투우

멀지 않은 미래에 나타날 특징 세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첫째는 나머지 90퍼센트 고객을 위한 비즈니스이고, 둘째는 기술의 소형화와 저가화이며, 셋째는 디지털 혁명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들은 세계 인구의 상위 10퍼센트에 해당하는 부유층에게만 사업의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9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도 기업들이 개발하는 기술을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 혁명이 필요하다.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에 많은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는 나머지 90퍼센트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세계 인구의 40퍼센트인 26억 명, 다시 말해서 하루에 2달러도 못 버는 사람들이 기업의 잠재고객인 셈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기업들이 외면하는 나머지 90퍼센트 고객은 누구인가? 세계의 인구 가운데 56억 명은 1년에 5,000달러, 즉 하루에 15달러도 벌지 못한다. 그 가운데 26억 명은 하루 수입이 2달러도 되지 않는다. 또한 세계 인구의 80퍼센트는 하루에 10달러도 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올리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커민스(Cummins)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커민스는 전 세계의 엔진업계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내면서 성장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인 위생용품 제조업체인 프록터앤갬블(Procter&Gamble)도 이 두 시장에서 20개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1년에 약 10억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 생활가정용품을 생산하는 유니레버(Unilever) 역시 전체 수익의 40퍼센트를 두 국가에서 올리고 있다. 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이동통신업체들도 있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농민들에게 농작물을 판매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알려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하는 제품은 두 가지 특징을 보인다. 바로 소형화와 근본적인 혁신을 통한 저가화이다. IBM을 비롯한 PC 대량생산업체들이 컴퓨터 시장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소형화와 저가화였다.


이 모든 현상은 디지털 혁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현재 디지털 산업의 선두주자인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구매자는 아마도 전 세계 인구 중 상위 5퍼센트에 해당하는 부유층일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분야의 또 다른 강자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상위 10퍼센트 고객을 겨냥한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영국에 본사를 둔 태블릿PC 생산업체인 데이터윈드(Datawind)가 인도 정부와 손잡고 초저가 태블릿PC를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만약 데이터윈드처럼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다른 디지털 기업들이 연이어 저가의 태블릿PC를 만든다면, 애플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저렴한 제품을 개발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들은 상위 10퍼센트의 부유층을 비롯하여 경제 피라미드의 밑바닥을 차지하는 빈곤층까지 고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디지털 혁명을 통해 나머지 90퍼센트 고객을 상대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여 성공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까? 아니면 고가의 전략만을 고집해온 제너럴모터스처럼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물러나게 될 것인가? 앞으로 미래 디지털 산업은 어떻게 변할까? 아마도 그것은 시간만이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Part 1. Technology - 기술과 사람이 함께 가야 할 길

글로벌 브레인이란 무엇인가 _ 팀 오라일리(오라일리 미디어 창립자)

지금은 인간의 잠재력과 컴퓨터가 결합한, 그야말로 글로벌 브레인(Global brain, 인간의 집단 지성과 광대한 데이터가 결합된 새로운 인공지능이자, 네트워크로 연결된 글로벌 마인드-옮긴이) 시대이다.


사람들이 정보나 의견을 주고받는 구글플러스,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애플리케이션들은 집단 지성을 활용한다. 구글의 무인자동차 역시 구글 스트리트 뷰 자동차 운전자들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집단 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것이다. 우리는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는 공상 과학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인공지능인 스카이넷이 아니다. 각종 센서와 컴퓨터를 통해 능력이 증강된 우리 인간이다.


글로벌 마인드는 어떻게 형성될까?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는 글로벌 마인드가 아주 빠르게 형성된다. 모든 미디어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기능을 하지만, 특히 SNS에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그와 같은 일을 한다. 우리는 SNS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집단 지성을 형성하고 스스로를 증강하며 견문을 넓히고 있다.


2011년 대지진이 일본을 강타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위키피디아에 일본 지진과 관련된 페이지가 생겼다. 곧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페이지를 방문해 수많은 정보를 업데이트하였다. 결과적으로 현재 그 페이지는 일본의 재앙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인터넷과 위키피디아라는 간단한 기술을 통해 집단 지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활약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집단 지성이 활약하는 새로운 세상

집단지성이 활약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는 매우 중요하다. 19세기 미국의 백화점 거물이었던 존 워너메이커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했다. "내가 들인 광고비는 무려 절반이나 쓸모가 없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나머지 절반도 어디에 쓰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 후로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구글은 이와 비슷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릭당 지급 방식(pay per click, 광고를 올리면 무조건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의 클릭 횟수만큼 비용을 지급하는 인터넷 광고 방식-옮긴이)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먼저 인터넷 사용자들이 형성된 지식을 활용해서 사용자가 많이 클릭하는 단어를 예측한다. 그리고 예측된 단어를 통해 개개인의 관심사를 알아내고 거기에 맞는 광고 사이트를 노출한다. 광고주는 노출된 광고 사이트를 사람들이 클릭하는 횟수에 따라 광고비를 지급한다. 이 방식으로 광고에는 새로운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었다.


기업의 효율이 높아지는 증강 현상

인간과 기계가 결합하면 개인의 능력이 증강하지만, 더불어 기업의 효율도 높아진다. 예컨대, 직원들이 구글이 개발한 스마트 안경 컴퓨터 구글 글래스를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자. 구글 글래스는 사용이 편리하면서도 인터넷 정보 검색·수집 기능, GPS 기능, 통화 기능, 동영상 재생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렌즈를 통해 눈앞에 있는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직원들은 구글 글래스를 통해 정보처리 능력이 증강할 것이고, 기업의 효율은 극대화될 것이다.


의료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건강관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나는 미국 최고기술경영자 토드 박과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환자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그것을 수시로 모니터링해서 환자와 관련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용한 치료법을 찾아내거나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환자를 돌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센서를 통해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는 것뿐 아니라, 정보처리 능력이 증강되는 것이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얼마나 유익한지를 잘 보여준다.



Part 2. Society - 스마트 사회의 새로운 기회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도전 _ 김종훈(알카텔-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 및 벨 연구소 사장)

인간과 기술의 공존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성뿐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기술은 우리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그런데 나는 기술의 영향이 아니라 기술의 혜택에 주목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몸과 정신, 영혼에 이로울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다룰 것이다.


지난 20세기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오염된 물의 수질을 정화해서 공급하는 기술이었다. 이외에도 건강을 증진시킨 기술은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까지 아주 많다. 그 가운데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르완다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평균 수명이 가장 짧다. 현재 르완다에는 의사 1명이 5만 명의 주민을 담당해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르완다 여성이 출산 중에 사망할 확률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의사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 시골 지역의 여성들일수록 상황이 심각하다. 그런데 2010년 르완다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었다. 그 기술 덕분에 출산 중에 여성들이 사망하는 비율이 3배나 줄어들었다. 이 놀라운 기술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문자메시지였다!


2010년 3월과 5월 사이, 르완다의 의료진 약 450명은 래피드 SMS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들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12개월 동안 만 4,000명의 가임 여성들을 추적하고 그 여성들의 건강 상태를 상담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의료진이 관리한 기간에 583회의 출산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목숨을 잃은 산모와 아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단순한 문자메시지가 수많은 산모와 아이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영혼에 이로운 기술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는 불안과 스트레스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기술은 그 두 가지를 모두 야기할 수 있다. 불안과 스트레스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온라인 세상에서 항상 존재한다.


온라인에 시간을 많이 들이고 네트워킹을 통해 각자의 상황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원할수록 개인의 사생활,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개인 정보를 통제하는 능력이 줄어든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온라인으로 책을 한 권 주문했다고 하자. 그 사람이 결제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그와 관련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흘러나가기 시작한다.


맞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정보를 통제해서 프라이버시를 지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개인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측과 프라이버시를 지켜야 한다는 측 사이에 생긴 긴장감이 점점 더 팽팽해질 것이다.


기술은 우리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 기술도 마찬가지이다. 즉, 우리는 획기적인 소통 방식을 얻었지만 그것은 동시에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생명공학 기술도 생각해보자. 그 기술은 더 나은 생물학적 환경을 약속하지만, 잠재적으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위험한 상황을 촉발할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는 기술을 생각할 때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장단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이 새롭고 정교해질수록,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진다는 사실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삶의 질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식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지식은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삶을 파괴할 수도 있다. 신기술의 영향력이 강력해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사회가 기술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려면 기술 이상의 무엇, 바로 공존의 힘이 필요하다. 인간이 기술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기준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은 손가락 하나로 엄청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똑똑하지만 악한 사람이 기술을 이용해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상상해보자. 우리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사회에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윤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서 누군가가 기술을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Part 3. Big data - 넘쳐나는 정보의 무한한 가능성

빅데이터, 그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 _ 버너 보겔스(아마존닷컴 부사장, 최고기술경영자)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세상, 빅데이터 시대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빅데이터는 왜 중요할까? 그 이유는 비즈니스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제품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출시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들의 선택 범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한다. 이전과 달리 소비자들은 특정한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고, 기업의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할지 아니면 실패할 것인지 예상하지 못한다. 10년 전만 해도 기업은 신제품의 성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날 신생 기업의 정의를 내리자면,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점은 신생 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신생 기업의 생존법 역시 대기업에 그대로 적용된다. "신제품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내놓아라. 그리고 소비자의 마음에 들 때까지 그 제품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라." 이 말은 오늘날 개발되는 제품의 성패가 매우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자원을 활용하는 모델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필요한 자원을 바로 얻을 수 있어야 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바로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자원을 처리하는 데 핵심역량을 동원하고, 자원을 사용한 만큼 정당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이 점은 기술뿐 아니라 다른 많은 분야에도 적용된다.


기술과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본적인 자원 모형을 제시한다. 우리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서 필요한 자원을 얻고 필요하지 않은 자원을 버린다. 핵심 역량을 동원해서 클라우드에 저장된 모든 자원을 이용하고, 그에 대한 요금을 낸다. 앞으로는 컴퓨터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전체 보완 서비스 등 자원 활용에 필요한 모든 사용료가 저렴해질 것이다. 우리가 회의를 하기 위해 회의실에 들어갈 때 전기를 얼마나 쓰고 있고, 그 비용은 얼마나 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저 회의에 집중하는 것처럼,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한 모든 컴퓨터 리소스 역시 우리가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가격이 낮아질 것이다.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한 세상

지금은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한 세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처럼 데이터가 많아지고 컴퓨터 능력이 증가하는 시대에는 수집한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금은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움직이려면 과거와는 다른 유형의 자원, 곧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려면 그 무한한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일에는 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여러 가지 활동, 즉 데이터 수집, 저장, 조직, 공유 과정이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개인이나 기업이 빅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각각의 활동 영역을 혁신해야 한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 것인가, 어떤 저장 방법을 이용할 것인가, 저장 장소의 크기는 얼마나 되어야 하는가, 데이터를 설계하고 분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적용하고 저장하는 모든 활동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많은 활동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공유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우리가 분석한 결과를 누구와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 공유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아마존은 1,000인 게놈 프로젝트와 같은 공용 데이터 세트(public data set)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연구 기관이나 과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아마존 클라우드에 저장해서 공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영국의 멘델리라는 기업은 온라인으로 사람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는데, 과학자들의 논문뿐 아니라 논문에 담긴 데이터 세트도 중요하게 여긴다. 아마존 역시 과학자들이 논문을 전송할 때마다 그들이 이용한 데이터 세트도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료를 더 많이 올리고 공유할수록 빅데이터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데이터가 핵심 열쇠가 되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학과 비즈니스는 제4패러다임을 맞아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저장, 조직, 분석, 공유하는 활동을 통해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다.



Part 4. Content - 놀이와 예술이 공존하는 콘텐츠의 미래

결국은 콘텐츠 시대다 _ 박웅현(TBWA 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수많은 미디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지금은 광고하는 사람들의 트라우마(trauma) 시대이다. 모든 광고는 죽었다라는 말 역시 맞는 말이다. 나는 잘 자. 내 꿈 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광고를 만들었다. 이 광고를 만들 때만 해도 4대 매체가 있었다. TV, 라디오, 신문, 잡지가 그것이다. 이 네 개의 매체에만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면 대중들에게 전달될 개연성이 매우 높았으므로 다른 것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수백 개의 케이블TV 채널이 있고, 신문의 수도 헤아릴 수 없다. 그 외에도 스마트폰, 인터넷, SNS 등 많아도 너무 많다. 도대체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광고를 노출해야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기존의 미디어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이었다면 이제는 지역적, 계층적으로 한정된 소수에게만 전달되는 내로우캐스팅(narrowcasting) 시대이다. 또한 멀티미디어는 끝이 나고 퍼스널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자기만의 플레이 그라운드가 형성되어 있다. 미디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미디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힘을 갖고 있는 콘텐츠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모든 것이 변하지만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역설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복잡한 미디어 시대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콘텐츠이다. 지난 2002년은 매우 상징적인 해이다. 월드컵이 있던 해에 한국의 여중생 두 명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정치적으로 아주 미묘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언론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에 주목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악마라는 필명의 네티즌이 인터넷에 쓴 글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글은 단 세 문장으로 되어 있었다. 죽은 이의 영혼은 반딧불이 된다고 합니다. 촛불을 준비해주십시오. 저 혼자라도 시작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저곳으로 글을 퍼가기 시작했다. 결국 10만 명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시청 앞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의 힘이다. 이제는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세상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회로도는 늘 변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가려고만 하면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와중에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웃음이다. 웃음은 변하지 않는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자신만의 콘텐츠를 알아야 한다. 바야흐로 콘텐츠가 힘을 갖고 있는 시대이다. 아이디어가 먼저 발전해야 미디어가 따라올 것이다. 모든 것이 변하지만 하나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이 공존의 시대를 살아가는 노하우이다.



Part 5. Media - 속도와 진정성이 공존하는 세상

사람이 중심이 되는 소셜디자인 _ 하비에르 올리반(페이스북 성장·참여 및 모바일 전략 총괄)

소통을 갈망하는 인류를 위한 다양한 도구의 진화

내가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은 미국의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작은 회사였다. 당시 영어권 국가에만 3,000만 명 정도의 가입자가 있었다. 6년이 지난 지금 페이스북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현재 한국인 5명 중 1명이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공존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을까?


현재 전 세계의 웹 사용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셜 웹을 사용하고 있다. 소셜 웹에 대한 한 예를 소개하겠다. 콜롬비아에 사는 오스카 모랄레스는 아주 다양한 이야기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채웠다. 대다수의 콜롬비아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들에게 신물이 났다. 당시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은 콜롬비아의 공산주의 게릴라로 납치와 끔찍한 테러를 저지르면서 또 다른 범죄를 계획하고 있었다. 모랄레스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에 반대하는 수백만 명의 목소리(a million voices against FARC)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그날 저녁, 친한 친구 몇 명에게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낸 뒤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1,500명이 넘는 숫자가 가입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틀 후에는 회원수가 5,000명이 되었고, 일주일 뒤에는 10만 명, 그리고 한 달 만에 100만 명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단체에 가입한 사람들은 이 단체의 취지를 지지하는 것은 물론 다른 단체 회원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어떻게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을 반대하는 조치를 마련할지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전 세계 165개 도시에서 길거리 시위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것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bogota)에서 열린 길거리 시위가 시작된 계기이다. 이처럼 소셜미디어는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생명을 구하기도 하고, 공동의 목적을 위해 시위대를 결성하기도 한다.


인맥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디자인

우리는 소셜미디어와 변화의 강력한 흐름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그 해답은 소셜디자인(social design)에 있다. 본격적으로 소셜디자인은 사람들의 인맥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2005년에는 사진 공유 사이트가 약 20개 정도 있었다. 각 사이트는 고해상도의 사진 옵션, 필터, 사진 자르기, 적목 현상 제거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바로 태그(tag, 특정한 링크로 누군가를 태그하면 태그된 사람은 해당 소식의 알림을 수신함-옮긴이)였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수백만 장의 사진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의 사진이나 친구 사진에만 관심을 보인다. 즉, 보고 싶은 사진만 본다. 이와 같은 아주 간단한 특징 때문에 페이스북의 사진 서비스가 다양한 보조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도 전 세계 사진 공유 사이트들 중에서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겠다. 2011년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났을 당시, 첫날에만 페이스북 사용자 380만 명이 지진 상황을 알리는 글을 450만 건이나 업데이트했다. 이내 적십자나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같은 비영리단체들은 코지스(Causes)와 같은 앱을 사용해서 구호자금을 모았다.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은 재난정보게시판을 만들었다. 이 게시판을 쓸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일 세계 어딘가에 재난이 발생하면 게시판을 바로 준비한 뒤 전 세계 여러 정부들과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음악 업계에서의 소셜디자인은 어떨까? 과거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관심사는 CD나 카세트 테이프를 얼마나 어떻게 수집했는가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서 클라우드에 저장해 필요할 때마다 듣는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정보의 원천은 친구이다.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듣고 있는 음악과 음악 목록을 공유할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혁신적인 소셜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웹을 선보이면서 내일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소셜디자인의 발전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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